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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 리안 - 베이비시터

페어/리안

by 시크SYK 2024. 10. 30. 00:13

본문

 

KPC PC
리아 p. 아이아나 이안 J. 휴고
시나리오 시나리오 링크 엔딩
베이비시터 https://x.com/DK_trpg/status/1310166289118162944  
플레이 날짜 플레이 시간 트리거 요소 (드래그로 확인)
2024년 10월 29일 2.5시간 살인, 광기, 고어, 유혈, 그로테스크한 묘사와 밝지만 광적인 분위기

 

 
리아와 돌연 연락이 끊긴 것은 실은 얼마 전입니다. 
 
겹겹이 쌓였을 이안의 문자와 부재중 끝에 겨우 닿은 전화 한 통 또한 최근의 일이죠.
 
환희에 찬 리아의 목소리가 아직도 머릿속에서 맴돕니다. 
 
“ 저, 아이가 생겼어요.”
 
이안의 손에 들린 주소는 난생 처음 들어보는 곳입니다. 
 
흑록의 녹음을 가르고 오지의 심장으로 들어가면 리아가 기다리고 있을까요. 
 
비포장도로의 흙이 자동차 바퀴에 덜그럭거리며 밟힙니다.
 
베이비 시터
 
20241029~
 
. 
 
이리저리 몸을 비트는 비포장도로를 따라 이안은 더욱더 깊은 숲속으로 향합니다. 
 
우거진 풀숲을 헤집을수록 그나마 있던 길은 점점 옅어지고, 
 
내비게이션도 어느 새부터 묵묵부답으로 일관합니다. 
 
이안 J. 휴고:(아 뭐 리아의 갑작스러운 부재는 익숙하지 싶었는데 아기요? 끝내지 못한 말을 전해주러 주소로 떠난다….) 도시에 바다에 숲에… 다음은 어딥니까…. (내려서 찾아봐야하나? 고민한다.)
 
휴대폰을 본다면 통화권 이탈 지역이라고 뜨는군요.
 
리아가 전한 자신의 위치에는 두리뭉실한 설명만 있을 뿐 정확한 주소조차 없습니다.
 
녹음이 얼마나 짙은지 한낮인데도 밤 같이 어둡습니다. 
 
이렇게까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존재 할 수 있었는지, 안으로 들어갈수록 의아해집니다. 
 
길이 워낙 우거진 탓에 이젠 자동차 바퀴가 앞으로 굴러가길 꺼려합니다. 
 
차로는 더 이상 나아갈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안 J. 휴고:
 
낙원 (GM):아 웃겨
 
이안 J. 휴고:(일단 차에서 내린다) 리-아 씨!!! (냅다...)
 
답답함에 절로 우러나오는 이안의 한숨이 주변 소리의 전부입니다.
 
소리쳐도 그때 뿐.
 
인기척은 커녕 풀벌레의 작은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길을 잘못 찾았나, 생각이 들 때쯤..
 
관찰력 판정. 
 
이안 J. 휴고:
관찰력
기준치: 45/22/9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낙원 (GM):
 
초록색이다...:초록하다
 
빼곡한 나무들 사이로 빈 공터 하나가 보입니다.
 
이안 J. 휴고:완전 럭키비키잖아 (공터 쪽으로 걸어간다.)
 
. 
 
우거진 숲을 완전히 빠져나와 마주한 공터의 크기는 광망하기 그지없습니다. 
 
골프장을 연상시키는 모양새로 짧게 깎은 잔디와 완만한 언덕들 위로는 층운이 희끗하게 하늘을 메워 느리게 흘러갑니다.
 
바람도 불지 않아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언덕의 가장 위에 자리 잡은 집 하나가 눈에 띕니다.
 
이안 J. 휴고:…여긴가? 동화 속에 나오는 집 같네. (잔디 깎는데 고생 좀 했겠다. 이런 생각하며 언덕을 오른다.)
 
