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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 사카노 카제 & 유여화 - 캘버리로 향해 걷는 100시간

카테고리 없음

by 시크SYK 2021. 9. 12.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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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C PC
사카노 카제
유여화

시크 노리키

 

시나리오 시나리오 링크  END
캘버리를 향해 걷는 100시간 https://scena-sqj.postype.com/post/3365013 1

 

플레이날짜 플레이시간 트리거요소 (드래그로 확인)
 2021년 8월 29일, 9월 11일 10시간 살인, 폭력

 

 

 

 
2021년 8월 29일
 
[캘버리로 향해 걷는 100시간]
 
kpc: 사카노 카제
 
pc: 유여화
 
 
연합정부 소속 안전지대에서 이 방송을 듣고 있을 생존자 여러분에게 알립니다.
 
여러분은, 파이로젠 바이러스,
 
통칭 좀비 바이러스로부터 생존한, 인류의 희망입니다.
 
아시다시피 아직까지 좀비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상황이므로,
 
생존자 여러분은 아직 좀비가 되지 않은 ‘감염자’를 보실 경우 속히 처단해 주십시오.
 
지금 여러분이 듣고 있을 곳에서 가장 가까운 안전 지대는 캘버리 교도소에 위치해 있습니다.
 
좀비의 특성을 감안해 생존자 여러분은 최대한 해가 지고 움직여 주십시오.
 
낮에 움직이는것은 위험합니다.
 
그곳의 좌표는 xxx.xxx.xxx.
 
다시한번 반복합니다.
 
생존자 여러분은 캘버리의 안전지대로 와주십시오. 그곳의 좌표는…
 
뚝.
 
당신은 몇번도 더 들은 라디오의 방송을 끄고, 주변을 돌아보았습니다.
 
오늘 쉬어가기로 한 폐공장의 창고 한 구석은 어둑합니다.
 
유일한 광원인 벽 꼭대기에 위치한 환풍구에서 정오의 햇빛이 비치고,
 
당신의 옆에선 카제가 피곤한 얼굴로 잠들어 있습니다.
 
유여화:하아...
 
….
 
2021년.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동일한 질병 증세를 보였습니다.
 
곧 학자들에 의해 이 질병이 전례없는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임을 알아냈고,
 
파이로젠 바이러스라 명명되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과 미디어는 이 바이러스를 좀비 바이러스라고 불렀고,
 
최초 감염자가 발생한 시점부터 이를 좀비 사태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인류는 곧 좀비들에게 몇가지 특징을 발견했습니다.
 
첫째. 바이러스는 체액으로 전파되며 대표적인 감염경로는 좀비에게 물리는 것이다.
 
둘째.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24시간안에 좀비로 변한다. 그 증거로 완전히 좀비가 된다면 눈동자의 동공이 희뿌옇게 탁해진다.
 
셋째. 좀비는 시력이 퇴화하지만 청력이 발달해, 빛이 없는 밤에는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 바이러스는 곧 전 지구를 장악했고,
 
인류의 70%이상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며 전 세계가 혼란에 휩싸였습니다.
 
정부는 힘을 잃고, 집단 자살이 성행했으며
 
많은 사람들이 인류의 멸망을 이야기 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인간은 생존할 길을 찾기 마련입니다.
 
좀비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연합정부가 설립되었고,
 
이 기관은 생존자들을 위한 ‘안전지대’를 만들었습니다.
 
오늘은 좀비사태가 발발한지 1년 7개월 12일째.
 
당신과 카제는 이 절망적인 세상속에서 안전지대로 향하는 여정을 계속해오고 있습니다.
 
당신은 잠든 카제의 얼굴을 가만히 내려다 보았습니다.
 
그런데, 카제의 상태가 좀 이상합니다.
 
인상을 찌푸리고 알아들을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고 있습니다.
 
듣기 판정합니다.
 
유여화:뭐라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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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정결과: 보통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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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보통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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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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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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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정결과: 보통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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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정결과: 실패
 
유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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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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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유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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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정결과: 실패
 
당신은 카제가 중얼거리는 말을 주의깊게 들어보았습니다.
 
“...약속일세…”
 
뭘 약속한다는 걸까요,
 
카제의 표정은 마치 악몽이라도 꾸는 것 같습니다.
 
유여화:뭔 약속...
악몽이라도 꾸나 표정이 안 좋네...
(그저 카제의 얼굴을 보며 피곤한 얼굴로 혼잣말을 한다
아이고 피곤타
 
얼마 지나지않아,
 
카제는 잠에서 일어납니다.
 
식은땀을 흘리고, 주위를 둘러봅니다.
 
유여화:일어났냐?
 
사카노 카제:...그래, 지금이 몇 신가?
 
카제는 당신에게 대뜸 시간을 묻습니다.
 
지금 시간은 아침 11시 48분, 곧 정오가 될 시간이네요.
 
유여화:글쎄... (주위를 둘러보고는) 뭐, 곧 점심시간이지 않을까 싶네?
 
카제는 손목시계를 확인한 후 당신에게 말합니다.
 
사카노 카제:이제 내가 보초를 서지. 쉬도록 해.
 
유여화:먹을 게 있다면 점심시간이고 아니면 아니고, (큭큭 웃으며) 그래~ 수고하고. (카제가 기대어 잠들어 있던 곳으로 가 털썩, 주저앉는다)
(살짝 눈을 감은 채로) 근데, 아까 무슨 꿈을 꾸는 것 같던데? 약속이라나 뭐라나 그런 말도 하고 말이야.
 
사카노 카제:그건 그렇지.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별 것 아닐세. 이상한 꿈을 꿨어. (내려다보며) 어서 잠에 드는게 좋을테야. 여정이 기니까.
 
유여화:뭐, 그건 맞는 말이지만..~ (계속 눈을 감은 채로 대화한다) 그래도 좀 궁금해서 말이야, 무슨 약속인지. (슬쩍 실눈으로 카제를 바라보았다가 도로 눈을 감는다) 들려주기엔 곤란한 꿈인가?
이렇게 우리 둘만 다니는데, 꽤 심심하잖아.
 
사카노 카제:(한동한 조용해 있다가) 상황이 이러하고, 우리가 본 것도 많으니 꿈자리가 뒤숭숭한 것도 그럴려니 하지 않은가.
 
카제는 당신에게 무언가를 더 말하려고 하다가 입을 다물어버립니다.
 
더 물을까 싶었지만,
 
유여화:(말하지 않을 셈이군.... 더 묻는 건 실례일까.)
 
여정의 피로 때문일까요.
 
당신은 카제가 일어서는 것을 보고는 금세 잠에 들었습니다.
 
6월 8일 5:32 pm
 
사카노 카제:…일어날 시간일세. (너를 흔들어 깨운다.)
 
당신은 카제의 손길에 눈을 뜹니다.
 
눈을 뜨자 보이는 환풍구 너머의 하늘은 뉘엿하게 해가 지고 있습니다.
 
곧 좀비들은 활동을 멈출 테지요.
 
유여화:....아, 이제 슬슬 나가야 할 시간이네.
 
사카노 카제:간단하게 뭐라도 먹고 출발하지.
 
유여화:좋지~ (끄응, 간단하게 기지개를 한 번 펴고는) 나 잘 때, 별일 없었지?
뭐, 없었으니 날 깨우지 않았겠지만.
 
사카노 카제:아무렴. 아무런 일도 없었네. (가방에서 초코바 두개, 생수를 꺼내어 하나를 건넨다.)
 
유여화:하아... 질린다, 질려.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얌전히 초코바와 생수를 건네받는다.) 이럴 때 정말 옛날이 그립단 말이지..~
배고파~ 맛있는 거 먹고 싶어~ 이런 걸로 (자신의 중식칼을 바라보며) 맛있게 요리한 음식~~
 
사카노 카제:그런가? (익숙하게 초코바를 입에 넣고 우물거리고는.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는 듯하다.) 요리할 재료들은 아예 없지 않은데 말이지... (조금만 걸어가도 나타날 시체들더미를 떠올리곤) 먹고 싶은 음식이 있는가?
 
유여화:재료들이 있으면 뭐해, 도구가 없잖아, 도구! 칼만 있으면 안 되니까 말야. (초코바를 먹긴 하지만 영 마음에 들지 않는지 깨작거린다) 먹고 싶은 음식? 그리 물으니 딱히 생각이 안 나네. ....음, 그냥 식사를 하고 싶어. "식.사"말이지. (초코바를 가볍게 흔들어 보이며) 이런건 식사가 아니지~ 그냥 섭취지.
 
두 사람들은 작은 대화들을 나누며 식사가 아닌 식사를 끝냅니다.
 
사카노 카제:그건 그렇지. (어느새 마지막 남은 초코바 조각을 입에 전부 밀어넣었으며) 돌아다니다 보면 무언가를 구할 수 있을지도 몰라. 안전지대를 향하는 길목에 마을이 나온다고 하니까. (먼저 일어나서 가방을 챙기고) 다 먹었으면 일어나게.
 
유여화:아이고, 항상 의욕적이시네요. (비꼬는 기미 없이, 이 상황이 아주 지긋지긋하다는 듯이 작게 한숨을 푹, 쉬고는 카제를 따라 일어난다.) 그래, 빨리 마을에라도 도착했으면 좋겠다~ 사람은... 없겠지만. 다 그곳으로 갔겠지?
 
사카노 카제:내가 그런가? (눈을 두어번 깜박인다.) 상황이 사람을 만든다더니, 나도 변하고 있나보군. (가방을 들쳐맨다) 그러길 바라야지, 얼마나 갔을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갑세.
 
당신과 카제는 간단하게 배를 채우고 창고를 떠납니다.
 
어둠이 깔리고 달빛이 내려앉고, 넓은 공장 부지는 황량하기 그지없습니다.
 
이따금 이 공장 유니폼으로 추정되는 옷을 입은 좀비들이 앞을 보지 못한 채 목적없이 배회하는 것이 보입니다.
 
당신과 카제는 숨을 죽인채 살금살금, 폐공장지대를 빠져나옵니다.
 
행운 판정합니다.
 
유여화:쯧쯧.. (배회하는 좀비들을 보고 안타까운 듯, 혀를 찬다.)
기준치: 55/27/11
굴림: 1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당신이 한 발을 내딛으려는 순간,
 
턱, 하고 카제가 당신의 앞길을 가로막습니다.
 
카제의 손짓에 따라 땅바닥을 내려다보니 당신의 발 아래에 빈 과자봉지가 널부러져 있습니다.
 
유여화:으잉?
와 고마워 진짜로 날, 아니, 우리를 살렸네
 
사카노 카제:(그저 고개를 끄덕이고 조심히 전진한다.)
 
그렇게 숨죽여, 폐공장지대를 빠져나옵니다.
 
당신과 카제는 지도를 보고, 언제나와 같은, 긴 여정길을 걷습니다.
 
뻥 뜷린 흙길과 초원은 이따금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를 제외하고는 고요합니다.
 
오늘은 달이 밝아 다른 조명 없이도 길이 잘 보입니다.
 
유여화:오늘은 달이 밝네~ (하늘을 보고 웃으며) 운치 있고 좋다~
 
사카노 카제:(네 말에 따라 달을 올려다보며) 세상이 이지경이어도 바뀌지 않는 것들이 있지.
(지도를 한번 내려다보고) 곧 마을이 나오겠군. 동이 트면 다시 좀비들이 움직일 테니, 도착하면 쉬어서 가겠나?
 
유여화:그래, 그래야지. 해가 뜨면 너무 위험하니까. (고개를 가볍게 끄덕여 보인다) 얼마나 더 가야해? 곧? 곧이 몇 분 정도?
사실 이런 상황에서 하기엔 정말 쓸떼없고 실없는 소리라는 건 아는데 말이야... (주위를 둘러보며) 마을까지 가는 데 얼마 안 걸린다면, 조금 천천히 가도 되지 않을까? 주위도 둘러보고, 그러면서 말이야~
지금은 그나마 안전한 편이잖아. 너무 안전지대, 안전지대만 바라보며 전진하는 건 좀 지쳐서.
 
사카노 카제:...아마 얼마 안 남은 것 같군. (팔을 들어올려 무언가를 가리킨다. 손가락 끝에 간판이 보이기 시작했다. 네 말에 고개를 돌리고) 그건 안될 것 같네. (답지 않게 단호하게 말했다.) 쓸데없고, 실없는 건 아닐세. 다만, 지금 상황이 좋지 않아.
 
당신들이 걷는 도로가 흙길에서 아스팔트로 포장된 길로 바뀌고 난 얼마 후,
 
[이스트베일에 어서 오세요], 라고 적힌 핏자국이 말라 붙어잇는 간판이 새벽어스름너머로 보입니다
 
유여화:아니, 상황이야 언제든 안 좋지. 좀비 바이러스가 터지고 나서 좋았던 적이 있어? 사람이 숨도 좀 돌리면서 살아야 한다는 거지~ (주위를 둘러보며 팔을 쫙 펴보인다) 좀비도, 적지 않아? 날도 어둡고. 그러면 이런 좋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그나마 지금이 좋지 않아? (잠시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내 숨을 크게 내쉬고 말한다) ... 네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 알지... 그냥 지쳐서 어리광 한 번 피워봤어. (간판을 바라보며) 이스트베일, 그래, 도착했네.
 
사카노 카제:지금 이 순간 저기 수풀에서 좀비가 튀어나오기라도 하면 어떤가. (멀지 않은 곳에 고갯짓하고) 물고기가 물 밖에서 숨쉬는 것을 보았나? 지금 인간들은 밖으로 내던져진 상황이고 우리는 바다를 찾으러 가는 거지. (간판 너머로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하는 마을을 바라보며) 가겠나?
 
유여화:그래, 그래~ 우리는 바다를 찾으러 떠나는 거지~ 지금은 겨우 강에라도 도착한 거고 말이야, 그렇지? (지친 목소리엔 짜증이 묻어나있다) 그래도 1년 7개월이면 물고기 다 말라 죽었겠어. (카제의 고갯짓을 따라 그 수풀을 보고) 튀어나올 수도 있지, 그래.... 경치 좋다~ 하고 넋놓고 있다가 황천길여행 갈 수 있겠지. 그래도 내 말은, 좀 지쳤으니 쉬엄쉬엄 하자는 거였어. 지금의 넌 너무... 철저하달까? 에너지를 항상 양껏 쏟아붓고 있는 듯해서. 그러면 빨리 지쳐버린다니까~ (손을 휘 내저으며) 뭐, 싸우자는 말은 아니야. 알지? 이걸로 체력낭비 하지 말자구. (가겠나?라는 당신의 말에) 무슨 말이야 그게, 당연히 가야지! 저기서 또 쉬어야지.
 
사카노 카제:(잠깐 침묵 속에 내려다보고 있다 한마디 건넬 뿐이었다.) 그대의 여정에 마음까지 함께하지 못해서 미안하네. (고개를 끄덕인다. 내려다보는 표정에는 그저 피곤함, 그리고 늘 함께 하던 옅은 미소가 지어져있었다.) 그래, 말라 죽기 전에 갑세. (어느순간 부터는 있지도 않는 에너지를 매번 만들어내는 기분이었지만. 눈을 느릿하게 깜박여) 내가 그대와 싸우는 것 같았나? (그리고 천천히 발걸음을 마을로 옮긴다.)
 
유여화:아니, 그냥 계속 이걸로 말이 길어지는 것 같았어서 해본 말이야. (터벅터벅, 당신과 함께 마을을 향해 걸어가며) 마음까지 함께하지 못했다니, 하하. 혹시 나랑 다니는 거, 후회하는 건 아니지? (고개를 처들어 당신을 빤히 바라보며 묻는다)
 
사카노 카제:말이야 우리가 몇시간을 걸었는데 길어지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 (앞을 보고 걷다가 네 말에 내려다보고 고래를 젓는다.) 그럴리가. 내가 그러는 것처럼 보이나?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마을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한때 주민들이 살았을 마을의 거리는 을씨년스럽게 텅 비어있습니다.
 
이젠 사람이 살지 않을 빈 주택들이 일렬로 세워져 있고,
 
거리에는 드문드문 보이는 형체를 알 수 없는 시체덩어리들과 쓰레기들이 널려있습니다.
 
유여화:음... (빤히 바라보다) 아니. 그렇게 보이진 않아. 왠지 누구든지 상관 없었을 것 같은 느낌? (큭큭 웃으며 말하고는 마을을 둘러본다) 아~ 역시 다 떠났네. 남은 건 건물과 냄새나는 썩은... 옛주민과... (얼굴을 찌푸리고 말을 만다)
 
사카노 카제:(딱히 대답하지 않았다. 지금 옆에 있는 이는 너고, 일어나지 않는 일에 대해서는 확신을 가지지 않았으니까.) 조심하는게 좋겠어. (멀리서 느릿하게 움직이는 인영들을 바라본다.)
 
당신과 카제는 이따금 보이는 좀비들을 피해 거리들을 걷다,
 
주변에 좀비들이 없는 집 한 채를 발견합니다.
 
