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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 <팬텀 화이트 포시티아!> 3부: 최후의 괴도와

페어/리안

by 시크SYK 2023. 2. 22.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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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화이트 포시티아 이안 J. 휴고
시나리오 시나리오 링크 엔딩
팬텀 블루 미스트 ~최후의 괴도와~   2

 

플레이 날짜 플레이 시간 트리거 요소
2023년 2월 21, 22일 7시간  

 

그럼 가봅시다
 
이안 J. 휴고:(스탠바이, 액션!)
 
도시에서 완전히 사라진 팬텀 화이트 포시티아.
 
그로부터 얼마나 지났을까요?
 
어느 날 밤 이안이 눈을 뜨자, 낯선 장소에서 자신이 수갑을 차고 있다는 걸 깨닫습니다.
 
수갑의 한쪽 끝에 연결된 건……
 
다름 아닌 팬텀 화이트 포시티아?!
 
.
 
평화로운 밤입니다.
 
내내 그랬듯이, 이 도시에는 어떤 나쁜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시민들은 도시의 안전을 수호하는 경찰에게 감사하고,
 
그 경찰 중에는 당신도 있습니다.
 
이제 신입 딱지는 뗄 만한 정도의 시간이 흘렀네요.
 
많은 것들이 바뀌고 변해갔지만,
 
한 가지 여전한 것은,
 
그날 이후로 당신은 팬텀 화이트 포시티아와 단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놀이공원의 화려한 불꽃놀이와 퍼레이드 속에서 작별을 고한 괴도는
 
안녕, 이라고 말한 것처럼 감쪽같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어쩌면 이안은 괴도에 대해 잊어버렸을지도 모르겠네요. 4
 
당신의 일상을 휘저어 놓았던 괴도가 사라졌으니, 마침내 평온한 일상을 즐길 수 있겠지요.
 
실제로는 어떤가요?
 
아직도 괴도를 종종 생각하나요?
 
팬텀 화이트 포시티아를 다시 만나고 싶다고 생각하나요?
 
그렇게 종적을 감춰 버린 괴도에게 어떤 마음을 품고 있고, 어떤 말을 전하고 싶나요?
 
이안 J. 휴고:(눈 슬쩍 감으면 그날의 기억들이 선명히 되새겨지는 것 같았다. 매일 밤 꿈에 기억을 되새겨버린 탓이다. 그럼에도 불구하도 다시 만났을 때 무슨 말을 전해야할지, 어떤 표정을 지어야할지 전혀 알 수 없었다. 그야, 본인이 입술을 뗄 때면 꿈에서 깼으니까.) 아무리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하지만, 좀 너무하네. (당연히 전해지지 않을 거라 생각해 가볍게 중얼거렸다.)
 
새것으로 말끔하게 교체한 창문 유리가 도시의 야경을 비춥니다.
 
환한 보름달이 떴지만, 달을 등지고 자신만만하게 대사를 읊었던 어떤 이는 더 이상 이곳에 없습니다.
 
그래요. 이 부재도 익숙하기만 합니다.
 
■ 행운 판정
 
이안 J. 휴고:
기준치: 70/35/14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반짝, 반사된 빛이 당신의 시선을 끕니다.
 
서랍이 조금 열려 있네요.
 
달빛이 서랍 안쪽의 뭔가에 반사된 것 같은데……
 
이안 J. 휴고:응? (서랍 안에 뭐가 있었나... 다가가서 열어본다.)
 
서랍을 들여다보면 하얀 개나리꽃 귀걸이가 가지런히 놓여 있습니다.
 
괴도와의 질긴 악연을 상징하는 물건이었지만,
 
지금은 떠나버린 괴도가 놓고 간 마지막 유품(그가 죽었다는 뜻은 아니지만요)처럼 느껴져요.
 
이제 이 귀걸이마저 없으면, 괴도와의 인연을 증명할 만한 건 어디에도 없네요.
 
귀걸이는 여전히 반짝거리며 빛나고 있습니다.
 
이안 J. 휴고:... (귀걸이 눈에 담으면 한층 침체된 낯이 된다. 유품이라고 생각한듯... 그걸 손에 쥐었다가 한쪽 귀에 걸어본다.)
 
이안이 귀걸이를 손에 쥐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괜한 짓을 한건가, 한심하게 느껴집니다.
 
이안 J. 휴고:...내가 뭘 기대라도 했나? (헛웃음 내뱉는다.)
 
귀걸이는 그저 빛나기만 할 뿐, 당신을 어디에도 데려가 주지 않습니다.
 
이안은 다소 허탈해집니다.
 
그러니 오늘은 이만 잘까요.
 
뭐니 뭐니 해도 숙면이 제일이니까요
 
이안 J. 휴고:(그날 이후로 아직 한번도 이 귀걸이를 써본적은 없었다. 어쩌면 그날의 마법이 환상처럼 부서져 버릴 것 같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한숨 푹 내쉬고 침대에 눕는다.)
 
베개에 머리를 누이면, 어째선지 삽시간에 졸음이 찾아옵니다.
 
오늘은 그렇게 피곤하지도 않았는데, 감당할 수 없을 수마예요.
 
당신은 그대로, 깊은 잠에 빠져듭니다.
 
……
 
이안 J. 휴고:(쿨.......)
 
.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요.
 
무시할 수 없는 속삭임이 들려옵니다.
 
■ 듣기 판정
 
이안 J. 휴고:
Listen Roll
기준치: 59/29/11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일어나보세요, 형사님. 지금 잘 때가 아니에요.”
 
돌연 더없이 싸늘한 냉기가 닿아옵니다.
 
이안은 분명히 푹신한 이불 속에서 잠들었을 텐데, 이게 무슨 일일까요?
 
이안 J. 휴고:(냉기 느끼면 여전히 눈 못뜬 체 무의식적으로 이불?을 끌어다 쥔다.)
 
이불이 있어야 할 자리에...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저 지독한 추위가 몰려와, 저도 모르게 몸을 떨게 됩니다.
 
이안 J. 휴고:... (그제야 눈 느릿하게 떠본다.)
 
당신이 눈을 뜨면, 어째선지 너무나도 어두워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입고 있는 옷은 잠들기 전에 입은 그대로이며, 그렇기에 별 다른 소지품은 없는 듯싶네요.
 
아, 한쪽 귀에 위화감이 있습니다.
 
이안이 확인한다면, 어째선지 하얀 개나리꽃 귀걸이가 달려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귀를 만지기 위해 들어 올린 손에 아주 강한, 부자유스러움을 느낍니다.
 
찰캉, 쇳소리가 들려옵니다.
 
이안은 자신의 한쪽 손목에, 수갑이 채워져 있음을 발견합니다.
 
수갑에 매달린 쇠사슬은 어딘가로 연결되어 있는지, 늘어져 있지 않고 좀 떠 있네요.
 
이안 J. 휴고:(내가 귀걸이를 안 빼고 잤나? 싶어 손 들어올리면 불편함 느끼고 그제야 수갑의 존재를 알아차린다.) ...내가 아직 꿈을 꾸고 있나? (수갑 흔들어본다.)
 
“이제야 깨어나신 모양이네요. 아무리 불러도 일어나지 않아서, 혹시 죽은 것 아닌가 걱정했어요.”
 
……익숙하지만, 낮게 가라앉은, 잔뜩 갈라진 목소리가 당신의 옆에서 들려옵니다.
 
손을 뻗는다면 온기를 가진 살갗과 옷이 손끝에 닿습니다.
 
슬슬 눈이 어둠에 익숙해집니다.
 
다시 주변을 둘러보면, 이곳이 마치…… 감옥 같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쇠창살이 촘촘하게 박힌 문이 보이고, 딱딱하고 거친 바닥은 조금만 움직여도 생채기가 날 것 같네요.
 
천장에서 물이 새는지 똑, 똑, 물방울이 떨어집니다.
 
그리고 이안의 바로 앞에는,
 
■ 관찰력 판정
 
이안 J. 휴고:
Spot Hidden Roll
기준치: 51/25/10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눈번쩍)
 
익숙한 가면과 망토,
 
한쪽 귀에서 빛나는 하얀 개나리꽃의 귀걸이.
 
당신이 아는 괴도가, 당신과 반대쪽 손에 같은 수갑을 찬 채 앉아 있습니다.
 
……어쩐지 그의 옷이 낡고, 너덜너덜한 것처럼 보이는걸요.
 
……정말 팬텀 화이트 포시티아인가요?
 
믿어지지 않습니다.
 
이런 어둠 속에서, 괴도와 수갑으로 연결된 채 재회했다는게 말이에요.
 
이안 J. 휴고:(익숙한 이의 익숙하지 않은 모습보면,) 아, 꿈이구나. (그러며 웃음소리 내게 된다. 이상하네, 오늘은 목소리가 나와. 그게 기꺼웠나?)
 
P. 화이트 포시티아:아, 어떻게 알았지. 이건 다 형사님의 꿈이거든요~
 
■ 심리학 판정
 
이안 J. 휴고:
심리학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68
판정결과: 실패
 
꿈이라고요?
 
하긴, 이런 상황이 현실일 리는 없겠죠.
 
찜찜하지만 지금은 괴도 외엔 상황에 관해 물어볼 사람도 없네요.
 
이안 J. 휴고:(대답할 것은 예상하지 못했는지 눈 동그랗게 뜬다.) 이상하네요! 당신을 만난다면 무슨 말을 할까 도저히 모르겠어서, 여태껏 말을 꺼내려고 할때마다 꿈에서 깬 건가 싶었는데... (여전히 꿈이라 생각하는 듯.) 말이 나와도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는 건 똑같네요. 반가워요?
 
P. 화이트 포시티아:형사님... 내 꿈 많이 꿨나봐요? 내가 그렇게 보고싶었나. (신기하다는 듯 이안을 빤히 처다보다가) 저는 딱히 안 반가워요. 이게 뭔가요? (수갑을 찰랑 흔든다.) 이 대괴도도 못 푸는 수갑이라니, 너무 매니악한 것 아닌가요~
 
이안 J. 휴고:괴도를 잡고 싶은 건 모든 형사들의 꿈이죠! (시선 마주하더니 이내 제 손목도 보게 되고...) 당연히 당신이 한 장난인 줄알았는데.
 
P. 화이트 포시티아:참나, 안 잡겠다고 했던것 아니었어요? (삐죽.) 수갑은 형사의 소지품이지 괴도의 소지품은 아니네요. 형사님 거라기엔... (이안의 잠옷 빤히... 빤히..)
 
이안 J. 휴고:하지만 잡혀주기로 했잖아요. 제가 당신이 잡는 날이면 괴도일을 끝낼 때란 뜻이니까 좋은 거 아니예요? (따라 잠옷 내려다본다.) 뭐야, 꿈이면 경찰복 정도는 입혀줘야하는 거 아니야? 이러면 꼭 제가 자다가 일어난 것 같잖아요!
 
P. 화이트 포시티아:그건~~...글쎄요? 괴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지만 저는 거짓말을 아~주 잘하는 사람인지라.(뻔뻔하게 웃는다.) 본인의 꿈인데, 본인을 탓해보는게 어떨까요? 그나저나 꽤나 귀여운 잠옷을 입고 자시는군요...
 
이안 J. 휴고:거짓말이었어요?! (진짜 몰랐다는 것 마냥 눈이 커진다.) 형사를 상대로 거짓말을 하다니 배짱도 두둑하네요. 탓해서 바뀌는 게 뭐 있어요. (...) 잘 땐 좀 편하게 자야죠.
아니면 내가 잘때도 푸른색 경찰복 입고 잘 거란 생각한 건 아니죠.
 
