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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 상아 & 핑징 - 여름의 노래

페어/핑상

by 시크SYK 2021. 7. 20.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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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C: 상아 PC: 핑징
시크 학꼬
시나리오 시나리오 링크 END
여름의 노래 https://runawaysummer.postype.com/post/3790629 A
플레이 날짜 플레이 시간 트리거 요소
2021년 7월 19일 2.5시간 상해, 살인?

 

 

 
2021년 7월 19일
 
[여름의 노래]
 
kpc: 상아 pc: 핑징
 
 
살랑 살랑, 따스하고 기분 좋은 바람이 뺨을 쓰다듬습니다.
 
양 손으로 상아의 허리를 붙잡고 입으로는 조금 녹은 아이스크림을 뭅니다.
 
눈이 부실 정도로 청량한 하늘과 반팔 교복을 입어도 춥지 않은 기온이 뚜렷한 여름이라는 걸 알려줍니다.
 
상아가 이끄는 자전거가 부드럽게 페달을 움직이며 나아갑니다.
 
바퀴가 천천히 돌아갑니다.
 
당신은 그 뒤에 앉아 시시각각 변해가는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뒷모습 밖에 눈에 들어오지 않아 표정을 알 수 없는 상아가 말합니다.
 
상아:핑징, 비가 내리기 전에 도착하자.
 
우리의 목적지가 어디였죠?
 
어렴풋이 떠오른 의문이 금방 사라져 버립니다.
 
상아와 함께 가는 곳이라면 장소는 중요하지 않을테니까요.
 
그저 즐기도록 합시다.
 
비가 내리면 모든 게 무산이 될테니까요.
 
핑징:네. 상아 씨!(즐거운듯 활기찬 목소리로 말하며)
 
당신은 고개를 높게 들어봅니다.
 
새파란 하늘로 찬란한 빛이 부수어져 내립니다.
 
너무나도 눈이 부셔 절로 인상을 찌푸리게 됩니다.
 
비가 내리기 전에 도착하자고 했었죠.
 
비는 언제 오는걸까요?
 
핑징:...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비가 오기는 할까요?
일기예보를 못 보고 나오긴 했지만...
 
상아:핑징이 답지 않네~... (들려오는 목소리에 묘한 웃음기가 서려있었다.) 오늘이 지나면 내릴 거라고 일기예보에서 그러던걸?
 
핑징:그러면 비에 홀딱 젖을 일은 없지 않을까요~? 오늘안에는 도착할테니깐요!(네 허리를 더 꼬옥 잡고는 기분이 좋은지 작게 웃는다.)
 
상아:(기분좋은 웃음소리에 귓가가 간지러워서 네쪽으로 고개를 살짝 젖힌다. 보이지 않은 얼굴에는 미소가 한가득 지어져있었다.) 맞아, 핑징과 함께니까.
 
쉼없이 앞으로 향하던 중.
 
덜컹, 돌부리에 걸린건지 자전거가 한 번 기우뚱거립니다.
 
당신은 본능적으로 상아의 허리를 더욱 세게 끌어안습니다.
 
상아:앗, 괜찮아? (핸들을 고쳐잡고 살짝 뒤를 돌아본다.)
 
핑징:...네! 살짝 놀라긴 했지만요. 상아 씨도 괜찮죠?(너를 바라보더니 괜찮다는 듯 웃어보인다.)
 
상아:그럼. 돌부리에 걸렸나봐.... (네가 괜찮다는 것을 확인하면 다시 고개를 앞으로 돌려 부지런히 페달을 밟는다. 문득 옆을 바라보곤 작게 탄성을 내뱉었다.) 예쁘다...
 
당신은 은은하게 풍기는 짠내음에 시선을 옮길 수 밖에 없습니다.
 
어느새 옆으로 바다가 깔립니다.
 
느리게 파도가 치고 있습니다.
 
난간을 통하여 아름다운 자연의 광경이 펼쳐집니다.
 
관찰 판정합니다.
 
핑징: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2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름답다.(펼쳐진 풍경을 멍하니 바라본다.)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가슴이 뻥 뚫릴 것 같지만,
 
어째서인지 묘하게 바다가 이질적으로 느껴진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리도 생동감이 강한 풍경인데 왜일까요.
 
자세히 보니 날아다니는 갈매기도, 종종 튀어오를법한 은빛의 물고기도 모습을 찾아 볼 수가 없습니다.
 
바다는 생명의 근원지라 해도 과연이 아닐터인데 무슨 일인지 의아합니다.
 
핑징:...아름다운데 약간 미묘한데. 뭐지? 상아 씨. 저 바다 약간 이상하지 않아요?(네 허리를 꼬옥잡곤 네게 말을 걸어본다.)
 
상아:응? 뭐가? (네 말에 발을 조금 더 천천히 움직이고 너를 올려다본다.)
 
핑징:음... 바다에 갈매기가 없는 건 처음보는 것 같아서요. 다들 어디서 쉬고 있나?(자신이 잘못본건지 고개를 살짝 갸웃거린다.)
 
상아:네가 말하니 정말 그런 것 같네. 너무 더워서 잠깐 쉬고 있는 걸까... (잠깐 본 바다로는 확신할 수가 없었다. 문득 떠오른 듯 네게 말했다.) 함께 바다에 가볼래?
 
핑징:바다요? 좋죠. 바다에 가본지도 오래된 것 같아요. 요즘에는 근처 강변을 산책하는게 다였는데..(들뜬 목소리로 대답을 한다.)
 