저 집이라면 좀비들과 싸우지 않아도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유여화:(카제의 팔을 툭툭 치며 소근거린다) 저기, 저기 괜찮은 것 같지 않아? 쉴 곳으로.
아무것도 없는 것 같은데? 좀비조차.
 
사카노 카제:그런것 같네. (따라 목소리를 낮추고) 조심히 들어가지.
 
당신과 카제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갔습니다.
 
평범한 단독주택의 가정집 안은 이미 생존자들이 다녀갔는지 엉망으로 어질러져 있습니다.
 
집안을 둘러보니 거실이었을 공간에 널부러진 도끼와 세개의 방, 그리고 주방이 보입니다.
 
[도끼]와 [세개의 방], 그리고 [주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유여화:(도끼를 먼저 살펴본다!) 대체 어떤 집이였길래 도끼가 세 개나 있어?
 
꽤나 큼직한 손도끼 입니다.
 
평소라면 나무를 다듬는 데나 쓰였겠지만 세상이 망해버린 지금은 그 쓰임새가 좀 달랐겠지요.
 
도끼날과 손잡이엔 핏자국이 검붉게 말라붙어 있습니다.
 
유여화:흐음.... (도끼를 슥 내려놓고) 날카롭지 않으면 의미가 없으니까, 이런 건. 그래서 버리고 갔나?
 
사카노 카제:나무꾼의 집일지도 모르는 일이지. (따라 도끼를 보고) 아직은 쓸만해 보이는군. 베일지도 모르니 조심하게.
 
유여화:나? 나야 뭐 이런 거 다루는 데 선수지~ (식칼을 휘둘러 보이며 웃는다) 나보단 네가 조심해야지. 그래서, 이 도끼, 그냥 버릴까? 네 말대로라면 아직은 쓸만한 것 같은데.
 
사카노 카제:음, (도끼를 한번 집어보고) 나름 쓸모는 있을 것 같은데. 무거우니 일단 여기 두도록 할까.
 
유여화:총각, 생각보다 힘이 없구만~? (일부러 늙은이같은 말투로 낄낄거린다) 그래, 나도 딱히 저 무거운 걸 들고 다니고 싶지는 않으니까. (도끼에서 눈을 떼고 주방을 향해 눈을 돌린다) 먹을 게 있나 좀 볼까? 이미 다 털렸을 수도 있겠는데, 그래도 혹시나 해서.
 
사카노 카제:총각보단 늙은이가 더 어울리지 않나? (실없이 웃곤) 젊은 건 그대 같은 사람에게 더 어울리지. (따라 주방을 둘러보며) 그렇다면 좋을 텐데. 썩지 않기만 해도 좋을 것 같군.
 
냉장고는 텅 비어있고,
 
검게 변한 핏자국으로 더러워진 식탁과 조리대 위에는 식칼과 쇠톱이 놓여 있습니다.
 
쇠톱의 날 사이사이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살점들이 굳은 피와 엉겨 붙어있습니다.
 
주방 구석에 놓인 큼직한 검은 쓰레기통에선 악취가 풍겨오네요.
 
유여화:............. (불쾌함을 얼굴에 한가득 표출한다) 먹을 건 없어보이는데.
굳이... 찾아봐야할까? (냄새나는 곳을 얼른 뜨고 싶다)
 
사카노 카제:(익숙한 광경이었으니 표정변화도 없었다. 고개를 끄덕이고) 나가도록 하지. (앞서 나가 첫번째 방을 열어본다.)
 
두사람은 주방을 벗어나 방으로 향합니다.
 
첫번째 방은 서재로 쓰던 방인 모양입니다.
 
한쪽 벽면을 [책장]이 차지하고 있고,
 
그 반대편인 [책상]이 놓여있는 아담한 구조입니다.
 
유여화:흐음... 먹을 게 있을 리는 없겠고. (방안을 쓰윽 둘러보며) 뭐, 뒤져볼까?
(책상을 살펴본다 서랍에 주전부리 같은 거라도 있을 수 있으니!)
 
한쪽 벽에 딸려있는 작은 책상 위에는 작은 보라색 향초와 [메모패드],
 
[액자]가 놓여 있습니다.
 
메모패드는 작성된지 꽤 오래 되었는지 먼지가 쌓여 있네요.
 
유여화:(음 역시 남의 책상 훔쳐보기가 재밌지~ 메모패드 위의 먼지를 훌훌 털어내고 뭐라고 적힌지 보자!)
 
낡은 메모패드에는 구겨진 종이뭉치들이 껴 있습니다.
 
전에 이 집에 살던 사람이 작성하였던 것 같네요.
 
종이뭉치 곳곳에는 피로 보이는 얼룩이 묻어 있습니다.
 
[지료조사] 혹은 [관찰] 판정합니다.
 
유여화:
관찰력
기준치: 90/45/18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우효~)
 
이건, 이 집에 살던 생존자의 마지막 기록인 것 같습니다.
 
곳곳에 묻은 얼룩으로 읽기 힘들었지만 드문드문 멀쩡한 페이지들은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기성공
 
유여화:(글을 읽다 점점 표정이 어두워지며, 당신을 ㅜ부른다) 카제, 이리로 와서 이거 한번 읽어봐.
 
사카노 카제:(책장을 보고 있다가 네 말에 메모패드를 본다.) 제시, 벨, 쟘, 카샤 리센. (조금 표정이 어두워졌을까, 나지막히 이름을 따라 불러보고)
 
그 옆에 액자에도 눈이 갑니다.
 
당신은 액자를 들어 사진을 보았습니다.
 
이 집에 살았을 가족들의 사진입니다.
 
사진 속에는 젊은 부부와 두 아이가 행복하게 웃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지금, 살아 있을까요?
 
유여화:(당신을 따라 같이 이름을 불러보고, 액자의 얼굴들을 본다)
.... 이 사람들인 가봐.
이 메모, 들고 갈까?
 
사카노 카제:(액자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고) 그대가 원한다면.
 
유여화:그렇다면. (주머니에 메모를 접어 넣고는 잠시 침묵하다 책장을 의미없이 뒤적여본다)
 
책을 보고 도로 꽂아놓지 않아 드문드문 책장이 비어있습니다.
 
책들은 주로 생물학에 관한 책인걸 보아 집에 살던 사람의 전공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당신은 책꽃이를 돌아보던 와중 그중 반쯤 덜 꽃힌 책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감염에 관하여’ ,
 
‘정신이상 행동론’ 등...
 
이런 책은 왜 읽은 걸까요?
 
유여화:(아마 감염되었던 아이들을 위해서였겠지...?)
카제, 이리로 와서 이거 읽어봐. 왠지 나보단 네가 똑똑할 것 같어. ('감염에 관하여'와 '정신이상 행동론'을 건넨다)
 
사카노 카제:(딱히 그런건 아닌데 일단 책은 흥미롭게 받아들어서 읽는다.) 아이들을 위한 거 였나보네. 안타깝게 되었군.
 
유여화:으음, 근데 말야.... (메모를 꺼내 다시 읽어보며) 아이들을 가둬놓았었다면 이 집에 지금 있는 거 아니야?
 
사카노 카제:...아. (남은 방문들을 바라보며) 그럴지도 모르겠네. 조심하는게 좋겠어.
 
유여화:..... 남은 방들, 보지 말까?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잖아.
 
사카노 카제:잠잘 곳은 찾아야하는데 말이야. (방문에 귀를 대며)
 
유여화:뭐하면 그냥 여기서 자도 되니까. (큭큭 웃으며) 아까 물고기 이야기를 하던 사람, 어디 갔어?
 
사카노 카제:(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으쓱이고) 그러면 책상 위, 땅바닥. 어디를 고르겠나?
 
유여화:(웃음 뚝) 생각해보니 위험을 감수해도 되지 않나 싶기도 하고? 아니, 문에 귀를 대고 들어보면 좀비는 소리가 나지 않나? 그러면 거기를 피하면 될 테고.
 
사카노 카제:말리지 않겠네. 잘 들리지는 않지만... 아니면, 살짝 열어보고 안을 확인해보도록 하지.
 
유여화:아니 그때 달려들면 어떡해??? 나, 아까 말은 운치 어쩌구 했지만 아직 살고 싶단 말이야.
 
사카노 카제:(꿈뻑) 그럼 일단 방문에 귀를 가져다대보지.
 
유여화:음... 그래. (내키진 않지만 그렇다고 땅바닥이나 책상 위에서 자기는 싫다) 아, 그리고, 이 메모에 이거 말야 (3월 14일 메모를 가리키며) 이 가족이 향하려던 안전지대, 다른곳이지?
 
사카노 카제:함락됐다는 안전지대는 다른 곳, 새로운 안전지대는 캘버리를 말하고 있는 것 같네. 예전에 그런 뉴스를 들었던 것 같기도 하고.
 
유여화:역시 그렇지? (안심하며) 확인차 한번 물어봤어. (피곤한지 목을 이리저리 꺾으며 어깨도 한번 돌려보고) 자, 그럼 다른 방들을 둘러볼까?
 
카제는 고개를 끄덕이고,
 
당신과 함께 두번째 방으로 다가섭니다.
 
방문에 귀를 대볼까요?
 
유여화:(네!!)
 
듣기 판정합니다.
 
유여화:
듣기
기준치: 75/37/15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럭키걸~~~~)
 
wow
 
당신이 귀를 기울이자,
 
방 안에서 낮게 크르릉 거리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옵니다.
 
하나가 아닌,
 
여럿...
 
확실합니다.
 
유여화:아, 여기서 소리 들려. (얼굴을 찌푸리며) 그것도 많이.
 
사카노 카제:그 방은 열지 않는게 좋겠군. (그래도 끝까지 가족들과 함께 있었으니, 괜찮았을까. 그런 생각을 하기도 했다.) 다음 방으로 갑세.
 
유여화:응, 그러자. (다음 방으로 향한다)
 
다른 방보다 비교적 깔끔한 이 방은 침실입니다.
 
옷가지가 거의 남아있지 않은 옷장과, 킹사이즈의 침대가 놓여 있습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침대에서 잘 수 있겠어요.
 
유여화:올~~ (오랜만에 지친 얼굴에 화색이 돈다! 침대에 털썩, 앉아서 손으로 꾹꾹 눌러본다) 꽤 괜찮은데?
 
사카노 카제:(침대를 살펴보곤) 그대가 말한대로 숨은 돌릴 수 있겠어. 혹시 모르니 문을 잠구고 자는게 어떤가?
 
유여화:그래, 좋은 생각이야. (대자로 뻗어서 누워본다. 얼굴에 웃음이 슬 떠오르며) 하아, 운치따위 다 필요없고 역시 이런 게 최고지
 
당신과 카제는 방의 문을 단단하게 잠그고 간단하게 짐을 풉니다.
 
간만에 누운 침대는 푹신합니다.
 
너무나도 편안해요.
 
금새 잠들 것 같습니다.
 
사카노 카제:먼저 주무시게. 난 짐을 마저 정리하고 자겠네.
 
유여화:역시 성실한 사카노 씨야~~ (스르륵 감기는 눈을 이기지 못하는 와중에도 당신에게 농담을 한다)
 
잘 자게나,
 
스르르 눈이 감기고,
 
몰려오는 잠 속에 그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6월 9일 6pm
 
당신은 창틈새로 비치는 햇빛에 눈을 떴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요?
 
오랜만에 침대에서 자서 그런지 더할나위없이 개운한 기분입니다.
 
체력 +1 회복합니다.
 
유여화:와 오랜만에 정말 잠이란 걸 잔 것 같네 (눈을 뜨는데 이리 가벼운 느낌은 오랜만이었다)
(그러곤 눈으로 카제를 찾는다. 그도 잠을 잤을까?)
 
카제는 당신에게서 등을 돌리고 무언가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창밖 보이는 노을지는 하늘이 붉습니다.
 
분명 눈을 감을땐 동이 터오던 시간이었는데.
 
…그렇다는건, 해가 떠있을 내내, 카제는 당신을 깨우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관찰] 판정합니다.
 
유여화:
관찰력
기준치: 90/45/18
굴림: 48
판정결과: 보통 성공
뭐해? 안 잤어? 깨우지도 않았네
 
카제는 당신이 일어난 것도 모른 채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대며
 
노트에 무언가를 열심히 적어내려가고 잇습니다.
 
사카노 카제:아, 깼는가. (노트를 정리해 가방속에 집어넣으며)
 
유여화:? (재빠르게 눈으로 노트를 쫒는다) 뭐야, 뭔데?
 
사카노 카제:그냥 글일세. (스윽 치워버린다) 이제 가야지?
 
유여화:뭐야, 일기라도 썼어? (진짜 궁금한 표정) 언제부터?
뭐, 그래, 가긴 가야하는데... (여전히 궁금해한다)
 
사카노 카제:어제부터. 서재에서 빈 공책을 찾았다네. (무시하고 일어나서 다시 걸을 준비한다)
 
유여화:어제부터? ....왜? (짐을 챙기며 역시나 다시 캘버리로 향할 준비를 하지만 왠지 찝찝하다) 아니, 것보다 왜 나 안 깨웠어?
 
사카노 카제:글 쓰는 것은 원래 자주 했다만... 여건이 안 되서 안했지. 좋은 도구와 재료가 있길래 해볼까 싶어서. (어깨를 으쓱이고) 그대가 잘 자길래. 그리고, 딱히 깨울 필요가 없었다네.
 
Noriki:저 이거 심리학 돌려서 카제 무슨 마음인지 돌려보면 안 돼요?? 저 이런 거 해보고 싶어요
 
심리학 판정해도 가능합니다.
 
Noriki:아 좋아요 돌려돌려 심리학~!!!
 
유여화:
심리학
기준치: 50/25/10
굴림: 61
판정결과: 실패
흐음.... (당신 말이 정말일까, 하지만 글쓰기라니, 갑자기? 그리고 날 깨우지 않은 것도 찝찝하다. 당신을 빤히 바라보며) 왜 깨울 필요가 없었는데? 이런 적, 없었잖아.
 
그는 평소와 다름없는 얼굴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사카노 카제:우리를 해하려고 하는 건 아니니 걱정말게. 깨우지 않은 건 그대가 숨을 돌리고 싶다 길래 오래 쉬도록 둔 것 뿐이니. (가방을 들쳐매고)
 
유여화:당연히 해치려는 게 아니란 건 알지. 난 믿어. (찝찝한 기분이 가시지 않지만 어쩔 수 없다. 이젠 더이상 묻지 않고 가방을 메고 문으로 향한다) 그래, 다시 캘버리로 가는 거지? 이제 얼마나 남았어?
 
사카노 카제:(따라 문을 나서며) 아마 며칠 부지런히 걷다보면 도착할수 있을 걸세.
 
유여화:그래~ (후-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가 내쉬며) 제발 도착해서 긴장이라도 풀고 싶다~
 
무리하는 것은 아닐까, 싶었지만
 
여기서 더 쉬었다 갈순 없는 노릇입니다.
 
하루빨리 안전지대로 가야하니까요.
 
해가 지고, 달이 뜨고. 당신과 카제는 길을 떠납니다.
 
길을 걷는 블럭들 마다 집들 사이로,
 
좀비들이 느릿하고 목적없이 움직이는 것이 보입니다.
 
좀비들을 피해 조심조심 걸으며 마을을 거의 다 빠져나오자,
 
마을 외곽 즈음에 위치한 꽤나 큼직한 [마트]가 눈에 들어옵니다.
 
유여화:오? (마트를 가리키며) 저기 꼭 가봐야 할 것 같은데?
 
사카노 카제:아, (마트를 보면 안색이 조금 밝아진다.) 그래, 잠깐 들렸다 갑세.
 
유여화:(마트 쪽으로 같이 걸어간다) 다 털리진 않았으면 좋겠는데~~
 
마을을 빠져나가는 곳에 위치해있는 꽤나 큼직한 마트입니다.
 
이미 많은 생존자들이 다녀갔는지 빼곡히 늘어진 진열대가 휑합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그나마 물건들이 올려진 [선반1] [선반2],
 
그리고 한쪽 벽으론 [창고]라 써진 팻말이 보입니다.
 
사카노 카제:완전히 털린 건 아닌 것 같지? (선반들을 둘러보고)
 
유여화:그러게. (선반 1을 본다) 그래도 맛있는 건 다 털렸겠지?
 
장난감 코너 입니다.
 
곰인형, 유니콘 인형, 비비탄 총….
 
인형들을 둘러보다 [노래하는 곰돌이] 라는 태그가 붙은 인형을 발견합니다.
 
유여화:오, 깜찍이~ (노래하는 곰돌이를 들어 이리저리 돌려보다 배를 꾸욱 눌러본다)
 
어둡고 고요한 매장 안에 동요가 울려퍼집니다.
 
반짝 반짝 작은 별, 아름답게 비치네,
 
동쪽하늘 에서도, 서쪽하늘 에서도………
 
유여화:아, 이 노래~ 오랜만이네
 
사카노 카제:(노랫소리를 듣고 다가가 다시 배를 누른다.) 좀비가 있을 수도 있으니 조심하게.
 
