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화려한 축제가 벌어졌을 이곳은 퀴퀴한 냄새만을 풍기는 시커먼 마을로 돌변한 지가 오래입니다.
성당에는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사람들이 드나들고 있습니다. 절박한 인간은 신에게 매달립니다.
당신은 이 성당의 신부와 꽤 잘 알고 지내는 사이입니다. 처음 그가 온 순간부터 어쩐지 꺼림칙한 느낌을 받았으나 성당 내부에 있는 서적들은 당신을 매혹시키는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책을 빌리러 가는 당신, 그걸 받아주는 신부. 미묘한 친밀감은 그 때부터 자리했습니다
이 무너져가는 세상은 당장 내일 멸망할까요, 오늘 멸망할까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오늘도 성당으로 향합니다. 세계를 구해달라는 기도, 그래도 해야지요.
무의미하다 한들 말입니다.
성당 안쪽은 고요합니다. 오르간 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다만 십자가 아래에서 기도를 하는 자의 인영이 보입니다.
상사화입니다.
신부복을 입고 있는 상사화는 인기척에 고개를 돌립니다.
그리고 그가 묻습니다.
상사화:(네가 다가오는 소리에 고개를 들려 빤히 바라본다. 오늘따라 더 탁해 보이는 녹안에 퀭한 얼굴은 수척한 기색을 나타내고 있었다.) 기도를 하러 왔나요.
일렉티오 바시움:(십자가 아래 걸음이 멈춰선다. 스테인드 글라스를 지나 늘어진 빛 아래, 기도를 하고 있는 네 모습이 시야에 담겼다.) 뭐... 얼마나 의미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해야죠. (신부님. 붙여진 호칭은 사람들이 유일한 구원이라 생각하는 교회의 신부인 너를 지칭하기에는 어떠한 예우(禮遇)도 담겨있지 않았다.)
상사화:(몇 남지 않는 마을의 사람들 중 지금 이런 시간 때 만난 사람이 왜 이런 사람일까. 예우라는 담겨있지 않는 모습을 빤히 바라보다 시선을 돌려버리고 짧게 한숨을 내쉰다.) 네, 기도가 필요할 때니까요. (앉으라는 듯 고갯짓을 하고 다시 기도를 이어간다.)
일렉티오 바시움:(한숨을 내쉰 모습까지 보고나서야 네 자리 옆 무릎을 꿇고 앉는다. 아마 이곳에 기도를 하러 온 이들중 가장 구원을 믿지 않는 이의 기도를 하늘에 계신 분은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모르겠지만.) 거짓기도라도 필요하시겠죠. (그렇게 비아냥으로 시작된, 진심이 담기지 않은 기도를 시작했다.)
상사화:거짓기도라... (비아냥되는 말투에도 익숙하게, 침착한 목소리로 이어간다.) 그런다 한들 그 분은 들으실테니 기뻐하실테죠. 기도를 한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담긴거니 괜찮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감았던 눈을 잠시 뜨고 흘긋 너를 바라본다. 익숙하고 침착한 얼굴이 제법 아쉽다. 좀 더 일그러지고 고통스러워하는 얼굴을 한다면 좋을텐데. 성스러운 장소에서도 추악한 생각을 하는 것에 꺼리낌이 없었다.) 거짓된 것도 좋아하다니 취향도 특이하시네. 그러니 온갖 사람들이 다 몰려와 이런 기도를 하고 있겠지만. (어느새 의미없는 기도는 포기한지 오래였다. 모았던 손을 풀고 삐딱하게 앉아 십자가를 올려다본다.)
상사화:(기도를 멈추고, 고개를 돌려 삐딱하게 앉은 너를 바라본다. 이런 사람에게도 신은 평등 하시다 했으니 화는 내지 않았지만 왜인지 더 피곤해지는 기분이었다.) 그 분을 원망하는 마음은 알겠지만, 그러다가 벌 받아요.
일렉티오 바시움:(평소보다 탁한 것 같은 녹안을 가만히 마주하다 작게 실소한다.) 원망이라... 방금 원망이라고 하신건가요, 신부님? (네 답을 요구하지 않는 물음이었다.) 존재를 믿지 않는데, 어떻게 원망이 있겠어요. 그리고, 멸망보다 더한 벌이 존재하나요? (그것은 명백한 조소였다.)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71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이 마주하고 있는 상사화는 오랫동안 잠을 자지 못한 사람처럼 보입니다. 눈밑에 퀭한 것이, 상태가 영 별로입니다.
일렉티오 바시움:(평소보다 상태가 좋지 않은 널 가만히 내려본다.)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64
판정결과:
보통 성공
휴게실에서 차라도 타 주는 게 좋겠다는 직감이 드네요. 당신은 홀로 이동하나요? 아니면 같이 이동하나요?
일렉티오 바시움:(굳이 차를 만들어주는 수고를 해야할까.) 차를 좀 마시고 싶은데 안내 좀 해주시죠, 신부님.
상사화:....존재를 믿지 않으면 왜 오셨나요? (이즈음 되면 기도가 아니라 저에게 시비라도 걸려고 온 걸까, 생각이 들었고. 널 바라보는 시선이 가늘어진다. 그 눈에는 피곤함과 덧붙어 슬슬 밀려오는 짜증이 담겨있었다.) 당신이 믿지 않더라도 지옥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차는 휴게실에 가면 있어요. (짧게 휴게실 쪽으로 고갯짓을 했다.) 굳이 제가 같이 동행할 필요는 없어 보이는데.
일렉티오 바시움:글쎄요... 이유가 굳이 필요할까요? (기도보다는 네 반응을 지켜보는 것이 좀 더 재미있기는 했다. 어차피 이 기도가 저 위까지 닿을거라고는 생각도 않았고. 안내해준 휴게실 방향을 보고는 입꼬리를 살짝 비튼다.) 저를 믿을 수 있으세요?
상사화:당신에겐 기도하는 시간이 아까운 것 같은데, 그렇다면 이곳에 오지 않는 게 나을 겁니다. (말려들어가는 입꼬리를 바라본다. 더 말하다간 화를 낼 것 같은 기분이라 말없이 짧게 한숨을 내쉬고 자리에서 일어나 휴게실 쪽으로 걸어간다.) 따라오세요.