상아:좋아. (들뜬 목소리에 덩달아 신난 목소리로 대답하고 느긋해졌던 페달을 다시 빠르게 밟았다.) 그러고보니 핑징과 바다는 온 적이 많이 없는 것 같아.
 
핑징:그러고 보니 그렇네요. 저희는 거의 숲속이나 시장을 돌아다녔던 것 같고... 갑자기 더 두근거려지는데요? 예쁜 조개껍질을 줍고 싶어요!(살랑이는 바람에 머리카락이 반짝이며 흩날리더니 네가 페달을 빠르게 밟자 꼬옥 붙잡는다.)
 
상아:그러니까 말이야. (짧게 웃음을 터트리곤) 좋아, 예쁜 조개껍질을 줍자! 지금 이렇게 잠깐 보는 것만으로도 시선을 빼앗기게 되니, 가까이서 보면 그 풍경이 얼마나 황홀할까.
 
당신이 앞을 응시하면 커다란 [흔들다리] 하나가 보입니다.
 
듣기 판정합니다.
 
핑징:
듣기
기준치: 20/10/4
굴림: 12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어렴풋이 상아가,
 
상아:호수는 안 돼, 바다로 가야해.
 
라고 중얼거리는 걸 들을 수 있습니다.
 
핑징:.....?(무슨 일일까. 궁금하기는 하지만 일단 네게 몸을 맡기곤 살랑이는 바람을 느껴본다.)
 
얼마 지나지 않아 흔들다리 앞에 도착합니다.
 
상아:(입구에 서면 자전거를 멈춘다.) 여기서는 걸어서 가야겠다. 자전거로 가기에는 조금 위험해보이는걸.
 
핑징:음. 그런거 같네요. 막 흔들거려서 날라가면 안되니깐요...!(약간 겁을 먹은 듯 침을 목뒤로 넘기더니 자전거에서 내리며) 자전거는 제가 끌고 갈까요?
 
상아:(날라간다는 말에 웃음을 짓고) 맞아, 날라가면 큰일나! (네가 내릴 동안 자전거가 흔들리지 않게 꼭 잡고 있다가 천천히 내린다.) 아냐아냐, 어차피 잠깐인걸.
 
자전거를 끌고 가는 상아의 옆에서 당신이 함께 걷습니다.
 
흔들다리란 이름에 걸맞게 꽤 단단해보이는 모습임에도 이 다리는 한 걸음을 내딛을 때 마다 흔들립니다.
 
상아:많이 무서워? (한걸음 내뱉고 문득 너를 올려다본다.)
 
핑징:....(솔직히 무섭긴하지만. 그래도 내가 따지고 보면 오빠고!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싶다는 말에 강한척을 해본다.) 아, 아뇨? 저 고소공포증 이런 거 없어요! 나무 위도 잘 올라갔고.... 음..일, 일단 가볼까요?
 
상아:(고소공포증은 없다는 네 말에 천진난만하게 믿어버리고 환한 미소를 짓는다.) 다행이다! 어서 가자. (네 손을 이끌어서 포개어 핸들을 함께 잡는다.)
 
아래를 보면 까마득하게 깊어 보이는 바다가 펼쳐져 있습니다.
 
추락한다면 심해에 먹혀버리겠죠.
 
핑징:.....(아래를 보지말걸. 보니깐 더 무서운듯 잡은 네 손을 꽉 잡고는 눈을 꾸욱 감았다가 느리게 뜬다.) 가, 갈까요?
 
상아:와, 저것봐. 바다가 진짜 깊어보이네. (네가 무서워하는 줄도 모르고 아래를 보면 신나서 말했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이곤 너와 함께 발걸음을 맞추어 앞으로 나아간다.) 예전에 누가 그랬거든. 흔들다리에서 연인이 손을 꼭 잡고 끝까지 함께 걸으면 사랑이 영원하다고. 그러니까 손을 놓으면 안돼.
 
핑징:...네!(그래도 네가 손을 잡아줘서 그런지. 생각보다는 떨지 않고 천천히 앞을 걸어간다. 네 말을 듣고는 영원한 사랑... 이라며 살짝 볼이 붉어진채 중얼거린다.) 손 절대 안 놓을게요. 무슨 일이 있어도!
 
두 사람, 행운 판정합니다.
 
상아:
기준치: 80/40/16
굴림: 3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핑징:
기준치: 75/37/15
굴림: 2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잠시 뒤 흔들리는 게 멎습니다.
 
상아:(저도 너와 마찬가지로 함께하니 겁이 없어진 걸지도 몰랐다. 큰 어려움 없이 흔들다리를 건넌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흔들다리를 건너옵니다.
 
핑징:....!(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도착해 기쁜듯 표정이 밝다. 심지어 손도 놓치지 않았고... 응, 영원한 사랑.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곤 작게 웃는다.)
 
지상에 도착하여 숨을 고르고 있자니 짠내음이 다시 몰려옵니다.
 
[바다]와 [모래사장]이 보입니다.
 
핑징:....! 바다가 보여요 상아 씨.(바닷바람 냄새를 맡더니 눈을 반짝이며 바다를 가리킨다. 푸른 빛의 바다를 보니 신이난듯 마치 아이같았다.)
 
상아:(아이같이 신이 난 모습에 저마저도 웃음을 터뜨리고 만다. 공기속에 묻어난 물내음이 더위를 식혀주고 있었다.) 우와... 어떻게 저렇게 푸를 수가 있지?
 
