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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 상사화 & 일렉티오 바시움 - 3rd Nightmare
시크SYK
2020. 7. 21. 23:09
|
이름 |
플레이어 |
KPC |
상사화 |
시크 |
PC |
일렉티오 바시움 |
똑디 |
시나리오 | 시나리오 링크 | END |
3rd Nightmare |
플레이날짜 | 플레이시간 | 트리거요소 (드래그로 확인) |
2020년 7월 21일 | 자살, 유혈표현 |
2020년 7월 21일
kpc: 상사화, pc: 일렉티오 바시움
3rd Nightm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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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천장입니다.
전신에는 이불의 포근한 감촉이 감기고, 당신의 머리 위에는 작은 물수건이 놓여 있습니다.
세상이 한 번 핑글...돌며 몸에는 열이 오르는 게,
몸을 가누기 상당히 힘든 상태입니다.
침대 옆에서는 사용인 사화가 당신을 향해 잔소리를 내뱉고 있습니다.
이쯤되면 좀 포기할 것이지.
질리지도 않는 걸까요.
뭐라 말대꾸를 해주고 싶어도 몸이 말을 듣지 않습니다.
눈 한번 깜빡,
입 한번 뻥끗하기도 어려워요.
어쩌다 이렇게 몸이 아프게 되었을까요.
복부가 찌르르한게,
음식을 잘못 먹은 것 같기도,
상처를 입은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왜 쓰러졌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네요.
건강 판정합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6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체력을 1 회복합니다.
분명 쓰러지기 전에 검은색 형체의...무언가를 본 것 같기도 합니다.
산속 저택이니 짐승의 습격이라도 있었던 걸까요?
사화는 계속해서 당신을 잠재우려고 합니다.
누구를 보고 배운 건지,
이 고집에 이제는 당신이 지칠 것 같네요.
...그러고 보니 지금의 시점은 언제일지 모르겠습니다.
분명 당신이 저택의 사람들을 되살리려고 했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던 것 같은데,
당신은 여전히 어린아이의 모습입니다.
그냥 꿈이었을까요?
꿈이라면 ‘무엇이’ 꿈일지도 의문입니다.
지금 여기에 누워있는 게 꿈일지, 계획에 실패한 게 꿈일지,
...어쩌면 모든 게 꿈이었을 수도 있잖아요.
아직 기회가 남아있다면 다시 잠을 자지 않고 버텨봐야 할지도 모릅니다.
사화를 포함해, 사라진 사용인들을 위해서요.
이미 모든걸 알고 있을 것 같은 사화에게 묻는다면 이 의문이 해소될지도 모릅니다.
당신은 몸에 힘이 완전히 풀리며 졸음이 쏟아지는 것을 느낍니다.
이어 사화는 당신의 어깨를 조심스럽게 토닥입니다.
-
그 뒤로 얼마간의 시간이 지났을까요, 몸이 서서히 가벼워집니다.
건강 판정합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6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체력 1 회복합니다.
그래도 완전히 낫지는 않았는지 짧게 이명이 울립니다.
세상이 다시 한번 핑글 도네요.
방을 둘러보면 평소와 다를 것 없는 당신의 방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10년 전 모습의’ 방이지만요.
저택의 상태는 나름 양호해 보입니다.
사화는 이곳에 없습니다.
평소와 다를 것 없는 당신의 방입니다.
저택이...이상하게도 조용하네요.
어쩌면 익숙하고 당연한 정적일지도 모르겠지만,
미심쩍잖아요.
건강 판정합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3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조금이라도 낫는 것 같으면 다시 아프고,
다시 낫는 것 같다가 또 아프고...
몸이 말도 아니네요.
정말 이 저택에 늑대의 습격이 있었을까요.
사화를 불러야 할 것 같은데,
어디서 무얼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방을 나서면 익숙하고 화려한 복도가 펼쳐집니다.
고요하네요.
사용인들은 아무도 보이지 않습니다.
혹 모두가 사라진 시점이라면 왜 사화만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은 것이며,
자신은 왜 아직 어린아이의 모습인지 의문스럽네요.
2층을 둘러본다면 [테라스]와 [귀빈실]이 눈에 띄겠지요.
테라스에 가까이 다가선다면 당신은 입구가 수십개의 나무판자와 나무못으로 빈틈없이 막혀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듣기 판정합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56 |
판정결과: | 실패 |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나갈 방법은 없는 것 같습니다.
여길 대체 누가,
왜 막아뒀을까요.
귀빈실의 입구도 마찬가지로 나무판자와 못 등으로 막혀있습니다.