P. 화이트 포시티아:글쎄요? 정말 거짓말일까요? 아무래도 이건 형사님의 꿈이니까... 형사님이 알고 있겠죠?(쭈그려 앉은채 턱을 괴고 웃는 꼴이, 당신이 깨고부터 지독하게 당신을 놀려온 모양이다.) 뭐... 나쁘단건 아니고요. (훔.) 솔직히 좀 그랬는데.
 
이안 J. 휴고:진짜 이상하네.... 모르겠어요. 어쩌면 거짓말이라 생각했지만 속으로 진실이길 바라고 있던 건지도 모르죠. (내려다본다. 어쩐지 익숙한 상황....) 뭐... 뭐가요?
 
P. 화이트 포시티아:그런가? 어쨌는 이곳의 주인은 내가 아니라 난 잘 모르겠네요. 진실인지 궁금하다면 꿈에서 깰 필요가 있겠죠. (으쓱) 푸른색 경찰복 입고 잘 것 같다고요. 난 놀이공원에서도 그거 입고 나타날줄 알았는데.
 
이안 J. 휴고:내가 주인이면 내 마음대로 되야하는 거 아닌가. (그렇다기엔...) 보통 이쯤이면 꿈에서 깨던데. 뺨이라도 꼬집어볼래요? (가늘어진 시선....) ...잠입수사의 기본은 변장이잖아요! 당신이야말로 놀이공원에 그런 옷을 입고 오고선. 난 당연히 그 괴도복이랑 망토를 입고 올 줄 알았어요.
 
P. 화이트 포시티아:아, 후회 안 하죠? 나 그런거 잘해요. (힘껏 꼬집습니다!!)
근력
기준치: 55/27/11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흐물흐물 꼬집었다.)
 
이안 J. 휴고:(음. 안 아픈 걸 보니 꿈 맞군.)
 
P. 화이트 포시티아:그런가아... 그래도요. 이미지라는게 있잖아요, 이미지! (끙...) 나도 이미지가 있긴 하지만요. 그래도 지금은 생겨입고 있잖아요. (자기 옷 가리킨다)
 
이안 J. 휴고:내 이미지가 어떤데?! (가만 본다.) 그러게요, 오늘은 잘 챙겨입었네요. 마치 무슨 일이 일어날 것처럼...
 
P. 화이트 포시티아:어... (이안 머리부터 끝까지 쭉 훑고) 스스로 생각하는 쪽이 좋지 않을까요? (웃는다.)
글쎄... 어렴풋이 맞고 다 틀렸어요. 뭘 맞췄을 것 같아요?
 
이안 J. 휴고:뭐야, 왜 기분이 나쁘지? (살짝 째려 본다.) ...나 혹시 방금 플래그 꽂은 건가요?
 
P. 화이트 포시티아:좋게좋게 생각하자고요.(뭘)
그런건 아니고.
'무슨 일' 까지는 대충 맞았고, 나머지는 틀렸네요. '무슨 일'은 지금부터 형사님이 일으켜야겠죠?
 
이안 J. 휴고:(뭘.) 제가요? 무슨? 형사는 늘 '무슨 일'을 막는 쪽이잖아요. 일으키는 건 당신이지!
 
P. 화이트 포시티아:그치만 이건 어쩌면 클라이맥스라고요. 반전요소가 뭔지 알아요?
 
이안 J. 휴고:당신이 사실은 착한 사람이었다.
 
P. 화이트 포시티아:...
역시 그때 바다에 버리고 왔어야 했어.
 
이안 J. 휴고:언제적 일을!
 
P. 화이트 포시티아:(흥)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모르겠는데, 여긴 감옥이라고요. 지금까지 절대로 열리지 않았는데, 조금 전에 형사님이 이 꿈에 들어오면서 틈이 생겼거든요. 어쩌면 나갈 수 있을지도 몰라요. 꿈에 계속 갇혀있고 싶은건 아니겠죠?
 
이안 J. 휴고:여기가요? (그제야 주위를 둘러 본다.) 꿈의 주인인 나도 모르는 걸 아주 잘 알고 계시네요... 이렇게 평화로운 꿈이면 계속 꾸고 있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착한 사람들을 지켜야하는 형사라면 이렇게 계속 잠만 잘 수는 없겠죠.
 
감옥은 춥고 어둡습니다.
 
창문이 없는지, 무언가를 보려면 아주 가까이에서 들여다봐야 할 것 같습니다.
 
쇠창살은 아주 단단해서 구부리거나 부술 수 없고, 문은 굳게 잠겨 있습니다.
 
열쇠공을 시도하기에도 별다른 재료가 없는 상황입니다.
 
괴도의 비밀 주머니도 지금만큼은 텅 비어 있나 봐요.
 
관찰력 판정
 
이안 J. 휴고:
Spot Hidden Roll
기준치: 51/25/10
굴림: 3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먼 바닥에서 무언가 반짝이는 걸 발견해냅니다.
 
이안 J. 휴고:나 지금 귀걸이 하고 있죠? 이걸로 빠져나갈 수는 없는 건가. (그러다 바닥에 있는 것을 발견하고) 여기 뭔가가 있네요. (반짝이는 무언가를 줍는다.)
 
P. 화이트 포시티아:그런건 안되더라고요, 안타깝게도.
 
반짝이는 걸 주워보면 그것은 녹슨 열쇠입니다.
 
이것으로 감옥의 문을 열 수 있겠죠.
 
다만, 쇠창살 사이로 팔을 뻗어 돌려 열어야 하는 까닭에 높은 유연성이 필요합니다.
 
이안 J. 휴고:끄응.... (쇠창살 사이로 팔을 뻗어 열기를 시도한다.)
 
행운 판정
 
이안 J. 휴고:
기준치: 70/35/14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조금 뻑뻑한 감은 있지만, 무사히 열쇠를 꽂아 넣고 돌립니다.
 
잠시 후 감옥의 문이 열리며 나갈 수 있게 됩니다.
 
이안 J. 휴고:(칭찬을 기대하는 것처럼 반짝이는 눈으로 바라본다.)
 
P. 화이트 포시티아:oO(우와... 뭐랄까 알기쉽네...) 멋진 솜씨네요. 괴도로 전향해도 되겠는데.. (큭큭 웃는다)
 
이안 J. 휴고:왜 그런 결론이 나는 거죠? (가늘어진 시선. 그래도 기분이 나쁘지는 않는 듯.) 어서 나가기나 합시다.
 
P. 화이트 포시티아:그야 손놀림은 괴도의 기본소향이니까요~
 
.
 
어떻든 둘은 감옥 밖으로 나옵니다.
 
이곳은 아마도 지하인 모양이에요.
 
창문이 없는 복도를 한창 걷고 있노라면,
 
발소리가 울려 기괴한 메아리를 자아냅니다.
 
수갑을 찬 탓에 바로 옆을 걷고 있는 괴도는 기분 탓인지 말수가 적네요.
 
오랜만에 봐서 그런가, 사람이 좀 변한 것도 같고.
 
조금 어색해집니다.
 
이안 J. 휴고:우와, 지하감옥. (침묵이 오래되면 어쩐지 어색한 기류가 돌아 먼저 운을 뗀다.) 당신은 어쩌다가 이런 곳에 갇히게 된 거예요?
 
P. 화이트 포시티아:글쎄... 여긴 형사님의 꿈인데, 꿈속의 괴도인 제가 어떻게 알겠어요. 안그래요? (피식 웃으며 답합니다. 놀리려는 투는 아니지만, 진실은 아니죠.)
 
이안 J. 휴고:(당신이 대답하면 그제야 조금 편한 표정을 짓고,) 그럼 당신이 알고 있는 걸 말해봐요. 여기 오기 전까지 어떻게 지냈어요?
 
P. 화이트 포시티아:그러게, 어떻게 지냈을 것 같아요? (역으로 가볍게 묻습니다.)
 
이안 J. 휴고:음... 언제나 그러했듯, 위험한 일에 휘말리고 악당 역할 자처 하면서 바쁘게 지내셨을 것 같아요. 안부연락 한번도 못 보낼만큼. (간극,) 그래도 어떻게 해서든 살아갔을 것 같네요. (이건 감상이라기보다 바람에 가깝다.)
 
P. 화이트 포시티아:(정곡이다. 어이없다는 듯 황당한 표정으로 당신을 보다가..) 글쎄, 전부 틀렸네요. 전 휴가중이었꺼든요. 하와이의 멋진 휴양지에서 시간을 보냈죠~ (선택하는건 뻔히 들킬 거짓말이다.)
 
이안 J. 휴고:하와이-? (안 믿는다는 얼굴.) 그렇다고 하기에는 휴가 다녀온 사람 얼굴이 아니잖아요. 기념선물이라도 주면서 말하면 모를까... (시선이 가늘어진다.) 차라리 푹 쉬고 오신 거면 좋겠어요.
 
P. 화이트 포시티아:이런, 하와이에 뭐가 유명하지... 기념품은 없는데, 알로하 댄스라도 춰 줄까요? (...윽.) 그런 눈으로 보지 마세요... 지난번에 그렇게 헤어져놓고 그사이에 ...많은 일이 있었다. 라고 하면 괴도의 가오가 안 살잖아요.
 
이안 J. 휴고:지금 이 상태로 춤을 추면 나도 같이 추게 되는 거잖아요. (됐네요, 입 삐죽 내밀며 거절한다.) 가오는 무슨 가오? 가오 때문에 괴도 일 하고 있는 거예요? (살짝 어이없다는 투.) 그러니까 대체 무슨 일들이 있었는데?
 
P. 화이트 포시티아:우리 형사님은 내 춤 신청은 늘 거절이네요. 그 날도 그랬죠. 비싸게 구시긴. (수갑 묶인 손을 일부러 한번 흔들고) 가오 때문에 괴도를 하는건 아니지만 괴도라면 가오가 있어야 하는 편이죠. 도둑과 괴도는 가오가 가르는거라고요.(뭐가) ...많은 일이 있었어요. 본업에는 손도 못댔죠. 내 진짜 이름을 불린 날은 점점 희미해지고, 내 두 번째 이름을 듣는 날이 더 많아졌어요. 이제는 팬텀 화이트 포시티아가 원래 내 이름 같기도 하고.
 
이안 J. 휴고:(그 말에 옛날의 기억 회상하고 살짝 웃는다.) 난 춤 추는 방법을 모른다고 했잖아요. 나랑 같이 췄다간 당신 발등이 남아나지 않을걸. ....예.... 그렇구나... 하긴 도둑보다는 괴도가 조금 더 어감이 좋긴 하죠? (뭐가) 그래서 내가 괴도 그만 두라고 했는데. 당신 진짜 이름... 리아 P. 아이아나. 맞아요?
 
P. 화이트 포시티아:그래서요? 난 내 손 잡은 상대가 내 발 안 밟게 이끌어줄 수 있는데. (으쓱) 그리고 담당 과도 다른편이죠. 말했잖아요, 내게 필요한건 언론이라고. 조금이라도 더 극적인 소재가 필요했으니까.(이름이 들리자 고개를 옆으로 돌린다.) 정말 그게 제 이름이 맞을까요? 놀리고 싶은게 아니라, 솔직히 저도 이젠 잘 모르겠어서.
 
이안 J. 휴고:진심이에요? (가만 바라보더니 잠시 뜸을 들였나.) ...그러면 이 수갑을 풀고 당신이 그 괴도 신분 벗게 되면 같이 춰요. 그정도는 괜찮겠죠. 대신 느린 곡으로. 꼴사나운 모습은 싫어서요. (따라 고개를 돌리면 허공에서 시선이 맞물린다.) 당신이 모르면 어떡해! 괴도를 그만두고 싶은 거라면, 언제든지 도와줄 수 있어요. 리아 씨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나라를 지키는 공무원으로서 최선을 다하죠. (그걸 바라는 거냐는 듯 물었다.)
 
