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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 다비드 로템 & 이 리은 - 애정은 병열

by 시크 (SYK) 2024. 1. 3.

KPC PC
다비드 로템 이 리은
시나리오 제목 시나리오 링크 END 
애정은 병열 https://chitochito.tistory.com/2 2
플레이 날짜 플레이 시간 트리거 요소
2024년 1월 2일 6시간 자해

 

 

 
 
 
 
 
어느덧 계절이 바뀌는 시기가 되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기온이 달라지기 때문에 해야 할 일도 늘어나는 때입니다.
 
한마디로, 그렇습니다.
 
정말이지 감기에 걸리기 좋은 시기입니다.
 
어쩐지 으스스한 몸을 이끌고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당신은 무엇부터 하나요?
 
이 리은:(몸 상태가... 별로 좋지 않은데. 조금 있다가 회사에 연락이나 해둘까. 느긋하게 눈 꿈박이다가 작게 하품하고 옆에 있는 다비드 본다. 우리 애기-거대함- 아직 자나용?)
 
거대애기는....
 
없네용.
 
엥?
 
이 리은:(힝)
 
아침 산책이라도 나간 걸까요.
 
침대 머리맡을 보니,
 
작은 쪽지가 있습니다.
 
약국?
 
어디가 아픈 걸까요?
 
이 리은:(미미하게 표정 찡그린다.) 어디 아프기라도 한 걸지. (자리에서 일어나 옷 정리를 했다. 감기라도 걸렸나 싶어서 대추차라도 끓여두자, 생각하고 부엌으로 종종...)
 
그리고 그때,
 
현관 문고리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 리은:(귀 쫑긋.) 다비드?
 
다비드네요.
 
손에 흰 봉투를 들고 있습니다.
 
다비드 로템:일어났어?
 
어딘가 침체된 목소리....
 
안색이 상당히 좋지 않네요.
 
평소보다 눈가가 붉은 것 같기도 하고.
 
이 리은:그대가 없어서 깼지. 어디 아파? (팔자 눈썹 되어서는 걱정 가득 담아서 묻는다. 가까이 가서 한 손으로 눈가 느릿하게 쓸어낸다.) 아프면 쉬지. 내가 다녀와도 괜찮은 일이잖소.
 
손가에 열기가 닿습니다.
 
상당히 열이 높네요.
 
다비드 로템:그냥 감기인가봐. (손 휘적인다.) 멀지도 않은 걸, 뭐... 옮을라. (거리두고 내려다보더니 신발 벗고 들어와 제 방으로 간다.) 나 좀 누워있을게.
 
이 리은:이게 움직이는 난로가 따로 없구료. 감기라도 그대가 앓을 정도면... (아. 멀어지는 모습에 입술이나 작게 삐죽였다. 많이 아픈가.) ... 차라도 끓여서 감세. 쉬고 있으시오.
 
다비드는 고맙다고 말한 뒤 2층에 있는 다비드의 방으로 들어갑니다.
 
그래서 당신은 홀로 현관에 남았습니다.
 
다비드와 당신의 신발이 가지런하게 정리되어 있는 현관입니다.
 
유명한 메이커가 만든 당신의 신발이 대부분….
 
그 사이에 다비드가 아무렇지도 않게 신발을 벗어 뒀네요.
 
닳을 대로 닳아 있는 구두나 끈이 풀려 있는 스니커즈가 지금의 그의 상태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이 리은:나중에 데리고 신이나 옷을 맞추러 가야 할까. 그러고 보니... 의류 쇼핑은 같이 한 적이... (잠시 고민 하다가)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구석에서 영수증 하나를 주울 수 있습니다.
 
보라색 잉크로 인쇄된 약국의 상표가 찍혀있는 영수증입니다.
 
절취선 아래 약국의 홍보 멘트와 함께 무언가가 적혀있습니다.
 
이 리은:(맹...) ... 이거 뭐야? 대체 어떤 약국에서 이런 것을 써준담. (이상한 곳 다녀온 것은 아니겠지... 사기 당하고 다니는 거 아닌가, 다른 걱정이 슬그머니 올라온다. 영수증을 이리저리 보다가 챙겨둔다. 다른 것을 더 볼게 있나?)
 
이 리은:
기준치: 70/35/14
굴림: 1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당신은 6파운드를 획득합니다.
 
운이 좋네요 ^.^
 
이 리은:모친이 돈은 함부로 흘리고 다니면 재물 복이 달아난다고 했지. (영수증이랑 돈 챙겨서 다비드 방으로 총총. 문 살짝 열어서 본다. 자나? 싶어서.)
 
익숙한 광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다만 책상이 조금 어질러져 있고,
 
다비드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침대에 누워있네요.
 
이 리은:(저렇게 아픈 모습은 거의 본 적이 없던 것 같아서 작게 숨 내쉬었다. 차 우려두면 마실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작게 노크하고 안으로 들어선다.) 다비드, 주무시오?
 
다비드 로템:(몸 작게 뒤척이지만 일으키지는 않고 웅얼댄다.) ...아니...
 
