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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 실라 화이트 & 세리나 힐 - 워더링 하우스

페어/세실

by 시크SYK 2022. 11. 22. 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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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C PC

실라 화이트


세리나 힐

 

시나리오 시나리오 링크 END
워더링하우스   4
플레이 날짜 플레이 시간 트리거요소 (드래그로 확인)
2022년 11월 21일, 23일 10시간  

 

세리나 힐:야옹
꺄아 좋아
-
[워더링 하우스]
2022년 11월 21일
kpc: 실라 화이트 pc: 세리나 힐
눈을 끔벅입니다.
정신이 멍합니다.
이상하게도 주변이 소란스럽습니다.
창밖에서 흘러들어오는 환한 빛이 어째서인가 지나치게 낯섭니다.
아까까지만 해도 짙은 밤이었던 것 같은데, 시간이 이렇게 빠르게 흘렀을 줄은 몰랐습니다.
그러니까, 사흘 뒤는 당신의 결혼식날입니다.
네, 상대의 얼굴도 모르고 이름과 그 상대 집안의 명성만 익히 들어 알 뿐인 마음 없는 정략 결혼 말입니다.
이 지진한 시대의 결혼은 대체로 그런 식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놈의 가문의 명성.
그걸 유지하기 위해 감정을 팔아서…
그러나 당신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이 저택의 모든 이들은 결혼식을 준비하느라 바쁩니다.
당신을 위한 예복과 함께 오페라 하우스를 통째로 빌려 이 결혼을 만인이 축하한다고…
잠깐, 뭐라고요?
당신은 떠올립니다.
그 히스 꽃밭에서 당신은 실라와 이별했습니다.
이별의 이유는 명백히 당신의 결혼을 취소시키기 위한 그의 행동 때문이었을 텐데요.
도대체 이게 무슨 소리인가요?
난데없이 정략 결혼이라뇨?
없던 일이 된 게 아니었단 말인가요?
의문을 추스르기도 전 사용인이 들어와 기쁜 낯으로 당신에게 의복을 건넵니다.
사용인:출발 준비를 도와드리겠습니다, 아가씨. 오늘 저녁 오페라 하우스로 이동할 다른 준비가 모두 끝났답니다.
세리나 힐:뭐? 오페라 하우스? (이게 무슨 상황인지 파악을 해보려고 되묻는 사이 사용인들이 다가와 옷을 입힌다.)
사용인:네, 설마 잊으신 건 아니시죠? 수도에서 가장 유명한 장소에서 결혼식이라니! 정말 멋지지 않나요? 그곳에서 결혼 축하 파티와 공연까지 다 있을 예정이라네요!
세리나 힐:내가 결혼을 한다고? (정말이냐고 묻는 투. 왜?라는 말이 목끝까지 올라왔다가 다시 들어간다. 사용인에게 물어봤자 뻔한 답이 나오겠지. 여기서 안 간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아 가자고 고개를 끄덕인다. 가면서 무슨 일인지 알아봐야겠다.)
사용인:네, 그 유명한 화이트 가문의 자제분과 약혼 하셨잖아요? 비록 얼굴을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은 없지만, 왕가와 직결되어 있는 거대한 가문이니 분명 결혼이 성공한다면 이 저택의 위상이 엄청나질 거라 들었답니다. 소문으로는 그 자제 분도 굉장한 신사분이시래요. 혼담이 몇 개나 들어왔는데도 구태여 아가씨께 먼저 정략혼을 청하다니, 좋은 징조가 분명해요!
정말 놀라울 만큼 기억에 없는 내용입니다.
아니, 사실 이미 놀랐습니다.
놀란 것 같아요.
화이트.
화이트라.
그러니까 혹시 그 자제라는 사람이……?
실라의 가문이 그 정도로 유명한, 왕가와 연결된 집안이었던가요?
아니었던 것 같은데요.
아무리 생각해도.
갑작스레 다시금 들이닥친 정략 결혼도 그렇고,
결혼 축하 파티?
공연?
…오페라 하우스에서의 결혼식?
감이 오는 게 하나도 없습니다.
와중에 사용인은 당신의 머리를 빗으로 쓸어주고 옷매무새를 정돈합니다.
이 모든 일말의 정돈된 손길을 받다보면 묘한 인상을 받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요, 린튼 가와의 결혼식 전 실라가 당신에게 건넨 돌봄과 동일합니다.
하지만 고개를 들면 그곳에 실라는 없습니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걸까요.
어느 정도 준비가 끝난 이후 사용인은 짐을 챙겨 당신을 저택 입구에 대기한 마차로 데려갑니다.
마차는 오페라 하우스로 향할 준비를 끝마쳤습니다.
지금부터 당신이 향할 오페라 하우스는 수도에서 가장 유명한 장소입니다.
오페라 하우스라기보단 거대한 궁전에 가깝다 했죠.
1층에 준비된 거대한 홀에서는 연말마다 가장 성대한 파티가 열린다 들었습니다.
사용인은 곁에서 그 성대한 파티가 열리고 왕족과 고위 귀족들이 모이는 장소에서 당신의 결혼 축하 파티와 공연, 나아가 식까지 진행될 거라 들뜬 목소리를 냅니다.
마차에, 탈까요?
세리나 힐:(머뭇거리다가도 결국은 화이트라는 이름에 끌려 마차에 탄다. 혹시 하는 마음에.)
마차를 타면 마차 바퀴가 미약하게 덜컹이며 당신을 데리고 이동합니다.
눈앞의 풍경은 당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바뀔 따름입니다.
오전에 출발한 마차는 오후가 지나 저녁에 가까워지고 나서야 거대한 오페라 하우스의 외곽을 마주합니다.
오페라 하우스는 해안가의 절벽 근처에 자리해 있습니다.
거대한 크기로 도시 외곽에 위치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바글댑니다.
바다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절벽 위에는 들꽃이 피어 있습니다.
절벽 아래로 내려가면 산책로로 인기가 많은 해안가가 존재합니다.
이미 도착해 있는 수많은 마차와 사람들이 보입니다.
화이트 가와의 결혼은 왕실에서도 직접 사람을 보내 축하한다던가요.
당신이 마차에서 내리고 오페라 하우스의 입구로 향하자 떠들며 입구 안으로 들어가던 사람들이 잠시 행동을 멈춥니다.
짐을 들고 당신을 따라오던 시종들도 따라 걸음을 늦추었습니다.
세리나 힐:(주위에 아는 얼굴이 있는지 둘러본다.)
주위를 둘러보면,
눈에 익을 수 밖에 없는 얼굴이 하나 있습니다.
“주인공이 모두 모였네!”
누군가의 탄성과 같은 외침을 증명하듯 실라가 당신을 똑바로 응시하고 있습니다.
그 얼굴을 바라보고 있자면, 마지막 기억 속에서와 달라진 게 없습니다.
구태여 다른 점을 꼽으라면 조금 더 깨끗해졌다는 것?
마지막으로 조우했을 때 너덜하게 자리했던 상처가 조금도 없다는 것.
남루하지도, 슬퍼보이지도 않은 당당한 외관은 미미한 오만함이 깃든 영락없는 대귀족의 태도입니다.
가꾸어진 머릿결은 단정하며 입은 옷에서는 귀태가 흐릅니다.
그러나 당신이 알던 실라가 맞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을 한 번에 사로잡은 모양새가 낯설지 몰라도 그는 실라입니다.
당신에게 고정된 저 두 눈이 알립니다.
당신 이외 그 무엇에도 관심을 주지 않는 눈이.
실라 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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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나 힐:아, (작은 탄성이 저도 모르게 튀어나왔다. 믿을 수 없었다. 정말로 너일까? 정말로? 어떻게나 왜냐는 질문은 필요없었다. 어떻게든 돌아왔다면, 네가 여기 있다면 그걸로 충분했다. 지금 이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 눈이 마주치자 홀린 듯 그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실라 화이트:(당신을 발견하면 한걸음에 다가갑니다. 이 순간을 오래 기다려 왔다는 듯이, 다른 이들은 전혀 신경쓰지 않은 체.) …반갑습니다. 실라 화이트라고 합니다. 먼 길 오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예의바르게 몸을 숙이고, 당신에게 장갑을 낀 손을 뻗습니다.) 저희, 이번이 처음 만나는 거지요? 비록 정략으로 맺어진 인연이지만 부부가 될 몸이니 결혼식까지의 사흘 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첫 인상은 나쁘지 않았을까 모르겠군요.
세리나 힐:(되려 네가 다가오자 놀란 몸이 굳는다. 아직도 이 상황이 꿈만 같았다.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눈 앞에 놓인 손을 바라본다. 혹시 이번에도 닿으면 사라질까 무서웠다. 동시에 궁금했다. 정말로 네가 맞을지. 떨리는 손끝을 조심스럽게 네 손 위에 올린다. 움직이고, 말하고...) 아, (그리고 닿을 수 있었다. 그러니까 이건 현실이 맞았다. 그제야 약간 안도하려는 순간 처음이라는 단어가 귀에 박힌다. 동시에 흔들리는 눈빛.) ...정말 처음 맞나요? (가느다란 목소리로 묻는다. 하지만 답을 들을 자신이 없어 겨우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못 들은 걸로 해주세요. 세리나 힐이라고 합니다. 오늘... 아니,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실라 화이트:(손끝에 닿은 온기는, 살갗아래 느껴지는 박동은 그 어느때보다 선명합니다. 미소에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미소로 화답합니다.) 저야말로 잘 부탁드려요. 음... 그래, 일단 사흘간의 일정을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오늘 밤에는 웰컴 파티가 가볍게 준비되어 있고, 내일은 축하하러 내려온 왕실 사람들과 우리를 위한 오페라 공연이 예정되어 있어요. 모레에는 결혼을 축하하는 마지막 파티가 꽤 큰 규모로 열린다고 합니다. 알고 있겠지만 결혼식은 3일 뒤. 일정이 생각보다 빡빡한 만큼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 할게요.
맑은 웃음소리가 잇따릅니다.
얼마만에 듣는 실라의 웃음소리던가요.
무언가를 더 말해야 할까 입을 연 순간,
그는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눈살을 찡그립니다.
실라 화이트:아, 이만 들어가봐야겠어요. 웰컴 파티에서 다시 제대로 대화하죠. 힐- 아니... 세리나라고 불러도 될까요?
세리나 힐:(온기가 맴도는 손에서 눈을 떼지 못하다가 한 박자 늦게 답한다.) ... 네. (그리고 자리를 뜨려는 당신을 붙잡고 묻는다.) 아, 그... 저도, 이름으로 불러도 될까요?
실라 화이트:(조금 놀란 듯 붙잡힌 손을 내려다보더니,) 당연하죠. (이내 환한 웃음을 짓습니다.) 나중에 봐요,... 세리나.
그 말을 뒤로 실라는 사라집니다.
세리나 힐:(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네가 사라진 쪽을 한참동안 바라보다가 정신을 차리고 오페라 하우스를 둘러본다.)
당신는 오페라 하우스로 들어섭니다.
들어서기 무섭게 궁전이라는 명색이 무색하지 않게끔 휘황찬란한 샹들리에와 기둥, 황금 장식이 당신을 반깁니다.