P. 화이트 포시티아:진심이고말고요. 이런거에선 거짓말 안 해요. 자존심이 있지! (확고한듯...)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날을 기다릴게요. 아주아주 빠른 템포로 골라야겠다. 허둥지둥 스텝을 밟을 형사님을 꼭 봐야겠어요, 꼭! (다짐!) ...언젠간 그만둘거예요. 제 힘으로 그렇게 만들테고요. 형사님이 제자리에서 집중하고 있다가 어느 날 고개를 들었을 때 맨얼굴로 찾아올거라고요. 얼빠진 표정으로 서있는 형사님을 놀려주는 것 까지 계획해놨어요.
 
이안 J. 휴고:자꾸 이상한곳에서 고집 피울래요?! (불만 가득한 목소리면서도 정작 싫은 건 아닌듯, 미묘하게 웃는 얼굴이다.) 그날을 기대하고 있죠. 집중 한번 할까 싶을 때면 늘 이렇게 사건사고를 들고오니까, 원. 정말 그때가 되면, 음... 식사라도 대접 해드리죠. 스테이크와 샐러드, 달콤한 쿠키 같은 걸로요. (이런 것밖에 해줄 것이 없네요, 나직이 덧붙인다.)
 
럽미두 (GM):맛있겠다
 
P. 화이트 포시티아:후후, 날 잘 알잖아요. 형사님이 굽혀주셔야지. (당연한 것을 말하듯 말하고) 아, 그렇다면 사양않고 5성급 레스토랑에서...(이건 장난이 맞다.)
 
이안 J. 휴고:형사가 계속 이렇게 굽히면 안되는데. (....) .........괴도를 잡게 된다면.....나라에서 그정도 포상금을 줄지도....
 
P. 화이트 포시티아:...
역시 바다에 빠트리고 왔어야...
 
이안 J. 휴고:하하하. 그나저나 이 복도는 끝이 없네요? (시선 조금 멀리 돌린다.)
 
.
 
계속 걷다 보면, 갑작스레 바닥이 꺼지고, 거대한 웅덩이가 하나 나타납니다.
 
웅덩이라고 할지, 호수라고 부르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시커먼 물이 출렁이는 가운데, 호수의 건너편에는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입니다.
 
계단 주변에 미약하게나마 횃불이 타고 있어, 호수의 모양새가 얼핏 보이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입니다.
 
P. 화이트 포시티아:수영은 잘해요?
 
괴도가 참방, 물을 밟으며 묻습니다.
 
이안 J. 휴고:바다에 빠트려도 쉽게 죽진 않을 정도로는 합니다만.... (이걸 건너자고? 진심이냐는 듯 바라본다.)
 
P. 화이트 포시티아:흠, 그때 빠트렸어도 됐었네...
옛날에 비슷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요. 생쥐와 개구리라고, 둘은 호수를 건너기 위해 발목에 밧줄을 묶어 서로를 연결하거든요……
 
■ 교육 판정
 
이안 J. 휴고:'쉽게' 안 죽는다고 했지, 아예 안 죽는 건 아니거든요?
교육
기준치: 70/35/14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P. 화이트 포시티아:흥.
 
그거, 결국 개구리가 생쥐를 익사시키고, 매가 죽은 생쥐를 낚아채는 바람 에 개구리도 같이 죽는 이야기잖아요?
 
지금 하기엔 너무나도 지독한 농담입니다.
 
아무래도 이 호수를 수영으로 건너가는건 너무 위험한 일 같습니다.
 
서로가 수갑으로 묶여 있다면 더더욱 그래요!
 
자세히 보면, 빈 궤짝이나 나무판자 같은 것들이 물 위에 둥둥 떠 있습니다.
 
적절한 균형감각이 있다면 저것들을 밟거나, 배로 써서 호수를 건널 수 있을 거예요.
 
이안 J. 휴고:수갑을 찬 상태로 걸어서 건너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요.... 아무리 우리 둘 중 한명이 수영을 잘하더라도. (나무판자 바라본다.) 차라리 저걸 모아 배 삼아서 건너는 건?
 
P. 화이트 포시티아:헤에, 이어 붙일 수 있어요? (흥미롭다는 듯 이안을 바라본다.)
 
이안 J. 휴고:붙...이는 건 어렵나? (곰....) 그냥 밟고 지나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고. 여기서 당신의 마법같은 묘기를 기대하는 건 어렵겠죠?
 
P. 화이트 포시티아:난 이런거 잘하거든요. 고층 건물 난간 밟고 건물 사이를 횡단해본적도 있다고요?
 
이안 J. 휴고:왠지 그래봤을 것 같은 이미지긴 한데.. 저는요?
 
P. 화이트 포시티아:음. 물에 빠지면 건져는 줄게요.
 
이안 J. 휴고:우리 지금 같이 수갑 찬 상태인 건 알죠? (미심쩍은 낯....) 나 빠지면 당신도 빠지는 거예요.
 
P. 화이트 포시티아:... 난 젖는게 싫은데... 어쩔 수 없네요. 같이 자알 건너보죠.
 
이안 J. 휴고:...아까 잘 이끌 수 있다고 했으니까... 믿어볼게요? (끄응... 소리내며 호수 위를 건너려고 합니다.)
 
호수를 건너봅시다.
 
민첩 판정!
 
이안 J. 휴고:
민첩
기준치: 70/35/14
굴림: 38
판정결과: 보통 성공
 
P. 화이트 포시티아:
민첩
기준치: 85/42/17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이안이 안정적으로 한칸을 건너고, 괴도가 따라 붙으려는 순간...!!
 
수갑의 길이가 모자랐는지,
 
첨벙. 괴도의 왼쪽 발이 물에 빠집니다...
 
P. 화이트 포시티아:...최악이야...
 
이안 J. 휴고:괜찮아요? (흘긋...) 손 잡아드려요?
 
P. 화이트 포시티아:...모양 빠지네... 그래도 부탁 좀 할게요.
 
이안 J. 휴고:저도 이런 곳에서 같이 빠져서 죽기는 싫거든요.... (수갑으로 이어진 손을 마주 잡는다.) 아니, 죽으면 이 꿈에서 깨어나려나?
 
P. 화이트 포시티아:그런 소리 하지 않는게 좋을걸요. 말의 힘은 대단하다고 하잖아요. 정말 무서운 꼴을 보게 될지도 몰라요. (손을 맞잡는다.)
 
마저 건너가봅시다.
 
민첩 판정
 
이안 J. 휴고:이때까지 나한테 한 말들이나 생각해보시죠.... (맞잡은 손에 힘 꾹 잡고 건넙니다.)
민첩
기준치: 70/35/14
굴림: 64
판정결과: 보통 성공
 
P. 화이트 포시티아:으음, 바다에 빠트리겠단거? 진심이었는데요.
민첩
기준치: 85/42/17
굴림: 8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안 J. 휴고:(벙찐 얼굴로 봅니다...)
 
둘이 안전하게 발을 디디고, 잠시 고개를 들면...
 
.
 
물을 가르며 헤엄치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주 고요하지만, 이 공동에서는 작은 소리도 크게 증폭되어 들리는걸요.
 
이안이 물을 바라보면, 무언가 물 아래에서 헤엄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뾰족한 등지느러미 만이 물 위로 올라와 있어요.
 
잠깐, 저거 혹시……
 
……상어일까요?
 
설마?
 
여기서?
 
갑자기??
 
이안 J. 휴고:...........................오.
 
P. 화이트 포시티아:오우..................................
 
서둘러 올라가는게 좋겠어요.
 
민첩 판정!
 
이안 J. 휴고:
민첩
기준치: 70/35/14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P. 화이트 포시티아:
민첩
기준치: 85/42/17
굴림: 3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안 J. 휴고:(민첩한 하루 되세요)
 
P. 화이트 포시티아:(민첩한 하루 되세요 상어씨)
 
상어는 조금 더 속도를 내 따라붙습니다.
 
자, 마지막!
 
민첩 판정!
 
이안 J. 휴고:
민첩
기준치: 70/35/14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P. 화이트 포시티아:
민첩
기준치: 85/42/17
굴림: 2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상어가 있는 호수를 무사히 건너면 계단을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균형을 잘 잡을 수 없는 위태로운 나무판 위에서 버텼더니,
 
다시 땅에 발을 디디자 새삼스레 떨림이 올라오네요.
 
P. 화이트 포시티아:형사님의 꿈은 무섭네요... 상어 다음엔 뭐가 나오려나.
 
팬텀 화이트 포시티아는 뻔뻔하게 이게 당신의 꿈이라는 주장을 밀고 나갈 생각인 모양입니다.
 
대체 언제까지 그럴 수 있는지는 한 번 보자고요.
 
이안 J. 휴고:....휴! (그제야 안도의 한숨 내쉰다.) 그러게요, 참! 당신이 나오는 꿈들은 대게로 이런 형태더라구요. (아무래도 떨렸나보지, 손 놓는 것도 까먹은 체 계속 발걸음을 옮기는 걸 보면.)
 
P. 화이트 포시티아:날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던건가요......
 
이안 J. 휴고:알만하지 않아요? (척척 걸어간다.)
 
P. 화이트 포시티아:...흥! (걸음을 멈춰서서 수갑에 턱 걸리게 만들어요)
 
이안 J. 휴고:으악! (철푸덕 넘어져요)
 
P. 화이트 포시티아:악!(같이 끌려 넘어진다. 우당탕!) 넘어져버리면 내가 같이 넘어지잖아요, 바보!
 
이안 J. 휴고:당신이 멋대로 멈춘 거면서? (혼자 일어서려다가 다시 넘어진다. 바보가 맞는듯...)
 
P. 화이트 포시티아:윽...(팔이 끌려 올라간다...) 그걸 또 당기다니! 진짜 바보!! 어떻게 형사일 하고있어요?!
 
이안 J. 휴고:형사는 머리보단 몸을 더 잘 써야하거든요? (아니다.) 어쨌든 일어나보세요. 이러다가 날 새겠다.
 
P. 화이트 포시티아:몸도 지금 잘 못쓰고 넘어졌으면서! (궁시렁궁시렁...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이안 J. 휴고:(같이 일어나서 걸어가요. 척척척.)
 
.
 
계단은 좁아, 두 사람이 동시에 올라갈 수는 없었습니다.
 
누가 앞에 서든 투박한 돌계단을 올라가다 보면 저 위에서 희미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 듣기 판정
 
이안 J. 휴고:
Listen Roll
기준치: 59/29/11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가사가 없는 음악 소리 같은데, 자세히는 모르겠습니다.
 
이내 시야가 환하게 밝아집니다.
 
화려한 샹들리에가 매달린 홀.
 
악단이 직접 연주하는 클래식이 경쾌하게 깔리고,
 
고성의 높은 창문으로는 몽환적인 달빛이 밀려들어 옵니다.
 
무도회에 참석한 이들은 드레스와 슈트를 입고 쌍쌍이 대화를 하고 있네요.
 
테이블에는 은빛 접시가 가득합니다.
 
아름다운 무도회의 정경입니다.
 
하지만 이 무도회에 참석한 이들은 모두 가면을 쓰고 있네요.
 
잠깐, 뭔가 신경 쓰이지 않나요?
 
■ 관찰력 판정
 
이안 J. 휴고:....이게 무슨? (눈이 휘둥그레진다.)
Spot Hidden Roll
기준치: 51/25/10
굴림: 66
판정결과: 실패
 
뿔이 달린 가면과, 드레스에 달린 꼬리 장식, 발굽 모양의 희한한 구두.
 
조금 특이한 가장무도회네요.
 
P. 화이트 포시티아:...형사님, 뭔가 이상한걸 아시겠어요?
 
이안 J. 휴고:........여기 있는 모두... 사람 맞죠?
 
P. 화이트 포시티아:...아뇨, 저것들을 자세히 봐요. 장식같은게 아니라고요.
 
이안 J. 휴고:....아! 여긴 꿈이었지. 너무 현실감이 있어서 까먹을 뻔했네요.
 
