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지나간 무더운 여름입니다.
사카베 미즈호 는 적당한 그늘 아래에서 핸드폰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화면 위의 시간을 확인하고 주위를 둘러보는 것을 보니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네요.
사카베 미즈호 (엠버):언제 오는 거야 더워 죽겠는데..
살짝 짜증이 날까하던 순간, 누군가가 다가와서 미즈호의 어깨를 톡톡, 칩니다.
나는 잘 지냈지, 아핫
그래, 오랜만에 보니 좋네.
사카베 미즈호 (엠버):그렇게 부르기로 했었잖아! (동의를 받았는 지는 모르겠지만)
파티의 일, 다 까먹은 거야?
선 경:(고개를 갸웃이곤 지긋히 쳐다보며) 그래, 뭐 상관없지.
사카베 미즈호 (엠버):햇님이, 햇님이~~ (괜히 여러번 불러보며)
사카베 미즈호 (엠버):왜 화를 내는 거지? 이름 자체가 햇님인데? (깐족)
엠버를 한국어로 뭐라고 하더라.... 호박?
사카베 미즈호 (엠버):맞아, 나는 보석이지~
선 경:(피식) 그럼 나도 호박이라고 부를게, 호박아.
사카베 미즈호 (엠버):앞에 보석도 붙여줄래? (씩씩)
알겠어 우리 상큼한 햇님아!^^
선 경:(씨익, 웃고선 상관없다는 듯 어깨를 들썩해)
아... 그래. 오늘 부른건...
말하기를 앞서, 선은 무언가를 망설이는 듯 합니다.
사카베 미즈호 (엠버):못 챙겨준 생일을 챙겨주려고? (농담~)
사카베 미즈호 (엠버):.............
아니 뭐, 망설이는 것 같아서 서프라이즈 파티라도 해주려나 싶었네
아니면, 고백하려고?!???!?!
선 경:(질색하는 표정을 하며) 아니, 내가 왜.....
됐다..... (한숨을 쉬곤)
사카베 미즈호 (엠버):말하지만, 햇님아 나는 임자가 있으며 (무시하고 중얼중얼)
선 경:그거야 나도 알지. (설마 그걸 모르는 줄 알았냐라는 듯한 눈빛을 보내며)
난 그냥 날도 더운데 같이 빙수나 먹자고.
오랜만에 본 만큼 할 얘기도... 많을거 아니야.
사카베 미즈호 (엠버):엥, 그런 일로 부른 거야?
사카베 미즈호 (엠버):그러면 빙수는 당연히 햇님이가 사는 거고~?~?
나를 불 렀 잖 아 !
선 경:그런건 나이도 많은 호박이가 사는게 맞을 것 같은데.
사카베 미즈호 (엠버):나이는 중요하지 않아!
나는 어차피 알바도 안 해서 돈도 땡전 한 푼 벌고 있지 않다구!
그러니까 나를 부른 네가 사는 게 도리 아닐까아?
선 경:(잠시 고민하고선) ...좋아. 그럼 이건 어때?
내가 이번에 새로 나온 연극 티켓이 마침 두 장있거든.
사카베 미즈호 (엠버):데이트신청이야??????
아니 아까는 아니라고 했으면서 역시 우리 햇님이가 (중얼중얼)
사카베 미즈호 (엠버):나의 미모.. 이렇게 예뻐서 어쩌자는 거야..! (무시)
선 경:(널 지긋이 바라보며...) 그건 어디서 나온 자신감이지?
사카베 미즈호 (엠버):베이스드 온 충분한 근거
(얼굴에 꽃받침하고 웃음)
선 경:Well..... I don't get it.
아, 뭐야.
(질색)
사카베 미즈호 (엠버):너 그럼 어떻게 마침 티켓이 두 장 이 나 있는 건데?
선 경:어.... (네 시선을 피하며) 받았어.
사카베 미즈호 (엠버):알겠어 (이제 그만 놀려먹어야지)
사카베 미즈호 (엠버):좋아~ 햇님이가 사는 거고~
선은 한숨을 내쉬고선, 어깨를 한번 으쓱이고 앞장서 걸어나갑니다.
사카베 미즈호 (엠버):같이 가자 햇님아~~~
선 경:그래, 너는 그..... 누구였지.....
걔... 파티에서 만났던 애.
사카베 미즈호 (엠버):파티에서 워낙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모르겠는데~?
우리 햇님이도 파티에서 만났고 (웃음)
선 경:흠, 아니면 그새 네 임자가 바뀐 거야?