1층
경쾌한 음악 소리가 홀 내부에 퍼집니다.
삼삼 오오 모인 귀족들이 곳곳에 포진된 상태입니다.
실라는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 옆에 서있습니다.
몰려든 사람들을 보아 받고 있는 관심이 지대한 모양입니다.
안 그래도 아까부터 당신을 알아본 몇몇 사람들이 지나가며 인사합니다.
내용은 시답잖은 것을 주로 합니다.
모르는 얼굴이 아는 체를 해오네요.
: 아, 힐! 나 기억 나나? 사돈의 팔촌에 오촌의 친구의 아버지, 바튼 윌슨 말일세! 자네의 1세 생일 잔치에서 봤었는데, 이렇게 많이 컸군!
결혼 축하드려요, 세리나 힐 씨. 저는 일찍이 화이트 가와 힐 가가 잘 될 거라 굳게 믿고 있었답니다.”
대충 대답해주고 빠져나옵시다.
세리나 힐:아, 네. 기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기 저를 찾는 사람들이 있어서요. 가봐야 할 것 같아요. 파티 재밌게 즐기길 바랄게요.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한다.)
: 아주 바쁘구만! 그럼 아쉽지만 나중에 또 대화하자구.
세리나 힐:(적당히 웃어보이고 자리를 빠져나온다. 그리고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 정확히는 네가 있는 쪽을 바라본다.)
콘서트 홀의 2층 좌석으로 향하는 계단입니다.
내일 오페라를 볼 때 가볼 수 있겠군요.
지금은 볼 일이 없습니다.
세리나 힐:휴게실이 저쪽에 있었던 것 같은데... (휴게실 입구 쪽으로 가본다.)
휴게실로 이어지는 입구입니다.
이곳 오페라 하우스는 VIP 게스트를 위한 숙소를 따로 마련해두었는데,
숙소로 이어지는 계단이 휴게실 안에 자리해 있습니다.
세리나 힐:(안에 들어가서 계단 쪽을 기웃거려본다.)
휴게실 입구로 들어서면 여전히 사람이 몇 이미 자리해있는 휴게실을 마주합니다.
숙소로 향하는 계단이 놓여 있습니다.
숙소로 올라가 짐을 풀고 잠시 휴식을 취함이 가능합니다.
또한, 휴게실 입구 옆에 놓인 테이블 위에 놓인 책을 발견합니다.
아마 화이트 가에서 가져온 것 같은데…
살짝 봐도 괜찮지 않을까요?
세리나 힐:(책을 펼쳐본다.)
내용을 들추면, 빽빽하게 들어선 글자들에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정신력 판정합니다.
세리나 힐:
정신
기준치:50/25/10
굴림:23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어딘가에서 지독한 시선이 느껴지며 미미한 오한이 듭니다.
정신을 다잡고 글자를 읽으면 몇 가지 단어를 건져냅니다.
세뇌에 관한 이야기 같습니다.
정신 조종을 통해 바라는 대로 사람을 조종하고 무언가에 대한 기억을 지울 수 있다……?
그 경우 큰 감정과 기억을 공유한 이의 접촉을 통해 벗어날 기회가 선사될 지도 모른다…….
세리나 힐:(어깨를 쓸며 책을 내려놓고 휴게실 밖으로 나간다. 아까 반대쪽에 식당이 있었던 것 같은데... 어떤 곳인가 살펴볼 생각으로 가본다.)
오페라 하우스에서 지내는 동안 식사는 이곳에서 해결하게 될 것입니다.
아직은 식사 때가 아닙니다.
세리나 힐:(다시 휴게실로 돌아와 계단을 통해 배정받은 숙소로 올라간다.)
숙소에서 당신의 사용인을 마주합니다.
사용인:아, 아가씨. 오페라 하우스는 잘 둘러보셨나요? 웰컴 파티 준비를 도와 드리려 찾아왔습니다.
세리나 힐:응. 둘러봤어. 믿기 힘든 것도 봤고... (제가 걸어온 길을 바라보다가 다시 사용인을 본다.) 파티 준비는 뭘 하면 돼?
사용인:정말 멋지죠?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2층 에서 홀을 내려다보세요! 정말 어마어마하게 크고 화려합니다. (세리나를 데리고 방으로 가요.) 파티에 어울릴 만한 드레스를 준비했답니다. 거의 처음으로 부부 될 사람들의 모습을 공식적인 자리에서 드러내는 순간이잖아요. 신경써야죠!
당신의 준비를 도우며 사용인이 이런저런 말을 꺼냅니다.
휴게실이 있는 옆 건물 2층에 위치한 숙소에는 당신과 실라만이 머무르며,
방문객, 손님들은 모두 오페라 하우스 근처 호텔에서 묵는다나요.
그런 것보다 실라가 더 신경 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걸까요?
세리나 힐:(둘만 머문다면... 따로 이야기를 해볼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다가 치장을 도와주는 사용인에게 묻는다.) 혹시 실라... 내 결혼 상대에 대해 알고 있는 게 있니?
사용인:화이트 가문은 워낙 유명하지만, 약혼자분은... 글쎄요? 이번에 공식적으로 모습을 보인 건 처음이래요. 나쁜 사람은 아닌 것처럼 보였어요! (열심히 치장을 도웁니다.) 아아, 아름다워라. 아가씨가 결혼을 하신다니, 믿기지가 않아요. 기쁘지 않으세요?
세리나 힐:나도 실감이 안 나. (이전에 만약 결혼을 한다면 그게 실라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그게 이런 식으로 이루워질 줄은 정말 몰랐다. 아직 마음에 걸리는 것들이 많았지만 그래도 그 상대가 너라는 걸 생각하면...) 응, 조금 기쁜 것 같아. (이유를 설명할 수 없더라도 일단 다시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건 어쩔 수 없었다.)
사용인:아가씨가 기뻐하시니, 저도 무척이나 기뻐요. (옷매무새를 마저 정리합니다.) 자, 다 됐다. 이제 파티로 가보실까요?
세리나 힐:(고개를 끄덕이고 길을 안내하는 사용인을 뒤따라 다시 오페라 홀로 향한다.)
-
완전한 저녁이 찾아오고, 홀은 아까보다 사람이 적습니다.
웰컴 파티에 참여하는 인원만 남은 거겠죠.
초청된 가수가 느릿한 연주에 맞추어 노래를 부르는 게 들립니다.
웰컴 파티는 말 그대로 결혼식의 주인공들과 그 친인척,
초대받은 하객들이 이 오페라 하우스에 도착한 것을 환영하기 위한 목적으로 열렸습니다.
몇 번이나 반복되어 들리는 말마따나 왕가에서도 직접 축하하러 내려올 정도라면 어마어마한 규모와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뜻이겠죠.
그러니 이렇게까지 화려한 시작을 알리는 게 분명합니다.
거의 모든 상황이 린튼 가와의 정략혼이 결정되었을 때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상하죠.
린튼 가와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요.
지능 판정합니다.
세리나 힐:
지능
기준치:80/40/16
굴림:58
판정결과:보통 성공
꼭 이 오페라 하우스에서의 3일이 무언가를 준비하는 듯한 3일 같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건 결혼식일까요? 아니면……?
주위를 둘러보면 당신의 가문 친인척이 몇 서있습니다.
그리고 대다수의 모르는 얼굴들도요.
척 봐도 고급진 옷, 고급진 장신구, 장인의 손을 타 정성껏 세공된 시계와 브로치 등을 단,
대놓고 ‘나는 대귀족이다’라고 선언 중인 사람들입니다.
아마도 저 자들이 화이트 가 사람들인 모양입니다.
관찰 판정합니다.
세리나 힐:
관찰력
기준치:60/30/12
굴림:11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그들 대다수의 눈빛이 흐리멍텅함을 발견합니다.
웃고 떠드는 모습은 굉장히 자연스러움에도 불구하고 일부 작위적인 구석이 있습니다.
또한, 그들이 지속해서 실라를 옅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문득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대화하던 실라가 당신을 발견합니다.
무리에게 양해를 구한 실라는 당신을 보자마자 금방 다가옵니다.
그의 반가운 기색 언저리에 미미한 애정의 자락이 자리한 것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친애로 가득한 저 낯.
그러나 그는 당신을 처음 보는 사람처럼 대합니다.
실라 화이트:좀 쉬셨는지 모르겠어요. 결혼식을 축하하는 피로연에서 대표로 춤을 추어야 할 텐데 춤은 잘 추시나요? 결혼식을 축하하는 피로연에서 대표로 춤을 추어야 할 텐데, 저는 춤에 썩 능한 편이 아니라 실례를 끼칠지도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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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세리나 힐:(너라면 제 춤실력을 잘 알고 있을 텐데 정말로 기억을 하지 못하는 걸까.) 잘 춘다고 자신할 정도는 아니지만 보여지기에 괜찮을 정도니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물끄러미 너를 올려보다가 말한다.) 특히 당신과 저라면 더더욱 걱정할 필요는 없을 거예요. (이미 같이 춘 적이 있으니까요. 자꾸 초면처럼 대하는 네 태도에 그 말은 안으로 삼킨다.) 지켜보는 사람들은 저희가 춤을 춘다는 사실만 중요하게 여길 테니까요.
당신이 말이 끝난 순간,
실라의 눈빛이 살짝 반짝이는가 싶더니,
입술이 잘게 떨립니다.
그 틈으로 대답이 나오려는 찰나,
실라의 가문원이 등장합니다.
실라의 어깨를 두드리며 등장한 가문원은 호탕한 웃음과 함께 말합니다.
화이트의 가문원: 이번에 처음 만났는 데도 꽤 세리나 씨가 마음에 든 모양이야? 아주 시선을 떼지 못하는군 그래! 하지만 이쪽에도 관심을 줘야지. 부모님께서 찾으신다.
그에 응하면서도 실라는 난처한 기색을 띱니다.
실라 화이트:저는, 그게... (당신을 한가득 눈에 담더니 한참을 망설이다-) 파티를 즐기셨으면 좋겠어요. (-몸을 숙여 당신의 뺨에 작게 입맞춤합니다.) 나, 나중에 봐요. 세...리나.
결국 파티를 잘 즐겼으면 한다는 인사와 함께 나중에 보자는 말을 남기고 실라는 가문원에게 끌려가듯 데려가집니다.
찰나에 눈이 마주쳤던 것도 같습니다.
세리나 힐:(전혀 예상하지 못하다가 입술이 닿자 눈을 동그랗게 뜬다. 나중에 보자는 인사나 고개를 끄덕이는 것도 못하고 뺨만 붉히며 네가 떠나는 모습을 눈으로 쫓는다.)
어쩐지...
당신의 뺨보다 그의 귀가 더 붉어진 것 같은 건,
착각일까요?
어떻게 할까요.
조금 더 둘러보고 돌아갈까요?
아까 사용인이 말했듯, 2층에서 홀을 구경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세리나 힐:(2층으로 통하는 계단을 올라간다.)
2층에서 홀을 내려다봅니다.
어마어마하게 크고 화려한 홀입니다.
바로 앞에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과 1층 콘서트 홀 입구가 위치해 있습니다.
과연, 파티장으로 쓰일 만큼의 크기네요.
모든 장식이 황금색으로 빛납니다.