시야에 모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광활한 바다입니다.
 
규칙적으로 낮은 높이의 파도가 칩니다.
 
상아:(자전거를 잠깐 옆에다 세우고 양손으로 네 손을 잡고 너를 바닷쪽으로 이끌었다.)
 
핑징:진짜 아름다워요....게다가 상아 씨랑 함께보는 바다라서 너무 좋고....(바다를 멍하게 구경하다가 네가 저를 이끌자 천천히 따라가며) 바다에 들어갈 거예요?
 
상아:나도 핑징과 함께라서 너무 좋아. (꼭 맞잡은 손에 힘이 더욱 들어갔다. 반짝이는 눈으로 널 올려다본다.) 들어가볼래? 시원할 것 같아. 젖는게 싫으면 안 그래도 괜찮고... 가면 신발은 벗어야겠다.
 
핑징:아니예요. 젖는 거 괜찮아요. 파도도 적당해서 기분 좋을 거 같고...(힘이 들어간 손을 가만히 보다가 신발을 가지런히 벗고는 다시 너를 따라 걸어간다.)
 
행운 판정합니다.
 
핑징:
기준치: 75/37/15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상아:(네 옆에 신발을 벗어두고 모래사장에 발을 내딛는다.) 이것도 간질간질... 기분 좋다.
 
모래사장은 햇볕에 적당히 달구어져 뜨끈합니다.
 
흔한 유리조각이나 쓰레기 하나 보이지 않아 맨발로 다녀도 안전합니다.
 
핑징:바다가 엄청 깨끗하네요... 사람이 자주 안 오는 곳인가? 이렇게 예쁜데...(바스락거리며 발자국이 남는 모래사장을 보다가 너를 바라보며) 그래도 조개껍질은 잘 보일 것 같아서 좋네요.
 
상아:그러니까. 이런 곳에 우리 둘만 있다니... (문득 주위를 둘러본다. 시야에 전부 들어오지도 않는 바다를 잠깐 멍하니 쳐다보고) 마치 물이 담요처럼 모래사장을 덮어논 것 같아...
 
행운 판정합니다.
 
핑징:
기준치: 75/37/15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깨진 껍데기를 발견합니다.
 
상아:
기준치: 80/40/16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핑징:......어라. 깨진 껍데기예요.(아쉬운지 이리저리 둘러본다.)
 
상아도... 깨진 껍데기를 발견합니다.
 
상아:(깨진껍데기를 주워서 햇빛에 비추어본다.) 깨져도 반짝반짝하니 예쁜걸.
 
이리저리 둘러보던 당신은 종이가 담긴 유리병을 발견합니다.
 
핑징:어라? 이런데에 유리병이 있네요.(유리병 쪽으로 걸어간다.)
 
상아:앗, 그러게? (그 어떤 생명도, 쓰레기도 하나 보이지 않는 바닷가에 유리병이라니. 너를 따라가본다.)
 
핑징:......누가 여기까지 와서 버린걸까요? 아니면 바다에 쓸려왔나?(이리저리 유리병을 둘러본다.)
 
상아:혹시 숨겨진 보물지도...? (유리병 안에 들어있는 종이를 보고 눈을 반짝인다.)
 
핑징:...! 보물? (보물이라는 말에 눈이 반짝이더니 유리병을 열어 종이를 펼쳐본다.)
 
보물지도는...
 
아닙니다.
 
젖지 않은 종이에 글자가 빼곡히 적혀있습니다.
 
편지
 
관찰력 판정합니다.
 
핑징: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상아의 필체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알아차릴 수 없을리가 없습니다.
 
이런 편지를 쓸 사람은 상아밖에 없으니까요.
 
핑징:......어라? 이건...(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짓더니 편지를 자세히 읽어본다. 이건 언제 쓴 거지? 상아 씨가 언제 흘려보낸 편지일까? 의문이 든다는 표정으로 널 바라보며) 이거 상아 씨가 준비해놓은 거예요? (깜짝 이벤트라도 해놓은건가 생각이 든다.)
 
상아:(널 따라 종이를 보다가 익숙한 글씨체에 눈을 두어번 깜빡인다.) 아, 아닌데...? (그리고 편지와 너를 번갈아 본다. 어쩐지 속마음을 들킨 기분이라 더위가 훅 양 뺨으로 올라왔다.) 나, 난 아니야!
 
핑징:....진짜요? 하지만 상아 씨 글씨체인데...(이벤트가 아닌건가? 두눈을 깜빡거리며 너를 보다가 네가 부끄러워 하는 모습에 작게 웃고는 편지를 병안에 다시 넣어 들고온 작은 가방안에 넣으며) 아니라면 어쩔 수 없지만... 진짜 아니죠?
 
상아:그러게, 내 글씨체는 맞는데... 호, 혹시 속마음을 대신 글로 써주는 마법의 모래사장 그런 건 아닐까? (네 시선을 스윽 피하고 모래사장을 둘러봤다.) 잘 찾아보면 핑징의 편지도 있을지도 몰라!
 
핑징:....음, 확실히 뭔가 신비한 바다같긴 해요. 저희말고는 사람도 없고... 갈매기도 없고. 약간 꿈속에 와있는 기분이랄까...(네 말을 듣고는 일리가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제 속마음을 보여주는건 부끄럽지만... 제 것도 있나 우리 찾아볼까요?
 
