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아 엘레건스:(어리둥절해 보이는 네 모습을 빤히 바라보며) 내가 선물한 코사지가 마음에 들지 않나요? (다소 걱정스런 투였다.)
네펠리르테:어....어...?(마찬가지로 어리둥절하게 자신의 코사지를 보았다) ...맘에 들어.. 그럼, 들고 말고.
손목에 달린 코사지를 바라봅니다.
옅은 보라색을 띠는 화려한 꽃송이.
꽃잎은 하트처럼 끄트머리가 둥글게 갈라졌고,
채 다 피어나지 못한 꽃송이의 모양새가 꼭 심장처럼 보입니다.
[자연] 판정.
네펠리르테:
자연
기준치:
10/5/2
굴림:
38
판정결과:
실패
얼핏 보니 장미를 닮았군요.
시니아 엘레건스:(그제야 방긋 미소를 짓는다.) 기뻐요. 당신과 잘 어울릴거라 생각했거든요.
주위를 둘러보면, 연회장의 문가입니다.
투명한 유리를 세밀한 각도로 깎아 빛을 떨어뜨리는 샹들리에가 천장에서 화려하게 빛납니다.
천장에는 커다란 벽화가 빈틈없이 그려져 있고,
바닥은 반질거리는 대리석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벽을 따라 긴 테이블이 서 있고,
색색의 음식이 지나가는 이를 유혹합니다.
샹들리에 아래의 댄스 플로어에선 벌써 몇 쌍이고 손을 잡은 사람들이 춤을 추고 있군요.
시니아 엘레건스:그럼... 이제, 춤, 출까요?
네펠리르테가 주위를 살펴보느라 정신이 팔리면 시니아가 다시금 묻습니다.
여기가 어디인지,
언제 도착한 것인지,
무엇을 위한 파티라곤 하나도 알 수 없건만,
시니아은 개의치 않고 웃을 뿐입니다.
시니아 엘레건스:팔 떨어지겠어요. (옅게 웃으며 네게 말했다. 비어진 손이 외롭다는 듯, 네가 빨리 잡기를 재촉하며.)
네펠리르테:(주위를 둘러보고 혼란스럽게 눈을 깜빡이다가 이내 옅게 웃고는 당신의 손을 맞잡았다) 그럼,.. 시니라면 언제든. 춤추자.
시니아 엘레건스:(네가 손을 맞잡으면 치마끝자락을 쥐고 춤의 시작을 알리는 듯, 무릎을 작게 굽힌다. 꽤 익숙한 느낌이었다.)
시니아의 등 너머로 커다란 창이 보입니다.
눈이 내리지는 않지만,
퍽 추운지 한껏서리가 맺혀 있습니다.
–
봄의 댄스 플로어
–
–
손을 잡고 천천히 댄스 플로어로 나갑니다.
때마침 새로운 곡이 시작되었네요.
경쾌한 박자, 발랄한 음계. 왈츠입니다. 퍽 익숙한 멜로디군요.
[예술] 판정.
네펠리르테:
예술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63
판정결과:
실패
클래식이란 하나 같이 비슷하게 들리니까요,
무슨 곡인지 몰라도 어쩔 수 없죠.
박자에 맞추어 걸음을 옮깁니다.
어깨를 감싼 손과 허리를 끌어안는 팔,
익숙하게 스텝을 밟는 구두 굽 소리,
시샘 추위에 파르라니 떠는 꽃잎처럼 활짝 펼쳐지는 드레스의 치맛자락……
시니아 엘레건스:(노래에 맞추어, 한발자국. 한발자국. 너와 선율을 그린다. 치맛자락이 파도치듯 펼쳐치기를 반복하며.) 이러니 어렸을 적이 기억나네요.
네펠리르테:(당신을 따라 한발자국, 한발자국. 움직여나갔고 당신의 말을 듣고 웃으며 고개를 기울인다) 그렇네. 어릴적이 떠올라. 지금도 같이 춤을 추고 있다니... 정말 기뻐.
동화책에나 나올 법한 낭만적인 순간입니다.
시니아의 뺨은 발그레하니 달아올라 있습니다
샹들리에의 빛 망울이 머리 장식에 부딪혀 찬란하게 바닥으로 추락합니다.
품 안에 가까이 닿은 몸은 지나치게 따뜻해서 떼어 놓기 싫을 지경입니다.
한껏 기분 좋은 감각에 취해있는 사이,
[민첩] 판정.
네펠리르테:
민첩
기준치:
55/27/11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네펠리르테가 한 바퀴 턴을 할 차례가 찾아왔습니다.
겨우 떼어놓고 팔을 들자 네펠리르테가 빙그르르 돕니다.
정신 차리지 않았다면 발을 밟을 뻔했군요.
시니아 엘레건스:(돌아가는 네 모습을 빤히 지켜보다가 작게 웃음을 내었다. 걱정이라곤 뒤로 잠시 밀어두어 행복에 겨운 웃음이다.)
음악을 따라 봄의 꽃잎처럼 흔들리기를 여러 번,
어느새 시니아과 네펠리르테는 자연스럽게 궤도에 오릅니다.