당신은 그를 따라 휴게실로 향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먼저 옮겨진 발걸음 뒤로 느긋히 걸음이 옮겨붙는다.)
휴게실 안쪽은 피로를 풀 수 있는 찻잎과 간식이 놓여 있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8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의자 아래에 떨어진 종이 조각을 발견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종이 조각을 본다.)
은밀행동
기준치:
20/10/4
굴림:
41
판정결과:
실패
상사화:(주워드는 것을 보곤 네 손에서 종이 조각을 가져간다.) 제 것입니다. 신경쓰지 마시죠.
일렉티오 바시움:그럼 여기에 흘리지 않으셔야죠. (네가 가져간 종이 조각을 다시 가져가려 한다.)
민첩
기준치:
65/32/13
굴림:
11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상사화:
민첩
기준치:
70/35/14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당신은 사화의 손에서 종이를 뺏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글을 읽고는 종이를 팔랑이며 네게 보인다.) 이게 신부님 것이라고요.
상사화:뭐하는 겁니까. (제 앞에서 당당하게 낚아 챈 모습에는 얼굴이 순식간에 일그러진다.) 나가세요. (노려보는 시선에는 명백한 혐오가 담겨있었다.)
일렉티오 바시움:(네 일그러진 얼굴을 보면 오히려 묘한 만족감이 차올라 노려보는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뻔뻔하게 찻잎을 들여다본다.) 차 한 잔도 대접해주지 않으실 생각인가보네요. 정말 나갈까요? (네게 옮겨진 시선이 고요히 널 들여다본다.)
상사화:저는 차를 타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이 성당은 단순히 차나 마시러 들락날락 하는 곳이 더더욱 아니고요. (간간이 주먹을 꽉 쥐어낸게 무력으로 내보내야하나, 고민하며 화를 참는 것 같았다.)
일렉티오 바시움:분명 이 공간은 차를 마시기 위해 존재하는 공간일텐데. 제게 차를 주기 싫으시면 그렇다고 말하세요. 아무리 신부님이어도 신이 아닌 이상 모두를 사랑하진 않으시겠죠. (신 또한 그럴텐데. 비웃음과 함께 네 속을 긁어내는 말을 덧붙이고는 휴게실은 처음이라 여유롭게 안을 둘러본다.)
휴게실에서 특별하게 둘러볼 곳은 없는 것 같습니다.
상사화:(빈정거리는 말을 듣고나면 결국 화를 참지 못하고 제 옆에 있던 찻잔을 쥐어 네 쪽으로 던진다. 다소 가빠진 호흡에 분노로 부들거리는 어깨가 눈에 띈다.)
일렉티오 바시움:(딱히 시선을 끄는 것도 없는 휴게실의 모습에 덧진 찻잔을 피하며 밖으로 나선다.) 보기보다 과격하시네요, 신부님.
거이 쫓겨나다시피 성당을 빠져나온 당신은 문득 걸음을 멈춥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성당을 나오다 걸음을 멈춘다.)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6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방금 전에 발견한 종이가 신경이 쓰입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종이가 아주아주 신경쓰인다.)
이 종이는 책에서 떨어져 나온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렇다면 성당 내부 이와 관련된 책이 있다는 것일까요?
일렉티오 바시움:(책을 찾아봐야하나.. 책을 빌리려면...음...)
성당 안에 있는 서재를 살펴볼까요?
일렉티오 바시움:(서재 위치는 알고 있으니 서재를 살피러 간다.)
서재 안은 허전합니다. 몇 개의 책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꽤 이질적으로 다가오는 모습입니다. 당신이 올 때면 언제나 이곳은 책들로 가득했으니까요.
일렉티오 바시움:(평소와 달리 꽤 많은 책들이 비워져있는 서재를 두리번거린다. 어딜 찾아보면 나올까)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58
판정결과:
보통 성공
몇 가지 책들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한 열이 통째로 비어 있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왜 여기만 다 사라졌을까... 자세히 본다.)
자료조사
기준치:
50/25/10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딱히 특별하게 발견되는 것은 없는 모양입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종이 들고 서재를 서성서성)
그 때, 지하실의 계단 위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립니다. 숨거나, 그냥 그 자리에 가만히 있을 수 있습니다. 이곳에 올 사람은 상사화 말곤 없으니까요.
일렉티오 바시움:(가만히 서서 계단 쪽을 바라보고 있는다.)
그런데 뭔가 이상합니다. 누군가와의 대화 소리가 함께 섞입니다. 다른 이를 보며 문을 연 상사화는 당신을 보고 그 자리에서 굳어버립니다.
상사화:당신이 왜 여깄어요? 내가 나가라고 했을 텐데.
일렉티오 바시움:휴게실에서 나가라고 말했던 것 같았는데, 제가 잘못 들었나요, 신부님? (문제가 있냐는듯 뻔뻔스럽게 말한다.)
상사화:(아까의 화를 간신히 가라앉혔다 싶었는데. 다시 목소리가 분노로 흔들린다.) 가세요. 성당에서 나가세요.
일렉티오 바시움:그런데 밖에 누가 또 있나요? (네 말은 깔끔하게 무시하고는 들려오던 말소리를 언급한다.)
또 다른 상대는 성당의 후광 때문에 잘 보이지 않지만 당황한 기색은 있는 것 같습니다.
상사화:(네 말에는 대답하지 않고 더이상 이곳에서 봐주지 못하겠다는 듯 네 손목을 잡아 이끌어 바깥으로 이끈다.)
일렉티오 바시움:(빛때문에 제대로 보이진 않았지만, 혼자 오지는 않은 것 같았다. 손목을 잡아끌고 밖으로 이끌어가는 것에 네 손을 떨쳐내고 걸음을 멈춘다.) 보여주지 못할 것이라도 숨겨놓은 것처럼 굴지 마세요, 신부님.
상사화:보여주지 못할 게 아니라 당신이 멋대로 행동하는 것 때문에 화가 납니다. 오늘은 성당에 발을 들일 생각도 하지마세요. (마지막으로 널 한번 노려보고 문을 세게 닫아버린다.)
