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람:(타이르듯 말하는 네 모습에 고개를 슬 끄덕인다.) 잘 먹겠습니다. (네가 스푼을 드는 모습을 확인하고서야 저도 스푼을 들고서는 스프를 한 입 먹었다.) 우와, 맛있다.... (그리고 한 숟갈 더 먹었다.) 맞아, 오늘은 병원을 가봐야할 것 같아. (문득 생각이 난 듯 네게 말했다.)
백여:(네가 먹는 모습에 저 또한 한 스푼 떠서 입에 넣고는 이윽고 네 맛있다는 소리에 미소짓고는) 맛있다니, 다행이다. (하고 너를 턱괴고 바라봤다.) 병원? 벌써 갈 때가 됐나..? 응, 그럼 다 먹고 갈까?
심람:(턱을 괴고 바라보는 네 모습에 빙긋 웃으며 시선을 마주했다.) 응, 가봐야지. 나 혼자 다녀올게, 집에서 쉬고 있어.
백여:응? 혼자? (네 말에 예상치도 못했는지 눈이 놀란 토끼눈 마냥 동그래져서는 눈을 깜빡거리며 널 바라봐) 아냐, 같이 가자. 아무리 괜찮아졌다고 해도... 아직은 환자잖아. 무리하면 안돼.
심람:괜찮은데.... (목소리에는 변함이 없었지만, 토끼눈을 만들어내는 너를 보고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같이 가자.
백여:정말, 다 나은 거 아니면 괜찮다는 소리는... 아무리 해도 못 믿어줘. (하며 빤히 봤다가 같이 가자는 말에 이윽고 표정이 풀려서는 고개를 두어번 끄덕거려) 응, 그러자. 우선 스프부터 다 먹으면! (하고 스프를 떠서 먹었다.)
심람:(단호하게 말하고는 같이 가자는 말에 표정이 풀리는 너의 모습에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그래. 다 먹고 가자.
두 사람은 식사를 마치고, 같이 병원에 가기로 합니다.
설거지를 하고, 당신이 나갈 채비를 하는 동안 먼저 준비를 끝낸 심람은 거실에서 당신을 기다립니다.
당신이 준비를 하는 동안 심람은 일간지를 읽습니다.
심람: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읽으려는 순간 당신이 준비를 끝내고서는 나옵니다. 람이는 일간지를 내려놓고 당신을 바라봅니다.
심람:다 준비했으면 갈까?
백여:응, 그러자!
–
<병원>
–
심람과 당신은 함께 동네 내과에 들릅니다.
이상 기후가 나타난 뒤부터 병원은 유난히 사람으로 북적거립니다.
심람:요새 사람이 많아졌네. (접수를 하고서는 진료실 근처에 빈자리를 찾아 너를 앉히고는 저도 네 옆에 앉았다.)
백여:그러게, 고래가 사라지면 사람들도 줄어드는걸까...?
심람:아무래도.... 고래가 햇빛을 막고 있으니까. 아픈 사람들도 많은 가봐. 그러고보니, 아까 일간지에 뭐라고 적혀있었어?
백여:하긴... 해가 없으면 불편한 점도 많고... 부족한 게 많으니까. (가만 끄덕이고는) 일간지? 결국 교회도 문을 닫았다더라. 신을 믿는 사람이 오히려 많을 것 같았는데 아니었나봐.
심람:그렇구나...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심람의 차례가 옵니다. 당신은 심람이 진료실에서 나올 때까지 기다립니다.
잠시 후 심람은 척 보기에도 심란한 표정을 지은 채 진료실에서 나옵니다.
해열제를 처방받아 병원에서 나오는 동안 심람은 내내 생각에 잠겨 있습니다.
약국에 들러 해열제를 구매하고, 다시 길거리를 걷던 도중 심람은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심람:백여야. 저게 하늘에서 사라지긴 할까?
고래의 지느러미는 어두운 장막처럼 허공에서 너울거립니다.
백여:글쎄... 사람들이 이렇게 사라지기를 원하고, 그리고 몰아낼 방법을 찾아내고 있으니 언젠가는 사라지지 않을까... 해를 찾아내긴 해야하니까.
심람:(그렇게 대답하는 네 말에 너의 손을 잡아본다. 미세한 떨림이 네게 전해졌다.) ....
두 사람은 집에 들어오는 길에 문앞에 꽂혀 있는 신문지를 보게 됩니다.
오늘자 일간지가 드디어 도착한 모양입니다.
심람:오늘 신문인가봐. 이제 왔네. (꽂혀있는 신문지를 꺼내고는) 들어가서 볼까?
백여:그러네, 응. 그러자 무슨 내용이 있으려나...
심람:(집에 들어가서는 해열제를 테이블 위에 두고 외투를 벗는다.) 같이 차라도 마시면서 볼까?
백여:그럴까? 그러자. 무슨 차로 마실래? (갸웃거려)
심람:으음..... 녹차? 백여는?
백여:좋아, 나도 그럼 녹차로 소파에 앉아있어, 금방 차 만들어서 올게 알겠지? (하고는 자기도 방에 외투를 벗어놓고는, 부엌으로 가서 따뜻한 물에 녹차를 타러가)
심람:응? 같이 하자. (너를 따라 부엌에 가서는 컵을 준비하고)
백여:응? (컵을 준비한 너를 보고는 따뜻한 물을 컵에 조심스레 붓고는) 가만히 있으라니까... 너무 과보호라고 느껴져도 그거 맞으니까 말야! (빤히 봤다가 이어 녹차가루일까? 티백일까? 잎일까 모르겠다 녹차를 태웠다!) 이제 다시 소파로 가자.
심람:(당당하게 과보호라고 말하는 네 말에 작은 웃음을 흘렀다. 차를 들고서는 소파에 걸어가고서는) 그래그래. 일간지를 읽어볼까?
백여:응, 그러자. 뭐라고 적혀있으려나~ (하고 일간지를 바라봤다.)
오늘자 일간지입니다.
1면에는 큼지막하게 ‘고래 자경단 면책 법안 의회 통과’라고 적혀 있습니다.
신문을 자세히 읽어보면 유난히 눈에 띄는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고래 관측하던 연구원들 이상행동 보여>>
[핸드아웃 참고]
고래가 지상에 가까워졌다니, 좋지 않은 소식입니다.
지상에서 올려다보기에는 고래가 그 자리에 그대로 멈추어 있는 것 같았는데… 아니었던 걸까요?
백여:음... 오늘자 기사는 별로 좋은 내용은 아니네, 나중엔 정말로 떨어지는 게 아닐까... (갸웃거리다) 떨어지면 바다로 보내야 하나..?
심람:바다로 보낼 수 있을까? 걱정되네. (생각에 잠긴 듯, 제 앞에 차가 다 우려진지도 모르고 피어나는 컵에서 올라오는 증기를 바라보고 있다.)
백여:음... 사람이 다 같이 모여서 보내려고 한다면... 보내지지 않을까. 누가 나쁜 마음을 먹지 않는다면? (하며 저 또한 컵을 바라보다, 조심스레 한 모금하고는 다시 널 바라봤다.)
심람:정말로 떨어지면 위험할거야. (네가 자신을 바라보는 것도 모른 체 계속 고민을 하다가는 말했다) 우리... 하늘에 올라갈 방법을 찾아보지 않을래?
백여:그럴까... 위험하려나, 하긴 저렇게 큰 고래가 떨어지면... 모르겠다. (잠시 생각하다 고갤 내젓고는 이어 네 물음에 눈만 깜빡거리다가) 응? 하늘? (생각치도 못한 말인지 손으로 천장을 가리키며) 하늘??? 갈 방법이 존재... 할까?
심람:(저도 이상한 말이라는 것은 알지만, 별다른 선택지가 없는 듯 말했다.) 그렇지만... 저게 떨어지기 전에 방법을 찾아야 하잖아. 아무리봐도 고래는 계속 내려오는 것 같아. 그리고 발열의 원인에 관련되어 있을지도 모르고... 내일 나가서 사람들한테 물어봐야겠어.
