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러분이 듣고 있을 곳에서 가장 가까운 안전 지대는 캘버리 교도소에 위치해 있습니다.
좀비의 특성을 감안해 생존자 여러분은 최대한 해가 지고 움직여 주십시오.
낮에 움직이는것은 위험합니다.
그곳의 좌표는 xxx.xxx.xxx.
다시한번 반복합니다.
생존자 여러분은 캘버리의 안전지대로 와주십시오. 그곳의 좌표는…
뚝.
당신은 몇번도 더 들은 라디오의 방송을 끄고, 주변을 돌아보았습니다.
오늘 쉬어가기로 한 폐공장의 창고 한 구석은 어둑합니다.
유일한 광원인 벽 꼭대기에 위치한 환풍구에서 정오의 햇빛이 비치고,
당신의 옆에선 사화가 고단한 얼굴로 잠들어 있습니다.
….
2020년.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동일한 질병 증세를 보였습니다.
곧 학자들에 의해 이 질병이 전례없는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임을 알아냈고,
파이로젠 바이러스라 명명되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과 미디어는 이 바이러스를 좀비 바이러스라고 불렀고,
최초 감염자가 발생한 시점부터 이를 좀비 사태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인류는 곧 좀비들에게 몇가지 특징을 발견했습니다.
첫째. 바이러스는 체액으로 전파되며 대표적인 감염경로는 좀비에게 물리는 것이다.
둘째.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24시간안에 좀비로 변한다. 그 증거로 완전히 좀비가 된다면 눈동자의 동공이 희뿌옇게 탁해진다.
셋째. 좀비는 시력이 퇴화하지만 청력이 발달해, 빛이 없는 밤에는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 바이러스는 곧 전 지구를 장악했고,
인류의 70%이상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며 전 세계가 혼란에 휩싸였습니다.
정부는 힘을 잃고, 집단 자살이 성행했으며
많은 사람들이 인류의 멸망을 이야기 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인간은 생존할 길을 찾기 마련입니다.
좀비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연합정부가 설립되었고,
이 기관은 생존자들을 위한 ‘안전지대’를 만들었습니다.
오늘은 좀비사태가 발발한지 1년 7개월 12일째.
당신과 사화는 이 절망적인 세상속에서 안전지대로 향하는 여정을 계속해오고 있습니다.
당신은 잠든 사화의 얼굴을 가만히 내려다 보았습니다.
그런데, 사화의 상태가 좀 이상합니다.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알아 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고 있습니다.
[듣기] 판정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당신은 사화가 중얼거리는 말을 주의깊게 들어보았습니다.
“...약속해야해, 반드시…”
뭘 약속한다는 걸까요,
사화의 표정은 마치 악몽이라도 꾸는 것 같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대체 무엇을 반드시 약속해야한다는 것인지. 중얼거리는 말을 가만 듣다 툭 어깨를 건들인다.) 상사화.
당신은 잠든 사화를 깨웠습니다.
상사화:허억! 헉.. 헉… (식은땀까지 흘리다 깨어지면 허리를 일으켜 세우고 다급하게 주위를 둘러본다. 너와 시선이 마주하면 그제야 진정된 한숨을 길게 내뱉는다. 다시 기억해낸 현실은 차라리 꿈이었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끔찍해서 인상을 다시 찌푸리고 네게 묻는다.) ....지금이 몇 시지.
사화는 당신에게 대뜸 시간을 묻습니다.
지금 시간은 아침 11시 48분, 곧 정오가 될 시간이네요.
사화는 손목시계를 확인한 후 당신에게 말합니다.
상사화:이제 내가 보초 설게, 네가 눈 좀 붙여.
(그렇게 말하고는 너를 빤히 바라보다가 갑작스럽게 너를 끌어안는다. 미쳐버릴 것 같은 이 상황에 그나마 자신을 인간이라고 일깨워주는 것은 너였기에. 그렇지만 이렇게 안고 있어도 불안한 건 마찬가지였다. 네가 밀쳐내기전에 먼저 제 품에서 떼어내고 시선을 아래로 둔 체 묻는다.) 야, 너는 내가 좀비가 되면 어떡할 거야?
일렉티오 바시움:(길지도 않은 시간에 악몽이라도 꿨는지 평소와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었다. 이미 일상이 깨져버린 또 다른 삶과 같은 지금에 평소라는 말도 우습지만. 갑작스럽게 끌어안는 것에 인상이 찡그려진 것도 잠시, 네가 알아서 떨어지면 가볍게 옷을 털어낸다. 그리고는 네게 시선을 옮겼고.) 무슨 답을 바라? 내가 널 데리고 계속 가기라도 할 것 같아?
상사화:글쎄.... (답하는 걸 듣자하니 피식 웃음이 세어나온다.) 농담으로 한 말인데. 말하는거 보니까 감염되면 죽기전에 널 먼저 물어야겠네. (그렇게 말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기지개를 켠다.) 자기나 해, 밤 되면 다시 걸어야하는데.
일렉티오 바시움:그렇게 할 수 있으면 해봐. (짧게 대꾸하고는 시선을 거둔다. 시간을 다시 확인하고는 잘준비를 한다. 불편한 잠자리였지만, 지금은 이렇게라도 짧게 잠을 자는 것이 다행이었다. 적어도 옆에 있는 네가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을 알기에 잠들 수 있었다.)
여정의 피로 때문일까요.
당신은 금세 잠에 들었습니다.
6월 8일 5:32 pm
상사화:…이제 일어나. (깊게 잠든 너를 흔들어 깨운다.)
당신은 사화의 손길에 눈을 뜹니다.
눈을 뜨자 보이는 환풍구 너머의 하늘은 뉘엿하게 해가 지고 있습니다.
곧 좀비들은 활동을 멈출 테지요.
당신과 사화는 간단하게 배를 채우고 창고를 떠납니다.
어둠이 깔리고 달빛이 내려앉고, 넓은 공장 부지는 황량하기 그지없습니다.
이따금 이 공장 유니폼으로 추정되는 옷을 입은 좀비들이 앞을 보지 못한 채 목적없이 배회하는 것이 보입니다.
당신과 사화는 숨을 죽인채 살금살금, 폐공장지대를 빠져나옵니다.
[행운] 판정 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
행운
기준치:
50/25/10
굴림:
48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이 한 발을 내딛으려는 순간,
턱, 하고 사화가 당신의 앞길을 가로막습니다.
사화의 손짓에 따라 땅바닥을 내려다보니 당신의 발 아래에 빈 과자봉지가 널부러져 있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그제서야 과자봉지를 확인하고 나면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상사화:조심해, 좀. (작게 속삭이고는 좀비들의 눈치를 살피며 빠져나간다)
당신과 사화는 지도를 보고, 언제나와 같은, 긴 여정길을 걷습니다.
뻥 뜷린 흙길과 초원은 이따금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를 제외하고는 고요합니다.
오늘은 달이 밝아 다른 조명 없이도 길이 잘 보입니다.
상사화:안전지대를 향하는 길목에 마을이 나온데. 곧 동이 트면 다시 좀비들이 움직일 테니까, 도착하면 쉬어서 가자.
당신들이 걷는 도로가 흙길에서 아스팔트로 포장된 길로 바뀌고 난 얼마 후,
[이스트베일에 어서 오세요], 라고 적힌 핏자국이 말라 붙어잇는 간판이 새벽어스름너머로 보입니다
[이스트베일]
두 사람은 마을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한때 주민들이 살았을 마을의 거리는 을씨년스럽게 텅 비어있습니다.
이젠 사람이 살지 않을 빈 주택들이 일렬로 세워져 있고,
거리에는 드문드문 보이는 형체를 알 수 없는 시체덩어리들과 쓰레기들이 널려있습니다.
당신과 사화는 이따금 보이는 좀비들을 피해 거리들을 걷다,
주변에 좀비들이 없는 집 한 채를 발견합니다.
저 집이라면 좀비들과 싸우지 않아도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당신과 사화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갔습니다.
평범한 단독주택의 가정집 안은 이미 생존자들이 다녀갔는지 엉망으로 어질러져 있습니다.
집안을 둘러보니 거실이었을 공간에 널부러진 도끼와 세개의 방, 그리고 주방이 보입니다.
[도끼]와 세개의 방, 그리고 [주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거리의 모습에 짧게 인상을 찡그리고 집으로 들어간다.)
(도끼부터 확인해본다.)
꽤나 큼직한 손도끼 입니다.
평소라면 나무를 다듬는 데나 쓰였겠지만 세상이 망해버린 지금은 그 쓰임새가 좀 달랐겠지요.
도끼날과 손잡이엔 핏자국이 검붉게 말라붙어 있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빤히 도끼를 내려다보고) 쓰기에는 좀 무거울 것 같은데.
상사화:그게 무거워? (가서는 도끼를 쥐어보고) 나보다 가벼운데 넌 쓸 수있지 않겠어? 안쓰면 내가 쓴다?
일렉티오 바시움:그래서 내가 하루종일 널 들고 다니는 건 아니잖아. 그럼 너 써. (흘긋 보고는 주방쪽으로 간다.)
냉장고는 텅 비어있고,
검게 변한 핏자국으로 더러워진 식탁과 조리대 위에는 식칼과 쇠톱이 놓여 있습니다.
쇠톱의 날 사이사이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살점들이 굳은 피와 엉겨 붙어있습니다.
주방 구석에 놓인 큼직한 검은 쓰레기통에선 악취가 풍겨오네요.
일렉티오 바시움:(딱히 먹을 만한 식량도 없고 식칼이나 쇠톱정도 쓸만하지만. 상태가 좋지 않는 모습에 인상을 찡그리며 고민한다.)
챙겨도 괜찮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고민하다 쇠톱을 챙긴다.)
별로 챙길 것도 없네. (주방에 나와서 방으로 가본다.)
이 방은 서재로 쓰던 방인 모양입니다.
한쪽 벽면을 [책장]이 차지하고 있고,
그 반대편인 [책상]이 놓여있는 아담한 구조입니다.
상사화:..엄청난걸 챙긴 것 같은데.... (쇠톱 챙긴걸 보고는 나지막하게 말하다 널 따라 첫째방으로 들어가 살펴본다)
일렉티오 바시움:누가 버리고 갔던데. 상태는 별로지만. (썩 마음에 들지 않는 어투로 말하고는 책장을 본다.) 여긴 서재인가보네.
책을 보고 도로 꽂아놓지 않아 드문드문 책장이 비어있습니다.
책들은 주로 생물학에 관한 책인걸 보아 집에 살던 사람의 전공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당신은 책꽃이를 돌아보던 와중 그중 반쯤 덜 꽃힌 책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감염에 관하여’ ,
‘정신이상 행동론’ 등...
이런 책은 왜 읽은 걸까요?
일렉티오 바시움:다양하게도 읽었네. (책등에 적힌 제목들을 읽다 덜 꽂혀 유독 눈에 들어오는 책들을 살펴본다.)
