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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화이트 포시티아
이안 J. 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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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거 요소
2022년 12월 27일
4시간
이안은 오늘도 정의를 수호하기 위해 기상합니다.
식사는 바싹 구운 토스트에 크림 치즈와 블루베리 잼을 바른 것으로, 커피 한 잔을 곁들이며 짧은 아침의 여유를 즐깁니다.
적당한 탄수화물과 카페인은 하루를 윤택하게 만들어주죠.
따스한 햇볕, 기분 좋은 날씨, 오늘은 뭘 해도 잘 풀릴 것 같다는 자신감이 충만해집니다.
켜둔 TV에서는 아침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괴도 팬텀 화이트 포시티아의 이름도요.
뻔합니다. 또 어떤 미술관에서 무슨 작품을 훔친 걸까요?
그간의 경험을 되살려볼 때, 슬슬 아나운서가 분통을 터뜨리며 책상을 두들길 타이밍입니다.
뒤이어 들려오는 내용은 이안 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는 '뜻밖의 소식'입니다.
딱 봐도 어떤 장르를 오마주한 탐정 모자를 쓴 사람이 꼿꼿하게 앉아 말합니다.
명탐정 J: 제가 반드시 잡아 보이겠습니다. 명탐정의 이름을 걸고, 팬텀 화이트 포시티아를요!
이안이 흘러나오는 TV 내용에 뒤늦게 집중한다면, 다음 정보를 얻습니다.
이안 J. 휴고: (나쁘지 않은 컨디션으로 아침을 맞이한다. 뉴스에 나오는 내용은 전혀 예상한 것이 아니었지만.) 천재 명탐정? (가늘어진 시선.)
기자: 팬텀 화이트 포시티아에게는 라이벌이 있는데, 알고 계십니까?
그 말에 양 손등을 겹친 채 턱을 괸 명탐정이 느긋하게 웃으며 대꾸합니다.
명탐정 J: 그런 신참 형사로는 한참 부족하죠. 그런
좀도둑 하나 잡지 못하는 경찰이라니,
무능 하다고 생각합니다.
훔친 것을 돌려받은 적은 있어도 완전한 포획에 실패했잖아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천재 명탐정으로서 더는 손 놓고 있을 수 없죠.
저라면 할 수 있습니다. IQ 200의 천재적인 두뇌로, 제가 반드시 잡아 보이겠습니다.
명탐정의 이름을 걸고!
이안 J. 휴고: (쿨럭) 무, 무능??? (하긴하지...)
어째 여러 장르가 섞인 것 같지만, 분명 기분 탓입니다.
이안을 얕보는 듯한 말투며, 쉽게 잡을 수 있을 것처럼 말하다니.
팬텀 화이트 포시티아를 시궁쥐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걸까요?
이안 J. 휴고: 저러다가 큰 코 다치지... (커피잔을 내려놓는다. 별로 좋지 않은 기억이 떠올라서 인상을 찡그리고.)
이안은 괴도에게 당하며 엉망으로 농락당한 지난 날을 회상합니다.
그 동안 괴도를 쫓느라 이안은 바닥을 구르고,
흙먼지를 잔뜩 묻힌 채로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고,
음, 생각해보니 이번 기회에 잡혀서 혼쭐이 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네요.
이안 J. 휴고: 물론 이건 사회의 정의를 위해서....지. (응.)
그래봤자 탐정은 공권력을 초월할 수 없는 존재,
경찰을 이겨먹는 탐정은 만화나 드라마에서나 나오지 않나요!
분명 이런 걸 진심으로 신경 쓰는 경찰은 없을 거예요.
이안 J. 휴고: (아닌 척 한다.) 한번 만나보고는 싶네.
입에서 불꽃을 내뿜으며 분개하는 선배들과 마주합니다.
눈은 이글거리고, 주먹 쥔 손은 벽과 책상을 탕탕 치고 있습니다.
과장 조금 보태서 근무하는 서 전체가 흔들릴 정도의 소란입니다.
이안 J. 휴고: 좋은 아침- (운을 띄우다가 소란을 보고 허겁지겁 달려가서 선배들을 막는다.) 왜, 왜 그래요 다들?
선배1: 그 해외파 녀석! 명탐정인지 뭔지는 몰라도 경찰을 무시하다니!
선배1: 다시는 우리 나라 경찰에게 그딴 소리를 못 하게 만들어!
선배2: 맞아, 맞아! 팬화포에게 어울리는 사람은 너밖에 없다는 걸 보여줘!
이안 J. 휴고: ?????? 네, 네에????
아침의 기자회견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경찰을 우습게 보는 말에 동조하는 사람들과 명탐정의 거만함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파를 나눠 싸우고 있습니다.
이안 주변에서는 어서 뭔가 해보라, 뭐든 해서 경찰의 위신을 지켜달라는 원성이 자자합니다.
문을 연 사람을 알아본 주변인이 하나 둘씩 술렁입니다.
여태까지의 소란과는 아주, 아주 다른 느낌으로요!
그 사람은 망설임 없이 서 내부로 걸어들어옵니다.
이안 J. 휴고: (자연스레 문쪽을 바라본다. 마치 주연의 등장같았을까...)
저벅저벅, 하는 발자국 소리가 차츰차츰 가까워집니다.
그와 동시에 사람들이 물러서서 길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만화에 나올 것처럼 묵직한 효과음이 들리는 착각과 함께 눈이 마주칩니다.
갈색 빵모자를 쓴 낯익은 얼굴이 태연하게 걸어오며 당신에게 인사합니다.
동료 경찰들이 명탐정의 뒤에서 꾹 쥔 주먹을 들어 올리며 파이팅! 하고 들리지 않는 응원을 보냅니다.
어째 분위기가 신캐릭터에게 밀리지 말라고 히로인을 응원하는 것처럼 흘러갑니다.
이안 J. 휴고: (이렇게 갑자기? 흔들리는 동공, 당황함을 숨기지 못하고 한발자국 물러선다.) 다, 당신이 왜 여기에 왔어요? (내가 아까 말한 걸 들었나?)
명탐정 J: 아, 이런 실례. 갑작스러운 방문에 놀라셨나요? 이안 님과는 한 번쯤 만나뵙고 싶었습니다. 공식적으로 수사에 들어가기 전에요!
설마 '만화도 아니고 사립 탐정이 경찰보다 제대로 된 수사를 할 수 있을 리가 없다'라고 생각하신 건 아니겠죠? 전 14살에 훈장을 받고 경찰청장과 동등한 수사권을 획득했으니까요.
(어디까지나 픽션입니다 태클 금지)
후후, 이안 님은 14살에 뭘 하셨나요?
시비라고 생각하시면 곤란해요. 어디까지나 호기심이 많을 뿐이에요. 이안 님은 다른 누구도 아닌 그 팬텀 화이트 포시티아의 대적자라고 소문이 자자하니까요.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시는 걸까요? 뭐,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만요.
저는 앞서 의뢰받은 일이 끝나는 대로 팬텀 화이트 포시티아 포획에 힘을 다할 예정입니다. 실제로 이미 후보를 추린 상태고요.
명탐정은 그렇게 말하곤, 주머니에서 사진 몇 장을 꺼내 당신 앞으로 내밉니다.
낯선 얼굴의 증명사진들 사이로 아주 익숙한 분위기의 사람이 끼워져 있습니다.