결국 ‘정말로’ 성당에서 쫓겨난 당신은, 그 날 하루동안 성당에 가까이 가지도 못합니다. 하루가 저물었습니다.
성당에서 빠져나와 마주한 마을은 휑하기만 합니다. 버석버석한 땅과 동물의 시체, 다른 곳에서 온 의사들은 죽은 전염병 환자들을 병원으로 옮깁니다.
고딕 건물들의 벽에는 생기를 잃은 담쟁이 덩굴들이 툭, 툭, 떨어져 나가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이제 햇볕을 받는 스테인드 글라스로 무장된 성당만이 가장 아름다운 존재로 남았습니다.
당신은 죽은 자들이 있는 병원이나 생존자들이 모인 마을 회관으로 가볼 수 있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성당을 빠져나와 멸망을 마주하며 황폐해진 마을을 가볍게 둘러본다. 생명을 가진 것들은 쉽게 사그라들었다. 유일하게 빛을 머금은 성당을 짧게 흘겨보고는 병원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병원은 환자들의 곡소리만 간간히 들릴 뿐 생명의 숨소리는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의사와 간호사들은 분주하게 곳곳을 소독하고 있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생명을 유지하는 곳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거대한 무덤과 같은 병원을 무덤덤히 둘러본다.)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1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어쩐지 시체들이 기괴한 표정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꼭, 저주 받은 것처럼요. 광기에 미쳐버린 얼굴들입니다. 전염병 특유의 반점이나 괴사는 없으나, 모두 충격적인 걸 본듯한 분위기였습니다.
SAN (0/1)
일렉티오 바시움:
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그 표정이 조금은 당신에게 충격적으로 다가온 모양입니다.
간호사: 이, 이상 들어오시면 안되세요.
일렉티오 바시움:(기괴한 표정의 시체들이 조금 충격적이게 다가온 것도 잠시, 들어갈 수 없다는 간호사의 말에 흘긋 너머를 본다.) 이유가 뭔가요.
간호사: 여긴 환자 보호자도 들어올 수 없습니다. 전염병 옮기기 싫으시면 가주세요. (단호한 말투로 얘기하고는 할일을 하러 떠났다.)
일렉티오 바시움:(별로 살펴볼 것도 없는 모습에 곧 흥미를 잃고 병원을 빠져나와 마을회관 쪽으로 간다.)
당신이 병원을 나와 마을회관 쪽으로 가려던 도중 벽에 붙은 전단지들과 익숙한 수도복의 옷자락을 발견합니다.
상사화입니다.
의사와 대화를 하는 모습은 유려하기만 합니다. 낮에 피곤한 얼굴은 어디로 갔는지, 진심으로 병세를 걱정하는 듯한 모습이, 어쩐지…
역겨워.
당신은 전단지를 보거나 상사화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신부복을 입고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보면 역겨움이 차올라 가만히 살펴본다.)
상사화를 관찰하고 있으면 문득 그와 눈이 마주칩니다. 당신을 발견한 그의 표정이 오묘해지더니, 이내 당신에게 가까이 다가옵니다.
상사화:(널 바라보는 얼굴에는 여전히 화가 남아있는 듯 했지만 결국 한숨을 길게 내쉬고 차분한 걸음걸이로 너에게 다가가 나지막하게 말한다.) 아까는… 미안했어요. (그렇다고 진심이 담긴 목소리는 아니었다. 제게 쥐어진 직책과 임무가 있었으니 네게는 억지로라도 살갑게 굴어야 했다.) 책을 몇 권 가져왔는데 가져가세요. (그리곤 화해 하자는 듯,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너에게 책을 전해준다.)
일렉티오 바시움:(유일한 희망으로 자리잡은 성당의 신부님다운 모습으로 너는 다가와 사과를 말했다. 진심이 아닌 목소리였기에 네게 답을 하거나 함께 거짓된 사과를 읊지 않았다. 마치 화해의 선물과도 같이 주어진 책을 가만히보다 책을 받아든다.) 신부님도 거짓말을 잘하시네요.
상사화:거짓말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렇게 말하면 가만히 너를 올려다본다. 어떻게 해야 자신을 믿어줄까, 잠시 고민하다가 다시 한번 너에게 전한다.) 진심이에요. 미안해요.
일렉티오 바시움:(네가 다시 입에 담은 사과에 이번에는 어떠한 반응도 돌려주지 않았다. 그저 너를 무시하고는 전단지를 살펴본다.)
전단지를 자세히 보면 광고물이 아닌 성서의 구절을 따온 종이임을 알 수 있습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성서의 구절을 따온 내용들을 가만히 읽어본다. 마귀를 처치하면 이 재앙이 끝난다는 걸까.)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뒷면이 살짝 비추기에 살펴봤지만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상사화:(네 태도를 보면 저와 더이상 대화하고 싶지 않은 걸 알았다. 너를 따라 전단지에 시선을 잠깐 두고 다시 너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럼 전 볼일이 있으니 가보겠습니다. (너에게 인사로 고개를 숙이고는 자리를 떠난다.)
일렉티오 바시움:(네가 인사를 하고 지나갈때까지 돌아보지 않고 한참 전단지만 살펴보다 네가 자리를 뜨면 그제서야 전달해준 책을 살펴본다.)
책은 당신이 흥미있을 만한 주제가 가득해보입니다.
이 때, 주위 간호사와 의사들이 말하는 게 들립니다. 듣기 판정에 성공하면 상사화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일렉티오 바시움: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간호사: 정말 착한 분이시지, 매일 와서 환자를 위해 기도하고…
간호사2: 요즘 항상 밤을 새는 것 같으시더라고. 어쩐지 수척한 기색이던데, 바쁜 일이 생긴 걸까?
당신은 기분이 더더욱 불쾌해져 자리를 뜹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별 관심없는 이야기만 들려오는 것에 자리를 뜨고 마을회관쪽으로 간다.)
마을 회관에 있는 사람들은 정말 그 수가 손에 꼽을 만큼 적습니다.
그들은 마을을 버리고 떠날 것에 대해 열띤 논의를 벌이는 중입니다. 한구석에는 꼬마 아이들이 두어 명 웅크린 상태입니다.
