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화이트 포시티아:그거랑 이건 다르죠. 단편적으로 하는 말이랑, 본질을 이해한다는건 다른 이야기잖아요. (앞 보다가...) 글쎄요? 그건 직접 알아보자고요. (생긋)
롤러코스터의 선로는 복잡하게 꼬불꼬불 엉켜 있고, 몇 번이나 추락과 상승을 반복합니다.
360도 구간은 또 어떻고요.
당연하지만 사진이 찍힙니다.
행운판정?
이안 J. 휴고:
운
기준치:
70/35/14
굴림:
59
판정결과:
보통 성공
P. 화이트 포시티아:
운
기준치:
50/25/10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사진은 무난무난하게 나왔습니다.
이안 J. 휴고:(정신 반쯤 나간 체로 탄다. 그나마 사진은 무난하게... 나왔네. 살짝 후들거리는 다리.) 우, 우와. 정말 재밌다. 잠시만, 근데 저희 조사는 어떻게 해요?
P. 화이트 포시티아:(후들거리는 다리 보고 풉. 웃어버린다... 이쪽은 건물을 날아다니고 창문으로 뛰어내리고 하는게 익숙해서 그냥저냥 재밌게 탄듯.) 아하하핫! 조사는 일단 가볍게 돌아보는걸 목표로 해야죠. 하나하나 자세히 보려고 하면 하루 안에 다 못 돌아볼거라구요! 자자, 다음은 회전목마로 가요!
이안 J. 휴고:(웃는 거 살짝 째려봄.) 저희 잠입수사하는 것 맞죠? (뭔가 놀러왔다는 기분이 더 강하게 드는데. 일단 저건 안 무섭겠지 하고 회전목마 쪽으로 걸어간다.)
P. 화이트 포시티아:하하핫, 물론이죠. 수사니까 너무 겁먹지는 말고요!
이안 J. 휴고:누가 겁먹었다고 그래요. (저벅저벅저벅)
P. 화이트 포시티아:글쎄요, 제 옆에 있는 형사님이?
알록달록한 말과 마차가 가득한 회전목마입니다.
할로윈이라서 그런지, 조금은 무시무시한 음악이 흘러나오네요.
관찰 판정!
이안 J. 휴고:
Spot Hidden Roll
기준치:
51/25/10
굴림:
31
판정결과:
보통 성공
(대충 무시하고 회전목마 본다.)
듀라한 말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평범한 회전목마답게 오르락내리락하며 돌아갑니다.
P. 화이트 포시티아:형사님은 좋아하는 어트랙션, 있어요?
이안 J. 휴고:듀라하네. (올라타고 빙글빙글 돌아간다. 이건... 좀 재밌다.) 전 이게 재밌네요. 오랜만에 와서 그런가? (훨씬 더 편해진 표정으로 돌아간다.)
P. 화이트 포시티아:형사님은 무서운걸 안 좋아하는군요... 재밌다. 다음 무대는 공중에서 해야하나~
이안 J. 휴고:저, 저기요. 저를 데리고 바다 가로질러서 날라간 건 기억 안 나세요?
P. 화이트 포시티아:고층건물 상공같은건 어때요? (히죽)
이안 J. 휴고:(생각만 해도 아찔) 다음 어트랙션이나 타러 가죠....
P. 화이트 포시티아:참고해두겠어요. 하하. 다음은 바이킹인데 울면 안돼요~
이안 J. 휴고:어째 조사보다는 날 놀리러 다니는 느낌인데. (일단 간다...)
거대한 드래곤 모양을 한 바이킹입니다.
바이킹이 움직일 때마다 용의 울부짖음이 들려온다고 해서 화제가 되는데요.
바이킹이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면, 괴도가 양손을 번쩍 들라고 촉구합니다.
P. 화이트 포시티아:빨리요! 설마 겁나나요~?
이안 J. 휴고:으아아아아아 (일단 시키니까 번쩍 든다)
이안이 그렇게 하면……
이게 무슨 일이람! 괴도가 툭 친 안전바가 들썩거리지 뭐예요?