이안이 언덕 위로 올라갈수록 갈색빛을 띠던 잔디가 점점 생기를 찾습니다. 
 
햇윗쪽일 수록 빛을 더 잘 받아서일까요?
 
지능 판정
 
이안 J. 휴고: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안은 아까 전 숲속에서와는 다르게 풀 내음이 전혀 느껴지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안 J. 휴고:인조 풀인가? (주저앉아서 잔디 만져본다.)
 
만져보면 그렇습니다.
 
발밑으로 닿는 감촉이 부자연스러우면서 익숙했던 이유를 깨닫습니다. 
 
이건 잔디가 아닙니다. 
 
아니면 플라스틱으로 만든 인공 잔디도, 잔디라 칭할 수 있을까요? 
 
드넓은 초원의 어디부터가 이런 건지, 그리고 누가 이렇게 해놨는지 알 수 없습니다.
 
관찰력/자연/지능 중 1 판정. 
 
이안 J. 휴고:……벌써부터 불길한데….
자연
기준치: 10/5/2
굴림: 22
판정결과: 실패
 
재시도 가능...
 
이안 J. 휴고:(눈을 조금 크게 떠본다...)
관찰력
기준치: 45/22/9
굴림: 2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뜨였다.)
 
집 뒤편에 자리 잡고 있는, 열매가 주렁주렁 열린 나무 하나를 추가적으로 발견합니다.
 
이안 J. 휴고:…? (나무 쪽으로 간다. 아는 열매인가?)
 
이안의 키와 엇비슷한 크기의 사과 나무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또한 값싼 플라스틱 향만 옅게 풍기는 장식품이지만요.
 
깊은 숲 속 자리 잡은 무성한 위조(僞造)는 불길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오래 머물고 싶지 않은 곳이지만… 
 
길을 잃은게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안에 리아가 있는걸까요. 
 
이안 J. 휴고:(오늘은 뭔 일이 있을지 짐작도 안 간다… 문쪽으로 다가가서 노크를 한다.) 리아 씨? 여기 있어요?
 
집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낡고 허름합니다. 
 
창문 하나 나 있지 않으며, 여기저기 페인트가 벗겨진 데다 드러난 원목에는 곰팡이까지 슬어 있습니다.
 
모양새도 현대가 아니라 중세배경 영화에서나 볼법한 건축 양식입니다. 
 
노크해도 돌아오는 답은 없습니다.
 
이안 J. 휴고:뭔… 집이 몇 백 살은 된 것 같지. 들어갑니다? (문을 열려고 해본다.)
 
삐걱 소리를 내며 열린 낡은 문 뒤로 구리터분한 먼지와 썩은내가 이안을 반깁니다. 
 
내부는 밖에서 본 것과 똑같이 낡았으며 햇빛 한 줌 들지 않아 어둡지만 기대보다는 아늑하고 포근한 가정집입니다. 
 
거실에는 [소파]와 [TV], [초상화]가 있으며 [식탁]을 사이에 두고 거실과 부엌이 붙어 있습니다. 
 
부엌 쪽에는 [조리대]와 [찬장]이 보입니다.
 
이안이 들어온 현관의 맞은편에는 방으로 향하는 [문]이 닫혀 있습니다. 
 
이안 J. 휴고:(썩은내에 인상 찡그리고 소파부터 본다.)
 
한때 고급스러운 윤기를 뽐냈을 가죽 소파는 곳곳이 헤져 있어 간신히 제 모습을 유지할 뿐입니다. 
 
이안 J. 휴고:(형사의 감으로 쿠션 같은 것도 들어본다.)
 
맞은 편에는 가로세로 한 뼘 정도의 앙증맞은 크기에, 보이는 화면보다 뒤로 뻗은 면적이 더 큰 구식 텔레비전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주변을 둘러봐도 리모컨은 보이지 않습니다. 
 
쿠션을 들춰도 나오는건 없네요.
 
이안 J. 휴고:(텔레비전을 때려본다.)
 