유여화:(아 그 생각을 못했다) ... 미안. (가만히 곰인형을 내려놓는다)
... (머쓱하게 선반 2를 본다)
 
생존에 필수적인 식료품들이 있던 선반입니다.
 
생존자들이 다녀갔다는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빼곡했을 선반이 휑합니다.
 
드문드문 있는 것들도 쓰레기들이에요.
 
행운 판정합니다.
 
유여화:
기준치: 55/27/11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선반을 끝까지 살펴보았지만 그저 쓰레기밖에 없었습니다.
 
이 곳에 조금만 더 일찍 왔으면 좋았을 걸요.
 
사카노 카제:뭔 좀 발견했나? (한발 늦게 선반을 살펴보고)
 
유여화:젠장..
 
사카노 카제:없나보군. 그래도 창고에는 뭐가 있을지도 모르네.
 
유여화:아니, 아무것도. (짜증나는 눈으로 선반 2를 노려본다)
그래. 그럼 창고에 가보자고. (창고로 향한다)
 
[창고]라고 팻말이 써 있는 문은 굳게 닫혀 있습니다.
 
잠겨있지는 않은 것 같아요.
 
당신은 지난번 들린 집에서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이 안으로 들어가야 할까요?
 
듣기 판정합니다.
 
유여화:
듣기
기준치: 75/37/15
굴림: 6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흐음...... (귀를 기울인다)
 
당신은 돌연 불쾌하고 익숙한 소리를 듣습니다.
 
아, 이 소리는 좀비가 내는 소리 입니다.
 
소리는, 마트 안의 창고에서 새어나오고 있습니다.
 
유여화:.... 카제. (창고에서 한 발자국 멀어지며) 여기도 위험한 것 같아.
 
사카노 카제:그러면 나갈텐가? 식량이 더 버텨줄지는 모르겠네만...
 
유여화:굶어죽기 VS 좀비한테 물리기 (손가락을 하나 둘 펼치며) 넌 어떤 것 같아? 나는 그래도 전자가 나은 것 같은데.
 
사카노 카제:나는 그대의 의견에 따르겠다만... (네 손에 들린 중식도를 보며) 안에 좀비가 몇 마리나 있나?
 
유여화:(왠일로 위험을 감수하는?) 글쎄, 다시 들어봐야 할 것 같은데.
 
Noriki:듣기 돌릴게용!
 
듣기 판정합시다!
 
유여화:
듣기
기준치: 75/37/15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하나의 목소리만이 들립니다.
 
어떻게 할까요?
 
유여화:한.... (마리? 명? 어떻게 말해야 할지 고민하다) ... 마리인 것 같은데?
 
사카노 카제:(고개를 끄덕이고 잠시 고민을 한다.) 빨리 떠나는게 좋은데...
 
유여화:... 하나 정도면 둘이서 어떻게 할 수 있지 않겠어? (중식도를 단단히 쥐어들고) 쓱싹, 괜찮을 것 같은데?
 
사카노 카제:그렇다면 셋을 세고 문을 열도록 하지. (따란 챙겼던 식칼을 손에 쥔다)
 
유여화:그래.... 그럼 내가 연다? (문고리를 손으로 잡고) ....하나....... 둘............. (중식도를 든 손을 들어올린다,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셋. (문을 조심스레 연다)
 
두 사람은 숨을 죽이고 창고 문을 노려봅니다.
 
짧은 눈빛교환을 주고받은 후,
 
하나.
 
둘.
 
셋.
 
당신은 끼익, 하고 창고 문을 열었습니다.
 
창고 문이 열리자 좀비의 희뿌연 눈이,
 
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창고 문의 입구를 향합니다.
 
이윽고 괴상한 소리를 내며 좀비가 당신들에게 달려옵니다.
 
좀비1과 조우, 전투 시작합니다.
 
유여화:(가자!!!!!)
 
유여화, 먼저 공격합니다.
 
유여화:(중식도를 좀비에게 향하게 놓고 심호흡을 한 번 한 뒤, 크게 휘두른다)
중식도
기준치: 85/42/17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4
 
좀비:
회피
기준치: 30/15/6
굴림: 52
판정결과: 실패
 
좀비 체력 -4
 
사카노 카제:
식칼
기준치: 30/15/6
굴림: 57
판정결과: 실패
피해: 9
 
(삐긋..)
 
유여화:(꽤 괜찮나? 쓰러트릴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카제를 보고 작게 한숨 쉰다)
 
좀비:
 
기준치: 30/15/6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0
 
여화, 다시 공격합니다.
 
유여화:
중식도
기준치: 85/42/17
굴림: 4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3
그냥 내게 맡기는 게 어때? (이 사태가 터지기 전부터 칼을 다루던 사람, 중식도는 그에게 전혀 무겁지 않다. 바람을 쉭- 가르며 좀비를 베어낸다)
 
좀비:
회피
기준치: 30/15/6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좀비, 체력 -3
 
사카노 카제:
식칼
기준치: 30/15/6
굴림: 21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5
그것도 나쁘지 않네만. 하나보단 둘이 낫지 않나?
 
좀비:
회피
기준치: 30/15/6
굴림: 58
판정결과: 실패
 
좀비, 체력 0로 전투 종료합니다.
 
유여화:(호오, 지금은 괜찮네) 아까는 긴장했나봐?
 
당신과 카제는 좀비가 완전히 숨이 끊어진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썩은 살점과 피가 사방에 튀어 흘러내립니다.
 
[이성] 판정합니다. (SAN 0/1)
 
유여화:
SAN Roll
기준치: 59/29/11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사카노 카제:그럴지도 모르겠네.
 
이성 변동 없습니다.
 
처참히 짓뭉개진 좀비의 시체를 뒤로 하고 당신은 창고 안을 돌아봅니다.
 
널찍한 창고에서 그나마 멀쩡한 [상자1] [상자2] [상자3] 을 발견합니다.
 
유여화:뭐.... 이상한 게 들어있지는 않겠지?
(상자들을 유심히 바라보다 상자 2부터 들어본다)
 
상자 안을 열어보자 단백질 바 한무더기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거면 족히 몇 주를 먹을수 있을 거에요.
 
창고를 열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여화:와, 카제 이것 좀 봐!! (상자 안을 아주 자랑스레 보여주며) 몇 주는 먹을 수 있겠는데? 안전지대 도착할 때까지 충분하지 않을까? 며칠이면 간다며.
 
사카노 카제:(다른 상자를 보다 고개를 돌린다. 음식을 보니 얼굴빛이 환해진다.) 그런 것 같네. 가방에 다 넣을 수 있겠나?
 
유여화:어.... 그럴걸? (양껏 집어 가방에 우겨넣어본다)
 
가방속에 우겨넣으니 대충 다 들어갑니다.
 
유여화:좋아, 다 들어갔어! (얼굴이 밝아진다)
 
사카노 카제:여기는 옷이 있다네. (첫번째 상자를 보여준다.)
 
유행이 지난 옷들을 무더기로 세일할때 쓰였던 상자인가 봅니다.
 
상의, 겉옷, 바지, 속옷, 양말 등…
 
당신과 카제의 몸에 맞는 옷들도 있었습니다.
 
몇달 째 입고다니던 누더기 같은 옷을 갈아입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유여화:오~ 좋아, 좋아. 이 냄새나는 옷 얼른 벗어버리자고.
(상자 속을 뒤적이며 괜찮은 옷을 찾으며 말한다) 저기, 저 마지막 상자도 봤어? 뭐가 들어있는지?
 
사카노 카제:아직. 옷을 갈아입겠나? 나는 저기 시체를 조금 살펴봐야겠어.
 
유여화:왜????????? (황당하다는 얼굴로 당신을 쳐다본다) 그걸 왜 살펴봐?
 
사카노 카제:(격한 반응에 눈을 꿈뻑이고) 완전히 죽은 건지 확인차? 그리고 필요한 게 있을까 싶어서?
 
유여화:먹을 것도 있고, 옷도 있고, 필요한 건 다 있는데 굳이 볼 필요가 있어? 완전히 죽은 게 아니면? 괜히 다가갔다가 위험해지잖아. 가지 마. (당신 팔을 붙잡고 세모눈으로 쳐다본다)
 
사카노 카제:(세모눈을 보다가 고개를 물린다.) 그럼 그러도록 하지. (그리고 마지막 상자를 본다.)
 
Noriki:저 진짜 왠지 해보고 싶은데 옷 갈아입는다니까 카제한테 매혹 함 돌려봐도 돼요?? 어떤 결과가 나오든 걍 재밌을 것 같아가지고 넘 해보고 싶ㅍ어요
 
해보시고 싶으시면...?
 
말리지는 않겠습니다...
 
Noriki:성공하면 진짜 웃기겠다 감사합니다
 
유여화:그보다 말야, 나 옷 갈아입을 건데~ 이 누더기에서 벗어나면 좀 괜찮을 것 같지 않아? (은근한 웃음을 띄우며 사근사근 말한다)
매혹
기준치: 15/7/3
굴림: 35
판정결과: 실패
 
사카노 카제:(눈을 두어번 깜박이고) 그렇다면 갈아입을 수 있도록 밖에서 기다리겠네. (상자에서 본인도 새로운 옷을 몇가지 챙겨서 창고 밖으로 나간다.)
 
유여화:(ㅋㅋㅋ)
흥, (농담이었지만 저리도 단호하니 되려 머쓱하다) 그래 그래~ 곧 나갈게. (옷을 갈아입고 마지막 상자를 들고 창고 밖으로 나온다) 다 갈아입었지? 나간다? 사실 이미 나왔으니 무를 순 없어.
 
마지막 상자에는,
 
누군가에겐 정말 절실할… 술병들이 들어있습니다.
 
와인이에요.
 
마트에서 파는 싸구려 와인이지만 이 망해버린 세상에선 감지덕지일 것입니다.
 
카제는 옷을 그새 다 갈아입었습니다.
 
유여화:(오우~) 이것봐, 와인인데?
 
빠르기도 하죠...
 
유여화:(앙큼한 목석 녀석..)
 
사카노 카제:필요한가? (그러고보니 술을 많이 마셨던 것 같은데)
 
유여화:음........ (상자 안을 빤히 쳐다본다.) 예전엔 그랬지만, 안 마신지 꽤 되었으니까. 이젠 그~으렇게 필요하진 않아. (카제를 바라보며) 그래도 모처럼이니까, 같이 마실까? 전에도 말했듯이, 숨쉴 틈이 필요하니까, 이런 세상 속에서도~
 
사카노 카제:와인 한 병 챙겨가는 것 즈음은 나쁘지 않을 것 같으니 그러도록 하게나. (딱히 시간을 더 뺏는 것도 아니고.) 이제 나가도록 할까.
 
유여화:여기서 안 마시고?? 그리고 한 병만? (아쉽다. 이렇게 잔뜩 찾았는데.) ... 여기서 머물기엔 위험한가?
 
사카노 카제:들을 수 있다면 몇개 더 챙겨도 되겠다만... 아니면 지금 한 병을 마시고 다른 병을 들고 간다거나? (밖을 바라보고) 그것보다는... 계속 이동을 해야할 것 같아서 말일세. 괜찮다면 지금 나가지 않겠나?
 
유여화:아, 벌써 해가 졌나? (당신을 따라 밖을 바라보며) ...흐음, 그래도 밤은 길잖아. 조금만 마시다 가면 안 돼?
 
마트는 아직 대낮입니다.
 
앞으로 이어지는 길은 도로라 한산할 것 같긴 합니다만...
 
유여화:?
 
관찰 판정합니다.
 
유여화:
관찰력
기준치: 90/45/18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렇게 말하는 카제의 표정은 어딘가 초조하고 ….
 
조급해 보입니다.
 
유여화:어어 밤도 아닌데 왜 나가?? 위험하잖아. 여기서 좀 마시다 어두워지면 가자고.
 
사카노 카제:(와인을 마시고 싶은 걸까 위험한 게 싫은 걸까 잠깐 내려다보고) 이 이후로는 계속 도로라 좀비도 많이 없을 걸세. 나와도 이때까지 잘 버티지 않았나.
 
유여화:아니, 잠깐, 운치 좀 즐기고 가자고 그렇게 말해도 묵묵히 가자고 하던 사람이 갑자기 왜이렇게 위험을 감수하려고 하는 걸까?? (의심의 눈초리로 당신을 본다)
(설득 돌리고파요!!) 너, 솔직히 말해봐. 뭔가 숨기는 게 있어?
 
사카노 카제:그건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아서이고, 지금도 같은 상황이 아닌가 싶은데.
 
설득 굴려도 괜찮습니다.
 
사카노 카제:정 안된다면 나 혼자서 갈터이니... 그대가 하고 싶은대로 하게.
 
유여화:... 뭐 숨기는 거 있으면 지금 말해줬으면 좋겠는데. 너, 지금 이상한 거 알지? 혼자서라도 가겠다니....
어떤 거라도 괜찮아, 난 괜찮으니까 그냥 말해 봐. 대체 뭐때문에 이러는 건데?
설득
기준치: 10/5/2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젠장! 말재주가 없는 그였다)
 
카제는 침묵합니다.
 
묵묵히, 당신을 내려다보다 마트를 나섭니다.
 
유여화:야!!!!!!!!!!!! 진짜 가냐??? 혼자서???? (당신의 팔을 허겁지겁 붙잡으며) 진짜로???
 
사카노 카제:(검지손가락을 입가에 가져다 댄다.) 소리는 누가 들을지도 모르니 늘 조심히.
 
유여화:너, 너 지금 혼자 가면 좀비 하나면 몰라도 둘 이상이면 그냥 죽은 목숨인 거 알지??? 그러면 서도 굳이 가겠다는 거야?? (목소리를 낮춰 소근거리듯이 말하지만 다급함은 여전하다)
 
사카노 카제:우리에겐 시간이 얼마 없어서 어쩔 수가 없네. (너의 다급함에도, 평소와 별 다름없는 평온함을 유지한 체 말한다.) 그대의 의견을 존중하지만 나에게도 사명이라는 것이 있네. 말하지 못할.
 
유여화:대체 뭐길래 시간이 없는 거냐고... (진짜 이해할 수 없다) 음식도 충분하겠다, 옷도 갈아입었겠다, 술까지 생겼는데!!
(하지만 절대 설득할 수 없을 것 같은 당신을 보며 입술을 깨물다 가방을 메고 일어난다) ... 알겠어. 가자고, 가. 대신 좀비 나오면 네가 다 해치우는 거다? 다 네 책임이다?
 
사카노 카제:(네가 답답함을 하소연해도 더 설명해 줄 수가 없었다. 그러니 말대신 발이 먼저 앞서나갔다.)
 
마트 밖으로 나오니 동이 터오고 있습니다.
 
미안 아까 대낮이 아니라 새벽아침이었나봐
 
유여화:... (옆에서 욜라 째려보며 터벅터벅 걸어간다)
 
좀비와 싸우느라 시간을 꽤나 지체한 모양이에요.
 
유여화:(그렇군 카제야 미안하다)
 
곧 동이 트는건... 맞습니다
 
당신은 카제와 짐을 챙겨 아직 어둑한 거리로 나왔습니다.
 
드문드문 보이는 좀비들을 피해 숨을 죽여 이동하며,
 
드디어 마을을 벗어나 고속도로가 나왔습니다.
 
곧 동이 틀 것 같아요.
 
…해가 이렇게 떠있을 때 이동한 건 정말로 오랜만이에요.
 
머리위로 작열하는 태양이 뜨겁습니다.
 
그는 아무런 말도 없이 걷기를 반복합니다.
 
유여화:와 해떴다 와 정말 오랜만이다 햇볕을 직빵으로 맞는 건
말라 죽겠다 이러다가 그치? (말 없는 당신을 향해 주절주절 계속 말을 건다)
 
당신이 무슨말을 해도 대화는 오래 이어지지 못합니다.
 
카제는 자기만의 생각에 빠져있는 것 같이 보여요.
 
두 사람 사이엔 어색한 침묵이, 그 정적을 깨뜨리는 당신의 말들이 번복합니다.
 
정오가 가까워지는 듯 길게 늘어졌던 그림자가 점점 짧아집니다.
 
유여화:어? 어? 대답 좀 해 봐. (팔을 툭툭 친다)
저기요? 무슨 생각을 하세요?? (툭툭 가볍게 치던 팔엔 점점 힘이 들어가 거의 때리듯이 되었다)
 
사카노 카제:아. (팔에 타격감을 느끼고 그제야 내려본다) ...뭐라고 했나? (얼굴을 쓸어 내리고)
 
유여화:(얘 진짜 왜이래?) 그림자가 거의 없어지는 걸 보니까 12시인 것 같다고.
그리고 대체 무슨 생각을 하길래 이리 답이 없냐고.
 
사카노 카제:피곤하니 그런 걸지도 모르겠네. (한숨을 길게 내쉬고) 잠깐 쉬었다 갈까.
 