P. 화이트 포시티아:그걸 아직도 믿고 있군요. 아차, 아니다. 그냥 그대로 믿어요. 여기 꿈 맞으니까. (의미심장)
 
이안 J. 휴고:당신이 꿈이라며? (째려본다) 저들한테 들키면... 좀 큰일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할까요?
 
P. 화이트 포시티아:네네, 어쨌든 형사님은 사기 조심하셔야겠다. 좀 진지하게 걱정되네요...
 
무언가 행동하려던 찰나, 괴도가 당신을 다시 계단으로 끌어당깁니다.
 
아무래도 괴도는 이 무도회가 무엇인지 알아차린 것 같네요.
 
맨얼굴로 뻔뻔하게 무도회에 참여하는 건, 현명하지 못한 일입니다.
 
괴도는 가면이 있지만 이안은 없거든요.
 
찬찬히 주변을 둘러보면, 저쪽 테이블에 누군가 두고 간 것인지 얼굴을 대부분 가리는 가면이 하나 놓여 있습니다.
 
저곳까지 무사히 도달할 수 있다면 들키지 않을 거예요.
 
무도회 분위기가 한창이니 웬만해선 이쪽에 관심을 두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요.
 
이안 J. 휴고:당신이 나한테 그런 말 하니까 좀... 웃기네요? (테이블 위에 가면 발견하고,) 저기, 저거. 가져올 수 있을까요?
 
P. 화이트 포시티아:나니까 장난으로 끝나지, 뭐... 전세사기. 보험사기. 보이스피싱. 이런거 당할까봐 겁나네요...
조심조심 이동해보죠.
 
은밀행동 판정!
 
이안 J. 휴고:
Stealth Roll
기준치: 20/10/4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ㅎㅎ
 
P. 화이트 포시티아:(;; 정장 겉옷 벗어서 팍 이안 얼굴에 던진다.) 그... 그걸로라도 좀 갈 가려보세요.
 
이안 J. 휴고:아 (얼굴맞고 좀.... 째려보지만 어찌어찌 잘 가려본다...)
 
P. 화이트 포시티아:(가려져서 어차피 안보인다) ㅎㅎ
 
겨우겨우 테이블 위 가면에 손이 닿습니다.
 
이안 J. 휴고:(가면을 집어서 얼굴 위에 쓴다.)
 
P. 화이트 포시티아:그 가면, 형사님한테 잘 어울리네요.
 
괴도는 당신이 가면을 잘 쓸 수 있게 고쳐 주며 속삭입니다.
 
괴도의 텐션이야 언제나와 같군요.
 
이안 J. 휴고:그래도 오래 쓰지는 않았으면 좋겠네요. (시선 돌리고... 빠져나갈 방법을 생각해 본다.)
 
P. 화이트 포시티아:벗었다가 일 나는 것보단 나아요.
 
무사히 가면을 획득했다면 무도회장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고성의 1층을 차지한 홀은 천장이 아주 높고, 천장에서부터 뻗은 샹들리에가 내려온 구조입니다.
 
밖으로 나가는 [문과 창문]이 보이네요.
 
위로 올라가는 [계단] 옆에는 거대한 [액자]가 하나 걸려 있습니다.
 
중앙에는 춤을 출 수 있는 텅 빈 공간이 있고,
 
사이드로 [만찬 테이블]이 보입니다.
 
한쪽 구석에 흥겨운 곡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가 있습니다.
 
그리고 예의, 가면을 쓴 [참석자들]은 느긋한 걸음걸이로 무도회장 안을 배회하고 있습니다.
 
이안 J. 휴고:여기서 춤 신청을 하실 건 아니죠? (자연스레 시선이 참석자들로 향하고)
 
가만히 보고 있자, 그중 하나가 가면을 벗습니다.
 
형형하게 빛나는 눈, 튀어 나온 사슴의 뿔.
 
긴 혀를 내밀어 썩은 음식을 먹는 그는 악마라고밖에는 묘사할 수 없습니다.
 
담소를 나누고 있던 참석자들은 당신은 이해할 수 없을, 기이한 울음소리를 내며 웃습니다.
 
악몽 같은 일이에요……
 
P. 화이트 포시티아:글쎄요, 상황보고? (그것들을 보고 놀란기색 하나 없이 태연하게 웃습니다.)
 
이안 J. 휴고:와, 진짜.... 클리셰한 악몽이네요. (고개 절로 흔들고는 만찬 테이블을 본다.) 웃음이 나와요?
 
P. 화이트 포시티아:뭐... 전 익숙해서. 별 생각 안 들어요. 좋아보이진 않죠?
 
새하얀 테이블보 위, 무수한 접시가 올려져 있고, 당연히 모든 접시는 차 있습니다.
 
허기를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이곳의 음식을 먹을 수는 없겠어요.
 
파리 떼가 꼬이는 썩은 음식,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활활 타오르고 있는 음식,
 
역한 유황 냄새가 훅 끼쳐오는 음식.
 
병 와인에서는 녹색 연기가 흘러나오고,
 
후르츠 펀치엔 붉은 피와 함께 도마뱀의 눈알이 둥둥 떠다니고 있습니다.
 
딱 하나, ‘멀쩡해 보이는’ 고기가 접시에 담겨 있는데, 당연하지만 멀쩡하지 않겠죠?
 
역겨운 광경에 이성 판정 1/1D3
 
이안 J. 휴고:이런 게 익숙하다고요? (얼굴이 일그러진다.) ....
SAN Roll
기준치: 67/33/13
굴림: 50
판정결과: 보통 성공
 
P. 화이트 포시티아:사교도란 으레 이런 것들에 환장을 하니까요. 좋진 않았지만 볼때마다 비명을 질렀다면 전 정말 곤란했을거예요.
 
이안 J. 휴고:사이비라고 해도... 보통 이런 걸 예상하지는 않잖아요. 그냥 조금 미친사람들인 줄 알았더니... (계단쪽으로 향하며 오케스트라를 흘끔 바라 본다.)
 
P. 화이트 포시티아:미친 사람들이고, 개중에는 미친짓을 실현시키는 사람이 많답니다. (조금 씁쓸하게 웃었다.) 그래서 형사님은 관련되지 않았으면 했던거라고요.
 
피아노, 바이올린, 비올라와 첼로, 플루트, 클라리넷.
 
그 외에도 구색을 갖춘 많은 악기를 든 악단이 알지 못할 경쾌한 곡을 연주하고 있습니다.
 
악단은 단정한 턱시도를 입었네요.
 
단, 그들 중 누구도 ‘머리’가 보이지 않아요!
 
악보는 어떻게 보는 걸까요?
 
이안 J. 휴고:당신은 관련되도 괜찮고? (그래도 오케스트라는 제법 멀쩡하네, 라고 생각...할 뻔했다. 고개를 돌리면 계단 옆 액자가 시야에 들어온다.)
 
P. 화이트 포시티아:이미 익숙해진지 오래인걸요. 그런 내가 더 나서는게 맞지 않겠어요?
 
밖에서 본 성의 그림이 걸린 커다란 액자입니다.
 
당신의 키를 넘어서는 크기예요.
 
그림의 배경은 밤이고, 역시 달이 떠 있네요.
 
고성은 상당히 높아 보여요.
 
뾰족한 탑이 솟아 있군요.
 
성 밖에 그려진 건, 묘지일까요?
 
더 자세히 보고자 한다면,
 
■ 관찰력 판정
 
이안 J. 휴고:
Spot Hidden Roll
기준치: 51/25/10
굴림: 60
판정결과: 실패
 
성의 홀에 환한 불이 켜져 있네요.
 
그 안쪽에, 기이한 괴물의 그림자가 그려져 있습니다.
 
지금 이 무도회를 그린 모습인가 봐요.
 
이안 J. 휴고:아뇨, 이런 일은 원래 나같은 사람들이 하는 거예요. (계단을 오르려는 찰나, 문과 창문을 바라본다.) 저기로 나갈 수 있을까요?
 
P. 화이트 포시티아:그랬다간 분명 잘릴텐데. 생각해보세요, 형사님. 이런 일에 비번 아닌 날 낮에 휘말렸다고 생각해보세요. 변명은 뭐라고 할거죠? 괴물이 있었어요? 퍽이나 믿어주겠다.
 
문은 어째선지 단단한 나무판자로 못질이 되어 있습니다.
 
시간을 들인다면 부술 수 있겠지만, 큰 소리가 나니 모두에게 들키는 건 확실하겠죠.
 
창문은 너무 높은 곳에 있어 도저히 나갈 수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덩그러니 뜬 보름달이 원망스럽게 느껴져요.
 
P. 화이트 포시티아:좀 어렵지 않으려나.
 
이안 J. 휴고:내가 잘릴 걸 걱정해준다면 괴도일을 그만두는 게 낫지 않을까... (운 띄었다가 헛수고인 것 알고 말을 물린다.) 지금은 여길 무사히 빠져나오는 것에 집중합시다. 윗층으로 올라가볼까요? 1층에서 빠져나가는 건 어려울 것 같은데.
 
P. 화이트 포시티아:그거랑 그거랑 무슨 상관이람. (그렇게 계단 쪽을 바라본다.) 그것도 좀 어렵지 않을까요.
 
붉은 양탄자가 깔린 계단이지만, 어째선지 중간에 뚝 끊어져 있습니다.
 
위로 올라갈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겠어요.
 
이안은 이 홀에 갇혔다는 충격으로 이성 판정 0/1
 
이안 J. 휴고:
SAN Roll
기준치: 66/33/13
굴림: 63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 저희 어떡하죠? (동공 흔들린다.)
 
P. 화이트 포시티아:그거야 저도 모르죠. 그래도 너무 낙담하진 말아요. 아직 안죽었으니까?
 
이안 J. 휴고:'아직'............. (어떻게 해야하나... 머리를 굴려 본다.)
 
.
 
음악이 한층 경쾌하고 신나는 무도곡으로 변합니다.
 
그들이 쌍을 지어 춤을 추기 시작하는군요.
 
강한 기시감이 몰려옵니다.
 
하지만 아무리 괴도라고 해도, 괴물이 날뛰는 무도회장에서 설마……
 
이안 J. 휴고:.........(팬텀을 바라본다.)
 
P. 화이트 포시티아:일이 이렇게 된거... 한곡 출까요? 참고로 선택권 없어요. 여기서 가만있으면 시선 끄는 것 밖에 안되니까.
 
이안 J. 휴고:(짧은 탄식. 하지만 예상 못한 것도 아니었으니...) 기대하시던 첫곡이 이런 모양새라 아쉽겠네요... (결국은 네게 손 내민다.) 잘 이끌 수 있다고 했죠?
 
P. 화이트 포시티아:잠깐, 잠깐. 이거 좀 곤란한데. 기다려봐요!
(주섬주섬, 대충 풀어둔 정장을 제대로 입는다. 단추를 끼우고, 먼지로 얼룩진 부분을 털어낸다.) 준비할 시간도 없네. 머리도 지금 산발이지만 지금 묶어둔 것까지 풀면 정말 감당이 안 될 것 같아서요. 다음에는 이런 꼴은 아닐거라고요. (내민 손을 살폿 잡는다.)
 
이안 J. 휴고:(그런 당신 모습 보면 곤란한 표정 짓곤,) 아, 아니... 지금 와서 그러셔봤자. (제 잠옷에 내려다본다.)...잘 부탁드려요? (다음곡이 빠른 곡이 아니길 바라며,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P. 화이트 포시티아:제 자존심 문제라 그래요. (잠옷에 시선 간다. 진지한 표정으로 있다...풉, 웃어버린다.) 잘 이끌어줄게요. 편하게 생각해요. 편한 옷도 입었잖아요~
 
이안 J. 휴고:노...력...해볼게요? (끄응, 앓는 소리 한번 내고는 곡조에 맞추어 움직인다.)
 