이안은 이성 판정 0/1.
이안 J. 휴고:
SAN Roll
기준치:
65/32/13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이성-1
이안 J. 휴고:아아아아 (심장 덜컥)
P. 화이트 포시티아:이거, 그냥 가벼운(??) 장난인데... (큭큭거리면서 웃어요)
이안 J. 휴고:그러다가 죽어요!!!!
P. 화이트 포시티아:안죽어요, 안죽어~
이안 J. 휴고:진짜 얄밉다 (슈우웅...)
P. 화이트 포시티아:(바이킹이 내려오고 웃음을 터뜨렸다가) 너무너무 놀란 것 같네, 미안해요~
이안 J. 휴고:아니라니까!! 조사하느라 신경 쓰느라 그래요. 그래서 다음은 어디죠? (좀 즐기는 것 같기도.)
P. 화이트 포시티아:진짜요? 그럼 또 해도 되나요?
이안 J. 휴고:아뇨.
P. 화이트 포시티아:앗, 단호해.
다음은 회전컵이네요! 가요!
이안 J. 휴고:(저건 좀 괜찮겠지. 간다.)
아기자기한 티컵 대신, 호박이 한가득 돌고 있습니다.
할로윈 에디션이니까요!
근력 판정에 성공할 때마다 컵이 빠르게 돌아갑니다.
이안 J. 휴고:(제법 신경 쓴 모양인데. 핸들을 쥐고 휙 돌려본다.)
근력
기준치:
70/35/14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빙글빙글~ 회전컵이 힘있게 돌아갑니다!
P. 화이트 포시티아:우왁... 조금 어지러운 것 같지 않아요? (핸들에서는 손 놓고 손잡이만 꼬옥)
사람들은 웅성거리며 관람차가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하지만, 천만다행으로 사상자는 없다고 하네요.
어쩐지 얼떨떨한 기분입니다. 짧은 백일몽을 꾸면 이런 기분이 들지도 모르겠어요.
P. 화이트 포시티아:위대한 대마술을 체험해본 감상이 어때요?
괴도는 아직 당신과 손을 잡고 있습니다. 마술이라기보단 그야말로 마법이었지만요.
P. 화이트 포시티아:우리를 무사히 제거했다고 생각할 거예요. 더 방해가 들어오기 전에, 본거지를 알아내야겠어요. 혹시 지금까지 캔디랜드를 둘러보며 신경 쓰이던 장소가 있었나요? 어디라도 좋아요. 형사님의 도움이 필요해요.
이안 J. 휴고:진짜 됐잖아... (기이한 기분 느끼고 곧 잠에서 깨어난 듯 정신이 깨어진다. 그제야 잡고 있던 손을 발견하고) 저, 이건 놓고 얘기할까요. (뜸) 아까 위에서 보니까 귀신의 집이 잠잠한 게 굉장히 수상해 보였어요. 아마 의식같은 걸 치뤄야한다면 그곳에서 할 것 같더군요.
P. 화이트 포시티아:그러네, 할로윈이라고 꾸며뒀으면서 하필 거기를 안쓴다는게 이상하긴 하네요.(끄덕)
상당히 낡은 외관의 귀신의 집입니다.
문에는 ‘수리 중’이라는 표지판이 덩그러니 걸려 있네요.
캔디랜드 구석에 위치해있고, 주변에 별다른 어트렉션도 없는 터라 사람의 인적이 아주 드뭅니다.
겉으론 특별한 게 없고, 문에 귀를 대봐도 별다른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이안 J. 휴고:여긴 창문 같은 것도 없나? (두리번두리번.) 들어갈까요?
P. 화이트 포시티아:그럴까요? 일단은 조심해서 가는걸로.
이안이 문을 연다면 잠겨 있지 않았는지, 쉽게 열립니다.