유여화:안전한 시간엔 갑자기 떠나자고 하질 않나, 멈추면 안 되는 시간엔 또 쉬자고 하질 않나, (욜라 째려보는 그의 얼굴엔 짜증이 한가득이다) 너 좀 이상한 거 알지?
(그렇지만 계속 이동하자고는 안 한다. 두 눈은 쉴 곳을 찾는다.)
 
사카노 카제:(딱히 부정하지는 않았다.) 저기 주유소가 있네.
 
그가 손가락 끝으로 저 멀리 도로 위, 주유소를 가리킵니다.
 
유여화:어휴, 그래, 그래. 다행이도 쉴 곳이 있네. (대답 없는 당신을 올려다보며 중얼거린다) 진짜 개쌍욕을 해도 아무 반박도 안 하겠네...
 
사카노 카제:(아마 안 할 듯...)
 
두 사람은 주유소로 향합니다.
 
6월 10일 11am
 
이 곳은 관리인 한두명을 둔 작은 무인주유소였나 봅니다.
 
근근히 널부러진 시체들은 보이지만 좀비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잠깐이라도 쉬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유여화:(주유소 안에 쉴 만한 곳을 찾아 털썩, 앉는다) 이제 만족해?
 
당신과 카제는 주유소를 둘러보았습니다.
 
[자판기]와 주유소에 딸린 작은 [사무실],
 
그 옆으로는 무인으로 사용할 수 있는 [주유기]가 몇대 보입니다.
 
사카노 카제:(그저 어깨를 한번 으쓱인다.)
 
유여화:대답 좀 하면 어디가 덧나나? 혀 잘렸어? (짜증을 내며 자판기를 턱턱, 두드리고 버튼도 눌러보고 살펴본다)
 
이미 생존자들이 자판기를 뜯어서 내용물을 다 가져갔는지,
 
깨지고 망가진 자판기는 텅 비어있습니다.
 
관찰 판정합니다.
 
유여화:
관찰력
기준치: 90/45/18
굴림: 3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당신은 자판기의 부품들과 쓰레기들 더미에서 생수 한 병을 발견했습니다.
 
깊숙히 있어서 보이지 않았나봐요.
 
유여화:에휴 생수 한 병이라도 건졌네.
 
사카노 카제:말수가 적은 건 예전부터 알고 있지 않았나. (그 옆에 사무실을 본다.)
 
카제는 사무실의 문을 돌려 보았지만 굳게 잠겨 있습니다.
 
하나뿐인 창문엔 블라인드가 쳐있어 안이 보이지 않습니다.
 
열쇠를 찾아봐야 할까요?
 
유여화:드디어 입을 여셨구만. 지금은 말수가 적은 게 아니라 아예 없어졌잖아. (흠...... 네 열쇠를 찾아보죠)
(주유기 주변을 본다?)
 
평범한 주유기 입니다.
 
당신이 기름을 챙겨 가면 좋을까 고민하던 찰나에…
 
턱,
 
하고,
 
피투성이인 손 하나가 당신의 발목을 붙잡습니다.
 
???: 도와주세요….제발 도와주세요…
 
유여화:아나!! 머여!!!!
 
당신이 시체인줄만 알았던 그는,
 
이미 감염된지 몇시간이 지난 듯, 코와 귀에서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하반신이 뜯어먹혀 두 다리가 보이지 않고,
 
찢어진 배 아래로 근육과 장기가 드러나 보입니다.
 
처참한 몰골의 그 생존자, 아니, 감염자일까요.
 
당신의 발목을 붙잡는 손가락들은 처절하기까지 합니다.
 
한쪽 눈은 파먹혔는지 보이지 않고,
 
간신히 뜬 나머지 눈으로 당신을 올려다보며 애원합니다.
 
???: 목이 너무 말라요, 물, 물 한모금만, 제발….
 
유여화:............... (이 상태라면 곧 죽을텐데)
 
그가 당신의 다리를 향해 나머지 한쪽 손도 뻗으려던 찰나,
 
콰직,
 
하고…
 
카제의 신발굽이 당신에게 뻗어진 손을 무참히 짓밟습니다.
 
유여화:?! (놀란 눈으로 당신을 본다)
 
당신이 뭐라 반응하기도 전에 카제는 그를 향해 식칼을 내리꽂습니다.
 
유여화:(경악) 미쳤어???
 
퍽, 퍼억, 퍽,
 
외마디 비명도 곧 그치고,
 
카제의 중얼거림과 고깃덩이나 다름없는 시체를 내리치는 둔탁한 소리만이 주변을 메웁니다.
 
이젠 사람의 형체를 분간할수 없게 뭉개진 육신에서 피와 살점이 사방으로 튑니다.
 
당신을 바라보는 그 표정은 살기를 띄었던 아까와는 다르지만..
 
...여전히 두 눈만은 붉게 충혈되어 있습니다.
 
그 모습은, 당신이 기억하던 카제의 모습과는 어딘가 섬뜩하고 이질적입니다.
 
[이성] 판정합니다.(SAN 0/1)
 
유여화:
SAN Roll
기준치: 59/29/11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저기요????
 
이성 -1
 
Noriki:가운데 59에서 줄이면 되나영
 
사카노 카제:...아. (피를 닦아내고 한숨을 길게 내쉰다.)
 
네!
 
유여화:(경악, 그리고 두려움이 가득한 얼굴로 그저 당신을 바라본다) .......
 
당신이 카제에게 무어라 말을 꺼내려는 찰나,
 
끼익, 하는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 …와, 장난 아닌데?
 
사람의 말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반쯤 열린 사무실의 안쪽에서 한 30대 남성이 서 있습니다.
 
???:저기, 우선 들어 와서 이야기 할래요? 밖은 또 언제 좀비들이 올지 모르니까.
 
유여화:아, 사람이 있었네.
(어떡할까, 카제를 흘긋 본다)
 
사카노 카제:(어차피 잠깐 쉬어가기로 한 거 잠깐 따라가야할까.) 어떻게 하고 싶나?
 
유여화:너는 말이 없으니 저 사람하고라도 대화를 해야겠어 (사무실 문쪽으로 고갯짓을 하며 들어가자는 제스쳐를 한다)
 
카제는 별다른 말 없이 당신을 따라갑니다.
 
사카노 카제:desc 두 사람은 남자를 따라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 문을 잠갔습니다.
 
작은 사무실이라 세 사람이 들어가니 방이 꽉 찹니다.
 
당신과 카제가 짐을 풀고 자리에 앉자 남자는 자신을 소개합니다.
 
???:이게 얼마 만에 만나는 생존자인지 모르겠네. 쥬드라고 합니다.
 
유여화:그 말은... 계속 혼자 지냈다는 뜻인가요?
 
쥬드:같이 가던 친구들이 있었는데 전부 감염자가 되거나 죽어서 혼자 남았죠. 생존자를 만나는 건 삼 개월 만이네요.
 
유여화:아, 그렇군요. 음, 저는 여화예요. 유여화. 그리고 이쪽은... (카제 쪽을 바라보며 말한다) 카제예요, 사카노 카제. 요즘 이상하게 통 말이 없어서 제가 대신 소개해요.
(메롱, 당신 쪽으로 혀를 내민다.)
 
쥬드:반갑습니다, 여화씨, 카제씨. (사람좋은 웃음을 내고) 저는 지금 안전지대로 향하고 있는데, 그쪽들은?
 
유여화:아, 우리도 당연히 안전지대로 가고 있죠.
 
사카노 카제:(너를 흘끗 보고 묵묵히 대화를 듣고 있는다.
 
유여화:거기 말고 여기선 살 수가 없으니까요, 하하.
 
쥬드:오, 목적지가 같으니 동행하는 건 어떻습니까?
 
유여화:음..... (이상한 사람은 아닐까, 만난 지 몇 시간도 되지 않았으니 고민된다)
(카제를 흘긋 보고는 의견을 구하는듯한 눈빛을 보낸다)
 
사카노 카제:나는 딱히 상관없네만.... (말하다가 여화와 눈이 마주친다.) 둘보단 셋이 낫겠지. (눈살이 가늘어진다.)
 
유여화:흐음, 그렇다면야... (쥬드 쪽을 보며) 음식이라던가, 그런 거 가지고 있는 거 있어요?
 
쥬드:과일이 조금 있는데... (가방에서 무화과를 꺼내고) 어떻습니까?
 
유여화:(장난하나? 과일은 며칠이면 썩어문드러지잖아) ... 그거 말곤요?
 
쥬드:(좀 의심스러운 얼굴로 본다) 당신들은 음식이 있습니까?
 
유여화:(어이없음) 우리요? 있죠, 당연히.
 
쥬드:그 말을 어떻게 믿죠?
 
유여화:? 믿기 싫으면 믿지 마세요? (우린 오래가는 음식 가지고 있으니 손해볼 거 없으니) 같이 다니자고 동행을 제안한 건 당신이 먼저였으니까요.
(카제도 갑자기 이상해져서 가뜩이나 피곤한데 급짜증이 난다. 벌떡 일어나서 카제를 본다)
 
쥬드:믿기 싫은 게 아니라, 이런 상황에서 함부로 다른 이를 신뢰하는 걸 어려운건 당연한 겁니다. 난 당신에게 내가 가진 음식의 일부도 보여드렸는데요. 당신은 아무것도 안 보여줬잖아요? (일어난걸 보곤) 가고 싶으면 가세요, 이제 대낮이라 도로에 좀비들이 활보할거지만.
 
유여화:예, 안 그래도 이새(짜증이 올라와 말이 좀 격해졌지만 금세 멈추고) 아니, 카제가 해가 뜨는데도 하도 가자고 고집을 부려서 나왔던 참이였거든요.
이제 충분히 쉬었나? (일어나서 카제를 본다)
 
사카노 카제:(두사람을 번갈아보다 여기 남아있는 건 그 누구에게도 안 좋을 것 같아 일어난다.) ....그러도록 하지.
 
유여화:좋아, 그러면 우리는 떠나고 당신은 여기 남아있거나 뭐 혼자 알아서 하거나. 그러면 되겠죠? (가방을 뒤적여 마트에서 챙겼던 바를 하나 들어 까딱, 흔들어 보인다) 그리고 당신이 원하던 증거는 여기에 있구요. 난 선량한 사람이라 이런 상황에서도 거짓말은 안 하거든요.
 
쥬드:(먼저 의심받은 건 이쪽이라 왠지 억울하다) 증거를 먼저 보여주던가... (바를 보고 눈을 밝히지만 중얼거린다.) 저도 거짓말 한 적은 없습니다만, 조심히 가시길 바랍니다.
 
유여화:과일은 빨리 상하니까 그렇죠. 네, 뭐, 행운을 빕니다. (사무실 문쪽으로 향한다)
 
카제가 사무실 문을 열고 먼저 나섭니다.
 
다시 걸어볼까요.
 
유여화:.... (터벅터벅)
아까 그 사람 말야, 같이 가는 게 좋았을까? (너는 그런 중요한 때에도 별다른 의견을 내지 않았지, 카제를 보지 않고 그저 걸어가며 물었다)
 
사카노 카제:글쎄, 장단점이 있었을 거라 생각하네. 함께하나, 함께하지 않거나. (느릿하게 대답한다. 목적지가 같으니 가는 길에 마주칠 가능성도 높겠지만.)
 
유여화:넌 정말.... 의견이 없네. (작게 한숨을 쉰다) 그럼 다른 걸 물어보자. 아까는 왜 그렇게 난도질했어? 그, 사람, (이라고 하기엔 애매했지만) 좀 불쌍하지 않았어?
 
사카노 카제:이제 알았나? (옅게 웃고) 아까. 아, (문득 그 기억이 다시 떠올라서.) 그러게, 왜 그랬을까... 홀린 기분이 들어. (상황이 지속되니 지쳐서 그런건가 싶었다. 그것뿐이 아니라....)
 
말을 흐리는 카제를 올려다보니,
 
그의 안색이 좋지 않습니다.
 
어디 아픈 걸까요,
 
땀을 뻘뻘 흘리고 있습니다.
 
유여화:..... 너, 어디 아파? (더워서 흘릴 수도 있지만, 그것치고는 어딘가 쎄하다)
 
카제는 대답하지 못하고,
 
그자리에서 쓰러집니다.
 
유여화:너 진짜 나한테 계속 계속 숨기는데, 다 알고 있거든? (이라고 말하자마자 쓰러지는 당신을 보고 말문이 막힌다)
 
거구가 바닥에 쳐 박히고, 쿵-소리가 납니다.
 
유여화:뭐, 뭐야! 야 왜이래???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한다)
일사병이야 뭐야?? (얼굴을 가볍게 톡톡 치며) 야, 일어나봐!
 
가까이 다가가 카제를 살펴보니 온 몸이 불덩이 같이 뜨겁고,
 
힘겹게 신음하고 있습니다.
 
요 며칠 무리해서 안전지대로 가려고 하더니,
 
결국 건강을 망치게 된 걸까요.
 
그는 일어날 기미가 안 보입니다.
 
유여화:(응급처치!! 돌릴 수 있을까요)
 
돌려도 일어나진 않습니다...
 
유여화:(어흑....) 야 죽었어?? 살아있냐??
 
훤한 도로 위에 무엇이 나올지 모릅니다. 어디로 옮기는 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유여화:(의식도 없나??) 미친 이 무거운 몸뚱이를 어떻게 혼자 옮겨
 
어떻게 해야하나, 머리를 쥐어싸고 있을 때....
 
유여화:(하... 합류 할 걸 그랬나 엄청난 후회중)(주위를 둘러보며 그늘, 카제를 옮겨놓을 곳을 찾는다)
 
저 멀리서 인영이 보입니다.
 
유여화:(좀비인가? 인간인가?)
 
더 가까워지는 인영의 정체는,
 
아... 쥬드입니다.
 
유여화:(ㅋㅋ....)
 
쥬드:(무기를 꺼냈다가 다시 집어넣으며) 뭐야, 왜 여기 있어요?
 
유여화:(하 쥬드를 설득해봅니다) 얘가 아까부터 제가 상태가 안 좋다고 했잖아요 좀 걷다가 갑자기 픽 쓰러졌어요
아까 우리가 좀 안 좋게 헤어지기는 했지만, 얘는 아무것도 안 했잖아요?? (간절한 눈으로 쥬드를 보며) 그러니까 좀 같이 얘를 옮겨주면 안 될까요?
 
쥬드:(좀 미심쩍은 얼굴이긴 하지만 옆으로 다가가 살펴본다.) 이 친구를 눕힐 만한 건물을 찾아보죠.
 
유여화:감사합니다.... (미안하다 아까 너무 매몰찼나 좀 후회중) (같이 건물을 찾아본다)
 
당신과 쥬드는 기절한 카제를 부축하며 걷기 시작했습니다.
 
얼마나 걸었을까,
 
새벽별이 빛날 때 쯤,
 
저 멀리 건물이 하나 보입니다.
 
좋든 싫든 저기서 쉬어가야 할것 같아요.
 
유여화:아, 저기 괜찮은 곳이 있네요. (건물을 턱으로 가리키며) 저기로 갈까요?
 
쥬드:그러죠. 저기면 우리들도 좀 쉴 수 있겠어요.
 
세 사람은 함께 건물로 이동합니다.
 
 
유여화:(어영부영 합류하게 되었군...)
 
6월 11일 2 am
 
가까이 가보니 이 곳은 초등학교였나봅니다.
 
불에 타 거꾸로 뒤집힌 스쿨버스와
 
낡고 망가진 놀이터를 지나 직사각형 모양의 학교 건물로 가까이 다가가면 어둑한 교실 안을 느릿하게 배회하는 검은 그림자들이 보입니다.
 
[관찰] 판정합니다.
 
유여화:
관찰력
기준치: 90/45/18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아, 그중 한 교실은 좀비가 없네요.
 
창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면 될 것 같아요.
 
유여화:저기는 안전한 곳 같으니 갈까요?
 
쥬드:그럽시다. (낑낑... 2m 넘는 거구를 겨우 옮긴다)
 
당신과 쥬드는 창문을 열고 교실 안으로 들어와
 
교실의 책상들을 한데 밀어 공간을 만들고, 카제를 눕혔습니다.
 
쥬드:하... 일단 우리도 좀 쉬죠. 몇시간을 걸은거야...
 
유여화:(정말 쓸떼없이 크군.. 짜식) 그러게요... 좀 쉬어요. (가방에서 먹을 것과 마실 것을 좀 꺼낸다) 아까는 미안했어요. 그리고 고마워요
 
쥬드:뭐 저도 그렇게 좋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니까.. 괜찮습니다. (가방에서 무화과와 참치캔을 꺼낸다.)
 
유여화:(아니 참치캔을 보여줬으면 좋았을 텐데) ... 참치도 있었네요.
아, 혹시 술 드세요? (가방에서 와인 한 병도 꺼낸다)
 
쥬드:아끼고 있었죠... 당신 말따마나, 과일은 빨리 섞으니까요.
그거 와인인가요? 오, 세상에. 얼마만의 술인지. 아까 주유소에서 종이컵을 챙겨왔는데.
*섞-> 썩
 
유여화:와 대박 짱이네요 제대로 한 잔 할 수 있겠어요 (흥이 난다!)
 