텔레비전 자체에는 전원 버튼만 있으며, 눌러보아도 까만 화면만이 이안의 모습을 비출 뿐입니다. 
 
이안 J. 휴고:(초상화 본다.)
 
먼지가 켜켜이 쌓여 바래졌음에도 불구하고, 손을 뻗으면 촉감이 느껴질 것만 같이 섬세하게 그려진 유화 한 점이 벽 중앙을 차지합니다.
 
보드라운 머리칼을 단정히 빗어 넘긴 젊은 여성이 흰 천으로 감싸진 아이를 소중히 안고 있습니다. 
 
한번 그려진 그림은 변하지 않으니 둘은 영원한 행복에 잠겨 있겠지요.
 
이안 J. 휴고:아… 이거 진짜 불결한데. (태우고 싶다는 충동이 드…는데 일단 무시하고 식탁을 본다.)
 
낙원 (GM):파괴왕
 
누렇고 보잘것 없는 천 쪼가리 하나가 식탁을 감싸고, 그 위에 놓인 유리 꽃병엔 붉은 튤립 몇 송이가 난만하게 피어 있습니다. 
 
관찰력(또는 자연) 판정
 
이안 J. 휴고:(다시 한번 야생의 감을)
자연
기준치: 10/5/2
굴림: 37
판정결과: 실패
(믿지 않기로 한다….)
 
관찰력으로 한번 더 판정
 
이안 J. 휴고:
관찰력
기준치: 45/22/9
굴림: 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꽃은 의심할 여지 없이 화려하고, 매혹적이지만.. 
 
어딘가 이상합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조화입니다.
 
이미 시든지 오래인 생화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썩어 문드러진 채 꽃병의 가장 밑에 구겨져 있는 것을 추가로 발견합니다. 
 
날카로운 플라스틱 줄기가 연약한 꽃잎을 관통하고 짓이기는 모습이.. 영 꺼림직합니다. 
 
이안 J. 휴고:이상하다… (중얼거리면서 부엌의 조리대를 본다.)
 
부엌 안에는 최소한의 살림살이도 갖춰져 있지 않은 듯합니다. 
 
칼집에 꽂힌 커다란 [칼] 하나, 그리고 덩그러니 놓여진 [냄비] 하나가 조리대의 전부입니다. 
 
이안 J. 휴고:…여기서 사는 건 아니겠죠, 리아 씨? 구박 좀 했다고 이렇게 덜떨어진 집을 선택하지는 않을 거잖아요? (칼도 본다.)
 
칼은 얼핏 보기엔 낡았지만 서슬 퍼런 빛을 내고 있는 게 꽤 쓸만해 보입니다. 
 
이안 J. 휴고:(잘 갈렸네…)(뭔…일 있을지도 모르니까 챙긴다…)
 
무기란에 추가되었습니다.
 
이안 J. 휴고:(냄비를 본다.) 이건 방패로 쓸 수 있겠다.
 
냄비의 바닥에는 누군가가 한입 크게 베어 문, 잘 익은 사과 한 알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 또한 플라스틱 모형일 뿐입니다. 
 
대체 왜인진 모르겠으나, 이빨 자국의 주인은 페인트칠된 비닐 껍질을 뚫고 스티로폼으로 채워진 내부까지 야무지게 먹어 치웠네요. 
 
이안 J. 휴고:이건 진짜…가 아니군. 근데 플라스틱을 먹은 거야? (침침해진 얼굴… 찬장을 본다.)
 
썩은 내의 근원지가 여기 였을까요?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이 상해버린 음식 찌꺼기와 얼룩들이 곳곳에 조금씩 묻어 있습니다. 
 
그 외 빈 공간에는 먼지만 소복히 쌓여 있을 뿐입니다. 
 
이안 J. 휴고:윽. (코 막고 다시 찬장을 닫는다. 보지 못한 방의 문 쪽으로 가본다.)
 
지능 판정. 
 