사카베 미즈호 (엠버):아까 임자 있다는 말을 믿었어?? 농담이었는데
깨진 지가 언젠데~~
사카베 미즈호 (엠버):그럼 진짜로 깨지지 가짜로 깨지냐
사카베 미즈호 (엠버):괜찮아 나는 햇님이가 더 좋으니까~~ (자연스럽게 팔짱을 끼어본다)
그러니까 빙수 사줘~~
나는 너 좋다고 한 적 없는데.
사카베 미즈호 (엠버):(자기가 더운데 불러놓고선..)
친구로서 좋다는 거지!
헉 나는 그럼 친구도 아닌 거야??
선 경:난 너가 친구로서도 좋은게 아니란 뜻인데.
사카베 미즈호 (엠버):알겠어 햇님아 오늘의 약속은 여기까지인가보다
선 경:(그리고 네 표정을 한번 힐끗, 보고선... 피식 웃으며 대답한다)
뭐야, 어디가. 농담이야.
사카베 미즈호 (엠버):안녕안녕 티켓은 다른 사람이랑 보러가
사카베 미즈호 (엠버):빙수야 내가 사먹으면 되지(씩씩)
둘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던 사이, 어느 새 한 건물 앞에 도착했습니다.
사카베 미즈호 (엠버):어휴 내가 봐준다 내가 봐줘 (들어가며)
연극이 인기가 없는 건지 소극장에는 미즈호와 선 뿐인 것 같습니다.
사카베 미즈호 (엠버):아!!!!!!!!!!!!!!!!! 진심이냐!!!!!!!!!!
연극이 곧 시작 되려는지 모든 조명이 암전됩니다.
사카베 미즈호 (엠버):햇님아 이렇게는 연극 못 본다
사카베 미즈호 (엠버):이 표는 대체 어떻게 구한거야
레어템인가보다 아무도 없고
우리만 구했나보다^^
선 경:그러게, 우리를 위한 특.별.한. 무대인것 같다. 그치?
사카베 미즈호 (엠버):너 진짜 고백하려는 거 아냐??????
그럼 쫌 감동이겠다 에어콘때문에 감점은 있지만
서서히 무대 위로 불이 들어오고 무대 위로 보이는…
사카베 미즈호 (엠버):(이자식 진짜 대여해서 고백하는 거 아냐?)
거기서 뭐하냐고 묻기도 전에 선이 무대에서 미즈호 쪽을 응시한 채 독백을 시작합니다.
선 경:오늘 참 날씨가 좋네. 뜨거운 햇빛, 얼굴마저 촉촉하게 적셔주는… 습기! 그리고 날 위한 친구까지!
왜 아까운 내 시간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 걸까요.
선이 저런 장난을 좋아하는 건 처음 알았네요.
사카베 미즈호 (엠버):(날씨때문에 머리가 돌았나?)
소중한(^^) 친구님께 주먹을 날리기 전에 미즈호가 배려해서 얼른 여기서 나가야겠군요.
후우...
미안하다 햇님아 아직 고백을 들을 준비가 안 되어있어 (일단 의자에서 일어남)
미즈호가 어이없다는 듯 소극장에서 일어나 나가려는 순간,
선 경:…사실 해야할 말이 있어서 여기로 널 부른 거야.
진짜 중요한거.
그, 있잖아….
사카베 미즈호 (엠버):후우.. 햇님아 진짜로 고백할 줄은 몰랐는데 사실 (중얼중얼)
..?
사카베 미즈호 (엠버):누구세요???????????
(잰걸음으로 멀리 떨어짐)
사카베 미즈호 (엠버):죄송합니다 사람을 잘못 보신 것 같아요
엠버! 사카베 미즈호! 호박!
사카베 미즈호 (엠버):역시 사람을 잘못 보셨습니다
아직 선이 올라오지 않은 것 같으니 잠시 멈추어서 숨을 고릅니다.
작고 어둡던 연극장을 벗어나자 환한 밖이 보입니다.
한 여름이라 땀도 많이 나고, 날도 너무 덥네요.
사카베 미즈호 (엠버):관찰력기준치: | 30/15/6 |
굴림: | 75 |
판정결과: | 실패 |
잠시 서있는 동안 금세 따라온 선은 숨을 고르고 당신을 쳐다봅니다.
사카베 미즈호 (엠버):햇님이구나 하하...^^
선은 미즈호 앞에 서 있는 두 사람을 가르킵니다.
미즈호가 대답하던 그 순간, 검은 양복을 입고 있는 두 사람 중 한 명이 소리칩니다.
검은 양복의 남자: 서, 선 경! 저기 있다!
사카베 미즈호 (엠버):(아 젠장 빚쟁이인가)
야 너 빚있어????