듣기 판정합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3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판자 넘어, 바람소리가 들려옵니다.
지능 판정합니다.
기준치: | 65/32/13 |
굴림: | 3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가만 생각해보니, 이것이 자연스러운 바람소리가 아닌 것 같습니다.
이건 짐승의 숨소리네요.
짐승이 가만히 먹이를 기다리는 것처럼,
숨통에서 고요하게 바람만 내뿜는 소리와도 같습니다.
이성 확인합니다.
기준치: | 61/30/12 |
굴림: | 100 |
판정결과: | 대실패 |
이성 -1
당신을 습격했다는 늑대일까요?
정말 이 안에 있는 게 늑대라고 한다면 누가 어떻게 늑대를 가둬놓은 건지도 의문스럽습니다.
3층으로 향하는 계단에 다가서자,
마치 인위적으로 쏟아낸 것처럼 흐트러져 있는 책 수십 권을 발견합니다.
살펴보면 모든 책은 ‘꿈’ 또는 ‘죽음’에 관해 다루고 있네요.
제목 역시
「꿈의 해석」
, 「‘꿈’이란」
, 「악몽」
, 「죽음을 의미하는 꿈」
, 「죽음에 이르는 말」
등으로 직관적입니다.관찰, 혹은 자료조사 판정합니다.
기준치: | 85/42/17 |
굴림: | 17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그 사이에서 다른 내용의 책 한 권을 발견합니다
살펴보면 ‘늑대’에 관한 책이네요.
눈에 띄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늑대는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는 편이며, 건강한 인간을 공격했다는 보고가 확인된 일은 드물거나 아예 없습니다.」
계단 위의 책들은 3층의 서재로 쭉 이어져 있습니다.
마치 누군가 책으로 당신을 유도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올라가 볼까요?
책을 따라 3층으로 올라갑니다.
서재의 입구 역시 나무판자로 지저분하게 막혀있지만,
가운데의 판자 하나만은 거친 모양새로 뜯겨있습니다.
서재의 안쪽에서 억지로 뜯어낸 것 같네요.
틈 사이로 싸늘한 바람이 밀려오는 것만 같습니다.
그리고 뜯긴 판자의 틈 사이에서,
당신은 누군가의 흉흉하고 시뻘건 ‘눈’과 마주합니다.
늑대라기엔 눈 주변에 박힌 털은 하나도 없습니다.
오히려 사람의 맨 피부가 녹아내린 것 같습니다.
그래요, 저 붉은 건 늑대의 눈이 아닙니다.
늑대가 당신을 해칠 리는 없으니까요.
이성 확인합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67 |
판정결과: | 실패 |
이성 --1
이젠 듣지 않으려고 해도 들려옵니다.
괴물이 당신을 보며 내뱉는 숨소리가요.
숨소리뿐만이 아닙니다.
언어가 되지 못한 무언가가 성대를 긁으며 괴물의 입 밖으로 터져 나옵니다.
판자 하나만 뜯겨있는 상태이기에 당장의 위험은 없을 테지만,
당신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도망갈 것인지,
저 눈을 계속해서 응시할 것인지요.
계속 눈을 쳐다보면 현기증이 몰려옵니다.
지능 판정합니다.
기준치: | 65/32/13 |
굴림: | 79 |
판정결과: | 실패 |
당신은 확신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저 괴물만은 아직 당신을 해칠 악의가 없다는 것을요.
괴물은 당신을 보며 연신 입을 뻥끗 거립니다.
자세히 듣는다면 무언가를 전달하려고 하는 것 같지만,
끝내 언어가 되지는 못합니다.
그래도 그가 무엇을 전달하려고 하는지, 입 모양은 읽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관찰 판정합니다.
기준치: | 85/42/17 |
굴림: | 7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괴물이 전달하고자 하는 다음과 같은 말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습니다.
???: 깊은 잠으로.... 깨어.... 수 있습...다.
그것을 끝으로, 서재 안에서는 괴물의 괴성이 들려옵니다.
마치 무언가를 위해 겨우 잡고 있던 이성의 끈을 제 사명을 다한 뒤에야 끝끝내 놓쳐버린 것 같습니다.
그 곧았던 눈에는 악의가 들어찹니다.
더 이상 그와 대화를 나누거나, 그의 상태를 살펴보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것’의 존재에 대해 당신은 물어야 합니다.
사화에게요.
다시 계단을 내려오면,
계단의 밑에서 사화와 눈이 마주칩니다.
그런데...