이안 J. 휴고:(조심스럽게 안쪽을 살핍니다.)
P. 화이트 포시티아:만일 잠겨 있었더라면 제가 또 화려한 솜씨를 보여드리려 했는데 유감이에요.
이안 J. 휴고:팬텀 문 딸 줄도 알아요? 이거 위험한 사람일세… (인형을 둘러보며) 그냥 생긴 게 사람이랑 다르니까 놀라는 거죠, 무서운 건 아니에요. 팬텀은 무서워할 것 같진 않은데.
P. 화이트 포시티아:괴도의 필수 소양이죠. 후훗.
이안 J. 휴고:당당하시네요.
P. 화이트 포시티아:맞아요, 귀신은 안 무서워요. 정말 무서운건 사람이죠.
사람은 살면서 한번쯤은 나쁜짓을 한다지만... 가끔 선을 넘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그 악의가 무서워요. 길을 어긋나 계속 걸어가서, 무슨 수를 써도 돌아오지 못할 이들…… 제가 상대하는 이들이기도 해요. 평범한 방식으로는 막을 수도 없죠.
이안 J. 휴고:그래서 그렇게 싫어하는 괴도 일 하면서도 그 사람들을 막으려는 겁니까? 혹시 뭐 개인적으로 당한 일이라도 있어요?
P. 화이트 포시티아:그래요. 당한 일이라... 없다고 하면 우습게 여길까요? 피해본 것도 없는 주제에 나선다고. (피식 웃는다. 가볍게 고개를 내젓고) 딱히 없어요, 그런거.
이안 J. 휴고:그렇게 말하자면 저도 딱히 피해본 건 없는데 나서서 범죄자들 잡고 하는 걸요, 뭐… 직업이긴 하지만. 직업이 아니었어도 그랬을 거예요.
P. 화이트 포시티아:대신 그쪽은 월급이 나오잖아요. 공무원 월급이 거기서 거기라긴 하지만. (킥킥대며 웃는다.)
이안 J. 휴고:제가 그 월급을 오늘 당신한테 탕진했네요. (이게 위로인가..? 싶은 농담 내뱉는다.)
P. 화이트 포시티아:에고, 미안해라. 그치만 수리비에 이것까지 쳐서 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네요.(솔직)
(잠시 뜸들이다) ...제 방식이 옳다고 주장하는 짓은 안 할게요. 하지만 이건 제가 쓸 수 있는 방식 중 가장 유효한 일이었어요. 형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는 변명으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이안 J. 휴고:됐어요, 제가 사는 걸로 해요. 전에 신세?진 것도 있으니. (이어지는 말 침묵 속에 듣는다.) 이 일 시작한지 이제 6개월 조금 넘었는데, 나도 참 많이 변했나봐요. 당신이 안쓰러워지려고 해. (발걸음을 멈추고 당신을 바라본다.) 지금이라도 이 짓 그만 두는 건 어때요? 그러면 더 위험하지도 않을 테고, 자수하라고 하지도 않을게요.
P. 화이트 포시티아:와아, 친절하셔라. (소리나지 않게 박수를 친다. 장난스러운 모습은 여전히.) 아직 신입 티를 못 벗어서 그래요. 형사라면 굳건하게 신념을 내세워야죠~ (한발 앞서 나아간다. 뒤는 돌아보지 않고,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이 일이 끝나면 진지하게 고려해볼게요. 지금은 내가 물음을 돌려줘야겠다. 형사님이야말로 지금이라도 돌아가지 않겠어요? 오늘은 일하는 날도 아니잖아요, 이 앞은 뭐가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구요~?