웰컴 파티를 즐기는 이들이 군데 군데 자리한 상태입니다.
관찰 판정합니다.
세리나 힐:
관찰력
기준치:60/30/12
굴림:49
판정결과:보통 성공
이곳 저곳에 명화가 많이 그려져 있음을 깨닫습니다.
대부분이 신화와 연관된 것 같다는 사실도요.
천장에 그려진 그림을 보면,
연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을 자신의 세계로 인도하는 신의 손길이 아름답게 묘사됐음을 깨닫습니다.
유명 화가의 작품이던가요?
꽤 수작입니다.
세리나 힐:(잠시간 사람들과 천장의 그림을 바라보다가 방으로 돌아간다.)
밤이 오고 당신은 숙소로 돌아갑니다.
오늘 하루 동안 일어난 일들이 여전히 이해도, 납득도 가지 않습니다.
실라의 방은 맞은편에 있습니다.
당신과 실라의 방 가운데 방들은 모두 비어있는 모양입니다.
이 숙소에 머무르는 이는 둘 뿐이라니 당연하겠지만요.
게스트숙소
주어진 당신의 방은 넓고 침대는 푹신하나, 영 잠이 올만한 상황은 아닙니다.
분명히 한 번 겪었던 죽음과 총소리가 선명한데.
달빛 아래 지진할 정도로 지독한 꽃향기를 뿌린 에리카 꽃도 선명한데,
그 모든 일이 마치 물거품처럼 사라지다뇨…….
뒤척이던 당신은 문득 창밖에서부터 시선을 느낍니다.
집요한 시선입니다.
인간의 눈이라기보다는 거대한, 가늠하기 어려운 존재의 시선에 가까운 감각입니다.
지독하게 당신을 응시하는 시선을 좇아 창밖을 보면 그곳은 놀라우리만치 시커먼 밤이 깔려 있습니다.
그러나 딱히 어떤 형체가 보이진 않습니다.
시선은 창밖에서부터 온 사방으로 퍼져 피부를 따갑게 찔러댑니다.
마치 꼭 잡아먹힐 것만 같은 두려움.
생존에서부터 비롯된 선연한 공포감이 혈관을 타고 흐릅니다.
이성 확인합니다.
세리나 힐:
SAN Roll
기준치:50/25/10
굴림:96
판정결과:실패
이성 -1
마비라도 걸린 듯, 가위에 눌린 듯 움직이지 않는 몸이 서서히 굳어갑니다.
뇌가 둔해지고 사고가 멈출 것만 같은 순간…….
방문을 노크하는 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립니다.
식은 땀이 뺨과 목덜미에 맺힘을 자각하고 나면 어느 새 몸은 다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상태로 돌아왔습니다.
세리나 힐:(목덜미를 쓸어내리고 네, 하고 대답을 하며 방문을 연다.)
문을 열면 그곳에는 실라가 서있습니다.
그의 얼굴에는 걱정이 가득합니다.
실라 화이트:죄송해요, 잠시만요. (급하게 당신을 살피더니 방 안을 살핍니다. 그러더니 빠르게 방문과 창문을 모두 닫고 창밖을 내다봅니다.)
세리나 힐:(한밤중에 갑자기 찾아온 너를 약간 혼란스러운 눈으로 바라본다. 창밖으로 살피는 걸 보면 방금 저가 느낀 두려움과 관련된 무언가 아는 것 같은데...) ...저, 무슨 일로 온 거예요?
실라 화이트:(무언가 홀린 듯 창문 밖을 살피다가, 당신의 질문에 그제야 몸을 돌려서 성큼 다가가더니-) 무례를 용서하세요.
순식간에 당신의 입술에 온기가 스쳐지나갑니다.
에?
실라가 떨어져나오면 아까까지 공기 중에 서려 있던 따가운 시선이 사라집니다.
공포심이 가시고 답답한 곳에서 탁 트인 바깥으로 나온 것처럼 숨이 제대로 쉬어집니다.
고개를 들면 그곳에는 당연하게도 실라가 있습니다.
당신을 바라보는, 그러니까 당신만을 바라보는 실라입니다.
실라 화이트:(짧은 탄식. 제가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깨닫는데는 오래걸리지 않습니다. 반사적으로 뒷걸음치다가, 이내 발걸음을 멈추고 당신의 시선을 피하길 택합니다.) 우, 우리 아예 초면은 아니죠?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
세리나 힐:(놀람을 넘어 반쯤 넋이 나간 듯 손을 올려 입술을 매만진다. 방금 있었던 일을 생각할수록 얼굴이 뜨근해지는 게 느껴진다. 그러다 네 말에 손을 내리고 고개를 든다. 이 말마저도 네가 나를 처음보는 사람으로 여긴다는 게 확실하게 느껴져서 가슴이 저릿했다.) 정말...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요?
실라 화이트:(당신의 표정에 서린 감정을 알아차릴 틈도 없었으나, 마지막 말에는 안타까운 낯이 됩니다.) 저는,... 이 신분으로 자유롭게 행동하기 어려워요. 행동 뿐만 아니라 말 한마디까지도. 저 뿐만이 아니라, 당신까지... 주시하는 사람이 있어요.
세리나 힐:아까 그 시선처럼? (방금의 오싹함은 사람의 것이라고 하기엔 너무 무거웠지만 그것말고는 저를 감시하는 시선을 생각해내기는 어려웠다.) 왜냐고 물으면... 이유를 알려줄 수 있나요? (물으면서도 답을 기대하지 않았다. 전처럼 알려주지 못하겠지. 분명 다시 만나서 기뻤는데. 그런 생각에 시선을 발끝으로 내린다.)
실라 화이트:(눈꼬리가 축 처지고 당신이 예상한 답이 흘러나옵니다.) 죄송하지만... 지금은 알려드리기 어려워요. (빗겨간 시선의 끝무리가 당신의 손끝을 좇더니,) 함께 있을까요. (기어코 내뱉어진 단어들. 의연한 표정과 다르게 귓끝이 불에 데인 것처럼 붉어집니다.)
세리나 힐:(역시나. 답을 듣지 못해도 실망할 것도 없다고 마음을 다 잡았었는데 그래도 서운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서글픈 미소를 지은 채 올라올 생각을 하지 않던 시선은 네 말에 반응한다.) 정말로? (어딘가 간절하게 느껴질 정도로 물으며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간다.) 이번에는 정말로 같이 있어줄 거예요? (모아 쥐고 있던 손을 뻗어 네 손끝에 걸어당긴다. 잘못하면 부서져 사라질 것처럼 조심스러우면서도 애뜻하게.)
실라 화이트:(한 걸음 다가서면 그만큼 물러나고 싶다는 충동에 휩싸이나, 밤 공기 가득 머금은 당신의 목소리가 너무나 간절해서-또 잘못하면 부서져 또 사라져버릴 것만 같아서-) 오늘만큼은 당신과 있을게요. (언젠가 전해지지 못했던 말을 대신 내뱉습니다. 손가락 사이사이가 아직 따뜻한 온기로 꿰차고, 당신과 닮은 미소가 입가에 걸립니다.)
세리나 힐:(꼭 아무것도 모르고 평화롭던 때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에 계속되던 불안이 조금은 가라앉는 기분을 느낀다.) 오늘만요? 결혼...하면 계속 같이 있어야 할텐데? (어색한 단어를 입에 올리며 장난을 칠 정도로 오랜만에 느끼는 안정이었다. 농담조로 말하며 잡은 손을 꼭 잡는다. 농담처럼 말은 했지만 바램이나 다름없는 말이었다.)
실라 화이트:(그 손 놓치지 않게 더 힘주어 잡아봅니다. 이곳이 현실이라는 것을 되새기려는 듯. 농담조로 건내진 말에 작게 웃음소리가 터져나오고,) 저로 괜찮으시겠어요? (또한 바램과 비슷한 말 소리냅니다. 다시 한번 입술이 당신의 손등을 스치고,) 괜찮을까요? (푸른 눈이 당신을, 당신만을 또렷이 담아냅니다.)
세리나 힐:괜찮지 않을 리가요. (네가 나에게 다가와 주길, 내가 너에게 다가가갈 수 있길. 줄곧 이것만을 바왔는데 당연히 싫을 리가 없었다. 손등에 내려앉는 감각에 눈매가 부드럽게 휘어진다.) 오히려 더할 나위 없을 만큼 좋아요. (대화를 나눌수록 너라는 게 선명해졌다. 기억이 없어도 괜찮았다. 그저 네가 다시 현실에, 제 눈앞에 존재할 수만 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실라 화이트:(그 어느때보다 환한 미소가 번집니다. 어둠이 내리앉고, 밤하늘에 별들이 모습을 드러내듯.) 괜찮다면 당신의 잠자리를 지키게 해주세요. (황급히 덧붙입니다.)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지켜보기만 할게요. 내일은 또 공연이 있을 예정이라 바쁠 거예요. 쉬셔야죠.
세리나 힐:(덧붙여진 말을 듣고 작게 웃는다. 그래도 된다며 고개를 끄덕이고 잡은 손을 이끌어 침대로 가 걸터앉는다. 그리고 너를 향해 팔을 벌린다.) 잠들기 전에 한 번만 안아줄래요?
실라 화이트:(저항없이 당신의 이끄는 대로 따르더니 침대에 앉은 당신 앞에 섭니다. 조금의 망설임 이후에 조심스럽게 당신을 안고,) 잘 자요, 세리나. (눈물 같은 목소리로 전합니다.)
잠들기 전, 당신은 직감합니다.
누군가 당신과 실라를 감시하고 있습니다.
실라는 현재 자유로운 상태가 아닙니다.
그렇습니다.
이 3일은, 결혼식이 아닌 다른 무언가를 준비하는 3일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부활은?
도대체 누가 주도한 짓인가요?
어떻게 해야 상황을 정상 궤도로 돌려놓을 수 있죠?
의문과 불안감을 배제해보자면, 어쨌든 당신과 실라는 이곳에 살아 있습니다.
닿았던 온기는 분명 산 자의 그것입니다.
살아 있었습니다…….
-
눈부신 햇살이 창문으로 스며들고 당신은 홀로 침대에서 눈을 뜹니다.
분명 어제 실라와 재회 했었죠.
낮부터 이 오페라 하우스는 분주합니다.
오늘은 왕가에서 손님이 오는 날입니다.
왕가를 위한, 귀족만을 위한 공연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듣기로 공연은 이번이 초연이라고 합니다.
왕가와 연결된 거대한 귀족 가문의 결혼식을 축하하여 새로이 제작된 극이라나요.
겨울을 배경으로 하는, 이루어지지 못한 절절할 사랑 이야기… 라고만 들었습니다.
굉장히 유명한 극작가가 집필했다니 내용을 기대해봐도 좋겠는걸요.
하지만 하필이면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 이야기?
결혼식을 앞두고요?
어쩐지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그러나 의문을 곱씹기도 전 실라가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실라 화이트:간밤에 편안하셨나요? (언제 일어난 건지 벌써 준비를 끝내고 다가서다가 다시 몸을 돌리고.) 아, 밖에서 기다릴게요.