이안 J. 휴고: 저, 14살의 저는 학생으로서 본부를 다 하고 있었는데요.... (아마. 본인의 기억력이 안 좋은 거라며 떠올리기를 거부한다.) 물론 대적자는 저... 죠! 네, 저밖에 없죠. (그리고서는 사진들을 확인한다.)
탐정은 당신을 떠보듯 유들유들한 목소리로 묻습니다.
그 억양은 평이합니다만, 내용은 범상치 않네요.
……! 틀림 없습니다. 증명사진이라 조금 딱딱한 표정이긴 하지만, 이 얼굴에 이렇게 저렇게 괴도 옷을 입히고 가면을 씌우면 분명 당신이 아는 '그 괴도'가 되겠죠.
'명백하게' 괴도가 후보에 있음을 깨닫습니다.
이걸 말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고민하고 있으면…….
신입 형사 : 앗, 명탐정님! 여기 커, 커, 커피 드세요 푸엣취!
신참으로 보이는 경찰 하나가 후다닥 뛰어오다 재채기와 함께 휘청! 하며 미끄러집니다.
허공으로 붕 뜬 컵은 슬로우모션으로 빙글 돌며 뜨거운 갈색 액체를 허공에 흩뿌립니다.
이안 J. 휴고: 으, 으악? (반사적으로 뛰어들어 갈색 액체를 몸으로 막아 본다.)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넋을 놓고 그 광경을 지켜봅니다.
뜨거운 커피가 빳빳하게 다려진 베이지색 코트 위를 번집니다.
덕분에 사진은 흩어지고, 팽팽하던 분위기는 흐트러집니다.
명탐정은 뜨거운 코트를 벗고 탈탈 털고 있으며, 팬텀 화이트 포시티아를 찾던 분위기는 엉망이 되었습니다.
이안 J. 휴고: (아. 늦었군.) 괜찮으십니까? (왠지 기분이... 신입 형사를 유심히 바라본다.)
겁 먹은 표정으로 코트를 닦아주겠다며 일주일 전에 빨은 대걸레를 들고 오는 게, 완전히 긴장해서 실수한 것 같은데….
이안 J. 휴고: Spot Hidden Roll 기준치: 51 /25 /10 굴림: 64 판정결과: 실패
이안 J. 휴고: 그거 레몬즙 뿌리면 잘 지워져요. (탐정에게 한마디 건네주고 바닥에 흩뿌려진 커피를 닦기 시작한다.)
엎어진 커피잔 안쪽 벽면에 묻은 검은 가루를 발견합니다.
이안 J. 휴고: 이게 뭐지? (검은 가루를 더 자세히 확인한다.)
이안 의 등 뒤에 딱딱하고 차가운 무언가가 맞닿습니다.
오싹한 긴장이 목 뒤에서부터 척추를 쭉 훑고갑니다.
어떤 미친 사람이 경찰서 한복판에서 총을 들이밀고 있는 건가요.
총을 든 사람은 이안 의 귓가에 나직하게 중얼거립니다.
낯선 이는 이안이 저항하거나 시끄러운 소리를 내기 전에 억지로 끌고 어딘가로 데려갑니다.
이안 J. 휴고: (무어라 반응하기도 전에 탕비실로 끌려가면 최대한 담담한 목소리로 뒤돌아보지 않은 체 묻는다.) 누구지?
가는 도중 힐끔 고개를 돌려봐도 푹 쓴 경찰 모자 때문에 낯선 이의 정체를 확인하기 힘듭니다.
이안은 위협하는 이의 얼굴조차 알지 못한 채 어리둥절한 상태로 탕비실 안에 밀려들어갑니다.
그 사람은 탕비실에 들어가자마자 문을 걸어잠근 뒤 이안 의 손목에 차가운 무언가를 가져다 댑니다.
거부할 틈도 없이 이안 의 양 손목에 쇠고랑이 매달립니다.
이 사람은 무슨 배짱으로 총과 수갑을 들고 당신을 거칠게 대하는 걸까요.
이안이 저항하든 말든 경찰 모자를 푹 눌러쓴 사람은 묵묵히……
이안 J. 휴고: ............................???????
낯선 이는 언제 협박했냐는 듯, 제 옷에 당근을 싹싹 문지르며 웃습니다.
이어지는 행동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매끄럽습니다.
경찰 모자를 벗으며 우아하게 인사하는 그 모습은 과장스럽지만, 절대 낯설지 않습니다!
이안 J. 휴고: 저, 저기요 이게 무슨. (소리 지를 준비)
P. 화이트 포시티아: 아하하, 잔뜩 겁먹으셨네.
간만이에요, 형사님.
팬텀, 아니, 오늘은 폴리스 화이트 포시티아. 수상하게 등장!
아무튼, 그렇게 이안 와 팬텀 화이트 포시티아는 재회합니다.
이안 J. 휴고: 겁은 무슨? 여기요---!!! 여기 팬텀 화이트 포시티아가 있어요!!!
P. 화이트 포시티아: 에헤이, 에헤이. 지금 저쪽은 정신없어서 아마 그러셔도 못 올텐데... 괜한짓 마시고요.
할 이야기가 있어서 적진에 이렇게 몸소 행차한거니까... 좀 들어봐요.
이안 J. 휴고: (씨익씨익) 또 무슨 위험한 일을 저지르려고?
음, 형사님은 '정의로운' 형사잖아요, 그쵸?
이안 J. 휴고: 제 정의와 당신의 정의는 꽤나 다른 것 같은데요...
P. 화이트 포시티아: 에이, 너무 그러지 마시고.
쉽게 말하자면 불법 약물, 이라고 할까나.
최근 경찰 내부에서 불온한 소문이 돌지는 않았나요? 고위측 간부가 찾아오는 일이 잦아졌다거나, 사라지는 사람이 있다거나, 자금이 부족하다거나?
이안 J. 휴고: 마약 같은 거요? (그랬나? 기억을 곰곰히 둘러본다.)
P. 화이트 포시티아: 말단이라 모르시나? 경찰측에서 아주 나쁜 놈들과 손을 잡고 위험한 물건을 은폐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어요.
두고 볼 수 없죠. 전부 찾아내 훔칠 생각이에요.
물론 전부 처분할 생각이고요.
이안 J. 휴고: 설마. 경찰이 그럴리가 없잖아요. (의심 가득한 눈초리 보내고) 한번 속였던 사람의 말을 믿으라는 거예요?
P. 화이트 포시티아: (어깨 으쓱) 그럼 제가 지난번에도 그 사람들을 제물이 되어 죽게 내버려뒀어야 했을까요? 맨몸으로 신고해봤자 힘없는 민간인의 말따위는 금방 묻혀버릴게 분명한데도요.
이번에도 같은 이유로 움직이는거라고요. 형사님이 아무리 저를 싫어한다지만, 그것과 이건 별개의 일이잖아요?
이안 J. 휴고: 나한테는 말해줄 수 있었잖아. 적어도 나한테는... (순간 표정이 침울해졌을까, 싶으면 고개를 푹 숙이고 한숨 내쉬더니 이내 다시 시선 마주한다.) 그래서 계획이 뭔데요?
P. 화이트 포시티아: 아하, 아하~ 그래서 서운하셨던건가? (히죽 웃다가) 미안해요~ 그때 우리는 초면이었으니까. 나한테도 확신이 필요했거든요. 만약 형사님이 정의와는 딴판의 인물이고, 실적 올리기에 급급한 사람이었다면 정~말 큰일이 났을테니까. 후후, 화 풀어요?