논의를 벌이는 어른들에게 가보거나, 아이들에게 가볼 수 있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시끄러운 어른들을 뒤로하고 웅크리고 있는 아이들에게 가본다.)
아이들에게 다가가면 아이들은 조용히 구슬로 저들끼리 놀고 있습니다. 가만히 다가온 당신을 발견하면 곧 한 아이가 울먹이며 묻습니다.
꼬마아이: 우리 죽어요? 우리 죄다 죽어요?
일렉티오 바시움:(아이를 내려보고는 무심하게 말한다.) 사람은 누구나 죽어.
그 소리에 아이는 울음을 크게 터트려버립니다. 이윽고 또 다른 아이도 울음을 듣고 동시에 울음을 터트립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우는 모습을 보면 인상을 찡그리고 어른들 쪽으로 간다.)
어른들에게 다가갈 시 모든 사람들이 공포에 질려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들은 당신이 온 것도 눈치 채지 못하고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이곳을 당장 떠나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어디로? 다른 곳으로 가보았자 전염병은 이 나라 전역에 퍼지고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귓가에 들어오는 소리.
마을사람: 그거 들었어요? 뱀의 저주라고. 어느 집안에 대대로 내려오는 저주라는 게 있다는군요. 그 저주에 대해 아는 사람은 다른 이들을 다 죽이고, 마을을 멸망시킬 수가 있대요.
마을사람2: 악마야. 분명 악마가 이곳에 들어온 게야. 악마가 저주를 퍼뜨린 거야.
악마.
일렉티오 바시움:(한걸음 뒤에서 가만히 이야기를 듣는다.)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문득 검은 수도복의 상사화가 떠오릅니다. 악마. 어쩐지 그가, 자신을 죽이러 올 것만 같은 기시감과 공포감이 듭니다. 왜?
일렉티오 바시움:(악마라는 이야기를 듣고 가장 먼저 떠오른 얼굴이 너인 이유는 뭘까. 목끝까지 잠긴 신부복을 입고 있는 네 모습이 자연스럽게 그려지면, 네가 이 숨을 앗아갈 것 같은 느낌이 순간 스친다.)
이제 여기에서 더 봐야될 곳은 없는 것 같습니다. 이동할까요?
일렉티오 바시움:(딱히 살펴볼 것은 없는 모습에 마을회관을 빠져나온다.)
회관을 나서면 구석에 앉아 중얼중얼 알 수 없는 내용의 기도를 흘리는 늙은 비쩍 마른 사내가 보입니다. 그는 당신을 발견하자마자 대뜸 외칩니다.
마른사내: 악마가 왔어, 여기에 악마가 왔어!
악마가 저주를 퍼부은 게야, 그래서 우리가 다 이 모양이 된 거라고!
공포에 경직된 근육이 파르르 떨리는 것이 시야에 담깁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저렇게 소리지르면 명을 재촉하는 일일텐데. 자신을 향해 소리치고 있는데도 인상을 조금 찡그릴뿐 별 신경쓰지 않는다. 오히려 무감각하게 공감하지 못하는 글을 읽듯 가만히 지켜본다.)
당신이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면 정신이 나간 것처럼 당신의 두 팔을 붙잡고 악을 씁니다.
마른사내: 악마를 죽여야 해! 악마를 죽여야 해! 넌 알지, 넌 아는 눈이야, 넌 악마가 누군지 아는 눈이야, 그런 눈이야.
회관에서 사람들이 뛰쳐나옵니다.
마을사람: 저 인간 또 저러는군.
탄식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마을사람2: 아, 이 아저씨 또 시작이네, 엄한사람 붙잡지 말고 좀 들어가쇼!
일렉티오 바시움:(팔을 붙잡고 소리를 치는 것에 더러운 것이라도 털어내듯 노인의 팔을 떨쳐낸다.)
장정이 나타나 당신과 함께 사내를 억지로 당신에게서 떨어트림과 동시에 너무나도 또렷한, 너무나도 선명한, 너무나도 굳건한 목소리의 속삭임이 귓가에 내려앉습니다. 바로 이 공포에 사로잡힌 사내의 것이었습니다.
마른사내: 저주가 사라질 방법은 주체를 죽이는 것뿐이라고, 친구…
일렉티오 바시움:(악마를 죽이라고 속삭이는 말에 마른 사내를 돌아본다. 하지만 딱 그 뿐이었다.)
왜 자꾸,
왜,
자꾸,
상사화가 생각나는 걸까요?
일렉티오 바시움:(고결한 얼굴로 기도를 하자 말하는 신부인 상사화, 그의 모습이 자꾸 생각나는 것은 분명 다른 이유가 있을텐데. 네가 악마든 그저 멸망하는 이 세계의 마지막 구원을 희망하는 한 명의 가련한 사제이든 그것은 제게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무엇이든 네 죽음의 적당한 변명이 되어준다면 나쁠 것은 없었다. 팔을 털어내고는 집으로 돌아가는 걸음이 제법 가벼웠다.)
당신은 집으로 돌아갑니다. 어쩐지 많이 피로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집앞에 누군가의 그림자가 보입니다. 상사화입니다. 요즘따라 자신의 주변에 많이 등장하네요. 당장 낮에 당신을 쫓아낸 사람은 상사화가 아니었던가요.
일렉티오 바시움:(집 앞에 드리운 그림자의 주인인 너를 올려다본다.) 어쩐일이신가요, 신부님.
상사화:아. (너를 발견하면 다가선다.) …새로운 책을 주러 왔어요. (그렇게 얘기하면서도 어쩐지 핑계를 대는 듯 네 시선을 제대로 마주하지는 못한다.) 아까 병원에서 봤는데 어디 불편한 건 아니죠?(어떻게 해서든 대화를 이어가려고 하는 노력이 보였지만 결국에는 무거운 한숨이 뱉어 진다.) 전염병이 돌고 있으니 조심하세요.
일렉티오 바시움:(분명 그것만이 이유는 아닌 모습이었다. 시선도 제대로 마주하지 못하면서 혼자 주절거리던 네 말이 끝나고 나서야 말을 시작했다.) 건강에 대한 걱정이라면, 나보다는 신부님 쪽이 해야할 것 같은데. (당장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네 모습을 가볍게 훑어보고는 손을 내밀었다.) 할 말 끝났으면 책 주고 가세요.
