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나 힐:(울음소리를 듣고도 그리 놀라지 않은 것인지 큰 동요 없이 소리가 들리는 곳을 바라보았다.) ...아이가 울고 있네.
실라 화이트:그러게요... (계속 바라보면 무례할까봐 시선을 돌리고는) 음... 다른 곳 보고 싶은데 있어요?
세리나 힐:(잠시 로비를 둘러보았지만 그다지 끌리는 것이 없어 고개를 저었다.) 실라는 보고 싶은 곳 없어?
실라 화이트:음... 저는 괜찮아요. 그럼 라운지로 돌아가서 기다릴까요?
세리나 힐:응. 아무래도 마시고 있는 것도 있고...가만히 있는 게 좋을 것 같아.
로비를 대강 둘러본 뒤 다시 라운지로 돌아오면 때마침 담당 프론트 직원이 두 사람을 찾습니다.
직원: 실라 화이트님, 체크인 도와드리겠습니다.
[행운] 판정합니다.
세리나 힐:
행운
기준치:
40/20/8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직원: 오래 기다리셨죠?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같은 등급의 객실로 새롭게 예약해드렸습니다.
금일 12월 28일 정상적으로 체크인 되셨어요. 체크아웃은 12월 30일 정오까지 마쳐주셔야 하며, 1시간이 초과될 때 마다 추가 요금이 합산됩니다. 오후 3시 이후부터는 1박 가격이 추가적으로 부과되오니 유의해주세요. 모닝콜 및 룸서비스는 객실 내 배치되어 있는 로비폰을 사용해주시면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부디 즐거운 일정이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라는군요!
아무리 비수기라지만 혹시나 이용 가능한 객실이 없을까 조마조마 했던 것도 사실이니,
마음을 놓아도 될 것 같습니다.
짧은 안내 멘트를 끝마친 직원은 리조트 팸플릿과 함께 객실의 열쇠를 건네줍니다.
리조트 폰테르고 Pintergo.
리조트 소개,
객실 안내,
각종 부대시설 소개와 이벤트 목록이 기재되어 있는 팸플릿입니다.
맨 뒷면에는 쿠폰북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세리나 힐:(팸플릿을 열어 천천히 읽어보았다.)
여러가지 이벤트들이 눈이 띕니다.
나중에 시간이 난다면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실라 화이트:(네가 팸플릿을 보고 있으면 열쇠에 보다가 눈을 키운다.) 이거봐요, 세리나.
이 리조트의 최상층인 스카이 라운지에서 특별한 드링크 무료 시음회를 진행한다는 내용이에요.
실라 화이트:딱 날짜가 맞아 떨어지네요. 한번 가볼래요? (이벤트 페이지 넘어로 보이는 얼굴에는 기대가 가득했다.)
세리나 힐:(파도의 노래라는 말에 흥미로웠는지 궁금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너 역시 가보고 싶은 듯 하자 고개를 끄덕였다.) 응, 어떤 음료일까 궁금한데 가보자.
두 사람이 객실 바깥으로 나섬과 동시에 복도 전체에 안내 방송이 울립니다.
: 리조트 폰테르고에서 안내방송 드립니다. 아이를 찾고 있습니다. 머리를 양 옆으로 땋아 묶고, 푸른색 원피스를 입고 있는 여자 아이를 보호하고 계신 투숙객 분께서는 1층 안내데스크로 찾아와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다시 한 번 안내방송 드립니다…
딸을 잃어버렸다던 옆 객실 투숙객이 떠오릅니다.
관련 방송인가 보군요.
실라 화이트:(최상층으로 향하는 엘레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걱정이 많겠어요. 어서 찾았으면 좋겠다.
세리나 힐:(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그러게... 아이를 빨리 찾았으면 좋겠다.
스카이 라운지
[PM 17:13]
지이잉.
깨끗이 닦인 자동문이 양 옆으로 몸을 기울입니다.
라운지에 입장하면 비수기임에도 연말인지라 사람이 꽤 몰려 있습니다.
라운지는 둥근 원형 모양입니다.
때문에 어느 곳으로 시선을 돌려도 먹먹한 겨울 하늘이 시선을 사로잡을 것입니다.
서로의 깊이를 마주 반사하듯,
하늘과 바다가 이어진 절경이 황홀의 극치입니다.
그 중앙에 마찬가지로 둥근 형식의 카운터겸 바가 놓여 있습니다.
유니폼을 차려 입은 바텐더 두 명이 손을 바삐 움직여 음료를 제조하고 있어요.
어디에 앉으면 좋을까?
자리를 물색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라운지 한구석에 대기하고 있던 리조트 직원 한 명이 두 사람에게 다가옵니다.
리조트 직원: 환영합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실라 화이트:저... 시음회 이벤트가 있다고 해서요.
직원은 두 사람을 바다가 가장 잘 보이는 창가쪽 테이블로 안내합니다.
리조트 직원: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어요? 아, 그리고 본 드링크 시음회가 인기리에 진행되고 있으며, 운이 좋으면 여덟 시간 코스의 크루즈 무료 승선권을 얻을 기회도 잡을 수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실라 화이트:(떠나가는 직원의 뒷모습을 보고는 네가 앉을 수 있게 의자를 뒤로 당겨낸다.) 크루즈라니, 재밌겠다.
세리나 힐:(네게 고맙다고 말하고 의자에 앉았다.)크루즈 무료 승선권...응, 당첨되면 재밌겠다.
잠시 대화를 나누며 기다리다보면 직원이 드링크를 가져다 줍니다.
짙은 남색의 칵테일 위로 흰색의 크림소다 층이 얕게 쌓여 흔들립니다.
마치 파도 같다는 생각을 할 때 쯤…
친절한 직원이 설명을 덧붙입니다.
국내외 최고의 서비스를 책임진다던 팸플릿 속의 포부가 거짓은 아닌듯 쏟아지는 말들이 청산유수입니다.
리조트 직원: 무알콜 칵테일에 블루베리 시럽. 레모네이드를 채워 넣고 달콤한 크림 소다를 얹어 겨울 바다의 깊은 맛을 구현했습니다. 오직 저희 스카이 라운지에서만 맛보실 수 있는 특별한 칵테일이랍니다. 입맛에 맞으셨으면 좋겠어요. 이벤트 당첨 여부는 글라스를 픽업카운터에 반납해주실 때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하늘과 바다와 가장 가까운 라운지에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부디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설명을 끝마친 직원은 막 스카이 라운지에 들어서는 또다른 투숙객에게로 이동합니다.