이안 J. 휴고:아니, 그러면서 내가 잡으려고 할 때마다 매번 너무하다고 뭐라 그러면서? (가늘어진 시선.) 이게 내 신념이라고 한다면 신념이라네요. 당신은 괴도이기도 하지만 그 태를 벗으면 경찰이 지켜야하는 시민이기도 하잖아요? 괴도를 그만 둬요. 그러면 시민으로 지켜드릴 테니까. (다시 한번 말했다.) 여기까지 와서 무슨, 그리고 누구 덕분에 이런 일들 하도 많이 겪어서 이제는 익숙해졌네요. 사실 일하는 기분도 안 드니까 신경쓰지 마세요. (관람차 빼고 나름 즐거웠고, 나지막히 덧붙인다.)
P. 화이트 포시티아:그거야 너무하게 구니까. (흥.) 하지만 내가 지금 괴도라는 옷을 벗어던지면, 경찰의 옷을 입고는 지키지 못하는 사람들을 버리게 되는거잖아요. ...그건 싫어요.(마지막 문장은 조금 힘주어 말했다. 가볍게 꺾일 의지가 아니라는 듯. 하지만 동시네 그런 생각도 들고 마는 것이다.) 자잘한 것에는 잔뜩 신경 쓰는데, 의외로 이런 데에서 너그럽다니까. 신기한 사람. (이름 모를 타인을 지킨다는 이야기에, 이안이라는 사람을 위험에 빠트리는 것은 정당화 될 수 있느냐고.) 형사님... 이안 씨는 좋은 사람 같아요. (아무래도 답할 수 없기에, 굳이 입 밖으로 내지는 않는다.)
이안 J. 휴고:당신 의외로 속 좁은 거 알아요? (째릿) 그냥 모른척하고 넘어 가면 될 일인데... (말 이어가다 잠깐 입술을 깨물었다. '이름 모를 타인을 지킨다'라는 것은, 바로 경찰이 해야하는 일이 아니던가? 범죄자와 경찰이 마음이 같을 수도 있나? 그래도 되는 건가? 본인에 대한 회의감이 물씬 밀려올 때, 덤덤히 말을 이어갔다.) 이건 내 일입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계속 휘말릴 수밖에 없다고.) 경찰이니까요. 좋은 경찰이 무엇인지 보여드릴 겁니다.
P. 화이트 포시티아:어머, 숙녀를 상대로 못하는 말이 없어. 좋은 사람 취소할게요. (냅다) 모른척 한다고 모르는게 되는건 아니잖아요. 모른다고 없는게 되는건 더더욱 아니고. 나는 알아요. 그러니 마땅히 다가갈겁니다. (피식 웃는다.) 선을 넘는 사람이 있다고 했잖아요. 어긋난 길을 걷는 사람. 범죄를 수단으로 사용한 이상, 저도 그 사람중 하나일 뿐이니까. 언젠가는 형사님이 제게 그 태도를 보여줄 날을 기다릴게요.
이안 J. 휴고:하아. 여자들이란 진짜 모르겠어. (누이들 떠올리며 한숨 짙게 내쉰다.) 차라리 몰랐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 들지 않아요? 난 지금 그런 기분이 드는데. (괴도가 너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몰랐으면 좋았을 텐데. 그쯤에서 생각을 정리했다. 결국 답변을 유보할 수 밖에 없었다. 상황을 회피 하려는 것 마냥, 다시 주위를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 그나저나 사교도들이 안 보이네요. 이쯤 되면 어디서 튀어나올 것 같았는데.
P. 화이트 포시티아:언제나 해요. 몰랐으면 좋겠다는 생각. 하지만 정말 모르는게 될 수는 없으니, 상황을 끝내버리려는거죠. 스케일은 좀 커졌지만.
P. 화이트 포시티아:(고개를 끄덕입니다. 항아리에 몸을 잘 구겨넣어봐요. 인권유린 상자 뭐 그런 기분이 드네...)
이안 J. 휴고:(따라 구겨 넣으면 갑자기 아까 얘기했던거고 뭐고 때려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수색조를 더 풀어. 캔디랜드에서 나가기 전에 처리한다. 번번이 쥐새끼처럼 구는 그놈을 이번에는 꼭 잡아 죽여야겠어.”