상아:난 너와 함께 있으면 늘 꿈을 꾸는 것 같은데. (고개를 끄덕이고는 네 손을 잡고 바닷가 쪽으로 걸어갔다. 젖은 모래에 작은 발자국들이 새겨지기 시작하자 들뜬 눈으로 다시 너를 올려다봤다.) 여기 모래는 조금 더 시원하다. 바닷물이 엄청 시원한가봐.
 
물은 수면이 훤히 보인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아주 맑고 깨끗합니다.
 
짠내음의 근원지는 이곳이었군요.
 
수영복을 가져오지 않았으니 깊게 들어가는 건 무리겠지만...
 
잠깐 발을 담그고 여름을 만끽하는것도 나쁘지 않겠죠.
 
핑징:이렇게 맑고 깨끗한 바다는 오랜만에 보는 것 같아요.(네 손을 조심히 잡고는 찰팍이는 파도 위로 조금씩 발을 담가본다. 흰 거품이 쏴하고 지나가며 발바닥이 젖더니 조금씩 발등에도 물이 닿기 시작했다.) ...시원해요.
 
상아:바다에 온 적이 있어, 핑징? (하늘을 비춘 바닷가 표면으로는 햇빛이 찬란하게 부서졌고, 모래사장 위 흰 포말이 지나간 자리에는 소금기가 묻어났다.) 정말... 생크림같아. (시원한 바닷물에 손을 담구어 네 쪽으로 물방울을 튕겼다.)
 
핑징:예전에 어릴적이 온 기억이 있어요. 자세히는 기억이 안 나지만...(발이 비출정도로 투명한 바다가 신기한듯 눈을 반짝이다가 네가 물방울을 튕기자 앗, 하고 움찔거린다.) 차가워요 상아 씨~ (자신도 장난끼가 돈 듯 손끝에 물을 묻혀 네게 조금 튕겨본다.)
 
상아:그래? 그런데 나도 이렇게 가까이서 본 거는 거의 처음인 것 같아. 늘 산 쪽에서 살았으니... (제 얼굴에 닿은 물방울에 눈을 꾹 감았다가 기분좋은 웃음을 터뜨려버린다.) 시원하다. 여기서 수영도 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바닷속에 사는 인어공주님은 늘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보고 지낼까?
 
핑징:...(햇살보다 밝게 빛나는 네 웃음을 보니 심장이 두근거리는지 멍하게 바라보다가 네 손을 잡아 천천히 해변가를 걸어가본다.) 그러게요. 하지만 인어공주님은 더 깊은 바닷속에 계시니깐 이 풍경과는 조금 다를 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이런 바다라면 안 속은 더 아름다울 것 같기도 하고...
 
상아:(마찬가지로 네 손을 잡고 해변가를 걷는다. 때때로 제 발 뒷꿈치를 쫓는 파도를 피해 걸어보기도 하고.) 더 깊은 바닷속은 어떨까... 더 많은 생명들이 살겠지? 우리가 한번도 본 적이 없는. (그렇게 말하며 너를 올려다 보는 두 눈이 햇빛을 받아 반짝반짝 빛났다.) 이렇게 푸른 하늘 아래에 바다는 푸르니, 밤에는 밤하늘을 가득 담고 있겠지? 그 속에 몸을 담고 있다면 밤하늘 속에서 수영을 하는 기분일 거야. 마치 하늘을 나는 것처럼.
 
핑징:책에서만 보던 생명들이 살고 있겠죠? 한번쯤은 꼭 보고싶지만 볼 수 없는 그런 것들이요...(네 말을 귀담아 듣다가 네 말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밤하늘을 수영하는 기분이라. 날지 못하는 밤하늘을 이렇게라도 담아보고 싶기도 하고. 기분 좋은 상상에 빠진 듯 옅게 웃음을 흘리다가 손으로 네 얼굴에 그늘을 만들어주며) 눈부시지 않아요? 햇볕이 꽤 강하네요.
 
상아:맞아. 언젠가는 돌고래도, 커다란 고래도, 상어도 보고 싶어. (바닷가를 가르고 유영하는 그 모습은 얼마나 자유로울까, 상상하며 함박미소를 지었다. 네가 배려해준 만큼 더 웃을 수 있었다.) 헤헤, 고마워. 그러게, 너무 오랫동안 있으면 피부가 익겠다. 점심 먹으러 갈래?
 
핑징:좋아요. 근데 이 근처에는 뭐가 있을지 모르겠는데... 뭐, 아무거나 먹어도 전 다 좋으니깐 상아 씨 먹고 싶은 거 먹을까요?(고맙다며 웃는 모습에 볼이 붉어지더니 네 손을 잡아이끌며 모래사장 쪽으로 걷는다.)
 
상아:정말? (붉어진 볼을 콕 눌러보곤) 그래, 주변 둘러보면서 뭐 있는지 보자. (네 손을 더 꾸욱 잡고 아까 세워둔 자전거로 돌아간다.)
 
수락이 떨어진 후 상아는 다시 자전거에 올라탑니다.
 
당신은 그 뒤에 앉습니다.
 
자전거의 페달이 돌아갑니다.
 
아침보다 강렬해진 햇빛이 당신과 상아를 괴롭힙니다.
 
그렇지만 싫단 감정이 들지는 않습니다.
 
이 햇볕이 정답게 느껴지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페달을 돌리던 상아는 [상점] 앞에서 자전거를 세웁니다.
 