다비드가 누운 침대를 제외하고...
 
전체적으로 새하얀 벽지에 나무로 만든 책상, 의자, 책장, 옷장 등이 눈에 띕니다.
 
빈 공간이 많군요.
 
책상과 침대 사이, 창문 옆에는 나무로 만든 보드가 있고 사진들이 붙여져 있습니다.
 
전부 당신과 함께 한 사진들이에요.
 
이 리은:(주변 둘러보다가 다가가서는 손등으로 이마를 짚었다.) 뭣하다가 고뿔에 걸렸을꼬. 날도 추운데 얇게 입고 가서 그런가. 차 끓여 오려고 하는데 마실 수 있겠어?
 
이마가 홧홧하네요. 
 
이 리은:
의료
기준치: 1/0/0
굴림: 62
판정결과: 실패
(.... 서재에 의학 서적이 있던가........... 오늘 내로 읽어둬야겠군......)
 
다비드 로템:(손등 닿으면 눈만 슬며시 떴다가 다시 감는다.) 그러게, 감기 같은 거 잘 안 걸리는데. 요즘 좀 무리했나…. 주면 마실게. 그런데 이러다가 너까지 감기 걸린다니까…
 
평범한 열 감기인 것 같습니다.
 
체온이 높은 것 같은데...
 
푹 쉬게 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이 리은:푹 쉬는 것이 좋겠구료. 내 걱정일랑 말고 눈이나 감고 주무시게. 잠은 만병통치약이나 다름 없다 하였어. (볼 두어번 건드리고 특별한 무언가가 없다면 나간다. 부엌이나 갈까.)
 
나가기 전,
 
책상 위에 시선이 갑니다.
 
먹다 남긴 이온음료와 검은색 비닐봉투, 그리고 흰 봉투가 어질러져 있네요.
 
나중에 와서 살펴봐도 될 것 같습니다.
 
이 리은:(잉? 이게 뭐람. 약인가? 시선 두고 있다가 나가, 부엌에서 물을 끓여 차 내린다. 찻잔 두 개 들고 다시 다비드 방으로. 남의 방을 함부로 이리저리 보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으나... 봉투가 조금 신경이 쓰이는걸.) 예 두겠네. (책상 위에 잔 올려두고 책상 살펴본다. 그러니까... 흰 봉투? )
 
흰 종이봉투에 약국의 상표와 함께 오늘 날짜와 다비드의 이름이 적혀있습니다.
 
이 리은:
지능
기준치: 90/45/18
굴림: 8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 약국은 최근까지 근처에서 본 적이 없는 것 같네요.
 
약 봉투 안에는 무색 투명한 액체가 든 유리병과 흰 색 카드,
 
반투명한 봉투에 포장된 가루약이 11봉지 들어있습니다.
 
(To GM): 3
 
(To GM): 아프면 마음이 약해진다고 했던가요, 다비드는 리은에게 조금 기대고 싶어집니다. 평소에는 쉽게 꺼내지 못했던 사소한 걱정도 지금이라면 말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이 리은:...? 보통 약을 이렇게 지어서 주나? (약국에 직접 가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갸웃거리다가 유리병 들어서 살짝 흔들어본다. 이거 무슨 약인가?)
 
무색 투명한 액체가 든 유리병에는 [시럽] 이라고 적힌 라벨이 붙어있습니다.
 
한 모금 정도의 양입니다.
 
다비드 로템:(비척비척 침대에서 일어나 네 곁으로 다가선다.) 고마워. 무슨 차야?
 
이 리은:... 다 큰 어른한테 시럽... 을 주던가? (다른 사람들 눈에도 아기로 보이나? 같은 생각이나 하다가) 대추차요. 감기에 좋다고 들었던 것 같아서 말이야. 가져다 달라고 하면 가져다 주었을 것인데. 아플 때에는 어리광 좀 부리고 지내는 거요. (이번에는 흰색 카드 본다.) 무슨 약을 타왔길래...
 
이 리은:이거돌팔이아냐? (육성!)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7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쪽지의 뒷면 하단에 볼펜으로 날려 쓴 글씨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상당히 번져 있어 알기 어렵네요.
 
다비드 로템:약이 써서 그런 거 아니야? (찻잔 들고 다시 침대로 가서 앉더니 몇 모금 마시고 그 옆 바닥에 둔다. 무어라 입 떼었다가 소리내지 않고 다시 이불 속으로 기어들어간다.) 돌팔이? 약사 선생님은 멀쩡하게 생기셨던데...
 
이 리은:약이 아무리 써봤자 가배 보다 쓰겠소? (어이 없다는 듯 카드를 눈 앞에서 다시 읽었다. 이게 말이 되나?) 환자의 상태를 알러 병원에 가는 거고, 그에 맞는 처방을 내리는 것이 의사의 일인데 그것을 냅다 환자한테 떠넘겨? (하. 제 이마 짚었다.) 사기꾼은 얼굴에 사기꾼이라 안적혀 있네. 아주 멀쩡하게 생겼지. 대부분이 꽤나 수려한 얼굴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눈 질끈 감았다. 이거 내가 신고한다. 꼬옥 신고 한다. 그리 다짐하며 약봉투 챙겼다. 책상에 다른 것은 없나?)
 