사화는 당신을 빤히 쳐다보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방금 이상했죠.
어딘가 부자연스러웠습니다.
왜 순간적으로 그런 표정을 지었을까요.
(* 할 말 없어 -> 할 말 없어?)
사화는 일렉을 안아들고 식당으로 향합니다.
식당을 길게 가로지르는 커다란 식탁 위에는 당신이 좋아하는 수프와 빵이 먹음직스럽게 놓여 있습니다.
아마 음식은 사화가 준비해 둔 것 같습니다.
내려오는 길에도 사용인들은 아무도 만나지 못했으니까요.
정말 아무도 못 만났다기엔 어딘가 석연치 않은 점이 있었지만,
무언가 결론을 내고 확신하기엔 정보가 부족합니다.
그 순간,
콰앙-
하고, 어디선가 굉음이 들려옵니다.
만약 모든 곳의 상태를 확인한 당신라면 이것이 무엇인지 직감이 가는 상태일지도 모르겠지만,
소리만으로 소재를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지능 판정합니다.
기준치: | 65/32/13 |
굴림: | 11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목재가 강한 힘을 받아 부서진 소리인 것 같습니다.
저택의 어딘가가 또다시 무너진 걸까요?
목재라면....
사화는 식당을 나서, 어디론가 급히 뛰어갑니다.
역시 사화는 저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거예요.
건강 판정합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6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어린아이의 다친 몸으로 성인인 사화를 따라 잡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적어도 2층으로 올라간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사화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중앙 로비에서 주변을 둘러본다면 [현관], [응접실], [사용인들의 방]이 눈에 띕니다.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면 분명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거나 흔적이 남아있을 텐데,
당신은 소리는커녕 아무런 흔적을 느끼지 못 했습니다.
응접실의 문은 꽤나 멀쩡해 보입니다.
그러니까, 적어도 수십 개의 나무못과 판자로 막혀있지는 않습니다.
쉽게 들어갈 수는 있지만,
유감스럽게도 안에서 사화는 보이지 않습니다.
이곳에 들어오진 않은 것 같네요.
여기 어딘가에 사화의 방이 있을 겁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방이 다닥다닥 붙어 비슷비슷하게 생긴데다,
빛 한 점 들지 않는 구석진 곳 에 있어서 그런지 사용인들 중 ‘누구의’ 방인지는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무작위로 아무 방이나 열어보려고 한다면 일부는 판자로 막혀있고,
그나마 멀쩡하게 열려있는 방은 사화 이외의 다른 사용인의 방입니다.
어떻게든 사화의 방을 찾아보려고 한다면 당신은 복도의 벽에서 ‘무언가’를 발견하게 됩니다.
자세히 보면 벽지가 긁힌 것 같기도 하고,
인위적으로 패인 홈 같기도 합니다.
시선을 돌려 바닥을 보면 바닥에도 비슷한 자국이 보입니다.
자국은 어디론가 계속 이어지고 있네 요.
관찰 판정합니다.
기준치: | 85/42/17 |
굴림: | 100 |
판정결과: | 대실패 |
(눈 비비고 다시 본다.)
기준치: | 85/42/17 |
굴림: | 7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 자국은 짐승 또는 사람의 손톱자국인 것 같습니다.
마치 무언가가, 저택의 어딘가로 끌려간 것 같은 자국이네요.
이성 확인합니다.
기준치: | 59/29/11 |
굴림: | 1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이성 -차감 없습니다.
이런 자국이 왜 생기게 됐을까요.
이것 역시 괴물의 흔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이 자국을 계속해서 관찰하거나 자국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면, 어떤가요.
당신은 어두운 복도 끝에서 ‘그것’과 다시 조우합니다.
빛이 들지 않아 형태는 정확히 볼 수 없지만,
당신은 그것 과 눈이 마주쳤습니다.
저것은 서재에서 봤던 그 괴물과는 다릅니다.
그렇게 당신은 직감합니다.
육안으로도 그것의 원한과 악의가 읽힐 만 큼 일그러진 저 괴물은 당신을 해치려고 들 것임을요.
이성 확인합니다.
기준치: | 59/29/11 |
굴림: | 2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이성 차감 없습니다.
조금만 몸을 움직인다면 괴물은 당신에게로 달려들 것이고,
당신은 아픈 어린아이의 몸으로 어디까지 대항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아니, 저것에 대항 할 수는 있을까요?
녹아내린 것 같은 살점과 괴이한 소리,
인간의 형상이지만 더이상 인간이 아닌 괴물은 어둠 속에서 서서히 움직이며,
......