“그놈, 동료가 있던 것 같던데요. 항상 혼자 행동하지 않았습니까?”
“상관없지. 동료가 있다면, 같이 죽여버리면 그만이다.”
괴도가 숨을 삼키는 듯한 소리가 들립니다.
그러나 그뿐입니다.
곧 사교도들이 지나가고, 주변이 조용해집니다.
크기 판정
이안 J. 휴고:(이거, 아무래도 당신 얘기 같은데. 괴도 슬쩍 보고....)
크기
기준치:
60/30/12
굴림:
1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런, 항아리에 몸이 끼어버립니다...
잘 빠져나와봅시다.
P. 화이트 포시티아:이럴 때 할 말은 아니지만 참 가지가지 하시네요...
이안 J. 휴고:...........................살면서 죽고싶어진 건 처음입니다.................
(꾸낏..꾸낏... 나오려고 해본다.....)
P. 화이트 포시티아:거 참 하찮네요... (열심히 도와준다...)
이안 J. 휴고:하찮............ (영혼털린 얼굴)
또한 이안은 항아리 안쪽에 돌돌 말려 있던 검은 천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걸 잘 뒤집어쓰면, 사교도의 일당인 척 변장할 수 있겠어요.
[ 변장 판정 ]
이안 J. 휴고:
Disguise Roll
기준치:
5/2/1
굴림:
28
판정결과:
실패
어디가 머리를 내놓는 구멍이죠?
검은 천 안쪽에서 꼴사납게 발버둥 칩니다.
결국 괴도가 도와주고 나서야 간신히 숨을 쉴 수 있었습니다.
P. 화이트 포시티아:풉...
이안 J. 휴고:..................................웃지마세요.......
P. 화이트 포시티아:네네... 큭큭...
이안 J. 휴고:당신은 변장 안 해요? (찌릿)
P. 화이트 포시티아:흥, 내가 누군줄 알고 그런 소리를 하는거죠? (딱, 손 한번 튕기고 한바퀴 돌아요. 금방 변장한 채입니다.)
이안 J. 휴고:....ㅇ (....) 가죠. (척척. 먼저 걸어간다.)
조금 전보다 더 긴장한 채로, 사교도로 변장한 여러분은 걸음을 옮깁니다.
모퉁이를 돌면서부터는 일반적인 귀신의 집이 아닌 괴이한 광경이 나타납니다.
모독적인, 도통 지구에 존재할 수 없는 형태의 조각상과 석상이 당신을 내려다봅니다.
공기는 더욱 무겁게 내려앉아 숨을 쉬기도 힘들어질 정도입니다.
또 다시 사교도들이 지나갑니다.
여러분과 똑같이 검은 후드를 푹 눌러쓴 모양새네요.
별다른 의심은 받지 않고 통과할 수 있습니다.
이안 J. 휴고:(숨 길게 내쉬며 주위를 살핀다. 사교도라는 게 정말 틀린말은 아닌 건지. 이 세상의 것들이 아닌 게 온통 주위를 둘러싸고 있네, 이런 감상하며. 단서가 될 만한... 뭔갈 찾는다.)
이윽고 ‘직원 전용’의 표시가 붙은 철문이 나타납니다.
귀를 기울이면 안쪽에 꽤 넓은 공동이 있단 추측을 할 수 있습니다.
몇 명의 인기척 또한 느껴지네요.
돌입하기 직전, 괴도가 속삭입니다.
P. 화이트 포시티아:이 문을 넘어서는 순간부터, 어쩌면 형사님도 돌이키지 못할 길을 걷는 걸지도 몰라요. 여기까지 어울려주신 건 고맙지만…… 아직 되돌릴 수 있잖아요. 저 혼자서도 어떻게든 할 수 있어요. 항상 그래왔으니까.
아무래도 진심처럼 보입니다.