검은색 비닐봉투가 있습니다.
 
그 안에는 접힌 A4용지 두 장과 영수증 한 장, 에너지 드링크가 들어있습니다.
 
이 리은:(이건 또 뭐야. A4용지 펴서 본다. 고소 자료로 써버린다. 팍씨)
 
다비드 로템:이 리은 화낸다... (웅얼) 화내지마... 나 네가 화내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단 말이야.
 
접힌 A4용지를 펼쳐보면 한 장의 진료 소견서와 한 장의 안내문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리은:... 아주 침착하고 평온한 상태요. 걱정 붙들어 매시고 눈 꼭 감고 있으시게. ... 내 조용히 있지. (진료 소견서부터 본다. 의사도 돌팔이면 쌍으로 매달겠다.)
 
이 리은:
교육
기준치: 80/40/16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의사가 쓴 내용이라는 것은 알 것 같네요.
 
(To GM): 2
 
(To GM): 리은은 자꾸 뭘 보고 있는걸까요? 나는 여기에 있는데… 더 이 근처에서 자신을 봐주면 좋을텐데. 상태가 더 안좋아지면 자신을 봐 줄까요?
 
이 리은:(매달 사람이 하나, 매달 사람이 둘~. 속으로 흥얼거리며 안내문 본다.)
 
파스텔 톤의 환절기 대비☆ 감기에 대처하는 간병인을 위한 6가지! 라는 헤드라인이 보입니다.
 
동화 풍의 삽화도 첨부되어 있네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다비드 로템:전혀 침착하고 편온한 것 같지가 않은데... (흐릿하게 네 표정 바라보더니,) 근데 뭘 보고 있는 거야? 계속 있을 거면 차라리 이리 와. 나 아픈 것 같아.
 
이 리은:... 정말인데. (아마.) (안내문 보다가 그대로 회사 파쇄기에 넣을까? 까지 고민을 했다.) 안내문을 빙자한 이상한 찌라시 보고 있었소만... 언제는 옮는다고 옆에 있지 말라면서. (약 잠시 다시 보았다가 침대에 걸터 앉았다.) 몸 많이 좋지 않으시오?
 
다비드 로템:나 네가 하는 말 곧이 그대로 믿는 거 알지.... 이상한 찌라시? 그게 뭔데.... 옮겼으면 이미 옮겼다 싶어서. (네 손목 잡고 제 쪽으로 끌어당긴다.) 그런가 봐. (뜸.) 다른 사람들도 이렇게 아팠지 싶어.
 
이 리은:알지. 모를 리가 있나. 약은 조금 아는 편이라고 생각은 했는데 이건 도통... (상비약 수준이겠지만, 그리 중얼거리다가 힘 없이 당신에게 탈싹 쓰러졌다. 에구.) 같이 누우려고? (말갛게 눈 뜨고 보다가) 요즘 감기가 유행이라고 하였소? 약국에 사람이 좀 있었나 보아.
 
다비드 로템:그냥 다 섞어먹어버릴까. (무책임하게 말하고는 제 위에 쓰러진 너 품에 안고 이불까지 챙겨 덮었다.) 아니, 약국에 있던 사람들 말고. 그냥 주변에 아픈 사람들이 많았어. 너도 그랬던 것 같고. (멀겋게 허공 응시한다.)
 
이 리은:그랬다가는 큰일나오. 그렇게 먹었다가는 독이 된다는 것 정도는 나도 알지. (슬쩍 이불 속에 들어가서 자리 잡았다. 당신 볼이나 꾹 누르고) 난 아플 때 그대가 있었으니 괜찮았소. 혼자 있는 것은 도통 싫었는걸. 서럽잖아. (세상 이들이 아프지 않았으면 했다. 정말이지...) 자기 전에 약 먹고 잘래? 그러면 효과가 좀 더 빨리 돌텐데.
 
다비드 로템:보통 약 안 먹어도 쉬면 낫던데, 이상하지... 이번 감기는 좀 오래 갈 것 같아. (아니면 그걸 바랐나? 입안에서 중얼거렸다.) 그러면 다행이고... 혼자는 서럽지. 아프면 더 그랬고... 그래서 안 아프려고 했어. 결과가 이꼴이라 조금 우스워. (대상불명한 말 이어갔다. 제정신이 아닌가 봐. 차라리 잠드는 게 낫겠다 싶어.) 그러자. (그러면서 놓아주질 않는다.)
 
(To GM): 1
 
(To GM): 어쩌면 평소에 리은은 당신을 애완동물정도 밖에 취급 하고 있지는 않았을까요? 아픈 당신을 굳이 간호할 필요가 없잖아요. 짜증과 답답함이 속에서 올라옵니다.
 
