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눈이 내리던 날부터 몸살을 앓기 시작한 사화는 근 사흘간 제대로 정신을 차리고 있던 적이 드물었지요.
아주 크게 앓았었지만 어젯밤을 기점으로 점점 열이 내려가고 있으니 다행입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창 밖 너머 흩날리는 눈들은 차곡히 쌓여 거리를 덮었다. 그 눈이 쌓이기 시작할 때부터 너는 앓았고. 며칠째 정신도 차리지 못하고 앓는 소리만 내던 것에 겨우 차도를 보인 것이 어제였다. 어제에 비해 열이 가라앉은 얼굴을 창 밖을 보던 것과 같이 가만히 본다.)
사화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사화가 작게 앓는 소리와 함께 눈을 뜹니다.
상사화:... (꽤 오래 잠들었다 싶었다. 아직 잠에 취한 건지 흐린 눈동자로 간신히 널 바라보면 잠긴 목소리로 나지막하게 중얼거린다.) 목말라...
일렉티오 바시움:(잠에서 다 깨지 않은 눈동자가 몽롱하다. 평소보다 더 탁하게 보이는 녹안을 잠시 들여다 보다 목이 마르다는 중얼거림에 협탁 위에 놓여있던 생수병을 네게 건낸다.) 자.
가져다 준 물을 마시고 나자 잠깐 눈을 마주칩니다.
....마주친 사화의 표정은 어쩐지 공허합니다.
늘 보던 눈동자에서 전에 없던 무심함을 읽고 멈칫하는 순간,
그는 다시금 눈꺼풀을 내립니다.
상사화:(몇모금 마시지도 않은 생수병을 대충 머리맡에 내려둔다.) 더 자고 싶어.
...아무래도 며칠동안 아팠으니 피곤한 탓일 겁니다.
아마 내일 아침이면 씻은 듯이 나을 테니, 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예요.
일렉티오 바시움:(잠깐 마주한 시선에서는 어떠한 감정도 읽히지 않았다. 그저 無. 그것 뿐이었다. 그래서 였을까. 그러한 기이함에 좀 더 오래 시선이 머물렀다.) ..마음대로 해.
...거실에서 이번 겨울 추위는 매서울 거라는 TV 소리가 언뜻 들린 것 같았습니다.
-
......
...깜박, 잠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사화를 살피다 그대로 침대 근처에 앉아 곯아떨어졌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집 안이 왜이리 한기가 들지?
ㅡ생각하며 고개를 들어 보니 침대가 텅 비어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의 핸드폰과 지역 신문 한 부가 놓여진 채 사화만 어딘가로 사라져 있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비어있는 침대의 옆자리를 잠시 보고는 핸드폰부터 살펴본다.)
핸드폰을 만지는 순간 얼음덩이처럼 차가워 하마터면 떨굴 뻔 했습니다.
기기는 꺼진 채로 전원 버튼을 눌러도 켜지지 않습니다.
관찰 판정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얼음이라도 만진 것처럼 차가운 핸드폰은 아무리 눌러도 전원이 켜지지 않았다.)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수영
기준치:
20/10/4
굴림:
1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별 다른건 없는 것 같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핸드폰은 내려두고 지역신문을 펼쳐본다.)
어제 당신이 가져왔던 이번 달 지역 신문입니다.
지역 이슈를 설명하는 페이지를 펼치자 펜으로 거칠게 체크 표시된 장소들이 보입니다.
도서관 X.
병원 X.
시청 X.
공원… 호수 O.
공원의 호수에만 동그라미 표시가 되어있음을 발견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공원 호수에만 표시되어 있는 동그라미. 이게 무슨 의미일까. 가만히 보다 일단 몸을 일으킨다.)
어디로 향해야 할까요?
집 안은 쥐죽은 듯 조용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조용한 집 안을 훑어보다 공원의 호수로 가보기로 한다. 제법 두툼한 겉옷을 걸치고 천천히 집을 나선다. 인기척 하나 없는 조용한 집이 네가 밖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지만, 언제 어디로 갔는지는 그리 궁금하지 않았다. 알아서 때가 되면 오겠지 싶었고. 눈이 쌓인 공원의 호수라면 경치가 제법 나쁘지 않을 것 같아 느긋히 걸음을 옮겼다.)
당신이 집 밖으로 나오자,
...현관 앞에서부터 주변 거리,
최소한 눈에 보이는 저편까지,
세상이 모두 얼어 있습니다.
마치 잠식당한 것처럼 온 도시가 얼음에 덮였습니다.
거리를 지나는 소수의 사람들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태연하게 거리를 걷습니다.