익숙한 춤이에요.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시니아와 함께했던 것처럼……
어째서일까요?
춤을 연습한 기억이라곤 전혀 없는데.
네펠리르테:........이 춤.... 같이 춘적이 있었나.......? 우리..? (고개를 갸웃이며 말했다)
시니아 엘레건스:그럼요. (네가 어떻던간에 저는 자연스럽게 네 손을 맞잡았다.) 술을 너무 많이 마신 건 아니에요? (장난스러운 말투였다.)
[아이디어] 판정합니다.
[지능] 판정이 가능합니다.
네펠리르테:
지능
기준치:
85/42/17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봄을 닮은, 사랑스러운 피아노 곡조를 따라 시니아는 햇살을 담뿍 받은 것처럼 환하게 웃습니다.
시니아가 이토록 사랑스러웠던가.
이토록 환하게 웃었던가.
이토록…….
기분 좋은 괴리감이 뇌를 절입니다.
뭐어,
어찌 됐건 형편없는 실수를 하지 않아서 다행인 것 아니겠어요?
봄을 닮은 왈츠곡은 끝이 나지 않을 것처럼 아주 오래도록 이어집니다.
원래 이토록 긴 곡이었던가요?
아니면 시니아와 함께라,
순간이 영원처럼 느껴지는 걸까요?
어느 쪽인지는 알 수 없지만……
연주가 계속될수록 댄스 플로어에 꽃향기가 가득히 차오릅니다.
마음을 평온하게 가라앉히는,
향긋하고 쌉싸래한 향기.
어디선가 맡아본 것 같은 향이군요.
[자연] 판정.
네펠리르테:
자연
기준치:
10/5/2
굴림:
13
판정결과:
실패
봄이 찾아올 때면 종종 맡을 수 있었던,
익숙한 내음.
꽃향기를 따라 고개를 들면,
시니아의 어깨 너머로 다시 커다란 창이 보입니다.
아까 보았던 그 창입니다.
흰 격자 창틀 사이로 꽃송이들이 만개했습니다.
작고, 부드러운 분홍색을 띤……
다섯 장의 끄트머리가 갈라진 꽃잎.
벚꽃입니다.
겨울밤 특유의 차디찬 서리로 가득했던 창의 정경은 어느새 꽃이 만개한 봄으로 바뀌어 있습니다.
가지 사이로 보이는 밤하늘조차 따뜻한 색으로 물들어 있군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성] 판정합니다.
네펠리르테:
SAN Roll
기준치:
45/22/9
굴림:
67
판정결과:
실패
이성 -1
시니아 엘레건스:무슨 일 있어요? (네 시선을 따라 창문 밖을 바라보았다.) 벚꽃이 폈네요.
네펠리르테:그렇게 큰일은 아니야... 그냥.... 바깥이 무척이나 시적이랄까...? (이 애매한 상황을 보고 그냥 받아들이는 당신의 눈치를 보며 두 눈을 깜빡이며 대답했다)
시니아 엘레건스:그쵸? (그 무엇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그저 이 순간에 존재하고, 즐기기만 하면 되었으니까. 평온한 얼굴로 네가 말한다.) 봄의 왈츠를 듣고 봄이 찾아온 건가봐요.
시니아가 태평하게 말을 끝맺는 순간,
때마침 음악이 멎습니다.
두 사람은 댄스 플로어에서 내려옵니다.
–
{여름의 테이블}
–
–
춤을 추는 건 생각보다 힘든 일이군요.
댄스 플로어를 내려와,
홀의 가장자리로 벗어나면 긴 테이블에 가까워집니다.
테이블 위에는 색색의 요리가 가득 쌓여 있습니다.
중앙의 커다란 케이크가 유난히 눈에 띄는군요.
피망 수프와 나초,
치즈를 깍둑 썰어 넣은 큐브 샐러드,
연어크럼블 스테이크에 치즈를 뿌린 올리브 파스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라즈베리 파이,
설탕을 듬뿍 넣은 레몬 절임과 콩 스테이크,
버터를 발라 구운 감자, 코코넛 쿠키,
시금치를 반죽에 섞은 탓에 초록색 빵과 발사믹 소스,
토마토 카프레제, 치즈 수플레, 전복구이, 토마토 수프,
치즈 라비올리 라자냐와 립 아이 스테이크, 바닷가재 그릴,
티라미수와 에스프레소 젤리……
한 입씩 먹더라도 전부 먹을 수 없을 만큼 어마어마한 양의 음식들입니다.
테이블을 훑어보다 보면 문득 깨닫습니다.
[관찰] 판정.
네펠리르테: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음식이 하나 같이 차게 식어 있다는 것을요.
음식은 어느 것을 먹더라도 훌륭한 맛이지만,
아주 차갑습니다.
파스타 그릇에도 얼음을 띄웠고,
스테이크 따위의 고기도,
구운 채소도 전부 서늘한 온도입니다.
디저트도 마찬가지예요.