이 리은:그러다가 쓰러져서 실려가는 수가 있소. 두 배로 걱정하게 만들지 말아. 휴가라도 내야겠구료. (자신의 상태는 자신이 제일 잘 아는 법이다. 그러니 당신이 한 말을 믿었다. 할 것이 늘었다. 언제나처럼 집에서 일하고 싶어졌다며 심술 부리는 사장이 되겠으나 어쩌겠는가.) 이제 그대가 아프면 내가 옆에 있을텐데, 그것은 별로였나? (머리 쓸어주었다. 흐리게 웃다가 뭐 어때. 열 탓으로 넘기시게. 솔직해지고 그런 거지. 웅얼거림 이어졌다.) 말과 행동이 다르오만, 다비드 씨.
 
다비드 로템:누가 들으면 폼프리 부인인줄 알겠어. (웃음기는 없었다. 걸리적거리는 대상이 누구인지 본인이 가장 잘 알았다.) 그런 말 들으면 매일 아프고 싶어져. ...그러면 안 되잖아. (아플 정도로 세게 힘주어 안았다가 널 놓아준다. 고개 돌려 배게잎에 제 얼굴 묻었다.)
 
이 리은:그대가 아플 때에는 친히 그리 되어줌세. 난 그대랑 있을 수 있는 시간이 늘어서 좋소마는. (아, 아파. 제 팔을 쓸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매일 아프면 같이는 있을 수 있겠소만... 내가 매일 그대 걱정을 하겠지. 평소에도 하는데... (말 늘리더니 약봉투 다시 확인했다. 그러니까... 이상한 안내문을 따르는 것이 나으려나. 표정이 도통 좋질 않다. 그러니까... 한색이 차가운 색이고 중성색이 초록 계열인가? 난색이 따스한 계열이니... 머리 굴리다가 고개 기울인다.) ... 온도계가 어디 있더라....
 
다비드 로템:가끔 네가 왜 그런지 모르겠어.... (비어진 온기에 의문점 하나 찍었다.) 걱정은 왜. 이제 걱정할 만한 일도 안 하는데. ...온도계는 책장 어딘가에 있을 거야.
 
이 리은: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이잉)
 
침대 옆, 작은 책장에는 며칠 전 당신이 추천해준 책 몇 권과 액자, 그리고 체온계가 놓여 있습니다.
 
액자에는 학교 다닐 때 사진이 끼어져 있네요.
 
이 리은: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최근 꺼냈다가 집어넣은듯한 책 한권이 살짝 튀어나와 있음을 발견합니다.
 
이 리은:내가 무어 어때서. (체온계 한 손으로 쥐고 있다가 책을 펴본다. 이게 뭐람.) ... 그야... 좋아하니까 계속 보고 싶고... 걱정도 되고, 내 없을 때에는 무얼 하나 궁금하기도 하고 그런 거지. 싫다고 해도 그만두기는 어려운데.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은 해봄세.
 
책의 이름은 [색의 기원]으로, 책을 펼치면 책갈피가 꽂혀있는 페이지가 먼저 열립니다.
 
다비드 로템:그러니까 왜 나를 좋아한다는 거야?
 
이 리은:(검은색 부분을 한참 보았다. 말 없이 그리 보고만 있다가 다른 페이지 넘겨본다. 그 외에 적힌 것이 있을까.) ... 좋아한다는 감정에 대한 이유가 알고픈 거요?
 
다비드 로템:(침대에서 몸 일으켰다. 목소리가 단번에 나오질 않아 잠시 뜸을 들여야했다. 겨우 내뱉은 한마디는 단말마를 닮아 있었다.) 응.
 
그 외에 적힌 것은 없습니다.
 
이 리은:
지능
기준치: 90/45/18
굴림: 3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다비드의 상태가 명백하게 이상합니다.
 
단순히 감기만으로 이럴 리 없어요.
 
이 리은:
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11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이성 변동 없습니다.
 
이 리은:글쎄. 좋아함에 이유를 붙여 보자면... (말 끝을 늘렸다. 흠.) ... 햇빛을 머금어서 빛나는 금빛 머리카락도 좋고, 금의 빛과 창공의 빛을 담은 눈도 좋지. 그대의 목소리도 좋고, 품도 좋았고... (책을 내려 놓았다. 체온계 들고 당신에게 가서 열 한번 보자며 내밀었다.) 그대가 나에게 하는 모든 말을 퍽 좋아했네. 사람은 자신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는 이를 영원히 잊지 못한다고 해. 그리고, 그런 이가 나에게 있어선 그대였어. (옅은 홍조 띄우고는 흐린 미소 지어냈다.) 더 꼽아주면 그대가 못 잘 것 같은걸.
 
(To GM): 2
 
(To GM): 리은에게 매달리고 싶은 마음을 누를 수 없습니다. 단 한 순간도 자신에게서 시선을 돌리면 기분이 나빠집니다. 지금 리은은 자신의 간병을 하러 온 게 아닌가요? 그렇다면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해 줘야죠. 강제로 리은을 자신의 옆에 매 두고 싶어집니다.
 
다비드 로템:(이어지는 말들에 부정도 긍정도 못했다. 멍하게 너 바라보는 표정이 혼란스러워 보이는 것 같기도. 잠시 후에 네 손목 쥐고 체온계 센서 부분을 이마 중앙에 댄다.)
 