백여:그, 그러니까. 고래를 관측한 사람들도 이상행동을 한다는 마당에... 고래에게 닿아보겠다는 말인거지? (자기가 제대로 들은 게 맞는지, 아니면 오히려 부정을 하고 싶었던 건지 모르겠지만. 네게 다시 한 번 확인 차 그리 묻고는 시선을 옮겼다 짧게 생각하고는) ...네가 그렇게 까지 말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겠지... 그래, 방법을 찾아보자.
심람:응, 맞아. (다시 물어보는 네 말에,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했다.) 그리고..... 어쩌면 여름이 다시 돌아올 수도 있잖아. 이상행동... 다른 방법이 있을거야, 분명.
당신이 안 된다고 설득을 해도 심람은 고집을 꺾을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그의 숨소리는 여전히 무겁습니다. 아직 열이 있는 거겠죠.
심람:내일 광장으로 가 볼 생각이야. 같이 갈래? (걱정이 되어, 같이 안 갔으면 했지만. 혼자 보낼 것 같지 않아 너에게 물어보았다.)
백여:그래, 그러자.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 (하고 슬 미소지어보였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두 사람은 저녁을 먹고 잠에 듭니다.
내일이면 광장으로 나가, 고래에 대해서, 또 하늘로 올라갈 방법에 대해서... 혹은 교회나 고래 사냥 에 대해서 알아볼 수 있겠지요.
걱정이 됩니다. 고래가 하늘에서 사라지면... 여름이 돌아올까요? 람이의 건강도 나아질까요?
수많은 생각들을 뒤로하고 시간은 흐릅니다. 이제는 정말로 어두워진 밤하늘에, 고래가 유영합니다.
–
CHAPTER 2
<하늘에 닿을 방법>
–
아침입니다.
주변은 여전히 한밤중처럼 새까맣지만 시계는 아홉 시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당신은 해열제와 물을 챙겨 심람의 방으로 갑니다.
그런데 그의 방문 문틈에서 불빛이 새어나오고 있습니다. 벌써 일어난 걸까요?
노크를 하고 안으로 들어가 보면 심람이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심람은 당신과 눈이 마주쳤는데도 태연하게 셔츠 깃을 정돈하고 외투를 걸칩니다.
백여:..람아 벌써 일어났어? 좀 더 자도 좋을 텐데, 우선은 오늘 약은 먹어야지. 이렇게 급하게 나갈 필요가 있어? (이레 일어나지 않은 상황에 의아해하며 네게 이런저런 질문을 하며, 해열제와 물을 여느 때와 같이 네게 건네었다.)
심람:빨리 방법을 찾아야지 이렇게 네가 아침마다 수고를 안 해도 괜찮으니까.... (여느 때와 같지만, 그럴 때마다 미안한 듯한 표정으로 말한다. 그리고는 네게서 해열제와 물을 건네받아 챙겨 먹고는) 같이 갈까? 일단 광장으로 가 볼 생각인데....
백여:음, 별로 수고라고 생각도 안 되는걸. 괜찮아 내가 그랬어도, 너는 이렇게 해줬을거잖아. (하고 별 거 아니라는 것 양 씩 웃어보이고는) 응, 그러자. 같이 가기로 했잖아. 잠깐만 앉아서 기다려? 나도 금방 준비하고 올게. (하고는 방으로 돌아가 외투를 걸쳐입는 등. 나갈 채비를 해서 네게 다시 오고는) 좋아, 그럼 이제 갈까?
심람:(웃어보이는 네 얼굴에 조금 편안해진 표정을 하고서는 거실에서 너를 얌전히 기다렸다. 나갈 채비를 마친 너를 보고서는 네 손을 잡고 광장으로 향했다.) 그래, 같이 가자.
–
<광장>
–
고래에 관한 소문을 들으러 가기에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만큼 좋은 곳이 없습니다.
심람과 당신은 함께 광장으로 나섭니다.
광장은 집에서 멀지 않습니다.
어두컴컴한 광장에 사람들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인적 드문 광장에는 [이정표]와 [벤치], [신문 배달원], [이야기를 하고 있는 노인들]이 보입니다.
백여:(순서대로, 이정표부터 살펴봅니다.) 역시나 사람이 많지는 않네.
심람:하늘이 어두워서 그런가. (너를 따라 이정표를 보고는)
[이정표]
광장 구석에 서 있는 이정표입니다.
광장과 교회 등 도시 내 주요 시설들로 가는 길이 약도와 함께 큰 글씨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핸드아웃 참고]
백여:그런가봐, 하긴... 해가 있을 때도 밤에는 사람이 많이 없으니까. (혼자 납득하고는, 다음 벤츠를 바라봅니다.)
심람:(네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벤치]
광장 한가운데와 가장자리에 앉아 쉴 수 있도록 마련되어 있는 벤치입니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기 좋은 위치에 놓여 있습니다.
<듣기> 판정이 가능합니다.
백여: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3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성공
당신은 광장에 있는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는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 자경단에 사람들이 꽤 많이 모였다던데?
그럴 만도 하지. 정부에서도 어떻게 조치를 해야 할 거 아니야.
그런데 무슨 수로 저 고래를 잡는단 거야?
무기를 써야지, 무기를. 저것도 크기만 크지 결국은 동물이잖아.
철근을 가지고 온대도 저 고래한텐 바늘이나 진배없는 거 아닌가? 총알도 저 고래한텐 모래알 같은 거라고. 난 암만 생각해도 무모한 것 같은데….
백여:..사람들은 역시 죽일 생각인가봐. 그래도 괜찮은걸까... (고개를 들어 고래를 바라봤다.)
심람:(너를 따라 고래를 바라보는 얼굴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한번 여쭤볼까?
백여:음... 뭐라 물어보려고?
심람:자경단에 대한 거라던지. 고래에 관한 거라던지 말이야.
백여:자세히 알게 될지도 모르니까..? 그럼 그러자.
심람:(네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모여있는 사람들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건냈다.) 저... 혹시, 그 자경단에 대해서 더 알려주실 수 있나요?
마을사람1: 고래 사냥인지 뭔지... 말은 하는데 저렇게 큰걸 어떻게 잡으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하늘을 올려다보고는 답한다)
마을사람들2: 그러니까. 그런걸 건드렸다가 마을 위로 떨어지면 어떡하려고.
백여:자경단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 사람들인지 아세요? 허황된 이야기가 아닌 정말로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일까요?
마을사람1: 그건 우리도 모르죠. 듣기로는 우리같은 일반인들도 입단 신청을 할수 있데요.
마을사람2: 말도 안되는 일이지. 저런걸 어떻게 잡아.
백여:일반인도... 그래도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거 같던데. 무기라도 체계적인걸까요?
마을사람1: 자세히는 모르지만... 대충 총같은 걸로 잡으려고 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그래서 저 고래가 아래로 떨어지기라도 하면... (몸을 부르르 떨고) 우리 머리 위로 떨어질 거 아니에요.
백여:총... 그게 얼마나 타격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할 생각이 있다는 건 확실한가보네요. (아무리 생각해도 불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에 저도 모르게 코웃음을 치고는, 갸웃거렸다.) 그래도 생각이 있다면... 사람들은 다 대피 시켜두고 작업을 시작하겠죠.
심람:(고개를 끄덕이곤 마을사람들을 향해 말했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을사람1: 어휴... 대피고 뭐고. 그냥 아무일도 없이 빨리 고래가 사라졌으면 좋겠어요.
마을 사람들을 뒤로 하고는, [신문 배달원]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 노인들]이 보입니다. 말을 걸 수 있습니다.
백여:(신문 배달원에게 다가가봅니다.) 오늘자 신문은 다 돌리신건가요?
자전거를 타고 있는 신문 배달원입니다.
어딘가 낯익다 싶더니 백여가 구독하는 그 일간지의 배달원입니다.
배달원은 길가에 세워진 가로등불과 램프에 의존해 신문을 배달하고 있습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배달원은 바빠 보입니다.