상사화:(너에게 책을 쥐어주고 한참을 침묵을 유지하다가 한풀이 하듯이 말한다.) ....신부는 사람들의 고해를 들어주지만, 제 고해를 들어줄 사람은 신 밖에 없네요. (그 신마저 멸망해가는 세상에 있는 지 모르겠지만. 뒷말은 속으로만 생각하고, 가만히 있다가 문득 네게 묻는다.) 만약 당신은 친구라 생각했던 사람이 자신을 해치려 든다면, 어떤 기분이 들 것 같나요?
일렉티오 바시움:(받아든 책의 표지를 가만히 살펴보며 네 이야기를 듣다 조언답지도 않은 삐딱한 말을 한다.) 죄를 짓지 않으면 고해를 할 이유도 없을텐데 말이죠. (책을 받았으니 집으로 들어갈까 싶은 순간, 질문을 던지는 너에 가만히 네 녹안을 마주하다 작게 웃는다.) 친구가 없어 생각해보지 않은 질문이네요. 글쎄요... 그 상황이 되어보지 않는 한, 감정이란 쉽게 예측할 수 없겠죠. 신부님은 어떤 기분이 들 것 같나요?
상사화:그렇지만 모든 인간은 죄를 짓거든요. 저라고 깨끗하지는 않아요. (네 말에는 너를 빤히 바라보다가 어깨를 으쓱인다.) 그런가요. 믿는 사람이 그랬다면 배신당한 기분이 들 것 같고... 친구가 그런거라면 이유가 있었다고 생각할 것 같네요. (무어라 말을 할까 입술을 달싹이지만 결국에는 다시 다물고, 네게 인사를 전한다.) …그럼 평안한 하루 보내세요. (그렇게 말하고 떠나는 모습은 무언가를 굳게 결심한 듯했다.)
상사화는 떠나고 당신 또한 집으로 들어갑니다.
집에 돌아와 침대에 몸을 뉘여도 마을에서의 일이 떠나가질 않습니다.
상사화의 모습 또한. 악마, 저주, 주체. 그의 수상쩍은 행동들.
주체를 죽여라. 악마를 죽여라. 그러면 무슨 일이 일어나련지요. 그러면 이 모든 끔찍한 저주가 사라지기라도 하나?
그가 어쩌면 이 일의 원흉일지도 모른다 이야기 하는 당신을 믿어줄 이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병원에서 보았듯이 그에 대한 마을 사람들의 신뢰는 두텁기 그지 없었습니다. 분명 당신은 이단자로 몰릴 것입니다.
잠이 몰려옵니다. 아, 모르겠습니다. 뭐가 어떻게 되어가는 건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그래요, 아침에 눈을 뜨면 다시 생각해보기로 합시다.
…
꿈을 꾸었습니다.
무언가 당신의 목덜미를 부드러이 감싸쥐더니, 당신의 손에 칼을 쥐여줍니다.
눈앞에는 상사화가 있습니다. 눈물을 흘리는 상사화입니다.
그의 심장에 칼을 찔러넣습니다.
아, 이것으로 당신은 오롯이 자유가 됩니다. 자유가…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르겠습니다. 문득 탄내가 당신의 코를 찌릅니다. 어렴풋이 눈꺼풀을 들어올리니 방안이 매캐한 연기로 가득 차고 공기 중에 열기가 떠다닙니다
불이야!
날카로운 외침이 들려봤자 이곳에 화재를 진압할 인원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마을의 몇 안 되는 생존자가 양동이로 물을 퍼 창밖에서 당신의 집에 난 불을 끄려는 얄팍한 시도를 하는 게 보입니다. 하지만 턱 없이 적은 수입니다.
탈출할 수 있을까요. 시도라도 해볼까요.
일렉티오 바시움:(탄 냄새와 함께 잠에서 깨는 건 불유쾌한 기분이었다. 연기로 가득찬 방에 화끈거리는 열기들, 밖에서는 불을 끄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 같았지만, 이미 불길을 잡기에는 어려워보였다. 가만히 있을 수는 없으니 어떻게든 방을 나가려 해본다.)
도망치려 하면 점점 시야가 감깁니다. 숨이 찹니다. 뛰쳐나간 방 바깥은 화마가 지배했습니다. 이대로 죽는 건가 싶습니다. 고통에 바닥을 깁니다.
그 때 누군가 당신을 끌어안고 창밖으로 뛰쳐나갑니다.
신선한 산소가 폐부에 차고 나서야 죽을 듯이 기침을 내뱉었습니다. 여전히 불에 타오르는 집이 보이지만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당신의 앞에는 상사화가 있었습니다. 재에 그을린 모습으로 어쩐지 복잡한 표정입니다.
상사화:(그을린 흔적을 지워내려 옷을 털어내면서도 신경이 쓰이는 듯 네게서 시선을 돌리지 못했다.) ...괜찮아요? (진심 같지도 않은 목소리로, 네게 안부를 묻는다.)
일렉티오 바시움:(불로 가득차 있던 방에서 저를 꺼낸 존재를 확인하면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책을 빌리며 약간의 유대를 쌓긴 했지만, 지난 성당에서의 일로 사이가 틀어졌다고 분명 생각했는데. 굳이 그 불길을 뛰쳐 들어가 저를 살릴만큼의 관계가 너와 나 사이에 있던가? 안부를 묻는 목소리에 콜록 숨을 뱉어내고 말했다.) ...괜찮아보여요?
상사화:(사람이 제 눈 앞에서 죽어가는데 살리려고 하는 마음이 드는 건 인간으로써 당연한 것이 아닐까. 그렇지 않다면 자신은 왜 이곳까지 와서 너를 구해주었는지 설명하지 못할 것이다.) 아니, 괜한 말을 했네요. 마을 회관으로 가면 뭐라도 도와줄 수 있을 거예요. (잠시 너를 빤히 바라보다가, 무례하다 싶을 정도로 단호히 등을 돌리고 떠나선다.) ...나중에 정말 갈 곳이 없어지면 성당으로 찾아오세요.