삑, 소리와 함께 체온계에 38.5도가 뜹니다.
 
이 리은:.... 괜한 말들을 했나? (확 달아오르는 얼굴에 체온계나 챙겨서 몸 돌렸다. 약 있는 쪽으로 가더니 봉투 잠시 본다.) ... 비, 빈 속에 먹으면 좀 그렇겠구료. 잠시만 기다려 보시게. 흰죽이라도 해서 올게. (제 얼굴에 손부채질 하며 부엌으로 걸음 옮겼다. 반응이 저럴 것이라고 생각 못했지...)
 
다비드 로템:(떠나려는 네 뒷모습 보면 급하게 뒤따라가 너를 뒤에서 끌어안는다. 붙잡는 힘이 제법 강하다.) 가지마, 옆에 있어.
 
이 리은:아? (당황했는지 눈 동그랗게 떴다. 힘 덕분인지 반사적으로 눈 찡그렸다. 곧이어 폈고) 그렇지만 빈 속에 약 먹으면 별로 좋지 않다고 했소마는. 금방 올게. 그것도 싫어?
 
다비드 로템:응, 싫어. (널 끌어안고 도로 제 방으로 발걸음 하는데 모양새가 꼭 끌고가는 것만 같다. 안으로 들어와서 제 방문 닫았다.) 여기 있어. 계속 아플래.... 그게 아니라면...
 
(To GM): 2
 
(To GM): 어떤 수를 써서든 스스로를 해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러면 더 이상 열 기운이나 공복감으로 괴롭지 않을테고, 그런 나를 보고 있는 리은 또한 영영 자신을 잊지 못하겠죠. 지금은 스스로의 목을 조르는 것만이 목표입니다.
 
이 리은:어리광 마음껏 부려도 괜찮다고 했으니 별 말을 않겠소만... (반쯤 끌려 들어가서 무력하게 문 닫히는 것이나 보았다. 뭔가 이상한데.) ... 그게 아니라면, 무어 하려고?
 
다비드 로템:차라리 편해지고 싶어. (네 두 손을 겹쳐 쥐고 제 목울대에 위에 올려 둔다. 지긋이 힘주어 누르면 숨이 빠져나가는 건 금방이다.)
 
이 리은:... 이게 무슨 짓일까. 헛짓거리 하지 마시게. (힘주어서 제 손 빼내었다. 미간 찌푸리더니) 그대는 그냥 조금 아픈 거요. 간호라도 해주려고 했던 것 뿐인데. 왜 이럴까. (다른 문제인가. 곰곰 생각을 해보았다. 감기로 본래 이렇게 되던가.) 알겠어. 어디 가지 않음세. 그러니 얌전히 눕지는 것으로 해. 그대 잘 때까지 옆에 있어줄 터이니까.
 
다비드 로템:(다시 한번 네 손 잡은 손아귀에 여전히 힘 들어가 있다. 시선 마주하는 것이 어려워 네 목덜미에 얼굴 묻었다.) 아니야, 많이 아파. 지금 당장 죽을 것 같아. 네가 원하는 대로 말하거나 행동하지 않으면 내가 미워져?
 
이 리은:... 나 아프오. 놓아주어. (조근조근 뱉어냈다. 네 목덜미에 닿는 뜨거운 체온에 작게 한숨 뱉었다.) 그대가 미울 리 있겠소. 내 원하는 그대로 하지 않는다 하여서 타인을 미워하는 소인배는 아니외다. 많이 아픈 그대 옆에 내가 어디도 가지 않고 딱 붙어서 있었으면 좋겠다는 거잖는고. 맞을까? (살살 달랜다. 내 앞에 있는 것은 아기다. 아픈 아기다. ... 그치만 정말 어린걸.)
 
다비드 로템:(그제야 네게로부터 떨어져 몇 번 뒷걸음쳤다. 얼굴이고 목이고 귓가까지 붉어진 태로.) 그러면 왜 내가 해달라는대로 안 해주는 거야? 편해지고 싶다고 했잖아. (안 달래진 모양...)
 
이 리은:(열이... 많이 나는 모양인데. 그래. 여느 때와 같이 눈치는 저기 내핵에 두고 왔다. 열이 많이 나는 모양이다. 아까 전의 열도 꽤 높았지.) ... 그대가 내 손에 죽음을 원하는 이 일 것이라고 생각은 못했는데. 나를 연인을 죽인 살인자로 만들 생각인가. (속에서부터 무언가 뒤틀리는 기분이다. 작게 심호흡 하는 것으로 덮어내었다.) 계속 함께 있고 싶다고 했던 것은, 거짓이었어?
 
다비드 로템:단한번도 네 앞에서 거짓이었던 적 없었어.... (시야가 흐릿하다. 물기가 찬 모양이지. 이정도 열기라면 그럴 수도 있는 법이다. 살고 싶어, 다만 때로는 그 짧은 문장이 도저히 살 수 없다는 말과도 비슷하게 들려서. 감히 입밖으로 소리내지 않는 까닭이다.) 진실과 또다른 진실이 서로 충돌하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 줄 알아?
 