신문 배달원: 아직 돌리고 있는 중이랍니다. 저희 신문사에 이미 구독하신 분인가요?
백여:네, 그럼요. 당연 구독하고 있죠. 많이 바빠보이시네요... 제가 괜히 붙잡은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신문 배달원: 괜찮습니다. 성함이랑 주소지가 어떻게 되시죠?
백여:백여라고 해요, 저쪽 주택가에서 지내고 있고요.
신문 배달원: 백여... (배달지 목록에서 백여의 이름을 찾은 다음 줄을 긋고는 오늘자 신문 한 부를 건내준다) 여기 있습니다. 아직 전해드리지 않은 것 같군요.
당신은 오늘자 신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백여:(받은 신문을 천천히 읽어보았다.)
[신문 기사와 칼럼]
[핸드아웃 참고]
심람:(너를 따라 신문을 확인하고선) 여기서도.... 고래를 관측하다 이상행동을 보였다고 하네.
백여:점점 갈수록... 나빠지기만 하네.
심람:고래는 '고래'라 불려야 하는가.... 그렇구나. (고개를 돌려 노인들을 바라본다) 저기 어르신들도 무슨 이야기를 하고 계신 것 같은데... 한번 가볼까?
백여:..그럴까, 뭐든 정보는 모으면 좋으니까. 가보자. (노인들 쪽으로 걸어간다.)
노인 세 사람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노인1: 그나저나 제프 그놈은 왜 요새 안 보이는 거야?
노인2: 그놈 얼굴 안 비춘 지 꽤 됐어. 대문 앞에 우편물도 한 무더기 쌓여 있다지 뭔가?
노인1: 이상하네. 한 달 전에 내가 분명히 고놈을, 얼굴을 봤는데.
노인3: 개꿈 꾼다 안혔어? 하도 고래가 내려온단 얘기만 해대길래 고래고 뭐고 개꿈 얘기 한 번만 더 하면 나가 꿈으로 찾아가부릴라고 으름장을 놨었는데.
심람:저, 안녕하세요. (공손히 인사를 하며)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계셨나요?
노인1: 제프 놈 말이여! 교회 바로 옆에 사는 놈. 그런데 갸가 몇 년생이더라….
노인3: 아하, 참…. 갸도 인자 늙은이 다 됐는데 어린놈들 앞에서 놈놈 거리지를 말어!
노인1: 뭐여? 고놈이 몇 년생인가 하는 말에 왜 놈놈 이야기가 나오는 거여?
" " 노인들이 서로 싸우기 시작했습니다.
백여:..그, 괜찮으니까 편하게 말씀해주세요.
노인2: 50년쯤 전에 그, 예배당에 있었던 고래 버리고 온 놈 있어. 고놈 이름이 제프거든.
노인1: 고래 같은 게 저기 하늘에 떠 있는 걸 보려니 고놈이 고래를 버리고 온 생각이 나서, 그 이야기를 하고 있었지.
심람:고래를 버리고 왔다구요?
노인1: 그려, 50년 전에 이 동네에 아주 큰일이 있었다네.
노인2: 갑자기 고래 새끼가 발견이 됐는데 말이지, 아니. 바다도 아니고 육지에 혹등고래의 새끼가 떡하니 나타난 거야. 죽지도 않고 숨도 아주 잘 쉬었어. 바다에 넣어도 가라앉질 않으니 필시 사탄의 자식이 분명하다고 했지.
노인3: 그 고래 가까이에 있었던 사람은 아주 비명을 지르고 도망을 가고 불러도 대답을 안 하고 난리도 아니었어. 고래 새끼가 나온 교회도 사람들 더 오지 말라고 문 닫았었지.
<아이디어> 판정이 가능합니다.
백여: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성공
당신은 노인들이 말하는 ‘고래 새끼 가까이에 있었던 사람들’과 고래를 관측했다던 연구원들의 상황에 상당한 유사성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백여:...? 이상한 일이네요. 고래라는 동물 자체는 문제가 없을텐데... 정말로 고래의 외형을 띈 다른 거라도 되는걸까요.
노인3: 어휴, 난 몰러. 이미 저런게 하늘 위에 떠있는데, 이상할 게 뭐가 있어!
백여:하긴... 지금도 충분히 이상하긴 하니까요. 고래 새끼를 처음 발견한 사람은 누군지 아시나요?
노인2: 그건 자세히 모르지만, 교회의 예배당에서 나타났다고는 들었네. 아마 교회 신자 중 한명이겠지.
백여:뭐... 그건 당연한 말씀이네요. 그 신자분은 잘 계실지 궁금하네요...
노인2: 궁금하면 나중에 즈어기 교회를 찾아가 보던지. 문은 닫았다고 들었다만. (광장의 동쪽을 가리켜)
노인3: 그러잖아도 그 고래가 그 고래 아니냐는 사람들이 많어. 육지에 있는 고래나 하늘에 있는 고래가 그게 그거잖여.
노인은 말하며 하늘을 가리킵니다. 그 끝에는 고래의 형체가 있습니다.
노인2: 기자라는 사람들도 찾아와서 자꾸 묻든데, 신문 기사로는 안 났나?
노인3: 그 고래가 그 고래인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니까 신문에를 안 싣는 거 아녀? 내내 거기만 떠 있으면은 어? 그 50년간은 어디를 갔었느냔 말여.
노인1: 나도 잘은 몰러. 제프 놈이 하늘에 버렸다고 한 다음부터는 그 고래가 마을에서 안 보였지. 고래 새끼를 어떻게 버렸는지는 제프만 알 거여.
백여:그렇군요, 제프씨...에게 찾아가면 만나주실까요.. 어렵겠죠?
노인3: 그놈은 만나서 뭐하게?
백여:알고 계시는 게 뭔지... 궁금해서요. 실례겠죠....
노인1: 궁금하면 찾아가볼 수도 있다만. 뭐 갸가 어디에 사는 지는 알고 말하는거여?
백여:그래서, 물어보려고 했어요. 알려주실건가요?
<대인기능> 판정이 가능합니다.
백여:
말재주
기준치:
55/27/11
굴림:
64
판정결과:
실패
심리학
기준치:
70/35/14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정신분석
기준치:
50/25/10
굴림:
70
판정결과:
실패
심람:저... 알려주시면 안될까요? 꼭 필요해서요.
심리학
기준치:
35/17/7
굴림:
57
판정결과:
실패
설득
기준치:
10/5/2
굴림:
32
판정결과:
실패
매혹
기준치:
15/7/3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실패
노인1: 에잉, 처음 보는 놈들한테 그런걸 왜 줘!
노인3: 그려, 헛짓거리 하지말고. 우리도 바쁘니께.
백여:한 번... 안 될까요? 다들, 고래에 대해 불안감을 가지고 있듯. 저희도 그 원인에 대해서 찾아보고 싶어서 그런건데... 안 될까요? (빤히 바라봄...)
노인들은 당신들에게 가라는 듯 손을 훠이 젓습니다.
심람:(고개를 돌려 너를 바라보고) 후.... 교회라도 찾아가봐야하나.
백여:그러자, 그래야겠다... 거기선 뭐라도 얻길... (그러곤 너와 손을 꼭 맞잡고 교회로 앞장서서 이동하기 시작했다.)
–
<문을 닫은 교회>
–
광장에서 동쪽으로 가면 들를 수 있는 도시의 교회입니다.
문은 굳게 닫혀 있습니다.
늘 사람들로 북적이던 교회가 문을 닫은 모습은 어딘가 스산하기까지 합니다.
어떤 사람이 교회 쪽을 향해 서 있습니다.
사십 대의 장년 정도로 보이는 사람입니다.
???: 좋은 저녁입니다. 어쩐 일로 찾아오셨습니까?
백여:안녕하세요 말씀 좀 여쭤봐도 괜찮을까요? 교회에 관련된 분에 대해 궁금한 게 있어서요.
간사: 교회에 관련된 분이라... 아, 저는 교회의 간사입니다. 말씀하시죠.