쥬드:(카제 흘긋 보고 종이컵에 와인을 따라 여화에게 건내준다)
 
유여화:쟤는 뭐, 안 마셔도 괜찮을 거예요. 아쉬워 하지 않을 걸요. (신나게 받아서) 우리끼리 짠해요 짠~
 
가볍게 잔을 부딪히며 건배합니다.
 
칼로리바와 쥬드가 꺼낸 무화과와 참치캔 등.
 
오랜만에 꽤 풍성한 식사를 한다는 느낌입니다.
 
쥬드:인류의 미래를 위해 건배.
 
유여화:건배~!
 
목넘김에 기분이 좋습니다.
 
유여화:(술을 한두 잔 마시며 당신과 수다를 떤다. 알딸딸 좀 취한 것 같다) 아, 그러고보니 카제, 이녀석 전부터 저한테 뭔갈 숨기는 것 같단 말이죠
갑자기 일기를 쓴다지 않나, 대체 뭔지...
 
오랜만에 마시는 술에, 금세 술기운이 오릅니다.
 
쥬드:그렇습니까? (한잔 쪼로록) 뭐, 너무 걱정 말아요. 이런 세상에서 제정신인게 더 신기한거죠. 나도 당신도 어디 한구석은 미쳐 있을걸.
 
유여화:그런가? 아하하, 그렇죠. (나도 한 잔 더!) 이런 세상이 이렇게 한가하게 술판이나 벌이고 있다니 미치지 않고서야. (잘 마시다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정말 궁금하단 말이죠...~
(카제 가방에서 대체 뭘 숨기고 있는지 뒤적여봐도 되나요?!)
 
가방이 잠겨있거나 그러지는 않으니까 가능은 합니다.
 
유여화:(굿 가방 탈탈 털어봅니다)
일기를 훔쳐보다니, 정말 최악이지만 말이에요...~ 일기가 아닌 것 같았다니까?
 
음식 몇가지와 무기, 필기구, 그리고 그 아래에 공책이 떨어집니다.
 
쥬드:(궁금한지 옆으로 간다)
 
유여화:봐요, 봐, 이 공책! (공책을 들어 손으로 팔랑팔랑 넘긴다) 이 세상에 일기를 갑자기 쓴다니, 말이 돼? 말이 안 돼죠~
 
그 곳에는...
 
당신이 알아볼 수 있는 모국어와 함께 여러가지 언어로 글들이 빼곡히 써있습니다.
 
쥬드:뭐야, 이거 저 사람이 혼자 다 쓴 거예요?
 
유여화:(정말 다개국어능력자라니 도움이 안 돼)(절레)
쳇, 내가 볼 것 같았나봐요.
 
쥬드:아니... 그것도 그런데. 내가 이래뵈도 다른 나라 여행을 많이 다녀서 조금씩 배운 말이 많은데 라틴어, 독일어, 스페인어, 와, 이건 정말 모르겠는 걸요. 완전히 미쳤거나, 아니면 한 20개 국어 정도를 하는 천재이거나, 둘중 하나 같아요.
 
당신은 도저히 그가 하는 말을 믿을 수 없습니다.
 
카제가 저런 언어들을 할줄 알던 사람이던가요?
 
유여화:흠.. 미쳤는데 갑자기 모르는 언어가 튀어나올 수 있나요?
 
쥬드:그럼 원래 저 언어들을 할 수 있는 천재던가요? 뭐든 대단하네요.
 
유여화:뭐, 어쨌드은....~ 한번 뭐라 적었는지 볼까요~?
(언어 돌리고 싶어용)
 
돌려보세요~
 
유여화:(돌려돌려 다이스~!)
언어(모국어)
기준치: 45/22/9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kia~)
 
무슨... 공식인 것 같습니다.
 
교육 판정합니다.
 
Noriki:언어 또 돌리면 되나요?
 
교육 다이스가 따로 있습니다!
 
Noriki:아!!! 넹 찾았어요
 
유여화:
교육
기준치: 45/22/9
굴림: 3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화학 공식들이 대부분입니다.
 
유여화:흠.... 화학인 것 같기는 한데... (긁적) 뭔지 아시나요?
 
쥬드: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쪽으로는...
근데 이렇게 봐도 괜찮습니까? (카제를 돌아보고 급하게 몸을 옮긴다.) 이런... 이 친구, 상태가 더 나빠진 것 같은데요.
 
유여화:(급하게 카제의 가방 속에 물건들을 다시 다 쑤셔넣고 카제를 보러 간다) 아....
(지금 카제의 상태가 어떤지 본다. 피를.. 흘리나..?
 
카제의 몸은 불덩이 같고 식은땀을 흘리고 있어요.
 
쥬드:내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거 심각한데요...
 
지능 판정합니다.
 
유여화:
지능
기준치: 50/25/10
굴림: 1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잠깐만, 이건...
 
그러고보니 이 곳은 초등학교였죠.
 
양호실을 찾아가면 약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몰라요.
 
유여화:(벌떡 일어난다) 여기, 학교니까 양호실이 있으니 거기서 해열제라든가, 구할 수 있을 지도 몰라요.
제가 갔다올테니 카제 좀 보고 있어 주실래요?
 
쥬드:아니, 같이 가죠. (자리에서 일어난다) 뭐 좋은 거 얻을 수도 있잖아요? 문은 닫아놓고 갈테니 괜찮을 겁니다.
 
유여화:흠.... (좀비는 문을 못 열테니 괜찮겠지..) 좋아요, 그럼 같이 가요
 
복도로 나오자 저 멀리서 2 마리의 좀비가 당신들에게 달려듭니다.
 
좀비와 조우, 전투 시작합니다.
 
유여화, 먼저 공격합니다.
 
쥬드:이런. (빠루를 고쳐쥐고) 같이 오길 잘한 것 같군요.
 
유여화:
중식도
기준치: 85/42/17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3
제가 칼은 좀 다뤄요 (슈슉)
 
좀비:
회피
기준치: 30/15/6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유여화:(슈슉 날렵하게 피하기)
 
쥬드:그런 것 같네요.
빠루
기준치: 70/35/14
굴림: 2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4
 
좀비:
회피
기준치: 30/15/6
굴림: 2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쥬드:여기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두 사람다 공격 성공해서좀비 체력 -7
 
유여화:(끄덕) 그렇네요
 
좀비:
비무장
기준치: 30/15/6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
 
좀비가 유여화에게 달려듭니다.
 
유여화, 회피 판정합니다.
 
유여화:
회피
기준치: 35/17/7
굴림: 3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회피 실패, 유여화 체력 -1
 
유여화:(쿨럭)
 
쥬드:스친것같은데 괜찮습니까?
 
유여화, 다시 공격 가능합니다
 
유여화:아 뭐 이정도는 괜찮아요
중식도
기준치: 85/42/17
굴림: 6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5
(중식칼로 아예 머리를 동강낼 것처럼 내리꽂습니다)
 
좀비:
회피
기준치: 30/15/6
굴림: 1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좀비가 공격을 피해냅니다.
 
쥬드:와, 저놈 빠르네
빠루
기준치: 70/35/14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피해: 7
이런, 조심해요.
 
좀비:
비무장
기준치: 30/15/6
굴림: 66
판정결과: 실패
피해: 3
 
유여화, 다시 공격합니다.
 
유여화:
중식도
기준치: 85/42/17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8
 
좀비:
회피
기준치: 30/15/6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유여화:(짜증나서 더 정확하게 조준해서 박살낼 듯이 내리꽂기!!!)
 
wow
 
두번째 좀비가 한방에 나가떨어집니다.
 
쥬드:
빠루
기준치: 70/35/14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피해: 9
 
유여화:후 제가 이런 사람이에요
 
쥬드:와우
혼자오셔도 될 뻔했는데요
 
좀비:
비무장
기준치: 30/15/6
굴림: 26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3
 
그러거나 말거나, 다른 좀비가 쥬드에게 달려듭니다.
 
쥬드:
회피
기준치: 25/12/5
굴림: 1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쥬드가 회피에 성공합니다.
 
유여화:쥬드씨는 정말 저를 만난 게 행운이네요 (히죽)
 
유여화, 다시 공격합니다.
 
유여화:
중식도
기준치: 85/42/17
굴림: 47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4
 
쥬드:하하, 행운이죠.
 
좀비:
회피
기준치: 30/15/6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마지막 좀비도 쓰러집니다.
 
전투 종료합니다.
 
유여화:(캬~ 내가 다 해치웠죠?)
(콧대가 하늘을 찌른다! 아주 의기양양하게 쥬드를 돌아본다)
 
쥬드:와우~ (쓰러진 좀비들을 훑어보곤) 용병으로 다니셔도 괜찮았겠네요. 어서 가죠.
 
좀비들이 마침내 쓰러지고,
 
좁은 복도는 짙은 혈향으로 가득합니다.
 
땀방울과 좀비에게서 튄 피가 한데 섞여 이마를 타고 흘러내립니다.
 
[이성] 판정합니다. (SAN 0/1)
 
유여화:
SAN Roll
기준치: 58/29/11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이성 변동 없습니다.
 
유여화:그러죠, 한시라도 급하니까.
 
이 학교에 얼마나 많은 좀비들이 있을 지 알 수 없으니
 
또 다른 좀비들이 당신들을 향해 달려오기 전에
 
빠르게 양호실 위치를 확인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후의 강렬한 햇살이 복도에 비치고,
 
일렬로 늘어진 교실을 지나면 [캐비넛]과 [사물함], [학교약도]가 보입니다.
 
유여화:역시 약도를 보고 빨리 양호실을 찾아야겠죠.
(학교약도를 살펴보며 현재위치와 양호실을 찾습니다~)
 
군데군데 묻은 핏자국과 그을림 사이로 희미한 글씨들이 보입니다.
 
학교약도
 
유여화:으음.... 양호실은 여기인 것 같은데, (양호실이라 적힌 곳을 손가락으로 짚으며) 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죠, 쥬드 씨?
 
쥬드:음, 저기 사물함이랑 캐비넛이 보이는 걸 보니 교무실 바로 앞인 것 같네요. (지도를 보고) 지체할 시간이 없으니 바로 양호실로 갈까요?
 
유여화:아 그렇네요 (학교 약도도 표시되어 있는 걸 못봤다...) 좋아요
 
쥬드:(끄떡)(살금살금 양호실로 조용히, 빠르게 이동합니다)
 
당신과 쥬드는 조심조심 양호실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정돈되지 않은, 크지 않은 양호실엔
 
[환자용 침대]와 [큰 서랍], [상자], [싱크대] 가 보입니다.
 
유여화:역시 약같은 건 서랍에 보관했겠죠? (큰 서랍을 뒤져봅니다)
 
당신은 책상 옆의 서랍을 열었습니다.
 
이미 누군가가 사용한 흔적이 있지만 남은 약들이 있네요.
 
서랍 안에는 아직 포장을 뜯지 않은 ‘소염진통제’ ‘해열제’ ‘소화제’ ‘제산제’ 등…
 
가지각색의 약 상자들이 들어있습니다.
 
쥬드:(옆에서 따라보고 얼굴 화색이 좋아집니다) 빙고!
 
유여화:일단 필요한 건.. 해열제랑 소염진통제? 아니면 일단 다 챙겨볼까요? (약들을 보고 중얼거리다 당신을 돌아본다)
 
쥬드:들고갈 수 있을만큼 다 챙겨보죠. (어느새 제 주머니에 하나 둘, 넣고 있다.)
 
유여화:(끄덕)(주섬주섬 주머니 미어터질 때까지 넣습니다)(그리고 약이 혹시 더 있나, 상자도 열어봅니다)
 
책상 밑의 큼직한 상자를 열자 붕대와 소독솜, 소독약 등이 들어있습니다.
 
전부 챙겨가긴 어렵겠지만 언젠간 쓸모가 있을 것 같아요.
 
유여화:흠..... (일단 붕대랑 소독약도 챙길 수 있을 만큼 챙겨봅니다)
소독솜은... 없어도 괜찮겠죠?
 
쥬드:(붕대와 약을 챙기느라 올려다보지도 않고 대답한다.) 뭐, 당신을 친구를 위해서 말입니까? 다친 곳은 없는 것 같으니 괜찮겠죠.
 
유여화:아니, 나중에라도 다쳐서 소독이 필요하다면 그냥 소독약을 들이부으면 되지 않나? 싶어서요. (싱크대 밑도 열어본다!)
 
쥬드:음, 일리가 있네요. (싱크대 밑을 보면 싱크대 수도꼭지를 돌려본다.)
 
양호실은 위생이 중요한 곳이니 손을 씻기위한 싱크대도 마련되어 있네요.
 
싱크대 아래에는 양동이가 있습니다.
 
수도꼭지에서는 다행히도 물이나옵니다.
 
유여화:(이따 환자 돌봐야하니 손 씻어봄!) (물 탈탈)
 
쥬드:와, 이 시국에 물이라니... 정말 귀하네요. 전 얼굴도 좀 씻어야겠습니다. (좀비 피가 가득 튄 얼굴 빡빡 씻는다.)
 
유여화:음~ 물 좀 담아갈까요? 마실 수도 있으려나 (이미 그득한 주머니를 보고 고민중) ... 가다가 좀비.. 만나진 않겠죠?
 
쥬드:안그래도 그러려고 했습니다. 뭐, 이걸로 샤워까진 못하겠지만... 급하면 마실수도 있겠죠? 맛은 좋지 않겠지만.... (양동이에 물을 채운다.) 이 곳에 좀비가 얼마나 많을지 모르니까 조심해서 갑시다.
 
유여화:그럽시다. (침대 쪽을 흘긋 보고 그냥 지나친다) ... 저기는 보지 말죠? 좀비가 누워있을 지도 모르고.
 
쥬드:(좀비가 침대에 곤히 누워있을 상상하니 제법 태가 웃긴지 피식거리지만 굳이 위험을 감수하지는 않는다.) 다 봤으면 돌아갑시다.
 
유여화:좋아요, 좋아. (양동이도 영차, 든든하게 챙겨들고 빨리 카제가 있는 곳으로 돌아갑니다)
 
약에 물까지, 정말 큰 수확이네요.
 
들어갈때와 다르게 양호실에서 나갈 땐 짐이 양손 가득 입니다.
 
이 때…
 
행운 판정합니다.
 
유여화:
기준치: 55/27/11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아!!!!!!!! 하필!!!)
 
너무 많은 걸 한번에 가져가려고 했던 탓일까요.
 
당신의 품에서 약, 수건, 붕대 등이 와르르, 쏟아집니다.
 
유여화:젠장.... 욕심이 너무 과했나봐요.
 
쥬드:(깜짝 놀라며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다행히, 좀비는 보이지 않습니다.
 
좀비가 당신들을 발견하기 전에 빠르게 이동해야겠어요.
 
유여화:(슬프다.. 급하게나마 해열제랑 소염진통제만이라도 줏어서 이동한다..)
 
쥬드:(남은 약과 붕대는 쥬드가 챙겨준다...)
 
유여화:(Thank you...) (좀비 나오기 전에 얼른 잰걸음으로 호다닥!)
 
당신과 쥬드는 가까스로 교실로 돌아왔습니다.
 
쥬드:(오자마자 가방에 약부터 집어넣는다.)
 
유여화:(여화는 도착하자마자 카제 상태를 보러 간다. 양호실로 가기 전보다 더 악화되었나?!)
 
상태는 비슷해보입니다.
 
유여화:(휴.. 맘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고) 어이, 카제 일어나! 우리가 약 가져왔어. (톡톡, 카제의 팔을 약하게 쳐서 정신이 돌아오나 봅니다)
 
그는 움찔일 뿐, 일어나지는 않습니다.
 
유여화:에휴... 약을 먹여야 할 것 같은데 어쩌죠. 억지로 먹여야 하나?
 
쥬드:대충 입벌리고 집어넣으면 알아서 먹겠죠. (정리를 마치고 옆으로 다가간다.)
 
유여화:아니 그러다 기도 막히면 어떡해요!! (어이없음) 흠.... (일단 입을 강제로 벌려서 해열제와 소염진통제를 혀 깊숙히 넣고 목을... 주무른다) 이러면.... 동물들은 먹던데... 음..
 
쥬드:(동물취급되는 카제봄)
 
유여화:(어차피... 인간도 동물이다....)
 
쥬드:제가 의사는 아니라서요..... (좀 재밌는 광경이라 곁에서 지켜본다)(틀린말은 아니네...)
 
다행히 카제는 당신이 주는 약을 받아먹습니다.
 
유여화:...... 먹었나? (식도 조물조물하다 입 다시 벌려서 안을 본다)
 
입 안은 깔끔합니다. 삼킨 것 같아요.
 
쥬드:(네가 정성스레 간호하는 모습을 보며) ...이런 사람을 데리고 이동하긴 힘들 것 같은데… 일단 이 친구가 좀 괜찮아질 때 까지 기다려야겠네요.
 