그리고 계획말이죠,
(당신의 수갑을 풀어주면서 말합니다.) 명탐정이 저를 포획하기 전에 앞서 의뢰받은 일이 있다고 했잖아요? 그게 바로 불법 약물 추적이에요. 그러니까, 저와 형사님 VS 명탐정 구도로 추리 대결이라는 거죠.
그런 이안 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듯, 괴도는 비장하게 말합니다.
P. 화이트 포시티아: 명탐정 혼자서는 역부족이에요. 그는 지금 이름이 너무 알려졌거든요. 귀국하면서부터 저를 걸고 넘어지는 기자회견이라니, 사람들에게 이목이 집중된 탐정이 이런 사건을 은밀하게 조사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하지만 이안에게도 맡은 일이 있는데, 일을 내팽겨치고 괴도에게 협조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이안 J. 휴고: 그래서 날 못 믿었다는 소리군요. (풀어진 손목 내려다보고...) 저 그렇게 한가한 사람 아니에요. (괜히 싸늘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P. 화이트 포시티아: 그렇지만 이젠 아니죠. 그래서 이렇게 경찰서까지 제 발로 왔잖아요?! 이걸로 조금 봐달라구요.
그리고... 하핫, 형사님이 말단이라 다행이에요. 아무래도 높으신 쪽에서는 물건 운반에 경찰을 동원하겠다는 정신 나간 생각을 하는 것 같더라고요. 다른 경찰들이 출근하기 전에 이곳에 잠입해서, 약간의 서류 조작으로 형사님이 그쪽으로 파견되게 했어요.
한가하진 않겠어요, 일하려면~
이안 J. 휴고: 좀 정신 나간 생각인 것 같긴 해요. 난 이제 익숙해진 거지. (서류를 조작했다는 말에 입이 턱- 벌어지고) 아니, 조작은 또 어떻게 한 거예요?
P. 화이트 포시티아: 영업비밀이라고나 할까요?(으쓱)
아무튼, 중요한 건 현장에서 충분한 증거를 확보하는 거예요. 경찰 측에 제출하더라도 묻힐 게 뻔하니, 알리는 건 제가 할게요.
잡혀가야 하는 쪽이 누구인지 정말 헷갈리네요. 그쯤 되면 혼자서도 모든 걸 밝혀낼 수 있는 게 아닌가요?
이안 J. 휴고: 비밀이 그렇게 많은데 누가 믿어요! (순간 울컥...했다가 숨 깊게 들이키고,) 그래서 저보고 지금 증거를 확보해달라는 거죠.... 내 동료들이 불법적인 일을 한다는 증거를.
P. 화이트 포시티아: A secret makes a woman woman. 이라고들 하잖아요? 아, 이건 괴도 대사가 아니던가?
아무튼, 그런거죠! 교력해주실거죠? 형사님은 정의의 편이잖아요!
이안 J. 휴고: (처음 들어보는 대사인데. 가늘어진 눈....) 이 일이 끝나고 나면 자수할 거라고 해요. 그럼 도와줄게요.
...
(옆눈...) 그건...
그건...!!
너무하셔라.
이안 J. 휴고: 너무해요? (뭐라 내뱉으려고 하다가 잊어버린다) 자수하기 싫죠.
P. 화이트 포시티아: ...그럼 이렇게 하죠.
저는 아직 해야할 일 이 있어요. 뭔지 말해드릴 수는 없지만, 나쁜짓은 아니라고 약속할게요. 그 일이 해결되면 자수하겠어요. 이걸로는 안될까요?
이안 J. 휴고: (한동안 고민한다. 이때까지 절묘하게 사건에서 빠져나가던 괴도의 능력을 떠올려보면 나쁘지 않은 것 같기도.) ...하나 더. 나한테 거짓말 하지 마세요. 특히 죽는 시늉같은 거요.
P. 화이트 포시티아: 아아, 많이 놀랐나보죠? 으음, 지켜드리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는데... (장난스레 웃다가) 노력해볼게요.
이안 J. 휴고: 안 놀랐겠어요? (째려보고) 그럼 저도 도와드리려고 노력해볼게요. (마지못해 말한다.)
P. 화이트 포시티아: 아하하, 미안해요~ 앞으로는 안그럴게요.
그럼... 이제 헤어질 시간이네요! 같이 나가면 의심받을지도 모르니 형사님은 5분 뒤에 나오세요.
그러거나 말거나, 괴도는 도로 모자를 쓰고 손을 흔듭니다.
양 손에는 탕비실에 구비된 믹스 커피가 5개씩 들려 있습니다.
P. 화이트 포시티아: 자, 그럼 현장에서 다시 만나요. 폴리스 화이트 포시티아, 화려하게 퇴장!
이안 J. 휴고: (눈 깜짝할 사이에 털린 탕비실 본다) 자수해야할 죄목이 늘었군...
경찰과 도둑의 협업이라니, 말이 되나고 생각하나요?!
그 계획에 휘말린 이안도 경찰로선 실격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건 괴도의 신념이 그 이름만큼이나 푸르게 반짝이기 때문이겠죠.
이안 J. 휴고: (괴도를 도와주기로 했던 건 어쩌면 이 세상 모두에게 선한 면이 있다/그렇기에 악한 면이 존재한다/믿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저 본인이 괴도에게 당했다는 것을 부정하려는 것일지도 모르고... 어쨌던간에, 괴도가 일러주었던 것처럼 5분 후에 탕비실에서 나온다.)
괴도가 예견한 대로, 이안은 항구 앞 창고에 배치되었습니다.
상부에서는 '도난의 위험성이 있는 고 예술품을 지켜야 한다'라는 명령을 내렸고, 이안 외에도 여러 경찰들이 함께 있습니다.
P. 화이트 포시티아: 형사님. 좋은 저녁이에요!
뻔뻔하게 웃는 일일경찰, 폴리스 화이트 포시티아입니다!
아까까진 옆자리에 다른 동료가 있었는데, 어디로 갔는지 한가한 표정의 괴도만 휘파람을 불고 있습니다.
이안 J. 휴고: 좋은 저녁,-(자연스럽게 대답하려다가 멈추고) 여긴 또 어떻게 온 거예요?
형사님도 모든 내막을 알고 다른 동료분이랑 계시기 힘들것 아녜요? 제가 배려해드렸지요.
이안 J. 휴고: 사실 직업이 마술사인 건 아니죠? 아직 모든 내막이라 생각하지도 않고 완전히 믿는 것도 아니거든요?! 경찰들도 분명 이유가 있어서 그러는 걸 거예요.
P. 화이트 포시티아: 괴도란건 마술사와 비슷할지도 모르겠네요.(키득거리다가) 세상을 너무 밝게만 보는것 아닌가요? 높으신 분들의 세상이란 그렇죠. 이해하려들면 피곤해진다고요? 얼른 납득하는 편이 좋을거예요.
이안 J. 휴고: 그 덕에 제가 지금까지 포시티아 씨를 믿고 도와주는 거라고는 생각 안 해요? (째릿) 그 높으신 분들 중엔 제가 진심으로 존경하는 분들도 많아요. (아직까지는.) 그러니 난 진실을 밝힐 거예요. 그렇다면 당신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겠지.
P. 화이트 포시티아: 그건 다행이네요. 혼자 일하긴 힘들기도 하고. (쨄 보거나 말거나 여유롭게 웃으면서) 그렇게 되면 좋겠네요. 어렵겠지만~ 내기해도 좋아요.
이안 J. 휴고: (제가 이러거나 저러거나 웃는 것보니 왠지 자괴감들어서 얼굴 한손으로 쓸어내리고) 전 도박은 안 해요.