상사화:그래 보이네. (드문드문 보이는 피묻은 살점에 눈살을 찡그리고 책상을 훝어본다) 여기 메모패드 같은게 있어. (하고는 오라는 듯 손짓을 한다.)
한쪽 벽에 딸려있는 작은 책상 위에는 작은 보라색 향초와 [메모패드],
[액자]가 놓여 있습니다.
메모패드는 작성된지 꽤 오래 되었는지 먼지가 쌓여 있네요.
일렉티오 바시움:(네 손짓에 책상 쪽으로 간다. 먼지쌓인 메모패드는 시간이 제법 흘렀음을 보여준다.) 뭐라도 적혀있어?
낡은 메모패드에는 구겨진 종이뭉치들이 껴 있습니다.
전에 이 집에 살던 사람이 작성하였던 것 같네요.
종이뭉치 곳곳에는 피로 보이는 얼룩이 묻어 있습니다.
[지료조사] 혹은 [관찰] 판정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3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건, 이 집에 살던 생존자의 마지막 기록인 것 같습니다.
곳곳에 묻은 얼룩으로 읽기 힘들었지만 드문드문 멀쩡한 페이지들은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상사화:봐봐. (네게 메모패드를 건내주고)
상사화:(그리고 책장사이에서 새 노트와 펜을 발견하면 말없이 품속에 넣어둔다.) 여긴 이게 끝인가 본데.
일렉티오 바시움:(무심한 시선이 메모패드에 적힌 기록들을 훑어본다. 한 가족에게 찾아온 비극이 기록되어있었지만, 덤덤히 읽어냈다.) 그런가보네. 두 번째 방으로 가보자.
두 번째 방 문은 뻑뻑하게 닫힌게 잘 열리지 않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뻑뻑한 손잡이를 억지로 돌려 열려고 해본다.)
몇번의 시도 끝에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방문이 열리고 문이 열리자….
….방안의 좀비들이 일제히, 당신을 쳐다봅니다.
아, 아까 가족사진에서 본 그 일가족이요.
[민첩] 판정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
민첩
기준치:
65/32/13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당신이 황급히 문을 닫으려는 찰나 좀비가 당신을 통해 팔을 뻗었습니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좀비의 손이 문틈에 끼었습니다
좀비의 기괴한 소리가 문 틈사이에서 새어나옵니다.
당신은 온 몸으로 문을 지탱합니다.
문 너머에서 좀비들의 무게가 느껴집니다.
상사화:(험한욕) 야, 그걸--(그리고 뛰쳐나가서 거실에서 도끼를 들고와 손을 잘라낸다.)
당신의 뒤에서, 거실의 한손 도끼를 들고 달려온 사화가 문 틈 사이로 낀 좀비의 손을 잘라냅니다.
좀비의 썩은 손이 도끼날에 툭, 하고 잘려나가고,
잠시 문이 가벼워진 찰나 당신은 문을 닫을 수 있었습니다.
바닥에 떨어진 손이 몇번 꿈틀대다가 이내 곧 활동을 멈춥니다.
썩은 시체나 다름없는 잘린 손에선 불쾌한 악취가 납니다.
[이성] 판정합니다. (SAN 0/1)
일렉티오 바시움:
SAN Roll
기준치:
35/17/7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일렉, 이성 -1
상사화:(눈살을 찡그리고, 잘려진 손은 발로 차서 치워버린다.) 이 방문은 잠궈 놔야겠네. (그리곤 서재로 돌아가 의자를 가져와 문고리 사이에 비스듬이 세워놓는다.)
일렉티오 바시움:(꿈틀거리는 좀비 손이 여전히 시선에 남은 것처럼 불쾌감을 준다. 네가 문을 닫아놓는 것을 확인하고 마지막 방을 흘긋 본다.)
아직까지 저런걸 남겨두다니.
문 틈새에서 좀비들의 기괴한 소리가 새어나가다 곧 끊깁니다.
이걸로 당분간은 안심이겠죠.
세번째 방은 다른 방보다 비교적 깔끔한 이 방은 침실입니다.
옷가지가 거의 남아있지 않은 옷장과, 킹사이즈의 침대가 놓여 있습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침대에서 잘 수 있겠어요.
일렉티오 바시움:(오랜만에 보는 침대에 털썩 앉는다.) 내일 낮은 나쁘지 않겠네.
상사화:(침대를 보고는 조금 다행이라 생각하고 짐을 간단히 푼다.) 오늘은 내가 먼저 보초 설 테니까 먼저 자. (침대에 앉는 걸 빤히 바라본다)
일렉티오 바시움:(네가 그렇게 말하면 굳이 사양하지 않고 침대에 눕는다.) 나중에 깨워. (짧게 말하고는 곧 눈을 감는다.)
당신은 오랜만에 눕는 푹신한 침대에 금세 잠에 들었습니다.
6월 9일 6pm
당신은 창틈새로 비치는 햇빛에 눈을 떴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요?
오랜만에 침대에서 자서 그런지 더할나위없이 개운한 기분입니다.
체력 +1 회복합니다.
창밖을 보니 노을지는 하늘이 붉습니다.
분명 눈을 감을땐 동이 터오던 시간이었는데.
…그렇다는건, 해가 떠있을 내내, 사화는 당신을 깨우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당신은 주변을 둘러보았습니다.
사화는 당신에게서 등을 돌리고 무언가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관찰] 판정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안 깨웠어? (창밖 너머 붉은 하늘을 슬 보고는 뒤돌아 있는 널 툭 건들인다.)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사화는 당신이 일어난 것도 모른 채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대며 노트에 무언가를 열심히 적어내려가고 잇습니다.
상사화:이제 깼어? 오래 잤네. (네가 깬 것을 보면 열심히 써내려가던 손을 멈추고 황급히 노트를 감춘다.) 옆방에 신경쓰여서.. 조금 잤어. 일어났으면 나갈준비하자.
일렉티오 바시움:뭐하고 있었는데. (바쁘게도 감춘다 싶었다. 얼마없는 짐들을 간단히 챙기고 가볍게 방을 둘러본다.)
상사화:그냥 ...책? 일기? 비밀이야. (대충 얼버무리고는 대충 짐들을 챙긴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너무 무리하는 것 아닐까요.
하지만 여기서 더 쉬었다 갈순 없는 노릇입니다.
하루빨리 안전지대로 가야하니까요.
해가 지고, 달이 뜨고. 당신과 사화는 길을 떠납니다.
길을 걷는 블럭들 마다 집들 사이로,
좀비들이 느릿하고 목적없이 움직이는 것이 보입니다.
좀비들을 피해 조심조심 걸으며 마을을 거의 다 빠져나오자,
마을 외곽 즈음에 위치한 꽤나 큼직한 [마트]가 눈에 들어옵니다.
상사화:(마트를 발견하고는 눈을 조금 키운다.) 잠시 들렸다가 갈래? 식량이나 쓸모 있는 게 있을지도 몰라.
일렉티오 바시움:그래, 들어가보자. (들러서 나쁠 것은 없어 보여 마트 쪽으로 걸음을 조용히 옮긴다.)
마을을 빠져나가는 곳에 위치해있는 꽤나 큼직한 마트입니다.
이미 많은 생존자들이 다녀갔는지 빼곡히 늘어진 진열대가 휑합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그나마 물건들이 올려진 [선반1] [선반2],
그리고 한쪽 벽으론 [창고]라 써진 팻말이 보입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첫번째 선반에 올려진 물건부터 살펴본다.)
장난감 코너 입니다.
곰인형, 유니콘 인형, 비비탄 총….
둘러보다 [노래하는 곰돌이] 라는 태그가 붙은 인형을 발견합니다.
상사화:(네 시선을 따라 인형들을 살펴보다 등 뒤에 버튼이 있는 걸 보고 눌러본다.)
인형의 등 뒤에 달린 버튼을 누르자,
어둡고 고요한 매장 안에 동요가 울려퍼집니다.
반짝 반짝 작은 별, 아름답게 비치네,
동쪽하늘 에서도, 서쪽하늘 에서도………
당신은 황급히 인형의 버튼을 눌러 노래를 껐습니다.
주변에 좀비가 없는 것이 다행이에요.
그런데 사화는 인형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주머니에 넣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 그건 왜 챙겨. (나중에 미끼로라도 쓰려고 그러나 싶어 보고는 두번째 선반에 올려진 물건을 본다.)
상사화:쓸모있을지도 모르잖아? (정말 나중에 미끼로 쓰일지도 모르고. 그렇게 말하고는 널 따라 선반을 둘러본다)
생존에 필수적인 식료품들이 있던 선반입니다.
생존자들이 다녀갔다는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빼곡했을 선반이 휑합니다.
드문드문 있는 것들도 쓰레기들이에요.
[행운] 판정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
행운
기준치:
50/25/10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쓰레기더미들 사이에서 멀쩡한 참치캔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운이 좋네요!
일렉티오 바시움:(비슷하던 쓰레기들 사이에서 참치캔을 찾으면 조용히 챙긴다.)
(한쪽 벽에 창고라고 써진 팻말을 슬쩍 보고는) 저기도 갈거야?
상사화:창고니까 뭐 쓸 만한게 있지 않을까... (그렇게 말하곤 창고로 다가가본다.)
[창고]라고 팻말이 써 있는 문은 굳게 닫혀 있습니다.
잠겨있지는 않은 것 같아요.
당신은 지난번 들린 집에서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이 안으로 들어가야 할까요?
[듣기] 판정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문 너머의 소리를 들어본다.)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당신은 돌연 불쾌하고 익숙한 소리를 듣습니다.
아, 이 소리는 좀비가 내는 소리 입니다.
소리는, 마트 안의 창고에서 새어나오고 있습니다.
상사화:…안에 있는 거 같지? (소리를 듣고는, 조금 불안했지만 창고 안에 무엇이 있는지 확인해야할 것 같은 마음이 더 컸다) 내가 먼저 공격할테니까 열래?
일렉티오 바시움:(좀비가 소리내는 것을 들으면 걸음을 물리고 짧게 한숨쉰다.) 들어갈거면 그렇게 하던지.
두 사람은 숨을 죽이고 창고 문을 노려봅니다.
짧은 눈빛교환을 주고받은 후 당신은 끼익, 하고 창고 문을 열었습니다.
창고 문이 열리자 좀비의 희뿌연 눈이,
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창고 문의 입구를 향합니다.
이윽고 괴상한 소리를 내며 좀비가 당신들에게 달려옵니다.
상사화:(먼저 아까 챙긴 도끼로 좀비 머리를 내려친다)
도끼
기준치:
55/27/11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6
좀비, 체력 -6
도끼가 좀비의 어깨에 정확하게 내리 꽂힙니다.