(네 팔을 잡아 끌곤 다급한 목소리로 말한다) 엠버… 뛰어! 얼른!
사카베 미즈호 (엠버):아니긴 뭐가 아냐 그러니까 나한테 보증을 서달라고 하지
설마… 보증 이야기를 꺼낸 게 정말 헛소리가 아니라 선이 엄청난 빚때문에 그랬던 것은 아닐까요?
선 경:민첩기준치: | 50/25/10 |
굴림: | 4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사카베 미즈호 (엠버):민첩기준치: | 90/45/18 |
굴림: | 17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두 사람은 검은 양복을 입은 사람들을 피해 뜁니다.
아 뒤지것다
잡히면... X되는 거야.
사카베 미즈호 (엠버):크아악 햇님아 허어억 아무리 크억 급해도 빚을
너때문에 이 날도 더운데 육상을 하고오오오오오오오ㅗㅇ오오오오!!!!!!!!
선 경:너 원래 운동했다지 않았어?!? (헉헉)
사카베 미즈호 (엠버):너 진짜 나중에 빙수사라 흐어억
육상이랑 배구랑 같냐아아아아아!!!!!!!
선 경:운동도 안하고 맨날 에너지 드링크 마시면서 사는 나보다 못 뛰면... 어떡해!!! (헉헉헉헉)
사카베 미즈호 (엠버):뭐래 (정색하고 전력질주)
숨이 턱턱 차올라 숨쉬는 것이 힘들어 질 때즈음,
뒤를 돌아보니, 그 두 사람들이 안 보입니다.
사카베 미즈호 (엠버):하아..... 하아.... 크어억...
사카베 미즈호 (엠버):미치겠네........
사카베 미즈호 (엠버):이게 무슨 날이야....
선은 한창 공들여 올린 것 같던 머리를 거칠게 헝클어뜨립니다.
아까 그 상황은 둘째치고… 정말로 선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사카베 미즈호 (엠버):너 진짜 장기 털리는 거야?????
우리 햇님이 우야노... 쯧쯧...
당장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 거나 말이에요.
사카베 미즈호 (엠버):하지만 보증은 미안하다 (중얼중얼)
선 경:우선 도망가지 말고 내 얘기 좀 들어줘….
우리 카페에 가서 얘기할까?
사카베 미즈호 (엠버):그래도 보증은 안 돼 햇님아
우선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이야기는 들어야할 것 같습니다.
사카베 미즈호 (엠버):후우.. 아아 사주면 갈게~
사카베 미즈호 (엠버):너 진짜 빙수가 먹고 싶구나
다행히도 카페의 에어컨은 작동을 하는 것 같군요.
뭐 먹을거야? (메뉴판을 바라보며)
사카베 미즈호 (엠버):우리 햇님이가 빙수 먹고 싶다며 (ㅋㅋ)
난 시원한 거면 다 오케
저.... 여기 인절미..? 아니 저건 비싸니까
후... 그냥 일반 빙수로 주세요.
사카베 미즈호 (엠버):(진짜 돈이 쪼들리나...)
카페 직원: 네, 일방 빙수 맞으시죠? 7,900원 입니다.
사카베 미즈호 (엠버):와 여긴 일반 빙수도 비싸네
선 경:아니, 뭔 놈의 빙수가.... 잠시만요.
사카베 미즈호 (엠버):(차마 지갑을 보지 못하고 눈을 돌림)
선 경:카드... 아니.... 카드로하면 한도 초과 일수도 있으니까....
현금...? (지갑 봄...)(안봄...)
사카베 미즈호 (엠버):(이젠 그저 안쓰러움)
선 경:....카드, 카드로 해주세요.... (결국 얼굴 가림...)
사카베 미즈호 (엠버):됐어 햇님아 그냥 이번엔 내가 살게 (내미는 손 저지하고 자기 카드 내밈)
사카베 미즈호 (엠버):(짜식.... 보증 이야기하더니 진짜 쪼들리나)
응 진짜로~
사카베 미즈호 (엠버):(짜식...) 아무거나 먹어~~~~~
대신 다음엔 네가 사도록!
...그럼 인절미 빙수로 주세요.
둘은 계산을 마치고, 카페의 빈 자리를 찾아서 앉습니다.
이제 이야기 해봐
대체 무슨 일이길래
진정한 친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사카베 미즈호 (엠버):진정한 친구도 보증은 안 서준다고 생각해 (단호)
선 경:호박이라더니 진짜 단호박이라도 된거냐...?