네펠리르테:...............만든지 오래된걸까.....? 왜 이렇게 음식이... 차지..? (음식을 빙 둘러보고 당신을 쳐다보며 물었다)
시니아 엘레건스:그야, 여름이니까요? (당연하다는 듯이 창밖을 가리키며)
시니아의 손가락을 따라, 창밖을 내다보면 벚꽃은 어느새 흔적도 없이 시들었습니다.
꽃잎도, 꽃향기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홀을 가득 채우는 것은 향긋한 음식의 냄새들뿐이고……
창가에 드리운 나뭇가지에는 녹음이 푸르릅니다.
새파란 이파리가 흐드러진 사이,
바람 한 점 불지 않는지 창밖은 유난히 고요합니다.
계절이 이렇게 한순간에 바뀌다니,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네펠리르테:...?여름이면 ..이렇게 차게 식었다면.. 이미 음식이 상해버렸겠는걸...? (당신의 가르킴을 따라 창밖을 보니 놀란 눈을 한다) 시..시니. ? 창밖이....뭔가. 이상하지..... .... ..않아? 아까랑... 조금...다르달까....
시니아 엘레건스:(네 표정에 작게 웃음을 터뜨린다. 이 상황이 그저 즐겁다는듯.) 이렇게 기다리다간 정말 상해버릴지도 모르겠어요. 어서 앉아요. 배고프지 않아요?
시니아는 여전히 태연합니다.
[이성] 판정합니다.
네펠리르테:
SAN Roll
기준치:
44/22/8
굴림:
58
판정결과:
실패
이성 -1
네펠리르테:(태연한 당신에게서 기이함을 느낀다.. 그러면서도 당신에게서 떨어지지는 않고 당신을 따라 앉는다) ...응. 시니가 즐겁다면. 시니가 그렇게 말하니 조금.. 배고플려나...?
시니아 엘레건스:(네가 앉으면 그제서야 웃으며 테이블을 둘러본다.) 그래도 여름밤치곤 후덥지근하지 않아서 다행이네요. 뭐 드실래요? (음식이 너무 많아 무엇을 골라야할지 모르겠다는 듯 한참을 바라보다가 수프를 가져왔다.)
네펠리르테:응. 오히려.... ..(음식이 차게 식었는데 후덥지근할리가. 그저 그렇게 마음속으로 생각하고는 미소지으며 당신을 본다) 아냐. (당신이 가져온 수프를 보고있다가)음... 너무 많아서 고르기 힘드네. ..나도 수프를 먹을까...?
시니아 엘레건스:응. 네펠리르테가 좋아하는 게 있나요? (네가 음식을 가져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듯했다.) 음식들이 정말 화려해서 뭐라고 불러야할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는 치즈와 큐브 샐러드를 조금 담아왔다.) 수프 드릴까요? 피망 수프랑 토마토 수프가 있네요. 제 건 피망이에요.
네펠리르테:나는 어떤음식이던 다 좋아. 시니가 주는거라면야. (당신을 바라보다가 자신도 조금의 치즈 큐브 샐러드를 갖고왔다) 응. 나는..토마토가 좋겠네.
시니아 엘레건스:좋아요. (네가 음식을 가져오는 것을 보다가 토마토 수프를 적당히 그릇에 담아 네게 건네준다. 은색 포크와 스푼도 함께.) 평온하네요.
네펠리르테:(수프와 식기를 받고 미소를 한 번 지어주고는 이내 수프를 한입 맛본다 그러고는 고개를 들어 당신을 쳐다보고는) 평온..하네. 응. (비록 바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모르겠지만 안은 평온하니까. 당신의 말이 맞을것이다)
시니아 엘레건스:(너를 따라 수프를 한 입 먹었다. 음식은 차가워도 맛은 좋았다. 바깥이 어떻게 돌아가도. 그래도, 이 순간만은.) 즐거워요. 함께 해주셔서 고마워요, 네펠리르테.
두 사람은 식사를 즐깁니다.
식사를 마치면, 시니아가 묻습니다.
시니아 엘레건스:케이크 먹을래요? (식사보다는 디저트에 더 관심이 있는 모습이었다. 자리에 일어섰다.)
네펠리르테:시니가 원한다면야, 당연히 (자리에서 일어서는 당신을 보고 케이크가 주 목적이였나 하는 사소한 생각을 하며 당신을 따라 일어섰다)
커다란 케이크는 레드 벨벳.
붉은 빵과 하얀 크림치즈가 어우러진 달콤한 것입니다.
산타의 옷자락을 닮은 그 케이크는 무려 3층이나 되는데,
제일 위에는 작은 산타 인형이 앉아 있습니다.
여름이라더니, 웬 크리스마스 케이크인지 모르겠습니다.
[관찰] 판정.
네펠리르테: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5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케이크 위의 인형을 자세히 보면, 산타가 아님을 금세 알아챕니다.
작고 앙증맞은 사이즈의 인형은 산타 모자를 쓰지도,
붉은 옷을 입지도, 선물 상자를 안고 있지도 않습니다.
대신 화려한 의자에 앉아 권태롭게 케이크 아래를 내려다 봅니다.
시니아가 케이크의 아랫단을 한 조각 잘라 내밉니다.
접시 위의 케이크는 유난히 붉고 촉촉합니다.