얼핏 들어서는 평범한 재료로 조합된 드링크가 분명한데,
거창하게 겨울바다의 깊은 맛을 구현했다는 사족에 관심이 갑니다.
실라 화이트:아... 감사합니다. (건내 주는 것을 조심히 받고 신기한 듯 음료수를 살펴본다)
새하얀 거품같은 소다가 글라스 가장자리를 향해 끊임없이 흔들립니다.
톡톡 쏘는 것이 아무래도 스파클링 칵테일인 걸까요?
세리나가 칵테일 글라스를 입에 대기도 전에 실라가 먼저 잔을 들어올립니다.
그대로 입술 너머로 겨울바다를 닮은 것을 들이키고…
[관찰] 판정합니다.
세리나 힐: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33
판정결과:
보통 성공
꿀꺽꿀꺽.
목넘김이 시원해보입니다.
그런데…
무언가, 조금…
급하게 마시는 것 같지는 않나요?
목이 말랐던 걸까요?
[지능] 판정합니다.
세리나 힐: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저렇게 급히 마시다가는 사래가 들리거나 체할 텐데…
칵테일을 들이킨 실라는 과하게 시거나 달지 않고,
특히 끝맛이 짭쪼롬한 게 인상적이라는 둥 굉장히 만족해하는 기색을 보입니다.
실라 화이트:(자신을 바라보는 눈길에 네게 시선을 마주하고, 살짝 민망해졌는지 잔을 소리나지 않게 내려놓는다) 어서 마셔보세요, 세리나. 맛있어요.
세리나 힐:(네 말에 잔을 들어 캌테일을 한 모금, 조심스레 마셨다.상큼하면서 톡 쏘는 맛, 그리고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이 나자 마음에 들었는 지 한 모금 더 마셨다.) 처음 마셔보는 맛인데...맛있다.
실라 화이트:(맛있다는 네 말에 금세 다시 미소짓고는 시선을 창 바깥으로 돌렸다.) 여기서도 해변가가 보이네요.
[관찰] 판정합니다.
세리나 힐: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3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오션뷰 아래 해안선을 따라 백사장을 걷는 관광객들이 보이는군요.
단조로운만큼 평화롭기 짝이 없는 풍경입니다.
저 멀리 바다에 들어가겠다고 엄마 손을 잡고 물가로 이끄는 아이와,
그런 아이를 뜯어 말리는 아빠의 모습도 보입니다.
고생이겠지 싶어요.
실라 화이트:(그런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면 저도 모르게 말이 흘러나온다.) 추우니까 물 속에 들어가는 건 무리겠죠? 왠지 아쉽다.
바다에 시선을 떼지 못한 채,
혼잣말을 하듯 작게 읊조립니다.
세리나 힐:응...들어가고 싶다면 들어갈 수야 있겠지만...아무래도 추우니까...(꽤 서늘했던 오늘 날씨를 떠올리고 조금 아쉽다는 듯 말했다.)여름에 같이 오면 그 땐 들어갈 수 있을지도 몰라.
실라 화이트:그럼 여름 때 다시 와볼까요? (하고 네쪽으로 고개를 돌린 체, 물어본다. 머릿속으로 더운 햇빛 아래 따뜻한 금빛 모래사장을 너와 거닐 상상을 하고. 그러면 절로 눈이 반짝이고 입꼬리가 위로 슬 올라간다.)
세리나 힐:그러자. 여름에 오면 그 때는 또 다른 바닷가를 볼 수 있겠지.(지금보다 따뜻해졌을 때 너와 다시 바닷가에 올 생각을 하자 기분이 좋은지 작게 미소를 지었다.)
칵테일을 모두 마시면 세리나의 잔 아래 덜그럭거리는 푸른색의 원석이 드러납니다.
바다를 담아놓은 듯 찬란한 푸른 빛이 무척 아름답습니다.
실라 화이트:(원석을 발견하고 고개를 갸웃이며) 세리나 잔에는 그런게 있네요?
세리나 힐:(저 역시 고개를 기울이더니)그러게...이게 뭘까?
실라 화이트:그냥 데코 일수도 있겠네요... 다 마셨으면 갈까요?
세리나 힐:응 가자. (잔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픽업 카운터로 빈 잔을 가져다 주면,
"축하합니다!" 글라스 안의 원석을 확인한 직원이 박수를 칩니다.
그 뒤를 따라 함께 있던 또 다른 직원도 박수를 칩니다.
듣자하니 크루즈 무료 승선권에 당첨되었다는 소식이군요!
곧 직원이 티켓을 건넵니다.
겨울을 한아름 품은 바다가 당신을 부릅니다.
*크루즈 운항 기간: 20XX. 12. 20. ~ 20XX. 12. 30.
*운항 시간: PM 13 : 00
*소요 시간: 약 8시간.
티켓 뒷면을 살피면 승하선이 가능한 선착장의 위치가 약도로 표기 되어 있습니다.
차를 끌고 20분 가량 이동해야 하는 거리예요.
차가 없는 이용객을 위해 리조트 측에서 셔틀 버스를 운행한다고 하니 그 쪽을 이용하는 것도 좋을 법 합니다.
실라는 눈에 띄게 기뻐합니다.
겨울 바다가 운치있고 아름답긴 해도,
2박 3일 내리 바다 감상만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는 뭐든 낫지 않겠어요?
훌륭한 무료 칵테일도 마셨겠다,
더불어 크루즈 승선권도 얻었겠다.
수완이 좋습니다.
실라 화이트:우와, 축하해요 세리나.
세리나 힐:(이런 이벤트에 당첨될 줄 몰랐는지 조금 놀란 표정으로 웃었다.그리고 네 손을 잡아 손깍지를 끼고는)여기 마무르는 동안 같이 다녀오면 되겠다. 잘됐네. 재밌을 것 같아.
실라 화이트:(손깍지를 끼면 평소보다 조금 더 높은 열감이 네 손에 전해진다. 그러고는 너를 따라 미소지으며 말한다.) 세리나 덕분에 이런 것도 해보네요. (하고 맞잡은 네 손을 이끌어 엘리베이터를 타고 방으로 돌아간다.) 저녁은 뭐 먹을래요?
세리나 힐:(크루즈 생각에 조금 들떴는지 조금 신나보였다.)실라가 와보자고 한 덕분이지. 시음회에 오지 않았으면 아예 몰랐을테니까.(저녁이라는 말에 고민하다가)음...아무거나...?룸서비스도 괜찮고, 아니면 같이 뭔가 만들어 먹어도 좋을 것 같아.