그들을 들여다보면, 하나같이 눈에 생기가 없습니다.
위기감도, 혼란도, 아무런 희노애락도 담지 않은 채 자신의 길만을 걸어갈 뿐입니다.
도로에는 운전석이 빈 채 얼어버린 자가용 몇 대가 보입니다.
이게... 무슨 일이죠?
이성 확인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얼음으로 박제된 도시의 모습이 이러할까. 시선 닿는 모든 곳이 얼어있었다. 드문 보이는 몇 없는 사람들은 이 상황이 이상하지도 않은 듯 평소와 같이 거리를 지나고 있었고, 그들을 가만히 바라보면 살아있는걸까 의심이 들기도 했다. 그야말로 눈으로 박제된 도시였다.)
SAN Roll
기준치:
62/31/12
굴림:
4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1
저 눈빛들은 어제 잠깐 보았던 사화의 공허한 눈을 떠올리게 합니다.
어쩌면 그가 저 사람들과 같은 상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때, 주머니에 넣어 둔 핸드폰에서 진동이 울립니다.
꺼내서 액정을 확인하면 안전 안내 문자가 도착해 있습니다.
[재난본부청 - ㅁㅁ지역, 일부 구간이 빠르게 얼어붙고 있습니다. 차량 통제 중. 인근 주민은 집 바깥으로의 외출을 자제 바랍니다.]
얼어붙는 것만이 문제가 아닌 것 같지만, 지금은 달리 선택지가 없습니다.
어디로 움직일까요?
일렉티오 바시움:(그런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어제의 상사화를 떠올리게 한다. 아무것도 담겨있지 않은 눈동자. 그런 생각을 깨준 것은 재난문자였다. 외출을 자제해달라는 문자를 보고도 읽지 않은 듯 계속해서 걸음을 옮긴다. 외출의 목적이었던 호수는 보고 돌아갈 생각이었다.)
공원 호수는 도보 10분정도로, 얼마 걸리지 않은 곳입니다.
-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얼어버린 세상에, 한 마디 말도 없이 사라져버린 너이고.
하나 둘 불확실한 생각들이 차오르는 가운데 공원에 도착합니다.
이 곳 또한 평소의 안온하고 여유로운 풍경을 잃어버린 채 전부 얼음에 덮였습니다.
넓은 공원을 가로질러 걸어가면 호수가 눈에 들어옵니다.
주변은 낮은 갈대와 잔디가 둘러쌌고,
꽤 깊이가 있는 탓에 완전히 얼어붙진 않았는지 얼음 아래로 물 속 기포층이 비치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그 위에 사화가 서 있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10분쯤 걸었을까 서서히 공원의 호수가 보이기 시작했다. 평화롭던 풍경은 모두 얼음 아래 갇힌 서늘한 공원이었다. 얼어붙은 갈대와 잔디 그 가운데 호수가 있었다. 수심이 제법 깊은지 투명한 얼음 아래 호수의 모습이 비치기도 했다. 그러한 호수 위에 네가 있었다. 며칠 전까지만해도 심한 몸살에 정신도 차리지 못한 네가 아직 다 얼어붙지 않은 호수 위에 서 있었다. 얼은 잔디가 밟히며 사각거리는 소리가 울렸다. 너를 찾을 생각은 없었지만 공원의 호수로 향한 것은 결국 이런 이유였다. 네가 남겨둔 동그라미에 네 흔적이 있을거라는 무의식. 그것이 네가 있는 곳으로 절 이끌었을지도 모른다.) 죽고 싶어? (분명 네가 서 있는 아래로도 호수 아래가 보일텐데. 죽으려는 생각이 아니라면 굳이 호수 위에 서 있을까 싶어 던진 물음이었다.)
.....
사화는 고개를 돌려 당신을 쳐다봅니다.
표정에는 으레 보이던 다정함이 없습니다.
물끄러미 시선을 맞추기만 할 뿐,
애틋함이나 사랑스러움, 걱정, 일체의 어떤 것도 느껴지지 않는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가슴이 저릿할 정도의 무감함입니다.
이런 얼굴을 본 적이 있었던가요.
상사화:(죽고 싶냐는 네 말에 가만히, 감정없는 얼굴로 너를 바라보기만 했다. 무의식이 널 내가 있는 곳으로 이끌었는데, 내 무의식이 날 이곳으로 이끈 이유가 죽음이라면 꽤 비참하지 않을까. ...그렇지만, 무의식 표면 아래에는 네게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 끝이 이곳이었고.) 내가 이상해졌어, 티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아. 아무 감정도, 감동도... (너를 사랑했던가? 대답할 수 없었다. 평소라면 무기력에 주저앉아 눈물을 떨구고 있었을지도 모를 상황이었다만,) 울고 싶어도 운다는 게 뭔지 모르겠어. 하나도 기억나지 않아.