시니아 엘레건스:(케이크와 접시, 그리고 새포크를 건네준다. 제 것도 하나 자르며 말한다.) 먼저 먹어봐요. 맛있을 것 같네요.
네펠리르테:맛있을려나, 시니가 그렇게 보인다니 믿음이가는걸. 아마 맛있겠지.?시니도 방금보니까 무척 먹고싶어하는것 같던걸? 시니가 먼저먹어도 되는데... (말은 그렇게 하나 당신에게서 케이크와 접시, 새포크를 건네받고는 방긋 웃으며 이내 케이크를 한 입 먹는다)
시니아 엘레건스:(너를 따라 웃으며) 밥보다는 이런 주전부리를 좋아해서요. 이건 아직도 어린이 입맛인 것 같네요. (네가 먹는 것을 바라보다가 저도 따라 한입 먹었다.)
시니아 엘레건스:아, (제 목을 감싸는 푸른 천을 손가락으로 더듬이며) …드레스의 리본이 풀린 것 같아요. 차림새를 가다듬어야 할 것 같은데 케스트룸으로 같이 가지 않겠어요?
네펠리르테:(당신의 드레스의 리본을 바라보더니 저도 놀란눈을 하고는) 어... 세상에... 그럼, 같이 가야지. 가서 도와줄게. 케스트룸으로 가자..
게스트룸은 멀지 않습니다.
복도를 나가 우측으로 꺾은 뒤 한 층을 올라가면 그만입니다.
어떻게 알고 있더라,
묻는다면……
글쎄요.
창밖으로 눈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여름이 가득한데 눈이 내립니다.
눈이,
눈이 내립니다.
온통 이상한 일 천지입니다.
–
{가을의 게스트룸}
–
게스트룸은 단출한 구조입니다.
작은 [책상]과 [옷장],
둘이 눕기에 약간 좁은 [침대]가 있습니다.
창은 보이지 않네요.
시니아 엘레건스:(게스트룸으로 들어오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침대에 눕는다.) 조금 쉬었다 갈까요, 어차피 다들 파트너끼리 어울리느라 바쁠텐데.
당분간은 일어날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방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네펠리르테:피곤해...? 시니?(게스트룸으로 들어서 당신이 누운 침대를 살핍니다)
새하얀 침대.
시니아는 이미 그 위에 몸을 뉘었습니다.
폭 파묻힌 모습이 퍽 편안해 보입니다.
시니아 엘레건스:(네 말에 작게 웃고) 조금만 이러고 있다가 가요. 아니면 네펠리르테도 누울래요? (네게 자리를 만들어주겠다는 듯, 들척였다.)
시트 아래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네펠리르테:...? 으응? 아냐.. 시니는 푹... 쉬어... 나는 조금... .. 둘러볼게. (시트아래의 소리를 듣고는 시트 아래로 몸을 숙여 살핍니다)
시트를 걷어내면,
매트리스는 새빨간 색으로 물들어 있습니다.
무르익은 단풍잎들이 짓눌리고,
뭉개지며 시트를 칠한 것입니다.
웬 단풍일까요?
네펠리르테:....단풍이 있네.. (단풍을 자세히 쳐다본다)
조금 짓눌린 단풍잎일 뿐입니다.
네펠리르테:왜.. 단풍이 여기에.. (두리번 두리번 거리다가 책상으로 향해봅니다)
시니아 엘레건스:그야, 가을이니까요. (태연하게 말하며 웃었다.)
[서랍] 두 개가 딸린 작은 책상입니다.
책상 위에는 심심풀이로 읽을 수 있는 [책] 몇 권과 [잡지] 따위가 널려 있습니다.
꽃병에는 [파란 꽃]이 꽂혀 있군요.
네펠리르테:..가을이여도 방에까지 이렇게 단풍이 많이 들어오다니, 여기에 머물던 누군가는 단풍을 좋아했나..? (얌전히 서랍들을 열어봅니다)
서랍은 잠겨 있습니다.
열리지 않는군요.
열쇠가 필요할 것 같은데…….
네펠리르테:...(열쇠가 보이지 않아 책을 한번 펼쳐봅니다 혹시나 열쇠가 있을까.)
여러 가지 책들이 쌓여 있습니다.
‘로미오와 줄리엣’,
‘오셀로’,
‘한여름 밤의 꿈’,
‘맥베스’와 ‘햄릿’.
……
소설책이군요.
분량이 상당해서 다 읽으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 같습니다.
[예술] 판정합니다.
네펠리르테:
예술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모두 셰익스피어의 작품입니다.
유명한 작가이니 모를 수 없죠.
그나저나, 특이한 구성이네요.
4권의 비극과 단 1권의 희극이라니.
[자료조사] 판정합니다.
네펠리르테:
자료조사
기준치:
70/35/14
굴림:
5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책 중 한권을 읽을 수 있습니다.
네펠리르테:(한여름밤의 꿈을 골라 읽습니다)
[한여름 밤의 꿈]
–
요정의 왕 오베론은 요정의 여왕 티타니아에게 마법을 부려, 여왕이 네펠리르테를 열렬하게 사랑하는 꼴을 실컷 구경하고, 만족한 뒤 마법을 풀어준다. 마법이 끝나자 티타니아의 사랑은 짧디짧은 한여름 밤의 꿈처럼 허무히 스러진다.