일렉티오 바시움:(등을 돌리고 떠나는 너를 보며 옷의 재를 털어내고는 불에 탄 집을 미련없이 뒤로하고 마을 회관으로 간다.)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발걸음을 옮기다 무언가 파작 밟히는 느낌이 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 (발 밑을 살펴본다.)
살펴보니 다 탄 성냥과 기름이 떨어져 있음을 알아차립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성냥과 기름을 본다..)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불을 지른 자가 상사화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SAN (1/1d2)
일렉티오 바시움:(불을 질렀으면 죽이던가, 왜 굳이 구해줬을까 알 수가 없었다.)
SAN Roll
기준치:
69/34/13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rolling 1d2
(
2
)
=
2
그렇다면 왜?
기껏 죽이려 해놓고, 도대체 왜?
아, 하지만 이것으로 당신은 정신이 또렷해집니다. 저 자는 악마야. 상사화는 악마야.
당신을 죽이려 했습니다. 당신이 종이를 보아서? 당신이 무언가를 알아차린 것 같아서?
문득 당신은 불에 의해 쓰러진 집의 나뭇더미 아래에 어떤 물건이 떨어진 걸 발견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나뭇더미 아래에 깔린 물걸을 살펴본다.)
칼입니다. 식칼. 품에 숨길 수 있을 만한 크기와 누군가의 명치에 찔러 넣으면 단박에 숨통을 끊을 만한 날카로움.
점점 이성이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당신의 목숨을 위협당했다는 사실이 정신을 흐트러 놓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칼을 보면 망설임없이 챙긴다.)
불타버린 집을 뒤로 하고 마을 회관으로 이동합니다. 여분의 이불과 베개를 받았지만 잠이 올 턱이 없습니다. 정말로 그가? 정말로 당신을 해치려는 목적으로?
새벽이 무르익지만 잠은 여전히 오지 않습니다. 그런 당신의 곁에 인기척이 느껴집니다.
누구지?
떨리는 한숨 소리가 들립니다. 어쩐지 익숙합니다. 수도복이 사락거리는 소리. 그렇군요. 다시 상사화입니다.
뭘 하려는 셈일까요. 가만히 지켜볼까, 싶어지는 순간입니다.
상사화:...네가 나를 방해해.
어쩐지 울분에 찬 목소리가 귓가에 내려앉습니다. 이어서, 당신의 목을 조르는 손길.
숨이 사라집니다.
일렉티오 바시움:(가만히 지켜보던 여유가 사라지는 건 순식간이었다. 목을 죄는 손길. 망설임 없는 그 손은 조금씩 그러나 확실하게 숨을 앗아가고 있었다. 네 손을 떨쳐내려 몸을 비틀었다.)
근력
기준치:
75/37/15
굴림:
58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강한 힘으로 그를 밀쳐냈습니다.
미미한 흐느낌이 귀에 들어오나 싶을 무렵 인기척이 사라졌습니다.
꿈이었을까요?
하지만 목에 남아있는 감각만큼은 너무도 선명합니다.
정말로, 나를, 죽이려 했어.
끔찍한 기분이 등줄기를 타고 올라왔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아직도 선명히 남아있는 감각에 괜히 목을 쓸어내린다.)
그렇게 밤은 지나갑니다.
마을 회관에서 겨우 이불을 덮고 잠에 들었다 언제 깨어났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은 정말로 말세라며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듯이 성당에 기도를 하러 사라졌습니다.
성당으로,
가볼까요?
일렉티오 바시움:(성당으로 떠난 사람들에 비어있던 마을회관을 잠시 둘러보다 간단히 채비를 하고 성당으로 가본다.)
시간은 미사가 시작되기 30분 전입니다. 딱 이 시간부터 고해소에 상사화가 자리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와 얼굴을 보지 않고 대화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기도 합니다.
고해, 고해성사라. 그렇다면 무엇에 관한?
일렉티오 바시움:(곰곰...)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아,
상사화를 죽일 거라는 고해?
어쩐지 내뱉고 싶어집니다. 제 품에 칼이 있다고 선언하고 싶어집니다. 그런 광기가 당신을 집어삼키기 시작합니다.
성당에 도착해 고해소로 향하면 작은 공간이 나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성당에 도착하고 고해소로 걸음을 옮긴다. 시선에 닿은 작은 공간에 걸음을 잠시 멈춰선다.)
당신은 들어가시나요?
일렉티오 바시움:(이 작은 공간 너머에 있을 너를 잠시 생각하고는 방으로 들어선다.)
신자가 들어가는 장소에 몸을 욱여넣으니 닫힌 고해창 너머 상사화의 잠긴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상사화:고해 성사를 하러 오셨나요?
일렉티오 바시움:네. (작은 공간이 다소 불편하기는 했으나 답은 흔들림이 없었다.)
상사화:무엇을 고백 하러 오셨나요.
일렉티오 바시움:신부님을, 당신을 죽이고 싶습니다. (불안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오히려 약간의 희열도 느껴지는 여유로운 말투로 네게 고백한다.) 지금 제 품에는 칼이 있습니다. 이걸로 당장으로 당신을 찌르고 그 검은 사제복을 붉게 물들이고 싶어요. 그렇게만 된다면 제 마음이 아주 편안해질 것 같은데.
고해창 너머에서 침묵이 흐릅니다. 그 어떤 대답도 들리지 않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날까요.
일렉티오 바시움:(아무런 답도 들리지 않는 고해창 너머를 한참동안 가만히 바라본다. 지금 네 표정을 볼 수 있다면 좋을텐데. 그건 제법 아쉬웠다.)
그 때 어디선가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상사화:Agnus Dei, qui tollis peccata mundi, miserere nobis.
Agnus Dei, qui tollis peccata mundi, dona nobis pacem.
일렉티오 바시움:(알 수 없는 중얼거리는 소리가 너머에서 들렸다.)
당신은 고해소를 빠져나와 성당의 정문을 열고 들어가면 아무도 없습니다. 모든 신자석은 텅 빈 상태입니다.
이곳을 좀 둘러볼까요?
일렉티오 바시움:(텅 빈 성당 안을 둘러본다.)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1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당신은 성당을 둘러보던 중 단상 위 제대에 놓인 일기장이 보입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일기장에 가까이 다가가서 살펴본다.)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66
판정결과:
실패
누구의 것인지 모르겠지만 익숙한 느낌이 듭니다.