규모가 상당히 커 보이는데 인기척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 상점입니다.
 
신장 개업이라도 한건지 입구 앞에 화분이 여러 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화분을 보면 화려한 꽃인 건 분명하지만 전부 모르는, 본 적 없는 종류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핑징:가게가 새로 오픈 했나봐요. 엄청 크다...(가게를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화분에 가까이 다가가며) 모르는 꽃이네... 도감에서도 못 본 꽃인데...도대체 뭘까요?(얼굴을 가까이 해 냄새도 맡아본다.)
 
향기롭습니다.
 
상아:그러게? 여기, 정말 신비로운 것들이 많아. (너를 따라 화분에 다가서면 상점입구가 눈에 들어왔다.)
 
근처에서 매미 우는 소리가 크게 들립니다.
 
상점 입구에 표지판에 하나 걸려 있습니다.
 
커다란 글씨를 읽어보면
 
무엇이든 판매합니다! 원하는 것을 찾으세요!
 
라고 적혀 있습니다.
 
핑징:....무엇이든 판매한다는데요?(약간 도박장인가 살짝 걱정이 들지만 아니겠지 싶어서 너를 흘긋 본다.) 들어가볼까요?
 
상아:(진짜 다 판매했으면 얼마나 큰 상점인걸까, 싶었다. 햇빛을 피하기도 좋을 것 같으니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그래, 어서 가보자! (네 손을 이끌고 먼저 들어갔다.)
 
그러고보니, 간판 위에는 아담한 테루테루보즈 인형 여러 개와 딸랑이는 종도 걸려 있네요.
 
테루테루보즈와 종은 바람이 부는 방향에 따라 흔들립니다.
 
안으로 향하면 무엇이든 판다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여러가지 물건을 전시해 놓았습니다.
 
당신과 상아가 찾던 음식부터 일반 매장에서 살 수 있는 친숙한 물건들, 생전 처음보는 희귀한 물건까지...
 
데스크에는 종업원이 없고 물건들에겐 가격이 적혀 있지 않습니다.
 
설마, 이 물건들 전부 공짜인걸까요?
 
핑징:....(없는 물건이 진짜 없는 것 같은데... 가격표가 적혀있지 않은 것을 보자 살짝 의심이 가는지 네쪽으로 바짝 붙곤 귓가에 속삭이며) 여기 조금 수상한 것 같아요... 가격표도 없고... 혹시 부르는게 가격인건 아니겠죠...? 저희는 돈 없는 학생이라고 제가 사정해볼게요....!
 
상아:(수상한 건 둘째치고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물건들에 시선을 완전히 빼앗겨버린다. 너와 똑같이 목소리를 낮추고) 정말 없는 게 없나봐... 근데 누구한테 여쭤봐야하지?
 
핑징:...그러게요?(자신도 모르게 속닥속닥 작은 목소리로 네게 말하고 있었다. 주위에 누가 없나 두리번거리다가 네 손을 붙잡곤 천천히 상점을 걸어가보며) 일단... 배가 고프니깐 음식 코너로 가볼까요? 직원이 있을 수도 있고...
 
그러고보니 아침부터 쭉 달려왔었죠.
 
허기질만 하네요.
 
상아:(네 말에 그제야 배가 많이 고프다는 것을 깨닫고 고개를 끄덕인다.) 이러다가 뱃속에서 천둥치겠다... 그래, 일단 가보자.
 
식품 코너로 가면 갈증을 해소시킬만한 시원한 음료와 아이스크림부터 전자레인지에 돌려 먹을 수 있는 간단한 음식들도 많습니다.
 
직원은 여전히 보이지 않습니다.
 
상아:헉, 이것봐. (삼각김밥, 라면, 반찬거리 이미 한가득 차려져있어 그릇에 담아 먹기만 하면 되는 음식들을 보곤 눈이 휘둥그레져서 널 올려다본다.)
 
핑징:.....!(맛있어 보이는 음식이 한 가득있자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키고는 널 바라본다. 직원도 보이지 않고. 가격표도 없어서 돈을 어디에 둘 수도 없고... 고민하는듯 끄응거리다가 일단 배도 고프니 먹고 지불하면 되겠지 싶어 삼각김밥 하나를 집으며) 이, 일단 먹을까요....?
 
상아:(저도 널 따라 꿀꺽, 하곤 따라 삼각김밥을 집는다.) 그래, 나중에 오시면 드리자.
 
상아와 먹을만한 음식들을 고르고 있자니 옆에 놓인 책장이 눈에 걸립니다.
 
핑징:....이 책장은 뭘까요...?(음식코너에 왜 책장이 있을까 고민을 하다가 이리저리 살펴본다.)
 
상아:음? (음식에 정신이 팔려있는 도중 그제야 책장을 발견하고 다가선다.) 그러게... 밥 먹으면서 보는 건가?
 
책장을 살펴보던 당신은 <여름의 노래>라고 적힌 서적 한 권을 발견합니다.
 
핑징:...여름의 노래?(책장을 살펴보다가 눈에 띈 책을 꺼내 표지를 살펴보다가 책을 넘겨본다.)
 
책에 적힌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여름의 노래>
 
빛나는 햇볕 아래에서 손을 잡아
 
세계의 뿌리, 바다 위를 걸으며
 
작은 새가 우는 숲의 길을 건너
 
______을 노래하네
 
______을 노래하네
 
안녕, 여름과 작별을 고하고
 
안녕, 안녕
 
......
 