탕!
총성이 울립니다.
당신의 뒤에서부터 들려온 총성은 다급한 구둣발 소리로 바뀝니다.
그리고,
누군가의 서늘한 팔이 당신의 팔목을 세게 붙잡습니다.
...돌아보면 사화입니다.
손에는 리볼버가 들려있고,
강한 화약 냄새가 주변으로부터 코를 타고 올라옵니다.
시선이 문득 사화의 소매 안쪽에 닿습니다.
사화는 아까 자신의 소매 안을 확인하는 것 같았는데,
실제로 그의 손목에는 무언가가 쓰여 있네요.
저기에는 무엇을 써둔 걸까요.
관찰 판정합니다.
기준치: | 85/42/17 |
굴림: | 96 |
판정결과: | 실패 |
그저 까맣게만 보입니다.
소매 안쪽으로도 여러 단어가 더 쓰여 있는 것 같은데,
옷으로 가려져 직접 확인해보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이 들어가게 된 곳은 반대편 복도 끝에 있는 한 사용인의 방입니다.
이쪽 복도 역시 어두워 누구의 방인지는 알 수 없지만,
방 안은 조금 지저분하다는 감상입니다.
물건을 정리하지 않는 것 같은 지저분함보다는 어딘가 의도성이 느껴지는 지저분함인데,
당신이 방 안을 관찰하기도 전,
사화는 허리를 숙이며 이렇게 말합니다.
뜬금없이 숨바꼭질이라뇨.
나와 당신의 나이가 몇인데.
사화는 차분하게 ‘숨바꼭질’의 룰에 대해 설명합니다.
당신은 술래이며, 이 방 안에서 나오지 않고 천천히 100까지를 세면
사화를 찾기 위해 방 밖으로 나올 수 있다고 하네요.
사화를 찾으면 받을 수 있는 선물로는 당신이 어렸을 때 좋아했던 과자 따위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저택의 이곳저곳을 폐쇄해 놓고 괴물들을 가둔 게 사화일지도 모르겠네요.
참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여긴 당신 당신의 저택인데,
일개 사용인인 사화가 저택의 여기저기를 폐쇄해놓은 채 당신의 움직임을 방해하다니요.
왜 당신에게 자세히 이야기를 해주지 않는 걸까요.
당신이 못 미더워서?
아니면 다른 이유로?
사화는 이내 밖으로 나가며,
문을 빠르게 닫습니다.
이제 당신은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사화가 문을 닫으면 당신은 자연스럽게 문에 붙어있는 메모를 발견하게 됩니다.
메모는 성인의 키나 시야에 맞게 붙여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당신의 키가 닿는 곳보다는 높은 곳에 있습니다.
크기 판정합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95 |
판정결과: | 실패 |
민첩 판정합니다.
기준치: | 65/32/13 |
굴림: | 1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점프를 해서 겨우 메모를 떼어냅니다.
메모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나가기 전 거울과 서랍 확인.
거울과 서랍을 확인하라니, 무슨 말을 누구에게 하는 걸까요.
그냥 방의 주인이 확인하려고 쓴 메모일 가능성이 높겠지만,
사화가 당신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말일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제 3의 다른 이유 일지도 모르고요.
당신이 방을 둘러본다면 방의 분위기나 구조가 이제야 눈에 들어옵니다.
저택의 화려한 외관 과는 달리 허름하기 짝이 없는 방이기에 사용인의 방답다는 생각은 들 지만... 누구의 방일까요?
사화의 방이라기엔… 꽤 지저분한 것 같습니다.
아.
아까의 지저분하다는 감상은 이거에요,
가구가 미묘하게 삐뚤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원래라면 침대나 옷장이나 거울이나,
수평한 각도로 놓여야 할 텐데.
이 방은 묘하게 가구들이 뒤틀려 있습니다.
지능 판정합니다.
기준치: | 65/32/13 |
굴림: | 6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눈으로 쫓으면 이 뒤틀린 각도가 어쩌면 의도적일지도 모른단 의문이 듭니다.
침대에서 일어나면 자연스럽게 거울과,
거울에 비친 문이 한 번에 보일 것 같은 각도네요.
우연일까요?
거울의 유리 위에는 검은색 잉크가 꽤나 많이 묻어있습니다.
그러나 유리 위라 잉크가 번졌을 뿐,
조금만 가까이서 봐도 글씨를 썼다는 건 알 수 있네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일정표는 첫 번째 서랍.
- 이름은 두 번째 서랍.