이안이 응한다면, 둘은 춤을 추게 됩니다.
 
정말이지 이상한 일이에요.
 
오늘 있었던 모든 게 꿈만 같아요.
 
물론, 팬텀 화이트 포시티아는 이게 꿈이라고 말하고 있지만요.
 
동물의 머리를 한 악마들이 춤을 추며 웃습니다.
 
빙글빙글, 턴을 돌 때마다 화려한 샹들리에 불빛이 괴도의 얼굴을 비추며 내립니다.
 
거추장스러운 수갑도, 지금만큼은 가까이 붙어 있으니 방해되지 않네요.
 
P. 화이트 포시티아:있죠, 아까 아직 안 죽었으니 낙담하지 말라고 했잖아요, 진심이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요. 제가 많이 겪어봤는데, 생각치도 못 한 상황에서 탈출구가 생기기도 하거든요.
 
이안 J. 휴고:(불빛이 어룽지는 당신 얼굴 멀가니 들여다보다가 스텝 하나를 미스하고 휘청거린다.) 윽,... 그렇다면 다행이겠네요. 이런 곳에 죽고싶은 생각은 없거든요. 왠지 여기서 정신차리지 않으면 저 치들이 우리를 뜯어먹어버릴 것 같단 말이야.
 
P. 화이트 포시티아:(휘청거리는 이안을 제게 끌어당긴다. 능숙하고 자연스러운 모양새로, 마치 이끌어주겠다고 했잖아요. 하고 말하는 것처럼.) 나는 아까 그 감옥에 내 무덤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도구도 없고, 구멍도 빛도 없어서. 남은 희망이 아무것도 없어서. ...그런데 형사님이 들어오고 새로운 틈이 생겼었거든요. 괜찮아요. 그렇지 않더라도 내가 그렇게 만들테니까. 지금을 즐겨둬요. 또 오고싶어도 못 올테니까.
 
이안 J. 휴고:(어색한 자태도 어느새 당신의 발걸음을 모방하며 구실한다.) 당신답지 않네요. 당신이라면... 그 어떤 불지옥에 뛰어들어도 희망은 있을 거라 외칠 것 같은데. 겨울이 끝나고 봄이 되면 노랗게 피는 개나리처럼. (음악에 맞추어 틈 사이를 내딛고,) 네, 즐길게요. 악몽은 길몽이라고도 하잖아요? 깨고 나면 좋은 일이 생길지도 모르죠. (이내 웃는다. 허락을 구하듯 그 음성은 작았지만.)
 
P. 화이트 포시티아:어머나, 금방 따라오네요. (신기한듯 이안의 발치를 보다 고개를 든다.) 난 그렇게 희망찬 사람은 아녜요. 조금 잔머리가 많아서, 작은 길이 보인다면 그곳을 찾아낼 수 있는거지, 아예 없는 길을 만들어내기는 어려워서요. 끝나지 않는 겨울에서는 피어나기 어려운 꽃이니까. 난 그 순간이 끝없는 겨울인줄로만 알았고요. (부드럽게 몸을 틀고) 형사님이 오기 전까지는 화가 났다가도 허무했고, 끝에는 두려워졌죠. 형사님이 나타나고 그 감정들은 한편에 미룰 수 있게 됐으니, 난 그 보답으로 출구를 찾아주려고 해요. 그정도면 길몽으로 칠 수 있으려나.
 
이안 J. 휴고:몸 쓰는 일에는 제법 자신있어서요. (이윽고 맑은 발소리가 행간에 울려 퍼진다.) 그거, 범죄자가 경찰을 보며 느낄 감정은 아니지않나.. 아니, 당신 애초에 날 형사로 보고 있기는 해요? (미심쩍은 눈빛...) 뭐.. 일단은 당신은 언제나 나에게 길을 보여주었으니, 그것이 좁은 길이라도 기꺼이 따를 생각입니다. (묵묵히 바라보다가,) 다음 번에 다시 그 감정들이 찾아오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요?
 
P. 화이트 포시티아:사실 만만한 동네 바보로 보고 있었는데, 아아, 이렇게 들켜버리다니! (과하게 연극조다.) 형사님이야말로, 범죄자에게 과한 신용을 보이는게 아닌지? (그래도 되는건가요? 어째 놀리기보다는 걱정하는 투다.) 그땐 그냥 받아들여야죠. 걱정이라도 되나봐요?
 
이안 J. 휴고:애초에 감출 생각은 있었어요? (시선 가늘어진다.) 당장 믿지 않으면 내 목이 날아가게 생겼는데, 뭐 어쩌겠어요. 팬텀은 별로 걱정이 되지 않는데, 리아 씨라면 조금 걱정이 되네요.
 
P. 화이트 포시티아:아뇨! (뻔뻔!) 으음,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긴 하죠. ...팬텀의 대답을 듣고싶어요, 리아의 대답을 듣고싶어요?
 
이안 J. 휴고:연기도 하시는 분이 좀 해주시면 안되나요? (퉁명스러운 투) 둘다 듣고 싶다고 하면 알려주실 건가요?
 
P. 화이트 포시티아:원한다면야... (금방 목소리를 바꾼다.) 당연히 농담이죠. 멋진 형사라고 생각해요. (장난인지 아닌지 애매모호한 태도.) 하나만 골라요. 지금 형사님의 손을 잡은 상대만 대답해줄거니까.
 
이안 J. 휴고:(한순간에 바꾼 목소리 듣곤 얼굴 창백해 진다.) 취소, 취소! 차라리 동네 바보가 될 테니 내 앞에서는 웬만하면 거짓말하지 마세요. (이어진 말들으면 제 앞에 있는 이가 '누구'인지 고민하게 된다. 자아상을 타인이 정의할 수 있는 것인가, 생각들면서도... 이렇게 괴상한 곳에, 산뜻한 음악에, 형형한 불빛 받고 있자면 언젠가 그날의 기억이 떠오르는 것이다. 그러면 어쩔수없이,) 지금은 리아 씨의 답이 듣고 싶네요. (그리움이 떠오를 수 밖에 없어서.)
 
P. 화이트 포시티아:형사님은 정말 알기 쉬워서 좋아요. (하핫, 소리내서 웃는다.) 알겠어요. '웬만하면' 안 하는걸로 할게요. 장담은 못드리겠지만. (피식 웃었다가, 제 이름을 듣자 밝지도 흐리지도 않은 미묘한 얼굴이 된다. 잠시 말을 정리하려는 듯 입을 뻐끔거리다가...) 그때는... 도망가버리고 싶을거예요.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으로 가서, 아무것도 모르는 척. 그렇게 지내고 싶어요. ...아마 화이트 포시티아는 용납하지 못 할테니 는 그곳에 남고 리아라는 이름만 자유롭게 놓아줄 가능성이 높죠. 퍼레이드 이후에 내가 그랬던 것처럼.
 
이안 J. 휴고:예... 예. (웃음소리 듣고나니 더욱 떨떠름한 얼굴이 된다. 이어지는 대답까지 듣고 나면 더 복잡한 표정이 되었나...) 그걸 바라야할지,... 난 잘 모르겠네요. 하지만 리아 씨가 원하는 것이 진정 그렇다면 난 그녀를 놓아주는 것이 맞겠죠. 그곳에서는 불길한 감정들이 그녀를 찾아오지 않기를 바라며.
 
춤을 추던 중, 갑자기 음악이 빨라지면서, 당신은 박자를 놓칩니다.
 
몸이 어긋나자 옆의 이들과 부딪칠 것 같은데요.
 
이걸 어떻게 한담!
 
■ 예술(춤) 판정 : 기본치 5
 
이안 J. 휴고:
예술(춤) Roll
기준치: 5/2/1
굴림: 38
판정결과: 실패
(쾅!!!!!)
 
피할 수 없었습니다!
 
호되게 부딪쳐, 당신은 그만 가면을 떨어트리고 맙니다.
 
이안에게 사과하려던 이들이, 순간적으로 움직임을 굳힙니다.
 
그리고……
 
이안 J. 휴고:아.
 
.
 
알아들을 수 없는 울음을 웁니다.
 
음악이 뚝 끊어집니다.
 
춤을 추던 이들이 모두 동작을 멈추고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동물의 털이 곤두서고,
 
꼬리를 흔들고,
 
발굽으로 땅을 두드리면서……
 
아, 그들이 뭐라고 하는지 알 것만 같아요.
 
누군가 먹던 접시를 놓칩니다.
 
음식이 쏟아져 바닥을 더럽히고,
 
그리고 그중 하나가 당신의 신발 앞까지 굴러 옵니다.
 
채 손톱이 뽑히지 않은, 잘린 인간의 손가락.
 
P. 화이트 포시티아:형사님, 도망쳐요!
 
말하지 않아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 회피 판정
 
이안 J. 휴고:............(제 발치에 굴러온 것을 보면 순간 굳었다가, 목소리를 듣고 몸을 움직인다.)
Dodge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당신을 잡으려 드는 수많은 손과, 앞발과, 어쨌든 다른 것들을 무사히 피해냅니다.
 
수갑에 묶인 채 뛰어가는 기분은, 정말이지 당신이 괴도가 된 기분이에요.
 
이런 기분을 언제 또 느껴보겠어요?
 
하지만 어디로 도망칠 수 있죠?
 
문은 봉쇄되어 있고, 창문은 너무 높고, 계단은 도중에 끊어져 있는데도요!
 
아우성은 커져갑니다.
 
■ 관찰력 판정
 
이안 J. 휴고:
Spot Hidden Roll
기준치: 51/25/10
굴림: 53
판정결과: 실패
 
커다란 액자의 그림이 신경 쓰입니다.
 
아주 멍청한 생각이지만, 어쩌면……
 
그림을 통해 탈출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안 J. 휴고:........(이 순간 하필 액자가 떠오른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하고 냅다 팬텀의 손을 잡고 액자로 달려간다.)
 
이안이 팬텀 화이트 포시티아를 강제로 끌고 가면,
 
괴도는 크게 당황하지만 수갑 탓에 어쨌든 따라오긴 합니다.
 
액자를 향해 뛰어가면 괴물들은 당신이 패닉하여 막다른 곳으로 도망치는 줄 알고 비웃으며, 추격의 속도가 느려질 것입니다.
 
그림에 손을 뻗으면 그대로 쑥 들어가집니다.
 
숨을 삼키고, 그림 속으로 뛰어든다면 무사히 탈출할 수 있습니다.
 
.
 
강한 밤바람이 불어, 눈을 뜨기 어렵습니다.
 
절로 재채기가 나옵니다.
 
그림 속에 들어왔다는 것에 신기해하는 것도 잠시, 이런 얇은 잠옷으로는 추운 밤 기온을 견딜 수 없을 것 같습니다.
 
P. 화이트 포시티아:(흠. 자상한척^^ 이안에게 망토를 둘러줍니다.) 그림 속에 들어오게 될 줄은 몰랐네요. 놀랐다구요?
 
이안 J. 휴고:...에취! (코훌쩍....이다가 망토 둘러주는 것보고 눈 동그랗게 뜹니다) 고, 고마워요? (이건 무슨 꿍꿍인가 싶어 시선 또한 가늘어지고...) 천하의 괴도도 놀라시네요...(본인도 제법 놀랐다만) 여기는 어디지? (두리번두리번)
 
P. 화이트 포시티아:...그 눈은 뭔가요? 사람이 기껏 친절해도. (궁시렁궁시렁...) 흥, 저도 사람이거든요? 절 뭘로 보고 계셨던건지.
 
그림으로 본 고성 밖에는 무엇이 있었던가요?
 
아, 분명히 묘지였습니다.
 
공동묘지네요.
 
비석이 빽빽하게 세워져 있고, 계속 흙냄새가 납니다.
 