책이 훼손된건지 일부 문장이 보이지 않습니다.
 
핑징:....뭘 노래한다는 거지?(호기심이 드는지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네게 책을 보여주며) 되게 저희 상황이랑 비슷한 노래 같아요. 바다 위도 걷고... 손도 잡고...
 
상아:노래? (너를 따라 책을 읽어본다.) 그러고보니 정말 그렇다. (너와의 인연도 노래를 통해 이어졌으니, 더욱 그럴 것 같았다. 책이 마음에 든 듯 챙겨서 음식과 함께 자리에 앉는다.) 먹을까?
 
핑징:좋아요!(네가 책을 챙기자 비워진 가사가 무엇일까 생각을 해보다가 이내 네 앞에 앉아 생수병 뚜껑을 따고 네게 건내준다.) 목마르죠. 시원해요.
 
상아:앗, 고마워. 지금 딱 필요하던 거네. (너에게서 생수병을 받아들고 한모금 마신다.)
 
두 사람은 짧은 식사시간을 가집니다.
 
매미소리가 들리고,
 
상점 안은 그렇게 덥지 않으며,
 
평화롭네요.
 
핑징:되게 오늘...기분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기는 것 같아요. 무섭던 다리도 상아 씨 덕분에 거뜬히 건너고... 바다도 아름답고... 이렇게 조용하고 넓은 곳에서 식사도 하고.(평화롭고 너와 함께하는 소중한 시간이 기쁜지 활짝 웃어보인다.)
 
상아:무서웠어? (삼각김밥을 한입 베어물고 너를 빤히 바라보며 미소를 짓는다.) 이러고 있으니까 우리 둘이 이 곳을 가지고 있는 기분도 드네... 우리 다음에 또 바닷가에 와볼까? 여름에 이렇게 빛나는 바다니까, 다른 계절에는 어떨지 궁금하다. 다음에는 자전거가 아닌 교통수단으로 와도 좋을 것 같아. 기차라던지.
 
핑징:..앗,(무심코 무서웠던 것을 말해버리자 손으로 입을 막더니 푸흐하고 힘빠진 웃음소리를 내버린다.) 저도 모르게 그만 말해버렸네요...부끄러워. 다음에 저희 또 같이와요. 그때는 귀여운 오리 튜브도 챙기고... 가을도, 겨울에도 분명 아름다울거예요. 기차여행도 좋네요!
 
상아:(부끄럽다는 말에 눈을 살짝 키우고는 네 머리카락을 조심스레 쓰다듬어준다.) 정말? 그렇게 무서운 흔들다리를 함께 걸어와준 핑징이는 용감하고.. 또 상냥하다. (웃음을 터뜨려버리고. 너와 함께 하는 것이라면 무엇이 나쁠 수 있을까.) 그래, 자주 오자. 오리 튜브랑, 수영복이랑... 물총? 그런 것도 재밌겠다! 다가오는 가을이 어렵다면, 내년 가을도 있을거고. 우리에게 시간은 많으니까.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며 음식을 다 먹습니다.
 
이제 다시 떠날까요.
 
핑징:(저를 상냥하다고 말하는 네가 더 상냥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너와 함께하는 여행을 상상하니 벌써부터 두근거리고 기분이 좋아진다. 어느정도 식사를 마치니 배가 부른 듯 배를 살짝 톡톡 두드려본다.) 이제 좀 살 것 같네요. 돈은... 음 전화번호라도 남겨놓을까..
 
상아:그럴까? (주머니를 뒤적이고는 지폐 몇장과 아까 주웠던 깨진 조개껍질을 꺼내 식탁 위에 둔다. 그리고 아까 봤던 종이와 연필을 가져와 메모를 남겨 둔다. '잘 먹었습니다. 문제가 있으면 이쪽으로 연락주세요.') 음.. 이렇게 하면 될까?
 
핑징:이정도면 되지 않을까요?(메모를 남기는 네 글씨가 바르고 예쁘다는 생각이 든다. 저도 잘먹었다며 작게 메모에 인사를 하고는 네게 다시 가자는듯 손을 건내며) 다시 가요 우리.
 
상아:(건내준 손을 맞잡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상아와 당신은 자전거에 오릅니다.
 
상아가 페달을 밟는 게 아침보다 다소 느립니다.
 
상아의 얼굴을 보니 이마에 송글송글 땀이 맺혀 있습니다.
 
상아가 소매로 한 번 이마를 쓸어내립니다.
 
그러고보니 자전거를 타고 달린지 반나절이 지났네요.
 
지친걸까요?
 
핑징:....(역시 조금 지친걸까. 하긴 내가 무..무겁긴 하니깐. 역시 내가 패달을 밟았어야 하는데. 약간 양심이 찔리는지 우물쭈물 하다가 미안한지 작은 목소리로) ....힘들죠 상아 씨.
 
상아:(아니 전혀 무겁진 않은데) 응? 괜찮아. 그냥, 조금 더워서 그런가봐. (그러며 걱정하지 말라는 듯 웃음을 터뜨려버린다.) 내가 하고 싶어서 그래.
 
핑징:....다음엔 제가 꼭 밟게 해주세요!(다음에도 여행오기로 했으니깐... 다음엔 꼭이라며 다짐을 하고는 지나가는 풍경들을 바라본다.)
 