백여:교회에 제프씨가 소속되어 계시죠..? 실례가 아니라면 제프씨의 현주소에 대해... 알 수 있을까요?
<대인기능> 판정이 가능합니다.
백여:
말재주
기준치:
55/27/11
굴림:
3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심리학
기준치:
70/35/14
굴림:
4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정신분석
기준치:
50/25/10
굴림:
1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성공
백여:(알려주겠군...) (뿌듯^^)
간사: 뭐..... (조금 미심쩍은 얼굴을 하고는) 정중하게 물어보시니, 알려드리긴 하겠습니다. (네게 주소지를 적어서 건내주고) 이 근처에서 지내는 분입니다.
그 외에 궁금한건 없으신지요?
백여:혹시 그럼... 50년전 일어났던 그 사건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고 계신가요? 지금 현재 상황과 어느정도 연관이 없다고 할 순 없을 것 같아서요. 들어볼 수 있을까요?
간사: 50년 전의 일이라... 고래에 대해서 말씀하시는 거군요. 저도 전해듣기만 했을 뿐이지만, 그 당시에는 아주 큰 사건이었다고 합니다. 고래를 책임지고 맡아두던 교회 사람들이 하나둘씩 이상한 행동을 보이고 어디로든 도망치려고 해서 교회 운영 자체가 불가능해질 정도였다고 합니다.
백여:그런 사유로... 잠시 쉬었던 거군요. 그렇다면 이번은 단순히... 교회로 오는 사람들의 발길이 줄어들었기 때문인가요?
간사: 그런 것도 있구요. 이전에 교회에서 있었던 사건을 기억하는 분들께서 불안해하고 계십니다. 고래가 다시 이 예배당으로 내려올지도 모른다, 예배당에 새끼 고래가 다시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소문들은 거의 기정사실이 되었을 정도로요. 고래가 이곳으로 오지 않게 교회 문을 닫아 달라는 안팎의 요청도 있어 고래가 사라질 때까지만 문을 닫자고 결론짓게 되었습니다.
백여:그럼 그 일의 연장선이 된 거네요. 그때 당시의 사람들은 고래를 돌려보낸 후로는 괜찮아지셨나요?
간사: 네, 어느 정도 시간이 되니까 다들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교회 문도 열게 되었죠. 또다시 닫게 되었지만.....
백여:그렇군요... 혹시 더 관련된 이야기로... 말씀해주실만한 게 있으실까요?
간사: 아쉽게도, 제가 아는 것은 이것 밖에 없습니다.
백여:알겠습니다 말씀 감사드려요. 하루 빨리 교회가 다시 문을 열 수 있기를 바랄게요. (그러곤 고개를 숙이고 람이의 팔짱을 끼곤 널 바라봐) 그럼.. 갈까 람아?
간사: 네. 그대들에게 신의 가호가 같이 있기를 바랍니다.
심람:감사합니다. (너를 바라보고 너의 팔을 조금 더 꼬옥 잡아보았다. 그리곤 네 손에 들린 주소지를 보고 물었다.) 그래, 제프 씨를 찾아가볼까?
백여:응, 그러자. 만나주셨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되려나.
심람:잘 말씀드려봐야지..... 가보자. (제프의 집으로 향한다.)
이것저것 수소문을 하다 보니 시간은 어느덧 저녁이 다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단서가 제프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진위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제프는 고래를 ‘하늘에 버리고’ 온 사람이라 하니 적어도 하늘로 올라갈 수 있는 방법은 알고 있지 않을까요?
심람과 당신은 함께 제프의 집 앞으로 왔습니다.
문 앞에 미수령 우편물들이 잔뜩 쌓여 있어 정말 사람이 살기는 하는 건지 의심이 되는 곳입니다.
심람:(초인종을 눌러본다)
....
아무런 반응도 없습니다.
심람:안 계신가...
백여:.. 그러게. (잠시 생각하다가 다시 한번 초인종을 누르고는 큰 소리로 외쳐봐) 제프 씨, 제프 씨! 계신가요?! 말씀 좀 여쭈려고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이상한 사람 아니에요!
심람:(네가 큰소리로 외치는 것을 보고는 깜짝 놀라곤)
백여가 소리치자, 집 안에서 천천히 사람이 나타납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병색이 짙고, 몸을 움직이는 것조차 힘겨워 보이는 노인입니다.
노인은 천천히 다가와 문을 열어줍니다.
제프:무슨 일로 찾아오셨소?
심람:저... 실례합니다. 혹시 제프 씨가 맞으신가요?
제프:내가 제프인데. 여기는 어떻게 알고 찾아온거요?
백여:제프씨에게 궁금한 게 있어서, 이렇게 찾아왔답니다. 나와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려요. 현재의 상황과 과거, 50년전의 일에 대해 여쭐 게 있는데... 대화가 가능할까요?
제프:50년 전의 일이라면..... 설마 고래에 대해서 말하는 거요? (눈살을 찡그리며) 별로 얘기하고 싶지 않네.
백여:불쾌한 주제의 이야기라는 것은 압니다. 하지만, 제프씨 또한 현재의 상황자체가 힘들 것 같은데... 아닌가요? 저희가 제프씨를 찾아서까지 이야기가 듣고 싶은 것은... 무언가의 해결책이 있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에요. 그러니... 부디 부탁드려요. 같이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잡아보지 않겠어요? (하곤 제프를 진정어린 눈으로 바라보았다.)
심람:네, 부탁드려요. 정말 죄송하지만....... 저도, 그 고래에 대한 꿈을 꾸고 있거든요. (옆에서 같이 진정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제프:(흔들리는 눈으로 바라보며) ....그러면.... (한숨을 길게 쉬고는, 조금 누그러뜨린 목소리로 말했다) 누추하지만 들어오게나. (굳게 닫혀있던 문을 천천히 열었다.)
..! 감사합니다. (조심히 집안으로 들어가며, 네 손을 조금 더 꼬옥 잡았다.)
–
<제프의 집>
–
제프의 집 안은 아주 작은 불만을 밝히고 있어 백여의 집에 비해서도 확연히 어두컴컴합니다.
제프는 두 사람을 거실의 작은 소파에 앉히고 차를 내어오려 합니다.
심람:저- 도와드릴게요...! (일어서선 제프를 따라가)
제프:아니, 손님한테 그런 일을 시킬 수는 없는데.
백여:저도, 도와드릴게요 오히려 저희가 대접해드려야 하는 것 같은데.. 괜찮은가요? (제프의 말에 움직이다 멈칫해)
제프:여기가 내 집인데 무슨 대접을 해주겠나. 도와준다고 하면 사양하지는 않겠다만.... (고개를 끄덕이고는 네게 말했다.) 그럼 찻잔을 준비해 주겠나?
백여:네! 그럴게요. 찻잔은 이쪽 찬장에 있을까요? (하고 부엌쪽으로 다가가)
제프:그래, 그 중 아무거나 써도 괜찮아. (네 쪽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곤 차를 끓였다.)
심람:(백여 옆으로 가서 찻잔을 꺼내오는 걸 도와준다.)
백여:(괜찮다는 말이 떨어지자, 찬장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찻잔을 꺼내고는 옆에 있는 람이에게 이 정도는 괜찮다는 듯 씩 웃어보였다.)
심람:(네가 웃는 것을 보고는 네 머리를 쓰다듬고 제프에게로 다가가 차를 만드는 것을 도와주었다.)
세 사람은 다같이 차를 준비해서 소파로 돌아옵니다.
제프는 습관적인 행동처럼 창문 너머를 흘끔 쳐다보다가 두 사람을 봅니다.
분명히 창 너머의 고래를 살펴본 것 같습니다.
제프에게 <심리학> 판정이 가능합니다.
백여:
심리학
기준치:
70/35/14
굴림:
11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성공
당신은 제프가 고래를 굉장히 신경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언뜻 보기에 불안하고 초조한 것 같기도 하네요.