세리나 힐:(일어나자마자 들린 네 목소리에 저택에서 지낼 때 생각이 떠오른다. 무의식적으로 이전처럼 말하려다가 정신을 차리고 말을 고친다.) 응... 아니, 네. 밤 사이에 고마웠어요. 준비하고 나갈게요. (침대에서 일어나 사람들 앞에 나설 채비를 한다.)
준비를 끝나고 나오면 실라가 계단 앞에서 당신을 마주합니다.
실라 화이트:(잠깐 멍하니 당신을 바라보다 이내 정신을 퍼뜩 차리곤,) 아. 나중에 오페라가 끝나고 같이 밤 바다를 거닐지 않겠어요? 전할 말... 아니, 이 곳은 특히나 밤에 무척 아름답다고 들었거든요.
세리나 힐:(중간에 말을 하려다 만 이유가 어제의 감시 때문임을 알아차린다. 태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아, 저도 어제 사람들에게 들었어요. 마침 궁금하던 참이었는데 같이 가요.
실라 화이트:(저도 모르게 환한 미소를 짓고는 손을 뻗습니다.) 1층까지 에스코트 해드려도 될까요?
세리나 힐:(생긋 웃으며 네 손 위에 살포시 손을 올린다.) 네, 당연하죠.
실라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1층으로 내려오면,
사람들이 벌써 준비를 마치고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네요.
실라 화이트:(목소리를 낮추고,) 아무래도 제... 가족들이, 저를 찾는 것 같은데 우리는 나중에 공연 때 보도록 할까요? 그 전까지 오페라 하우스를 둘러보셔도 좋아요. 3층까지 있어서 볼 게 많을 거예요.
세리나 힐:(조금 아쉬웠지만 고개를 끄덕이고 손을 놓아준다.) 이따가 봐요.
실라 화이트:(한참 당신을 시야에 담더니 당신 볼에 짧게 입을 맞추곤 멀어집니다.) 나중에 봐요.
뭐라 대답할 겨를도 없이, 실라는 제 가문원 사람들에게로 돌아갑니다.
이제 홀로 무엇을 해야할까, 고민하던 찰나. 당신에게 당신의 집안 사람이 찾아옵니다.
결혼상대는 어떻냐, 마음에 드느냔 물음과 함께 기분 좋은 웃음을 짓습니다.
힐의 가문원:이 결혼이 성사된다면 분명 우리 가문의 위상은 더 높아지겠지. 네가 수고가 많다, 세리나.
세리나 힐:(여전히 도구로 쓰이는 기분은 별로 좋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웃어보인다.) 아니에요. 오히려 가문의 명예에 도움이 될 수 있어서 기쁜 걸요. 상대도 좋은 사람 같아서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아요.
힐의 가문원:하하, 그래! 화이트네 집안 쪽에서 혼담이 들어온 건 엄청난 행운이야. 화이트는 너를 굉장히 좋아했잖아? 예전부터 네 일이라면 껌뻑 죽었지. 그러니까 분명 일사천리일… 응? 내가 방금 뭐라고 했지?
세리나 힐:네...? 방금 분명히 화이트, 그러니까 실라가 저를 좋아했다고 하셨어요. (의아한 눈빛으로 급히 되묻는다.) 실라와 제가 알고 있던 사이였나요?
힐의 가문원:내가 그랬나? 잘 모르겠네.
가문원은 전혀 알지 못한다는 기색을 취합니다
힐의 가문원:아, 나는 저기 친척들이 불러서 가봐야겠다. 공연이 시작할 때 다시 만나자꾸나.
어리둥절해 하던 집안 사람은 곧 생각을 내려놓고 대답을 얼버무리며 사라집니다.
이게 무슨 일일까요?
실라가 당신을 기억하지 못했던 것과 연관이 있을까요?
아무튼, 이제 자유롭게 오페라 하우스를 둘러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제 보지 못한 2층과 3층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세리나 힐:(자리에서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2층으로 올라간다.)
2층 홀은 넓고 텅 비어 있습니다.
2층 관객석으로 이어지는 콘서트홀 입구가 존재하며, 군데 군데 공연을 기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귀족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지금은 공연이 시작되지 않았으므로 콘서트홀로 들어가지 못합니다.
2
3층으로 이어지는 계단 맞은편에는 그런 게스트를 위한 티 테이블이 존재합니다.
티 테이블 근처에는 손님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당신은 티 테이블을 살피거나, 손님들에게 말을 걸어볼 수 있습니다.
세리나 힐:(먼저 티 테이블을 살펴본다.)
테이블 위에 놓인 건 라벤더 티입니다.
불면증을 치료하기에 좋은 효능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공연 전에 마시기 합당한 걸까요?
문득 근처에 앉은 귀부인의 웃음 소리가 들립니다.
귀부인1:듣기로 실라 씨가 직접 온실에서 키운 걸 가져와 돌리고 있다던데. 그 집 가문원들에게도 모두 건넸대요. 특별한 레시피로 제작된 차라나요.
귀부인2:과연 맛이 달라요. 한 모금만 마셔도 기분이 아주 좋아지네요.
세리나 힐:(살짝 옆으로 다가가 귀부인에게 묻는다.) 저, 혹시 그 특별한 레시피로 제작된 차가 이 라벤더 티인가요?
귀부인1:아, 세리나 양! 결혼 축하해요. 내가 어제 얘기 했었나? 호호, 맞아요. 세리나 양도 한 잔 하시겠어요?
세리나 힐:아니에요. 이미 마시고 와서 괜찮아요.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그 자리를 벗어난다. 그리고 또 말을 걸 사람이 있는지 주위를 둘러본다.)
주위에 다른 귀족들이 보입니다.
문화 생활에 조예가 있다는 사람들은 본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듣기 판정합니다.
세리나 힐:
듣기
기준치:40/20/8
굴림:44
판정결과:실패
여기서는 잘 안들리네요...
다가가서 물어볼까요?
세리나 힐:(머뭇거리다가 다가가서 물어본다.) 안녕하세요. 공연에 대해 이야기 중이신가요?
귀족1:아, 세리나 양 아닌가! 그렇네, 화이트 쪽에서 직접 요청한 내용이라고 하니, 흥미가 안 갈수가 없더군.
세리나 힐:그건 모르고 있었네요. 공연이...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이야기라고 들었는데 맞나요?
귀족2:맞아! 신화에 기반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는데, 멸망의 위기가 들이닥친 세상에서 죽음에 이르른 연인이 다시 부활함으로 시작되는 시놉시스라네.
귀족1:두 사람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부활 후 다시 그 사랑을 이루기 위한 고군분투… 라나? 젊은이들이 꽤나 열광하는 모양이던데, 그쪽 입맛에 맞는 내용인 것 같다네.
이와 같은 이야기를 하다, 문득 몇몇 손님들이 당신을 보고는 저들끼리 속닥댑니다.
듣기 판정합니다.
세리나 힐:
듣기
기준치:40/20/8
굴림:91
판정결과:실패
당신의 시선을 느낀 건지, 손님들이 황급히 자리를 피합니다.
2층에서 더 볼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3층으로 올라가볼까요?
세리나 힐:(3층으로 올라간다.)
3층 객석으로 이어지는 입구와, 사람들의 짐을 맡기는 <캐비닛>이 존재하는 홀입니다.
3층 홀은 1층과 2층에 비해 지나치게 사람이 없고 텅 비어 있습니다.
인적이 드물어 쓸쓸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지금은 공연이 시작되지 않았으므로 콘서트홀로 들어가지 못합니다.
3
세리나 힐:(캐비닛 쪽을 실펴본다.)
사람들의 짐이 맡겨진 캐비닛입니다.
대부분 개인용 열쇠로 잠겨 있으나, 자세히 보니 열려 있는 칸이 하나 존재합니다.
열어보면 공연에 관련된 책자와 편지 봉투가 놓여 있습니다.
로메:(책자부터 살펴본다.)
편지 봉투 겉면을 보니 실라의 가문원이 쓴 편지인 모양입니다.
받는 사람의 이름은 적혀 있지 않으나, 적혀 있는 주소가 묘합니다.
잉글랜드 세번 밸리.
브리체스터와 캠사이드?
여러 개의 주소가 나열되어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보내려는 편지가 맞긴 한가요?
편지 내용을 보려 하면 계단 위로 올라오는 누군가의 걸음 소리를 듣습니다.
바란다면 편지를 챙겨도 괜찮습니다.
세리나 힐:(일단 편지를 챙긴다.)
곧 공연이 시작된다는 부름이 당신을 방문합니다.
2층 5번 박스석이 당신의 자리입니다.
실라도 동석한다는군요.
콘서트홀로 가볼까요?
세리나 힐:(다시 한 층 아래로 내려가 콘서트홀로 간다.)
오페라 글라스를 챙겨들고 박스석으로 향하는 길목, 이미 입구에서 실라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실라 화이트:들어갈까요? (상냥한 웃음과 함께 손을 내밉니다.)
내부에서는 오케스트라단이 악기를 조율하는 듣기 좋은 불협화음이 들려옵니다.
세리나 힐:네. (마주 웃으며 손을 맞잡는다.)
실라 화이트:(맞잡은 손을 잡고 박스석으로 이끕니다.)
공연 시작 전, 은은한 노래 소리가 콘서트 홀을 채웁니다.
왕가의 사람들은 맞은 편 박스석에 앉아있는 모양입니다.
호위병과 경찰이 단단하게 지키고 있는 걸 보니 아무래도 짐작이 맞는 듯합니다.
5번 박스석 안에는 당신과 실라만이 있습니다.
실라는 자신의 가문원들이 바로 옆 박스석에 앉아있노라 고하며 웃지만,
어쩐지 억지 웃음처럼 느껴집니다.
무대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조용한 목소리로 그가 말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저들의 소중한 양자를 지켜보고자 한다고.
아닌 게 아니라 과연 옆 박스석, 약간의 거리 너머에서 시선이 느껴집니다.
칸막이 건너편에서 오페라 글라스를 챙긴 몇몇의 사람들이 당신을 빤히 바라보다 눈이 마주치자 고개를 돌립니다.
어쩐지 미미한 불쾌감이 듭니다.
대화를 하고 있으면 문득 극장의 불이 꺼지고 무대 위로 배우가 한 명 올라옵니다.
극을 시작하기에 앞서 부부가 될 이 결혼식의 주인공들을 위한 시 낭독이 있을 예정이라나요.
왕가의 손님을 위한 것이겠지만 맑은 목소리가 허공에 울려퍼지는 게 썩 듣기에는 좋습니다.
우연 또는 자연의 무상한 이치로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은 때때로 시들지만,
그러나 그대의 영원한 여름만은 시들지 않으리
그대가 지닌 아름다움도 사라지지 않으리
죽음조차 그대가 자신의 그림자 속에서 헤매인다고 자랑치 못하리다
불멸의 시구 속에서 당신은 시간과 하나가 되는도다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18이로군요.
사랑의 시이니 부부가 될 사람의 앞날을 축복하기에는 모자람이 없겠죠.
낭송되는 시를 듣던 실라가 중얼거립니다.
실라 화이트:인간이 살아숨쉬고 두 눈이 볼 수 있는 동안, 이 시가 존재하는 한 당신은 영원히 살아있을 것입니다.
그리 읊조리며 당신을 바라보는 낯은 한참이나 고요합니다.