이번에 상아의 자전거가 향하는 곳은 상당히 외진 곳입니다.
 
당신은 상아의 허리를 끌어안고 눈을 감았다가 뜹니다.
 
하늘이 붉게 물들어가고 있습니다.
 
노을이 지는걸까요.
 
여름의 해는 유독 느리게 저물지요.
 
밤이 되기 전엔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을 겁니다.
 
상아:알았어~ 앗, 그러고보니 조개껍질 많이 주워가려고 했는데... (빈 손을 떠올리곤 아쉬운 표정을 짓는다.) 그래도 너와 추억이 더 많이 만들었으니 괜찮은 거겠지?
 
핑징:앗, 조개껍질.(자신도 뒤늦게 생각이 난듯 아쉬운듯한 표정을 짓더니 네 뒷말을 듣고 환하게 웃어보이며) 그러게요. 조개껍질 보다 소중한 추억이 생겼으니깐 괜찮아요. 그리고 저희 손도 끝까지 잡았으니깐 영원한 사랑도 ...음.. 크흠..(부끄러운지 헛기침을 한다.)
 
상아:영원한 사랑! (제가 한 말이면서 잊고 있었는데, 네 말에 문뜩 떠오른 듯 눈을 크게 떴다.) 우리 그럼 이 이후에도 계속 계속 사랑 하는 거겠지? (영원, 그 말에 담긴 뜻을 잠깐 고민해봤다. 천제가 회전을 멈추고, 별들이 빛을 잃어도 계속해서 존재해나가는 것. 추억이 그러할 테고, 사랑도 그와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 핑징이 혹시 무서워서 손을 놓쳐버린다고 했어도 나는 널 사랑할테니까.
 
핑징:....(손을 놓쳐도 사랑했을거라는 말에 부끄러우면서도 좋은지 목뒤가 후끈거린다. 네가 제 바보같은 표정을 보지못하는게 다행이라고 생각이 든다.) ...너무 좋아요. 평생 영원히 상아 씨랑... (너와 함께하는 미래는 어디든 행복하겠지. 힘든 일도 있겠지만 함께라면 뭐든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
 
한참을 달리던 자전거가 도착한 곳은 길이 난 숲입니다.
 
숲, 이지만 나무는 별로 없고 수풀만 빽빽합니다.
 
무언가가 지나다니기라도 하는건지 간간이 스슥 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땅바닥을 질질 끄는 소리입니다.
 
숲에서 지내는 동물인걸까요?
 
뱀처럼 위험한 동물이면 큰일일텐데 말입니다.
 
당신이 소리가 난 쪽을 확인하더라도 소리의 정체를 알아낼 수는 없습니다.
 
슬슬 어두워가고 있음에도 상가 하나 없는 외진 길이기에 앞이 캄캄합니다.
 
정신력 판정합니다.
 
핑징: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3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대로 길을 잃는게 아닐까란 생각이 머릿속을 강타하던 중,
 
상아와 당신은 멀리서 보이는 희미한 빛을 발견합니다.
 
핑징:...어라, 저기에 빛이 있어요!(어두워지던 와중에 빛을 발견해 다행이라는 듯 숨을 뱉는다.)
 
상아:앗, 정말. (이러다간 정말 길이라도 잃을까 했는데. 다행이라는 듯 안도의 한숨을 쉬고 빛을 향해 부지런히 페달을 밟았다.)
 
빛을 따라가자 보이는 건 장작 위로 타오르는 조그마한 불꽃입니다.
 
한 가운데에서 타오르는 불꽃과 그 주변을 동그랗게 앉아 있는 작은 새들은 캠프 파이어를 연상케 합니다.
 
도착하자마자 푸른 빛에서 주홍 빛, 그리고 회색빛으로 물들어가던 하늘이 완전히 캄캄해집니다.
 
수없이 많은 별이 당신과 상아의 머리 위로 떠오르고 빛나는 유성이 떨어집니다.
 
상아:우와.... (숲 속 안으로 도착해서는 자전거에 내려 멍하니 하늘을 바라본다. 몇 번을 보아도 질리지 않을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핑징:.....방금 봤어요? 유성이...(눈을 반짝이며 하늘을 보다가 자전거에 내려 네 손을 꼬옥 붙잡으며) 하늘이 엄청 맑아서 별도 잘 보이는 것 같아요...
 
상아:진짜, 진짜! (아까 바다를 보았을때보다 훨씬 더 반짝이는 눈으로 널 바라본다.) 우리, 소원이라도 빌지 않을래? 누가 별똥별에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했거든.
 
핑징:좋아요!(저도 신이난듯 한껏 들뜬 목소리로 말을 하다가 유성이 다시한번 지나가자 눈을 꾹 감고는 손을 모아 소원을 빌기 시작한다. 너와 평생을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빌고는 천천히 눈을 떠 너를 바라보며) 전 다 빌었어요. 소원 내용은... 비밀.
 
상아:(너를 따라 양손을 꼬옥 모아서 속으로 소원을 빌었다.) 헤헤, 그럼 나도 비밀이야! (그렇다 말하지만 아마 네 소원과 크게 다른 내용은 아니었을 것이다.) 핑징, 사람들은 별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잖아. 그러니까 저 하늘에 있는 별들은 전부 사람들의 소원일지도 몰라. 그래서 난 하늘을 바라보는 것이 좋아. 이 세상에는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저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거니까. 그렇게 생각하면, 외롭지 않거든.
 