P. 화이트 포시티아: 내기도 도박으로 치는건가요? 깐깐해라!
이안 J. 휴고: 뭘 걸려고 했는데요? (이건 궁금하다)
그러게요, 제 사랑?
몸을 돌리면 천천히 해가 가라앉는 바다가 보입니다.
이 부근은 물류 창고가 수십 개 가까이 자리잡고 있어,
어느 창고에서 거래가 이루어질지, 어떤 경찰이 동원될지 예측할 수 없습니다.
오고가는 검은 자동차들을 수상하게 지켜볼 수밖에요.
코를 자극하던 짠내에 익숙해질 무렵, 한가롭게 창고 문 앞을 지키던 괴도는 문득 말합니다.
P. 화이트 포시티아: 칙칙하게 이런 곳에서 거래라니, 기왕이면 멋지게 카지노 같은 곳에서 하면 안 됐던 걸까요?
이안 J. 휴고: 카지노도 털고 싶어서 그래요?
P. 화이트 포시티아: 절 그냥 무지막지한 도둑놈으로 보시는 것 같은데...
이안 J. 휴고: 지능 기준치: 60 /30 /12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어쩌면 거래 장소는 전혀 다른 곳일 수도 있습니다.
창고를 지키고 있다고, 창고에서 거래하리라는 생각 자체가 고정관념 아닐까요?
정보의 냄새를 맡은 자들을 위한 미끼일지도 모릅니다!
이안 J. 휴고: 도둑 맞잖아요. (가만히 생각하다...) 혹시 이거 함정은 아닐까요? 거래 장소는 다른 곳일 수도 있어요.
P. 화이트 포시티아: ...가끔보면 형사님이 제일 나빠요. 총도 쏘고...(궁시렁)
한참동안 자동차에서 수상한 사람이 내리진 않는지 주시하던 도중, 뱃고동 소리가 중후하게 울립니다.
이안 J. 휴고: Spot Hidden Roll 기준치: 51 /25 /10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갈매기 떼를 넋놓고 바라보던 도중, 아! 하는 괴도의 탄식을 듣습니다.
무언가 깨달은 표정으로 이안을 바라본 괴도는, 컨테이너 박스 하나가 배로 옮겨지는 모습을 가리킵니다.
이안 J. 휴고: (조용히 고개만 끄덕이고) 따라가죠.
이안과 괴도는 무사히 선박 안 주차장으로 진입합니다.
이곳은 물류 운반만을 취급하는 선박이기에 특별한 시설은 없습니다.
계단, 엘리베이터 등은 셔터로 가로막혀 있네요.
아무래도 특별한 열쇠가 있는 사람만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주차장을 통해 내부로 들어가면 한 층을 전부 채우는 창고와 마주합니다.
창고에 빽빽하게 놓인 컨테이너들은 비슷비슷한 생김새라, 어느 게 경찰 측에서 넘긴 것인지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아니, 애초에 정말 이쪽이 정답이긴 한 걸까요?
어두침침하고 음산한 실내를 형광등이 비추고 있습니다.
군데군데 녹슬은 흔적과 허름한 내부 덕분에 이 창고는 한층 더 수상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이안 J. 휴고: (형광등 빛에 의존해 창고 안을 유심히 살펴본다.)
기우뚱, 하고 배가 한 번 흔들림과 함께 아무것도 잡지 못한 몸이 위태롭게 휘청거립니다.
아무래도 배가 항구를 떠나 출항한 것 같습니다.
도망칠 곳도 없이 바다 위에 갇힌 셈이 되었네요.
이안 J. 휴고: ....이런. 우리 이러다가 팔려가는 건 아니겠죠? (속닥...)
P. 화이트 포시티아: 으음, 장기는 제법 비싸긴 하겠네요.
아니면 몸 속에 마약을 넣어 운반책으로 쓰인가던가? (이런 상황에서 살벌한 농담입니다.)
이안 J. 휴고: (파들.... 근데 또 일리가 있는 말이라 딱히 반박하지는 못 한다.) 그럼 어떻게 하죠? 어떤 컨테이너 박스를 봐야할 지 모르겠는데....
누군가가 이안의 어깨를 억센 손길로 붙잡습니다.
강한 힘에 몸이 뒤로 한 번 쏠렸다가 바로 서면, 벌써 저 만치에 숨어버린 괴도가 보입니다.
아니, 누가 오면 먼저 숨지 말고 이안 한테 말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당신을 붙잡은 사람을 바라보는 괴도가 놀란듯 눈을 크게 뜹니다.
이안 J. 휴고: (또... 당한 건가? 나?)
P. 화이트 포시티아: (미안하다는 듯 양 손 모으고 고개 숙여요. 고의는 아니었습니다...)
이안 J. 휴고: (안 믿는다. 100% 고의야, 저거.) 아, 하하. 안녕하세요. (어색하게 말 내뱉으며 몸을 돌려 붙잡은 사람이 누군지 확인한다)
여전히 모 탐정을 떠오르게 하는 모자를 쓰고, 명백하게 '당신이 수상하다!'는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명탐정 J: 정말 이안 님이셨네요. 왜 이런 곳에 계십니까? 설마, 이안 님까지 '그들'과 내통해서 불법 약물을 빼돌리고 있던 건 아니겠죠?
이안 J. 휴고: (낯익은 얼굴에 안도하며) 명탐정님은 여기 왜....가 아니라, 사실이었어요? (눈이 되려 커지고) 진짜 불법 약물을 빼돌리고... 있다구요? 경찰이?
명탐정 J: 예. 제가 개인적으로 의뢰받은 일이거든요. 경찰 측에서 불법 약물을 유통하고 있다는 대사건, 명탐정으로서 그냥 넘어갈 수는 없죠. 제 추리에 의하면 약물이 담긴 컨테이너는 이 주차장 안에 있습니다.
이안 J. 휴고: ....허. 대체 누가 그런 의뢰를 했는데요?
명탐정 J: 외국 자산가입니다. 이건 거래로 꼬인일이 있다나. 어찌됐건 보아하니... 정말 모르셨나보군요.
이안 J. 휴고: 믿지도 않는 편입니다만,... 불법적인 일이라고 하니 손 놓고 볼 수도 없군요. 어떤 컨테이너인지 짐작은 가십니까?
명탐정 J: ...(당신을 지긋이 보고, 당신의 너머를 흘깃 보다가...)
여기서는 협조하는 쪽이 낫겠지만, 어떻습니까? 저와 내기를 하는 게.
실은…. 알고 있습니다. 이안 님과 팬텀 화이트 포시티아가 사실은 '은밀한' 사이라서 숨겨주고 있다는 사실 을요.
제 다음 일은 괴도의 포획이니, 따라서 괴도를 포획하려면 우선 이안 님을 떼어내는 게 우선이라는 결론이 나와서요.
이안 J. 휴고: .....네??? (얼굴... 구깃....) 이 사람들은 왜 이렇게 다들 내기를 좋아해,가 아니라... 아니거든요? 아니? 대체 그런 소리는 어디서 들은 거예요?! (높아지는 언성 애써 누른다.)
발뺌해도 소용없습니다.
어쨌거나 이안 님께서 저보다 먼저 컨테이너를 찾아낸다면, 저는 팬텀 화이트 포시티아를 포기하고 물러나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먼저 찾아낸다면, 이안 님은 팬텀 화이트 포시티아에게서 손 떼세요.