실라 화이트:(신나보이는 네 모습에 덩달아 기분이 들떠보이고) 그럴까요? 제가 재료를 이것저것 챙겨 왔거든요. 세리나 뭐 좋아해요?
세리나 힐:크게 가리는 건 없는데...파스타?(잠시 생각해보다가 생각난 음식을 말해보았다.)
실라 화이트:알았어요. 그럼 조금 기다리고 있을래요? 금방 해올게요. (하고는 주방 쪽으로 다가가 준비해온 봉지에서 재려들을 꺼냈다. 마늘, 올리브 오일, 파스타, 그리고 각종 향신료들. 도마를 찾아 칼을 꺼내 익숙한 몸짓으로 재료를 다져내고 구워낸다. 몇 분 흘렀을까, 고소한 냄새를 풍기며 후라이팬에 음식을 고급진 쟁반에 담아놓고 수저를 꺼내놓는다) 입에 맞을지는 모르겠어요...
세리나 힐:(말을 마치자마자 능숙하게 재료를 꺼내 요리를 하는 네 모습을 신기하다는 듯 바라보았다.방해가 되지 않게 뒤에 물러서서 네가 요리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더라면 익숙해보이는 뒷모습이 멋져보일 수 밖에 없었다.어느새 풍기는 맛있는 냄새에 허기가 돌았다. 요리가 완성되자 기대되는 마음으로 네가 만든 파스타를 한 입 먹었다.적당히 익은 면의 식감과 적당히 벤 소스. 입맛에 딱 맞는 맛있는 파스타였다.저도 모르게 작게 감탄사를 터트리며 말했다.) 와, 맛있다.실라 정말 요리 잘하는구나...실라도 어서 먹어. 배고플텐데.
실라 화이트:(네 감탄사에 왠지 부끄러운지 한손가락으로 제 볼을 긁적이고는 네 앞자리에 앉아서 수저를 들어 한입 먹어본다. 제 입에도 그렇게 나쁘지 않은 식감에 아주 조금 만족하고는 베시시 웃으며 말했다.) 좋아하니까 저도 기쁘네요.. 많이 먹어요. 원하면 더 해줄 수도 있어요. (하고는 너를 빤히 바라보고 시선을 맞추며 묻는다.) 우리, 다 먹고 바다 걸어볼까요? 오늘 하늘도 맑아서 별도 잘 보일 것 같은데.
세리나 힐:덕분에 맛있는 저녁도 먹고...고마워.(작게 웃으며 파스타를 한 입 더 먹었다.그리고 네 말에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구름도 없어 보이고...산책하면서 별 보기에 좋을 것 같은 날씨네.
실라 화이트:(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확인하면 새하얗게 웃어버리고. 조금 시간이 지나고 다 먹은 것을 확인하면 자리에서 접시를 챙겨 들고 일어선다) 잠시만 앉아있어요. 제가 정리할게요.
세리나 힐:(정리까지 네가 하려고 하자 미안한 표정으로 네 옷소매를 살짝 잡아 움직이려는 너를 막았다. 접시를 달라는 듯 손을 내밀며 말했다.) 뒷정리는 내가 할게. 요리는 실라가 했으니까.
실라 화이트:(막은 손에도 안된다는 듯 표정은 단호했다.) 요리도 제가 하고 싶어서 한건데... 맛있게 먹어주었으니까 괜찮아요. 아니면 같이 할까요?
세리나 힐:그래도... (다른 말을 해보려고 하였지만 통하지 않을 것 같은 표정에 알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같이 하자.
그제야 실라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이며
두사람은 간단하게 정리를 하고 나갈 채비를 합니다.
실라 화이트:아, 맞아. 제가 아까 화분에서 이런걸 발견했는데요..
rolling 1d5+1
(
3
)
+1
=
4
(스파틀라 4개를 들고 네게 보여준다) 이거 불 붙이면 사방으로 피어오르는 거 맞죠? 소화도 시킬 겸 밖에 걸으면서 해볼래요? 작은 불꽃놀이.
세리나 힐:(화분에 왜 스파틀라가 있지 의아했지만 밤에 가지고 놀기에 이것만큼 좋을 것도 없었다.) 응, 그런 것 같아. 밤에 하면 이쁘겠다. 같이 하자.
수평선 너머로 빛이 가라앉고, 짙은 군청색의 밤하늘이 깔릴 무렵,
두 사람은 겨울바다를 잠깐 거닐기로 합니다.
밤바다 모래사장
[ PM 20 : 56 ]
바람은 여전히 매섭고,
파도 소리는 아침에 들었던 것보다 더욱 거셉니다.
숨을 뱉을 떄마다 서리가 낀듯 희뿌연 입김이 퍼졌다 즉시 자취를 감춥니다.
해가 완전히 진 이래임에도 낮보다 인구가 많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걷기가 조금 수월합니다.
이 정도 추위라면 버틸만 할지도 몰라요.
대화를 나누다 가지고 있는 스파클라에 불을 붙이면 쨍한 주황색의 빛이 사방으로 튑니다.
몸을 태우기 시작한 스파클라의 빛이 꼭 잘게 부서지는 별의 모습과 닮았습니다.
모래사장 도처에 두 사람과 같은 스파클라를 가지고 불꽃놀이를 즐기거나,
이따금 허공에 싸구려 폭죽을 쏘아 올리는 무리도 심심찮게 보입니다.
부서지는 파도에 녹는 모래,
떠내려가는 조개껍질의 무덤.
어쩐지 마음이 더없이 가볍습니다.
무언가를 훌훌 털어낸 것처럼…
가끔 이렇게 여행을 오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
무의식중에 그런 생각을 할 때쯤.
실라 화이트:예쁘지 않아요?
쏟아지는 저온의 불빛을 받아내며 실라가 읊조립니다.
[지능] 판정합니다.
세리나 힐: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꼭,
무언가에 홀린 사람처럼요.
[관찰] 판정합니다.
세리나 힐: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3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다시보니 스파클라를 보고 한 말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 시선은 저 너머 넘실대는 겨울 밤바다에 고정되어 있어요.
―그래요.
실라의 눈이 꽤 오래 전부터 그곳을 향해 있었음을 깨닫습니다.
얼굴에 어슴푸레 빛이 번집니다.
사방에서 터지는 불빛의 산란은 꼭 축제에 방문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팟.