핑징:하늘에 있는 별들이 모두 사람들의 소원...(네 말을 듣고 다시한번 하늘에 떠있는 별을 바라보더니 생각에 깊게 잠긴듯 멍하게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들 무슨 소원을 빌었을까. 소원은 소중하고 간절한거니깐. 저렇게 별이 예쁘게 빛이날 수 있었을까 생각도 든다.) 그래서 별들이 아름답게 빛나나봐요. 사람들의 소원이 담겨서. 앞으로 별을 보는게 더 즐거워질 것 같아요...
 
멍하니, 아름다운 별들을 바라보고 있자면,
 
불꽃 주변에 앉아 있던 새들이 두 사람을 발견하고 지저귑니다.
 
: 노래하세요. 비가 오기 전에.
노래하세요. 해가 떠나기 전에.
 
노래라니, 갑자기 무슨 소리죠?
 
핑징:....노래?(그나저나 새들이 말하는게 들리잖아? 놀란듯 눈이 커지더니 너를 바라보며) 뭘.. 노래하라는걸까요?
 
상아:노래? (새들의 목소리가 들리니, 이건 정말 꿈이 아닐까. 그런 생각마저 들었다.)
 
새들은 대답합니다.
 
: 노래하세요. 꺼지지 않을 생명을.
노래하세요. 깨져야 할 꿈을.
 
새들은 그리 말하며 자신들이 앉아 있던 곳에서 물러납니다.
 
새들이 물러남으로 인하여 두 사람이 앉을만한 자리가 생겼습니다.
 
상아:(고개를 갸웃이곤) 일단 앉을까? 오래 여행하느라 피곤했을텐데.
 
핑징:.....일단 그럴까요?(새들의 말이 이해가 안 가는지 고개를 기울이다가 빈자리에 가서 앉아본다.) 후... (앉으니깐 피로가 풀리는 느낌에 나른한 숨을 뱉어본다.)
 
상아:(너를 따라 편안하게 자리에 앉고 숲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드디어 도착했네.
 
핑징:여기는 어떻게 알고 오신거예요? 이런 곳은 처음 와보는 것 같아요.(주위를 둘러보다가 너를 바라보고는 좀 더 가까이 앉는다.)
 
상아:(네가 가까이 오면 고개를 툭, 네 어깨에 올려둔다.) 잘은 모르겠는데... 계속 이 곳에 도착해야 할 것 같았거든. (그렇게 말하며 네 손을 꼬옥 잡는다.) 노래... 부를래?
 
핑징:...음. 그럴까요? 사실 잘 부를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살짝 부끄러우니깐 같이 불러주세요.(네가 손을 잡아주자 볼이 붉어지더니 목을 풀려는지 흠흠거린다.)
 
상아:당연하지. (부끄러워하는 건지 볼이 붉어지는 널 보곤 미소를 짓고 손을 더 꼬옥 잡아준다.)
 
당신은 다짐합니다.
 
여름을 노래하자고.
 
낮에 보았던 그, 여름의 노래를 부르자고 말입니다.
 
옆에 앉은 상아를 보니 같은 마음인 듯 합니다.
 
타오르는 불꽃을 응시하며 당신과 상아는 입을 열고 노래하기 시작합니다.
 
상아:....빛나는 햇볕 아래에서 손을 잡아.
세계의 뿌리, 바다 위를 걸으며.
작은 새가 우는 숲의 길을 건너.
꺼지지 않을 생명을 노래하네.
깨져야 할 꿈을 노래하네.
안녕, 여름과 작별을 고하고...
 
두 사람의 노래에 맞추어 새들도 함께 지저귑니다.
 
안녕, 안녕.......
 
이 작별 인사는 누구에게 향하는 것일까요.
 
이 노래는 누구에게 바치는 것일까요.
 
이 여름의 끝은, 도대체 어떻게 되는 걸까요.
 
무엇 하나 정해지지 않았지만 노래합니다.
 
안녕, 안녕......
 
노래가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쯤 당신은 급격히 눈이 감기는 걸 느낍니다.
 
그건 상아도 마찬가지인지 고개가 서서히 내려갑니다.
 
잠들어도 괜찮은 걸까요?
 
불안할만도 한데 마음은 이상할만큼 편안합니다.
 
정신이 멀어져가는 와중에도 상아가 당신의 손을 잡습니다.
 
당신은 자신의 손을 겹칩니다.
 
안도감을 느끼며 당신은 시야가 암전되는 걸 깨닫습니다.
 
 
반짝.
 
다시 눈을 뜹니다.
 
우리는 분명 숲에 있지 않았나요?
 
꺼져가는 여름을 보고, 노래를 하고 있었는데.
 
눈을 뜨자 보이는 건 병실입니다.
 
환자가 누울법한 침대에 당신은 몸을 기대고 있었습니다.
 
누군가 당신의 손을 잡고 있습니다.
 
얼굴을 확인하니 그 사람은...
 
상아입니다.
 
잠에서 막 깨어난 상아가 눈을 몇 번 깜박거리더니 당신을 봅니다.
 
여태껏 보았던 어느때보다도 환한 얼굴로 상아는 말합니다.
 
상아:안녕, 핑징.
 
열린 창 밖으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당신의 뺨을 쓰다듬습니다.
 
드디어 알 수 있습니다.
 
여름은 안녕이네요.
 
 
END A
 
안녕, 여름과 작별을 고하고.
 
상아, 핑징 생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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