뼈가 우두득 으스러지는 소리와 함께 좀비가 괴성을 지릅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쇠톱으로 좀비를 썰어낸다.)
쇠톱
기준치:
60/30/12
굴림:
1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10
wow
일렉.... 한방에 좀비를 쇠톱으로 썰어냅니다.
상사화:(익숙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헛구역질을 뱉어낸다. 그리고 제 옆에 서있던 너를 훝어보고, 네 안전을 확인하면 고개를 돌린다.)
두 사람은 좀비가 완전히 숨이 끊어진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썩은 살점과 피가 사방에 튀어 흘러내립니다.
[이성] 판정합니다. (SAN 0/1)
일렉티오 바시움:
SAN Roll
기준치:
34/17/6
굴림:
35
판정결과:
실패
일렉, 이성 -1
처참히 짓뭉개진 좀비의 시체를 뒤로 하고 당신은 창고 안을 돌아봅니다.
널찍한 창고에서 그나마 멀쩡한 [상자1] [상자2] [상자3] 을 발견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썩은 살점과 피가 튀기는 것에 인상을 찡그린다.)
(상자 1부터 살펴본다.)
유행이 지난 옷들을 무더기로 세일할때 쓰였던 상자인가 봅니다.
상의, 겉옷, 바지, 속옷, 양말 등…
당신과 사화의 몸에 맞는 옷들도 있었습니다.
몇달 째 입고다니던 누더기 같은 옷을 갈아입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성] +1 회복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유행은 좀 지났지만 깨끗한 옷들로 갈아입는다.)
(옷을 갈아입고 기분이 제법 나아진 상태로 상자 2를 살펴본다.)
상자 안을 열어보자 단백질 바 한무더기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거면 족히 몇 주를 먹을수 있을 거에요.
창고를 열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좀비는 별로였지만 생각보다 쓸만한 것들이 많네하는 생각으로 단백질 바를 네게 넘겨주고는 상자 3을 살펴본다.)
그거 잘 챙겨놔.
상사화:꽤 오래 먹겠네. (물끄러미 바라보다 단백질바를 챙겨서 가방에 넣어둔다. 그리고는 시체 쪽으로 다가 뒷주머니를 살핀다)
마지막 상자에는 누군가에겐 정말 절실할… 술병들이 들어있습니다.
와인이에요.
마트에서 파는 싸구려 와인이지만 이 망해버린 세상에선 감지덕지일 것입니다.
고개를 돌리자 사화가 죽은 좀비의 시체를 뒤지고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그러고보니 이 좀비는 살아생전 마트의 보안요원이었나 봅니다.
사화는 좀비의 뒷주머니에서 꺼낸 권총을 들고 있습니다.
총을 살펴보던 사화는 자신의 외투 안쪽에 총을 집어넣습니다.
상사화:(소리때문에 쓰기 쉽지는 않겠지만 꽤 요긴하게 쓰일 것 같아 총을 챙긴다. 그러면 자리에서 일어나 상자들이 있는 쪽으로 걸어간다) 다 봤어? (오랜만에 보는 술을 보고는 눈을 번뜩인다.) 와인이네.
일렉티오 바시움:(저런 걸 잘도 뒤적거린다 싶었고 와인을 가볍게 쥐고 시선을 맞춘다.) 그러게. 안 마시고 남겨둔 게 있었나봐.
상사화:(이 사태에서 술을 마시는 것도 상당히 웃기다, 싶었지만 나쁘진 않을 것같아서 챙겨둔다.) 다 본 것 같은데 나가자.
마트 밖으로 나오니 동이 터오고 있습니다.
좀비와 싸우느라 시간을 꽤나 지체한 모양이에요.
밤이 될때까지 기다려야 할까 고민하던 차에 사화가 말을 꺼냅니다.
상사화:(잠시 손목시계를 보고 생각하다가 네게 조심스레 말한다.) 낮이지만… 지금 이동할래? (그리고 널 빤히 바라본다) 이 이후는 계속 도로라 좀비도 많이 없을 거고 빨리 안전지대로 가는게 좋으니까.
일렉티오 바시움:(주변을 둘러봐도 딱히 머물 곳이 보이지 않았다. 어차피 있을 곳도 없다면 차라리 빨리 움직이는 게 나았으니까 가볍게 동의한다.) 그래, 그럼 이대로 가보자.
당신은 사화와 짐을 챙겨 동이 터오는 거리로 나왔습니다.
드문드문 보이는 좀비들을 피해 숨을 죽여 이동하며,
드디어 마을을 벗어나 고속도로가 나왔습니다.
…해가 이렇게 떠있을 때 이동한 건 정말로 오랜만이에요.
머리위로 작열하는 태양이 뜨겁습니다.
상사화:(오랜만에 느끼는 태양열이 뜨겁다. 평소라면 뭐라고 말이라고 했을 것 같은데, 지친 건지 저 혼자만의 생각에 빠진 듯 멍하니 앞을 향해 걸어간다.)
정오가 가까워지는 듯 길게 늘어졌던 그림자가 점점 짧아집니다.
……
얼마나 길을 걸었을까요, 비로소 사화가 먼저 말을 꺼냅니다.
상사화:…힘들면 저기서 좀 쉬어갈까?
사화의 손가락을 따라 가면, 저 멀리 도로 위에 [주유소]가 보입니다.
6월 10일 11am
이 곳은 관리인 한두명을 둔 작은 무인주유소였나 봅니다.
근근히 널부러진 시체들은 보이지만 좀비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잠깐이라도 쉬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자판기]와 주유소에 딸린 작은 [사무실],
그 옆으로는 무인으로 사용할 수 있는 [주유기]가 몇대 보입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낮에 걷는 일 자체가 오랜만이었다. 새로 입은 옷의 산뜻함은 몇시간도 지나지 않아 찝찝함으로 바뀌었다. 지친듯 오랫동안 말이 없던 네게서 꺼내진 제안에 저 멀리 보이는 주유소로 걸음을 옮겼다.)
(자판기부터 살펴본다.)
이미 생존자들이 자판기를 뜯어서 내용물을 다 가져갔는지,
깨지고 망가진 자판기는 텅 비어있습니다.
[관찰] 판정 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혹시 남은 것이 없나 하고 자판기를 뒤져보았지만
나오는건 부품 잔해들과 쓰레기뿐이었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살펴봐도 쓰레기밖에 없는 것에 흥미를 잃고 밖에 있는 주유기를 본다. 무인 주유기가 썩 쓸모는 없어 보였지만.)
평범한 주유기 입니다.
당신이 기름을 챙겨 가면 좋을까 고민하던 찰나에…
턱,
하고,
피투성이인 손 하나가 당신의 발목을 붙잡습니다.
???: 도와주세요….제발 도와주세요…
당신이 시체인줄만 알았던 그는,
이미 감염된지 몇시간이 지난 듯, 코와 귀에서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하반신이 뜯어먹혀 두 다리가 보이지 않고,
찢어진 배 아래로 근육과 장기가 드러나 보입니다.
처참한 몰골의 그 생존자, 아니, 감염자일까요.
당신의 발목을 붙잡는 손가락들은 처절하기까지 합니다.
한쪽 눈은 파먹혔는지 보이지 않고,
간신히 뜬 나머지 눈으로 당신을 올려다보며 애원합니다.
???: 목이 너무 말라요, 물, 물 한모금만, 제발….
그가 당신의 다리를 향해 나머지 한쪽 손도 뻗으려던 찰나,
콰직,
하고…
사화의 신발굽이 당신에게 뻗어진 손을 무참히 짓밟습니다.
당신이 뭐라 반응하기도 전에 사화는 그를 향해, 쇠파이프를 내리칩니다.
퍽, 퍼억, 퍽,
외마디 비명도 곧 그치고,
사화의 중얼거림과 고깃덩이나 다름없는 시체를 내리치는 둔탁한 소리만이 주변을 메웁니다.
이젠 사람의 형체를 분간할수 없게 뭉개진 육신에서 피와 살점이 사방으로 튑니다.
상사화:...어, 죽어, 죽어…. (살과 근육이 찢어지는 괴음 사이로 낮은 중얼거림이 들린다. 섬뜩하게 핏발이 서있는 두 눈은 제 손에서 처참히 뭉개 져가는 인간이었던 무언가를 응시하고 있었다. 이미 죽었을 게 분명하건만 몇 번이고 쇠파이프를 내리치는것을 반복하고, 이내 거친 숨을 몰아 쉬다가 얼빠진 얼굴로 제 발 아래 놓인 것을 바라본다.)
미안... 미안... (반쯤 얼빠진 얼굴로 작게 중얼거리며 제 얼굴까지 튄 흔적들을 닦아내며 너를 바라본다.)
당신을 바라보는 그 표정은 살기를 띄었던 아까와는 다르지만..
...여전히 두 눈만은 붉게 충혈되어 있습니다.
그 모습은, 당신이 기억하던 사화의 모습과는 어딘가 섬뜩하고 이질적입니다.
[이성] 판정합니다.(SAN 0/1)
일렉티오 바시움:
SAN Roll
기준치:
34/17/6
굴림:
3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1
이 아니군
이성변동없음
당신이 사화에게 무어라 말을 꺼내려는 찰나,
끼익, 하는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쥬드:…와, 장난 아닌데?
사람의 말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반쯤 열린 사무실의 안쪽에서 한 30대 남성이 서 있습니다.
쥬드:저기, 우선 들어 와서 이야기 할래요? 밖은 또 언제 좀비들이 올지 모르니까.
일렉티오 바시움:(사무실에 멀쩡하게 있는 남성을 발견하면 주변을 둘러보다 상사화의 손목을 붙잡고 사무실로 들어간다. 네 모습이 그렇게 충격적이지는 않았다. 뭐에 씌인 것처럼 행동하기는 했지만, 그것에 큰 관심이 없던 것도 있었고.)
두 사람은 남자를 따라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 문을 잠갔습니다.
작은 사무실이라 세 사람이 들어가니 방이 꽉 찹니다.
당신과 사화가 짐을 풀고 자리에 앉자 남자는 자신을 소개합니다.
쥬드:이게 얼마만에 만나는 생존자 인지 모르겠네. 삼 개월 만인가? 쥬드라고 합니다. 안전지대로 향하고 있었는데, 같이 가던 친구들이 전부 감염자가 되어버려서 혼자가 되버렸어요. 난 여기서 해가 질 때까지 쉬어 가려던 참인데 왜 당신들은 해가 떴을때 움직이고 있습니까?
일렉티오 바시움:머물 곳이 없어서. (짤막하게 답하고는 좁은 공간에 모르는 이와 함께하는 상황이 썩 유쾌하지 않는 듯 최대한 거리를 두려고 한다.) 친구들은 모두 감염자가 되었다면서 어떻게 도망은 쳤나보네.