느릿느릿 스파클라의 몸통을 좀먹고 들어가던 빛의 파편이 그 수명을 달리하고…
시간을 떼우다 보면 어느 순간 주변이 소란스럽습니다.
그러고보니 사이렌 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한데?
무슨 일일까요.
소리의 근원지를 찾으면…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모래사장 어드매에서 붉은색 불빛이 번쩍입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설레던 스파클라의 불꽃과는 새삼 다른 형태의 것.
아무래도 앰뷸런스 사이렌 소리였나봐요.
구급차뿐 아니라 경찰차도 두어 대 도착해 있군요.
그 주변에 듬성듬성 호기심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관찰] 판정합니다.
세리나 힐: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65
판정결과:
실패
인파의 틈 사이로…
하얀 천이 덮인 들것에 들린 무언가가 구급차에 실려 올라가는 것을 봅니다.
사고라도 난 걸까요.
[듣기] 판정합니다.
세리나 힐:
듣기
기준치:
40/20/8
굴림:
96
판정결과:
대실패
낮부터 종일 고요하기만 하던 리조트 앞바다가 온통 떠들썩합니다.
…얽히는 목소리는 두서가 없고 정신이 사납습니다.
상황이 정리가 되지 않습니다.
: 거 찍지 마시라니까 그러네. 물러 서 주세요!
조끼를 착용한 경찰 두어 명이 몰려드는 구경꾼들을 제지합니다.
앰뷸런스가 서둘러 자리를 뜨자 밀집 되어 있던 인원 몇 명은 무리에서 이탈합니다.
실라 화이트:(소리가 나는 곳을 보고 너를 번갈아 보았다. 자연스레 네 손을 꼭 쥐게 되었고 건내는 말은 불안함이 가득했다.) 무슨 일일까요?
세리나 힐:(아무래도 좋은 일은 아닌 것 같아 살짝 표정이 굳었다.) 모르겠는데... 아무래도 좋은 일은 아닌 것 같아.
불안해하는 실라를 뒤로하고,
인파 속을 바라보다보면
혀를 차며 뒷짐을 지고 리조트로 돌아가려는 중년의 여성이 눈에 들어옵니다.
다가가서 사건에 대하여 물어볼 수 있습니다.
세리나 힐:(궁금한 마음에 여성에게 다가가 물었다.) ...무슨 일 있나요?
중년 여성: 아, 봤으면 알 거 아냐? 일곱살 난 애가 바다에 빠졌다고 하대.
보니까 가족 여행 와서 그렇게 된 것 같은데… 어린 애가 불쌍하게 됐어. 쯔쯔….
세리나 힐:(아이가 물어 빠졌다는 말에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다.혹시 아까 투숙객이 찾던 그 아이인가 싶어 또 조심스레 물었다.) 그 아이는 어떻게 됐나요?
중년 여성: 보면 몰라? (하고, 하얀 천으로 덮힌 무언가가 실려나가는 응급차를 눈짓했다.) 죽었지 뭐. 부모가 실신을 해서 먼저 실려갔다니까. 난 더 몰라. 아이고, 날이 왜 이렇게 추워. 들어가야지….
어딘가 찝찝한 기분이 듭니다...
이런 상황은 정말이지, 썩 유쾌하지 못하군요.
이윽고 상황을 종결한 경찰들마저 관할서로 돌아가면 모여든 인파도 와해된 이후입니다.
주변은 적응하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고요를 되찾았습니다.
한순간 찾아든 적막에 고개를 들어올리면…
어라?
실라가 없습니다.
잠시 화장실 내지는 객실에 들렀겠거니 한참을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습니다.
추위에 사고마저 얼어버릴 무렵,
덜컥 불안함을 느낍니다.
아까 전의 상황을 목도해서 일까요?
정처 없이 바다를 돌아다니며 이름을 불러도,
로비에 들어서도,
안내 데스크에 물어도,
편의점에서도 실라를 찾을 수 없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전화도 받지 않는군요.
세리나 힐:(불안한 마음에 손을 가만히 두지 못한채 같은 공간을 왔다갔다 하기만을 반복했다. 이내 아까 바다에 시선을 두고 있던 것이 생각나 바닷가에 다시 나가보려고 하였다.)
바다는 한 눈에 보기에도 추워보여서 금방이라도 집어삼킬 것만 같습니다.
아무리 둘러봐도 바닷가 근처에는 실라가 보이지 않군요.
어떡하죠?
객실로 돌아가야할까요?
세리나 힐:(어떻게 해야할까, 추위도 잊은채 가만히 바다를 응시하다가 결국 객실로 돌아가기로 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네가 걱정되는 마음에 입술을 작게 깨물었다.)
한참을 헤매다 다시 객실로 돌아가면 문이 열려있습니다.
세리나 힐:(혹시 네가 돌아왔나 싶어 황급히 객실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실라 화이트:(너를 발견하곤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난다) 세리나, 어디 있었어요? (걱정 가득한 얼굴로 너를 맞이하고 다시 놓칠까봐 꼭 안고 있었다. 붉은 눈가며, 당장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았다.)
세리나 힐:(객실에 돌아온 너를 보자 안심과 함께 긴장이 풀렸다. 저를 안아오는 네 어깨에 고개를 툭 떨궜다.) ...실라야말로 어디에 있었어? 계속 안 돌아오길래 사라진 줄 알고 찾으러 나갔다 왔어. (너를 걱정했는지 말 끝이 조금 떨렸다.)
실라 화이트:정말요? 미안해요... 잠시 편의점에 들었다가 간다고 했는데.... (말끝이 떨리는 것을 보고 더 죄책감이 들어서 심장이 아파왔다.) 제 탓이에요. 네가 들었는지 확인 하고 갔어야 하는데. 휴대폰 배터리가 방전 되었는데 아무리 찾아도 네가 보이지 않아 먼저 객실로 돌아왔어요.
[지능] 판정합니다.
세리나 힐: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3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아, 꽝꽝 얼어붙은 머리통 너머로 '따듯한 음료를 사러 편의점에 다녀 올 테니,
기다리고 있으라'던 실라의 목소리를 떠올립니다.
아무래도 주변이 소란스럽던 탓에 한 귀로 흘려 보냈던 것 같군요.
편의점에 다녀왔다는 말은 거짓이 아닌듯 테이블 위에 비닐 봉투가 놓여 있습니다.
음료, 따듯한 차 등의 간단한 마실 것과 함께 간식이 조금 담겨 있습니다.