이안 J. 휴고: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부엌을 둘러보면서 줄곧 느껴졌던 괴리감의 정체를 눈치챕니다. 
 
코끝을 찌르는 역한 냄새가 진동 할 정도면 썩은 음식 찌꺼기들 주위로 자연스럽게 벌레가 꼬일 만도 한데.. 
 
이제까지 작은 초파리 한마리 조차도 보지 못했습니다. 
 
이안 J. 휴고:이런 숲속에 벌레 한마리가 없을 수 있나? (가늘어진 눈으로 주변 둘러본다. 문득 지금 이 공간에 살아있는 게 본인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문 안쪽을 본다.)
 
. 
 
베이지 빛 방 안에는 마주 보고 있는 [침대] 하나와 [안방 문] 하나가 전부입니다. 
 
한 뼘 정도 열린 안방 문 틈새로는 누군가의 구둣발이 툭 튀어 나와 있습니다.
 
침대에는 낯익은 리아의 뒷모습이 이안을 등진 채 누워 있습니다. 
 
바닥에는 오래된 [혈흔]과 발자국이 난잡하게 찍혀 있습니다.
 
꽤 지난 듯 갈색으로 변해 있지만, 범위가 꽤나 커 보입니다.
 
이안 J. 휴고:리, 리아 씨? (눈 동그랗게 뜨고선 침대로 달려간다)
 
리아의 곁으로 다가가거나 말을 걸어봐도 세상 모르게 잠들어 있습니다. 
 
생기가 맴도는 볼, 편안한 표정, 이마를 쓸고 흘러내리는 머리칼, 미소를 머금은 입꼬리...
 
‘행복해 보인다’는 말로밖에 표현 할 수 없습니다. 
 
 
...기분이 조금 이상해집니다.
 
그야, 이렇게 기괴하기 짝이 없는 곳에서 리아가 한치 걱정 없이 행복하게 잠들어 있잖아요. 
 
떼 탄 이불 사이로 리아에게 안겨 머리카락만 살짝 튀어나온 아이가 보입니다. 
 
복슬 거리는 짧은 머리칼은 리아가 숨을 내뱉을 때마다 작게 살랑입니다.
 
물어볼 말은 많지만, 둘 다 너무 곤히 자고 있어 깨우기가 미안할 지경입니다. 
 
잠시 뒤에 살펴봐도 좋을 것 같아요.
 
이안 J. 휴고:(행복한 표정을 보면 죄의식이 들었나보다. 흔들어 깨우려다가 대신 짙은 한숨을 내쉰다. 안도의 것은 아니었다. 우선 안방 문을 본다.)
 
한 뼘 열린 틈새로 구둣발 하나가 툭 튀어나와 있습니다. 
 
이안이 문을 여는 즉시 비릿한 썩은내가 코끝을 강타합니다. 
 
이안 J. 휴고:허매 이게 뭐야
 
어두운 복도 안에 빼곡히 들어차 있는 검은 인영들은…
 
모두 시체입니다. 
 
가장 깊숙한 안쪽에는 이미 뼈가 반쯤 드러난 것들이 쌓여 있고,
 
이안의 발치 근처에 있는 것일수록 부패의 정도가 덜합니다. 
 
부엌과 마찬가지로 벌레 한 마리 조차 탐하지 않은 곳에 이렇게 수많은 시체가 쌓여있는 건 전혀 예상치 못한 일입니다. 
 
이안, 산치 체크. 1/1d2
 
이안 J. 휴고:
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4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앞에 위치한 구두의 주인이 가장 최근에 죽은 것으로 보입니다. 
 
열려 있는 문 그림자에 의해 얼굴의 절반이 어둠으로 드리워져 있습니다. 
 
새어 들어온 빛은 목의 검푸른 멍 자국을 비추고, 싸늘하게 식은 심연과도 같은 눈 속으로 삼켜집니다. 
 
끔찍한 두려움에 잠겨 있으나 이상하게도 안도감이 같이 느껴지는 그의 마지막 표정은.. 
 