이안 J. 휴고: 아니, 무슨 사람이 물건도 아니고.... 그리고 전 이미 이 일을 잘 끝내고 나면 포시티아가 직접 자수하겠다는 약속도 받아 낸 몸이거든요? (술술) 둘이야 말로 무슨 사이인지 모르겠지만! 저는 팬텀이고 뭐고 이 사건에나 집중하고 싶네요. (명탐정 J를 뒤로 하고 컨테이너들을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한다.)
명탐정 J: (쉬운 사람...) 새로운 정보로군요. 고맙습니다.
명탐정 J: 어쨌거나 팬텀 화잍 포시티아와 약속까지 할 만큼의 친분이 있다는거네요. 그렇다면 싸고도는쪽인가?
이안 J. 휴고: 뭐라는 거야, 아니야! 아니라고! 그쪽은 컨테이너 안 찾아요?
명탐정 J: 아니라면 왜 회피하시죠? 그럴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게다가...
이곳에서 숨죽이는 괴도에 대한 언급도 없으셨고요. 제말이 틀렸습니까?
그럼 이쯤에서 떠나드려야 할것같네요.
참, 내기를 잊으면 곤란합니다. 아시겠죠?
이안 J. 휴고: 가세요, 제발.... (얼굴 양손에 묻는다)
명탐정 J가 떠나면 괴도가 숨었던 자리에서 빠져나옵니다.
P. 화이트 포시티아: 형사님, 그런 내기에 응할 정도로 저를 좋아하고 계셨군요...
아무리 고전 애니에서 탐정은 괴도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한다는 설정이나, 누가 봐도 서로 좋아하는데 사람 마음은 추리하질 못해서 삽질한다는 설정이 있다지만,
팬블미 후보까지 추려낸 정도의 명탐정이 너무나도 허당입니다. 이안이 이런 내기에 진심 전력으로 임할 것 같나요!
P. 화이트 포시티아: 형사님, 저에게서 손 떼지 마세요!
라는 이상한 대사와 함께 당신의 팔을 잡고 질질 끌며 컨테이너 박스 쪽으로 향하네요.
이안 J. 휴고: ....네......... (애처롭게 침음만 흘리며 끌려간다.)
J와의 내기가 아니더라도 이안은 경찰으로서 불법 약물 컨테이너 박스를 찾아야 할 의무가 있으니, 어쩔 수 없네요.
크게 주차장을 둘러보면, 아까 선박으로 향하던 것과 같은 파란색 컨테이너는 4개 있습니다. 이안은
컨테이너 A, B, C,D를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물건들이 상자 안에 들어있거나, 검은 암막 커튼을 두르고 있습니다.
이안 J. 휴고: (암막 커튼을 열어보며 꼼꼼히 살핀다)
조각상, 그림 등 다양한 종류의 미술품은 전부 신문에 도난품목으로 실렸던 것들입니다.
그 외에도 이 컨테이너에는 도난된 작품이 잔뜩 실려있습니다.
불법 약물 외에도 다양한 품목들이 경찰의 허가 아래 거래되고 있던 것 같습니다.
이안 J. 휴고: 여기가 당신 보물창고였어요? (당연히 괴도가 훔처간 물건들이라 생각했다.)
P. 화이트 포시티아: 무슨 소릴... 약품과 함께 거래될 물건들인가본데, 경찰도 간부로 가면 깨끗하지 못한가봐요.
이안 J. 휴고: 이건 모함이야, 모함이라구... (자기세뇌 걸듯 중얼거리며 더 볼 건 없는지 샅샅히 뒤져본다)
이 컨테이너에서 더 볼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이안 J. 휴고: (빠져나가서 컨테이너 B를 살펴본다.
이쪽은 평범한 서류들로 가득한 컨테이너입니다.
적어도 '겉보기'에는 수상한 점이 없는 듯 한데…….
이안 J. 휴고: Spot Hidden Roll 기준치: 51 /25 /10 굴림: 3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컨테이너 A,C 안의 물품 반출· 입을 허가한다는 내용인데, 어떻게 봐도 '증거'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P. 화이트 포시티아: 모함이라, 잘 들었어요~ (서류 보고 놀리듯)
이안 J. 휴고: 당신이 '또' 조작한 걸 수도 있잖아요? (째릿)
P. 화이트 포시티아: 제가요? 너무하셔라. 그럼 지문대조도 해보고, 주변 cctv까지 한번 뒤져볼래요? 조작인지 아닌지 나오겠어요!
이안 J. 휴고: (서류 일단 챙겨서 컨테이너 C로 간다)
투명한 봉투 안에 밀봉된 새하얀 가루들이 수북하게 담겨 있습니다.
찾았나 싶은 안도감에 한숨을 내쉬면, 괴도가 고개를 젓습니다.
P. 화이트 포시티아: 확실히 이것도 불법적인 약은 맞지만, 제가 찾던 건 아니에요. 그건 훨씬 더 위험하고 흉악한 물건이라고 했는데...
아무래도 이 선박 자체가 불법적인 물건을 나르는 용도인가 봅니다.
이안 J. 휴고: (얼빠진 얼굴로 가루와 포시티아를 번갈아본다.) 자, 잠시만요. 아직 컨테이너 D를 안 봤잖아요.
P. 화이트 포시티아: 거기에 뭔가 있다면 다행이겠네요.
이안 J. 휴고: (도망치듯 나와서 컨테이너 D를 본다)
바닥에 무언가 묵직한 것들이 쓸린 듯한 자국이 남아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특이점은 없네요.
P. 화이트 포시티아: ...일단 나가볼까요? 원래 뭔가 있었던 것 같은데...
이안 J. 휴고: 차라리 이 모든 게 당신이 계략한 거였다고 믿는 게 더 나을 것 같아요. (힘없이 일어나 포시티아를 재치고 밖으로 나선다)
P. 화이트 포시티아: 이 상황에서 그러고 싶어요?!
아무래도 선박에 숨어 들어온 게 발각된 것 같습니다.
아까의 총성으로 알 수 있지만, 상대는 총을 소지하고 있습니다.
이안 J. 휴고: (총소리가 들리면 반사적으로 포시티아를 몸으로 감싸고) 이것도 계획 안에 있었던 일이에요?
P. 화이트 포시티아: 있겠어요?! 일단 숨어요!
괴도는 이안을 끌고 근처에 있던 컨테이너 박스 안으로 몸을 던집니다.
두 사람의 몸을 숨길 만큼의 여유는 있지만, 조금… 좁지 않나요?
이안과 괴도는 비좁은 박스 안에 불편한 자세로 겹쳐집니다.
미세하게 보이는 틈으로 바깥 상황을 지켜볼 수 있습니다.
이안 J. 휴고: (꾸깃)(덩달아 얼굴도 꾸깃)(최대한 숨 참으며 바깥 상황을 바라 본다.)
"명탐정이라고 했나? 냄새를 맡고 기어들어온 건가?"
"아니, 이건 제일 중요한 약물이 담긴 컨테이너잖아. 이걸 빼돌리려고 했나?"
우선 여러분은 운반 과정에서의 목격자가 있으리라 예상하고 파란색 컨테이너의 약물을 바꿔치기했습니다. 컨테이너 D의 바닥에 남은 비닐 쓸린 자국이 그 증거입니다.
그래서 저는 파란색 컨테이너는 제외했습니다. 남은 것은 회색, 붉은색, 초록색 컨테이너였죠.