마치 고백 내지 청혼처럼 느껴질 정도의 진중한 어조입니다.
눈을 마주하고 있으면 커튼이 올라갑니다.
극이 시작됩니다.
어두운 조명 아래 배우들이 나오고 무대 장치가 빛을 받아 제 모습을 드러냅니다.
극의 내용은 생각보다 어둡습니다.
사랑하는 이가 다른 사람과 결혼 하는 걸 지켜보던 주인공은 결혼 대상자의 집안이 이 세상에 재앙을 불러올 것을 깨닫고 사랑하는 이를 살리기 위해,
재앙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 하다 제 목숨을 바칩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다른 이와 춤을 추는 모습을 먼 발치에서 바라보는 주인공은 결코 자신의 사랑과 닿지 못합니다.
그 와중에 세상을 좀먹는 재앙의 징조는 충실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외사랑이 될 수밖에 없는 감정을 끌어안고 그는 손에 피를 묻혀 이 세상을 지키려 합니다.
달빛이 비추는 꽃밭에서 주인공은 숨을 거두고, 그리고…
여기까지는 꽤나 익숙한 풍경입니다.
네, 그렇죠.
어딜 봐도 당신과 실라의 이야기네요.
그러나 다음 순간 극은 기묘하게 흘러갑니다.
주인공과 그가 사랑하는 이를 지켜보던 신이 개입한 것입니다.
신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라 했던가요?
얼핏 보면 그 ‘신’은 꽤 너그러워 보입니다.
목숨을 바친 주인공을 살려준 것도 모자라 그가 사랑하는 이와 맺어질 수 있게끔 도왔으니까요.
그런데 무언가 이상합니다.
성대한 결혼식을 치루게 된 두 사람은 결혼식이 끝나자마자 ‘신’의 인도에 따라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빛이 그들을 둘러싸고, 하객들은 일제히 나와 축복을 외치며 춤을 춥니다.
하지만 그 춤과 노래에는 분명한 광기가 깃들어 있습니다.
하객들의 눈에는 기쁨보다는 환희가,
행복보다는 맹목이 존재합니다.
주인공은 연신 하객들을 뒤돌아보며 발걸음을 멈추지만 신은 정지를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두 사람이 완전히 ‘신’이 거주하는 곳으로 사라지고 나면 무대 위는 하객을 연기하는 무용수로 가득 찹니다.
현란한 바이올린 소리와 함께 무대 장치로 추정되는 눈이 내립니다.
조명이 어두워지고 무대 바닥에 묘지를 연상시키는 십자가 모양의 빛이 비춰지더니 극이 막을 내립니다.
…이게 끝이라고요?
이런 찝찝한 끝이 세상에 어디 있나요?
허나 관객석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옵니다.
어찌 되었든 두 사람이 이어졌다는 사실에 해피 엔딩이라 치부한 거겠죠.
지능 판정합니다.
세리나 힐:
지능
기준치:80/40/16
굴림:53
판정결과:보통 성공
홀에 있는 명화를 떠올립니다.
연인을 자신의 세계로 인도하던 신…….
칸막이 너머의 실라의 가문원들은 커튼콜을 주시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어쩐지 몽롱한 기색이기도 합니다.
다른 곳에 신경을 쓸 여력이 부족해 보입니다.
이 찰나를 노리듯 실라가 당신의 손을 잡고 이끕니다.
밤 바다로 나가자는 거겠죠.
그 눈은 굉장히 진중합니다.
세리나 힐:(의문을 가지지 않고 네가 이끄는 대로 밤 바다로 나간다.)
-
바다로 나오면 미묘하게 피부를 찌르던 시선 같은 감각이 사라집니다.
실라는 당신의 손을 잡고 절벽 아래로 내려가 해안가를 따라 도망치듯 달립니다.
바닷 바람이 폭풍처럼 귓전을 때리고 오페라 하우스의 소란스러움이 멀게 느껴질 정도로 오래 이동했다 싶을 무렵,
실라가 걸음을 멈춥니다.
실라 화이트:보고싶었어요, 아가씨.
너무나도 익숙한 목소리가 밤바람에 실려 들려옵니다.
바다의 짠내가 공기 중에 서린 장소입니다.
날카롭게 깎인 절벽 아래, 파도는 발치 근처에서 거품을 쏟고 수평선 밑에 태양은 가라앉은 지 오래입니다.
수면 위로 무수히 많은 별이 수놓은 이곳에서 드디어 실라는 유지해온 여유로움을 내려놓았습니다.
실라 화이트:많이... 놀라셨죠.
세리나 힐:(익숙한 목소리, 익숙한 말투에 저절로 눈이 커진다. 말하지 않아도 놀랐다는 것은 표정으로 확인할 수 있었으리라. 하고 싶은 말이 많있지만 맞잡은 손을 꽉 쥐며 네가 존재부터 확인한다.) 사라진 거... 아니었어?
실라 화이트:(시선이 당신의 눈동자를 따라가더니, 잔잔한 미소가 입가에 걸립니다. 바로 대답하는 대신 맞잡은 손에 힘이 들어갑니다.) 돌아왔어요, 과거로. 제가 한 일은 아니지만.
세리나 힐:(돌아왔다는 말에 안도의 한숨이 내쉰다. 과거를 되돌리는 일에 반사적으로 부정적인 생각부터 들었지만 지금은 상처 하나 없이 멀쩡한 너를 되돌려주었으니 아주 약간 고마운 마음을 갖는다. 이제는 아무것도 붙어있지 않은, 부드러운 뺨에 살짝 손을 얹어본다.) 그럼 처음부터 나를 기억하고 있었다는 거고?
실라 화이트:(뺨에 얹어진 손을 포개어 잡습니다.) 처음에는 아니었어요. (눈치...) 시간을 돌린 주체가 당신을 원하고 있어요. 지금 이곳에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세뇌에 걸린 상태고. 저는 운좋게 빠져나온 것 같지만. (잠깐의 침묵.) 기억하지 못해서 화났어요?
세리나 힐:나를? (도대체 저가 뭐라고 이런 짓을 하는지. 심각한 얼굴이 된다. 그러다가도 뒤이어진 질문에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나는 그저 네가 다가와 준 것만으로도 좋았어. 여기 존재한다면 다시 시작할 수 있으니까. (엄지손가락으로 뺨을 살살 매만진다.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답지 않게 머뭇머뭇거리더니) 그럼... 어젯밤도... 너였어? (어젯밤이라고 하면 네가 갑자기 입을 맞춘 일을 말하는 게 분명했다.)
실라 화이트:(작게 끄덕이고)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이어지는 감촉에 웃음소리가 흘러나오는 듯 하더니,) ...ㄴ, 네? (그대로 시선을 회피합니다. 보다 붉어진 귓바퀴가 이미 많은 걸 설명해주고 있었지만요.) 그게, 감시에서 벗어나기 위한 보호 주문을 걸려면 신체접촉이 필요해서.... (한 손으로 얼굴을 가리더니 이내 눈을 질끈 감습니다.) 죄, 죄송해요. 기분 많이 나쁘셨죠.
세리나 힐:(그러니까 어젯밤에 있었던 일은 온전히 너였다. 그 사실을 깨닫자 조금 부끄러우면서도 입꼬리가 올라가는 걸 숨길 수 없었다.) ...좋았어. 그리고 지금은 더 좋아하는 중이고... (마냥 좋은 것과 별개로 이런 마음을 입 밖으로 내는 건 처음인지라 뺨이 달아오른다. 그럼에도 진심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어 시선을 피하지 않고 너를 바라본다.)
실라 화이트:(상상했던 상황이 이어지지 않자 느릿하게 손을 내리고 당신을 바라봅니다. 이어지는 대답을 이해하고 사고하는 데 까지 시간이 제법 걸립니다. 파도가 바위에 부서지는 소리가 두 사람의 침묵을 몇 초간 채우고 나면, 목부터 이마까지 새하얗던 피부가 붉어집니다.) 그, 그럴리가요... (당신의 대답이 싫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 어떤 대답을 내놓더라도 싫어하지 않았을 겁니다. 다만 당신을 향한 이 맹목적인 감정은 오래 간직해온 만큼 두렵고 꺼내놓기 어려운 것이여서.) 결혼식이 끝나고 나면, 그들이, 그러니까 우리를 지금 감시하는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가려고 할 거예요. 나와 도망칠 수 있겠어요? (나와 함께 해줄 수 있어요? 그때와 같이 묻습니다.)
세리나 힐:(말 그대로 빨갛게 물든 너를 보고 푸스스 웃음을 흘린다. 제 얼굴에 열이 오르는 게 느껴졌으나 너만큼은 아닐 게 분명했다. 그러다가도 이전과 같은 질문을 받으면 금방 미소가 사라진다. 떠올리지 않으려고 해도 그날의 지독한 꽃향기가 다시 코끝에 맴도는 것 같았다.) 대신 하나만 약속해 줘. (작게 숨을 고르고도 목소리의 끝이 떨린다.) ...또 나를 위한다거나 구한다고 혼자 사라지지 마. (그러면 함께 도망가겠다고. 그 말을 하며 너를 올려보는 눈은 애절하면서도 어딘가 결연했다.)
실라 화이트:... (미소가 떠나고 떨리는 목소리가 들리자 표정이 미묘하게 무너집니다. 마찬가지로 새파란 바다가 아닌 지독한 꽃향기가, 스산한 달빛이 가득 매운 정원에 돌아온 것만 같아서.) ...네. (속삭이듯 전해진 대답과 함께 당신을 품에 안습니다. 이 떨림은 두려움인지 기대인지 분간하기 어렵습니다.) 이제 돌아갈까요. 바람이 차가워요.
세리나 힐:(긍정이 답이 들려오면 네 품에 고개를 툭 기대고 끌어안는다. 잠시 말없이 네게서 전해져오는 온기를 느끼다가 너를 놓아준다.) 응, 돌아가자.
함께, 어둠으로 뒤덮인 모래사장 위로 발을 내딛습니다.
밤하늘의 별이 검푸른 파도 위로 수놓아지고,
한걸음.
한걸음.
두 사람은 나아갑니다.
당신은 복잡한 심경을 느낄 수도 있고, 이 순간 기회라 느낄 수도 있습니다.
어떠한 감상을 받았건 간에 어제와 같은 따가운 시선과 공포감 없는 편안한 밤을 맞이합니다.
방에 돌아오면 티 테이블 위 라벤더 차가 놓여 있습니다.
푹 자라는 실라의 배려겠죠.
작은 쪽지도 함께 존재합니다.
[ 저는 언제나 당신이 원하는 걸 할 거예요.]
-
간밤에 바다 바람을 쐬어서인가.
당신은 평소보다 맑은 정신으로 잠에서 깨어납니다.
내일은 드디어 당신의 결혼식 날입니다.
네, 결코 멀쩡한 결혼식의 형태는 아니겠지만 말입니다.
당최 그 신은 누구며 누가 부활을 이루었고 과거에 당신과 실라를 데려다 놓았는지 알 수가 없지만,
어쨌든 이 결혼식이 정상적으로 끝까지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는 사실 하나만은 확실합니다.