–
네펠리르테:.......책 내용이 원래 이랬나.. ? 어라.. ..왜...내..내 이름이...(책을 읽다가 자신의 이름을 발견하더니 얼굴이 빨개진다)
……
원래 이런 내용이었던가요?
마지막 장에 꽂혀 있던 카드가 떨어집니다.
‘한여름 밤의 꿈은 짧을지언정 잊히지 않을 테니’
네펠리르테:..잊히지 않는다. (카드를 읽고 싱긋 웃더니)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것이라면야 나는 늘.. 잊고싶지도 않고, 잊지 않을텐데. 시적인 말이네.
(카드를 바라보다가 잡지가 눈에 띄여 잡지를 집어봅니다)
시니아 엘레건스:(네 말을 가만 듣다가 말한다) 그건 저도 마찬가지예요. 그 무엇도 잊고 싶지 않아.
[잡지]
‘거절당하지 않는 프롬포즈 101가지, 알고 마시는 샴페인, 눈에 띄는 야회복 고르기…….’
프롬에 관련된 팁이 여럿 적힌 하이틴 잡지입니다.
[자료조사] 판정합니다.
네펠리르테:
자료조사
기준치:
70/35/14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딱히 눈에 띄는 구절은 없습니다.
네펠리르테:(곧바로 파란꽃을 들여다봅니다)
옅은 보랏빛을 띠는 하늘색의 작은 꽃송이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습니다.
풍성한 꽃송이가 퍽 볼만하군요.
파란 수국입니다.
흰 방과 흰 가구 사이에서 시선을 잡아끄네요.
[지능] 판정합니다.
네펠리르테:
지능
기준치:
85/42/17
굴림:
4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여름에 피는 수국.
요즈음에 어울리는 꽃은 아니네요.
파란 수국을 선물하는 의미를 들어본 적 있나요?
다시는 만나지 맙시다.
보통 보기 싫은 상대에게 선물하는 꽃이죠.
무정하고 냉랭합니다.
네펠리르테:...............(파란수국의 의미를 떠올리곤 눈을 한번 감았다 뜨고는 고개를도리도리 젓습니다) ..그냥.. 갖고 있는거겠지...? ..그렇지만 프롬포즈..잡지랑 같이 있으니까 뭔가 개연성 있어보이네.. (하하 옅게 웃고는 옷장으로 향합니다)
옷장의 양 문은 경첩이 없는 것처럼 부드럽게 열립니다.
옷걸이에 걸린 것은……
시니아와 네펠리르테가 입은 것과 꼭 같은 야회복입니다.
왜 똑같은 옷이 들어 있는 걸까요?
[지능] 판정합니다.
네펠리르테:
지능
기준치:
85/42/17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 야회복을 고른 것은 누구였던가요.
시니아?
아니라면 네펠리르테?
기억은 희미하지만, 어째서일까.
둘 다 아니라는 확신이 섭니다.
우리는 정말로 이것을 입었던가요.
파트너를 청하고,
손을 잡고,
그럴싸한 드레스를 고르고…….
그렇다면 왜 기억에는 한 조각도 남아있지 않을까요?
네펠리르테:(옷장을 보다가 시니아가 있는 쪽으로 돌아서며) ............어라.. 시니... 우리.. 이 옷을 어떻게... 입었더라.?
시니아 엘레건스:음? 글쎄요.... (네 기억에 따라 저도 헷갈리는 듯 그저 어깨를 작게 으쓱인다. 침대에 자세를 고쳐 앉았다.)
게스트룸의 창밖으로 붉은 단풍이 물결칩니다.
가을바람이 선선해선 이따금 불안하게 흔들리는군요.
마치 피에 젖은 것처럼 붉고, 붉고, 선명합니다…
…. 그래서일까요?
이렇게 불길하게 느껴지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성] 판정합니다.
네펠리르테:
SAN Roll
기준치:
43/21/8
굴림:
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변동없음.
한편, 단풍잎의 표면은 하나 같이 엉망입니다.
짓눌렸거나, 뭉개졌거나, 찢어졌거나.
심지어 벌레가 갉아먹은 것처럼 구멍이 잔뜩 나 있습니다.
[관찰] 판정합니다.
네펠리르테: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흉측하기 짝이 없군요.
시니아 엘레건스:(네가 제 쪽으로 돌아서면 자리에서 일어나 네게 등을 보였다.) 아, 네펠리르테. 리본 다시 매주겠어요?
목에 맨 리본의 매듭이 헐거운 모양입니다.
네펠리르테:(단풍잎을 보고 숨을 한번 들이키다가 당신의 등으로 시선을 돌린다) 응. 그럼, 당연하지. 리본이 잘 안묶였던 모양이네.. (당신의 리본에 손을 대어 리본을 묶기 시작한다)
리본의 매듭을 풀면……
얇고 부드러운 천이 흘러내리고,
목덜미가 드러납니다.