제프:그래서... (차를 한모금 마시고 내려놓았다) 무슨 이야기가 듣고 싶어서 여기까지 찾아오게 되었나?
백여:빙빙 돌려말하지 않을게요, 50년전의 일을 자세하게 듣고 싶어서 이렇게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현재와 어느정도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제프:후.... 그래. (길게 한숨을 쉬고서는 말했다) 50년 전의 겨울 이었던가, 이 도시의 교회 예배당에서 새끼 고래를 닮은 생물이 나타났지.
한.... 이만했나... (제 팔뚝 정도를 가르키고) 크기의 새끼 고래는 불쾌감과 혐오감을 일으킬 만큼 아름다우면서도 기이한 형체를 가지고 있었어.
고래를 가까이에서 본 사람들 대부분이 발광하는 기이한 일이 벌어졌고, 교회 신자들 대부분 폭력성을 동반한 이상 행동을 보였지..... (그리고는 짧게 기침을 하고, 휴지를 찾아서 일어섰다)
심람:저, 괜찮으신가요? (걱정되는 눈으로 묻고)
백여:필요하신 게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세요. 최대한 노력해볼게요. (하고 저 또한 걱정되는 눈으로 제프를 바라봤다.)
제프:내 나이가 몇인데... 세월은 어쩔 수 없는거지. (휴지를 찾아서는 입가를 닦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래..... 필요한거라....
나도 모르겠네. 하지만, 내가 50년 전 하늘로 높이 올라가 고래를 버리고 왔을 때부터 항상 그 고래가 지상으로 내려오는 악몽에 시달렸었어.
맞아, 지금 하늘에 떠 있는 고래가 분명히 그 고래라고 생각해. 그리고 고래가 내려오는 건 나 때문일 지도 몰라. 고래를 버릴 때 ‘언젠가 데리러 올 테니 기다리라’고 말했거든....... 그 말을 해놓고 데리러 가지 않았기 때문에 나를 찾으러 오는 걸지도 모르겠네.
심람:하늘에.... 올라가신 적이 있다는 말인가요?
제프:그래. 보이지 않는 사다리를 설치해서 올라갔지.
백여:그렇다면, 그 다리는 혹시.. 아직까지도 유효할까요?
제프:그 사다리는 내가 소환할 수 있다네. 설마... 하늘을 올라갈 생각인가?
백여:그게 하나의 방법이라면, 그래야죠.
제프:그것만이 방법이라면..... 내가 도울 수 있는 선에서는 최대한 도와주겠네. 그 고래의 이름은 람파드라네. 내 골방에 람파드에 관한 책들이 꽤 있어.
심람:람파드.... (고개를 끄덕이곤) 그, 골방을 둘러봐도 괜찮을까요?
제프:골방에 두르기전, 식사라도 하지 않겠나? 시간도 늦었고.
백여:그래도 괜찮을까요? 재료가 있다면 오히려 저희 쪽에서 대접해드리고 싶은걸요.
제프:재료가.... 아마도 있을 걸세. (착한 아이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면 먹고 가게나. (자리에서 일어나 식사 준비를 한다.) 더 궁금한게 있으면, 식사하면서 말해도 괜찮으니까.
두 사람은 제프의 집에서 저녁식사를 하기로 합니다.
세 사람은 저녁을 준비하고는 식탁에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제프에게 질문을 계속 할 수 있습니다.
백여:제프씨, 고래를 본 사람들이 발광하는 기이한 일이 있으셨다고 하셨잖아요? 그럼... 제프씨는 그들 중 누구보다 가까이 계신 것 같은데, 아무런 일도 없으셨나요?
제프:오래전의 이야기라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나는 이상하게도 아무렇지도 않았어.
백여:제프씨 외에 아무런 일도 없던 사람이 혹시 또 있을까요?
제프:그건 모른다네. 그리고 나도... 왜 나만 괜찮았는지 모르겠어.
식사를 다 했으면, 밤도 늦었는데 오늘 밤은 이 곳에서 자고 가는건 어떻겠나? 오랜만에 찾아온 손님인데 박대할 수는 없지.
심람:그래도 괜찮을까요? (너를 바라보고) 어떻게 할래, 백여야? 나는 상관없어.
백여:람이 네가 괜찮고, 제프씨가 그리 말해주니 그러자. 베풀어주셔서 감사드려요.
두 사람은 하룻밤을 제프의 집에서 머물기로 합니다.
두 사람이 손님방에 짐을 풀고 나면 제프는 골방을 열쇠를 열어줍니다.
두 사람 남짓 들어갈 수 있는 크기의 작은 골방에는 듣도보도 못한 제목의 서적들을 비롯해 아주 다양한 종류의 책들이 빼곡하게 꽂혀 있습니다.
골방 안을 정신없이 구경하다 보면 제프가 표지가 떨어져나갈 듯 너덜너덜한 책 한 권을 꺼내 건네줍니다.
《명계의 등불》이라는 책입니다.
심람:람파드의 출현을 예언했다는 예언서라네. 그 책에 람파드의 이야기가 전부 적혀 있을걸세.
구경삼아 책을 펼쳐 살펴보면 빼곡한 글씨에 숨이 턱 막히는 기분입니다.
책의 두께가 두툼한 건 물론이고, 이 책은 활자를 읽기만 해도 피로해질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오늘 바로 읽기 시작하는 것보다는 여유가 있을 때 시간을 두고 읽는 게 훨씬 현명할 것 같습니다.
<관찰> 판정이 가능합니다.
백여: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1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성공
당신은 제프의 노트를 발견합니다.
심람:이건... (네가 제프의 노트를 발견한것을 보곤)
제프:그건 내가 "명계의 등불"을 읽으면서 필요한 정보를 메모해둔 참고 차료야. 필요하다면 그것도 같이 들고가서 읽어도 된다네.
심람:그렇구나... 대충 다 둘러본걸까?
이외에 람파드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자료는 없어 보입니다.
백여:그래보이네... 자료 감사드려요.
심람:감사합니다. (고개를 끄덕이곤)
제프:그래, 편안한 밤이 되기를 바라네. 내일 아침에 봅세.
심람:제프 씨도 안녕히 주무세요.
제프가 본인의 방으로 돌아가고, 두 사람은 손님방으로 돌아갑니다.
함께 다난했던 하루를 마무리할까요?
백여:일단은.. 잘까?
심람:그러자, 여러군데 돌아다니느라 피곤하겠다.
백여:아님, 조금이라도 읽어볼래?
심람:이걸 지금 다 읽으려면 밤을 새야할 것 같은데.... (두꺼운 책을 보며)
백여:역시.. 그렇겠지. 응, 그럼 우선 오늘은 이만 자자.
심람:그래. (이불을 정리하고는 너를 한번 안아주며 조금은 피곤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함께 해줘서... 고마워, 백여야.
백여:아냐, 오히려 곁에 있어줘서 내가 고마워 람아. 잘자. (하고는 네 볼에 조심스레 입맞춰 주었다.)
심람:(제 볼에 입을 맞추어주자 네 입술에 제 것을 포개어 길게 숨을 내쉬었다) 너도, 잘자. 좋은 꿈 꾸길.
–
CHAPTER 3.
<명계의 등불>
–
당신은 이른 오전에 눈을 뜨게 됩니다.
심람은 당신이 일어나는 기척을 느끼고 따라 일어납니다.
열을 재어보면 열이 심하지 않습니다.
드디어 실마리를 찾았기 때문일까요? 심람은 많이 안정된 모습입니다.
심람:백여야, 잘 잤어?
백여:응, 잘 잤어. 람이는? 괜찮아? 몸은 어때?
심람:한결 나은 것 같아. (빙긋 웃으며 대답하고) 맞아, 어제 가져온 책... 지금 읽어볼까?
백여:나아? 다행이다. (따라 빙긋 웃고는 고개를 끄덕여) 응, 그러자 읽어보자.
백여와 심람, 제프의 노트와 함께 <명계의 등불> 책을 읽습니다.