쥬드:운이 좋았지. (거리를 두려는 것도 눈치채고, 느긋히 팔짱을 끼고 대화를 이어간다.) 두 사람은 감염자 아니겠죠? 그래서 이름은 뭐에요, 계속 그 쪽이라고 부르긴 힘들잖아.
상사화:(아까 전의 일로 여전히 맥이 빠져보인다. 힘없이 네게 손목을 잡혀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고, 오랜만에 만나는 생존자를 보자 감염되지는 않았나 먼저 의심부터 하게 된다. 눈살을 찌푸리고 대답한다) ...상사화라고 해요. (그리고 네 소개 하라는 듯 네 쪽을 향해 고갯짓을 하며, 쥬드의 질문에 대답한다) 어서 안전지대로 가는 것이 좋으니까요. 좀비도 많이 안 보여서 계속 걷고 있었어요.
일렉티오 바시움:(이런 상황이 불편하기만 하다. 네 고개짓에도 삐딱한 태도를 유지한다.) 이름은 마음대로 불러. 그 쪽이라고 계속 불러도 상관없는데.
쥬드:그래요, 그럼. (신경쓰지는 않는다는 듯 계속 대화를 이어가다 안전지대를 말에 얼굴이 환해진다.) 안전지대라면 캘버리? 나도 그쪽으로 가는 길이였는데. 같이 갈래요? 이렇게 된 세상은 최대한 똘똘히 뭉쳐야지 같이 살거아니야. 어차피 같은 길인데 계속 마주칠지도 모르고.
일렉티오 바시움:(같이 가자고 말하는 것이 썩 내키지 않아서 다시 네게 시선을 던진다. 그의 말대로 계속 마주칠 사이라면 거절하는게 더 귀찮을 것 같기도 했고.) 너는 어떻게 하는 게 좋겠어, 상사화.
상사화:(네 시선을 마주하고는 조금 고민하다가 말한다) 같은 길이라면 같이 가는게 낫겠지. (하고 쥬드를 향해 고개를 끄덕인다.)
사화가 아닌 사람과 대화를 한게 얼마나 오랜만인지요.
밤을 지나 낮시간에도 걸었으니 여기서 식사를 한 후 쉬어가기로 하였습니다.
칼로리바와 참치캔, 쥬드가 꺼낸 무화과 등.
오랜만에 꽤 풍성한 식사를 한다는 느낌입니다.
그러고 보니 어제 아까 챙겨온 와인을 지금 마셔도 좋을 것 같아요.
사화가 가방에서 와인을 꺼내자 쥬드가 눈을 빛냅니다.
쥬드:그거 와인인가요? 오, 세상에. 얼마만의 술인지. 여기 어딘가에 종이컵이 있을 거에요. (그러곤 일어나서 종이컵을 세 개 찾아와 나누어준다.)
세 사람은 사무실에서 찾은 종이컵에 와인을 따라,
가볍게 잔을 부딪히며 건배합니다.
쥬드:인류의 미래를 위해 건배.
세 사람은 음식과 와인을 나눠 마시며 두런두런 대화를 이어갑니다.
오랜만에 마시는 술에, 금세 술기운이 오릅니다.
작은 만찬이 끝난 후, 당신은 짐을 치우고 바닥에 누웠습니다.
알코올로 흐릿해진 시야에서, 여전히 등을 돌리고 어제처럼 노트에 무언가를 적어내려가는 사화가 어렴풋이 보입니다.
당신은 술기운에 머리가 무거운 탓에 이내 금세 잠에 듭니다.
6월 10일 8pm
깜빡, 잠에서 깨어나니 창밖이 어둑합니다.
머리가 아프고 숙취가 느껴지는게 평소보다 더 오래 잔거 같아요.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보이는건,
당신이 잠에 들기 전 마지막으로 본 것과 똑같은 모습으로 웅크리고 있는 사화입니다.
밤새 그 ‘책’이라는 걸 쓴 모양입니다.
상사화:(네가 깬 것을 확인하면 주섬주섬 짐을 챙겨서 자리에서 일어난다.) 이제 가자. 쥬드 씨는 아까 깨셨어.
일렉티오 바시움:(자꾸 자신이 제일 마지막으로 깨는 것 같은데. 이러다 네가 버리고 가도 모르겠다하는 생각을 짧게 하고는 남은 짐을 간단히 챙긴다.) 그럼 깨워보지 그랬어.
상사화:피곤해보이길래. (빤히 바라보다가 어깨를 으쓱인다. 네가 짐을 챙길 때까지 기다리고 먼저 사무실에서 나간 걸 확인하면 따라 나간다.)
밤은 찾아오고, 당신과 사화, 쥬드는 길을 떠났습니다.
아스팔트 도로에 세 사람의 밤 그림자가 드리웁니다.
묵묵히 길을 걷던 당신은 문득 옆에서 걷는 사화를 돌아보니,
사화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습니다.
어제와 같이 자신만의 생각에 빠져있는 것 같아요.
그런 사화를 바라보는 당신의 옆으로 어느새 쥬드가 다가와 말을 건냅니다.
쥬드:저 친구 좀 정신이 이상해 보이는데요.
행여 사화가 들을라, 목소리를 낮춘 쥬드가 당신에게 속삭이며 말합니다.
쥬드:내가 이래뵈도 다른 나라 여행을 많이 다녀서 조금씩 배운 말이 많은데 저 친구 말하는 걸 들어보니 라틴어, 독일어, 스페인어, ….
….내가 알아듣지 못하는 그 외의 언어들도 많은거 같은걸 보니... 완전히 미쳤거나, 아니면 한 20개 국어 정도를 하는 천재이거나, 둘중 하나인거 같거든.
사화가 저런 언어들을 할줄 알던 사람이던가요?
갑자기 책을 쓴다는 것도 그렇고,
어제 주유소에서의 일도 그렇고….
요 며칠 새의 사화는, 마치 당신이 알던 사화가 아닌 것 같습니다.
이런 미쳐가는 세상에서 사화 마저도 미쳐가는 걸까요.
…….
어느새 사화는 당신들보다 몇 발짝 뒤쳐졌습니다.
당신의 표정을 읽기라도 한 듯 쥬드는 웃음을 띄며 말합니다.
쥬드:뭐, 너무 걱정 말아요. 이런 세상에서 제정신인게 더 신기한거죠. 나도 당신도 어디 한구석은 미쳐 있을걸.
그러면서 그는 당신에게 자신이 여행했던 나라들의 이야기,
자신이 지금까지 생존한 이야기 등….
한참동안 당신에게 자기 이야기를 늘어놓습니다.
쥬드:너무 내 이야기만 한 거 같네. 이젠 당신 이야기를 해보지 그래요? 둘이 무슨 관계입니까? 가족은 아닌 것 같고. 친구? 직장동료?
일렉티오 바시움:(흥미없는 이야기들은 적당히 흘려들었다. 굳이 자신에게 이런 재미없는 이야기들을 늘여놓는 이유도 궁금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자신을 캐묻는 것까지 용인해줄 정도는 아니라 서늘한 눈으로 시선을 짧게 마주했다.) 그런게 궁금해? 무슨 사이면 당신이 무슨 상관인데.
쥬드:워, 워. (서늘한 눈으로 바라보는 것에 희멀건 웃음을 짓는다.) 그렇게 날 세우지 말아요. 이렇게 진짜 '사람'이랑 대화한 건 오랜만이란 말이야. (그리고 그냥 어깨를 으쓱이고 털어버린다. 이런 상황에서 서로 싸우는 건 기만 더 뺏어먹을거라는 것을 아는지 네 신경은 안 건드리려고 한다.) 이렇게 된 상황에, 같이 의지하고 지낼 수 있는건 쉽지 않잖아요. 어차피 지금 보고 더 안볼 사이일텐데 지금 알아도 나쁘지 않겠어?
일렉티오 바시움:쟤랑도 대화했잖아. (상사화랑은 말을 섞기가 싫은건지. 분명 만만해 보이는 쪽은 저쪽일텐데. 의지라는 말에 짧게 헛웃음을 짓고는 비아냥거린다.) 어차피 안 볼 사이니까 더 알 필요가 없지.
쥬드:흠, 재미없는 사람이네. (비아냥거리면 시선이 가늘어진다. 그리고는 네가 말하지 않아도 계속 제 할말은 하겠다는 듯, 이것저것 좀비에 대한 것이라던지 제가 살아왔던 삶에 대해서라던지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새벽이 가까워져 오고,
당신과 쥬드가 한창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갑자기 털썩, 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뒤를 돌아보니, 사화가 땅에 쓰러져 있어요.
가까이 다가가 사화를 살펴보니 온 몸이 불덩이 같이 뜨겁고,
힘겹게 신음하고 있습니다.
요 며칠 그’책’이라는 걸 쓰느라 고생하더니,
결국 건강을 망치게 된 걸까요.
쥬드:이런, (쓰러진걸 보고는 옆으로 다가가 살펴본다.) 이 친구를 어디에 좀 눕혀야 할 것 같은데.. 건물을 찾아보죠.
일렉티오 바시움:(도대체 그 책이 무엇이길래 이렇게까지하는 걸까. 쓰러진 널 내려보고는 주변을 살펴본다.) 근처에 건물이 있으려니
(*있으려니 > 있으려나.)
당신과 쥬드는 기절한 사화를 부축하며 걷기 시작했습니다.
얼마나 걸었을까,
마침 동이 트려 할때 쯤,
저 멀리 건물이 하나 보입니다.
좋든 싫든 저기서 쉬어가야 할것 같아요.
6월 11일 5am
가까이 가보니 이 곳은 초등학교였나봅니다.
불에 타 거꾸로 뒤집힌 스쿨버스와
낡고 망가진 놀이터를 지나 직사각형 모양의 학교 건물로
가까이 다가가면 어둑한 교실 안을 느릿하게 배회하는 검은 그림자들이 보입니다.
[관찰] 판정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5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 그중 한 교실은 좀비가 없네요.
창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면 될 것 같아요.
당신과 쥬드는 창문을 열고 교실 안으로 들어와
교실의 책상들을 한데 밀어 공간을 만들고, 사화를 눕혔습니다.
쥬드:일단 해가 뜨니까 우리도 좀 쉬죠.
일렉티오 바시움:(사화를 눕히고 나면 그제야 짧게 숨을 내쉰다.) 그래야겠네.
당신은 사화의 곁에 눕습니다.
사화의 몸은 뜨겁고, 표정을 찡그린 채 간간히 내뱉는 호흡은 불규칙합니다.
그런 사화를 바라보고 있자니 마음 속 깊숙한 곳부터 스멀스멀 불안한 감정이 올라옵니다.
갑자기 사화는 왜 아픈 걸까요.
과연 당신과 사화는 무사히 캘버리로 갈 수 있을까요.
이런저런 걱정을 껴안고 당신은 잠에 들었습니다.
……
상사화:티오.. 티오.