리본을 걷어도 시니아의 목에는 여전히 붉은 것이 매여 있습니다.
아니, 매인 것이 아닙니다.
목덜미를 완전히 감싼 자국은 마치 실선처럼 얇고 가늘며,
새빨갛습니다.
꼭,
[관찰] 판정.
네펠리르테: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리본 자국 같네요.
오랫동안 목을 조이고 있어서 자국이 남은 걸까요?
아, 그러고 보니 연회장에 들어가기 전에도 리본을 매줬었죠.
너무 세게 당겼던 것 같습니다.
네펠리르테:앗... 내가 너무 세게 리본을 묶었었나봐....어쩜 ....좋아......... 미안...정말 미안............... (당신의 목을 보고 자신의 기억을 떠올리더니 주춤하며 어쩔줄 몰라하며 리본을 들고만 있는다)
시니아 엘레건스:(미안하다는 네 말에 깜짝 놀라서 바라본다. 괜찮다는 듯 네 어깨를 도닥이며) 아냐, 괜찮아요. 세게 묶은게 아니라 그냥 오래 매고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아팠으면 아까 얘기해드렸을 거예요. (걱정하지 말라는 듯 웃으며) 마저 묶어주실래요?
네펠리르테:(어깨가 토닥여지면서 당신을 머뭇이며 보더니) 저....정말 괜찮아..? 그래도 미안. 좀 더 편하게 묶어줬어야 했는데... ..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조심스럽게 리본을 묶기시작한다)
시니아 엘레건스:전혀 불편하지 않았어요. 이렇게 하고 춤도 췄는걸. (얌전히 네가 리본을 묶어줄 때까지 기다렸다. 네 손짓이 멈추면 뒤를 돌아서고는 환하게 웃는다.) 고마워요. 이제 내려갈까요? 목이 마르네요.
네펠리르테:별말씀을, 응. 목이 마르다면 마시러가야지. (당신을 쳐다보며 손을 내밀었다) 내려갈까...?
시니아 엘레건스:그래요. (내밀어진 손을 어려움없이 잡았다. 너와 함께 문을 나서서 댄스플로어로 돌아간다.)
–
{겨울의 테라스}
–
다시 홀로 내려오면, 느린 음악이 흐릅니다.
댄스 플로어에는 몇몇 커플이 춤을 추고 있고,
대부분은 테이블 근처에 서 있거나 자리를 비운 뒤입니다.
휑하군요.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며 걸음을 옮기는데……
무언가 이상합니다.
이 사람들,
사람이 아니에요.
머리가 있어야 할 목 위에는 부글부글 끓는 거품이 대신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모독적인 색.
거품은 부풀었다가 터지고,
어떤 형태를 이루다 다시 녹아내립니다.
두꺼비를, 혹은 뱀을,
그보다 더 차고 소름 끼치는 것을 닮은 형상을.
끔찍한 광경입니다.
[이성] 판정합니다.
네펠리르테:
SAN Roll
기준치:
43/21/8
굴림:
1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성 -1
왜 여태까지 몰랐을까요?
주위에 제대로 된 얼굴을 달고 있는 사람이라곤 시니아과 네펠리르테가 전부입니다.
시니아의 안색은 변함없습니다.
괴이한 것들도 두 사람에게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끔찍함을 느끼는 것은 오직 네펠리르테뿐입니다.
귓가에는 여전히 평온한 음악이 흐릅니다.
당신은 어렵지 않게 한 가지 사실을 더 알게 됩니다.
이 홀 내에는 곡을 연주할 악기도, 스피커도 없다는 것을.
이 음악은 대체 어디에서 들려오는 것인가요?
눈을 깜빡이면, 창밖에 까맣고 차가운 밤이 드리웁니다.
앙상한 가지와 서리가 서린 창,
새까맣고 건조한 밤하늘……
아, 그래. 겨울이에요.
이별과 죽음의 계절.
이제 놀랍지도 않습니다.
무엇을 묻고, 이야기하더라도
시니아은 잠자코 당신을 테라스로 이끕니다.
격자창이 열리고,
커튼이 드리우고,
천 너머로 새어드는 희미한 불빛이 두 사람의 옆얼굴을 밝힙니다.
한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추위는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테라스 너머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새까만 어둠, 심연.
그저……
깊고 깊은 수렁이 그곳에 존재할 뿐.
창을 통해 보았던 벚꽃,
여름의 녹음과 가을의 단풍,
겨울의 앙상한 가지는 찾아볼 수 없군요.
시니아는 당신에게 샴페인 잔을 내밉니다.
우린 테이블에 들리지 않았고,
내내 빈손이었는데 이 잔은 어디서 났단 말인가요?
잔에는 투명한 연보랏빛의 무언가가 담겨 있습니다.
시니아 몫의 잔은 없고,
이것은 네펠리르테의 잔입니다.
네펠리르테:(혼란스럽게 주위를 바라보다가 이내 표정을 갈무리하고는 고개를 갸웃이며 무언가 이상한 잔을 바라봅니다) ...시니? ...목이 마르다고 하지 않았어? 잔은 어느새 가져온거야......? 목이 마른사람부터 마셔야지.