유여화:좋아!! 이제 우리가 할 일은 다 했어요 (당신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뭐, 버릴 수는 없으니.
... 아니면 학교를 좀... 둘러볼까요? 뭐 건질 거라도 있는지?
 
쥬드:아까 좀비랑 피튀기는 싸움을 하고도요? 이곳에 먹을거라도 있을까.... (잠깐 고민하고) 뭐... 둘러보는 건 말리지 않겠습니다만, 이번에는 동행하지 않겠습니다.
 
유여화:아까 내가 다 썰었잖아요? (하지만 같이 가지 않겠다는 당신의 말에 도로 자리에 앉는다) .... 뭐, 혼자라면 나갈 생각은 없고. 그러면 여기서 시간을 때워야죠.
 
쥬드:(딱히 별 말하지 않고 적당히 멀어진 곳에서 자리잡고 앉는다. 쓰러진 카제와 여화를 번갈아보다 나지막히 말한다.) 당신은 카제를 어디까지 믿습니까?
 
유여화:...? (갑자기 진지한 질문에 살짝 놀란다) 이렇게 갑자기요? 아하하, 무슨 진실게임도 아니고. (그저 큭큭 웃기만 하다 카제를 흘긋 본다) .... 글쎄요. 가족이나 애인처럼 깊은 관계도 아니고. 그렇지만 당신보다는 카제가 더 믿음직하죠? 아무래도 옆에서 본 날이 더 많으니까~ (고개를 까딱, 옆으로 비틀어 당신을 보고) 그런건 왜 묻죠? 너무 심심해서?
 
쥬드:(그저 어깨를 으쓱이곤) 이렇게 쓰러진 사람의 둘숨날숨만 보고있기엔 좀 지루한 편이긴 하죠. (뒷통수를 벅벅 긁적이곤) 뭐, 상황이 상황이잖아요. 이런 때일 수록 끝까지 믿을 건 나 하나 뿐입니다. 내가 왜 혼자가 되었겠어?
 
유여화:아, 뭐, 쟤가 우리 뒷통수 때리고 자기만 살겠다고 할 녀석인가? 그런 뜻인가요? (하하, 가볍게 웃으며) 그건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은데. 내가 사람 보는 눈 좀 있는데 쟤는 전혀 그럴 것 같지가 않아요. 그리고 저렇게 널부러져 있는데~ 배신을 해도 우리가 하지 않겠어요?
 
그는 당신의 말에 딱히 부정하지도, 긍정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고개를 끄덕이곤 구석에서 자리를 잡고 누운 후 눈을 감습니다.
 
그래요, 이런 상황일수록 서로를 의지하여 역경을 헤쳐 나가야죠.
 
유여화:(아니 이렇게 내가 당번이 되나)
 
카제의 상태를 살펴보니 아까에 비해 열이 내리고 한결 편해진 얼굴입니다.
 
카제가 어느정도 괜찮아진 것을 확인하자 긴장이 풀리며 피로가 몰려옵니다.
 
당신은 밤새 걸은 후 제대로 잠도 자지 못한 채 좀비와 싸워야 했습니다.
 
피곤한게 당연하죠.
 
닫힌 교실 문을 열고 좀비가 들어오진 않을테니,
 
유여화:(좋아요 그렇다면 나도 잔다,,,,)
 
옆에서 잠을 청하는 정도는 괜찮을 겁니다.
 
당신은 책상을 이어붙여 카제 근처에 눕습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요?
 
그 어떤 생각을 하고 있던, 잠에 드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유여화:(아무 생각 없다.... 얘가 언제 일어나려나... 하는 정도의 생각만 한다)
 
...그런 생각을 하며 당신 역시 스륵, 잠에 듭니다.
 
…….
 
당신은 잠결에 들려오는 소리를 듣습니다.
 
이 목소리는 쥬드와 카제의 목소리 같네요.
 
희미하게 눈을 떠보니 교실엔 두 사람이 없는게 복도로 나가 대화를 하고 있는것 같아요.
 
[듣기] 판정합니다.
 
유여화:
듣기
기준치: 75/37/15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쥬드:… 그렇지 않으면 말해버릴 거야, 네가….
 
뭘 말한다는 걸까요?
 
점점 언성이 높아지는게 둘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유여화:(머야... 나 빼고 싸우네)
(흠.... ) (일어나서 살금살금 복도 쪽의 벽으로 가서 엿듣는다)
 
당신이 둘을 말리러 나가봐야할까 하고 생각 한 순간.
 
탕!!!!!!!
 
타앙!!!!
 
탕!!!!!
 
유여화:??
어어?
 
하고, 귓가를 찢는 총성이 울려퍼집니다.
 
유여화:(좀비가 총을 쐈을 리는 없고 둘 중 하나가 쐈다는 건데 밖에 좀비가 나타났나??? 내가 도와주러 가야겠다!! 라는 생각에 미치자 벌컥, 교실 문을 열었다)
 
당신이 황급히 교실 문을 열고 나가자 보이는 것은 새벽어스름이 깔린 복도에 총을 든 카제와,
 
...얼굴에 총에 맞아 눈도 채 감지 못한 채 즉사한 쥬드입니다.
 
당신과 눈이 마주친 카제의 눈동자가.
 
사카노 카제:…….
 
유여화:(저기요????) (흠칫)
너, 지, 지금.... 쏜거야? 사람을???
 
아, 그런데, 대답을 들을 시간이 있을까요.
 
어둑한 복도 너머로 총성을 들은 좀비들의 무리가 복도 양쪽에서 당신과 카제를 향해 미친듯이 달려옵니다.
 
한마리, 두마리…
 
눈으로 어림잡아도 스무마리는 넘어보여요.
 
교실 안으로 들어가려 고개를 돌렸지만
 
운동장쪽에서도 좀비들이 학교 건물로 달려오는게 보입니다.
 
도망가긴 이미 늦었어요.
 
이젠 어떻게 해야 할까요.
 
포기할까요?
 
그런데 돌연 카제가 당신의 손목을 잡아끌고 캐비넛으로 달려가,
 
당신을 캐비넛 안에 밀어넣고 문을 잠굽니다.
 
당신은 뭐라 저항할 새도 없이 카제에 의해 캐비넛에 갇혔습니다.
 
유여화:야!! 뭐야??!
(캐비넛을 쾅쾅 친다)
 
문을 열려고 해보았지만 문 손잡이에 빗자루를 끼웠는지 아무리 애를 써도 열리지 않습니다.
 
캐비넛에 가로로 작게 난 틈을 통해 웃는 카제의 얼굴이 보입니다.
 
사카노 카제:…여기 있게나.
 
그렇게 말한 카제가 꺼내드는 것은,
 
어제의 그 곰인형.
 
당신이 뭐라 말을 할 찰나도 없이 어느새 복도를 가득 메운 좀비들 사이에 카제의 모습은 사라집니다.
 
그리고, 좀비들의 외마디 비명소리들 사이에 노랫소리가 복도에 이질적으로 울려퍼집니다.
 
반짝반짝 작은별,
 
아름답게 비치네.
 
유여화:..... (너무나 빠르게 지나간 사건들을 하나도 이해하지 못한 채 망연자실하게 앉아 소리를 듣는다)
 
동쪽하늘 에서도, 서쪽하늘 에서도.
 
반짝반짝 작은별…
 
노랫소리가 점점 멀어져가고,
 
좀비들이 소리를 따라서 일제히 한 방향으로 이동하는 것이 보입니다.
 
이제 복도에서 좀비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아요.
 
새벽의 캐비넛 안은 춥고 어둡습니다.
 
유여화:야!!!! 돌아와!!!! (소용없을 걸 알면서도 캐비넛을 쾅 치며 소리친다)
 
당신을 비웃듯이 침묵이 대답합니다.
 
카제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저 멀리서 발소리가 들리고,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캐비넛의 문이 열리며,
 
당신 앞에는 온 몸이 피투성이가 된 카제가 서있습니다.
 
코와 입에서 피를 흘리며 당신을 바라보는 카제를 마주하자,
 
당신의 머리에 이스트베일의 그 서재에서 보았던 문장이 스쳐지나갑니다.
 
유여화:(아니 미친 살아있어??)
 
[좀비는 감염자를 건드리지 않는다.]
 
[이성] 판정합니다.
 
유여화:
SAN Roll
기준치: 58/29/11
굴림: 68
판정결과: 실패
.........
 
이성 -1
 
아,
 
이제 갑자기 이상하게 굴던 카제의 그 모든 행동이 이해되었습니다.
 
당신의 눈 앞에 있는 카제는, 감염자입니다.
 
도대체 언제부터일까요?
 
카제는,
 
이제 곧 좀비로 변해버리는 것일까요?
 
유여화:너, 그, 머시기, 하.......... (코와 입에서 피를 흘리는 카제를 보며 "그 메모"의 순서를 떠올려본다. 피를 흘린다는 것은, 곧이라는 거겠지.)
.... 언제냐?
 
사카노 카제:....글쎄.... 물린 게 언제를 묻는 건가? (아무렇지도 않게 입가와 코피를 한 손으로 닦아내고 쓰러진 쥬드를 보다 그의 짐을 뒤지기 시작한다.)
 
카제는 말없이 죽은 쥬드의 짐을 뒤져 식량과 약 등을 챙깁니다.
 
이젠 시체의 짐을 뒤지는것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잖아요?
 
그게 설령 자신이 죽여버린 생존자라고 하더라도 말이에요.
 
인간성을 잃어가는 카제가 낮설게만 느껴지는건
 
비단 그가 감염자라서, 라는 이유만은 아닐지도 모르겠네요.
 
유여화:당연히.. 그걸 물은 거기는 한데... 쥬드 씨는 왜 죽였어??? 대체 그가 뭘 했는데?
너 진짜.... 네가 아닌 것 같아. 좀.... 무서워.
 
사카노 카제:이 내가 무섭다고... (질문에 이렇게나 대답을 해주고 싶은 것도 처음이었다. 그의 입은 무거웠음으로. 남은 식량을 챙겨 가방에 넣고 널 바라보며 네 질문에 다른 질문으로 대답했다.) 나를 죽이고 싶나?
아니면 떠나고 싶어?
 
유여화:..... 네가 나를 죽이고 싶지는 않고? 아니, 근데 쥬드 씨는 왜 죽였냐니까?? (떠나고 싶냐는 당신의 물음은 살포시 무시한다)
 
사카노 카제:내 머리는 지금 딱히 그대를 죽이라고 명령을 내리지는 않고 있네만. (슬슬 동이 트려는 하늘을 바라보고) 가면서 이야기 해주겠네. 아쉽지만, 지체할 시간이 없네.
 
유여화:아니, 명령이라니, 무슨 지배를 당하고 있는 것처럼... (하지만 시간이 없다는 당신의 말에 슬프지만 동의하기에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 짐을 챙긴다)
 
사카노 카제:원래 인간의 몸을 지배하는 것은 뇌가 아니던가? (대수롭지 않게 말하고 짐을 챙겨 교실을 벗어났다.) 좀비를 따돌리긴 했지만 무슨 일이 있을지도 모르니, 조심하게나.
 
유여화:............. 그래, 알겠어. (너도 조심해, 라고 습관적으로 말하려다 만다. 너는 조심할 필요가 없지.)
 
6월 12일 6am
 
학교를 빠져나오자 동이 트고 주위가 환해지고,
 
쭉 이어지던 아스팔트 도로 대신 초원에 난 흙길이 보입니다.
 
원래 도로였을 길위에 자동차로 지나간 듯 풀들이 눌린 흔적이 있습니다.
 
…정말로 캘버리에 가까워 진 것 같아요.
 
길을 걸으며 한참을 말이 없던 카제는 마침내 입을 엽니다.
 
사카노 카제:...잠에서 깨어났을 때 그가 우리의 가방을 뒤지고 있었네.
 
유여화:아... 그렇군. 역시 믿을만한 인물이 아니였나보네.
 
사카노 카제:저지하려고 했더니 내가 감염자라는 걸 그대에게 말한다고 하더군. (내려다보곤) 이제 이해가 가나?
 
카제는 당신에게 그저 기다려달라고만 말하면서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아요.
 
오늘 일이 아니었다면 당신에게 감염자라는 것을 끝까지 밝히지 않았겠죠.
 
유여화:..... 아, 그래. 협박했다는 거구나.
나한테 영원히 감염되었다는 걸 말하지 않고 혼자 사라질 속셈이였나봐?
그러면 나는 영문을 모른 채 너를 찾아 헤매다 또 널 욕하다 혼자 캘버리에 도착하든 나도 좀비에게 물려서 디엔드가 나든 그렇고?
 
사카노 카제:그럼 같이 사라질 생각이라도 있나? (무슨 당연한 걸 묻는 듯한 투다) 다 말하지 못한 건 미안하네. (잠시 생각하고는) 내가 왜 글을 쓰냐 물었지. 난 그걸 완성하기 전까지 그대에게 그 어떤 것도 말해줄 수 없다네.
 
...당신은 문득 쥬드가 당신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이 생각났습니다.
 
저 말은 어디까지 진실일까요,
 
당신은 아직도 카제를 믿을 수 있나요?
 
유여화:..... 너, 네가 죽인 그 쥬드 씨가 너 정신잃고 쓰러져서 내가 쩔쩔맬 때, 날 도와서 널 안전한 그 학교로 옮긴 거 알어? (카제를 보지 않고 똑바로 앞의 길만을 보며 계속 말을 잇는다) 너 정신 차릴 수 있게 약 구하러 갈 때도 함께 갔어. 나 혼자 나갔다면 나 죽었을 지도 몰라. 뭐, 아닐 수도 있고. 내가 워낙 잘 써니까. (피식, 혼자 실없는 웃음을 짓고 잠시 말을 멈춘다.) ... 그래서 난 쥬드 씨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 너 쓰러졌을 때, 내가 도와달라고 부탁할 때, 그냥 모른 척 뿌리치고 제 갈 길 갔을 수도 있으니까. 아니면 그 때 우리 짐을 다 뺏고 도망갔을 수도 있지. 내가 너 신경쓴다고 정신이 없었으니까. 그런데 그런 사람도 나 잘 때 우리 짐을 뒤졌다고 네가 말했어. 짐 빼앗아서 혼자 튈 생각이었겠지? 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골골대던 네가 일어난 거고. 그래서 싸우다 뭐.... (쐈다, 죽였다, 라는 말은 하지 않고 짧게 침묵한다) ... 어쨌든. 우리 함께 다닌 지 그리 짧은 시간은 아니였잖아. 어제 쥬드 씨가 물었어. 내가 너를 믿냐고, 정확히는 아직도 너를 믿을 수 있냐고. 그 때 난 그렇다고 답했어. 오랫동안 옆에서 지켜봤으니까. 그런데 이젠 잘 모르겠네. 네딴엔 나를 위해서인지 뭔지 모르겠는데...... (잠시 말을 끊고, 고민하다 결국 말을 내뱉는다.) 너나 쥬드 씨나 별반 다를 게 없는 것 같기도 해.
(상처 받았으려나? 차마 네 얼굴을, 표정을, 마음을 보지 못하겠다. 꿋꿋하게 앞만 바라보고 계속 걸어간다.)
그러니까, 지금 글을 다 완성하지 못했다는 핑계로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고 있잖아. 이 사태까지 왔는데도. 그러니까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내가 알던, 내가 믿던 사카노 카제가 맞는지, 네 말대로 정말 뇌가 널 다른 방향으로 이끌고 있는 듯한... 뭐 그런 느낌인데.... 하아, 나도 내가 뭐라는지 모르겠다. (머리를 벅벅 긁고는 중얼거린다. 충격이 가시지 않아서일까? 생각이 복잡하고, 말도 잘 정리되지 않는다.)
 
사카노 카제:어렴풋이 알고 있었네. (쓰러진 중에도 희미하게 정신줄을 붙잡고 있긴 했으니. 더군다나, 제 큰 몸집을 너 혼자 옮기긴 어려울 것도 짐작했었다.) 내가 쓰러져 있는 동안 그와 정이라도 쌓았나? (제가 말수가 적으니, 첫인상부터 말이 많아보이던 그가 어쩌면 그 짧은 시간동안 너와 내가 이때까지 나누었던 말보다 더 많은 대화를 나누었을 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다. 그도 당연할 것이, 네가 들려주는 그 모든 것을 다 침묵 속에서 경청한 난 후에도 네게 돌아온 대답은 짧았으니까.) 사람의 속은 지내온 인생동안 쌓은 벽이 가득해 미궁 같아 가름하기 어려워. 늘 그랬지. (들려오는 목소리는 예전과 다름이 없었다. 수십년의 세월을 보낸 주름진 나무 와도 같이.) 그렇다면 내가 그를 쏘았듯 그대가 나를 쏠 수도 있단 말이겠군.
 