당신은 당신을 부르는 사화의 목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눈을 뜨고 자리에서 일어나니 당신의 옷자락을 잡고 신음하는 사화가 보입니다.
사화의 몸 상태는 나아지기는 커녕 더욱 안 좋아 진 모양입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열에 취해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모습을 가만히 내려다본다. 한눈에 봐도 좋지 않은 상태에 겨우 눈을 떠 널 담아낸다.) 왜.
상사화:(꾹 감긴 눈 사이로 눈물이 흘러내리고, 네 옷자락을 더듬으며 구해달라는 듯 간절히 이름을 부른다.) 살려줘… 너무, 너무 아파…. (불덩이 같은 몸을 잔뜩 웅크리고 식은땀으로 축축한 얼굴은 한쪽 팔에 파묻은 채 끊어진 숨만 간신히 내쉬는게 무척 고통스러워 보였다.)
사화의 신음 소리를 듣고 쥬드 역시 깨어나 사화를 살펴보고 말합니다.
쥬드:내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거 심각한데요...
[지능] 판정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그정도는 전문가가 아닌 제 눈으로도 알 수 있었다. 옷자락을 붙잡고 구해달라 애타게 말하는 너를 시선에 그저 계속 담아두며 생각해본다.)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53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러고보니 이 곳은 초등학교였죠.
양호실을 찾아가면 약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몰라요.
일렉티오 바시움:여긴 학교니까 양호실이 있을텐데. (떠오른 생각에 제 옷을 쥐고 있는 상사화를 떼어낸다.)
쥬드:같이 가죠. (떼어내는 손길을 빤히 바라보다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일렉티오 바시움:여기에만 있어. (상사화를 보며 말하고는 양호실이 있을 곳으로 걸음을 옮긴다.)
복도로 나오자 저 멀리서 2 마리의 좀비가 당신들에게 달려듭니다.
좀비 2마리와 전투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여전히 불쾌한 생김새에 달려드는 좀비를 쇠톱으로 썰어낸다.)
쇠톱
기준치:
60/30/12
굴림:
1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9
단번에 좀비 한마리가 목과 몸이 분리된 체 땅으로 나뒹굽니다.
쥬드:(쇠톱 보고 조금 놀란 표정 짓고) 무서운 형씨였네. (하고 제 손에 쥐었던 빠루를 들고 남은 좀비를 향해 공격한다.)
빠루
기준치:
70/35/14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피해:
2
쥬드의 공격은 빗나가고, 좀비가 반격합니다.
좀비:
비무장
기준치:
30/15/6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피해:
1
좀비의 공격 역시 빗나갑니다. 다시 일렉이 공격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옆을 보고는 쇠톱을 들어 다시 공격한다.) 방해나 되지마.
쇠톱
기준치:
60/30/12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4
두번 째 좀비 역시... 한방에 나가 떨어집니다.
좀비들이 마침내 쓰러지고,
땀방울과 좀비에게서 튄 피가 한데 섞여 이마를 타고 흘러내립니다.
[이성] 판정합니다. (SAN 0/1)
일렉티오 바시움:
SAN Roll
기준치:
34/17/6
굴림:
65
판정결과:
실패
(좀비떼는 여전히 보기 싫었다.)
좀비가 보기 싫은 일렉, 이성 -1
이 학교에 얼마나 많은 좀비들이 있을 지 알 수 없으니
또 다른 좀비들이 당신들을 향해 달려오기 전에 빠르게 양호실 위치를 확인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후의 강렬한 햇살이 복도에 비치고,
일렬로 늘어진 교실을 지나면 [캐비넛]과 [사물함], [학교약도]가 보입니다.
일렉티오 바시움:(학교약도부터 살펴본다.)
군데군데 묻은 핏자국과 그을림 사이로 희미한 글씨들이 보입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양호실은 반대편에 있네. (약도를 잘 기억해두고는 뒤쪽의 사물함을 본다.)
이 초등학교에 다녔을 어린이들이 썼던 사물함 입니다.
몇개를 열어보자 교과서, 리코더, 크레파스, 빈 우유곽, 먼지…
이 상황에서 도움이 될 만한 것은 들어있지 않네요.
쥬드:(사물함을 열어보면 따라 옆에 캐비넛도 열어본다)
사람 한명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철제 캐비넛입니다.
캐비넛을 열어보니 청소도구함으로 사용했는지 빗자루나 걸레들이 들어 있네요.
어린아이들이 사용하던 것들이라 작고 가벼워서 무기로도 사용 못 할 것 같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쓸모 있는게 없네.
쥬드:더 볼건 없는 것 같죠? 양호실로 갑시다.
일렉티오 바시움:(짧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양호실로 걸음을 옮긴다.)
당신과 쥬드는 조심조심 양호실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정돈되지 않은, 크지 않은 양호실엔
[환자용 침대]와 [큰 서랍], [상자], [싱크대] 가 보입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약이 있을만한 큰 서랍부터 뒤져본다.)
당신은 책상 옆의 서랍을 열었습니다.
이미 누군가가 사용한 흔적이 있지만 남은 약들이 있네요.
서랍 안에는 아직 포장을 뜯지 않은 ‘소염진통제’ ‘해열제’ ‘소화제’ ‘제산제’ 등…
가지각색의 약 상자들이 들어있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진통제와 해열제를 챙기고 상자도 살펴본다.)
책상 밑의 큼직한 상자를 열자 붕대와 소독솜, 소독약 등이 들어있습니다.
전부 챙겨가긴 어렵겠지만 언젠간 쓸모가 있을 것 같아요.
일렉티오 바시움:(소독약과 붕대를 적당히 챙긴다.) 뭐 찾은 거 있어?
쥬드:싱크대가 있는데요.
양호실은 위생이 중요한 곳이니 손을 씻기위한 싱크대도 마련되어 있네요.
쥬드:(손잡이를 돌려보면 물이 나온다.) 오, 와서 좀 씻어요. (하고는 제 얼굴과 손에 닦인 피를 씻어낸다.) 여기 아래 양동이도 있네.
수건같은게 있으면 물수건도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일렉티오 바시움:(좀비에게서 튄 피를 대충 싯어내고는 네 말에 아래를 본다.) 그렇네.
(수건이 있으려나. 아직 살펴보지 않은 환자용 침대를 살펴본다.)
좀비 사태 이후 환자들을 뉘였는지 꽤나 오래되고 정돈되지 못합니다.
사화를 여기에다 눕힐 수 있으면 좋을텐데요.
이불이라도 가져가서 깔아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관찰] 판정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5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침대들을 살펴보던 당신은 침대 아래의 서랍에서 안 쓴 수건들을 발견합니다.
이거라면 사화에게 물수건이라도 얹어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일렉티오 바시움:(이불에 수건과 챙긴 짐들을 보따리처럼 대충 싸서 쥐어든다.) 이정도면 다 챙긴 것 같은데. 더 챙길 거 있어?
쥬드:없는 것 같네요. 돌아가죠. (하고는 양동이에 물을 받아서 들고 저도 약을 몇가지 챙겨서 들고간다)
약에 물까지, 정말 큰 수확이네요.
들어갈때와 다르게 양호실에서 나갈 땐 짐이 양손 가득 입니다.
이 때…
[행운] 판정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
행운
기준치:
50/25/10
굴림:
47
판정결과:
보통 성공
(묵직...)
탁, 하고 당신의 주머니에서 약 상자 하나가 떨어졌습니다.
다행히도 소리가 작아서 좀비가 이쪽을 돌아보지 않네요.
다행입니다.
좀비가 당신들을 발견하기 전에 빠르게 이동해야겠어요.
쥬드:(떨어진 약상자 주워서 짐 위에 올려줌)
일렉티오 바시움:(빠르고 조용한 걸음으로 돌아간다.)
당신과 쥬드는 가까스로 교실로 돌아왔습니다.
사화는 연신 신음을 흘리며, 몸을 웅크리고 누워있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교실로 돌아오면 이불을 펴 안에 짐들을 빼내고 상사화에게 이불을 덮어준다. 해열제와 진통제는 손에 쥐어주고는 물을 챙겨준다.) 먹어.
당신은 사화에게 챙겨온 약을 먹이고,
담아온 물을 이용해 물수건을 만들어 사화의 이마에 올려줍니다
쥬드:….이런 사람을 데리고 이동하긴 힘들 것 같은데… 일단 이 친구가 좀 괜찮아질 때 까지 기다려야겠네요.
(간호하는 모습을 빤히 바라보다 문득 묻는다) 당신은 사화를 어디까지 믿습니까?
당신이 의아한 표정으로 쥬드를 돌아보자 쥬드는 머리를 몇번 긁적이고 말합니다.
쥬드:상황이 상황이잖아요. 이런 때일 수록 끝까지 믿을 건 나 하나 뿐입니다. 내가 왜 혼자가 되었겠어?
그는 그렇게 말하고 구석에서 자리를 잡고 누운 후 눈을 감습니다.
뜬금없이 그는 무슨 소리를 한 걸까요.
이런 상황일수록 서로를 의지하여 역경을 헤쳐 나가야죠.
…그런데, 그런데…
쥬드의 말을 들어서일지,
아니면 요 며칠 계속해서 느꼈던 불안감인지,
계속해서, 마음 한구석이 먹먹한 느낌이 드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사화의 상태를 살펴보니 아까에 비해 열이 내리고 한결 편해진 얼굴입니다.
사화가 어느정도 괜찮아진 것을 확인하자 긴장이 풀리며 피로가 몰려옵니다.
당신은 밤새 걸은 후 제대로 잠도 자지 못한 채 좀비와 싸워야 했습니다.
피곤한게 당연하죠.
당신은 아까처럼 사화의 옆에 누워 그의 옆모습을 바라봅니다.
지금 잠에 든 사화는 무슨 꿈을 꾸고 있을까요.
그런 생각을 하며 사화를 바라보다 당신 역시 스륵, 잠에 듭니다.
…….
당신은 잠결에 들려오는 소리를 듣습니다.
이 목소리는 쥬드와 사화의 목소리 같네요.
희미하게 눈을 떠보니 교실엔 두 사람이 없는게 복도로 나가 대화를 하고 있는것 같아요.
[듣기] 판정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대화 내용은 들리지 않지만 점점 언성이 높아지는게 둘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당신이 둘을 말리러 나가봐야할까 하고 생각 한 순간.
탕!!!!!!!
타앙!!!!
탕!!!!!
하고, 귓가를 찢는 총성이 울려퍼집니다.
당신이 황급히 교실 문을 열고 나가자 보이는 것은 새벽어스름이 깔린 복도에 총을 든 사화와,
...얼굴에 총에 맞아 눈도 채 감지 못한 채 즉사한 쥬드입니다.
당신과 눈이 마주친 사화의 눈동자가 흔들립니다.
상사화:이건, 이건…. 그게… 내가 설명할게.
아, 그런데, 설명을 할 시간이 있을까요.