시니아 엘레건스:전 괜찮아요. (네 손에 잔을 쥐어준다.) 당신을 위해서 가져온거니까.
네펠리르테:(잔을 쳐다보며 멀뚱멀뚱 쳐다보며)..이건 무슨 음료야? 그렇게 날 위하지 않아도 되는데, 어디서 가져온지도 모르게 빠르게 가져올필요도 없고. 시니는 마셨어?
시니아 엘레건스:(그것이 중요할까. 네 질문에는 명확한 대답을 주지 않은체, 그저 웃는다. 왜인지 어딘가 씁쓸한.) 전 괜찮아요. 당신을 위한 잔이에요. (다시 한번 말했다.)
네펠리르테:(당신이 어쩐지 대답하기를 회피하는 것 같았다. 그렇기에 그저 고개를 끄덕이고는) 응. 알겠어. 시니가 괜찮고, 시니가 원한다면야. (당신이 준 잔에 입을 댔고 한모금 마셨다)
잔을 기울이면 아찔한 단내가 쏟아집니다.
지독하고 강렬한 향기와 달리 혀를 적신 것에선 아무 맛도 나지 않습니다.
향수 탄 물을 마시는 것 같은 끔찍한 기분입니다.
곧이어 잔 속의 액체처럼 머릿속이 출렁입니다.
기억이 뒤섞이고,
재조립되고,
다시 완성되는 메스꺼운 감각.
독을 마신 것처럼,
코사지 마저 순식간에 시들고 머리를 떨굽니다.
[지능] 판정합니다.
네펠리르테:
지능
기준치:
85/42/17
굴림:
4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제대로 인사조차 하지 못하고 보내야 했던 서글픈 마지막을.
당신은 기억해냅니다.
당연하지 않나요?
예전부터 해왔던 생각인걸.
반란군은 사형당하는 것이 마땅하잖아요.
안 그래요?
당신은 그 곳에 있었습니다.
하나의 서커스를 보는 듯 광장에 몰려있는 사람들.
피묻은 참수대… 그리고,
반란을 외치던 제 동료들.
흰 국화한송이가 바닥에 나뒹굽니다.
분명 그 날, 시니아는 죽음을 맞이했어요.
이것은 착각도, 망상도 아닙니다.
분명한 진실입니다.
그러나 때론 기만보다 진실이 더 잔인한 법이에요.
[이성] 확인합니다.
네펠리르테:
SAN Roll
기준치:
42/21/8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이성 -3
네펠리르테:............... ..시니? ..? ...시니? (자신의 머릿속에떠오른 기억에 멈칫합니다............. 어째서 ...시니는 내 앞에 있는가? 지금도 내앞에 있는가? ..나는 무엇을 보았는가? .. 시니아는 ......... 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기억이 알려주는지 알 수 없습니다. 눈이 흐려지고 얼굴에 눈물자국을 남기며 고개를 도리도리 젓습니다) ...시니.. 시니... 여기에 있지? 있는거지? 뭐지.. 나 이상한게 떠올랐는데... ..
시니아 엘레건스:(지금 제가 이 곳에 존재한다라, 그것은 확실했다.) 꿈이니까, 당연하죠. (혼란스러운 것도 당연한 거겠지. 네 뺨에 손을 가지런히 얹고 바라 봅니다. 살아생전, 너를 대했던 그 다정함을 담은 채.) 죽은 사람이 꿈에 나타난다는 이야기 들어본 적 있나요? 신에게 기도를 드렸더니... 마지막으로 작별 인사를 할 시간을 선물 받았네요.
네펠리르테:...........그게 무슨소리야... .. 꿈이라고...? 이게..... 그럼..........이 꿈이 끝나면.. 마지막...... (자신의 뺨에 손을 얹은 당신의 손에 눈물방울을 떨어뜨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죽은사람이 꿈에 나타나는건.. 문학작품의 애기잖아... .. 나에게까지도 이렇게 ..... 이렇게... 찾아와도 되는거야...? ...왜 날 찾아왔어..... 날 ....날.. 찾을시간에 다른 사람들을 더 찾아주지... 선물 받은 시간에 난 보답하지 못할거야. ... .....작별인사... 난......난 잘 받아줄 자신이 없어,. 나.. 헤어질 자신이 없단말이야.......
시니아 엘레건스:(말하자면, 프롬 파티었다. 20살의 졸업을 앞둔 학생들이 즐기는. 그것 뿐이었다. 노래가 끝나고 무대조명이 꺼지면 졸업하게 될테지. 서로가 서로에게서. 이별을 고하며, 새로운 시작을 맞이할 것이다.) 그럼요. (가끔은 현실이 소설책보다 훨씬 더 비정상적인 법이다. 10년 넘게 친분을 유지했던 사람들이 서로에게 총을 겨누기도 하는 걸.) 전 진심으로 당신이 행복하길 원하니까.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에요. 보답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그저, 이별하고, 행복하면 되는 거예요. (제 손에 떨어진 눈물을 굳이 닦아내지 않고 네가 진정하길 기다렸다.)