붉은색처럼 강렬한 색은 인상에 남기 쉽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제외했습니다.
회색과 초록색 컨테이너 중 회색 컨테이너 근처에 CCTV가 밀집되어있는 것을 발견했고!
그 중에서 제일 최근에 열고 닫은 흔적이 있는 컨테이너를 찾았습니다.
명탐정 J: 같은 색 컨테이너 중 오직 이것의 녹슨 경첩에 아주 미끈미끈하게 기름칠이 되어있더군요.
멋진 추리였으나, CCTV가 밀집되어있어서 들킨 거 아닌가요?
이안 J. 휴고: (오, 제법인데. 이런 생각하고 있었...)
하는 둔탁한 타격음과 함께 기절한 명탐정을 질질 끌고 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똑똑한데 어디 한군데 나사가 빠졌나? 당사자 앞에서 추리하는 멍청이가 있다니."
"이대로 나무 상자에 가둬서 바다에 던져 버리자고."
아무래도 저 악당들에게는 추리 만화의 '범인의 눈 앞에서 추리를 읊으면 전의를 상실한다'는 클리셰가 통하지 않았나봅니다.
이대로라면 명탐정이 망망대해의 미아가 되어버릴 게 뻔해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던 찰나, 이안의 귓가에 대고 괴도가 말합니다.
P. 화이트 포시티아: 형사님, 이 귀걸이를 끼고 도망치세요.
이안 J. 휴고: (귓가에 들리는 목소리에 비명지를뻔) 뭐... 뭐를 어떻게요?
P. 화이트 포시티아: 끄응, 여기서 잡히면 정말 큰일이 날테니까...
두 사람이 숨어 있던 컨테이너가 벌컥, 하고 열리더니…….
험상궂게 생긴 사람이 나타나 귀걸이를 든 괴도의 손목을 잡아챕니다
이안 J. 휴고: (경찰이 범인들한테 잡힌거야?)(총...으로 쏠 수 있나요?)
그는 이안과 괴도를 약물 젖은 손수건으로 입을 막아 기절시킵니다.
낯익은 목소리와 함께 이안은 잠에서 깨어납니다.
좁고 어두운 장소에서, 이안은 누군가와 등을 맞댄 채 손목과 발목이 구속되어 있습니다.
마지막 기억은 괴도와 함께 붙잡히는 순간이었습니다만,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힘겹게 고개를 돌려 주변을 살펴보니, 발치에 나동그라진 명탐정 J도 보입니다.
(나름) 정의의 편인 세 사람이 한 번에 잡혀버렸네요.
P. 화이트 포시티아: 붙잡힐때 귀걸이를 떨궈서 큰일인데...
아무튼 형사님, 풀어드릴게요, 가만히 계세요.
이안 J. 휴고: 어떻게요? (일단 가만히 있는다...) 그리고 그 귀걸이, 대체 뭐예요? 나한테 준 그 귀걸이 맞아요?
괴도는 어디선가 주운 유리 파편으로 이안의 손목에 묶인 밧줄을 끊어냅니다.
P. 화이트 포시티아: 이렇게죠. 대단한 방법이 있는건 아녜요.
귀걸이는... 조금 특이한 힘을 가진 귀걸이랄까...
어차피 잃어버렸겠다, 에이. 귀걸이에 손을 대고 일정 마력을 주입하면 생각하는 곳으로 이동할 수 있어요.
어쨌거나~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구요.
바깥에서 우리를 감시하는 사람들의 대화를 조금 엿들었는데, 원래 명탐정님은 적발된 그 순간에 바다로 내던져질 예정이었다는 군요. 하지만 우리의 합류로 인해,
함께 내던져지게 되었어요. 와~
이안 J. 휴고: 마력을 주입하면 이동할 수 있다는데 중요한 게 아니에요? (눈 동글) 아. 이게 더 중요한 거구나-가 아니라, 뭐가 '와~'야!! 이대로 물고기 밥 되고 싶어요?
P. 화이트 포시티아: 그것보다 더 큰일이 있단 말이죠...
이안 J. 휴고: 더 큰일? (벌써부터 안색 창백...)
P. 화이트 포시티아: 죽기 전에 효과를 '실험'하겠다고 저희에게 어떤 약물을 먹였는데, 아무래도 제가 앞서 말한 위험한 불법 약물 같아요. 일반적인 마약성 물질과는 다른데, 아직까진 아무런 효과가…….
차근차근 말하던 괴도는 갑작스럽게 신음을 흘리며 비틀거립니다.
괴도와 탐정은 어린아이가 되어버렸고, 이안은 체력이 반쯤 깎인게 느껴져요. 울렁거리는게, 영 불길한 예감 역시 듭니다.
P. 화이트 포시티아: ...곤란하게 됐네요. (옷가지 꼬옥.)
어린아이가 되는건... 원래 탐정의 몫 아닌가? (이런 상황에서 이런 발언...)
아무래도 이건 확률적으로 약, 혹은 독약이 되는 특수한 약물인가 봅니다.
머리가 어질어질~ 세상이 흔들흔들~ 제대로 몸을 가누기가 어렵네요.
이안 J. 휴고: (옷 꼭 붙잡음) 저, 저희 이래서 탈출은 할 수 있을까요...
장담하기가 좀. (무책임 작렬)
이안 J. 휴고: 아하하하하 (실성함) 혹시 계속 이 모습이면 어떡하죠.
명탐정 J: (어느틈에 일어나서 둘을 보고있다가...) 역시 두 분은 그렇고 그런 사이였군요.
문은 잠겨 있고, 손발은 풀렸지만 이렇다 할 도구는 없습니다.
권총을 갖고 있었다면 소지품을 검사하며 빼앗겼네요.
이안 J. 휴고: ....버릴까? (지끈거리는 머리 더 지끈거리는 것 같다.)
이안 J. 휴고: 지능 기준치: 60 /30 /12 굴림: 66 판정결과: 실패
(난장판이군.)
P. 화이트 포시티아: 울리면... 틈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몰라요.
이안 J. 휴고: (불을 낼 만한 게 있을지 둘러 본다.)
저쪽에 버려진 라이터가 하나 눈에 들어옵니다.
이안 J. 휴고: (비틀거리며 다가가서 라이터를 줍는다.) 명탐정 J씨, 그 모자 저한테 주시면 안돼요? (태워서 연기 낼 생각)
명탐정 J: (못들은척 모자 소중하게 꼬옥...)
이안 J. 휴고: 아악 (어린아이 모습이라 화도 못 내겠고.... 결국 자기 셔츠 밑부분 조금 찢어서 태워 연기를 낸다.)
화재 경보기가 울리고, 문을 지키고 서있던 두 사람이 문을 열고 뛰쳐 들어옵니다.
때마침 30분도 지나 두 사람은 원래대로 돌아왔네요.
"무슨 일이냐!" 라고 외치며 들어온 모브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그 순간, 괴도가 스턴건을 꺼내 한 사람을 처리합니다.
이안 J. 휴고: 근력 기준치: 70 /35 /14 굴림: 70 판정결과: 보통 성공
기본적으로 비협조적이지만, 목숨을 최우선으로 하는 삼류 악당이기 때문에 협박하면 고분고분하게 정보를 내어줍니다.
이안 J. 휴고: (움직이지 못하게 제압한다.) 약물은 어디서 얻은 거지?