어둑한 복도 너머로 총성을 들은 좀비들의 무리가 복도 양쪽에서 당신과 사화를 향해 미친듯이 달려옵니다.
한마리, 두마리…
눈으로 어림잡아도 스무마리는 넘어보여요.
교실 안으로 들어가려 고개를 돌렸지만
운동장쪽에서도 좀비들이 학교 건물로 달려오는게 보입니다.
도망가긴 이미 늦었어요.
이젠 어떻게 해야 할까요.
포기할까요?
그런데 돌연 사화가 당신의 손을 잡아끌고 캐비넛으로 달려가,
당신을 캐비넛 안에 밀어넣고 문을 잠굽니다.
당신은 뭐라 저항할 새도 없이 사화에 의해 캐비넛에 갇혔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상 사화..!
문을 열려고 해보았지만 문 손잡이에 빗자루를 끼웠는지 아무리 애를 써도 열리지 않습니다.
캐비넛에 가로로 작게 난 틈을 통해 슬프게 웃는 사화의 얼굴이 보입니다.
상사화:…가만히 있어.
그렇게 말한 사화가 꺼내드는 것은,
어제의 그 곰인형.
당신이 뭐라 말을 할 찰나도 없이 어느새 복도를 가득 메운 좀비들 사이에 사화의 모습은 사라집니다.
그리고, 좀비들의 외마디 비명소리들 사이에 노랫소리가 복도에 이질적으로 울려퍼집니다.
반짝반짝 작은별,
아름답게 비치네.
동쪽하늘 에서도, 서쪽하늘 에서도.
반짝반짝 작은별…
노랫소리가 점점 멀어져가고,
좀비들이 소리를 따라서 일제히 한 방향으로 이동하는 것이 보입니다.
이제 복도에서 좀비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아요.
새벽의 캐비넛 안은 춥고 어둡습니다.
마트에서 인형을 챙길 때 부터 사화는 좀비들을 소리로 유인할 작정이었나봅니다.
사화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저 멀리서 발소리가 들리고,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캐비넛의 문이 열리며,
당신 앞에는 온 몸이 피투성이가 된 사화가 서있습니다.
상사화:…티오.
코와 입에서 피를 흘리며 당신을 바라보는 사화를 마주하자,
당신의 머리에 이스트베일의 그 서재에서 보았던 문장이 스쳐지나갑니다.
[좀비는 감염자를 건드리지 않는다.]
아,
이제 갑자기 이상하게 굴던 사화의 그 모든 행동이 이해되었습니다.
당신의 눈 앞에 있는 사화는, 감염자입니다.
[이성] 판정합니다. (SAN 1d3)
일렉티오 바시움:
SAN Roll
기준치:
34/17/6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rolling 1d3
(
1
)
=
1
이성 -1
도대체 언제부터일까요?
사화는,
이제 곧 좀비로 변해버리는 것일까요?
상사화:(고통스러운 기침을 연신 내뱉더니 네 앞에서 붉은 피를 토해내고, 입가를 닦아낸다. 너와 시선을 마주하면 네가 자신이 감염자라는 것을 알아차렸다는 걸 깨닫는다. 이전부터 준비해왔던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심장이 싸늘하게 식는 기분이 느껴졌다.) …최대한 마지막까진 비밀로 하고 싶었는데, 결국 이렇게 되어버리네. (짧게 욕을 내뱉고, 너를 올려다보는 얼굴에는 슬픔과 두려움으로 얼룩져있었다) 조금만… 조금만 기다려주면 안돼? 이 책을 완성할 때까지만이라도. 난 아직—(망가지지 않았어. 소리 없는 말이 혀끝을 맴돈다. 마지막 말은 내뱉지 못하고 다시 입을 다물며 너를 조금 간절함이 담긴 눈으로 바라보다 힘없는 목소리로 묻는다.) ......나를 죽일 거야?
일렉티오 바시움:(한참을 그저 말없이 가만히 널 바라본다. 언제부터였을까. 그게 중요한 문제는 아니었다. 네가 완성하고 싶다는 책, 그게 얼마나 중요한 것이기에. 가라앉은 시선에 붉은 네가 담긴다. 제 손으로 널 죽일 수 있을까. 좀비가 되어버린 너는 이제 제가 알던 그 '상사화'와 분명 같은 존재라고 말할 수 있을까. 한참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입술이 떨어지고 말이 흘러나온다.) ...글쎄. 죽여줬으면 좋겠어?
상사화:..... (네 대답에 순식간에 얼굴이 절망으로 일그러진다.) 나는 이걸 끝내야해. (그리고 제 품에 쥔 책을 더 꾸욱 쥐어낸다.) 지금은 말 못해. ..나는 널 물지 않아. (설마 전에 얘기 한것을 생각하고 있는건 아닐까, 불안해서 덧붙인다.) 나중에 네 손으로 끝내게 해줄테니까, 조금만 기다려주면 안돼? (다시 한번, 간절한 목소리로 말한다.)
일렉티오 바시움:(일그러진 얼굴이 보인다. 소중하게 쥐고 있는 책을 잠시 보다 숨을 뱉어낸다. 자신의 손으로 끝내게 해준다는 말도, 물지 않겠다는 말도 어쩐지 우습고. 그렇지만 언제부터 좀비였을지도 모를 네가, 그저 좀비였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는 이유로 여기에 두고가기도 그래서 네 간절함에 다시 답답한 숨을 뱉어낸다.) ...네 마음대로 해.
사화는 당신의 대답을 듣고 말없이 죽은 쥬드의 짐을 뒤져 식량과 약 등을 챙깁니다.
이젠 시체의 짐을 뒤지는것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잖아요?
그게 설령 자신이 죽여버린 생존자라고 하더라도 말이에요.
인간성을 잃어가는 사화가 낮설게만 느껴지는건
비단 그가 감염자라서, 라는 이유만은 아닐지도 모르겠네요.
상사화:(답답한 숨이 내뱉어지는 걸 바라본다. 그러면 괜히 눈물이 나올 것 같은 기분에 고개를 돌려버리고 짐을 챙긴다) ...가면서 이야기 해줄게. (지체할 시간이 없어. 그렇게 덧붙이고, 앞을 향해서 걸어간다.)
6월 12일 6am
학교를 빠져나오자 동이 트고 주위가 환해지고,
쭉 이어지던 아스팔트 도로 대신 초원에 난 흙길이 보입니다.
원래 도로였을 길위에 자동차로 지나간 듯 풀들이 눌린 흔적이 있습니다.
…정말로 캘버리에 가까워 진 것 같아요.
길을 걸으며 한참을 말이 없던 사화는 마침내 입을 엽니다.
상사화:내가 잠에서 깨어났을 때 쥬드가 내 가방을 뒤지고 있었어. …내가 감염자라는 걸 알고, 우리의 식량을 훔치려고 한 거겠지. 내가 그를 저지하려고 하니까 그자식이 내가 감염자라는걸 너에게 말 한다고 협박해서… 죽일 수 밖에 없었어. (그렇게 설명하고, 품 안에서 며칠간 붙들고 있던 노트를 꺼낸다.) 이걸 완성하기 전 까진 나는 너에게 아무것도 말해줄 수 없어. (하고, 네 눈치를 살피다가 덧붙인다,) ...걱정 마, 곧 완성되니까.
사화는 당신에게 그저 기다려달라고만 말하면서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아요.
오늘 일이 아니었다면 당신에게 감염자라는 것을 끝까지 밝히지 않았겠죠.
...당신은 문득 쥬드가 당신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이 생각났습니다.
저 말은 어디까지 진실일까요,
당신은 아직도 사화를 믿을 수 있나요?
일렉티오 바시움:(너 자신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것 같은 노트를 흘겨본다. 아무것도 말하지 못하겠다면서 기다려달라고 하는 넌. 그 모습은 평소 고집을 피우던 모습과 똑같다 싶었다. 믿음, 신뢰. 그런 것들은 애초 너와 나 사이에 존재하기는 하는 것인지. 믿는 건 한가지 밖에 없었다. 상사화가 일렉티오 바시움을 죽이지 않을거라는 것. 딱 그 하나뿐이었다. 그것이 '인간' 상사화에게만 한정된 것인지, '상사화'라는 존재에게 통용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렇기에 함께 걷고 있었지만 평소보다는 너와 거리를 두었다. 조금 느리게 반걸음 뒤로 걸음을 옮겼다.) 그런 네 노력도 별 도움은 되지 않았네. 얼마나 대단한 작품을 완성시키려고 그러는지.
각자 다른 생각과 불안감을 품고, 당신과 사화는 계속해서 걸었습니다.
한참을 걸어 정오가 될 때 쯤,
저 멀리 언덕 위로 십자가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언덕을 오르니 작고 오래되어 보이는 교회가 나옵니다.
아까 본 십자가는 교회 지붕에 달린 것이었나 봅니다.
가까이 가 보니 좀비들을 막기 위해 창문에 나무 판자를 덧댄 흔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꽤나 오래 전의 것인지 먼지가 끼어 있어요
상사화:... (네 말에는 대답할 수 없었다. 혹여, 제가 먼저 감염자가 되어버리면 무슨 수를 쓰더라도 내가 널 물어뜯기 전에 먼저 죽어버려야한다고 생각했으니까. 조금 느리게 따라오는 것을 알면서도 별 말없이 입술을 잘근 깨물고 지도를 들여다보다가 너를 향하 말한다.) 이제 곧 캘버리가 나와. 여기서 잠깐 쉬었다가 해가 지고 이동하자. (그렇게 말하는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확연했다.)
교회의 정문을 열자,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예배당 끝에 걸린 십자가입니다.
인기척이 하나 없는 예배당 안은 고요합니다.
상사화:(예배당 앞 쪽으로 지친 발걸음을 이끌고 가서 짐을 푼다. 네 쪽은 돌아보지도 않은 체 중얼거린다.) 교회 둘러보고 싶으면 둘러봐. 난 이거 쓸테니까….
일렉티오 바시움:(캘버리 안으로는 들어가지도 못할 널 조용히 보다 시선을 돌려버린다. 교회 안으로 들어서면 조용한 예배당을 가만 둘러본다. 어차피 너는 완성시켜야할 그것에 바빠 정신이 없을테고.)
당신은 사화를 방해하지 않기로 하고 예배당 안을 돌아봅니다.
예배당의 정면에는 [단상]이 있고,
위에달린 [십자가]를 중심으로 양 옆에는 [피아노]와 [계단]이 보입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예배당 정면에 있는 단상부터 살펴본다.)
나무로 된 단상은 가슴께까지 오는 높이입니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 먼지가 쌓인 단상 위에는 성경이 놓여있습니다.
먼지를 걷어내고 성경을 들어올리자 사이에 펜이 끼워져있습니다.
펜을 따라 성경을 펼치자,
마지막으로 예배를 드렸을 때 사용했을 구절에 밑줄이 쳐져 있습니다.