절절한,
끔찍한,
아름다운,
슬픈,
애절한,
어떤 형용사가 붙는 결말이어도 상관없습니다.
충분한 인사를 나누고,
두 사람이 이별을 다짐했다면 그때가 결말입니다.
문설주를 따라 덩굴이 싹을 틔웁니다.
연록색의 줄기, 희고 둥근 열매.
겨우내 살아남고 겨울의 끝을 알리는…… 겨우살이입니다.
겨우살이 아래에서 입 맞춘다면 행복해질 수 있다고 하던가요.
이 얼마나 고전적이고 고리타분한 클리셰인지.
[지능] 판정합니다.
네펠리르테:
지능
기준치:
85/42/17
굴림:
5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하지만 사랑받기에 클리셰라는 말이 있지요.
이것은 네펠리르테의 행복을 바라는 시니아의 클리셰,
단 하나의 소원입니다.
네펠리르테:..............안돼.....안돼........ 시니........시니.. 이별이라니, 시니가 없는데 행복을 읊을 수 있을까.? 내가 감히 시니가 없는 세상에 어떻게 행복을 찾아.... 어떻게...어떻게........... 그러지마......그러지마. .제발.....아.. 제발.....(그럴 수 없단걸 어렴풋이 알면서도 .. 하염없이 진정하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며 목소리도 눈물이 맺힌듯 먹먹히 젖어들어갔다)
시니아 엘레건스:그럼. 그렇게 말하면.. 저를 모르는 많은 사람들은 불행에서 사는 것일텐데요. (옅게 웃는다.) 세상을 혼란스럽게 하는 사람들의 결실이 무너졌으니, 세상은 행복해져야 하는게 마땅해요. 당신도 마찬가지구요. (계속 눈물을 떨구는 모습에 그저 미안한 듯, 너를 제 품에 안아주었다.) 괜찮아요, 그리고 미안해요. 미안해요.
네펠리르테:.....적어도 시니를 한번이라도 알게되었다면, 그 순간부터 시니아 엘레건스란 사람이 존재하지 않고선 행복하기 힘들거야. 몰랐던 것보다... 알게된 순간부터 없어선 안될......... 알아차리는 순간 그 무엇보다도... 무엇보다도 갈구하게될........ 시니는... 그런 사람이니까. (당신의 품에 안겨 흠칫하며) 그..그렇게 안아주면 옷이 젖을거야.. 아니.아니야...... 시니가 미안해할게 어디있어...? 내가.........내가 다 미안해..........내가....... 내가 시니를 살리려고 더 노력해야했어. 어떻게........알아차리기 전까지 난 시니와 함께해서 행복하게만 있을 수 있었지..? 이렇게 이기적일수가... 미안한게 있다면 확실히 나야.
시니아 엘레건스:제가 그런 존재인가요? 그건 조금 슬플지도 모르겠어요. 제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요. 그건 죽기 전이라도, 죽은 후라도 마찬가지예요. 이별은 슬프지만, 감내해야하는 것. 세상의 모든 사람, 모든 것은 결국은 이별을 맞이해요. 봄에 꽃이 피고, 겨울에는 지는 것처럼. 만남과 이별을 번복하죠. 이별이 있기에 만남의 소중함을 알테고, 그건 불행이 있기에 행복한 것과 마찬가지. 당신의 탓이 아니에요. 그저, 세상의 섭리가 그렇죠. 당신에게는 아직 좋은 사람들이 곁에 많이 남아있어요. 그 사람들을 슬프게 하지 말아요. 괜찮아요. (어차피 한낱 꿈 뿐이니까. 잔잔히, 네 슬픔에 충분히 젖어들 수 있도록 너를 조금 더 안고 있었다.)
이별을 받아드릴 시간이에요, 네펠리르테.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건가요?
네펠리르테:나 아직 감내할 준비가 안됬나봐.. 순응해야하는데. 순응해야하는데.. 너무..너무... 헤어지기 싫어. (울먹이며 자신의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이별하지 않는 방법은 없는걸까..? 시니. 내가 감히 순리를 순응하지않을 순 없는걸까? 시니. ...
시니아 엘레건스:(저는 이미 죽은 몸. 되살아날 수 있을리가 없었다. 이별하지 않겠다는 건 네가 삶을 포기하겠다는 말과 같아서 인상을 찌푸렸다.) 해야해요, 네펠리르테.... 제가 제 죽음을 순응했던 것처럼, 당신도. 그래주세요, 부디.
네펠리르테:............차라리... 차라리.......... (차라리 내 죽음이였다면 순응했을텐데. 그렇게 말하고 싶었다 자신이 아닌 남에게 닥친 일에 순응하기란 어려웠다. 차라리 자신에게 그러한 일이 닥쳤으면, 그랬어야한다는 생각만이 들어 손을 잘게 떨었다.) .........어떻게 내가 감히 그렇게 ....... ...그렇게.....시니아와의 이별에 익숙해질 수가 있어.. 어떻게...
끝나지 않는 실랑이가 계속됩니다.
시니아는 ‘내가 없어도 행복하라’따위를 말하며 네펠리르테가 이별을 받아들이길 요구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