그러나 그런 당신의 마음과 전혀 상관 없이 오페라 하우스는 저녁에 있을 피로연을 위해 분주합니다.
숙소에서 나와 마주치는 사람들은 모조리 당신에게 결혼 축하한다는 말을 한 마디씩 건네지 못해 안달이 나 있습니다.
그래도 뭐, 결혼 대상이 생판 남인 것보다야 실라인게 나은 걸지도요.
조식은 방으로 배달된 브런치를 먹었다지만,
점심 식사는 실라와 함께 합니다.
실라의 집안 사람들과 대면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니까요.
당신은 오페라 하우스 1층에 위치한 식당으로 향합니다.
식당
식당 안으로 들어가자 긴 테이블이 당신을 반깁니다.
실라가 벌써 자리에 앉아 당신에게 인사하고 있습니다.
실라의 가문원들도 몇 보이고, 당신의 집안 사람들도 몇 착석한 상태네요.
당신의 자리는 실라의 맞은편입니다.
식사를 시작하기 전 식당 내부를 잠깐 둘러볼 수 있을 것 같네요.
눈에 띄는 것은 [창문]과 [부엌]입니다.
세리나 힐:(부엌 쪽을 살펴본다.)
부엌 입구를 지나가다 보면 내부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대화 소리가 들립니다.
듣기 판정합니다.
세리나 힐:
듣기
기준치:40/20/8
굴림:65
판정결과:실패
: 그러고보니 화이트 가에서 이번 결혼에 공을 엄청나게 들이고 있다지?
식이 끝나자마자 바로 부부 된 사람들을 데리고 어디에 간다 들었는데. 그래서 뒷풀이 파티는 하객들끼리 진행된다나.
세리나 힐:(드문드문 들려오는 이야기가 더이상 들리지 않으면 창문 쪽으로 살핀다.)
창밖을 내다보면 오페라 하우스가 위치한 바닷가 절벽 위에 핀 꽃이 보입니다.
데이지와 에리카네요.
한 데 모아 꽃다발이라도 만들면 예쁘겠는 걸요.
그러고보니 부케는 무슨 꽃이면 좋을까요?
그 너머에는 바다가 펼쳐져 있습니다.
첫날 밤 이 창밖의 바다에서부터 불쾌하고 집요한 시선이 달라붙었었습니다.
당신은 오페라 하우스에서의 첫날 밤부터 꾸준히 느껴지던 시선이 더 이상 느껴지지 않음을 깨닫습니다.
정확히는 희미합니다.
창문까지 보고 나면 식사가 시작된다는 종이 울립니다.
자리에 앉을까요?
세리나 힐:(배정된 자리로 돌아가 앉는다.)
테이블 위에 각종 로스트 비프와 요크셔 푸딩,
비프 웰링턴 등 결코 모자람 없는 화려한 식단이 테이블을 가득 채웁니다.
묘한 점은, 전부터 만나기만 하면 당신을 향해 지대한 관심을 보이던 화이트 가문원들이 이번에는 어쩐지 평범한 태도를 취한다는 사실입니다.
그저 평범하게 웃으며 내일부터 제 집안의 일원이 되는 것을 축하한다, 잘 부탁한다 등의 인사를 건넵니다.
한참 식사를 하던 가운데 당신의 친척 되는 사람이 손뼉을 치며 말합니다.
친척: 오페라 하우스 근처 시내에 나가보지 않으시겠습니까? 피로연이 곧이니 쇼핑을 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 날씨도 이리 좋으니 분명 기분 좋은 외출이 될 거예요.
세리나 힐:혼자서요? 시내에 특별히 볼 거라도 있나요?
실라 화이트:세리나 양이 간다고 하면 같이 가겠습니다. (소리나지 않게 수저를 내려놓고) 이런 저런 가게들이 있다고 들었는데, 가보시겠어요?
세리나 힐:(네가 같이 간다고 하자 잠시 고민하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실라 씨께서 같이 가주신다면 잠시 외출하고 돌아오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신경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느정도 대화를 나누다보면 식사가 끝납니다.
시내로 나갈 채비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면 두 사람을 위한 마차가 준비되어있습니다.
따스한 햇살 아래 마차를 타고 시내로 나옵니다.
오페라 하우스에서 어느 정도 이동하면 나오는 거리입니다.
광장에는 커다란 분수대가 존재하며 꽃나무가 곳곳에 자리해 있습니다.
꽃잎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아하니, 어느 새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군요.
시내 내부에는 [액세서리 가게]와 [꽃집]이 있습니다.
세리나 힐:(액세서리 가게부터 들리자고 마부에게 말을 전한다.)
값진 보석으로 세공된 여러 장신구들이 보입니다.
실라 화이트:(이런 곳은 처음이라 신기한 표정) 원하시는 게 있을까요?
세리나 힐:글쎄요... 무얼 사겠다고 염두해두고 온 게 아니라서요. (주위에 사람이 있으니 함부러 말을 편히하지 않는다. 진열대를 구경하다 보면 저절로 반지 쪽으로 시선이 간다. 아무래도 결혼식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장신구였기에 그랬다.)
실라 화이트:(이런저런 악세사리를 한 당신의 모습을 머릿속으로 그려봅니다.) 그러면... (순간 무언가를 떠올리고 가게 주인에게 무언가를 속삭입니다.)
가게 주인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준비를 해놓겠다며, 나중에 다시 들리라고 합니다.
실라 화이트:그럼 꽃집으로 가볼까요? 아까 보니 얼마 안 걸리는 것 같던데.
세리나 힐:(네가 무언가 말하는 건 봤지만 정확히 무슨 말을 하는지 듣지 못해 고개가 기울어진다. 그러면서도 꽃집으로 가자는 말을 따라 가게를 나서며 묻는다. 궁금증에 평소와 같은 말투가 튀어나온다.) 무슨 말을 한 거야?
실라 화이트:나중에 보여드릴게요. (환한 미소 짓고는 당신의 손을 이끌어 꽃집으로 들어갑니다.)
꽃집에는 온갖 종류의 꽃이 다 있습니다.
레드클로버와 작약이 오늘의 꽃이라 걸어 두었네요.
또한 데이지, 수국, 에리카가 나와 있습니다.
세리나 힐:아, 아까 창문 밖에 데이지랑 에리카가 피어 있었는데... (문득 식사자리에서 봤던 것이 생각나 중얼거린다. 에리카의 꽃말은 이전에 들어서 기억하고 있었고... 시선이 너를 향한다.) 혹시 데이지 꽃말도 알고 있어...요? (한 번 너라는 걸 알게 되자 조금 긴장이 풀리면 말이 편하게 튀어나오려고 했다. 그 사실을 깨닫고 어색하게 말을 고친다.)
실라 화이트:(어색하게 말을 고치는 모습에 작은 웃음을 터뜨리더니 이전에 당신의 정원에서 일하며 공부했던 꽃들의 의미를 떠올립니다.) 평화- (데이지 한송이 들어서 당신에게 건넵니다.) -그리고 희망. 맡아 보실래요? 향이 좋아요.
세리나 힐:(그 웃음의 이유를 알 것 같아 목을 가다듬는 소리를 낸다. 네게서 꽃을 건네받아 향을 맡아본다. 평화와 희망. 고독과는 반대 선상에 놓인 꽃이라서 그런지 향이 좋다고 느낀다. 은은한 미소가 지으며 다시 네게 꽃을 돌려준다.) 향이 좋네요. 의미도 그렇고. 부케로도 쓰기 좋을 것 같아요.
실라 화이트:(다시 쥐어진 꽃을 조심스레 꽃집 가게 주인에게 전하며 부탁합니다.) 그러면 데이지로 꽃다발을 준비해주시겠어요? (다시 고개를 돌려 당신에게 손을 뻗습니다.) 사용인들에게 악세사리와 꽃을 찾아와달라고 부탁하고, 우리는 이만 돌아갈까요?
세리나 힐:(여느 때와 같이 손을 잡고 고개를 끄덕인다.) 네, 이만 돌아가요.
어느 정도 즐기고 나면 오페라 하우스로 돌아갑니다.
피로연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 밤이 지나면 두 사람은 결혼을 하게 됩니다.
무엇을 위한 결혼인지는 모르겠으나,
이 식을 끝내서는 안 되지만,
어쨌든 이 웨딩 로드 위 당신의 곁에 있을 사람은 실라입니다.
이런 아이러니가 어디에 존재할까요.
-
밤이 찾아왔습니다.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들이 이 성대한 결혼식의 피로연이 시작되었음을 알립니다.
오페라 하우스 내부의 조명의 색이 바뀝니다.
이번 피로연의 컨셉은 가장 무도회라 했던가요?
가면을 쓴 사람들, 가면을 쓰지 않은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웃고 떠들며 잔뜩 들뜬 얼굴로 오페라 하우스에 입장합니다.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화려한 풍경입니다.
악단이 음악을 연주하고 가수가 노래를 부르고, 저마다 꾸민 옷차림의 사람들이 춤을 춥니다.
거대한 홀은 완전한 축제 분위기로 꾸며졌습니다.
정숙함은 완벽하게 소거된 이 호화로운 파티 안에서 당신은 1층 홀 계단에 단 한 사람이 내려오는 것을 목도합니다.
맨 얼굴의 실라는 피로연을 위한 연회복 차림으로 한껏 가꾼 채 당신과 시선을 마주합니다.
결혼식의 주인공들이 서로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저들끼리 떠들던 사람들이 일제히 두 사람을 주시합니다.
이 무수한 시선에는 감시의 목적이 섞여있음을 압니다.
두 사람의 미래는 불확실합니다.
행복을 위한 결혼도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 그가 당신에게 다가와 손을 내밀잖아요.
실라 화이트:당신의 첫 춤을 함께할 영광을 주시겠어요.
어찌 되었든 두 사람이 공식적인 부부가 되는 일은 현재로서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이 빛나는 불빛 사이,
만인의 축복을 가장한 주목 가운데,
황홀한 음악이 울려퍼지고 모두가 결혼을 축하한다 말한다면 꼭,
정말,
부부의 연을 맺게 될 듯한 착각이 들어서…….
아주 지독하게 얽힐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입니다.
저 손을 잡으면.
세리나 힐:기꺼이요. (어떻게, 얼마나 엮이게 될지 모르겠지만... 그 상대가 너라면 기꺼이 지독히 얽혀주리라. 당연하다는 듯 웃으며 네 손을 잡는다.)
이 피로연의 주인공들이 홀로 나가 춤을 추는 건 당연한 일이죠.
결국 그러한 감각을 고수하고서라도 당신은 실라의 손을 잡아야 합니다.
타인의 온기가 이토록 뜨겁게 느껴질 일인가 모르겠습니다.
실라와 당신은 홀 정가운데에서 춤을 춥니다.
실라 화이트:(귓전에 울려퍼지는 음악과 함께 움직입니다. 언젠가는 밟았던 스텝, 언젠가는 느꼈던 온기. 분명 낯선 것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슴이 저릿하게 느껴집니다.)
음악에 맞추어 몸을 움직이면 이 세상에 두 사람만이 남은 듯한 기분이 듭니다.
아닌 게 아니라 홀에서 춤을 추는 사람은 단 둘 뿐인 걸요.
모든 이들이 숨을 죽여 당신들을 구경합니다.