일기장은 이곳에 처음 온 날부터 기록되어 있습니다. 읽으면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SAN (1d2/1d4+1)
일렉티오 바시움:(일기장을 천천히 넘겨본다. 누구의 것인지는 이름을 보지않아도 알 수 있었다. 적혀있는 내용은 지독히 익숙한 것이었다.)
SAN Roll
기준치:
67/33/13
굴림:
1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rolling 1d2
(
1
)
=
1
하느님의 어린 양,
세상의 죄를 사하시는 주여,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하느님의 어린 양,
세상의 죄를 사하시는 주여,
저희에게 평화를 주소서.
일렉티오 바시움: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한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강타합니다.
내가 악마야.
일렉티오 바시움, 바로 당신이 악마였습니다.
이 모든 전염병을 일으킨 장본인. 뱀의 저주를 받은 사람. 마을을 멸망시키는 자.
아, 그래요,
당신이 마녀입니다.
제단 앞에 서 있는 당신이 등을 돌리면 스테인드 글라스의 빛과 성당 문 입구에서 뿜어져나오는 모든 빛을 온몸으로 받고 서 있는 상사화가 충격으로 점철된 눈으로 당신을 봅니다.
당신과, 당신이 들고 있는 일기장을.
일렉티오 바시움:(네 일기장을 들고서 너를 마주한다.)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79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의 손에 칼이 쥐여져 있음을 깨닫습니다.
어떤가요? 자신이 죽어야 세상이 구원 받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기분은?
어떤가요? 여지껏 의심해온 그의 진심을 알게 된 기분은?
어떤가요? 눈앞에 떨어진 당신의 운명을 마주하게 된 기분은?
모든 사실을 당신이 알았다는 것을 깨달은 상사화가 전부 내려놓은 얼굴로 웃습니다.
그리고 당신에게 고해합니다.
상사화:(네 손에 쥐어진 일기장. 그리고 칼. 시선이 마지막으로 네 얼굴로 향하면, 네가 진실을 마주했다는 것을 알았다. 문득 어젯밤 제가 방화했던 네 집에 잿빛에 그을린 네 얼굴이 기억났다. 네 집에서 불을 지르고 생각했었지. 그래, 마을 사람들에게 알리자. 저 사람은 악마야. 이 세상을 멸망시키러 온 악마. 그러면 굳이 제 손에 피를 묻히지 않더라도 너를 죽일 수 있겠지. 그렇게 생각하면 안됐는데, 상사화. 그냥 죽게 냅두었어야지. 그깟 죄책감으로 이렇게 상황이 악화될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니.) 나는 오늘 당신을 죽일겁니다. (침착하게, 너를 노려보고는 제 손에 쥐어진 칼을 더 힘주어 잡아본다. 그래야만 했었다.)
일렉티오 바시움:(네가 쥐고 있는 칼을 보면 들고 있던 일기장을 천천히 내려놓는다. 밖의 사람들은 이 진실을 알지 못한다. 그렇다면 너만 눈 감는다면, 너만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진실을 알지 못한 채 멸망 속에 눈 감을 수 있지 않을까. 태생이 이기적이던 이는 세계를 위해 희생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일기장에 담겨있는 네 마음 또한 눈치채기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그 마음에 대한 보답을 해줄 수 있냐고 묻는다면 긍정적인 답이 나오기 어려웠다. 너를 생각할 때면 불쾌함, 기시감 그런 것들이 먼저 떠오르곤 했으니. 운명을 마주한 것에 대해 누군가 어떤 감정이냐 묻는다면 답은 정해져있었다. 누군가의 글 속에 이미 정해진 길이라니. 어떤 존재에 의해 저도 모르게 정해진 인생의 순리를 밟는 것은 사양이었다. 네 일기장을 읽으며 한순간에 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되었고, 너와 시선을 마주한다. 저를 죽이겠다고 말하는 너를 바라보다 웃음을 터트린다.) 신부님, 당신은 정말 나를 죽일 수 있나요? (아, 이 순간이 그저 즐거워 웃음을 멈출 수 없을 것 같았다. 네 손으로 정말 내 숨을 끊어낼 수 있을까?) 그럴 수 있다면, 기꺼이 당신의 손에 이 목숨을 받칠테니 이리 와 보세요.
상사화:(너를 죽이기 위해서 이 곳에 신부로 위장하면서까지 왔다. 저는 진실된 신부가 아니었지만 지금 제 앞에 선 사람은, 서로 칼을 마주하고 목숨을 위협하는 상황에서도 즐겁다는 듯 웃음을 터트리는 너는 어쩌면 정말 악마 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신은 왜 저주를 살아있는 인간으로 만들었나요? 차라리 물건이 되어서 도끼로 부수게 하시지.) 거짓말. 그러면 손에 들린 칼부터 내려놓으시죠. (네 물음에는 대답하지 않고 노려보기만 한다.)
일렉티오 바시움:(손에 있는 칼부터 내려놓으라 말하는 네 목소리에 쥐고 있던 칼을 빙글 돌려본다.) 마찬가지로 칼을 들고 온 사람에게 듣기에는 좀 거북하네요. (대답없이 노려보는 시선에 여유로운 걸음으로 천천히 네게 향한다. 한걸음, 또 한걸음. 고요한 성당 안은 스테인드 글라스의 빛만이 성스럽게 깔려 있었다.) 칼을 쥘 생각이었다면, 저를 구하지 않으셔야 했습니다. 신부님. (잔잔하게 말하려 애썼지만, 즐거움 혹은 희열이라 말할 수 있는 감정이 쉬이 감춰지지 않고 단어 사이 튀어나왔다. 마지막 두걸음이 채 남지 않은 거리 얼굴을 마주하면 네 손목을 억세게 잡아쥔다.) 정말 이렇게 될 거라고 예상하지 않으셨나요?