달빛만큼은 여전히 밝아, 원한다면 비석을 살펴볼 수 있을 겁니다.
 
이안 J. 휴고:아니, 산전수전 다 겪어봤을 것 같아서요. 아까 괴물들을 보고서도 그렇게 안 놀랐으면서! (윽... 하필 온 곳이 공동묘지라니... 중얼거리며 비석을 자세히 본다.)
 
P. 화이트 포시티아:그건 그렇지만 그림 속으로 뛰어든 적은 없어서요. 그런건 동화책에서나 겪을법한 이야기잖아요.
 
기이한 사인입니다.
 
이런 사인으로 사망하는게 가능이나 한가요?
 
이해할 수 없는 오싹함에 (어쩌면 추위 때문일지도요) 소름이 돋습니다.
 
비석을 훑어가는 당신의 발걸음이 점점 느려질 때였습니다.
 
■ 관찰력 판정
 
이안 J. 휴고:
Spot Hidden Roll
기준치: 51/25/10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갓 만들어진 듯 깨끗한 비석에 발이 걸립니다.
 
돋을새겨진 글자가 유독 신경 쓰입니다.
 
글자를 확인할까요?
 
이안 J. 휴고:사람을 뜯어먹는 괴물은...? (말 이어가다가 비석에 적힌 문구 보고 멈춘다.) 이거보세요, 의미심장한데... (글자를 확인한다.)
 
P. 화이트 포시티아:그건 의외로 많이 봐서... (덤덤) 왜요, 뭐길래?
 
돋을새겨진 글자에 시선이 간 것도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죠.
 
이 낯선 이름들 사이, 당신이 유일하게 알고 있는 이름이잖아요.
 
정말로 가명이 아니었던가?
 
아니, 가명이라고 해도 이 이름이 이곳에 있다는 건.
 
P. 화이트 포시티아:왜 그래요, 형사님? 묘지가 무서운 건가? 눈이라도 가려줄까요?
 
팬텀 화이트 포시티아는 천연덕스럽습니다.
 
이안 J. 휴고:.......이거..... (익숙한 이름을 발견하면 할말잃고 제 옆에 선 이를 바라보게된다.) ....당신이에요? (무심코 당신 손 잡아본다... 설마 귀신인가?)
 
P. 화이트 포시티아:저 비석이 나냐고요? (무슨 소리야? 하며 비석을 바라보면, 그제서야 조용해지는거죠.) ...음. 설마 바보같이 날 보고 귀신인가 하는 생각을 하는건 아니겠죠.
 
이안 J. 휴고:맞는데요. (바보다.) 여긴 뭐예요? 왜 당신의 이름이 여기 있는 거죠.
 
P. 화이트 포시티아:음. 당신은 이안 바보 휴고인걸로 합시다. (무덤 빤히 보다가...) 뭐, 사교도들은 여기를 내 무덤으로 정했던 모양이니까요. 그치만 난 아직 살아있잖아요? 신경쓰지 마세요.
 
이 무덤의 관은 비어 있습니다.
 
팬텀 화이트 포시티아는 아직 완전히 로스트한 게 아니니까요.
 
다만, 그의 자리가 준비되어 있을 뿐입니다.
 
갓 만들어진 무덤엔 새 흙이 얕게 덮여 있습니다.
 
깊게 묻히지 않은 듯, 새하얀 관이 언뜻 보이네요.
 
원한다면 뚜껑을 들어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 정신력 판정 :
 
이안 J. 휴고: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지금 당장 저 관을 열고 싶다는 충동에 휩싸입니다.
 
닫힌 상자가 있다면 안을 궁금해하는 건 당연한 인간의 본능이잖아요.
 
이안 J. 휴고:이거 진짜… 미친놈들 아니야? 누가 그렇다고 멀쩡하게 살아있는 사람의 무덤을 미리 만들어 놔요? (새하얀 관을 보면 무언가에 홀린 듯 그 관을 열어본다.)
 
어떻든 열린 관을 들여다보면 안은 텅 비어 있습니다.
 
그것에 안도할 새도 없이,
 
툭,
 
누군가 당신의 등을 밀쳤습니다.
 
아니, 밀친 걸까요?
 
괴도는 당신의 옆에 있는데도.
 
오히려 경악과 놀람으로 눈을 크게 뜬 채,
 
당신의 이름을 부르며 붙잡으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늦었습니다.
 
이안은 관 안쪽으로 떨어집니다.
 
수갑으로 연결되어 있으니,
 
아니 애초에 얕은 무덤이니 작은 해프닝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째서일까요.
 
이 추락이 멈추지 않습니다.
 
.
 
이안 J. 휴고:으악!! (어째서? 물음 가득한 비명 내지르며 떨어진다. 이대로 죽는 건가... 아니면 이제야 이 지독한 악몽에서 깰 수 있는 걸까?)
 
이안은 계속, 계속 추락합니다.
 
추락하는 꿈은 키가 클 징조라고 하던데,
 
아무리 그래도 이 나이에 그건 아니겠죠.
 
수갑이 묶여 있던 손목을 내려다보면 그저 말끔하기만 합니다.
 
■ 지능 판정
 
이안 J. 휴고: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이건 마치 동화 같아요!
 
토끼 굴 대신 끝없는 무덤에 떨어진 게 다를 뿐이죠.
 
하지만 이 추락의 끝은 어떨까요?
 
굴 안쪽에는 크고 작은 액자들이 걸려 있습니다.
 
이안이 떨어져 내리며 액자들을 바라보면, 그것들은 전부 초상화네요!
 
다만 정적인 자세로 앉은 일반적인 초상화가 아닌,
 
생동감 있는……
 
인물화에 더 가깝나?
 
■ 자료조사 판정
 
이안 J. 휴고:
Library Use Roll
기준치: 73/36/14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 나이가 되서 키 크는 꿈이라니... (한참 떨어지다보면 이 감각에도 익숙해진 건지... 액자를 자세히 본다.)
 
무수한 초상화의 공통점을 깨닫습니다.
 
전부 동일한 ‘사람’이 등장하고 있어요.
 
옅은 백금색의 머리카락과 맑은 청색 눈을 가진 아이가 점점 자라는 형상입니다.
 
평범한 일상이네요.
 
추락은 아직 멈추지 않습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속도가 한층 느려지지 뭐예요.
 
이안은 여유를 갖고 그림 하나하나를 뜯어볼 수 있을 거예요.
 
이안 J. 휴고:....리아? (아이를 보면 자연스럽게 입에 담게되는 이름. 속도가 느려지면 가장 가까이있는 그림을 하나 본다.)
 
.
 
초상화 속 아이는 어느덧 성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느덧, 초상화가 소곤거리며 당신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합니다.
 
당신이라면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한 걸까요?
 
아니면 그저, 이 굴에 떨어진 단 한 사람이 당신이었기 때문일까요?
 
이유를 알지 못할지라도, 초상화의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그는 처음으로 기이한 일에 맞닥뜨렸습니다.
 
세계를 혼돈에 빠트리려는 나쁜 악당들에게서 의식의 키워드가 되는 중요한 물건을 훔쳐낸 거예요.
 
그는 기뻤고, 앞으로도 이 삶을 이어나가기로 합니다.
 
그에게 약점이 될 만한 것은 없었고, 그는 아주 유능한 ‘탐사자’였으므로 아무것도 문제 될 게 없었습니다.
 
초상화의 그림은, 자신만만하게 옥상 난간 위에 서 있는 팬텀 화이트 포시티아를 그리고 있었습니다.
 
그의 첫 사건이었을까요.
 
이안 J. 휴고:(이 모든 게 지극히 비정상적인 일임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전부 꿈이라 인식해서였을까. 초상화가 알려주는 이야기를 별 의심없이 받아드리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 초상화를 본다.)
 
몇 번의 사건을 겪으며 그는 더욱 능숙해졌고, 교활한 괴도가 되어갔습니다.
 
사교도도 경찰도 그의 상대가 되지는 못했죠.
 
아, 하지만 새로 발견한 신입 경찰은 그의 소소한 즐거움이 되었습니다.
 
이 경찰을 이용한다면 그의 일에 더욱 도움이 될 것 같았거든요!
 
아리아드네의 명화를 훔치는 팬텀 화이트 포시티아와, 그를 쫓는 당신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괴도는 당신의 기억보다 더 얄밉게, 그리고 당신은 더 분하게 묘사되어 있네요.
 
두 번째 초상화 옆에서,
 
이안은 ‘피자 배달부가 되어 도망치는 팬텀 화이트 포시티아’와,
 
‘가장무도회에서 당신에게 춤을 권하는 팬텀 화이트 포시티아’,
 
‘총을 맞 은 척 피를 흘리는 가증스러운 팬텀 화이트 포시티아’,
 
‘당신에게 붙잡힌 채 꼴사납게 애원하는 팬텀 화이트 포시티아’의 그림을 봅니다.
 
여기까지 보았을 때 펑, 반짝이 폭탄이 이안에게 뿌려집니다.
 
어디선가 감미로운 사랑의 세레나데가 들려오네요.
 
기분이 어떤가요?
 
이안 J. 휴고:(전혀 낯설지 않는 내용들의 초상화를 둘러본다. 이러니까, 정말...) 영화 같네요. (주인공이 괴도인 영화라니, 피식 웃음 흘렸다. 이래서야, 경찰인 저는 악당 같잖아.) (그리고 그 사실이 기이하게도, 마냥 나쁘지만은 않아서.)
2
 
추락이 이어집니다.
 
그러나 혼자서는 한계가 있는 법입니다.
 
그는 꽤 많은 위기를 겪었어요.
 
죽을 뻔한 적도 여러 번 있었죠.
 
아무리 강인한 이안라고 해도, 결국 그의 이성은 마모되고 체력은 깎여가거든요.
 
인간이 얼마나 죽기 쉬운지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잖아요.
 
그럴 때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면……
 
피를 흘리며 도망치는 팬텀 화이트 포시티아와, 그를 받아 안는 당신의 그림입니다.
 
당신이 보는 사이, 그림은 몇 번이나 깜박거리며 변해갑니다.
 
깨지는 유리 조각,
 
관람차에 갇힌 둘,
 
사교도에 둘러싸인 둘,
 
그리고 불꽃놀이.
 
어쩌면 의지하고 싶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이 길을 선택해서 걸었지만, 선택하기도 전에 휘말린 사람에게도 그럴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리하여 그는 떠나기로 합니다.
 
아주 가벼워지기 위해서.
 
당신의 위에서 불꽃이 터집니다.
 
이안은 이때를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반복되더라도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어요.
 
결국 팬텀 화이트 포시티아는 당신을 떠났는데도요.
 
……추락의 속도가 한층 느려집니다.
 
이제 거의, 공중을 유영하는 기분조차 들고 있습니다.
 
이안 J. 휴고:(기분이 잠깐 나아지는 것 같다 싶다가도, 이어지는 초상화의 내용을 이해하면 낯색이 금새 어두워진다. 애써 외면하고 누르고 있던 감정들이 다시금 뒤엉킨다. 그 속에 있던 것이 묻는다.) ...내가 그렇게 못 미더웠던 건가요?
 
시도는 꽤 효과를 발휘했습니다.
 
휘말린 사람은 안전해졌으며, 그는 다시 가벼워졌거든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일이 쉬워지진 않았습니다.
 
운이 나쁘게도, 괴상한 공간에 빠져버리고 말았거든요.
 
이 공간엔 탈출구가 없으니, 그의 장기인 탈출 마술도 무리였어요.
 
고성 지하에 쓰러진 팬텀 화이트 포시티아가 보입니다.
 
시체처럼, 조금도 움직이지 않아요.
 
아주 얕은 숨만 쉬고 있습니다.
 
그는 죽음을 받아들이기로 합니다.
 