이 리은:알아. 그대의 말을 믿어. (뒷걸음질 친 만큼을 다가갔다. 손 뻗어서 당신의 눈가를 쓸어냈다.) ... 나는 알지 못한 듯 하구료. 부디 알려주지 않겠는고. 생각보다 난 무지한 사람이라서 말이야.
 
다비드 로템:(거대한 몸 움찔거린다. 눈가에 닿는 온기가 지나치게 차갑다. 아니면 제 것이 지나치게 뜨거웠던 것인지.) 알고 있다는 사실 또한 잊어버려. 없던 일로 만들어. 지우고, 잘라내고, 결국 모조리 태우고. 허울 좋은 말로 포장해도 이제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다는 건 달라지지 않아... 그냥 그런 진실이 있었다는 믿음 밖에 없어.
 
이 리은:진실과 진실이 마주 부딪히면 남는 것은 그 어떤 것도 없다는 사실 뿐이라고. (끔박.) 모순이구료. 그런 진실이 있었다는 것에 대한 믿음은 끝까지 남는 것이오. 진실이라는 것은 어떻게 진실이 된다고 생각하나. 모든 것은 믿음에서 나오는 법이외다. 믿음만 있다면 거짓도 진실로 바뀌는 것은 한순간이야. (그러니까.) 나는 지금 그대가 어떤 진실들의 충동 속에 있는지 모르네. 제대로 이해를 하지 못하겠어. ... 어떤 것도 남지 않으면 또 어떻소. 진실은 영원히 바뀌지 않는 법인 것을.
 
다비드 로템:모순이지. (웃음 뱉을 역력이 안돼 겨우 헛숨 들이켰다가 내뱉었다.) 모순이야. 믿기만 한다면 거짓이 진실이 된다고... 그러면 내가 진실 되었다고 생각했던 게... 사실은 거짓일 수도 있다는 말이구나. (거짓된 진실이 나을지, 알아차리지 못한 진실이 나을지 저울질 했다. 종내에는,) ...맞아, 정확히 그런 상태로. 이해하지 못한 채로, 생각없이 살아가게 돼. (답지 않게 말이 많았다. 목을 조르나 말을 많이 하나 숨이 가빠지는 것은 똑같네. 그런 감상 내뱉으며.)
 
이 리은:(당신의 볼을 두어번 가볍게 두들겼다.) 세상에는 진실도 거짓도 이분법적으로 나뉘는 것이 도통 없소. 지금까지 그랬고, 앞으로도 그러겠지. (당신의 손목 잡고 침대로 끌었다.) 나의 경우에는 두 가지의 진실이 맞부딪히는 곳에서 나의 존재에 대한 의문을 품었네. 순혈이 박해 받던 나의 작은 세계와, 반대로 혼혈과 머글들이 박해를 받던 커다란 세계 말이야. 그러니 나는 나만의 진실을 만들었지. 나는, 나일 뿐이라고. (잡은 손에 힘 주어냈다.) 그러니 이렇게 물을까. 다비드. 지금 네 안에 있는 두 가지의 진실이 무어가 있을까? 간단하게 답해도 되오.
 
다비드 로템:그러면 지금 네가 사는 세계는 무엇인데? (여전히 갈피 못잡고 되물었다. 너는 너가 되었잖아. 그러면 네 세계는 무엇이 되는 거야? 입 열었다가 다물기를 몇번. 잡히지 않는 손으로 제 축축한 얼굴 쓸어냈다.) ...그런 네가 나에게 와서. (시선이 올곧게 너에게 닿는다.) 나를 사랑한다는 너와, 사랑을 이해하지 못한 나.
 
이 리은:(잠시의 간극이다. 볓 번의 심호흡이 이어지다가 제 주먹 꾸욱 쥐었다.) ... 후자에 가까운 세계요. 더 이상 내 세계에 나를 핍박하는 것들이 없기에 자연스레 그리 되었네. 세계라는 것은 선택하고 동시에 만들어 가는 것임을 알고 있으니까. 그대가 나에게 와주었으니, 나는 그 또한 품어서 내 세계를 다시금 바꾸어 나갈 생각이야. (올곧은 시선을 담담하게 마주한다.) 사랑이라는 것은 나 또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오. 명확하게 답을 내리지 못했고, 그러니 이해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은 않소. 그건 그대의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 방법이 되지 않을 듯 하여. (고민한다. 저도 알지 못하는 방법이었으니.) ... ... ... 내 사랑이, 그대를 힘들게 해? (입 안에 씁쓸함이 번졌다.)
 
다비드 로템:(주먹 쥔 네 손 제 손 위에 올려 두고, 녹슨 태엽 돌리듯 손끝으로 네 손등 위를 몇번 간지럽혔다.) 그러면 지금은 네가 박해 받던 세계가 아니겠구나. 네가 품는 세상이라면... 분명 선해지겠지. (확신 가지고 말한 것만큼 네가 그리 할 수 있을 거라는 것을 알았다. 그 위로 달뜬 숨이 닿는다.) 평생 이해할 수는 있을까, 우리가? (그제야 멀겋게 웃었다.) 응, 네가 내 가슴에 네 것이라고 못을 두드려 놨는데 안 힘들까. 그런데 우습지, 그게 날 살아가게 만들어.
 