넌 진짜 보증 그거때문에 연극까지 꾸미고
진정한 친구란!!!!!!!!! 옳지 않은 길을 가려는 친구를 바른 길로 이끌어주는 존재야!!!!!!
됐니!!!!!!
선 경:여보세요?
선 경:뭐....?
집에 가구를 다 빼앗겨?
후........ 그럼 어떡해.
내 잘못도 아닌데 이렇게 당하고 있어야해?
사카베 미즈호 (엠버):(ㅅㅂ... 그래도 보증은 안 된다... 보증은 안 된다..)
됐어, 끊어. 나중에 전화해.
한참 심각한 표정으로 전화를 하던 선은 한숨을 내쉬며 전화를 끊습니다.
사카베 미즈호 (엠버):뭐... 부모님의 빚을 햇님이 네가 지게 되었다거나..
그런 거야?
선은 한동안 충격 받은 표정으로 말이 없습니다.
사카베 미즈호 (엠버):(조용히 다시 입을 다문ㄴ다..)
선 경:내가 가지고 올게. (진동벨을 집어들며)
(어색..)
선 경:(뚜벅뚜벅 걸어가 빙수와 수저를 챙겨서 들고온다)
자, 먹자...
(냠)
그렇게 노래부르던 빙수인데, 어쩐지 침울한 표정의 선은 먹지를 않네요.
사카베 미즈호 (엠버):(아 미치겠다 너무 어색해)
한참 망설이며 어색한 침묵을 유지하던 선은 또 한숨을 푹 내쉬고 서야 입을 엽니다.
선 경:사실 여러가지로 심란한 일이 너무 많아서…
도움을 청할 곳을 찾을까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편하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게 너밖에 없는 것 같더라.
사카베 미즈호 (엠버):그, 그런 듯 하네..
선 경:아니, 친구가 없는 건 아닌데… 편한게 너라서…
나 진짜 너무 힘들어.
사카베 미즈호 (엠버):............
엠버, 날이 참 좋다. 우리 우정도 좋은지는 모르겠는데…
보증 좀 서줄래?
사카베 미즈호 (엠버):보증은... 안 된다....
보증은 .... 미안하다....
사카베 미즈호 (엠버):그럼...진심이지...
아니 근데 빚이 얼마길래
미즈호는 선의 말에 부정의 답을 내놓았습니다.
아무리 친구라도, 설령 우리가 엄청 친한 사이라도…
선은 미즈호의 대답에 '응, 그렇지. 역시 어렵지?'하고는 조금 슬픈 표정을 지어보입니다.
괜히 눈물을 글썽이기도 하는 선은 잠시 화장실에 다녀온다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리네요….
어쩐지 미안하긴 하지만 아닌 건 아닌 겁니다.
아무리 친구라도 내가 이겨내기 어려운 것까지 대신 들어줄 수는 없는 겁니다. 그렇죠?
그래도 어쩐지 선이 울러 가는 것 같아 마음이 조금 불편합니다.
사카베 미즈호 (엠버):(그래도 빙수는 퍼먹음)
그래도..... 엠버는 물질적인 도움은 주지 못해도 정신적인 도움은 줄 수 있는 '친구'겠죠?
그렇게 화장실에 간 선을 기다리고 있다보면...
사카베 미즈호 (엠버):왜 안 와... 빙수 다 녹겠네
어라, 선이 카페 밖에서 허겁지겁 뛰어 들어옵니다.
선 경:엠버! 여기 있을줄 알았어! 미안.... 같이 만나기로 했는데 늦잠을 자서 말이야.
사카베 미즈호 (엠버):...?????????????????????????????????????/
사카베 미즈호 (엠버):어??????????????????????
뭐라고???????????????????????????
방금까지 보증 서달라고 얘기하다가 울먹이며 뛰쳐나간 선은 어디가고..
아니, 이게 무슨 라면을 상추에 쌈싸먹는 소리죠?
사카베 미즈호 (엠버):뭐야?????????????
너 교통사고라도 당해서 기억을 잃었어???????
보증 서 달라고 했던 말이 민망해서 거절당하고 나니까 부끄러워서 괜히 저러는 걸까요?
늦잠 잤다니까....
화 많이 났냐?
사카베 미즈호 (엠버):아니 중요한 건 뒤에 기억상실이냐는 말인데 말야
사카베 미즈호 (엠버):너는 대체 무슨 소리야 진짜
이거봐… 또 나만 진심이었지.
또 나만 진지하게 생각했지…
저 XX, 저거… 더위를 먹은 게 분명합니다.
뭔 진심인데...
사카베 미즈호 (엠버):??????????????????????????????????
사카베 미즈호 (엠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