여호와여 나를 버리지 마소서
나의 하나님이여 나를 멀리하지 마소서
속히 나를 도우소서
주 나의 구원이시여
-시편 38장 22절
당신은 이 문장으로 이 교회에서 마지막으로 드린 예배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세상의 멸망이 도래했으니 구원을 바라는건 어찌 보면 당연할지도 모르겠네요.
일렉티오 바시움:(성경을 살펴보며 그저 다가온 멸망의 두려움에 구원이라도 바라는 기도를 했겠네하는 생각을 짧게 하고는 흥미잃은듯 위에 달린 십자가를 본다.)
예배당 중앙에 걸린 십자가 입니다.
높고 까마득해요.
십자가에 손을 대어보니 어라,
뭔가 절그럭 거리는 소리가 납니다.
십자가의 뒷면에 손을 넣어보니 차갑고 울퉁불퉁한 감촉들이 느껴지는게…
열쇠묶음 입니다.
교회의 열쇠들을 여기에 두었나 보네요.
일렉티오 바시움:(열쇠들을 챙기고 피아노 쪽으로 간다.)
뚜껑이 닫힌 그랜드 피아노 한대가 놓여있습니다.
피아노 위엔 사람들이 사용했을 찬미가와 달력이 놓여있습니다.
날짜마다 엑스표가 쳐진 달력은 지금으로부터 일년 전의 것입니다.
달력을 넘기자 달마다 교회의 중요 행사들이 적혀있습니다.
하지만 좀비사태가 터진 이후부턴 각 날짜칸마다는 엑스표시가 쳐져 있는게,
마치 이 교회안에서 생존한 일수를 센 것 같습니다.
엑스 표시가 끊긴 날짜는 xx월 xx일,
좀비사태가 일어나고 대략 한달 후 입니다.
이 칸은 엑스 표시 대신 동그라미가 쳐져 있네요.
일렉티오 바시움:(X와 O의 차이가 뭘까 구원을 기도한 날 뭔가 다른 걸 보기라도 했을까. 피아노를 눈으로만 보고 상사화쪽을 흘긋 보고는 계단으로 간다.)
좁은 나선계단입니다.
위층의 다락방으로 향하나 봅니다.
계단이 시작되는 곳에는 [기도실]이라는 팻말이 있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기도실을 눈으로 읽고는 들어간다.)
계단을 올라가자 문 하나가 있고,
그 문엔 기도실 이라 적힌 팻말이 걸려 있습니다.
그런데 문이 안에서 잠긴 건지, 잘 열리지 않습니다.
열쇠가 있어야 할것 같아요.
일렉티오 바시움:(가져온 열쇠뭉치로 맞는 열쇠를 찾아본다.)
당신은 아까 얻은 열쇠들을 하나하나 끼워 맞춰보았습니다.
몇번의 시도 끝에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엄청난 악취가 느껴집니다.
당신은 이 악취가 슬프게도 익숙합니다.
지독하게도 맡아온, 시체가 썩는 냄새입니다.
[이성] 판정합니다. (SAN 0/1)
일렉티오 바시움:
SAN Roll
기준치:
33/16/6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성 변동없음.
당신은 눈살을 찌푸리고 소매로 입을 틀어막은 후 어둑한 기도실 안을 돌아보았습니다.
좁은 기도실 안을 열명 정도 되는 사람들,
아니, 이제는 썩어 백골이 되어가는.
시체들이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시체들의 정 중앙에는 그들이 마지막으로 피워낸 향로가 보입니다.
아마도 이 사람들은 교회에서 삶을 이어가다,
마지막 예배를 드리고 이곳에서 단체로 생을 마감했나 봅니다.
자신들이 믿는 신에게 구원을 바라면서 말이에요.
그들의 마지막 기도대로,
그들의 영혼은 구원받았을까요?
일렉티오 바시움:(이런 걸로 구원을 받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건지. 달력에 그러져있던 동그라미는 이걸 위한 것인가 싶어 소매로 코와 입을 가려 특별한 것이 없을지 살펴본다.)
" [관찰] 판정이 가능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79
판정결과:
실패
시체들 사이에서는 악취만 풍겨 올 뿐입니다.
더이상 볼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딱히 살펴볼 건 없어보여서 문을 닫고 나온다. 계단을 다시 올라간다.)
당신은 사화에게 돌아왔습니다.
몸을 웅크리고 미친듯이 노트에 무언갈 적어내려가는,
이젠 익숙한 그 뒷모습이에요.
상사화:(한참을 글을 쓰고 있다가 이윽고 손이 멈춘다. 뒤를 돌아보고, 너를 발견하면 환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가 책을 들어보인다.) 야, 이것봐. 완성했어. 드디어… 완성했어. 바이러스의 치료제 공식이야.
일렉티오 바시움:(바이러스의 치료제 공식이라고 말하며 보이는 것에 네가 그런 것도 할 수 있었던가 잠시 의문이 들지만, 책을 살펴본다.)
책 속에는 한 장 한 장, 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은 수식이 적혀있습니다.
상사화:너와 폐허가 된 연구실을 지나갔을 때, 거기서 한 문서를 읽고 난 후 꿈에 누군가가 나와서 거래를 제안했어. 내가 감염되면 바이러스 치료제를 만드는 법을 알려주겠데. 원래 감염 후 24시간이 지나면 좀비로 변하지만 치료제의 공식을 완성하기 위해서 100시간으로 늘려줘서 아직 괜찮은거고….
일렉티오 바시움:(빼곡히 적힌 수식들을 눈으로 훑어읽는다. 이런것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이게 잘못된 공식은 아닌 것 같았다. 100시간 중 남은 시간이 어느정도인지 잠시 가늠해보고.) 이게 진짜인지 확인해봐야지.
상사화:확인은 내가 아니라 과학자들이 해주겠지. 계약을 하고 100시간의 카운트다운을 맞춰 놨어. (그렇게 말하고는 손목시계를 확인한다.) ….이제 16시간 남았네.
일렉티오 바시움:(16시간. 꽤 애매한 시간이었다. 잠시 가만히 널 바라보다 다시 말을 꺼낸다.) 그래서, 이제는 뭘 할건데.
상사화:글쎄. (아무래도 치료제가 완성될 때까지 제가 인간으로 남아있을 가능성은 없겠지. 네 시선을 빤히 마주하다보면 그제야 이제 곧 자신이 죽는다는 것을 실감한건지 가슴이 덜컹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 들었다. 죽는 것 자체에는 별 감흥이 없었지만 너를 바라보니 왜인지 아주 조금 미련이 남았다.) …캘버리까지는 하룻밤만 걸어 가면 될 거야. (네게서 책을 다시 가져가고 예배당 쪽으로 돌아간다.) 한 숨 잤다가 출발해도 돼? ....피곤해서 오늘은 더이상 못 걷겠네.
일렉티오 바시움:(치료제는 네게 시험할 수도 없겠지. 피곤하다고 말하는 것에 마찬가지로 걸음을 옮긴다. 창문에 덧댄 나무판자 사이로 바깥을 살펴보고는 자리를 잡았다.) 알아서 해. (네게 딱히 할 말은 없었다.)
사화가 당신에게 힘들다는 말을 먼저 꺼낸 것은 이번이 거의 처음인 것 같네요.
힘들 만도 하지요.
바이러스에 감염된 채로 그 ‘치료제’를 적어내리느라 사화는 몇날 며칠을 밤을 샜으니까요.
상사화:(너를 따라 예배당 중앙에 옷가지 몇개를 펴고 그 위에 쓰러지듯 눕고는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며 눈을 두어번 깜박인다. 며칠간 밤을 새서 정신도 몸도 피곤한데 착잡한 기분에 잠에 들지는 못한다. 눈을 두어번 깜박이다가 네 쪽으로 향해 입을 연다.) 야.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묻는다) ..손 잡아주면 안 돼?
일렉티오 바시움:(손잡아 달라는 말에 원래라면 내가 왜. 라고 바로 튀어나왔겠지만 한참 정적이 흐른다.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공기마저 멈춘 것같은 시간이 흐르고 나면 나직히 입을 열고 다시 눈을 감는다.) ...잘 자. (잠들기 힘든 낮은 길었다.)
상사화:(긴 정적에 한숨만 길게 내쉬다 처음 들어보는 것 같은 네 인사에 눈을 살짝 키운다. 조금은 다정하게 들리는 네 목소리에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고민하다 목이 메이는 기분에 생각을 멈추었다. 몸을 반대쪽으로 향해 웅크려 있다가 다시 네 쪽을 바라본다. 그럼 손을 뻗어내 네 손을 꼬옥 잡는다. 맞겹친 피부 사이로 흰 손가락을 조금 꼼지락거리다 저도 눈을 감는다.) …잘 자. (몇 번 해보지도 못한 말을 입에 담고 기절하듯 잠에 빠진다 )
당신의 인사를 마지막으로 사화는 눈을 감고 기절하듯 잠에 빠졌습니다.
예배당 안은 고요하고,
공기중에 부유하는 먼지들이 빛을 받아 반짝입니다.
창틈사이로 비치는 오후의 나른한 햇빛에 의해 십자가의 그림자가 예배당에 길게 깔리면서,
십자가의 음영은 공교롭게도 잠든 사화를 가로지르네요.
잘 자라는 당신의 인사 때문일까요,
아니면 마침내 노트를 완성해서 일까요.
때묻은 노트를 껴안고 바닥에 웅크려서 곤히 잠든 사화의 모습은 그 어느때보다도 평온해보입니다.
당신과 사화가 함께 할수 있는 남은 시간은 앞으로 16시간.
내일 당신이 잠에 들땐 사화가 없이 혼자 잠들어야 하겠죠.
……
언제 잠이 든걸까요.
눈을 떴을때 가장 먼저 보이는건 당신을 내려다보는 사화입니다.
해가 지는 시간인지 아직 잠이 덜 깨 흐릿한 시야에 보이는 주변은 온통 붉은 빛으로 일렁입니다.
당신을 바라보는 사화의 눈시울마저도 붉게 보이는 것은 노을 탓이겠죠.
당신과 사화는 끼니를 해결하고, 함께 걷는 마지막 여정을 떠났습니다.
밤이 되고, 별이 하나둘씩 떠오릅니다.
자동차나 건물의 불빛도, 공장의 매연도 없는 밤하늘은 맑고 선명합니다.
문득 걸음을 멈추고 올려다 보면 쏟아질 듯한 별들로 가득한 밤하늘은 매우 아름다워요.
안전지대가 정말로 가까워졌는지,
이따금 지나치는 표지판들은 캘버리 교도소로 향하는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둘은 언제나처럼 한참을 걸었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요.
손목시계를 들여다 본 사화는 당신의 옷깃을 당기며, 지평선 너머로 손짓합니다.