이 리은:(다시금 흐릿한 미소나 냈다. 간지러워. 그리 중얼거림을 이어가며 손 푼다. 살을 파고든 손톱에, 남겨진 자국이 핏물을 뱉을 듯 붉다.) ...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다면 그럴지도 모르겠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거의 없으니 나비의 날갯짓이 일으킬 바람 뿐이겠구료. (웃음을 본다. 저가 무슨 표정을 짓고 있을지 도저히 모르겠다. 그저, 아주 조금 서글퍼졌을 뿐이다.) ...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장담은 않소. 그대와 나는 너무나도 다른 사람이니까. 노력을 할 수 있겠지. 타인을 이해하려 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이해하려는 노력과 같으니. 타인을 위한다면, 그것은 자신을 위한 길이 되오. (심장에 비수가 꽂히는 기분이었다. 흘러나온 선혈에서 붉은 동백이 피었다.) ... 그럼 나는, 그대를 위한다 말하면서 그대를 아프게 한 사람이 되는군. 달큰한 말이나 속삭이며 순진한 이를 꾀는 아주 나쁜 마녀야.(이전의 자신이었다면, 네가 아픈 것이 싫으니 떠나겠다는 말이나 했을 이였음은 분명했다. 당신의 의견이 어떠하던지. 지금도 다른 것은 거의 없는 것이나 다름이 없지만... 지금은,) 그럼, 하나 골라볼래? 평생 심장에 나의 것이라는 못을 박아두고 아픈 삶을 살아갈 것인지, 아니면 그 못을 뽑고...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아갈 것인지. 아플지, 아프지 않을지는 모르오. 나는 그대가 아니니까.
 
다비드 로템:(선명한 자국 남긴 피부 제가 어떻게 할 수 없음을 알았다. 명백한 안타까움이다. 주먹 쥔 손에는 틈이 없었으니 항상 풀고, 맞잡고, 붙잡기를 택했건만 거기에 네 의견은 얼마나 들어있을지는 모르는 법이다.) 그 때가 되면 나비효과라는 단어의 의미를 통감할 수 있겠지. 때가 되면... (빛 하나 비추지 않는 흑단색 두 눈에 스스로가 비쳤으니 시선 떨굴 수 밖에 없었다. 네 눈에 담긴 사람이, 제가 아닌 타인처럼 느껴져서. 그러면 선홍빛 입술이 보였다. 겨울에 피는 동백을 닮은. 날이 추워지면 붉은 꽃잎이 아닌 꽃봉우리가 통째로 떨어진다고 하지. 하필이면 지금 그 꽃말을 떠올린 탓에-) ...이럴 때만 그런 식으로 말 하지.... 너, 진짜. (-붉어진 눈가 몇번이나 문질러댔다.) 언제나 아프기만 할 거면 옆에 있어, 나또한 그 옆에 있을게. 날지 못할 바에는 못을 박아 박제되는 것이 나아. 그게 네가 택한 삶이었잖아.
 
이 리은:아주, 아주 오래 걸릴 거야. 많은 사람들이 아파할 거고. 그게 너일 수도 있고, 나일 수도 있어. 그래도, 나나 내가 결정한 일은 끝까지 해낼 거고, 이에 후회를 하지 않을 거야. (그리 또박또박 힘 주어 뱉어낸다. 난 언제나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는 말을 내뱉는 것처럼. 동백은 질 때 머리가 떨어진다. 그러니 내 모든 것을 내던져서 설산에 활짝 피어나면 되는 것 아닌가. 질 때마저 화려하게.) 나 봐, 다비드. (손 뻗어서 당신의 양 뺨을 감쌌다. 나는 지금 네 앞에 있잖아. 그러니까 봐줘.) 맞아. 난 이럴 때만 아주 나쁘게 말을 하지. (당신의 답에 떠오른 것은 맑은 웃음이다. 당신이 그 말을 할 줄 알았어. 확신이 담긴 웃음꽃.) 네 말대로야. 못 박혀서 박제가 된 인생이 내가 선택한 인생이지. 네 곁에 있으면 항상 아픈 일들이 많지만, 나는 그것을 아픔이 아니라 다른 이름으로 부르기로 했어. 그 사람을 위해 아픔까지 품고 앓는 소리 입에 물며 곁에 있고 싶다는 아주 이기적인 욕심이지. 나는 그것을 사랑이라고 부르기로, 그대를 품게 된 날에 다짐했음을 그대가 알아주었으면 해. 사랑이라는 것이 거창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오. 아무리 아프더라도 옆에서 손 잡고 걸어나가고 싶다면, 그게 사랑인 거야. 적어도 나한테는 그래.
 