이곳에서 본 것들 중 유일한 진실 같습니다.
 
싸늘한 위압감이 이안을 내리누릅니다. 
 
동시에 가장 원초적인 공포가 마음 속 깊숙이에서부터 이안을 향해 소리칩니다.
 
이곳은 절대로, 정상적인 곳이 아닙니다. 
 
더 머물러 있다가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습니다.
 
어서 나가야 합니다.
 
이안 J. 휴고:목이 졸렸나? (목 부근의 멍 자국을 바라본다. 나와서 침대로 돌아 가려다가 문득 발 밑의 혈흔을 본다.)
 
사방에 난잡하게 찍힌 발자국과 혈흔은 방의 중앙에 위치한 피 웅덩이에서부터 비롯 됩니다.
 
꽤나 큰 웅덩이는 거의 다 말라붙어 검은 빛을 띠지만, 
 
가장 최근에 찍힌 끈적한 발자국은 안방 문과 누워 있는 리아쪽으로 향합니다. 
 
이안 J. 휴고:(빠른 발걸음으로 침대로 돌아가서 리아 흔들어본다.) 리아 씨, 일어나보세요.
 
. 
 
이안이 방안 다른 구역들을 둘러보고 다시 리아에게 오면, 리아가 뒤척거리다 몸을 일으킵니다. 
 
말라붙은 피가 리아의 옷과 아이를 감싼싸고 있는 더러운 천에 엉망으로 묻어 있습니다. 
 
그러나 신경도 안 쓰인다는 듯 나긋한 어투로 아이에게 말을 걸고 입을 맞춥니다. 
 
리아의 얼굴에는 미소가 활짝 피어납니다.
 
초상화 속 모녀처럼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해 보입니다.
 
리아 P. 아이아나:아, 이안씨. (아이를 안아들고 자리에서 일어나 웃으며 반겨줍니다.)
찾아오실줄은 몰랐는데...
 
그러나, 이안만이 깨닫습니다. 
 
아까부터 속이 뒤틀리는 기분을 들게 했던 이의 정체.
 
리아가 안고 있는 건.. 
 
단지 플라스틱 인형일 뿐입니다.
 
낡은 고무 냄새가 코를 찌르는. 
 
딱딱한 안구는 영원히 빛을 잃지 않고 봄꽃처럼 발그스레 홍조 핀 뺨이 창백해 질 리 없는,
 
그와 동시에 이안의 머리가 지끈거립니다.
 
올라오는 헛구역질을 삼키고 다시 고개를 들면…
 
방안에 순진무구한 아이의 웃음소리가 울려퍼집니다. 
 
위화감으로 가득했던 모든 것이 순식간에 변합니다. 
 
밖에서는 새들이 지저귀고, 초라하고 더러웠던 방 안에 햇살이 들어차면서 안락하고 따뜻한 모습을 갖춥니다. 
 
리아를 따라 아이도 꾸물거리며 웃음을 지어옵니다.
 
그리고 다시 바라본 리아의 모습은 너무나도 아름답고, 눈부셔서.. 더는 사람이 아니라 어떤 신화 같은 존재에 이르른 것처럼 보입니다.
 
..환상을 보고 있는 걸까요?
 
싱그러운 초원을 타고 흘러들어온 햇빛이 이안을 너무나도 선명하게 적셔옵니다.
 
이안 J. 휴고:(경악한다. 제가 헛것을 봤나? 손등으로 눈 부비고 다시 제 앞에 선 사람 한 명…아니 두 명을 본다.) 여기서 뭐하는 겁니까?
 
리아 P. 아이아나:(질문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한 것처럼 잠시 이안을 바라보다가...) 보시는 그대로 아닐까요? 아이가 생겼다고 했잖아요.
 
이안 J. 휴고:(여전히 인상 찡그린 채 한발 다가선다.) ……진짜 당신의 아이일 리가 없잖아요. 사라진 게 불과 며칠 전이면서, 또 무슨 이상한 일에 휘말려서는. 나갑시다. 이런 장소는 또 어디서 찾은 거예요?
 