모든 탐사자에게 오는 끔찍하고 비참한 죽음이, 마침내 자신에게도 돌아온 것을,
 
괴도의 위대한 ‘시트’를 찢어낼 차례라고 말이에요.
 
하지만 그렇게 되기 전에, 그림 속 팬텀 화이트 포시티아의 귀걸이가 빛납니다.
 
이윽고, 추락하고 있는 당신의 귀에서도 따스함이 느껴집니다.
 
귀걸이가 빛나고 있습니다.
 
■ 듣기 판정
 
이안 J. 휴고:
Listen Roll
기준치: 59/29/11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재잘거리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마치 나레이션을 읊는 것처럼요.
 
“이 공간에서의 텔레포트는 불가능하지만, 운명의 장난일까요! 한쪽 귀걸이를 가진 사람이 끌려 오고 말았습니다. 불완전한 이동이었으므로 ‘영혼’만 말이에요."
 
이안 J. 휴고(나 설마 지금 꿈이 아니라, 유체이탈을 한 거야?)
 
그는 자신의 미련이 이 사태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이 끌려오며 생겨난 불완전한 탈출구를 이용하면, 둘 다 나갈 수 있을 거라고도 추측했죠.
 
그는 당신의 영혼이 튕겨 나가 갈기갈기 찢기지 않게 수갑을 채웁니다.
 
수갑을 찬 팬텀 화이트 포시티아와 당신이, 고성의 여기저기를 탐험하고 있습니다.
 
이후로는 당신이 겪은 그대로입니다.
 
……추락이 끝납니다.
 
당신은, 하얀 개나리꽃이 한가득 핀 꽃밭에 떨어집니다.
 
.
 
은은한 향기가 당신을 감쌉니다.
 
아주 편안하고, 안온한 기분이 들어요.
 
이곳은 팬텀 화이트 포시티아의 관.
 
언제고, 그가 죽게 되면 눕게 될 무덤.
 
그러나 아직은 때가 아닙니다.
 
적어도 당신이 그를 구하겠다고 다짐한다면,
 
그는 앞으로도 숨 쉴 수 있을 거예요.
 
■ 듣기 판정
 
이안 J. 휴고:
Listen Roll
기준치: 59/29/11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곳에서 탈출할 아이디어 판정을 요구하세요, 지금은 당신이 탐사자잖아요!”
 
이안 J. 휴고:이건 또 무슨 소리야? (아이디어 판정 가능할까요?)
 
아이디어 판정
 
이안 J. 휴고: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귀걸이는 서로 이끌리는 것 같으니,
 
지금 귀걸이를 사용한다면 팬텀 화이트 포시티아가 있는 곳으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안 J. 휴고:(...한참 미심쩍은 얼굴로 반쩍이는 귀걸이를 손에 쥐더니 팬텀이 있는 곳으로 가게 해달라는 소원을 빈다.)
 
이안은 마력 1D3을 지불하고 텔레포트를 사용합니다
 
이안 J. 휴고:3
 
“……형사님!”
 
“……형사님, 일어나보세요!”
 
눈을 뜨면, 아까의 그 무덤가입니다.
 
관은 굳게 닫혀 있고, 괴도가 당황스러운 얼굴로 당신을 흔들고 있네요.
 
이안 J. 휴고:.....어?
 
수갑은 여전히 당신과 괴도의 손목을 잇고 있습니다.
 
서로의 귀에 매달린 귀걸이도 그대로예요.
 
P. 화이트 포시티아:갑자기 관 안으로 쓰러지더니 기절해버려서, 너무 놀랐어요. 좀 괜찮아요? 기억은 나고? 제가 누구게요?
 
이안 J. 휴고:리아... 아이아나씨. (눈 꿈뻑.) 제가 어떻게 관에서 나온 거죠?
 
P. 화이트 포시티아:제가 힘으로 끌어냈죠. 내 이름이 적힌 관인데 어째 형ㅅ님이 먼저 누워버렸네요. (못마땅하단 눈으로 보다가...) 그렇지, 형사님이 쓰러졌던 동안, 탑의 문이 열렸어요. 저 위로 올라가면 뭐라도 될 것 같은데. 가보지 않을래요?
 
이안 J. 휴고:나 진짜 이상한 꿈을 꿨어요. 아, 아니... 이제는 꿈이라 할 수 없겠네요. (그런 시선에도 의연하게 자리에서 일어난다. 무언가 정리된 것 마냥...) 네, 가도록 해요. 그런데 질문이 하나 있어요.
 
P. 화이트 포시티아:꿈이요? (의아한듯 되묻는다. 그 짧은 시간에 무슨 꿈을 꾸었다는건지. 괜히 불안해지고,) 해봐요. 내가 제대로 대답해줄지는 모르겠지만
 
이안 J. 휴고:이제는 꿈이라고 안 해줘요? (그런 모습보면 괜히 의미 알 수 없는 미소가 입가에 걸린다.) 만약 당신이 주인공인 영화가 있다면, 그 결말은 어땠으면 좋겠어요?
 
P. 화이트 포시티아:계속 꿈이라고 주장했다간 정말 속아넘어갈 것 같아서. 꿈이 아니니까 여기서 죽어버리면 정말 곤란해진단걸 당신도 알고 있어야죠. (으쓱)
...딱히 주인공이 되어본 적이 없어서 뭐라고 답하기는 애매한데... 그래도 해피엔딩이면 좋겠네요. Happily ever after. 좋잖아요?
 
이안 J. 휴고:애초에 쉽게 죽어줄 생각 없었어요. 꿈이라 해도 말이죠. 끝까지 발버둥쳐야하지 않겠어. 모두는 각자의 삶의 주인공이라고 하잖아요. (해피엔딩이란 무엇일까, 그런 건 애초에 존재할 수는 있는 걸까. 만약 정말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당신이고, 나는 그 주인공이 무사히 결말에 도달할 수 있도록 이끄는 악당A에 불과하다면--아니, 그것이 반대라고 하더라도--우리가 함께 맞이한 엔딩은 해피엔딩일 수 있을까? 그러나 여전히 웃음이 나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상관없었던 걸까. 그러니 당장은 질문의 대답을 유보하고 대신 네게 손을 뻗는다.) 함께 올라가요.
 
P. 화이트 포시티아:그런 각오라면 다행이고요. 자다 죽은 20대 형사 뉴스같은건 딱히 보고싶지 않았던지라. (의미를 모르겠다는 투로 말한다.) 뭐야, 왜 물어봤어요? 무슨 생각인지도 모르겠어. (끄응, 소리내며 손을 잡는다. 얇은 장갑 너머로 생의 증거, 약한 온기가 전해진다.) 그래요.
 
이안 J. 휴고:저도 마찬가지랍니다. (그러니까 우리 죽지 않기로 해요, 짧게 덧붙이고.) 당신이 이때까지 나한테 감춘게 많았으니, 이정도 비밀은 나도 하나즘 있어도 괜찮지 않겠어요? (맞잡은 손에 힘을 실고 발걸음을 옮긴다.)
 
P. 화이트 포시티아:아, 그대로 되돌려받았네. 당신이 이런 기분이었나. 쳇, 마음대로 하세요. 마음대로. (이안을 따라 발을 뗀다.)
 
.
 
그림에서 보았던 뾰족한 탑의 문이 활짝 열려 있습니다.
 
원한다면 들어오라는 것처럼요.
 
이안 J. 휴고:(두려울 건 없으니, 망설임 없이 문을 넘어선다.)
 
탑 안에 들어가면, 그곳은 천장까지 빙글빙글 가파른 나선계단이 이어져 있습니다.
 
다리를 혹사할 시간입니다.
 
이안 J. 휴고:........오우. (이건 조금 망설여질지도.)
 
P. 화이트 포시티아:으음. (까마득...) 사람에게 날개가 없단게 아쉽네요.
 
이안 J. 휴고:도중에 쓰러지면 안고 가주세요 (이런말이나 하며 계단 올라갑니다...)
 
P. 화이트 포시티아:이런 말 하는 형사라니... 최악이네요. (고개 절래절래...)
 
.
 
나선계단의 중간쯤,
 
너무 높이 올라와 여기서 떨어지면 확실히 죽겠다 싶은 높이에 오면 갑자기 계단이 아래부터 붕괴합니다.
 
민첩 판정
 
이안 J. 휴고:
민첩
기준치: 70/35/14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안의 바로 뒤 계단이 무너져내리는게 느껴집니다.
 
서두르지 않으면 이안의 '시트'가 찢길지도 몰라요!
 
민첩 판정!
 
이안 J. 휴고:하하, 쉬울 거라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이건 정말-
민첩
기준치: 70/35/14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당신의 발밑에서 계단이 무너집니다.
 
아찔한 높이에서의 추락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끔찍한 고통이 오겠죠.
 
어쩌면 당신의 이름이 새겨진 비석이 새로 돋아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다음 순간, 당신은 위쪽으로 밀려납니다.
 
괴도가 당신을 밀치고, 대신 떨어진 것입니다!
 
당연히 수갑으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이안은 이어진 손목에 격통을 느낍니다.
 
사람 한 명의 무게를 버티기엔 역부족입니다.
 
이안 J. 휴고:리아씨?!! (윽, 고통 섞인 신음 내뱉으면서도 어떻게든 잡으려고 한다.)
 
괴도는 미안한 듯 웃어 보입니다.
 
P. 화이트 포시티아:아, 미안해요. 많이 무겁죠? 조금만 기다려봐요, 곧 풀어줄테니까... 형사님이 손상될까 봐 걱정이긴 한데, 조금만 더 올라가면 끝이니까. 그러니 최대한 빨리 달려가면 괜찮지 않을까 싶네요.
 
그리고 괴도는, 다른 손으로 자신의 수갑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합니다.
 
팬텀 화이트 포시티아는 열쇠 따기에 무한한 재능이 있었죠.
 
그가 무엇을 시도하는지는 뻔합니다.
 
이안 J. 휴고: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예요? (그만두라는 듯, 그의 손을 제지 한다.) 해피 엔딩을 바란다고 했잖아요. 그리고 안 무거워요!! (끙... 들어올리려고 한다.)
 
P. 화이트 포시티아:한쪽 손목으로 사람 한명 들어올리는건 힘들잖아요.
 
이안 J. 휴고:좀 가만히 있어봐요, 더 힘들어지는 것 같으니까.
 
P. 화이트 포시티아:그리고... 내 무덤이 있다는건 여기가 내 자리라는걸지도 모르고. 그러니까 다치기 전에 손 치워요.
 
끌어올리겠다면, 근력판정.
 
이안 J. 휴고:이제와서 내가 다칠 걸 걱정해준다니, 감동이네요...
근력
기준치: 70/35/14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실패해도 몇번이고 리롤이 가능하지만, 이때의 패널티는 괴도가 대신 입습니다.
 
이안 J. 휴고:죽지마세요.... (눈 질끈 감고, 다시 한번 끌어올리려고 한다.)
근력
기준치: 70/35/14
굴림: 11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괴도를 끌어올려냅니다.
 
곧 붕괴는 멎고 둘은 안전해집니다.
 
P. 화이트 포시티아:...왜 날 구했어요? 위험해질 수도 있었는데...
 
이안 J. 휴고:구해준 사람한테 한다는 말이 그거예요? (겨우 끌어 올리고선 째려 보기나...) 당연하잖아요, 그게 내 역할이니까.
 
P. 화이트 포시티아:(끙) 그러니까... 고마워요. 하지만 그러지 않아도 됐었잖아요. 내가 죽을 곳은 여기였을지도 모른다고요? 아까 무덤도 있었는걸.
 
이안 J. 휴고:그 말 당신에게 그대로 돌려주죠. 괴도가 될 필요가 없었는데, 왜 계속 괴도이길 자처하는 겁니까? 그리고 그딴 사이비들이 만들어놓은 무덤에 순순히 들어가고 싶어요, 정말?
 