유여화:... 정.... 이랄 것 까지는.... 겨우 하루이틀 정도밖에 안 되었으니까. 나 그렇게 쉽게 정주는 사람 아니거든? (묵묵히 네 말을 듣다 한숨을 쉰다) 사람의 속은 가름하기 어렵다니, 부인할 수는 없지만 유독 너는 더 심한 것 같다? (마지막 당신의 말에 황당한 듯, 학교에서 벗어나 걸으며 처음으로 당신의 얼굴을 보고 말한다) 미쳤어?? 난 못 쏴. 난 못한다고. ...... 하하, 이래서 혹시 숨긴 거야? 그래, 숨길만하다. 다 까발려져도 답이 안 나오네.
 
사카노 카제:맞는 것 같은데…. (중얼거리고) 그걸 이제 알았나? (꽤 오랜만에 제대로 마주한 것 같은 표정에 들어나는 감정이라곤 그저 조금 피곤함, 그것 밖에 없었다. 부정적인, 긍정적인 감정이라고는 하나도 들어나진 얼굴로 네게 대답했다.) 그건 아닐세. 내가 말수가 없는 건 사실이지만, 일부러 거짓말까지 하며 숨기려던 건 아니었어.
 
유여화:아니거든?! 나 지금 쥬드 씨의 죽음에 눈물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있거든?!?! (충격을 받아서 눈물조차 나오지 않는다는 게 가깝겠지만) 그럼, 뭔데? 대체 왜 "글"을 완성하기 전에는 말해줄 수 없다는 거야? 이해가 안 가네. (다시 당신을 홱 돌아보며) 걸어가면서 써봐, 그 글이라는 거.
 
사카노 카제:아까는 그를 꽤 두둔하는 것 같더만. (너라면 충격 때문이던 정 때문이던 눈물을 가득 쏟아낼 줄 알았다.) 그러고는 싶네만... 걸어가면서 까지 쓰기에는 내 기력이 남아돌지 않네. 더군다나... 무엇이 튀어나올지도 모르지 않는가.
 
유여화:뭐, 그렇지만..... ...... 그냥 지금 말해주면 안 되나? 나중이나 지금이나 똑같을 것 같은데. 아니면 날 설득해봐.
 
사카노 카제:그대의 말대로 나중에 말해도 똑같을 것이네. 지금 말해달라는 것은 조급함 때문인가? 아니면 그 다른?
 
유여화:..... 영원히 알지 못하게 될까봐? (예를 들어 네가 몇 분 뒤에 좀비가 된다던가, 라는 말은 차마 하지 못했다)
 
사카노 카제:그건 아닐테니 걱정말게. 때가 되면 알려주겠네. 아주 늦지 않은 시기에. 왜, 이야기들이 전해지지 않고 속에만 쌓아두면 도깨비가 된다는 말을 들어보지 않았나? (사실 이미 속에 도깨비 여러마리 쌓아둔 것 같긴 했지만,) 이미 좀비들로 우글거리는 세상 속에 도깨비 마저 풀어놓을 수 없지 않겠나. (답지 않게 농담을 내던졌다.)
 
유여화:..... 원래 사카노 카제의 몸은 도깨비 농장 아니였나? 원체 말이 없어서야. (가볍게 웃으며 농담을 받아친다. 분위기가 아주 조금이라도 풀어지는 것 같다!)
 
사카노 카제:그 도깨비들이 탈출하지 않도록 노력해보겠네. (따라 조용히 웃음을 내뱉는다.)
 
각자 다른 생각과 불안감을 품고, 당신과 카제는 계속해서 걸었습니다.
 
한참을 걸어 정오가 될 때 쯤,
 
저 멀리 언덕 위로 십자가가 보여요.
 
언덕을 오르니 작고 오래되어 보이는 교회가 나옵니다.
 
아까 본 십자가는 교회 지붕에 달린 것이었나 봅니다.
 
가까이 가 보니 좀비들을 막기 위해 창문에 나무 판자를 덧댄 흔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꽤나 오래 전의 것인지 먼지가 끼어 있어요.
 
카제는 지도를 들여다보더니 당신에게 말합니다.
 
사카노 카제:곧 캘버리가 나오네. 잠깐 이곳에서 쉬다 해가 지면 이동하도록 합세.
 
유여화:그래...~ (아마 여기서 글을 쓰겠지. 그러면 곧 무슨 일인지 알게 될 거야. 아까는 조르듯이 재촉했지만, 막상 진실을 알게 될 거라고 생각하니 무서워졌다.) 글, 여기서 쓸 거지?
 
사카노 카제:그래, 어서 끝내야 그대에게도 알려줄 수 있지 않겠나.
 
유여화:어어, 그건 그렇지... 그래. 그러면 나는.... 그동안 쉬고 있을 수밖에 없겠네. (무력하다... 이런 기분 언짢아.)
 
사카노 카제:아니면 혼자 교회 안을 둘러보지 않겠나? (조심스래 교회의 정문을 열고,) 창문으로 막아두어 밖에서 들어왔을 것 같지는 않네.
 
교회의 정문을 열자,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예배당 끝에 걸린 십자가입니다.
 
인기척이 하나 없는 예배당 안은 고요합니다.
 
유여화:그래.... (십자가를 멍하게 바라보다 천천히 예배당도 둘러본다.) 내가 종교는 없지만... 왠지 좀비 하나 없이 조용하고 잔잔하게 십자가를 보고 있을 수 있다니, 하하. (구경하던 눈은 당신에게로 향한다) 교회 안에서 머물 거지?
 
사카노 카제:지금은. (그리고 예배당 앞에 짐을 풀고 책과 펜을 꺼내 들었다. 그러다 문득 기시감이 느껴져 물었다.) ...혹시 쥬드가 내 글을 읽었나?
 
유여화:..... 글쎄? 기억이 안 나는데....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봐도 정말 기억이 나지 않았다.) 우리 짐 뒤졌다면서, 그러면 읽지 않았을까?
 
사카노 카제:누군가가 건드린 흔적이 있네. (뜻을 모른다면 상관이 없겠지만. 문현듯 떠오르는 생각이 하나 있었지만 굳이 입밖으로 꺼내진 않았다.)
 
유여화:그래? 나는 안 봤어. 좀비가 건드렸을 리는 없으니 쥬드 씨가 봤었겠네. (별 생각없이 말한다) 그정도로 완성되기 전엔 누구도 읽어선 안 되는 극비문서야?
 
사카노 카제:(시선이 가늘어졌다. 그런다 한들 제가 미리 그를 죽였을 리도 없었으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했다.) 지금까지 문제 없는 거 보니 괜찮은 거겠지. (그리고 자리 잡고 글을 써내려간다.)
 
당신은 카제를 방해하지 않기로 하고 예배당 안을 돌아봅니다.
 
예배당의 정면에는 [단상]이 있고,
 
위에달린 [십자가]를 중심으로 양 옆에는 [피아노]와 [계단]이 보입니다.
 
유여화:(피아노를 살짝 뚱땅거려본다... 이정도로는 좀비가 처들어오지 않겠지)
 
그랜드 피아노의 뚜껑을 열어 건반을 두드리면,
 
오래된 것을 증명하듯 건반이 느릿하게 움직이고,
 
녹슨 피아노 소리가 울립니다.
 
피아노 위엔 사람들이 사용했을 찬미가와 달력이 놓여있습니다.
 
날짜마다 엑스표가 쳐진 달력은 지금으로부터 일년 전의 것입니다.
 
달력을 넘기자 달마다 교회의 중요 행사들이 적혀있습니다.
 
하지만 좀비사태가 터진 이후부턴 각 날짜칸마다는 엑스표시가 쳐져 있는게,
 
마치 이 교회안에서 생존한 일수를 센 것 같습니다.
 
엑스 표시가 끊긴 날짜는 xx월 xx일,
 
좀비사태가 일어나고 대략 한달 후 입니다.
 
이 칸은 엑스 표시 대신 동그라미가 쳐져 있네요.
 
유여화:(왜 동그라미지.... 카제에게 보여주려다 방해하지 않기로 했으니, 다시 조용히 혼자만 생각한다) 동그라미는 좋은 의미 아닌가? 으음, 안전지대로 갔나...
(시선을 돌려 십자가를 바라본다)
 
알 수 없는 기분을 뒤로하고 예배당 중앙에 걸린 십자가를 바라봅니다.
 
높고 까마득해요.
 
십자가에 손을 대어보니 어라,
 
뭔가 절그럭 거리는 소리가 납니다.
 
유여화:엥? (소리의 근원을 찾는다)
 
십자가의 뒷면에 손을 넣어보니 차갑고 울퉁불퉁한 감촉들이 느껴지는게…
 
열쇠묶음 입니다.
 
교회의 열쇠들을 여기에 두었나 보네요.
 
유여화:십자가는 교회에서 중요한 물건 아냐? 그런데다 열쇠를 둬도 되나... (하지만 열쇠묶음을 챙겨 짤랑짤랑, 들고 놀며 단상 바닥을 보며 느리게 걷는다)
 
나무로 된 단상은 가슴께까지 오는 높이입니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 먼지가 쌓인 단상 위에는 성경이 놓여있습니다.
 
먼지를 걷어내고 성경을 들어올리자 사이에 펜이 끼워져있습니다.
 
펜을 따라 성경을 펼치자,
 
마지막으로 예배를 드렸을 때 사용했을 구절에 밑줄이 쳐져 있습니다.
 
성경
 
여호와여 나를 버리지 마소서
 
나의 하나님이여 나를 멀리하지 마소서
 
속히 나를 도우소서
 
주 나의 구원이시여
 
-시편 38장 22절
 
당신은 이 문장으로 이 교회에서 마지막으로 드린 예배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세상의 멸망이 도래했으니 구원을 바라는건 어찌 보면 당연할지도 모르겠네요.
 
유여화:(아 단상을 잘못 이해했다 단상 위를 걸었다니 미쳣나봐) 흠흠.... 하지만 이런 재앙을 냅둔 것도... (긁적, 열쇠를 짤랑이며 계단으로 가본다)
 
좁은 나선계단입니다.
 
위층의 다락방으로 향하나 봅니다.
 
계단이 시작되는 곳에는 [기도실]이라는 팻말이 있습니다.
 
유여화:(안전하면 저기에나 틀어박혀 있을까... 기도실로 올라간다)
 
계단을 올라가자 문 하나가 있고,
 
그 문엔 기도실 이라 적힌 팻말이 걸려 있습니다.
 
그런데 문이 안에서 잠긴 건지, 잘 열리지 않습니다.
 
열쇠가 있어야 할것 같아요.
 
유여화:이걸로 열 수 있지~ (열쇠 짜잔)
 
당신은 아까 얻은 열쇠들을 하나하나 끼워 맞춰보았습니다.
 
몇번의 시도 끝에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엄청난 악취가 느껴집니다.
 
당신은 이 악취가 슬프게도 익숙합니다.
 
지독하게도 맡아온, 시체가 썩는 냄새입니다.
 
이성 확인합니다.
 
유여화:
SAN Roll
기준치: 57/28/11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변동 없습니다.
 
당신은 눈살을 찌푸리고 소매로 입을 틀어막은 후 어둑한 기도실 안을 돌아보았습니다.
 
좁은 기도실 안을 열명 정도 되는 사람들,
 
아니, 이제는 썩어 백골이 되어가는.
 
시체들이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시체들의 정 중앙에는 그들이 마지막으로 피워낸 향로가 보입니다.
 
아마도 이 사람들은 교회에서 삶을 이어가다,
 
마지막 예배를 드리고 이곳에서 단체로 생을 마감했나 봅니다.
 
자신들이 믿는 신에게 구원을 바라면서 말이에요.
 
그들의 마지막 기도대로,
 
그들의 영혼은 구원받았을까요?
 
유여화:아... 그 동그라미가 단체자살한 날인가...
......... 쩝, 그렇다고 죽을 필요까진....
(짧게나마 묵념을 하고 기도실을 빠져나온다)
 
당신은 카제에게 돌아왔습니다.
 
몸을 웅크리고 미친듯이 노트에 무언갈 적어내려가는,
 
이젠 익숙한 그 뒷모습이에요.
 
유여화:(그래.. 열심히 적어라....) (익숙하고 슬픈 그 모습을 빤히 바라보다 바닥에 드러눕는다)
 
한참을 제 일에 열중하던 카제는 자리에서 일어나,
 
당신을 향해 다가섭니다.
 
그의 얼굴에 평온한 미소가 지어져있습니다.
 
사카노 카제:완성했네, 유여화. 드디어 완성했어.
 
유여화:어어 그래 (뭔가 되게 대작을 완성한 소설가같이 말하네~라고 생각한다)
(몸을 일으키고) 고생했어. 그럼 이제 읽어봐도 돼?
 
사카노 카제:(네 앞에 앉고는 노트를 건네준다.)
 
노트 안은, 예전에 보았던 것과 마찬가지로 글들이 빼곡히 적혀있습니다.
 
유여화:(긴장된 표정으로 노트를 읽어내려가기 시작한다..)
 
대부분이 화학 공식인 것 같습니다만...
 
여전히 무슨 내용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여러 언어로 적힌 글 들 중에.
 
'치료제'라는 말이 유독 많이 보입니다.
 
유여화:(아.. 화학공식하니 생각난다... 내가 읽었었네..ㅋㅋ...)
치료제? 이거 뭐야? 치료제를 만드는 방법인가?
 
사카노 카제:그래. 정확한 건 연구자들이 밝혀주겠지만.
 
유여화:어어 진짜야??????? (농담식으로 내뱉은 말이었는데, 깜짝 놀란다)
 
사카노 카제:우리가 함께 지나온 곳들 중 연구실이 있지 않았나. 그 곳을 지나온 후, 꿈을 꾸었다네. 지나치게 현실적인 꿈을. 남자가 나와 거래를 하자고 했어. 치료제 만드는 법을 알려주겠다고 했네.
 
유여화:어... 그래... (꿈이라는 소리를 듣자, 당신이 그저 망상을 하고 있는 거란 생각을 한 채로 계속 당신의 말을 듣는다)
 
사카노 카제:믿지 않는 듯한 반응이군. (대수롭지 않게 말을 이어간다.) 그래서 계속 머릿속에서 그가 알려주는 것을 써내려갔어. 이 노트에. 완성되기 전까지 아무에게도 발설하지 않는 것이 조건 중에 하나라 그대에게 말을 하지 못했네. 미안하네.
 
유여화:... 꿈이라고 하니까. 아무리 현실적이라고는 해도..... ...나도 미안. (믿지 못해서ㅡ라고는 굳이 말하지 않았다) 어쨌든, 그럼 이걸 완성했으니 캘버리에 들고 가서 증명해보면 되겠네. 카제, 너도 치료하면 되고, 그렇지? (밝게 웃어보인다. 그래, 이렇게 해결방법을 찾은 거야. 네가 한 말이 사실이라면)
 
사카노 카제:그들이 감염된 이를 받아주겠나? 모든 사람들은 그대와 같지 않아. (노트를 돌려받아 가방속에 고이 넣으며) 총구를 겨누는 것은 쉽지. 방아쇠를 당기는 것은 더욱 쉬울테고.
 
유여화:하지만 우리가 치료제 만드는 법을 가지고 있잖아? 거래를 하면 되지.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는 걸까? 하지만 진심으로 하는 말이다)
 
사카노 카제:(그게 얼마나 소용이 있을지는 확신할 수가 없었다. 대답을 물렸다.) 원래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24시간이 지난 후 좀비로 변한다고 했지만, 그가 치료제의 공식을 완성하기 위해서 100시간으로 늘려주었어. (손목시계를 보고) 이제 16시간이 남았네.
 
유여화:(사실 꿈에서라고 했으니 믿기지 않지만... 사기라도 거래만 하면 장땡이지 않나?) ? 어? (아니, 100시간으로 늘어났다면 그 꿈이 진짜라는 증거 아닌가? 비현실적이기는 해도 좀비도 현실적이진 않으니.) 아니, 그러면 빨리 가야지!!! 빨리 안전지대로 가자고.
 
사카노 카제:(잠깐 고민하다) 아쉽지만... 내 몸이 이꼴이라 지금 나간다면 또 쓰러질 것 같네. 조금 쉬었다 가겠나? 해가 지면 출발할 수 있도록. 캘버리까지는 하룻밤만 걸어가면 될 걸세.
 
이미 각오했던 일이라서 일까요, 당신을 바라보는 카제의 표정은 평온합니다.
 
유여화:그럼 아슬아슬할 것 같지만.... 어쩔 수 없지.. 그래...
 
힘들 만도 하지요.
 
바이러스에 감염된 채로 그 ‘치료제’를 적어내리느라 카제는 몇날 며칠을 밤을 샜으니까요.
 
말을 마친 카제는 예배당 중앙에 옷가지 몇개를 펴고 그 위에 쓰러지듯 눕습니다.
 
유여화:대신 사라지지는 말어? 어디로 가지는 말란 말이야.
 
사카노 카제:갈 힘도 없네. (눈을 감은체로 대답한다) 잘 자게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밤인사를 건네고 잠을 청한다.)
 