상사화:(너와의 간격이 가까워지면 뒤로 몇걸음 물린다.) 내가 진짜 못할것 같나요. (굳게 쥐어낸 칼의 손잡이는 떨리는 손을 애써 감추려는 듯 했고.) 당신 때문에 세상이 멸망한다고 하는데, 아무런 생각이 안 들어요? (나는 악마라고 확정 지은 너를 죽이려는 데에도 이렇게 힘이 드는데. 걸음을 물리기도 전에 가까워진 너와 시선을 마주하고는 쥐어낸 손목을 뿌려치려고 한다.)
근력
기준치:
60/30/12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상사화는 당신의 손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손목을 쥐면 네 떨림까지 제게 전해진다. 떨리는 칼 끝을 잠시 바라보다 시선 끝에 널 담아냈다.) 당신 말대로 악마라서 그럴지도 모르죠. 난 모두가 다 죽더라도 나는 살고 싶은데. 그건 신부님도 마찬가지잖아요. 모두가 죽더라도 내가 살았으면 하잖아요. (그러니 불을 지른 그날 밤, 결국 자신을 구했던 것 아니냐고 나긋히 말한다. 시간은 되돌릴 수 없고, 네 지난 선택도 후회한들 돌이킬 수 없다. 분명 붉게 손자국이 남을 손목을 단단히 쥐고서 걸음을 좀 더 좁힌다.) 그러니 나를 위해 죽어줬으면 하는데. 할 수 있겠어요, 상사화 신부님?
매혹
기준치:
65/32/13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역시 악마는 악마인가봅니다. 속삭임마저 달콤한걸 보니 말이죠. 하지만 상사화는 굴하지 않습니다.
상사화:(단단히 쥐어진 손목이 아픈지 인상을 팍 쓴다. 네 손에 들린 칼보다 이런 순간에서도 저를 유혹하려는 네 붉은 눈빛이 더 두려웠다.) 내가 그래 줄 것 같아요? (더이상 대화하는게 불가능하다 생각이 들었는지 결국에는 자유로운 발로 네 다리를 차서 너를 넘어뜨리려고 한다.)
근접전(격투)
기준치:
55/27/11
굴림:
58
판정결과:
실패
상사화는 발을 차서 넘어트리려 했지만 당신은 가볍게 피해버립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이제는 네 질문에 답을 주지 않고 그저 가볍게 웃어 넘긴다. 그 잠깐 사이 빠져나갈 생각을 했는지 다리를 차 넘어뜨리려는 네 행동을 피해낸다.)
(그리고는 쥐고 있던 칼로 네 심장 부근을 찔러넣는다. 칼을 찔러넣는 것에는 망설임은 없었다. 오히려 계속 염원했던 일이었다. 네게 고해했듯, 이 순간을 고대하고 있었다. 모두가 이 멸망 속 유일한 구원의 장소로 여기는 성당에서, 네 숨을 앗고 싶었다. 곧, 모든 진실은 너와 함께 침묵될 것이다.) 세상이 아닌 절 구원해주시죠, 신부님.
상사화:(칼이 살갗을 뚫고 들어오는 감각이 선명하다. 내장이라도 찔린 건지 비명 대신 피가 울컥 쏟아져 나온다. 눈가로 피가 쏠린 건지 녹색이던 눈동자색이 살짝 붉게 보이는 듯 했고, 그 눈으로 제 앞에 선 널 죽일 듯이 노려보고 다시 한번 네 손을 뿌리쳐 네 가슴에 칼을 박으려고 한다.)
근력
기준치:
60/30/12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상사화의 반항은 그저 당신의 눈엔 하찮은 발악일 뿐이었습니다.
이 상황은 비극일까요? 희극일까요?
당신에게는 어쩌면 희극이지 않을까요.
가슴팍에 칼이 찔린 채 비틀거리는 상사화.
그리고 피를 흘려 쓰러지는 상사화.
감정이라곤 일말도 남지 않은 당신의 머릿속이 차갑게 식어갑니다.
성당 내부로 들어오는 스테인드 글라스의 빛이 당신을 비난했습니다.
악마, 악마야. 넌 저주 받은 악마야.
이제 세상을 구원할 수 있는, 진실을 아는 사람이 죽었으니 당신은 자유입니다.
하하, 자유라니. 이 엄청난 소리가 있을까요.
그리고 마침내 이곳에 한 사람의 생명이 소멸됩니다.
남은 것은 칼, 제단, 시체가 된 구원자, 그리고 마녀.
END 4. 거짓된 신의 사자
일렉티오 바시움:(피를 뱉어내는 네 모습을 보면 제가 바랐던 것이 정말로 이것이었을까하는 의문이 잠시 든다. 네게 쥐어진 칼은 결국 그 쓰임을 다하지 못했다. 칼이 꽂힌 채 쓰러지는 네 위로 빛이 들어찬다. 이 세상의 구원자. 유일한 진실을 아는 이. 결국 넌 악마인 제 손에 그렇게 허무한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일기장에 제대로 쓰여지지도 못한 그러한 감정때문에. 한참 쓰러진 네 모습을 지켜보다 조용히 발걸음을 옮긴다. 네 죽음을 위로할 자격이 없는 자가 오래 머무를 이유는 없었다. 아마 곧 누군가가 발견한다면 너를 위해 눈물을 흘리고 네 죽음을 보듬어줄 것이다. 그리고 이 세상이 멸망의 끝에 다다른 순간, 네 죽음을 마지막으로 기억할 이. 그 정도의 역할이면 저는 충분할테다.)
후기:
+
+
+
저 뒤에서 웃음 참느라 혼났다..... 일렉이랑 사화랑 관계가 없으니까 진짜 살벌하군요. 원래 사화가 일렉을 사랑해서 못 죽인다--이런 설정으로 가려고 했는데 일렉이 인성질하는 거 보고 이건 불가능하겠다 싶어서 막판에 니아님이랑 급하게 말 맞춰서 개변했어요. 초반에 신부님이랑 부르는 거랑 존댓말 쓰는 것 때문에 좀 어색할까 걱정했는데 금새 적응했다네요. 사실 스크립트에는 롤플레잉 하는 구간이 좀 많았는데 제가 너무 급하게 슝슝 넘어간건 아닌지... 부족한 오너/케피씨라 죄송합니다.
마지막으로 키퍼서느라 고생하신 유니아/새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 다음엔 조화의 낙원 다인 개그/공포시날로 가요 키퍼는 제가 설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