지금까지 실컷 휘두른 주제에, 새삼스레 신경이라도 쓰인 걸까요?
하지만 괴도의 말대로, 이 문을 넘어서면 당신의 삶이 크게 변하리라는 직감이 듭니다.
한 번 있었던 일은 다시 일어나기 쉽고, ‘기이하고 비상식적인’ 사건에 엮일수록 당신의 일상은 뒤틀리고 말 것입니다.
차라리 눈을 돌리는 게 쉽진 않을까요?
당신이 없더라도, 이 넓은 세계의 누군가는 지키기 위해 노력하지 않을까요?
당신 앞의 괴도처럼요.
이안 J. 휴고:(새삼스레 저런 말을 하네. 지금까지 저를 잘도 이용 했으면서. 저것도 죄책감 유발하려고 연기하는 것일텐데, 왠지 모르게 이번만큼은 당신이 진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아니면 진심이라 믿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진심이던 아니던, 이안은 알고 있었다.) 돌이키지 못할 길은, (숨 크게 들이마시고,) 이미 건넜어요. (문을 넘어선다.)
P. 화이트 포시티아:한 번 더 타고 싶었는데, 폐장 시간이 되어서, 탈 수 없게 되어버렸어요.
자수를 권한다던가, 체포하러 왔다던가... 뭐 그런건 아니죠? 저 오늘 착하게 굴었던 것 같은데.
이안 J. 휴고:(익숙한 인영 보면 한숨이 먼저 나왔다.) 아닙니다, 그냥 여긴 내가 오고싶어서 온 거예요. 저도 오랜만에 온 거예요, 유원지. 마지막으로 한번 더 타고 싶어서 왔어요.
P. 화이트 포시티아:그렇구나. 아쉽게 됐네요. 폐장시간이라고 이제 운행을 안 하는 것 같거든요. (그저 어트랙션만 바라보다가) 별 이야기 안 하네요? 잔소리 엄청 할줄 알았는데.
이안 J. 휴고:그러게, 아쉽게 됐어요. (시선은 여전히 팬텀으로 향했다.) 잔소리를 해서 들으면 몰라, 매번 안 들으면서. 아까 뭐라고 그랬나요? 폭죽 소리 때문에 잘 안 들렸어요.
P. 화이트 포시티아:그야 그렇죠. (가볍게 어깨를 으쓱. 이안을 돌아본다.) 고려해보겠다고 했었잖아요. 이번에는 말을 들어볼까 해요.
거짓말 하기는 싫으니까 솔직히 이야기 할게요.
모르는 척 할 생각은 여전히 없어요. 하지만 시끄럽게 언론을 타는 일 정도는 제 의지로 관둬도 될 것 같더라고요.
이번 일로 깨닫았거든요. 나와 함께 있으면 위험해진다는거.
이안 J. 휴고:(눈 깜박.) 괴도일을 그만 두겠다는 거예요?
P. 화이트 포시티아:그렇게 되나? 사교도들에게는 계속 화이트 포시티아라는 이름으로 활동할 생각이거든요. 대중 앞에 나서지 않을 뿐.
이안 J. 휴고:그러면 앞으로 괴도에 관한 뉴스가 나온다면... 당신은 아닐 거라고 생각해도 되는 건가요?
P. 화이트 포시티아:사망소식이 아니라면?
이안 J. 휴고:섬뜩한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시네. (째릿...)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만 아니면 괜찮아요. 대중에서의 팬텀 화이트 포시티아가 아니라면... 잡을 이유도 없겠군요.
P. 화이트 포시티아:제가 오늘 폭탄까지 챙겨온 이유를 모르겠어요? 은근 순진해.(큭큭 웃는다.) 이제 만날 일은 없을거예요. 사교도 건은 걱정하지 마세요. 어떻게든 제 쪽을 향해 시선을 끌면, 당신에게까지 접근할 일은 없을테고.