유여화:그래, 잘 자고 힘내서 가자. (힘내서 가자는 말을 힘줘서 말한다. 꼭, 자신과 안전지대로 가야만 한다는 듯이)
 
카제는 눈을 감고 기절하듯 잠에 빠졌습니다.
 
예배당 안은 고요하고,
 
공기중에 부유하는 먼지들이 빛을 받아 반짝입니다.
 
창틈사이로 비치는 오후의 나른한 햇빛에 의해 십자가의 그림자가 예배당에 길게 깔리면서,
 
십자가의 음영은 공교롭게도 잠든 카제를 가로지르네요.
 
잘 자라는 당신의 인사 때문일까요,
 
아니면 마침내 노트를 완성해서 일까요.
 
곤히 잠든 카제의 모습은 그 어느때보다도 평온해보입니다.
 
당신과 카제가 함께 할수 있는 남은 시간은 앞으로 16시간.
 
내일 당신이 잠에 들땐 카제가 없이 혼자 잠들어야 하겠죠.
 
당신은 언제나처럼 잠든 카제의 옆에 누웠습니다.
 
……
 
언제 잠이 든걸까요. 눈을 떴을때 가장 먼저 보이는건 당신을 내려다보는 카제입니다.
 
사카노 카제:잘 잤는가?
 
해가 지는 시간인지 아직 잠이 덜 깨 흐릿한 시야에 보이는 주변은 온통 붉은 빛으로 일렁입니다.
 
사카노 카제:이제 진짜 마지막이라네. 출발합세.
 
유여화:나름? (깨어있는 당신을 보고 안심한 목소리로 말한다) 그래, 얼른 가자고. 가서 거래를 하자.
 
당신과 카제는 끼니를 해결하고, 함께 걷는 마지막 여정을 떠났습니다.
 
밤이 되고, 별이 하나둘씩 떠오릅니다.
 
자동차나 건물의 불빛도, 공장의 매연도 없는 밤하늘은 맑고 선명합니다.
 
문득 걸음을 멈추고 올려다 보면 쏟아질 듯한 별들로 가득한 밤하늘은 매우 아름다워요.
 
안전지대가 정말로 가까워졌는지,
 
이따금 지나치는 표지판들은 캘버리 교도소로 향하는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둘은 언제나처럼 한참을 걸었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요.
 
손목시계를 들여다 본 카제는 당신의 옷깃을 당기며, 지평선 너머로 손짓합니다.
 
6월 13일 6am
 
고개를 들자 저 멀리 지평선 너머에선 서서히 어둠이 걷히고 있고,
 
그 반대편으로는 캘버리 교도소, 당신들의 목적지인 안전지대가 보입니다.
 
이 긴긴 여정의 끝이 보여요.
 
작게만 보이던 캘버리는 이제 꽤나 시야에 가까워졌습니다.
 
유여화:하 드디어
 
사카노 카제:(손목시계를 확인하고) 한 시간 정도 남았군. 시간에 맞게 도착해서 다행이네.
 
유여화:보여? (카제를 돌아보며) 드디어 다 왔다고! 빨리 가자, 거래해야지. (계속 거래 이야기만을 반복한다. 불안해서인지, 죄책감인지, 알 수 없는 부정적 감정이 든다)
 
사카노 카제:(한발짝 뒤에서 네 뒤로 해가 뜨려는 하늘을 바라본다.) 잠깐, 숨을 돌리지 않겠나? 주위를 둘러보고. 고지가 코앞이니, 조금 천천히 가도 되지 않겠나. (마지막 100시간 내내 마음 한 켠에 남아있던 네 말을 너에게 다시 돌려주었다.)
 
유여화:시간 없다면서?? 갑자기 왜 이래? 빨리 가야할 때 천천히 가자고 하고. 안전지대 도착하면 숨 돌려. (굳은 얼굴로 눈은 오직 교도소만을 향하고 있다)
 
사카노 카제:그들이 나를 들여보내주지 않는다면? 그래서 그대도 들여보내주지 않는다면? 이 노트가 그들에게 전해지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도 없다네.
 
유여화:그러니까 거래하는 거지. 뭐, 교도소니 너 하나 가둘 공간쯤이야 넘쳐나지 않겠어?
 
사카노 카제:그대는 기억하지 못하는가 보군. 생존자는 아직 좀비가 되지 않은 ‘감염자’를 보실 경우 속히 처단하라. 연합정부 소속 안전지대에서 그리 말했지. 지금가면 거래를 하기도 전에 사살 당할 것이 뻔하네.
 
유여화:......그건 잊고 있었네. (그 말을 들으니 할 말이 없다.) .... 하아...... (하늘을 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 그래서, 나만 그 종이를 들고 교도소로 들어가?
 
사카노 카제:그래, 그래야 할 걸세. 난 그대가 바라던 대로 조금 천천히 시간을 보낼테니. (너를 따라 하늘을 바라보고는) 함께 하겠나? 그날처럼 달이 밝지는 않지만, 이곳도 나름 운치가 있지 않는가?
 
유여화:그래... (더이상 어떠한 말도 할 수 없는 기분이다. 시간은 계속 흐르고, 좀비화는 멈출 수 없는 사실이니.) ... 근데, 치료제 적는 거엔 왜 그렇게 열을 냈어? 어차피 감염이 되었다면, 나몰라라 할 수도 있잖아. (하늘을 보던 고개를 살짝 돌려 당신을 바라보고) 그 거래, 왜 했어?
 
사카노 카제:(거래 때문에 감염됐다는 말은 구태여 하지 않았다.) 그대라면 그렇게 하지 않겠나? 한번의 선택으로 인류를 구할 수 있다는데. (딱히 인류애가 넘쳐서 한 행동은 아니었지만.)
 
유여화:나? 아닐 것 같은데. (딱히 세상을 위해 희생하는 타입은 아니다.) 근데 그건 너도 마찬가지지 않아? 오히려 나보다 더할 것 같은데. 여전히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모르겠다...
 
사카노 카제:의외로군. 그렇게 세상의 모든 찰나를 아끼는 것 같은 그대가? (문득 하늘 위 두둥실 떠다니는 구름을 바라본다. 그러면 바람의 호선을 두 눈으로 쫓을 수 있었다.) 이야기는 도깨비가 되어선 안돼. 그러니 바람과도 같이 흘러가게 냅두어야하네.
 
유여화:(무슨 말인가...) 그 말은 치료제는 반드시 알려져서 세상을 구해야 한다는 뜻인가? (게슴츠레 하늘을 바라보다 눈을 감는다) 그래... 이런 미친 세상도 끝날 때가 되었지.
근데, 그런 세상을 위해 희생되는 사람이 내 주변사람이면 안 돼. 난 못 견뎌. 난 평생 죄책감에, 너와 함께 여기로 오던 그 시간들에 그림자를 물려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머무르기만 할 거야.
 
사카노 카제:해석하는 건 독자의 마음이네. (늘 그러하듯, 네가 이해하지 못할 이야깃거리만 잔뜩 늘어놓았다.) 어떤 죄책감? 그대는 폭풍에 흔들린 나뭇가지에게 감히 흔들렸다고 죄를 묻나?
 
유여화:널 버리고 나만 살아났다는 죄책감? 따지고보면 우린 전우잖아. 하하. (당신의 말을 듣고 조용히, 차분하게 말한다) 그 흔들린 나뭇가지가 고이 품었어야 할 둥지를 떨어뜨렸다면야. 죄를 물을 수도 있지 않겠어?
 
사카노 카제:나라면 묻지 않겠네. 그 아무것도. 애초에 떨어진 둥지는 나뭇가지의 잘못이 아니며, 그대가 말한대로 우리가 전우라면 이 이야깃속에 둥지는 없다네. 돌풍에 휘둘리는 비탈길의 앙상한 나뭇가지들만 존재하지.
 
유여화:그래... 그렇겠지. 근데 어쩌나, 나는 물을 것 같아, 나 자신에게. 왜 흔들렸을까, 왜 그 가지를 더 단단히 붙잡지 못했을까, 왜 돌풍에 꺾여 무심히 떨어지는 그 가지를, 땅에서 그저 썩어가는 그것을 바라보고만 있었는가. (차분히 말을 잇던 목소리는 시간이 흐를수록 미세한 떨림을 가지고 있다) 나는... 원래 그래. 내 성격이 그래. 이럴 줄 몰랐다면, 날 잘못 안 거야. 그럴 만도 하지. 같이 있던 시간이 그리 길지는 않았으니? 짧다고도 못 하지만.
이런 말을 하면 내가 오히려 죄책감을 안기는 꼴이 되나? 미안해. (후우, 크게 한숨을 내쉰다)
 
사카노 카제:이해하네. 기만일 수도 있겠지만. (결코 짧지 않았던 시간 속에 이 험난한 여정을 함께 하였으니, 네가 그런 성격인 것을 모를리가 없었다. 더군다나, 아무리 둔한 사람의 눈으로 바라보더라도 너는 네 감정이 표정 아래로 투명하게 보였다.) 그대라면 나뭇가지가 아니라, 계절을 맞아 떨어지는 단풍잎을 보고도 마음을 쓸 것 같았다네. 그러니, 숨을 돌릴 수 있는 거겠지. 변해가는 세상을 보며 다시 돌아올 것들을 기대하며, 죽어가는 것들에 대한 가치를 찾을 수 있는 것 아니겠나. 그게 그대의 가장 큰 장점이자 매력이라 생각하네. 앞으로 살아가는데 있어 큰 자산이 될 거야. (한숨이 일광에 흐트러지는 모습을 잠깐 바라보다) 이렇게 고심하는 것을 보아하니 차라리 매몰차게 말을 끊어내고 그때 헤어지는 게 나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군. 바람은 사람들의 이야깃거리를 늘 들고오지. 그래서 바람吹이라고도 부르는 걸지도 모르겠네. 그러니 오늘 내가 그대에게 전해준 이야기들은 바람이 싣고 온 도깨비라네. 부디 그 귀신들이 그대를 오랫동안 괴롭히지 않길 바라네. 지나가는 바람일 뿐이니까. (바람을 닮은 이야기꾼은 그의 삶을 차지한 타인의 이야기만큼, 삶에 주체성이 없었다.)
 
유여화:다시 돌아올 것을 기대한다니.... 새로운 인연이야 있겠지만, 그게 네가 돌아오는 건 아니잖아. 누구든 누군가를 대체할 수는 없어. 그래, 인연에는 헤어짐이 반드시 있으며, 헤어짐 뒤엔 새로운 인연이 온다고들 하지. 근데 너랑의 끝이 이럴 줄은 몰랐네. 안전지대까지 잘 왔다고, 잘 살겠다고 생각했는데... (얼굴을 손에 푹 묻고 세수하듯 씻어내린다) 곧 죽는다는, 그런 너를 어떻게 할 수도 없이 그저 무력하게 보고만 있으려니 참 미치겠네. 바람, 그래. 지나가는 바람일 수도 있겠지. 하지만 찰나의 순간이, 경험이, 삶을 바꿀 수도 있는 거 알지? 그래, 지나가는 바람.... 하지만 그 바람을 맞던 순간, 살갗의 느낌, 청량한 느낌은 영원하겠지. 종종 생각이 날 거야. (똑바로 당신을 올려다본다. 눈에는 체념과 슬픔이 어우러진, 복잡한 기분이 느껴진다) 무슨 말인지 알겠어? 문득 생각이 나고, 그리울 거라고.
그리고..... (희미한 웃음을 보이며) 잘 가라고. 고생 많았다고.
 
저 먼 초원의 지평선 너머로 밤의 장막이 서서히 걷히며 해가 뜨고,
 
주변이 차츰 따듯한 빛으로 물들어갑니다.
 
이 순간이 영원하다면 바랄 것이 없겠어요.
 
하지만 시간은 야속하게도 흐르고,
 
동이 튼 주변이 환합니다.
 
유여화:... 이제 몇 분 남았어?
 
사카노 카제:특별한 찰나들을 만들어주어서 고맙네. 그대 덕분에 이곳까지 올 수 있었으며, 덕분에 이 귀한 광경을 좀더 뜻깊은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지 않았는가. (네 질문에는 가방에서 노트를 꺼내 건네주는 것으로 대신했다.) 그대의 말대로 어제의 태양으로 오늘의 일출을 대체할 수 없는 것과 같이, 번복되는 찰나를 소중히 하다보면 남는 것이 훨씬 더 많겠지. 그러니 그리워해. 그리워 하다보면 잊혀질 감정들은 잊혀지고, 남을 감정들은 남지 않겠나. 다만 그리움을 죄책감으로 착각하지는 말게나. (그의 미소는 변함이 없었다.) 고맙네. 그대도 고생이 참 많았어. 잘 가게.
 
유여화:내가.. 뭘 했다고 고생이 많아... (노트를 받아들고 차마 얼굴을 들지 못한다) .... 정말 치료제의 득을 볼 생각은 없어? 아니, 내가 치료제에 대해선 하나도 모르지만, 너 좀비되어도 어딘가에 숨겨뒀다가 치료할 수는 없을까? 하하... 정말 이대로 갈 생각이야? 내가 잘 가라고는 했지만, 그래도 다시 생각해봐.
 
사카노 카제:(딱히 득을 보고 싶다는 생각은 안했지만 그저 어깨를 으쓱였다.) 뭐, 그대라면 뭘 못하겠나. 치료제가 나오기 전에 내가 괴물이 되어 이미 그대와 같은 사람들을 물어 뜯었을 지도 모르지만. 그것도 괜찮다면 시간이 흐른 후 횡폐한 무질서의 땅에서 나를 찾아. 기다리고 일을테니. (손목시계를 바라보고) 어서 가게. 더 있다간 험한 꼴을 보이겠군.
 
유여화:아니 땅이 얼마나 넓은데 어떻게 찾아? 찾지 말라는 뜻이야? 그 교회, 네가 글을 완성했던, 우리가 마지막에 쉬어갔던 그 교회 안에서 문 잠그고 있어. ... 시간이 된다면 말이야. (그랬으면 좋겠다. 정말로 신이 있다면, 정말로 구원해준다면, 최소한 그가 자신을 가둘 수 있도록 시간을 주었으면. 그래서 먼 훗날 내가 찾을 수 있도록.)
 
그는 지킬 수 있을지, 확신이 없는 체로 고개를 끄덕입니다.
 
이제 돌아가요, 유여화.
 
세상의 평화를 위해서.
 
유여화:(간다.....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지만 가야지...)
(마음이 약해질 수 있으니 돌아보지 않으려 한다.) 하.. 내가 아까는 잘 가라고 했지만, 그래도 다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카노 카제:그대가 찾는다면 다시 볼 수 있을 걸세. (멀어져가는 네 뒷모습에 전한다.) 바람은 구애받지 않으니까.
 
안녕,
 
그 말을 마지막으로 당신은 등을 돌려 안전지대를 향해 달음박질합니다.
 
당신은 숨을 몰아쉬며 눈 앞의 까마득히 높은 콘크리트 벽을 올려다 보았습니다.
 
호흡을 가다듬고 문을 두드리자 안에서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려옵니다.
 
잠시후 높은 철문이 당신 앞에서 열리는 순간,
 
등 뒤에서 타앙,
 
하고 가슴을 찢는 날카로운 총성이 들려옵니다.
 
당신이 뒤를 돌아볼 새도 없이 쿵, 하고 문이 닫히고..
 
비로소 당신은 안전지대에 도달했습니다.
 
수많은 생존자들이 당신을 반겼지만 당신 곁에 카제는 없네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함께한 것이 좀비 사태 이후 처음이건만, 어쩐지 허전하게 느낍니다.
 
….
 
 
시간은 빠르게 흘러 당신이 안전지대에 합류하고 수 주가 지났습니다.
 
연합정부는 노트의 내용이 치료제를 만드는 공식이라는 것을 처음엔 믿지 않았지만
 
몇몇 학자들이 이 공식을 본 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고
 
오늘, 처음으로 노트의 공식을 사용한 실험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치료제의 이름은 노트의 작성자인 사카노 카제의 이름을 따서 Zephyr이라고 불러질 예정이라고 하네요.
 
그 과정 동안 수십개의 사본이 만들어지고
 
오늘에야 비로소 당신의 손에 노트의 원본이 돌아왔습니다.
 
그동안 겨를이 없어서 펼쳐보지도 못했던 노트는 여러 사람들의 손을 타 처음보다 더욱 낡고 너덜거립니다.
 
당신은 이제야 카제가 남긴 노트를 펼쳐보았습니다.
 
한장,한장 노트를 넘기면 당신이 알아볼 수 있는 모국어로 적힌 것 외에도
 
프랑스어, 스페인어, 독일어, 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로 바이러스의 치료제를 만드는 공식이 빼곡하게 적혀있습니다.
 
당신은 노트를 빠르게 넘겨 마지막 장에 도달했습니다.
 
그리고 노트의 맨 마지막장에 적힌 것은...
 
END 1.
 
이것은 모두 너를 위한 선택
 
유여화 생환
 
사카노 카제 로스트
 
짧기만 한 밤은 이렇게도 잔인하게 또 새로운 아침 해를 아무렇지 않게 허락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