리아 P. 아이아나:(진짜 제 아이일 리가 없다는 말에 티나게 인상을 찌푸리고 이안을 노려봅니다.) 왜 그런 말을 하시는건가요. ...저는 나갈 생각 없어요. 아이도 있고, 그러고 싶지도 않고. (나가고 싶지 않다, 라는 문장에 힘이 들어갑니다.)
 
이안 J. 휴고:그럼 그새 입양이라도 했어요? 그러면 안방에 저건 뭔데요? 이 혈흔은요?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리아 P. 아이아나:그런게 중요한가요? (대수롭지 않다는듯 말하고 아이에게로 시선을 줍니다.) 다른 일은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아요. 여기에 있으면... 밖에서 겪을 이런저런 괴로운 일같은건 겪지 않아도 되잖아요.
여기에 처음 들어왔을 때에는 저도 불안했고 나가야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아이를 만나고 생각이 바뀌었어요. 당신이... 이해하지 못하는건 아쉽지만.
 
이안 J. 휴고:그렇게나 괴로웠어요? 다 내버려두고 이런 괴상한 곳에 스스로 걸어들어올 만큼? (흔들리는 목소리만큼 표정이 일그러진다.) 하, 그 아이가 누구길래. (시선 내리깔고 아이 바라본다.)
 
초록색이다...:기껏 찾았는데 버리면 좀
 
리아 P. 아이아나:...그러면 안되나요? (덤덤한 어투다.) 제가 어떤 노력을 해도 변하는건 없잖아요. 사교도의 일을 한두번 저지해봤자 혼자 종교에 대항할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요. 영원히 끊이지 않고 돌아올 일을 관두고 행복한 곳에서 지내겠다는게 뭐가 나쁜지 모르겠어요. ...잘 지내고 싶다는 말을 하고싶었던 것 뿐인데. 고작 그거 하나도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이성 판정.
 
이안 J. 휴고:
SAN Roll
기준치: 69/34/13
굴림: 5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하나의 생각이, 마치 이안에게 속삭이듯 머릿속에 스며듭니다.
 
광활하고 영원한 우주에 비해 인간의 삶은 형편없을 정도로 짧은데, 
 
살아가며 받아야만 하는 고통과 불행은 너무나도 많아요. 
 
리아도, 당신도 지긋지긋할 정도로 많이 겪어 왔잖아요.
 
그렇다면 이건.. 그런 덧없고 불완전한 생에 나타난 하나의 기회가 아닐까요?
 
저길 봐요, 리아가 저렇게 행복했던 적이 있던가요. 
 
깨지 않을 영원한 꿈이라면 그곳이 곧 현실 아닌가요? 
 
우리는 무엇을 위해 고통을 받으며 살아가야 하며 그 고통이 결국 가치가 있나요?
 
나중엔 다 죽어 흙으로 돌아갈텐데도요? 
 
처음엔 영 꺼림칙한 모습이었지만.. 이건 어쩌면, 저주가 아니라 축복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의 인생 같은 건 며칠이면 까맣게 잊어버릴 수 있을 거예요. 
 
그러니 걱정은 망각에게 맡기고,
 
여기서부터 나의 진실한 삶을 살아가는 건 어떤가요? 
 
. 
 
이안에게 리아가 말을 건넵니다. 
 
리아 P. 아이아나:이안 씨, 저는 여기서 드디어 제 행복을 찾았어요.
함께 살아갈 수 없을까요. 이곳에서 영원히.
 
이안 J. 휴고:안 되죠. (단호하게 답한다.) 진짜 변하는 게 없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저는요? 이때까지 그 사교도 소탕에 함께 한 저는요? 당신이 걸어온 행보와 영원히 끊이지 않을 사건들에 비해서 한낱 인간인, 나중엔 결국 죽어 흙으로 돌아갈 뿐인 저는 보잘 것 없어졌나요? 거짓된 행복에 묻어두고 잊어버릴 만큼? (자조적으로 웃는다.) 말해보세요, 당신에게 있어서 행복이란 그런 거예요?
 