어쩐지 맥이 빠집니다.
사고 현장을 목도하고,
너무 예민해져 있던 걸까요.
그런 걸 겁니다.
남은 스파클라는 버리게 되었지만,
두 사람은 시간이 늦었으니 남은 시간을 객실에서 보내기로 합니다.
세리나 힐:(얼핏, 네가 편의점에 다녀온다고 했던 말이 이제서야 기억나 너를 더 꼭 끌어안았다.) 아니야, 지금 생각해보니까 실라가 그런 말을 했던 것 같아. 제대로 못 들어서 미안해... (조금 진정이 된 듯 작게 숨을 내쉬고는) 우리 둘 다 많이 놀랐나봐. 그래도 아무일 없어서 다행이다.
실라 화이트:(미안하다는 말에 고개를 내젓고 너를 여전히 꼭 안은 체 등을 토닥여주었다) 아무일은 없어서 다행이에요. (그렇게 속삭이고 너와 눈을 마주하고 물어봐) 아까 사이렌이랑 사람들 모여있던건 뭐였어요?
세리나 힐:(네 질문에 아까 여성에게 들었던 것을 기억해냈다.) 아... 일곱살 어린아이가 바다에 빠졌데. (잠시 머뭇거리다가) 아까 우리 방에 왔던 투숙객 분의 자녀 같던데... 그 아이는 결국... 죽었데.(어쩐지 그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너와 시선을 맞췄다가 다시 떨구었다.)
실라 화이트:(죽었다는 말에 큰 충격을 먹은 듯 잠시 눈을 크게 뜨고 너를 바라보다가 이내 얼굴에 아까 찾아왔던 투숙객과 아이를 위한 슬픔, 그리고 네게 향한 미안함이 가득 담긴다.) ...세리나는 괜찮아요? 그런거 봐서... 여행까지 왔는데 그런거 보게 해서 미안해요...
세리나 힐:아니야, 괜찮아. 내가 직접 본 건 사람들이 몰린거랑 구급차 밖에 없으니까... 그리고 이건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잖아. 미안해 하지 않아도 돼. (혹시 마음 여린 네가 충격을 받았을까 네 손을 잡아 손등을 어루만져 주었다.)
실라 화이트:(따스함이 전해지는 네 손길에 숨을 고르려는 듯 길게 숨을 내쉰다. 그리고 네 이마에 제 것을 잠시 맞대어보고, 그러면 이마를 통해 열감이 네게 전해진다.) 피곤할텐데 이만 잘까요?
세리나 힐:(눈을 감은 채 네게서 전해져 오는 따뜻한 온기를 느끼다가 살며시 눈을 떴다.) 응, 오늘은 이만 자자. 먼저 씻고 올게. (그리고 네 볼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 욕실로 후다닥 들어갔다.)
욕실의 문을 열어보니 상큼한 시트러스 계열의 냄새가 맴돕니다.
가장 먼저 반투명한 샤워 부스와 커다란 욕조가 보이고,
선반에는 포장지를 뜯지 않은 각종 일회용 세안도구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두사람이 차례로 씻고 잠 잘 준비를 마치고 나옵니다!
침대는 폭신하고 따뜻한게 잠이 잘 올것 같아요.
두사람은 손을 꼭 잡고 잠을 청합니다.
2일차
[ 20XX. 12. 29 AM 08 : 03 ]
전날 맞춰두었던 알람이 울리기도 전의 이른 시간입니다.
세리나가 잠에서 깨어나면 먼저 아침을 맞이한 실라가 침대 끝에 걸터 앉아 창 바깥의 어딘가를 바라 보고 있습니다.
집요한 시선을 따라간 끝에 걸리는 것은 당연히도 바다입니다.
이 객실의 창 바깥에서 볼 수 있는 것은 기껏해야 시푸른 바다,
혹은 하늘 뿐이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죠.
한겨울인지라 어둠이 완전히 가시지 않아 사방이 어슴푸레합니다.
그 사이로…
[듣기] 판정합니다.
세리나 힐:
듣기
기준치:
40/20/8
굴림:
98
판정결과:
대실패
잔잔하고도 희미하게 부서지는 파도 소리가 들려옵니다.
실라 화이트:일어났어요?
기척을 느낀 실라가 당신을 돌아봅니다.
살짝 드리운 역광, 묘하게 부산스러워보이는 머리칼…
그리고,
[관찰] 판정합니다.
세리나 힐: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11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걸까요?
양 눈 아래가 퀭한것이 어딘가 아파보이고,
정신이 없어 보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세리나 힐:(아직 잠이 완전히 꺠지 않은 듯 눈을 두어번 깜빡이며 너를 보았다. 피곤해보이는 네 모습을 조금 걱정스레 바라보았다.) 응, 일어났어. 일찍 일어났네... 잘 잤어?
실라 화이트:응... (당연하게 밤새 뒤척인 것 같은 몰골을 하고 네게 답한다.) 세리나는 잘 잤어요?
세리나 힐:응, 잘 잤어.(그다지 개운해 보이지 않는 네 모습에 고개를 갸웃하다가) 잘 잤다면 다행이지만... 피곤하지는 않아?
실라 화이트:(고개를 내저으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사실 새벽결에 자꾸만 이상한 소리가 들려서.... 제대로 생각은 안 나네요.
실라는 멍한 표정으로 뒷목을 문지르다가 욕실로 들어갑니다.
잠자리가 사나웠나봐요.
어지간히 뻐근한 모양이죠.
간단하게 외출 준비를 합니다.
실라 화이트:아침은 어떻게 할까요, 세리나?
세리나 힐:음, 평소에는 아침...잘 안 먹는데...(말 끝을 흐리다가) 룸서비스 시킬래? (피곤해보이는 너를 배려한 선택이었다.)
실라 화이트:(배려해주는 것에 고마움을 느끼고는 고개를 내저었다.) 저도 아침 잘 안 먹어요. 저희 오늘 크루즈 오후 1시에 출발한다고 했죠? 슬슬 나갈까요?
세리나 힐:(피곤해 보이는데 아침까지 먹지 않아도 될까, 조금 걱정스러웠지만 네 결정이었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기로 하였다.) 그럴까. 여유롭게 나가는게 좋으니까.
실라 화이트:네, 아마 선착장으로 가는 셔틀버스도 있다고 했어요. 안내 데스크로 가서 물어보면 될것 같아요.
세리나 힐:응, 그럼 내려가서 물어보자.