이안 J. 휴고: Intimidate Roll 기준치: 15 /7 /3 굴림: 52 판정결과: 실패
안 알려준데요. (쪼글해진다)
이안 J. 휴고: (눈물 흘리며 미인계를 시도해봅니다)(매혹판정 되나요?)
이안 J. 휴고: Charm Roll 기준치: 15 /7 /3 굴림: 44 판정결과: 실패
(될리가)
P. 화이트 포시티아: 에구구~ 그렇게 하는게 아녜요. (스턴건을 제압당한 사람 눈앞에 들이밉니다.) 자자, 따끔하다고요? 우리 좋게좋게 이야기를 나눠보죠!
???: 그런다고 말할 것 같아?! 파란색 컨테이너 B의 자료만은 절대 가져가선 안 돼!
3번째 녹색 컨테이너에 탈출용 구명 보트와 구명 조끼가 있다는걸 말해줄까보냐??
어디를 어떻게 하더라도 8번째 회색 컨테이너 만큼은 절대 건들지 마! 거기에는 이 배를 침몰시킬 만큼의 폭탄이 실려 있다고!
이안 J. 휴고: 세상에 나보다 더한 사람이 있네.
P. 화이트 포시티아: 어머나. 감사해라. (스턴건으로 모브를 기절시킵니다.)
이안 J. 휴고: 그거는 어디서 얻은 거예요? (스턴건 흘긋)
이안 J. 휴고: 세상이 날 버린 기분이야. (자리 툭툭 털고 일어난다.) 서류들은 아까 챙겼으니 이제 탈출만 하면 되겠군요.
P. 화이트 포시티아: 어쨌거나, 3번째 컨테이너로 가봅시다! (주제 돌리고 홱 뛰어가요)
증거도 잘 챙겼겠다, 이대로 잘 도망치면 별 소란 없이 끝날 거예요.
그렇게 생각하며 3번째 녹색 컨테이너 앞에 서면…….
육중한 체격의 소유자가 세 사람을 가로막습니다.
이안 , 괴도, 그리고 명탐정 J는 최종 보스와 대면합니다.
이안 J. 휴고: 훗, 역시 쉽게 탈출할 수 있을리가 없군. (허탈한 표정)
이안과 같은 경찰복을 입고 있지만, 그 옷은 인간치곤 지나치게 큰 체구를 감싸지 못하고 여기저기 뜯어져 있습니다.
사람이라기보단 괴물을 연상 시키는 끔찍한 외관입니다.
그는 무언가에 중독된 것처럼 시선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며 언어가 되지 못하는 말을 중얼거립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끈적한 점액이 계속해서 모공에서 분비되고 있습니다.
굉음에 놀란 밀수업자들이 뛰쳐나와 총을 쏘지만, 괴물이 한 번 주먹을 내지르자 힘없이 날아갑니다.
두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광경에, 전원 이성 판정 1/1D4+1
이안 J. 휴고: SAN Roll 기준치: 68 /34 /13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이안 J. 휴고: (차마 인간이라고 부르지 못할 모습을 보고 기시감을 느꼈지만 애써 무시한다. 저건 경찰이 아니야, 경찰복을 입은 괴물이지.) 스턴건 아직도 쓸 수 있어요?
P. 화이트 포시티아: ...총도 안통하는데 이게 통할지는 미지수지만요.
이안 J. 휴고: Spot Hidden Roll 기준치: 51 /25 /10 굴림: 55 판정결과: 실패
이렇게 죽을 수는 없잖아요.
발치에 저거, 보여요? 아까 본 약병이 수십개.
무엇이 그를 이렇게 만들었는지 쉽게 예측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족히 열 명은 되어보이는 사람들은 아마 괴물에게 무모하게 덤볐다가 무력하게 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안 J. 휴고: 저희는 아까 조금 기다리니까 원래대로 돌아왔잖아요. 저 괴물은 안 그럴까요?
P. 화이트 포시티아: 이 약을 얼마나 먹었는지랑, 이번만 먹었다고 가정할 수 없다는 점에서...
명탐정 J: 어느 쪽이건 장담은 못한다는 거군요.
이안 J. 휴고: 시선을 피해서 구명 보트가 있는 곳으로 재빠르게 가는 게 더 나을 것 같네요.
이안 J. 휴고: Spot Hidden Roll 기준치: 51 /25 /10 굴림: 3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쓰러진 사람들 몇이 컨테이너 속의 물건을 빼돌리고 있는 장면]과
[나머지 한 사람이 8번째 컨테이너의 열린 창문으로 무언가 던지는 장면]을 목격합니다.
거친 폭발음과 함께 뜨거운 열기가 휩쓸고 지나갑니다.
명탐정 역시 모자를 눌러 쓰고 몸을 던지는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안 J. 휴고: 건강 기준치: 60 /30 /12 굴림: 60 판정결과: 보통 성공
문제가 있다면 불이 옮겨붙어 폭탄이 간헐적으로 터지고 있다는 점일까요!
폭발에 휩쓸린 녹색 컨테이너 역시 활활 불타고 있습니다.
언제 훔친 것인지, 괴도가 그나마 멀쩡한 (그러나 살짝 그을린) 구명 보트를 하나 꺼내들고 달립니다.
뒤에서부터 계속 무언가 터지는 소리와 광풍이 밀려옵니다.
폭발에 휘말린 밀수업자들 역시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선박이 한 번 크게 기울더니 가라앉기 시작합니다.
이제 물이 있는 곳까지 미친듯이 달려야 합니다!
이안 J. 휴고: (정신없는 와중에 괴도가 달리는 모습을 보고 미친듯이 뒤쫓는다)
: This message has been hidden.
이안 J. 휴고: Spot Hidden Roll 기준치: 51 /25 /10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이안 J. 휴고: (반짝이는 것을 손에 쥔다) 포시티아 씨! 귀걸이예요!
P. 화이트 포시티아: 아! 고마워요, 그거 꼭 챙겨야 해요! 잃어버리면 큰일나요~!
이안 J. 휴고: 지금 이걸 써서 탈출할 수는 없어요? (계속 달리며)
이안 J. 휴고: 아. (그제야 명탐정이 떠올라 뒤를 돌아본다.) 잘 따라오고 있어요?!
말한 정신은 없어보이지만, 어떻게든 따라붙고 있는 것 같네요.
이안과 괴도, 명탐정 세 사람이 선박을 빠져나오면 하늘을 맑고, 바다는 푸릅니다.
구명보트를 바다에 던지면 보트는 순식간에 부풀어 세 사람을 태울 만큼의 면적이 됩니다.
무사히 세 사람이 올라타고 끝……. 이 되면 좋으련만,
이안은 저 멀리서 두 명의 밀수업자가 허우적거리는 광경을 목격합니다.
라는 B급 악역의 대사를 외치며 불쌍한 폼으로 이쪽을 향해 헤엄쳐오네요.
이안 J. 휴고: (내가 어쩌다가 이 꼴이 되었지. 그을린 옷 끝자락을 보다가 밀수업자들을 발견하자 한참 머뭇거리다가 손을 뻗는다.) 잡으세요.
이때 괴도는 자리에서 일어나 명탐정과 이안에게 말합니다.
푸른 바다를 등지고 선 괴도의 경찰복은 여기저기 그을려 흉한 몰골입니다.
P. 화이트 포시티아: 이번에 얻은 증거가 있긴 하지만, 경찰의 비리를 증언을 해줄 증인이 있다면 더 확실하게 많은 것을 청산할 수 있을 거예요~
전부 탑승하면 가라앉을 것 같기도 하고, 용건은 끝났기도 하고!