초록색이다...:oO(그냥삐지는거지뭐)
 
리아 P. 아이아나:저는... 그래도 당신이 소중하다고 생각했어요. 당신 성격을 아니까 반대할거라고도 생각했어요. 그치만... 그치만... 당신에게 이곳의 주소를 노출시킴으로 생길 불안을 감수하고서라도... ...이곳이라면 곁에 있어달라고 말해도 괜찮을 것 같아서. 그래서 불렀던건데.
...이렇게 '의견차이'가 난다면 어쩔 수 없네요.
돌아가주세요.
 
이안 J. 휴고:하? 저 방금 상처받았어요. (새삼스레….) 네, 돌아가드리죠! 당신이랑 함께. (번쩍… 리아 들어올려서 나오려고 해본다.)
 
낙원 (GM):뭐랄까 
 
리아 P. 아이아나:...무례하시긴. (귀걸이에 손 대고 금방 거리 벌려요...)
 
이안 J. 휴고:(텅 빈 품 봄) 이러기예요?
 
리아 P. 아이아나:당신이야말로 이러는게 어디있어요.
저는... 그냥... (말을 고르다가, 아이와 눈을 맞추고, 생각을 정리한다.) 더 불안하고 싶지 않았던것 뿐인데.
 
이안 J. 휴고:진짜 사람 곤란하게 만드네! 나 봐요, 여기 있으면 안 불안해요? (성큼성큼 다가선다.) 진짜? 정말? 그러면 왜 저한테 이 주소를 남겼는데요?
 
낙원 (GM):그것이 개요니까
 
초록색이다...:그건 그렇지
 
리아 P. 아이아나:당신만 없으면. (한발 물러서고) 불안해도 곁에 있어달라고 하고 싶었어요. ...역시 과분한 욕심이었지만. 당신이 거절했잖아요. 억지로 붙들어둘 생각은 없어요. 그러니까 나가라고 하는거라고요.
 
이안 J. 휴고:그럴거면 좀 제대로 된 집을 구해주시지 그랬어요? 그러면 곁에 있어줄 수도 있었는데. (멀어진 만큼 다가가서 왼팔을 잡는다. 귀걸이를 빼앗아야하나 조금 고민한다.) 여긴 무슨 침실 옆에서 시체무더기가 썩고나 있고 말이야. …나갈 테니까 배웅이라도 해주세요.
 
초록색이다...:아파트 아파트...
 
리아 P. 아이아나:(팔을 잡히면 움찔. 한팔로는 아이를 지탱중이기에 초조한 얼굴이 되었다가 배웅해달라는 말에 고민한다. 이렇게 순순히 나갈 사람이 아닌데. 그런 불안감과 동시에 나가는 모습 정도는 보고싶었다. 분명 당신의 부재가 아쉬울테니까. 결국 경계하면서도 수긍해버린다.) ... ...배웅 정도는.
 
낙원 (GM):음...
 
이안 J. 휴고:(흘긋…) 아이 잠깐 내려두면 안돼요? 애가 답답해 할 것 같은데.
 
리아 P. 아이아나:...됐어요. (꼬옥... 아이를 안은 팔에 힘이 더 들어갑니다)
 
이안 J. 휴고:애 숨 막힌다, 숨막혀! 당신의 행복에 아기가 있어야하는 이유는 뭡니까?
 
리아 P. 아이아나:(대답 않고 이안을 노려보기만 하다가...) 빨리 가기나 해요. (이안 등 꾹꾹 눌러서 문 밖으로 내보내려고...)
 
이안 J. 휴고:(이땐가? 리아 손 잡고 끌고나온다.) 네네, 빨리 갑시다.
 