어두운 오페라 하우스의 홀 정가운데,
빛을 받고 있는 이는 두 사람밖에 없습니다.
분명 음악이 흐르는데도 서로의 숨소리가 더 크게 느껴집니다.
실라의 시선은 집요할 만큼 당신에게 고정되어 있습니다.
달밤의 정원에서 춤을 추었던 기억이 스쳐 지나갑니다.
그렇죠,
사람들의 눈을 피해 남몰래 춤을 추어야 했던 그 때 말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전혀 다릅니다.
세간의 주목을 온몸으로 받고도 그 누구보다 당당하게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춤이 끝나고, 사람들의 박수소리가 울려퍼집니다.
그 혼란을 틈타, 실라는 당신의 이마에 짧게 입을 맞춥니다.
이건 그 어떤 이유나 명목이 붙은 입맞춤이 아닙니다.
실라의 눈동자 아래에 깔린 잠잠한 열망.
그곳에서 파생된,
맹목적인 애정...
실라 화이트:그럼,... 나중에 다시 봐요.
정중히 당신에게 인사를 한 뒤의 실라가 가문원들의 부름에 이끌려 그 틈으로 사라집니다.
문득 고개를 돌려 당신을 바라본 눈길은 지독하리만치 고요했습니다.
두 사람만의 춤이 끝나면, 새 음악이 흘러나오며 다른 사람들이 다시금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홀 내에 구비된 음료와 음식을 먹을 수 있습니다.
세리나 힐:(모두의 시선이 집중된 춤의 여운이 길게 남았다. 자리에 가만히 서 있다가 갈증을 느끼고 음료를 찾는다.)
주변에 있던 웨이터에게서 음료잔을 받고 나면,
게스트 중 한 명이 당신에게 아는 체를 합니다.
이번 결혼식에 초대된 당신 집안의 친척입니다.
오랜만에 본다는 간단한 인사와 함께 멀리에 있는 실라를 바라봅니다.
힐의 가문원:저 자가 당신에게 큰 호감을 표하고 있다지요? 그런데도 결혼식을 성사시키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가끔 보인다는 유언비어가 돌더군요. 관리에 힘쓰셔야겠습니다.
세리나 힐:(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생각하면 유언비어는 아니겠지만 그걸 그대로 말할 수 없어 생긋 웃는다.) 아무래도 이상한 소문이 도는 모양이네요. 정확히 어떤 움직임인지 들은 적 있으신가요?
힐의 가문원:그건 잘 모르겠네요, 세간에 도는 소문이란 늘 부풀린 느낌이 있잖아요. 하지만 뭐, 걱정할 게 있겠습니까? 이 성대한 피로연도, 어제의 공연도, 3일간의 결혼식 축하 기간도 모두 화이트 쪽에서 계획했다는데요. 규모를 보세요. 돈을 대체 얼마나 쓴 걸까요? 결혼식을 위한 웨딩복은 보셨습니까? 주문 제작을 했다는데 아주 어마어마해요!
세리나 힐:(그 말을 듣고서야 웨딩복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결혼식이 이루워질지는 몰라도 약간 기대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아뇨, 아직 보지 못했어요. 그렇게 말씀해주실 정도라면 기대하고 있어야 할 것 같네요.
힐의 가문원:그럼, 모두들 기대하고 있다구요! 있잖아요, 단 한 사람을 위해 이렇게까지 하다니. 이건 단 세 경우에만 성립 가능한 일이랍니다.
사랑이거나, 미쳤거나, 혹은 둘다거나.
간단한 대화가 끝난 후 친척은 자리를 뜹니다.
찰나에, 당신은 다시금 시선을 느낍니다.
그래요.
오페라 하우스에 올 때부터 느낀 그 집요한 시선입니다.
시선이 느껴지는 곳으로 고개를 돌리면 구석진 자리 어둠이 내리깔린 곳에서 누군가 눈을 형형히 빛내며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러고는 대뜸 다가옵니다.
당신의 손목을 자국이 남을 만큼 강하게 쥐고 속삭이는 목소리는 기이할 정도로 빨랐고 모독적인 주문처럼 느껴질 지경이었습니다.
???:나와 함께 지하 동굴로 가자. 나의 거래자가 되어라. 나의 강림을 맞이할 새로운 아이호트의 숙주가 되어라!
상대를 바라보니 화이트 가문원입니다.
화이트 가문원:아, 그 빌어먹을 것이 내 눈에서 빠져나가려, 도망치려 하고 있어. 그 빌어먹을 것이 너를 내게서 빼내려 하고 있어. 무슨 수작을 부린 거지? 무슨 수작을 부리고 있는 거야? 소용 없다, 소용 없어!
눈을 희번뜩 뜨며 무어라무어라 속삭이던 가문원은 곧 인형처럼 그 자리에 정지해있다가 삐걱거리며 걸음을 옮깁니다.
이성 확인합니다.
세리나 힐:
SAN Roll
기준치:49/24/9
굴림:75
판정결과:실패
이성 -1
가문원을 따라갈 수 있습니다.
세리나 힐:(조심스럽게 가문원의 뒤를 밟아본다.)
그의 뒷모습을 따라 걸음을 옮기는 그 즉시, 사방에서 시선이 꽂힙니다.
어둠 속에 표정을 감춘 화이트 가문원들입니다.
일제히 당신을 응시합니다.
정신력 판정합니다.
세리나 힐:
정신
기준치:50/25/10
굴림:100
판정결과:대실패
그들의 시선 뒤 창문 너머 바닷가에서 당신을 부르는 목소리를 듣습니다.
제게로 오라고.
자신의 지하 동굴로.
가문원은 한 복도로 이어지는 코너를 돌아 사라집니다.
함께 그쪽을 따라가면 어디로 증발했는지 흔적도 보이지 않습니다.
관찰 판정합니다.
세리나 힐:
관찰력
기준치:60/30/12
굴림:46
판정결과:보통 성공
복도에 길게 늘어진 카펫 아래에 무언가 떨어져 깔려 있음을 발견합니다.
두 번 접힌 종이 쪽지네요.
세리나 힐:(쪽지를 펴본다.)
종이 쪽지에 적힌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세뇌를 푸는 주문
범위 내에 존재하는 세뇌 주문에 당한 이들에게 기억을 되돌려주며, 정신을 지배 당하고 있는 이들을 완전히 속박에서 풀어낸다. 마력과 이성을 대가로 바쳐 다음 키워드를 두 번 반복해 읊으면 즉시 효과가 발동된다.
키워드 : 데이지바다폭풍
주문 시전 시 마력 –1, 이성 –1d3.
지능 판정합니다.
세리나 힐:
지능
기준치:80/40/16
굴림:65
판정결과:보통 성공
세뇌 주문은 실라를 아는 집안 전체에 걸려 있다 했죠.
그들의 세뇌를 모두 풀기에 하나 하나 찾아가기에는 분명 무리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결혼식 당일에는요?
모두가 모여 있는 결혼식장에서 이 주문을 사용한다면……?
욱신거리는 손목의 통증을 느끼다보면 문득 발목도 함께 부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춤을 추다 너무 긴장한 나머지 삐끗했나봐요.
휴게실에 들어간 사람은 없는 듯 하니 그곳에서 쉬면 되겠네요.
아, 이게 대체 무슨 일일까요.
내일 아침은 결혼식 날입니다.
이 결혼식의 끝은…….
세리나 힐:(한숨을 길게 내쉬고 걸음을 돌려 휴게실로 들어간다.)
휴게실
휴게실은 텅 비어 있습니다.
한 구석에서는 잔잔한 음악이 틀어진 상태입니다.
[푹신한 소파]와 [티 테이블], [턴 테이블]이 눈에 들어옵니다.
세리나 힐:(턴 테이블 쪽으로 간다.)
LP판이 돌아가는 턴 테이블입니다.
관찰 판정합니다.
세리나 힐:
관찰력
기준치:60/30/12
굴림:21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동화책에서 찢겨져 나온 듯한 종이가 턴 테이블 아래에 깔린 것을 발견합니다.
세리나 힐:(종이를 조심스럽게 빼낸다.)
종이를 빼내어 살펴보면,
…계획은 마냥 완벽하진 못했습니다. 여전히 마녀의 마법으로 인해 망각에 사로잡힌 이와, 세뇌에 사로잡힌 이들이 남아 있었으니까요. 도망쳐도 그들을 쫓아올 사람들이.
때문에 ■은 마녀의 세뇌를 벗어날 주문을 외우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오래오래 영원히 ■■■■■■.
..이런 내용의 글을 읽을 수 있습니다.
세리나 힐:(종이를 내려놓고 티 테이블을 살펴본다.)
티 테이블 위에는 다 마신 찻잔과 티포트가 놓여 있습니다.
옆에는 누군가 읽다 만 동화책이 존재합니다.
세리나 힐:(아까 그 종이의 동화책인가? 동화책을 펼쳐본다.)
그들은 숲에서 죽음을 맞이했지만, 마녀의 마법으로 다시 살아나 죽기 전 과거로 돌아갔습니다. 과거의 삶은 조금 기묘했지만요. 존재하지 않던 것이 생겨나고, 두 사람을 둘러싼 환경에도 변화가 드러났습니다. 마녀가 현실을 미약하게 조작한 것입니다.
두 사람 중 한 쪽을 망각하는 이들도 생겨났습니다. 이 또한 마녀의 짓이었습니다. 마녀는 그들의 기억을 지우고 일부는 세뇌시켜 자신 대신 그들을 감시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지혜로운 ■■는, 죽기 전 얻었던 지식을 사용해 두 사람을 보호할 마법을 찾아냈습니다. 그리고 이 마법이 중첩되어 완전히 마녀의 시선에서 벗어났을 때 ■를 데리고 도망칠 계획을 세웠습니다.
마지막 장은 찢어져 보이지 않습니다만,
아까 턴 테이블에서 발견한 종이가 그 자리에 꼭 들어맞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세리나 힐:(동화책을 덮는다. 주위를 어느 정도 둘러본 것 같자 그제야 소파에 앉는다.)
푹신한 소파입니다.
앞서 누군가 왔다 간 듯한 자국이 남아있습니다.
관찰 판정합니다.
세리나 힐:
관찰력
기준치:60/30/12
굴림:95
판정결과:실패
그냥 푹신하네요.
그때, 휴게실 문이 벌컥 열립니다.
황급히 문을 닫고 당신에게 다가오는 이는 실라입니다.
실라 화이트:무슨 일 없었어요? (표정에 옅은 불안이 들어납니다.)
세리나 힐:별 일 없었어요. 그냥... 화이트 가 사람과 잠시 대화를 나눴을 뿐이에요. (괜히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았는지 괜찮다며 생긋 웃는다. 자국이 남은 손목은 자연스럽게 등 뒤로 숨기면서.)
실라 화이트:그래도... 이상한 얘기를 하지는 않았어요? (그러다 문득 당신의 발목을 응시합니다. 퉁퉁 부은 것을 보고 주위를 둘러보더니,) 우리 숙소로 올라가서 대화를 마저 이을까요?
세리나 힐:이상한 얘기... (당연히 이상한 얘기였으나 설명하기 애매해 말을 흐린다. 그러다 방으로 올라가자는 말에 그 사이 말을 정리할 생각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아, 그렇게 해요.