탐정이랑 경찰, 괴도가 함께 움직이는 것도 여기까지로 할까요.
탐정이랑 경찰, 괴도가 함께 움직이는 것도 여기까지로 할까요.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려고 이런 말을 하는 걸까요?
경쾌한 소리와 함께 괴도가 자신의 경찰복의 어깨를 쥐고 한 번 빙글 돌면,
순식간에 하얀 개나리꽃이 반짝이며 흩어집니다.
변신하듯 자신의 괴도복으로 갈아입은 괴도가 활짝 웃습니다.
반짝이는 태양과 바다를 등진 괴도의 모습은 그야말로 하얀 보석, 그 자체입니다.
괴도가 뭐라고 할 틈도 없이 둥실, 하고 괴도의 몸이 천천히 떠오릅니다.
풍선과 낙하산을 섞은 것처럼 생긴 가짜 날개가 그를 하늘로 이끌고 있습니다.
P. 화이트 포시티아: 괴도의 기술이 하나뿐이라 생각하시면 곤란해요!
이안 J. 휴고: (눈깜짝할 사이에 변한 모습에 넋놓고 바라본다.)
P. 화이트 포시티아: 헤어지기 전에, 어때요. 형사님! 같이 가지 않으실래요?
그의 손을 붙잡으면 명탐정은 보트에 두 증인을 태우고 데려갈 수 있겠지만, 이안의 수중에는 그 어떤 공도 남지 않을 것입니다.
나마 남는 건 범죄자를 살렸다는 찝찝한 질서로 가득한 선의일 뿐일까요.
물론, 그런 것도 당신의 정의라면 말리지 않겠습니다.
이안 J. 휴고: (이번 고민은 그리 길지 않았다. 포시티아의 손을 잡는다.) 당신들은 꼭 제대로 된 처벌을 받길 바랄게요.
P. 화이트 포시티아: 어머나, 조금 의외일지도.
이안 J. 휴고: 뭐가요? (남은 이들을 한참 바라본다.)
P. 화이트 포시티아: 저랑 같이 가는거? 탐정님께 공을 돌리는거잖아요.
이안 J. 휴고: 공이 뭐가 중요해요, 사건을 해결했다는 게 중요하지. (또한 본인의 손으로 경찰의 비리 같은 걸 알리는 게 더 찝찝한 모양이다.)
P. 화이트 포시티아: 그렇구나~ 그건 그것대로 멋져요!
자아, 그럼 갈까요? 편안하게 모시겠습니다!
이안 J. 휴고: 그래요. (그리고 조금 얼빠진 표정) 당신이 이겼어요.
P. 화이트 포시티아: 아하핫! 사건해결이니 그런건 신경쓰지 말자고요.
어떤 이유로든 당신은 괴도의 손을 잡았습니다.
괴도는 가볍게 웃으며 당신의 끌어올리며 함께 허공으로 떠오릅니다.
딛고 선 보트를 걷어차며 뒤를 돌아보면, 명탐정이 당신을 향해 묻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습니다! 이건 나의 명추리로도 알 수 없어요.
……팬텀 화이트 포시티아는 악인이 아닌건가요?
순수한 궁금증, 혹은 떠보기식 질문이었을 수도 있겠죠.
P. 화이트 포시티아: 대답 잘 하는게 좋지 않을까요?
물에 빠지고 싶지 않으면...
(손에 힘 푼다.)
이안 J. 휴고: 꺄악 (손 꽈아악 쥔다.) 선인, 선인이기도 해요!
(지긋... 손에 힘 더 푼다.)
이안 J. 휴고: (손 더 꽈아아악 쥔다) 선과 악이 함께 공존하는, 지극히 평범한 인간이에요. (대충 얼버무리기)
P. 화이트 포시티아: 흥, 착한 제가 봐드려야지. (다시 제대로 잡고)
이안이 어떻게 대답하든 명탐정은 수긍하며 두 사람에게서 시선을 뗍니다.
이내 그는 밀수업자들을 끌어올리는 일에 집중합니다.
괴도가 질문하고, 이안이 그렇게 수긍하면 이곳을 떠날 시간입니다.
약간의 패널 조작만으로 가짜 날개의 모양이 바뀝니다.
순식간에 두 사람이 하늘로 치솟음과 동시에 보트가 빠르게 멀어집니다.
비행은 상쾌하기 그지 없으며, 꼭 꿈을 꾸는 것 같습니다.
이안 J. 휴고: 이건 마법이 아닌 모양이네요. (날개 신기한듯 바라본다.)
P. 화이트 포시티아: 신기해하셔도 좋아요. 하핫, 누군가와 같이 나는건 처음이라 추락할지도!
P. 화이트 포시티아: 아하하핫! 역시 놀리는 재미가 있다니까.
이안 J. 휴고: ....차라리 정말 다 꿈이었으면 좋겠다. (중얼)
그나저나, 늘 훔치는 쪽만 해서 몰랐는데, 경찰 업무도 만만치 않게 어렵네요.
사실 오늘이라고 안 훔친 것도 아니지만요.
이대로 형사님을 훔쳐서 꼭꼭 숨겨버리면 곤란할까요?
이안 J. 휴고: 뭘 또 훔쳤어요? (깜짝) 아니, 왜 저를 훔쳐요?
P. 화이트 포시티아: 그동안 저를 힘들게한 벌로?
이안 J. 휴고: 포시티아 씨가 저를 더 힘들 게 했잖아요.
P. 화이트 포시티아: 엥?! 형사님은 내게 총을 쐈잖아요.
이안 J. 휴고: 그래서 안 맞았잖아요. (흥)
이안 J. 휴고: 오늘 너무하다는 말만 다섯번째 듣네.
P. 화이트 포시티아: 그치만 정말 너무한걸요.
자각은 있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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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은 오늘도 정의를 수호하기 위해 기상합니다.
식사는 바싹 구운 토스트에 크림 치즈와 블루베리 잼을 바른 것으로, 커피 한 잔을 곁들이며 짧은 아침의 여유를 즐깁니다.
적당한 탄수화물과 카페인은 하루를 윤택하게 만들어주죠.
따스한 햇볕, 기분 좋은 날씨, 오늘은 뭘 해도 잘 풀릴 것 같다는 자신감이 충만해집니다.
켜둔 TV에서는 아침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괴도 팬텀 화이트 포시티아의 이름도요.
뻔합니다. 또 어떤 미술관에서 무슨 작품을 훔친 걸까요?
그러나 예상을 뒤엎는 내용이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누군가의 기자회견, 딱 봐도 어떤 장르를 오마주한 탐정 모자를 쓴 사람이 꼿꼿하게 앉아 말합니다.
명탐정 J: 팬텀 화이트 포시티아는 포기하겠습니다. 이안 님이야말로 그 괴도의 숙적이니까요.
그 분께 전부 일임하고, 저는 다시 해외로 떠나겠습니다.
물고 있던 토스트가 툭 떨어져 바닥을 나뒹굴거나 말거나, 속보가 이어집니다.
또다시 하얀 개나리꽃을 동봉한 예고장이 날아왔다고 합니다.
배짱 가득한 도둑 선언의 주인은 안 봐도 뻔합니다.
당신의 소중한 라이벌이자 온국민의 사랑을 받는 그 괴도!
이안 J. 휴고: ..................
역시 다음에는 꼭 잡아버리겠다고 다짐하게 만드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