두 사람은 안내 데스크로 가서 셔틀버스에 대해 물어봅니다.
: 리조트와 선착장간의 왕복 버스는 매일 하루에 한 대씩 운행하고 있습니다. 오후 12시 정각에 선착장까지 운행하는 버스가 출발하고, 크루즈 항해가 끝나는 오후 9시 30분에 리조트로 돌아오는 버스가 출발합니다. 리조트 본관의 뒷편 주차장 A열에서 탑승을 도와드리고 있답니다. 버스 이용은 무료입니다. 티켓은 따로 끊을 필요 없으니, 출발 10분 전까지 미리 탑승해주세요.
직원이 친절하게 설명을 해줍니다.
투철한 서비스마인드가 돋보이네요.
실라 화이트:(시계를 확인하곤 네게 말한다) 이제 오전 11시반이니까 슬슬 나가서 준비할까요?
세리나 힐:응, 그러자. (미리미리 준비하는 네 모습을 보고 문득 매일 미리 약속 장소에 나와있던 네 모습이 생각나 작게 웃었다.)
실라 화이트:(작게 웃는 것을 보곤 고개를 갸웃인다) 응?
세리나 힐:(고개를 내저으며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말했다.) 매번 만나자고 약속할 때마다 일찍 나와 있어서 얼마나 일찍 준비하는 걸까 궁금해 했는데 이제 알 것 같아서.
실라 화이트:(설명해주는 것에 저도 웃음을 작게 짓고) 그치만 세리나도 빨리 준비 하잖아요? (하고는 작게 덧붙인다.) 그리고 너를 조금이라도 더 빨리 만나고 싶은 마음도 있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버스가 도착합니다.
선착장
[ PM 12 : 36… ]
비교적 여유를 느끼며 선착장에 도착합니다.
차에서 내리면 리조트 앞바다에서 맡았던 것보다 조금 더 깊고 농밀한 짠내가 호흡기를 덮칩니다.
멀지 않은 곳에서 커다란 호화 여객선을 발견합니다.
벌어진 배의 입구는 뭍과 맞닿은 다리에 이어져 있고,
그 앞에서 직원이 입장을 돕고 있습니다.
유니폼을 확인하면 리조트의 직원들이 입고 있던 것과 동일한 디자인의 것입니다.
아무래도 이 크루즈 항해 또한 리조트 측의 연계로 진행되는 이벤트중 하나인 거겠죠.
티켓을 건네면 직원은 귀퉁이의 점선을 따라 티켓 일부를 잘라간 뒤 크루즈 안쪽으로 손짓합니다.
직원: 즐거운 시간 되시길 바라요.
친절한 배웅의 인사도 잊지 않습니다.
승선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웅장한 기적소리와 함께
배가 천천히 물길을 가르고 움직입니다.
: 환영합니다, 승객 여러분! 이곳, 바다 위를 항해하는 작은 섬에서 멋진 시간을 보내시기를!
들뜬 해초 냄새와 함께 짧고도 제법 기다란 복도를 걷습니다.
안으로 들어서면 내부가 꼭 커다란 파티장처럼 꾸며져 있습니다.
적지도 많지도 않은 적당한 수의 사람들이 한 손에 샴페인이 담긴 글라스를 들고
삼삼오오 모여 바다를 향한 찬미를 속삭입니다.
꼭 분위기가 무르익은 저녁의 연회장과도 진배 없습니다.
자, 하선까지 여덟 시간이 남았습니다.
훗날 이 시간을 후회하지 않도록,
무어라도 눈에 담고 삼키며 즐기기로 할까요.
마침 크루즈 내의 모든 서비스가 무료라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저기, 2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앞에 지도가 부착되어 있군요.
뻥 뚫린 난간 너머에서부터 불어오는 겨울 바다의 바람은 많은 것을 품고 있어요.
비단 짠내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꼭 맡아본 사람들만이 머릿속에 공굴려 형체를 만들 수 있을 만큼 추상적인 무언가.
옷가지를 여민 승객들이 종종 이곳저곳 이동하며 시간을 떼울 것들을 탐색합니다.
두 사람은 그 사이에 섞여듭니다.
간단히 시간을 보낼 수 있게끔 여러 부대시설과 편의시설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실라 화이트:(신기한 듯 주위를 둘러보며) 우와... 뭐가 많네요. 어디부터 가봐야하지...
세리나 힐:(크루즈는 처음인지라 여기저기 둘러보며)미니 카지노에, 칵테일 바에...없는 게 없어보이네.혹시 배는 안고파?(네가 아침을 먹지 않은 게 마음에 걸리는지 물었다.)
실라 화이트:(카지노랑 칵테일바.... 부모님이 그런 곳 갔다는 것을 알면 가만 안 두시겠지? 그렇게 생각하고는 네 질문에 답한다.) 음.... 조금요? 이제 점심시간 됐으니까 밥 먹으러 갈까요?
세리나 힐:응, 그럼 식당으로 가자. (네 손을 잡고 식당으로 발을 옮겼다.)
지도에서 본 식당쪽으로 걸어가면
승객이 편히 오고갈 수 있도록 양문형의 문이 활짝 열려 있고,
그 사이로 맛있는 음식 냄새가 풍겨요. 'open' 팻말이 달려 있는 것이 보입니다.
안쪽으로 들어서니 낮에 들렀던 호텔 뷔페와도 견줄바 없습니다.
감미조운 곡조의 클래식이 흘러나오고,
늦은 점심을 해결하는 사람들이 각 메뉴를 개인 접시에 담아가며 움직입니다.
일렬로 늘어선 테이블 위에 각종 산해진미가 놓여 있습니다.
실라 화이트:(배에 이런 것도 실을 수 있구나... 새삼 대단하다고 느꼈다.) 세리나도 먹을래요?
세리나 힐:(호화로워 보이는 뷔페에 조금 놀란 듯 했다.)응... 안 먹으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네.(조금 장난스레 웃으며 말했지만 조금 배가 고픈건 사실이었다.)
실라 화이트:(네게 대답을 듣고 나면 접시를 꺼내 네게 쥐어준다.) 여기요. (네 손에 접시가 들린 것을 확인하면 너를 총총 따라 음식들을 집으러 돌아다닌다) 자리는.... 저기 창가에 앉을까요? 바다도 볼 수 있겠다.
세리나 힐:(네가 접시를 건내주자 고맙다고 말하고는 음식을 담으러 다녔다.) 좋아. (그리고 창가 쪽 빈자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바다를 한 번 내다보고는) 오늘도 바다는 아름다운 것 같네.