실라는 당신을 부축해 숙소로 올라옵니다.
제 방으로 당신을 데려온 실라는 당신의 신발과 양말을 벗긴 후 따뜻한 물에 적신 수건으로 발목을 닦아줍니다.
실라 화이트:내일 결혼식날, 마지막 보호 주문을 걸 거고 도망칠 거예요. (당신을 올려다봅니다.) 그리고 저들이 저희 둘을 망각할 때까지 다른 곳에서 자리 잡을 생각을 하고 있어요. 얼마나 오래 걸릴지 모르겠지만….
세리나 힐:(어딘가 익숙한 이야기에 눈을 깜빡인다. 저가 무얼 해야 할지 알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러다가도 둘이라는 단어가 들리면 저절로 미래를 그리게 된다.) 오래 걸려도 괜찮아. 어떤 곳이었으면 좋겠어? 우리 둘이 같이 지낼 곳 말이야.
실라 화이트:(마주하던 시선이 흔들렸을까, 얼마간의 망설임이 잇따릅니다. 그리고...) 저는 어떤 곳이던 상관없어요, 나는- (네 손을 잡고는 익숙한 향에 얼굴을 묻습니다.) 당신만 있으면, 괜찮아요.
세리나 힐:(부드럽고 따뜻한 온기. 천천히 네 얼굴을 쓰다듬는다.) 그건 당연한 거지. 함께 있을거야, 우리는. (안심하라는 듯 다정한 목소리로 말한다. 목소리와 다르게 눈은 강한 의지를 가지고 빛나고 있었다. 이번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너를 잃지 않으리라고.)
당신의 말을 들은 실라는, 이후로 침묵합니다.
내일은 두 사람의 결혼식 날입니다.
무엇을 위한 결혼식인지는 정말 아무도 알지 못하나,
적어도 웨딩 로드의 곁에 서 있는 이는 당신과 실라일 테고…….
그 끝에 존재하는 건 완벽한 행복이 되지 못하리란 사실을 압니다.
그러나 당신은 자유로워질 준비가 되었잖아요.
그러니,
그러니…….
창밖으로부터 파도 소리가 들립니다.
차가운 바다는 가져올 봄을 안고, 절벽 위에 핀 꽃들은 달빛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어두운 방 안 실라와의 시선이 마주치고 당신은 그 눈빛이 무엇을 위한 맹목을 띠는 지를 압니다.
그래요.
그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사랑해서 미쳤습니다.
이만한 맹목에는 세 가지 이유밖에 없으니까.
사랑이거나,
미쳤거나,
둘다거나…….
-
결국 도래한 아침입니다.
일찍부터 모든 사람들이 분주합니다.
당신을 향유로 씻기고 몸단장을 해주는 사용인들은 예식복을 가지고 옵니다.
장인의 손에 손수 주문 제작되었다는 예식복은 과연 아름다움의 극치를 달립니다.
가족들은 연달아 당신의 방을 방문해 결혼을 축하한다 말하고, 인사를 합니다.
축하.
축하라…….
어제 성대한 피로연이 열렸던 오페라 하우스의 1층 홀은 어느 새 결혼식이 진행될 식장으로 장식되었습니다.
대기실이 된 휴게실에서 사용인들의 돌봄을 받으며 앉아 있으면 저도 모르게 심장 박동 소리가 귓가에 울립니다.
쿵, 쿵, 하고.
이 결혼식이 끝나면…
당신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들러리가 다가와 곧 웨딩 로드를 걸어야 한다 속삭입니다.
축복과 환희와,
행복이 가득해야 할 결혼식…….
당신과 실라 화이트의 결혼식입니다.
나갈까요, 세리나?
세리나 힐:(긴장이 담긴 숨을 내쉬고 나간다.)
그렇게 웨딩 로드를 한 발자국 밟으면, 그곳에는 무수히 많은 시선이 존재했습니다.
피부가 따가울 만큼 쏟아지는 관심 사이 하객석들 사이에…
관찰 판정합니다.
세리나 힐:
관찰력
기준치:60/30/12
굴림:92
판정결과:실패
끄트머리에 앉아 있는 실라의 가문원들을 발견합니다.
허공으로 꽃잎이 휘날립니다.
활짝 웃는 시동들이 당신의 앞길에 꽃잎을 수놓습니다.
마냥 이 모든 것을 즐길 수 없음을 압니다.
계획이 틀어진다면, 탈출에 실패한다면 당신은 이곳이 아닌 전혀 다른 장소로 이끌릴 게 분명합니다.
웨딩 로드의 끝에서 실라가 당신을 바라보았습니다.
죽음에서 돌아온 우리.
지독한 위기에 여러 번 처하고 마는 우리.
가엾은 우리,
가엾지 않은 우리…….
오로지 당신만이 필요했다는 절절한 편지를 기억하나요,
그건 과연 하나의 고백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실라의 곁에 다가오면 주례가 시작됩니다.
평범한 결혼식의 절차에 따라 그가 당신의 손에 반지를 끼워주고, 당신도 그의 손에 반지를 끼워줍니다.
반지
이건….
어제 악세사리 숍에서 주문한 반지입니다.
얇은 은색 테에 두사람의 탄생석이 박혀있습니다.
분명히 기뻐해야할 일인데,
실라는 웃고 있지 않습니다.
어쩌면 울 것 같은 표정이기도 합니다.
긴장했기 때문일까요.
이 이후에 일에 대한 불안감 때문일까요.
주례의 내용은 사실 하나도 들리지 않습니다.
실라가 당신을 바라봅니다.
손에 든 부케가 미약하게 흔들리고,
: …영원히 사랑할 것을 맹세합니까?
물음에 떨리는 목소리로 실라가 대답합니다.
실라 화이트:맹세합니다.
세리나 힐:네, 맹세합니다.
이 하나의 서약이 끝나면 실라가 입모양으로 속삭입니다.
지금이에요.
그가 당신의 손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주례사의 목소리가 울려퍼집니다.
"이 시간부로 세리나 힐과 실라 화이트는 부부가 되었음을 선언합니다.”
그리하여 직후에 일어난 일은 이 모든 무대를 뒤집어버릴 사건입니다.
주례사의 문장이 끝나기 무섭게 실라가 당신을 이끌고 웨딩 로드를 달립니다.
허공에 부케가 흩날리고 방금까지 웃던 하객들이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표정을 짓습니다.
맞잡은 실라의 손은 단단합니다.
절대 놓지 않겠다는 듯이.
일련의 장면이 슬로우 모션처럼 펼쳐지는 듯한 기분입니다.
하객석 구석에 앉아 있던 실라의 집안 사람들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것이 보입니다.
그들이 쫓아오고 있습니다.
정신 지배를 받고 있는 이들이 당신을 잡으려, 그 존재에게 당신과 실라를 바치려 움직입니다.
세리나 힐:(무사히 도망갈 수 있으면 좋으련만. 누군가 쫓아왔다. 그 사실을 알아차리자 맞잡은 손을 따라가는 대신 우뚝 걸음을 멈춘다. 그리고 우리를 쫓아오는 사람과 결혼식장에 있는 사람들을 향해 외친다. 부디, 이 주문이 통하길 바라면서.) 데이지, 바다, 폭풍. 데이지, 바다, 폭풍.
데이지
바다
폭풍
두 사람을 쫓아오던 무리는 두 사람이 오페라 하우스 입구를 통과하기 무섭게 행동을 멈춥니다.
또한 실라를 잊고 있던 세리나의 집안 사람들이 일제히 꿈에서 깨어난 표정을 짓는 것을 발견합니다.
사람들을 뒤로하고,
두 사람은 멈추지 않고 절벽을 거쳐 달립니다.
시간은 환한 대낮, 작열하는 태양빛이 들판을 비춥니다.
절벽 위에 핀 히스 꽃과 들풀이 바람에 휘날리고 꽃내음이 코끝을 지배합니다.
절벽 아래로 내려와 해안가를 지납니다.
파도가 발치에서 넘실댑니다.
신발을 벗어 던져도 괜찮습니다.
당신들은 자유에 가까워지는 중입니다.
나부끼는 머리카락이 시야에 잡힙니다.
한참을 달리던 실라가 당신을 돌아봅니다.
이 기이한 현실,
이 기이한 고통,
이 기이한 헌신,
이 기이한…
기이한 환희…….
실라 화이트:세리나!
가쁜 숨 틈으로, 실라가 묻습니다.
실라 화이트:저랑 같이 도망칠 수 있어요? 마지막 순간까지 저와, 함께할 수 있나요?
저는 당신이 필요했으니까. 나는 당신만 필요했으니까…….
세리나 힐:응, 어디든 갈게. (그 대답에는 일말의 망설임도, 흔들림도 없었다.) 나도 네가 필요해. 그러니까 실라, 부디 나와 영원히 함께 있어줘. (고리타분하고 형식적인 주례가 아닌 자신의 의지로 너에게 하는 고백이었다.)
실라 화이트:(따뜻한 바람이 뺨에 닿으면 그제야 제 뺨이 눈물로 젖어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와 동시에, 이때까지 제 심장을 부여잡던 떨림은 두려움이 아닌 희망이라고, 애정이라고 명명합니다.) 영원히. (소리낸 감정은 기어이 살아 숨 쉴 테니,) 영원히- (있는 힘 다 해 당신을 품에 안고, 사랑을 속삭이고,... 또...)
죽음을 너머 육지에 왔으니 우리는 저 수평선으로 향할 겁니다.
그 끝에 당신이 원하던 형태의 영원이 있기를 바랄까요.
-
그 날 밤 세간에는 두 사람의 결혼식장에서 일어난 이야기가 1면에 실렸습니다.
일말의 소동이 있었으나 곧 약간의 해프닝이자 이벤트로 무마된 이 특별한 결혼식은
실라의 가문원들의 ‘마치 누군가에게 세뇌 당하고 있는 듯한 감각이었다’는 발언과
세리나의 가문원들의 ‘실라를 까맣게 잊고 있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라는 발언을 토대로 불가사의한 사건으로 분류되었습니다.
다시금 돌아온 생을 거머쥡니다.
에리카 꽃이 가득 피어있는 정원, 달이 밝게 비추는 밤에 나가면 그곳에는 실라가 깨끗한 낯으로 당신을 맞이합니다.
지나간 모든 일들을 망각하는 일은 결코 허락되지 못할 테지만 실라는 맹세하였습니다.
영원히 사랑할 것을 맹세합니까?
맹세합니다.
우연 또는 자연의 무상한 이치로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은 때때로 시들지만,
그러나 그대의 영원한 여름만은 시들지 않으리
그대가 지닌 아름다움도 사라지지 않으리
죽음조차 그대가 자신의 그림자 속에서 헤매인다고 자랑치 못하리다
불멸의 시구 속에서 당신은 시간과 하나가 되는도다
인간이 살아숨쉬고 두 눈이 볼 수 있는 동안
이 시가 존재하는 한,
당신은 영원히 살아있을 것이오.
END
END 4
In the Middle of Eternal
세리나 힐, 실라 화이트 생환.
보상 이성치 1d5+1
두 사람은 완전히 자유의 몸으로 다시금 생을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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