P. 화이트 포시티아:...이... 이... 이 형사님이 아까부터 왜 이런대?!(황당한 얼굴이다...)
그으래요... 그런건 아니지만요. 나때문에 휘말린 일에 형사님이 위험한 꼴을 보고싶지 않았다고요.
 
이안 J. 휴고:(황당한 표정 보면 왜 오히려 만족감이 드는 거지...) 당신 때문 아니에요. (가만 바라본다.) 당신 때문이 아니야. 됐어요?
 
P. 화이트 포시티아:(황당함에서 당황스러움으로 변했다가... 어이가 없어진건지, 수갑이 없는 쪽 손으로 이마를 짚는다.) 무슨 사람이 이래? (중얼중얼... 평소의 포커페이스는 다 어디로 갔는지.) 아무것도 모르면서.
 
이안 J. 휴고:뭐, 이전에 아무것도 모르고 끌려 다니던 제 심정을 모르시지는 않겠네요! (얄밉게도 웃더니, 다시 네게 손을 내민다.) 여기서 멈출 생각은 아니죠?
 
P. 화이트 포시티아:...가만보면 성격 진짜 나빠! (빽 소리치고 한숨쉰다. 어쩔 수 없이 다시 손을 잡고...) 나가야죠. 이제 진짜 다 왔어요.
 
이안 J. 휴고:오... 나 당신 이렇게 화내는 거 처음 보는 것 같아요. (이게 '진짜' 당신의 모습일까, 그런 생각하면...) 이상하게 하나도 기분이 나쁘지 않네요? (맞잡고 나아간다.)
 
P. 화이트 포시티아:...나 좀 사기당한 기분이 들어요. 나의 동네 바보는 어디로 가고 성격 나쁜 사람이 나온건지... (다 들으라고 중얼중얼)
 
.
 
높은 탑 위에 섭니다.
 
보름달을 제외하고는, 별이 하나도 뜨지 않은 밤하늘입니다.
 
종탑이었나봐요.
 
줄이 달린 종이 걸려 있네요.
 
줄을 당기면 종이 울리는 구조입니다.
 
이안 J. 휴고:...날 동네 바보로 생각하고 있었군요... (나직이 감상 내뱉고 탑 위에 서서 주위를 둘러본다.) 이거, 꼭 당기라고 있는 것 같은데. (그래도 되나? 흐릿한 시선...)
 
■ 관찰력 판정
 
이안 J. 휴고:
Spot Hidden Roll
기준치: 51/25/10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너무 높은 곳에 올라와서 그럴까요. 다소 현기증이 돕니다.
 
P. 화이트 포시티아:줄에 쪽지가 붙어있어요.
 
이안 J. 휴고:(현기증에 한번 비틀 거리고는,) ...그러니까 이걸 울리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건가?
 
P. 화이트 포시티아:그런것 같네요. (걸쳐주었던 망토를 잡아 제게 달고) 당기고, 얼른 돌아가서 쉬자고요.
 
이안 J. 휴고:(고개 끄덕이고 줄을 당긴다.)
 
종을 울리자, 청명하고 맑은 종소리가 퍼져나갑니다.
 
동시에 그 커다란 보름달이 하나의 출구로 변합니다.
 
공간에 생긴 균열이라고 하는 게 좋을까요.
 
하늘에 뻥 뚫린 구멍을 보는 건 굉장히 이상한 일이지만, 오늘은 이미 이상한 일들 을 충분히 겪었으니까요.
 
하지만, 저 위까지 어떻게 도달할 수 있단 말이죠?
 
사람은 하늘을 날 수 없는 데다가, 여긴 비행기나 기구, 하다못해 행글라이더나 거대풍선도 없는데요.
 
이안 J. 휴고:....점프 잘 해요? (동네 바보 다운 멍청한 질문..)
 
P. 화이트 포시티아:다시 동네 바보로 돌아왔군요!
 
이안 J. 휴고:네? (멍청)
 
P. 화이트 포시티아:동네 바보 씨. 잡아요. (손을 내밉니다.) 꿈이라고 생각하면, 꿈에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잖아요. 아무것도 이상하지 않아요.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이안 J. 휴고:아까 꿈이 아니라고 하셨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밀어진 손을 별 의심없이 붙잡는다. 이대로 추락 해도 괜찮다는 것 마냥.)
 
P. 화이트 포시티아:조금 전에, 구해주셔서 고마웠어요. 대충 해버렸는데, 역시 제대로 말하는 쪽이 나을 것 같아서.
 
팬텀 화이트 포시티아의 장갑은 너덜너덜 하고 해지고, 손목엔 수갑까지 채워져 있지만.
 
그는 당신의 손을 잡습니다.
 
P. 화이트 포시티아:이 손으로 수많은 일을 해낸, 대괴도의 손이거든요. 영광으로 아세요.
 
손을 잡으면…… 괴도는 아무런 예고도 전조도 없이, 갑작스레 당신을 끌어당겨,
 
종탑의 바깥에 발을 디딥니다.
 
바람이 거세게 붑니다.
 
그만 눈을 감아버리고 추락에 대비하지만, 아무것도 떨어지지 않습니다.
 
다시 눈을 뜨면, 당신은 하늘 위에 서 있습니다.
 
종소리가 은은하게, 계속 퍼져나갑니다.
 
잠시 숨어 있었던 별들이 하나둘 피어나고,
 
반짝이는 별빛 아래에서 괴도는 당신을 더 위로, 위쪽으로 끌어올립니다.
 
한 발짝씩 걸을 때마다, 분명히 계단도 받침대도 없는 하늘인데, 무언가 당신 의 발아래를 단단하게 받치고 있습니다.
 
두려움은 없습니다.
 
이건 마술이거든요.
 
아니면, 마법이라거나.
 
어쩌면 기적이에요!
 
그렇게 하늘을 걸어,
 
그저 평화롭게 걸어가,
 
달의 모양을 한 문 앞에서,
 
팬텀 화이트 포시티아는 말합니다.
 
P. 화이트 포시티아:할 말이 있는데...
 
이안 J. 휴고:(손을 단단히 맞잡으면 추락할 거란 두려움이 명멸한다. 그러니 이내 이 모든 것이 즐겁게만 느껴져서,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당신 돌아본다.) 네?
 
P. 화이트 포시티아:일단은, '팬텀 화이트 포시티아'의 이름으로 말하자면... 귀걸이, 이제 그만 돌려주세요. 형사님 손에 들어가 있기에는 조금 이른 장난감 같네요. (평소의 포커페이스대로 말을 이어나가다가, 웃음기를 지운 얼굴이 된다. 그리고 이어서...)
 
리아 P. 아이아나:그리고 '리아 P. 아이아나'의 이름으로 다시 말하자면...사실, 귀걸이를…… 훔쳐 가려고 했었거든요. 결국 이번에도, 저로 인해 형사님이 위험을 겪게 되었잖아요. 귀걸이를 가져가면 저와 형사님의 연결점은 완전히 사라지는 셈이니까. 그럼 정말 문제 해결! 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데 좀 고민이 생겼어요. 이렇게 제 마음대로 해도 되나. 하긴 전 원래 언제나 마음대로 살았지만, 형사님의 의사를 무시하기 새삼스레. 미안해졌달까.
어쩌면 내 욕심일지도 몰라요. 하지만 형사님이 불러준 이름은 리아였으니까. 이 말도 들려주는게 좋겠죠.
 
이안 J. 휴고:(어느새 사라진 웃음기보면 덩달아 사뭇 진지해진다. 이어 들려오는 말에 눈을 동그랗게 떴지만.) 싫습니다. (대답이 나오는데까지 오래 걸리지도 않았다. 그야, 지금의 이안은 현재 제 앞에 있는 이를 리아로 보고 있지 않던가.) 귀걸이는 안 돌려줄 거예요.
이런 답 예상 못한 것도 아니면서. (이번에는 이안이 수갑 채운 손목을 휙 이끌어 그 쪽으로 당긴다.) 문이 닫히기 전에 돌아가요.
 
리아 P. 아이아나:차고 넘치게 예상했죠. 동네 바보라면 안전한 선택지 대신 이럴줄 알았거든.
무서운 일을 많이 겪을지도 몰라요. 목숨이 왔다갔다, 모독적인 것들을 직면하고, 어떤 부조리에 순응하게 될 날이 올 지도 몰라요. 나와 함께한다는건 그런 것도 다 감당하겠다는 의미거든.
그래도 하나 약속할게요. 그럴 때면 곁에 있겠다고. 어떻게든 찾아내서 지켜주겠다고.
 
이안 J. 휴고:이정도 되면 나도 산전수전 다 겪었다 말해도 될 듯 한데... 괜찮습니다. 경찰이 무서운 일 따위를 두려워해서 되겠어요? 부조리에 순응하는 건 조금 생각해봐야 할지도 모르지만. (이때까지 네가 했던 일들 생각하면 웃음 내뱉고야 만다.) 네, 곁에 있어주세요. 약속해준다면 나또한 내 최선을 다해 당신을 지켜 줄 테니까. (그또한 해피 엔딩일 것이 분명한 이 극의 제 역할이라며.)
 
.
 
당신이 팬텀 화이트 포시티아에게 뜻을 전하자,
 
그는 괴도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여린 표정이 됩니다.
 
하지만 곧 자신만만한, 당신에게 익숙한 미소로 변하네요.
 
괴도는 당신의 귀에 걸린 귀걸이를 살짝 매만집니다.
 
서로의 귀에서 하얀 개나리꽃이 반짝입니다.
 
리아 P. 아이아나:고마워요, 형사님. 아니, 이안 씨. 그럼…… 다시 만나러 갈게요.
 
괴도와 형사는 재회를 기약합니다.
 
리아가 당신을 잡았던 손을 떼자,
 
언제 그랬냐는 듯 수갑이 깔끔하게 풀어집니다.
 
당신은 자신을 끌어당기는 부드러운 힘을 느낍니다.
 
공간의 균열로, 달의 구멍을 통해 왔던 곳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리아 P. 아이아나:안녕히, 이안 씨. 앞으로도 잘 부탁해요.
 
작은 속삭임을 끝으로 이안은 눈을 감습니다.
 
바야흐로 위대한 모험의 끝입니다.
 
새까만 어둠이 눈꺼풀을 덮고……
 
.
 
……
 
……새 소리가 들립니다.
 
아침입니다.
 
잠에서 깨면, 아마 간밤 좋은 꿈을 꾼 것 같아요.
 
더없이 개운하고 뿌듯한 기분입니다.
 
그래요. 꿈에 괴도가 나왔었죠.
 
그건 정말 꿈이었을까요?
 
당신은 괴도의 전언을 생각하며, 서서히 잠기운을 몰아냅니다.
 
어디선가 꽃향기가 납니다.
 
옆을 보니, 왠지 창문이 열려 있네요.
 
분명히 창문을 닫고 잤는데 말이에요.
 
아, 잠시만……
 
.
 
누군가 아주 가뿐하게, 창턱에 착지합니다.
 
어디서 들어온 걸까요.
 
이 사람.
 
마치 새가 날아 들어온 것처럼.
 
환하게 웃는 그는,
 
하얀 개나리꽃 다발을 당신에게 내밉니다.
 
정말이지, 프로포즈로 오해하면 어쩌려고요!
 
이안 J. 휴고:(분명 악몽으로 시작한 꿈이었던 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몸이 가뿐하다. 평소와 별다름없이 기지개를 키고,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려하면…) 으아악?!
 
다시 만난 괴도가 즐거운 듯이 웃습니다.
 
리아 P. 아이아나:좋은 아침이에요, 친애하는 형사님!
 
물론, 이것은 당신에겐 최선의 결말이겠지요.
 
이안은 괴도와 함께하는, 진정한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이안 J. 휴고:이거 주거침입이에요! (좋은 아침입니다, 나의 친애하는 괴도 리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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