실라 화이트:뭐 들고 왔어요?
(네가 자리에 앉은것을 확인하면 네 시선을 따라 바다를 내다보고 물었다) 응, 겨울바다라 뭔가 로맨틱하네요...
세리나 힐:(뭘 담았냐는 말에 자기 접시를 내려다보고) 음, 그냥 샐러드랑, 생선 요리... 그리고 과일 정도... (그리고 네 말에 잠시 생각해보더니 이내 싱긋 웃으며) 실라랑 같이 있어서 더 그런 것 같아.
실라 화이트:(샐러드, 생선, 과일.... 언젠가 네게 해줄 요리들을 구성하려고 머릿속에 기억해 둔다.) 저도 세리나랑 있어서 더 즐거운가봐요. (그렇게 멍때리듯 말하고 나면 왜인지 속이 간질간질한 기분에 들고온 물을 한모금 마신다.) 먹고 어디 가볼래요?
세리나 힐:(가져온 음식을 입에 넣고 오물거리다가) 글쎄...선실이나 갑판에 가볼래?
실라 화이트:응, 그럼 그렇게 해요. (고개를 끄덕이고는 저도 가져온 음식들을 뇸 먹는다)
배를 채우고 식당을 빠져나와 선실로 걸어갑니다.
지금 묵고 있는 리조트의 구조와 흡사한 선실.
호텔 방으로써 갖추어야 할 기본적 구색은 모두 갖추고 있으며,
취사 시설은 사용이 불가능 하다고 합니다.
갑판 위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이 마련 되어 있지만,
지금은 입구가 닫혀 있습니다.
실라 화이트:(배에 이런 것도 있구나....) 세리나, 이런 곳 와본 적 있어요? 전 처음이라 다 신기하기만 해요..
세리나 힐:(고개를 저으며 선실을 둘러보았다.) 아니, 나도 처음이야. 크루즈 같은 배에는 선실이 있다는 건 알았는데 이렇게 잘 되어있을 줄은 몰랐어.
멀리서부터 단박에 호화 여객선임을 알아차렸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단거리 코스 운항에만 이용되던 선박은 아닌지 수많은 객실이 복도 저 끝까지 주욱 들어서 있습니다.
선실을 둘러보다 보면
옆방에서 유니폼을 차려 입은 직원 하나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막 청소를 끝마치고 나온 듯 이불 더미가 올려진 카트를 끌고 있습니다.
직원이 설명하기를,
휴식이 필요한 승객 분들을 위해 특별히 선실을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고 하는군요!
엄청난 서비스네요.
비어 있는 객실에서 잠시 눈을 붙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실라 화이트:(멀미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는 직원에게 인사를 한다) 더 가보고 싶은 곳 있어요?
세리나 힐:(잠시 지도를 생각해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음...우리가 칵테일 바나 카지노에 가지는 좀 그러니까...바다를 볼 수 있는 곳에 갈래? 크루즈고... 바닷가로 여행을 와서 그런지 계속 바다가 보고 싶어.
실라 화이트:(칵테일바나 카지노는...그렇죠.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주위를 둘러보다가 너와 시선을 맞춘다.) 그러면... 2층에 가서 바다를 볼까요? 창문 같은 걸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아까 엘리베이터도 본 것 같거든요.
실라 화이트:이것 놓아주세요…. 저 가야해요. (네가 왔다는 사실을 알기나 한건지, 두 눈은 검푸른 바다만을 바라보고 있었고 가는 팔로 어떻게든 네 손을 뿌리치려고 한다.)
세리나 힐:실라! (좀처럼 잘 높이지 않던 언성을 높었다. 마치 큰소리로 이름을 부르면 네가 정신을 차릴 것 처럼. 자꾸 어디를 간다는 건지 알 수 없었지만 손을 놓으면 네가 바다로 뛰어들 것 같아 너를 힘껏 붙잡았다.)
둘이 한참을 실랑이를 벌이고 있자면
실라는 제풀에 지쳐 잠듭니다.
바깥에서 요란스러운 불꽃축제의 열기가 식을 무렵 크루즈는 다시 선착장에 도착합니다.
두 사람은 다시 리조트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비몽사몽한 실라를 데리고 리조트로 돌아가다보면,
실라는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갈증을 호소하며 물을 찾습니다.
[행운] 판정합니다.
세리나 힐:
행운
기준치:
40/20/8
굴림:
1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마시다 남은 500ml 생수 반 병을 발견합니다.
세리나 힐:(생수병을 보고 그나마 다행이라는 듯, 네게 물병을 건냈다.)
실라 화이트:(물병을 받으면 떨리는 손으로 붙잡고 들이킨다. 그제야 한숨을 길게 내쉬고는, 여전이 제정신인지 모를 표정을 짓고선 네 부축임을 받고 객실로 돌아간다.)
객실로 돌아오면 실라는 곧장 깊은 수마에 빠집니다.
몸도 마음도 지친 하루입니다.
휴양을 위해 방문한 바다인데
나날이 축적된 피로만이 허파에 가득 얹힙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일까요.
오늘이 짧았던 여행의 마지막 일정이니 그나마 다행인 걸까요.
어서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앞섭니다.
온종일 곤혹을 치뤘던 탓일까요?
세리나 역시 머리를 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빠르게 잠에 빠져듭니다.
새벽의 바다
[ 20XX. 12. 30 AM 02 : 19 ]
[듣기] 판정합니다.
세리나 힐:
듣기
기준치:
40/20/8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잠결에…
근처에서 무언가 부스럭 거리는 인기척을 들었던 것도 같습니다.
문이 닫히고,
복도 너머로 사라지는 발걸음 소리라든지.
번쩍.
반사적으로 눈을 뜨면 새벽 두 시가 넘어가는 늦은 새벽입니다.
뒤척이며 몸을 돌리거나,
실라의 자리를 살피면
잠결에 들었던 소리의 원인을 밝히기라도 하듯 텅 비어 있군요.
그저 주름진 침대 시트만이 실라가 이곳에서 잠들어 있었음을 설명합니다.
손으로 만져보면 온기가 전부 날아가지 않았음을 눈치 챕니다.
세리나 힐:(순간 미간을 찌푸리며 몸을 일으켜 네가 자리에 없음을 다시 확인했다.순식간에 잠이 전부 달아나 자리에서 일어나 급히 겉옷을 챙기고 객실 밖으로 나갔다.)