《명계의 등불》
[핸드아웃 참고]
람파드의 등장을 예언했다는 예언서입니다.
삽화가 군데군데 그려져 있는 책입니다
백여와 심람, 이성 1d2 손실과 1d3 시간을 소모해 책을 읽습니다.
백여:
rolling 1d2
(
2
)
=
2
심람:
rolling 1d2
(
2
)
=
2
시크 (GM):
rolling 1d3
(
1
)
=
1
심람, 백여 이성 -2
명계의 등불을 완독한 백여와 심람, [오컬트] +3
두 사람은 한시간을 소모해서 책을 읽습니다.
예언서 특유의 수사적 문장들과 똑같은 내용이 여러 번 반복되어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대략 이런 내용입니다.
50년 전의 사람들이나 연구원들이 고래를 보고 이상한 행동을 보인 데에는 이런 이유가 있었군요.
죽음이 정말 있다는 걸, 람파드를 보고 깨달아버렸기 때문입니다.
두 사람은 제프의 노트도 같이 확인합니다.
[제프의 노트]
스크랩 노트입니다.
백여:(천천히 읽고는, 혹시 뒤에는 다른 내용이 없다 뒷면을 돌려 살펴봅니다.)
[앙겔로스의 사다리]
백여는 사다리 소환 주문을 습득할 수 있습니다.
제프의 노트에는, 명계의 등불에서 볼 수 있는 내용들도 비교적 쉬운 문장으로 적혀 있으며, 참고 자료로 사용했던 듯한 책에서 필사한 문장들이나 50년 전 제프가 기록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문구들이 적혀 있습니다.
심람:다 읽었어, 백여야
?
백여:응? 응, 제프씨가 말하던 사다리... 우리가 직접 불러내야 하는 거 같아. 이거면 하늘로 올라갈 수 있을테니까. 바로 가볼까?
심람:그래? 일단 제프 씨를 만나러 내려가보자.
백여:그래, 그러자. (제프를 보러 내려갑니다.)
1층으로 내려가니 부엌에서 식사를 막 차리고 있는 제프의 모습이 보입니다.
부드러운 수프에 양배추 샐러드가 소분되어 있고, 코티지 파이가 먹음직스러워 보입니다.
주스와 물이 담긴 잔이 놓여 있습니다.
아무래도 제프가 신경을 써서 식사를 차린 것 같습니다.
제프:좋은 아침이네. 잠은 잘 잤나? (두 사람을 식탁으로 이끌고) 식사하시게.
백여:(먹음직한 식사가 차려진 모습을 보고는 놀래서 눈만 깜빡거리다가) 와... 제프씨 대단해요. 이렇게 저희가 대접을 받아도 괜찮은 건가요?
심람:좋은 아침이에요. (음식들을 보곤) 언제 다 준비하셨어요? (놀란 눈으로 백여랑 제프 번갈아보기)
제프:물론 괜찮네. 오랜만에 온 손님이잖아. 오늘 또 바쁠 것 같은데 든든하게 먹어야지.
백여:정말로 감사합니다, 잘 먹을게요 제프씨. (하고는 멀뚱히 서 있는 람이를 의자에 앉혀놓고 저도 자리에 앉았다.)
심람: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백여 옆에 앉았다.)
제프:(식사를 시작하고는) 그래, 어제 빌려준 책은 읽어보았나?
백여:네, 네. 원하던 정보들이 있던 걸요. 빌려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려요.
제프:그렇군.... 혹시 더 궁금한건 없고? 람파드의 이야기라던지 말이야.
백여:람파드가, 말을 알아듣는 것 같다고 적어두셨던데... 대화라도 가능한 건가요?
제프:람파드가 말을 하던 건 아니지만... 그와 함께 지내던 몇 주간은 꼭 내 말을 알아듣는 것 처럼 행동했다네. 그것은 굉장히 온순했어.
백여:그렇군요... 돌아가라고 하면 돌아갈까요...? 아니.. 람파드에 대해 주의해야할만한.. 그런 건 없을까요?
제프:그건 모르겠지만... 아마 마을의 고서점에 들린다면 그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지도 모를걸세. 하늘에 올라가는 방법도 그 곳에서 찾았으니까 말이야. (말을 하다가, 기침을 연신 해댔다.) 쿨럭, 쿨럭... 미안하네.
심람:저, 괜찮으세요? (옆에서 걱정되는 얼굴로 휴지를 건내드리며)
백여:그렇군요, 감사드려요. 그런데... 병원은 가지 않으셔도 괜찮으시겠어요? 아니면 혹은 필요하신 약이라던가... 뭐든 말씀해주세요 도움을 주신 만큼 저희도 도와드릴게요. (저 또한 걱정스러운 듯 네게 말했다.)
제프:(휴지를 건내받고는 고개를 저었다.) 걱정은 고맙네. 하지만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거겠지. 오래살았으니까.
<아이디어> 판정이 가능합니다.
백여: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성공
람파드는 죽음에 민감한 생물이라 했습니다.
제프가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람파드도 제프의 건강 상태를 알고 있지는 않을까요?
어쩐지…람파드가 지상으로 내려오고 있는 이유를 알 것만 같습니다.
제프:그대들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 람파드를... 돌려보낼 건가?
람파드는 내려오고 있습니다.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있습니다.
람파드가 지상으로 내려오기 전까지 행동을 결행해야만 한다는 사실만은 명확합니다.
하지만 람파드에게 가까이 다가가면 위험한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큽니다. 당장 며칠 전만 해도 람파드를 보고 이상한 행동을 보였다는 연구원들의 이야기가 들려왔던걸요.
그럼에도 희망이 전혀 없지는 않습니다.
람파드와 며칠간이나 함께 지냈으면서도 미치지 않은 제프가 있으니까요.
람파드를 돌려보내기 위해 당신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하늘로 올라갈 방법을 계속 찾아도 되는 걸까요?
백여:돌려보내는 게, 람파드에게도 모두에게도 좋은 선택이겠죠. 람파드가 내려온다면... 아마 람파드를 죽이려 들테니까요. 그러니까... 우선은 알려주신대로 고서점이라도 가봐야겠어요.
심람:그래. (네 손을 꼬옥 맞잡아보고는) 람파드에게로 가는 방법을 찾아볼게요.
제프:그래... 하늘로 올라갈 때에는 주변 사람들의 눈에 띄면 안 된다네. 사람이 없는 장소를 찾는게 좋을거야.
당신은 그 위험을 감수할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어떻게든 람파드와 담판을 짓기로 결정합니다. 충분하지는 않겠지만 시간도 아직 남아 있습니다.
50년 중 고작 몇 주간 함께했을 뿐이지만 람파드와 함께 지냈던 제프에게서 도움을 받으며 방법을 찾는다면 안전할지도 몰라요.
두 사람은 람파드에게로 가는 방법을 찾기로 마음먹습니다.
제프:식사를 마쳤다면 정리를 할까. (자리에서 일어나며) 오랜만에 바깥 출입도 할 겸, 하늘에 올라가기에 적당한 장소를 찾을 건데, 같이 가겠나? 나가서는 고서점도 들릴 수 있을 걸세.
백여:저희가 동행하는 게 제프씨에게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요. 그럴게요.
세 사람은 식사를 마치고 준비를 한 뒤 동네의 중심, 광장으로 나섭니다.
–
<광장>
–
광장은 오늘 유독 시끄럽습니다.
꽤 격앙된 표정의 사람들이 한 무리처럼 몰려있는 것 같기도 하네요.
대부분 젊은 사람으로, 피켓을 몸에 맨 사람도 있습니다.
사람들은 제법 흉흉한 무기를 손에 든 채 외칩니다. 개중에는 총을 꺼내온 사람도 보입니다.
: 고래를 죽여라!
저 고래가 우리의 해를 빼앗았다!
고래를 죽여 여름의 해와 맑은 하늘을 돌려받자!
제프:이게 무슨..... 저 사람들은 무엇인가?