- 전부 기억나지 않거나 거울 속 외관에 이상이 생겼을 경우 세 번째 서랍.
위에서부터 세 개의 서랍이 있습니다.
첫 번째 서랍을 열어본다면
그냥 사용인으로서 해야 할 일들이 일정표처럼 간단히 적혀있네요.
오전 5시 기상, 6시 청소, ....
별다른 건 없습니다.
두 번째 서랍에는 쪽지 한 장이 들어있습니다.
살펴보면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지능 판정합니다.
기준치: | 65/32/13 |
굴림: | 76 |
판정결과: | 실패 |
....알 수 없는 것들 뿐입니다.
마지막 서랍을 열어본다면 처음 보는 알약과, 실탄 몇 발만이 나옵니다.
이것의 용도는 알 수 없습니다.
......아직까지는요.
전부 사라진 사용인들,
폐쇄된 저택,
폐쇄된 서재에서 목격한 괴물,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사화,
‘전부 기억나지 않거나’
‘거울 속 외관에 이상이 생겼을 경우’
라는 방 안의 메시지.저택의 사용인들은 괴물로 변하고 있습니다.
아니, 어느 샌가 이미 전부 변해버렸다는 게 옳은 표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화는 변해버린 사용인들을 저택의 이곳저곳에 가둬두고 당신을 보호하려고 했을 테지만,
문제가 있다면 사화 역시 괴물이 되어가고 있는 걸까요.
문밖은 조용합니다.
숫자를 셌다면 이미 100을 세고도 충분히 남았을 시간입니다.
당신은 술래이고,
이젠 숨바꼭질을 시작할 시간이에요.
그런데,
이렇게 어디로 갔으며 무얼 했는지 선명하게 티를 낼 일이 던가요.
사화를 찾아 다시 복도로 나간다면 복도에선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지만,
벽과 바닥에는 화려하다는 수식어가 어울릴 정도로 심히 흩뿌려진 핏자국이 사방에 튀어있습니다.
누구의 피인지는 알 수 없어 조금 불안한 감도 있지만요.
피웅덩이를 밟아 생긴 사화의 발자국이 그대로 남아있으니 이걸 따라가 보면 될 것도 같습니다.
붉게 남은 발자국을 따라 조금 더 걸어 중앙 홀로 나가면,
홀의 가운데에는 아까의 괴물이 바닥에 쓰려져 있습니다.
바닥에는 검은 피가 쏟아져 나오고,
그것에게는 더 이상 생명의 흔적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완전히 불씨가 꺼져버린 괴물 옆에는 사화가 서 있습니다.
사화는 그저 고개만 돌려 당신을 쳐다봅니다.
여전히 공허하지만 슬픈 눈이네요.
사화는 다시금 손목을 확인해보더니,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사화는 당신에게 이름을 묻습니다.
분명 자신의 상태를 숨기려고 했겠지만,
이제는 그걸 ‘왜’ 숨기려고 했었는지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 결정을 하기 전, 사화는 당신에게 다시 한번 이름을 가르쳐달라 묻습니다.
사화의 마지막입니다.
메스꺼운 느낌이 순식간에 차올랐다가,
시야가 아득해집니다.
눈앞이 흐려졌다가,
하얗게 점멸합니다.
꿈이었으면 좋겠어요.
이 괴로운 일은 없던 걸로 해요.
눈을 뜨면 하나도 괴롭지 않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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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ND 2
잘 자, 우리에게 아침이 있었으면 좋겠어.
상사화 생환, 일렉티오 바시움 생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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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근교의 깊은 숲속.
몇 년째 내놓아도 쭉 안 팔리는 대저택이 있습니다.
저택에 살던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모조리 실종된 저주받은 저택이란 소문이 런던 내에도 쫙 돌았거든요.
사람들은 이 현상에 여러 이름을 붙였습니다.
저택을 조사하기 위해 경찰도 다녀갔고, 탐정도 다녀갔고, 금품을 노리는 도둑들도,...
그렇게 방치된 지 십 수년 정도가 지났나요,
저택이 잊힐 즈음에야 갑자기 저택을 팔겠다는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사용인 한 명과 함께 짐을 싸 들고 나와서는.
글쎄요,
저택의 주인이라고 하던데 자세한 건 모르겠어요.
어딘가로 가려고 하는 것 같던데...
여행이라도 됐나 보죠.
그런데 내놓기만 했지 결국 팔리지 않아서.
얼마가 지났던가요.
두 사람이 찾아와 ‘아직도 안 팔렸냐’면서 웃고 갔던 기억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