이안 J. 휴고:
근력
기준치: 70/35/14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리아 P. 아이아나:
근력
기준치: 55/27/11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지금 뭐하시는...! (하고 끌려나가겠네요.0
 
낙원 (GM):음...
 
초록색이다...:설마 칼로 뭘 찔러야했나?
 
이안 J. 휴고:간다니까요. 그렇게 그 애가 좋으면 같이 데러가던가. (째려보며 질질…)
 
. 
 
이안을 말리던 리아의 말소리가 어느 순간 뚝 멈춥니다. 
 
리아가 의아한 눈빛으로 이안을 바라봅니다. 
 
리아 P. 아이아나:이안 씨...? 여기는 도대체...
 
당황한 기색으로 여기가 어디고, 너는 왜 이러고 있냐고 물어 오면서요.
 
자신의 품에 안긴 인형을 보고 화들짝 놀라기까지 합니다.
 
초원 위의 낡아빠진 집, 수많은 시체들,
 
리아의 품에 안겨 한시도 눈을 떼지 않는 아기, 
 
아니.. 인형. 
 
또다시 알 수 없는 존재에게 정신을 빼앗기기 전에 나가야 한다고,
 
이번에는 두 사람 모두의 본능이 소리칩니다.
 
어서요!
 
이안 J. 휴고:여기는 당신이 초대해서 오게 되었구요, 나가라고 하셔서 이제 같이 나갈 예정입니다. 그거 이제 내려놔요! (품에 들린 인형 쪽으로 눈짓한다.)
 
리아 P. 아이아나:내가... 내가 그랬다고요? (당황한 낯으로 품에 안긴 인형 바닥에 살짝 내려놓고) 저는 분명... 이 근처에서 길을 헤매다가... ...(그 뒤로는 생각이 나지 않는지 혼란스러운 얼굴입니다.)
 
이안 J. 휴고:(바닥에 누인 인형 보니 뭔가 찜찜해져서… 리아 손 잡고 빠른 발걸음으로 숲을 벗어난다.) 그러면 아까 드린 질문들도 기억 안 나시겠네요. 일단 '집'에 가서 말해요.
 
리아 P. 아이아나:질문이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 일단 가요. 어떻게 된건지는 조금 천천히 들어보고...
 
문을 박차고 뛰어나가다 보면, 출처를 알 수 없는 거대한 두려움이 엄습해 옵니다.
 
산치체크(1/1D4).
 
이안 J. 휴고:
SAN Roll
기준치: 69/34/13
굴림: 3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바짝 쫓기는 듯한 감각에 헛발질도 여러 번,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를 때 쯤 이안의 차에 겨우 도착합니다. 
 
허겁지겁 올라타 무작정 멀어지고 나서야 한숨 돌릴 수 있었습니다. 
 
반복되는 풍경을 스쳐 지나는 동안 들리는건 덜컹거리는 바퀴 소리 뿐.
 
땀에 젖은 이마를 쓸고 창밖을 바라보고 있으면, 영원할 것만 같았던 녹음이 점점 옅어지더니 포장도로에 도착합니다.
 
잔뜩 겁먹은 아이처럼 달리고 달려 드디어 익숙한 풍경을 보자 안도의 헛웃음이 새어 나옵니다. 
 
불과 방금 전이었던 생생한 경험이 마치 오래전에 꾼 꿈같이 느껴집니다. 
 
조금 있으면 우리가 이런 일을 겪었다는 것조차 망각해 버리고,
 
오늘도 언제나와 같은 평범한 하루를 지냈다, 라고 생각하게 될 거예요.
 
어쩌면 우린 이런 일을 몇 번이라도 겪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이 의미가 있나요?
 
우리가 이곳에 존재한다면, 이것이 곧 진실입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그렇게 믿는다면 영원히 깨지지 않을 겁니다. 
 
리아, 이안 생환. 
 
4 시간 후 숲에서 있었던 일을 완전히 잊으며, 이성치가 원래대로 회복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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