백여:..불만이 있던 사람들이 있긴 했는데.. 이렇게 직접적으로 나서진 않았단 말이에요. 당장 뭐라도 할 것 같네요.. 서둘러야 될 거 같아요.
심람:(백여를 바라보고) 아무래도 사다리를 만들 곳이 필요하니까... 도시에 인적이 가장 드문 곳이 어딜까요?
제프:주택가 뒤쪽에 아마 인적이 드문 공터가 있을걸세. 50년 전에 사다리를 소환해 하늘 위로 올라간 곳도 그 근처지.
심람:그래요? 한번 가볼래, 백여야?
백여:(네가 저를 쳐다보기에 고개만 끄덕이고는) 그래, 그러자.
제프의 말을 따라 북서쪽 공터를 향해 한참 걷고 나면 아주 높지도, 낮지도 않은 언덕이 나타납니다.
청년들 대부분이 광장으로 나갔기 때문인지 인적은 거의 없습니다.
광장 사람들의 외침도 잘 들리지 않을 만큼 멀리 떨어진 거리입니다.
제프는 이곳이 가장 적당해 보인다고 말합니다.
저녁이 되어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가고 눈에 띄지 않는 시간이 되면 이곳에서 하늘에 오르면 될 것 같습니다.
제프:그렇다면.... 준비는 된 것 같군. 나는 이만 집으로 돌아가보겠네. 아, 그래. 고서점을 들린다고 했었나?
백여:네, 그랬었죠.
심람:그럼 저희는 고서점으로 향하겠습니다.
제프:그래, 람파드를 만나기 전에 다시 우리 집에 들렀다가 가게나.
제프는 집으로 돌아갑니다.
두 사람은 고서점으로 향합니다.
–
<마을의 고서점>
–
낡은 책이 가득한 고서점입니다.
평범한 헌책방 같지만 다루는 책들은 결코 평범하지 않아 보입니다.
발음하기도 어려운 생물들의 이름부터 은근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점술 서적까지….
팔릴 만한 제목이 몇 가지 보이기는 하지만 하나같이 마니악한 건 사실입니다. 용케도 지금까지 장사를 했네요.
<자료조사> 판정이 가능합니다.
백여:
자료조사
기준치:
70/35/14
굴림:
3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성공
책장에서 시선을 잡아끄는 책을 찾습니다.
《명계의 존재를 퇴치하는 방법》이라는 책이네요.
[명계의 존재를 퇴치하는 방법]
[핸드아웃 참고]
심람:명계로 돌려보내기.... 상처 입히기, 그리고 봉인. (책을 따라 읽으며)
백여:...돌려보내는 게 역시 제일 낫겠지.
심람:그렇겠지. 이승에 있는 물건 중 애착을 가졌던 물건? 제프 씨한테 여쭈어보면 가지고 계실려나.... 아니면 원한을 가진 사람에게 벌주는 것.... (곰곰히 생각하고)
백여:... 가지고 계시지 않을까? 그래서 돌아오라고 하셨던 거 같으니까. 최대한 안전한 방법으로 갔으면 좋겠어. 다른 방법은 이 방법이 실패했을 경우에 대비하는 정도로 하고... 어때?
심람:좋아. 그럼 제프 씨의 집으로 돌아가자.
–
<제프의 집>
–
제프의 집으로 돌아오면 제프가 문을 열어줍니다.
제프:그래, 고서점에서 쓸만한 정보는 얻었는가?
백여:네, 얻었어요. 그 정보를 뒷받침할만한... 물건이 필요하네요. 넘겨짚는 걸지도 모르지만... 그 물건이 있으시기에 다시 저희를 부르신거죠?
제프:물건이라면...... 어떤 물건을 말하는 거지?
백여:람파드가, 이곳에서 애착을 가졌던 물건이요. 그렇게 적혀있더라고요. 있으신가요 제프씨?
제프:그런 물건이라면..... 나의 방으로 따라와보겠나?
백여:네, 그럴게요. (제프를 따라간다.)
심람:(백여를 따라 제프의 방으로 간다)
<제프의 방>
사용감이 상당한 제프의 방은 급하게 정리한 듯 어수선하면서도 깔끔합니다.
성인 남자 기준으로 다섯 명 정도 누울 수 있는 크기입니다.
제프의 방에서는 [책상]과 [선반]을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백여:둘러봐도 괜찮을까요 제프씨?
제프:편히 둘러보게나.
심람:그래, 무엇을 먼저 볼까?
백여:네, 감사드려요. 책상부터.. 볼까?
[책상]
책상 위에는 제프가 읽고 있었던 듯한 논문이 놓여 있습니다.
웬 논문이죠?
제목을 살펴보니 생물학 분야의 논문으로 보입니다.
책을 자세히 읽어보면 목차에서 ‘각인 효과’라는 문단을 찾을 수 있습니다.
새끼 시절 처음으로 인식한 사람을 부모로 여기고 따라다니는 현상이 관측되었다는 내용입니다.
제프는 생물학에 관심이 있었던 모양이네요.
백여:(논문 뒷장에는 뭔가 없나..? 살펴봅니다.)
더 살펴볼 만한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백여:(이어 선반을 살펴봅니다.)
[선반]
선반 위는 텅 비어있습니다.
선반 위를 살펴보면 손잡이가 딸린 [바구니]가 있습니다.
[바구니]
짚으로 엮은 것으로 보이고, 군데군데 갈라져 있어 잘못 쓸리면 상처를 입을 수도 있어 보입니다.
엷은 먼지가 쌓여 있어 사용한 지 꽤 오래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백여:(바구니를 조심히 잡아들고는) ...이건가요? 람파드에게 애착이 있을법한 물건...
제프:(백여가 바구니를 들고 나오는 것을 보자 얼굴에 복잡한 감정들이 스쳐갔다) 그건.... 람파드가 이 집에서 지낼 때, 마땅히 놓아둘 곳이 없어 둔 바구니라네.
백여:맞는가보네요. 람파드에게 이 바구니를 주어도 괜찮을까요?
제프:그래, 그게 그것이 원하는 거라면 그렇게 하게.
심람:감사합니다, 제프 씨. 저희가 꼭 람파드를 무사히 명계로 돌려 보낼게요.
백여:매번 감사드려요. 꼭 그럴게요.
혹, 람파드에게 전할 말이 있으실까요 제프씨?
제프:그냥 내 안부만 전해준다면... 고맙겠네.
백여:네, 그럴게요!
제프:두 사람 다 무사하길... 기도하겠네.
심람:감사합니다, 제프 씨. 건강하세요.
(백여를 돌아보고) 그러면... 람파드를 만나러 가자.
백여:건강하세요 제프씨.
(람이에게 손을 맞잡고는 고개를 끄덕여)
심람:(네 손을 조심히 맞잡고는 제프의 집을 벗어나 마을로 나왔다.) 기분이 어때?
백여:음... 술술 풀리는 기분이라 좋으면서도 불안해. 람이는?
심람:나도 그래. (그리고는 네 손을 조금더 꼬옥 잡아봤다) 하지만 네가 옆에 있어서 다행이야. 아마... 끝까지 잘 풀릴거야, 분명.
백여:(잠시 생각하다가 천천히 눈을 끔뻑이며 너를 바라봐) 그렇지? 잘 풀리겠지? 그.. 나 왜 불안한지 알 거 같아. 네가 옆에 있어서 그래. 함께 갔다가 다시 람파드가 너를 앗아가는 건 아닐까 하는 그런 불안함. 함께 가는 게 맞는 선택일까. 그렇겠지? 응? (누가봐도 확연히 많은 생각에 뒤덮여 불안한 사람의 모습으로, 조금이나마 덜 불안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네게 그리 확인을 원하는 질문을 하며 맞잡은 손에는 힘이 들어갔다.)
심람:그렇지.... 않을거야. (맞잡은 손은 어느때보다 따뜻했고, 또 살아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네가 불안하다고 느끼는 것을 알아챘는지, 다른 손으로는 네 뺨에 손을 얹고는 네 이마에 입맞춤했다.) 괜찮을거야. 응, 끝까지 함께 가자.