이안 J. 휴고:그게 웃을 일은 아니잖아요. (이어 시선이 가늘어진다.) 그 사람들 제 얼굴 기억한 것 같은데... (흐릿....)
P. 화이트 포시티아:웃을만한 상황이 아님에도 웃음짓는건 자신있거든요. 하하! 그 건은 제가 어떻게든 해볼게요. 믿어봐요, 좀.
이안 J. 휴고:(한동안 말을 잇지 않다가,) 그래서 작별인사를... 한다는 건가요? 이제 다시는 보지 못할 거라고?
P. 화이트 포시티아:(고개를 끄덕인다. 옅은 미소를 띄우고,) 돌아갈 땐 따로 가는 게 좋겠죠. 집까지 바래다주지 못했으니, 데이트 상대로는 실격일지도.
이안 J. 휴고:(반면에 이안은 복잡한 표정을 짓는다.) 제가 말하지 않았나요? 당신이 괴도의 태를 벗는다면, 나는 경찰으로서 시민인 당신을 지킬거라고.
P. 화이트 포시티아:사교도들에게는 계속 팬텀 화이트 포시티아일텐데요 뭐.
참, 그 귀걸이는 기념품이라고 생각해요. 악용하지 않으리라고 믿어요. 이안 씨.
이안 J. 휴고:난 그 사람들... 아니, 그 놈들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그놈들한테는 괴도든 그냥 일반인이든 당신 하고 싶은대로 해요. 그리고 혼자서 객기 부리지 말고 같이 해요.
P. 화이트 포시티아:어머... 과격한 언행.
숙녀한테 객기가 뭔가요? 객기가.
마지막 말은 이안 씨를 위해서라도 못 들은걸로 할게요.
이안 J. 휴고:이제와서... (혀를 내두르고,) 진짜 나를 위한다면, 내가 하라는 대로 해요. 이대로 가다간 사도교들 생각에 매일 밤 설칠 것 같네요.
P. 화이트 포시티아:(이안에게 한발 다가가서, 이마를 손가락으로 콕.) 잊어요. 나도, 그들도. '그냥 모른척하고 넘어 가면 될 일인데.' 그 말 그대로 돌려줄게요.
이안 J. 휴고:(윽.) 그게 그렇게 간단한 일 아닌 거 당신이 제일 잘 알잖아요. 차라리 괴도답게 지금 제 뒷목 쳐서 기억상실증에 걸리게 하는 게 더 나을 걸요.
P. 화이트 포시티아:아하하, 진짜 해드려요? (장난스레 팔을 들었다가 내린다.) 노력해봐요.
괴도는 언제나 가벼운 게 좋죠. 너른 밤하늘을 날아다녀야 하니까. 날 위해서 그렇게 해요.
이안 J. 휴고:(팔 들면 한번 움찔한다. 뒷통수 맞은 게 한두번이여야지. 가만히 바라보다가.) 아주 사라지지는 마세요. 사교도들을 일망타진하고 연락을 하던, 그전에 연락을 하던. 이후에 들리는 당신 소식이 사망소식만 아니게 해요. 죽더라도 내 앞에서 죽어요. 이건 개인적인 바람이에요. 경찰 이안이 아니라, 그냥 사람 이안으로서.
P. 화이트 포시티아:(가만 당신을 바라보다가...) 나한테 정이라도 들었어요? 이런, 내 매력은 어쩔 수 없다니까. 그들을 일망타진 하면, 그때는 다시 만나도 괜찮겠죠. 그때 마주하면 이름으로 불러주세요.
이안 J. 휴고:그러게, 진짜 정이라도 들었나봐. 나 아쉬워질려고 해요. (진담인지 농담인지 모를 투.) 리아... 진짜 이름이었어요? 찾아보니까 다른 사람으로 나오던데.
P. 화이트 포시티아:웃기는 소릴. 그리고 인터넷 쪽이 가명인거죠. 무명이라고 했잖아요, 제대로 안 찾으면 안 나온다고요? 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