6월 13일 6am
고개를 들자 저 멀리 지평선 너머에선 서서히 어둠이 걷히고 있고,
그 반대편으로는 캘버리 교도소, 당신들의 목적지인 안전지대가 보입니다.
이 긴긴 여정의 끝이 보여요.
작게만 보이던 캘버리는 이제 꽤나 시야에 가까워졌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긴 여정이 끝을 알리듯 캘버리 교도소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인다. 이곳만 넘어서면 잡힐듯 캘버리가 보였다.)
거의 다 왔네.
상사화:여기까지 같이 오게 될 줄은 몰랐는데... (그리고는 손목시계를 한번 들여다보고 말한다) 한시간 정도 남았네. (캘버리를 향한 100시간을 채우기 까지. 같이 해가 뜨는 거라도 보러 갈래, 문득 물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그게 이제 무슨 상관이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면 품에서 치료제의 공식이 적힌 책을 꺼내 네게 쥐어준다.) 자, 이걸 들고 캘버리로 들어가.
내가 여기까지 걸어오면서 어떤 게 제일 덜 고통스러울까, 고민을 많이 해봤는데…. (가만히 총을 네게 쥐어 주고는 너를 올려다본다.) 약속…했으니까.
일렉티오 바시움:(네가 건내준 책과 총을 쥐고 시선을 맞춘다. 지평선 너머 느리게 떠오르는 태양사이로 널 본다. 총의 묵직한 무게감이 손가락 끝으로 전해진다. 네가 한 약속에 가까웠지만, 문득 차오르는 호기심을 뱉어냈다.) 내가 이걸로 널 쏘지 않으면, 넌 뭘 할까. 어차피 이걸 사용하든 사용하지 않든, 이대로 내가 캘버리로 가면 나와는 상관없잖아. (운이 좋지 않게 이 근처를 돌아다니던 생존자가 너를 만나 화를 당하더라도, 그건 저와는 상관없는 일이었으니까.)
상사화:글쎄. 괴물이 되어서 너 같은 사람들을 씹어먹고 있겠지. (이 상황에서 이런 질문을 듣고, 또 이렇게 성실하게 대답하는 것까지 왜인지 웃음이 나올 것 같아서 입꼬리만 당겨낸다.) 그래, 너한텐 상관없을 것 같네. (어차피 네가 하지 않으면 내가 할 일이었으니까. 네게서 총을 뺏어들고 총구를 제 머리를 향해 겨눈다. 어차피 이제 곧 완전히 미칠 건데, 잠깐 네 앞에서 미친척 하는 건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도 이렇게 마지막을 너와 보낼 수 있는 건 나쁘지 않다고 생각이 들었다.) 어디서 들었는데, 사람을 무너뜨리는 방법이 그 사람의 일부가 되었다가 사라지는 거래. (애초에 그 남자의 제안을 받아드린 이유가 뭐였을까. 안전지대가 더 이상 마냥 안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일까. 아니면 저에게 제 삶의 무게는 지금 제 손가락이 걸쳐진 이 총의 방아쇠 만큼이나 가볍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어째서인지 네 앞에서는 욕심이 났다.) …난 네게 일부가 되었을까?
일렉티오 바시움:(가져간 총을 스스로 자신에게 겨누는 모습을 보면 너도 꽤 담담하다 싶었다. 정해진 시간, 다가온 죽음의 순간을 맞이하는 네 모습이 오히려 제게는 낯설었다. 너라면, 오히려 죽고 싶지 않다고 매달릴 줄 알았다. 그러나 제 생각보다 네게는 네 목숨이 그렇게 가벼웠나보다. 네가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더라면, 같이 캘버리로 들어갈 수 있었을까? 애초 일이 이렇게 된 이상 그런 가정도 우습다. 만약 그랬다면, 그때 작은 그 학교에서 이 결말을 맞이해야했을테니까. 그저 신기했던 것은 네게 이런 희생정신이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네 질문에는 빨리 답을 돌려줄 수 없었다. 일부가 된다는 것은 뭘까. 네 존재가 얼마나 영향력을 행사하는가에 대해 묻는다면 글쎄... 네 존재 없이 생을 유지할 수 있냐고 물으면 큰 망설임없이 답을 돌려줄 수 있었다.) 그게 중요해?
상사화:(네 대답은 어떻든 상관없었다. 아니, 차라리 이게 나을 것 같았다. 네가 혹여 다른 대답을 했으면 잠깐, 아주 잠깐 동안만이라도 살고 싶어질 지도 몰랐으니.) ……. (이 복잡한 기분을 설명할 방법이 없어서 침묵만 유지한다. 그저 체한 것처럼 속이 답답했다. 평소에도 딱히 오래 살고 싶단 생각을 한 적도 없었고, 제 별 볼일 없는 목숨이 이렇게 쓰이는 건 오히려 잘 된 일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 순간만은 왜 이렇게 슬픈 건지. 무엇이 슬픈 건지는 정확히 알지 못했다. 더 기다렸다가는 네게 살려달라고 애원이라도 할 것 같아서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것 같은 눈을 잠깐 감았다가 다시 뜬다. 인상을 찌푸리고, 입꼬리를 조금 위로 당겨낸다. 그리고 끝까지 너를 흐린 두 녹안에 담아낸다.) 안녕. (한없이 가볍게만 느껴졌던 방아쇠가 눌러진다.)
안녕,
그 말을 마지막으로 당신은 등을 돌려 안전지대를 향해 달음박질합니다.
당신은 숨을 몰아쉬며 눈 앞의 까마득히 높은 콘크리트 벽을 올려다 보았습니다.
호흡을 가다듬고 문을 두드리자 안에서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려옵니다.
잠시후 높은 철문이 당신 앞에서 열립니다.
비로소 당신은 안전지대에 도달했습니다.
수많은 생존자들이 당신을 반겼지만 당신 곁에 사화는 없네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함께한 것이 좀비 사태 이후 처음이건만, 어쩐지 허전하게 느낍니다.
….
시간은 빠르게 흘러 당신이 안전지대에 합류하고 수 주가 지났습니다.
연합정부는 노트의 내용이 치료제를 만드는 공식이라는 것을 처음엔 믿지 않았지만
몇몇 학자들이 이 공식을 본 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고
오늘, 처음으로 노트의 공식을 사용한 실험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치료제의 이름은 노트의 작성자인 사화의 이름을 따서 MAGIC LILY라고 불러질 예정이라고 하네요.
그 과정 동안 수십개의 사본이 만들어지고
오늘에야 비로소 당신의 손에 노트의 원본이 돌아왔습니다.
그동안 겨를이 없어서 펼쳐보지도 못했던 노트는 여러 사람들의 손을 타 처음보다 더욱 낡고 너덜거립니다.
당신은 이제야 사화가 남긴 노트를 펼쳐보았습니다.
한장,한장 노트를 넘기면 당신이 알아볼 수 있는 모국어로 적힌 것 외에도
프랑스어, 스페인어, 독일어, 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로 바이러스의 치료제를 만드는 공식이 빼곡하게 적혀있습니다.
당신은 노트를 빠르게 넘겨 마지막 장에 도달했습니다.
그리고 노트의 맨 마지막장에 적힌 것은...
END 1.
이것은 모두 너를 위한 선택
일렉티오 바시움 생환
상사화 로스트
짧기만 한 밤은 이렇게도 잔인하게 또 새로운 아침 해를 아무렇지 않게 허락하겠지.
אלי אלי למה עזבתני
후...기..... (스포 있습니다........)
이게 무슨 일이죠
아니 다들 캘백시 가서 성사했어요 ^^ 하길래 굉장히 궁금하던 시날이긴한데
난 거의 강제 탈관해서 왔다네 (근데 너 못할거잖아)(죽을 것 같음)
일렉아 사화야 대체 나한테 왜 그러니
아무튼 이번에도 시나리오 준비하면서 머리 좀 뽀겠습니다.
일단은 사화가 저렇게 희생정신이 있을까 싶어서... 근데 일단 희생정신 까지는 아니고 뭐랄까 목숨 하나에 많은 사람들 살릴 수 있는거면 그게 더 이득이라고 생각한거라네요. 애초에 구질구질하게 살고 싶었던 것도 아니고. 이대로 치료제 안 나오면 다 죽는건데 그것보단 저게 낫지 않을까 했다네요.
덤덤한것도..... 죽음에 대해서 덤덤한것도 있고.... 그리고 나도 사화도 이제 깨달았는걸. 붙잡으면 자기만 비참해지는거.
맞아 저기서 사화가 안 죽고 살아서 좀비가 됐으면 후속시날 다녀올 수도 있었는데.... 그럼 좀비가 된 시간동안에는 인간 물어 뜯을건데 그것 또 싫었다네요... 무엇보다 마지막은 인간인 모습으로 일렉이랑 있고 싶었고. 그런데 관캐 앞에서 스스로 죽는거라니 미친 내가 왜 그랬지 현실에서 이러면 안돼요... 진짜 안돼요..... 제발 안돼요 커뮤고 티알이니까 그런걸로만 즐겨주세요........ 난 진짜 시간나면 일렉이랑 사화 데리고 심리상담 좀 데려가고 싶어요.
애초에 사화라는 캐릭터가 조각조각 난걸로 어떻게 해서든 뭘 만들어보자 해서 만든 캐릭터라 뭘 부어도 부어도 새어나가기만 하는 것 같아요. 애정결핍이 그런거겠지. 그래서 개인적으로 제가 얘한테 애정이 많이 가고 또 이 관계를 쉽게 놓치를 못하겠어요. 이건 개인적인 오너 욕심이에요. 제가 젤 나쁘네요 이걸 어떡하죠. 그냥 머리 비우는게 최선일까요 아니 애초에 넌 내가 이름을 잘 못 지어준 것 같아 (5억번째로 말하고 있는 중)
마지막 문구는 히브리어로 "알리 알리 라마 사박 다니", 뜻은 '하나님이시여 하나님이시여 나를 왜 버리시나이까?' 랍니다... 성경의 마태복음에서 나온 구절인데 제가 좋아하는 구절 중에 하나에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실 때 외치신 말이에요. 신앙적인 이야기는 빼고 하자면 사화는 노트 중간중간에 저런 글귀 써놓을 것 같아요. 본인은 기독교인까진 못될거라고 생각하는데 성경은 다 읽었고 책 내용을 좋아한데요.
아 이건 나중에 관오님께서 알려주셔서 생각난 건데 원래 시날에서는 교회에서 잠들때 잘 자라고 말해줄래? 했던걸 제가 손잡아달라고 개변했는데 일렉이 손도 안 잡아주고 그냥 잘 자라고 했네요. 뭐죠? 아무튼 키퍼로써 가장 좋은 점은 이렇게 먼저 손 잡아놓구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인 것 같아요. 근데 왜 네 사랑은 얻을 수 없니? (박살입니다 지나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