백여:...정말로? 그렇겠지? (네가 확인해주는 답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는 지 그리 말하고는 시선 또한 자연스레 아래로 떨어졌다. 이윽고 네가 제 이마에 입을 맞춰주자 눈을 깜빡이며 너를 바라봤다가 조금은 울상인 표정으로 미소를 띠어보였다.) ..응, 그래. 괜찮겠지. 그래야 할텐데. (여전히 불안하지만, 네 그런 말에 희망을 가지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래, 가자. 같이 가자.
심람:(눈을 깜빡이며 자신을 바라보는 표정은 조금은 슬퍼보였기에, 네 눈가에 입술을 맞추었다.) 백여야, 표정이 울상이네. (불안해하지 말라는 듯, 너를 한번 꼬옥 안아주었다.)
–
CHAPTER 4.
<하늘 위로>
–
마침내 해가 집니다.
심람은 오늘 무리 없이 행동할 수 있을 만큼 몸 상태가 좋습니다.
심람:...하늘로 올라갈까? (너를 바라보며 물었다.)
백여:응, 그러자.
두 사람은 아까 보았던 인적이 드문 공터로 나갑니다.
심람:사다리... 소환 할 수 있겠어?
백여:그러엄~ 당연하지. 근데 아무도 없는 거.. 맞지? (주위를 두리번거려)
심람:(빙그레 미소를 짓고) 응, 없는 것 같아. 그럼 해보자.
백여:응. 그래.
백여는 앙겔로스의 사다리를 소환합니다.
마력 3과 이성 1D2를 소모해서 사다리를 소환할 수 있습니다.
백여:
rolling 1d2
(
1
)
=
1
백여 마력 -3, 이성 -1
잠시 기다리면 땅에서부터 하늘까지 엷은 빛무리가 솟아오릅니다.
사다리 형체를 이루며 잔잔하게 일렁이는 작은 빛무리는 꼭 여기를 잡으라 가리키는 듯 허공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손을 뻗어 빛무리가 몰려 있는 곳을 잡아보면 단단하고 두꺼운 줄 같은 것의 감촉이 느껴집니다.
이걸 타고 올라가면 하늘까지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심람:(신기한 듯 빛무리를 바라보며) ..가볼까?
바구니는 잘 챙겼지?
백여:당연하지, 좋아 가보자!
심람과 당신은 앙겔로스의 사다리를 오릅니다.
위를 올려다보면 람파드의 거대한 몸체가 보입니다.
하늘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람파드는 더 거대한 존재처럼 느껴집니다.
어쩐지 아찔한 기분이 듭니다.
가까운 곳에서 빛나는 빛무리에만 시선을 고정합니다.
심람의 옷자락이 스치는 소리가 납니다. 잘 오르고 있는 거겠죠.
얼마나 높이 올랐을까요.
차츰 작아지던 도시는 이제 잘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시선을 움직이는 순간, 쉼 없이 움직이던 손이 저절로 멈추었습니다.
어쩐지 람파드가 이쪽을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심람이 움직이는 소리도 함께 멈추었습니다.
누군가가 주시하고 있는 듯한 싸한 느낌이 한층 더 짙어집니다.
당신은 확신합니다.
람파드는 지금, 하늘을 오르는 두 사람을 ‘보고’ 있습니다.
이제는 어떤 행동이라도 해야 합니다.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백여:(시선에 잠시 움츠러들었지만, 이윽고 입을 떼 말을 해) ... 람파드, 말을 알아듣는다고 하니 이렇게 말해봅니다. (숨을 작게 고르고, 말을 이어) 당신이 이 하늘로 등장한 이후로, 이승은 큰 혼란에 빠져있어요. 당신을 달가워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기도 하구요. 그렇다고 저희가 람파드를 싫어하는 건 아니예요. 어떠한 연유로 이곳에 찾아왔는지는 알법하지만, 이만 돌아갔으면 해요. 그리고... 말로만 그리 부탁할 순 없으니, (제프에게서 받아낸 바구니를 팔을 뻗어 내밀고는) 람파드, 당신의 물건이었던 바구니는 돌려줄게요.
당신은 매고 있던 바구니를 람파드에게로 내밉니다.
사다리 위에서 몸의 무게를 지탱하는 한쪽 손이 덜덜 떨립니다.
람파드는 바구니를 분명히 알아본 듯, 주변이 무섭도록 고요해집니다.
당신은 저도 모르는 사이 바구니를 놓치고 맙니다.
바구니는 아래로 떨어지는 대신 보이지 않는 손이 억지로 붙들어둔 듯 그 자리에 우뚝 멈추어 섭니다.
영원 같은 찰나가 흐르고, 오래된 짚 바구니는 천천히 하늘 위로 올라갑니다.
예고 없이 부유하는 바구니를 시선이 절로 따라갑니다.
바구니는 반짝이는 별들 사이 유난히 단출한 점처럼 작아지더니 순식간에 당신의 시야에서 사라집니다.
백여:(... 신기하고도 이상한 광경에 멍하니 바라보기만 해)
심람:람파드, 제프 씨는... 잘 지내고 있어요. 걱정하지 말아요.
당신은 당신의 목소리가 람파드에게까지 닿을지 확신하지 못했지만, 입을 엽니다.
제프를 걱정했을 람파드가 당신을 주시하는 동안 당신은 제프의 안부를 알립니다.
혼잣말처럼 떠드는 기분이 들지는 않을까 걱정했지만, 당신은 곧 람파드가 당신의 목소리에 깊이 집중하고 있음을 알아차립니다.
마침내 당신의 이야기가 끝이 나자 경직되었던 공기가 부드럽게 풀어집니다.
하늘을 올려다보던 당신은 람파드의 형체가 서서히, 아주 서서히 멀어지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손에 닿을 듯 가까워 보였던 람파드는 하늘 높이, 형체가 멀어져 마침내 그 큰 몸체가 점처럼 보일 때까지 높은 곳으로 올라갑니다.
캄캄한 어둠 뿐이었던 하늘이 차츰 본연의 색을 되찾습니다.
여름 해가 지는 시각은 다른 계절보다 뒤늦습니다.
차츰 모습을 드러내는 저녁의 햇빛이 눈부십니다.
눈을 감았다가 천천히 뜨면, 서서히 더워지는 공기가 뺨을 간질입니다.
다시 되찾은 시야에 등불처럼 반짝이는 빛이 담깁니다.
당신은 그 빛이 람파드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의 터가 너른 하늘이 될 것이라는 예언서의 예언이 실현된 걸까요.
명계의 등불은 다시금 하늘로 올라갔습니다.
그가 하늘에 처음으로 터를 잡았던 날처럼요.
당신은 시선을 아래로 내립니다.
먼발치에서 황혼이 드리운 도시가 눈에 들어옵니다.
시간이 그대로 멈춘 듯한 도시에서 눈을 뗄 수 없습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고 있기 때문일까요?
도시의 풍경이 이렇게 아름다워 보일 수도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해는 곧 지겠지만, 모두가 이 황혼을 보았겠죠.
갑작스러운 햇빛에 너무 놀라 바깥으로 나오는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기 전에 천천히 사다리를 타고 내려옵시다.
빛을 되찾은 지상으로, 심람과 함께.
심람:(너를 바라보며 환하게 미소를 짓고는 하늘을 한번 보았다가 말헀다.) 집으로 돌아가자, 백여야.
백여:(네 환한미소에 저 또한 환하게 미소짓고는 고개를 끄덕여) 응, 그래 돌아가자. 람아.
두 사람을 기다릴 제프에게 람파드가 다시 먼 하늘로 올라갔다고, 더 이상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말도 전해 주어야겠습니다.
숨 쉬는 법을 기억하게 될 때까지,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당신의 곁에 있을 겁니다.
END 5. 밤하늘의 등불 (Hidden End)
심람, 백여 생환
람파드는 다시 하늘로 올라갔고, 이제 다시는 내려오지 않습니다. 심람의 미열은 곧 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