현관은 활짝 열려있습니다.
실라의 신발은 그대로 있습니다.
맨 발로 나간 걸까요?
…난간 너머로 몸을 기울이던 실라와 찰나 눈을 마주쳤던 기억이 생생해요.
급하게 객실 바깥으로 나섭니다.
엘리베이터를 타려면, [행운] 판정합니다.
세리나 힐:
행운
기준치:
40/20/8
굴림:
3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때마친 객실 층에 올라온 승강기를 탑승합니다.
리조트 바깥으로 뛰쳐나옵니다.
찬 바람이 뺨을 긁고 지나갑니다.
얼음을 굳혀 만든 소금이 목구멍을 틀어막는 듯
묘연한 바다의 냄새는 숨막힐 정도로 짜고,
무겁고,
소름끼쳐요.
폭력적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새벽의 밤바다는 어둡고도 스산합니다.
파도의 노랫소리가 꼭 모독적 존재의 속삭임처럼 느껴집니다.
사방에는 불이 들어와 있는 가로등 하나 보이지 않아
한치 앞을 구분하기 힘듭니다.
[관찰] 판정합니다.
세리나 힐: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모래사장에 점점이 수놓여 있는 누군가의 발자국을 발견합니다.
머리를 굴리지 않아도 알 수 있잖아요.
본능이 소리치고 있잖아요.
찍힌지 얼마 되지 않은듯 선명하기만 한 자욱.
실라의 것입니다.
이동 방향을 살피면 저 너머 바닷가 쪽으로
지체 없이 이어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발자국을 따라가면 금세 파도 앞에 당도합니다.
바다를 향해 이어진 발자국을,
보글보글.
밀려드는 파도가 야금야금 먹어 치우고 있군요.
불안함에 떨리는 눈으로 이곳저곳을 급히 둘러보면
얼음장처럼 차가운 바닷물과 불안정한 파도를 가르고
바다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는 실라를 발견합니다.
[이성] 체크합니다.
세리나 힐:
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이성] 변동 없습니다.
실라 화이트:(누군가가 다가온 것도, 살가죽을 벗겨낼 것 같이 차가운 바닷물도 상관없었다. 귀신이라도 들린 듯 멍한 눈동자로 계속, 계속 저 바닷속으로 들어가야한다는 생각만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세리나 힐:(황급히 너를 제지하기 위해 바닷가로 달려갔다. 차가운 바닷물이 제 옷을 적시는 것을 아랑곳하지 않은 채 너를 향해 손을 뻗었다.네게서 눈을 뗴지 않은채로 네 옷자락은 또 움켜주었다.)
실라 화이트:(제 옷자락을 잡는 손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안쪽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평소라면 네가 발을 담구는 것에도 기겁하고 당장이라도 네 말을 들었을 것인데, 지금은 제정신이 아닌듯 귓가에는 네 목소리가 아닌 환청만이 들려왔다.)
겨우 겨우 실라를 끌어서 뭍으로 건져 올리면
체온을 모두 빼앗긴 몸은 사시나무처럼 떨려오고,
곧 죽을 것처럼 창백하게 질린 피부가 자꾸만 어둠에 좀먹힙니다.
실라는 그럼에도 자꾸만 헛소리를 합니다.
실라 화이트:(네 손길에 붙잡히고, 앓는 듯한 목소리로 끈질기에 애원한다.) 날 놔주세요..... 지금 날 부르고 있어요. 들리지 않아요? (물에 흠뻑 젖어 축축한 얼굴이고 조금 흐리멍텅한 눈이 너를 담는다.)
정상이 아닌 실라의 상태에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이성] 판정합니다.
세리나 힐:
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변동 없습니다.
한참을 발버둥을 쳤을까요.
제풀이 지친 모양인지 실라가 얌전해집니다.
세리나 힐:(조심스레 네 뺨에 손을 올리고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 알 수 없는 말을 반복하는 네 상태를 생각해보았을 때 네가 답을 주리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그저 말해보는 것 뿐이었다.) ...누가 너를 부르는 거야 ,실라?
실라 화이트:(뺨으로 전해지는 온기에 그제야 정신을 조금 차리고는 너와 시선을 마주한다.) 네..? 세리나? (네 이름을 속삭이고, 다시 묻는다) 우리 왜 여기 있어요? (네 질문을 듣기는 들었을까, 제 얼굴 속에는 혼란스러움만 가득했다.)
이상해요.
이 바다는,
이 리조트는,
너무나도 이상합니다.
말 했잖아요.
본디 인간의 감이란 인간이 진화를 거듭한 만큼
그 어떤 다른 감각보다도 예리하며 발달되어 있기 마련이라고요.
[지능] 판정합니다.
세리나 힐: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70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래요.
뭐가 되었든 어서 이곳에서 떠나야 합니다.
이 리조트가 보이지 않는 곳으로.
바다에서 가장 먼 뭍으로 달아나야 합니다.
안 그런가요?
세리나 힐:(눈 앞의 바다에서 자꾸만 느껴지는 불안감과 기시감에 억지로 눈을 떼고 너를 보았다. 이제야 정신을 차린 것 같은 모습에 너를 꼭 끌어안았다. 네가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몸이 잘게 떨렸다.한참을 말 없이 있다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떠나자 실라. 우리 여기 있으면 안될 것 같아.
실라 화이트:(아무래도 저체온증이라도 온 걸까, 몸을 웅크린체 크게 떨고는 네 손을 겨우 붙잡는 손이 위태로워 보인다. 평소라면 너도 감기걸릴거라고, 떨쳐 냈을 힘도 없었다.) 새벽이라 늦어서... 위험하지 않을까요. 날이 밝으면.. 떠나면 안될까요? (제가 죽어도 남에게 해를 입히는 일은 하기 싫다는 듯한 모습이다. 특히 너한테는 더. 그렇지만 저한테도 확연하게 느껴지는 네 두려움은 제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세리나 힐:(한 숨 가다듬고 다시 한 번 너를 보았다. 옷은 바닷물에 젖어 있었고, 바닷바람은 매섭게 불어왔다. 추워보이는 너의 모습에 차가운 네 손은 움켜쥐었다.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해주겠다는 듯. 다시 생각하자 지금 이 시간에, 이 상태로 떠날 수 없을 것 같아 입술을 살짝 깨문 채로 말했다. 이상하게도 불안한 마음이 가시지 않았다.) ...그러자. 날이 밝으면, 그 때 떠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