다비드 로템:...나는 그 말 또한 믿어 의심치 않아. 그러니까... (이끌리는대로 이끌리고 다시 한번 시선 맞췄다. 열기에 눈폭풍이 오듯 시야가 흐릿해졌다. 그 속 네가 유일하게 선명했다. 응, 은아. 그렇게 할게. 언제나 그랬잖아. 더 물을 수도 없게 제 머릿속을 새하얗게 물들였던 웃음꽃이 피어오른다. 동시에 심장이 멎음을 느꼈다. 못박힌 심장에서 흐르는 핏물이 아닌, 조금 더 깊은 곳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러니 나는 결단하여 너를 사랑해. ...나에게 있어 사랑은...
 
말을 끝내지 못한 체, 거대한 몸이 당신에게로 무너집니다.
 
정신을 잃은 걸까요? 
 
맞닿은 피부가 뜨겁습니다.
 
돌팔이 약이든 뭐든 먹여야 할 것 같아요.
 
이 리은:... 흐아악. (겨우 품에 안고 몸 달달 떨었다. 무거워... 무거워!) 자, 잘못 들면 척추가 명을 다 하겠군... (경쾌한 소리를 내며 박살이 나겠지. 눈 질끈 감고 겨우겨우 침대에 눕혔다. 꼼꼼하게 이불까지 덮어주고 달달 떨리는 몸 끌어서 약이나 본다.) 그래서... 그래서.... 그래서... (머리 굴렸다. 38이면 중성색? 무채색은 왜... (잠시 머리 굴린다.) 무채색 하나랑 중성색 하나랑, 시럽이랑 맞나? 시럽에 섞어서, 니까 시럽은 약으로 치지 않을 거고... (무슨 색의 약들이 있는지 본다.)
 
아까 흰 봉투에서 발견한 가루약을 살펴봅니다.
 
반투명한 봉투에 포장된 가루약이 11봉지 들어있습니다.
 
봉지마다 다른 약인걸까?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감청, 보라, 연지, 검정, 하얀색의 가루들이 분류되어 있습니다.
 
각 봉투에는 아침, 점심, 저녁 등의 표기가 아닌 색의 이름들이 적혀있네요.
 
이 리은:떠돌이 약장수의 만병통치약은 물이거나 불로초 갈아 넣은 영약이라고 했다. ... ... 괜찮을 거야. (제 마음 다잡는다.) 검은색은... (무심코 제 방에 했던 것처럼 고개 들었다. 제 방의 전신거울이 있는 곳. 어떤 것도 없으나, 두 눈에 선연했다. 모든 것이 검게 물든 이가. ... 불길한 여자군.) ... 검은색은, 무거움, 두려움, 암흑, 공포, 죽음. ... 그러니 답은 흰색. 나머지는 중성색인데... 내가 아는 것이 초록색이나... 보라색이란 말이지. (흰색과 시럽을 손에 들고 눈이나 찡그렸다.)
뭔가 단서가 있지 않을까. (가지고 있던 것들 탈탈 털어서 책상 위에 올렸다. 음 그러니까 이건 영수증이고 이건 검은 봉다리고 이건 흰색 종이 쪼가리들이랑 카드랑... 파스텔은 논외고...) 보라색? ... 이거 틀리면 어쩌지.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난 목숨을 건 도박이 도통 싫소. 왜 매번... (침음 흘렸으나 초록보다는 보라색이 낫지 않을까, 생각이 기울어 손에 쥔다. 시럽과 흰색, 보라색 가루들을 섞었다. 틀리면 내가 그 약국 고소하는 것으로 안끝난다. 싸그리 망하게 해주마. 이 빡 물고 다비드 보았다.) ... ... 기절한 상태로는 못 넘기려나. (침대에 걸터 앉아 상체 받혀서 살짝 일으킨다. 작게 심호흡 하고 섞인 약을 제 입에 털어 넣었다. 약 머금고, 입술 맞붙였다.)
 
시럽과 가루들을 섞은 액체는 은은한 보라색을 띕니다.
 
입술이 맞붙고, 틈새로 약이 흘러갑니다.
 
몸이 아프면 마음이 쉽게 약해진다는 말이 있던가요.
 
다비드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인지 확실히는 알 수 없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이 태반인 세상이고,
 
그보다 더 이해할 수 없는 게 타인입니다.
 
하지만...
 
다비드는 몇 번 숨을 몰아쉬고,
 
기침을 한 후…
 
이내 얌전해집니다.
 
바로 모든 열기운이 가신 것은 아닌지 이마를 짚어보면 따듯한 열기가 느껴지지만,
 
한결 편해 보이는 얼굴입니다.
 
고마워-
 
잠꼬대와 닮은 목소리를 들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어느덧 계절이 바뀌는 시기가 되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기온이 달라지기 때문에 해야 할 일도 늘어나는 때입니다.
 
한마디로, 그렇습니다.
 
정말이지, 아픈 사람들이 많은 세상입니다.
 
세상은 박해하고, 모순적이며,
 
우리는 오해하고, 상처를 입힙니다.
 
하지만 함께라면,
 
이 열병을 견딜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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