일렉티오 바시움:(마주한 네 눈동자에는 아무것도 담겨있지 않았다. 그래서 였을까 마치 시체와 눈을 마주친 기분이었다. 네가 그런 표정도 할 수 있었던가 싶은. 저를 바라볼 때마다 담겨있던 역동적이던 감정들, 그것들이 한순간에 사라져 있었다. 단 한번도 네가 보일거라고 생각한 적 없던 표정이었다.) 그래서. (내가 해줄 수 있는게 있어? 무심하게 말을 내뱉었다. 혼란스러울 네 말들을 듣고 나서 한 말이 이것이었다. 감정은 신기해서 반응이 감정을 이끌어내기도 했지만, 감정이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아직 정의내리지 못한 감정을 느꼈을때 누군가 명명(命名)해주고 나서야 깨닫듯.) 죽고 싶은 게 아니라면 나와.
상사화:(네 말에 고개를 저었다. 나도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는데 너라고 무엇을 알까. 잡아달라고 굳이 말하지 않았다. 그럴 필요도 못 느꼈다. 차갑게, 하지만 감정의 고저가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로 담담하게 말했다. 입에서 새어 나온 입김은 공기 마저 얼려버릴 것 같았다.) 너도 오면서 봤을 거야. 내가 움직이는 대로 다 얼어붙고 있어. 난 지금도 너까지 얼리지 않으려고 애쓰는 중이야. 내가 사라지지 않으면 결국 너도 감정 없는 사람이 되겠지. (아, 애초에 너에게 없앨 감정이 있었던가. 차라리 없어져버렸으면 하던 부정적인 것들만 모아두지 않았나.) 괜찮지 않아? 나는 이제 널 귀찮게 하지 않을 테고...
사화는 호수 중심을 향해 걸어갑니다.
얇은 얼음에 하나 둘 금이 가기 시작함에도 신경쓰지 않습니다.
이윽고 완전히 걸음을 멈춘 사화는 당신을 천천히 돌아봅니다.
이럴 때면 그는 언제나…
당신에게 애정을 원하는 눈길로 말을 건네왔습니다.
지금도 그래야만 했는데.
상사화:(당장이라도 부서질 것 같은 얼음표면 위에 발을 얼려두고 너를 가만히 눈에 담는다.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모습이었지만 그 어떤 감정도 얼굴에 묻어나지 않았다.) ...이상하지, 널 사랑하지 않게 됐어.
쩌적 소리를 내며 갈라진 호수가 그대로 사화를 집어삼킵니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순간, 사화는 당신에게 손을 뻗습니다.
그가 가라앉는 모습이 당신에게는 아주, 아주 느리게 느껴집니다.
이대로 떠나보내야 하나요?
일렉티오 바시움:(여태껏 들어왔던 목소리 중 가장 서늘한 음성으로 넌 말했다. 이곳이 얼어붙은 건 모두 자신때문이라고. 그리고 이어진 말에서 네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알 수 있었다. 널 대하는 제 행동이 지금까지 귀찮은 것을 대하는 것처럼 보였던가. 만약, 정말로 네가 귀찮았다면 애초에 널 상대하지 않았을텐데. 호수의 중심으로 걸어가는 네 모습을 놓치지 않고 담아낸다. 아직 다 얼지 않은 중심부는 네 움직임에 따라 갈라지기 시작했지만, 넌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것이 네가 바라던 것이라는 듯. 네가 붙잡아 달라고 말할 줄 알았다. 어느 때와 같이 그랬듯 이쯤이면 간절한 눈빛으로, 그럴 일 없을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애써 긁어모은 희망을 놓치않고 정말 날 잡지 않을거냐고 애원할 줄 알았다. 그러나 네게 남아있는 것은 재뿐이었다. 아니, 그동안의 희망을 모두 태우고 남아버린 재 마저도 날아가 어떠한 것도 남겨두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무감각한 시선은 정말 저를 향한게 맞을까. 사랑하지 않게 되었다는 말과 함께 차가운 호수가 널 삼켜낸다. 뻗어진 손과 함께 느릿하게 네가 가라앉는다. 천천히 아래로. 약을 제때 갈아주지 않아 아주 느리게 흐르는 고장난 시계같이 네가 호수 밑으로 사라진다. 멍하니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조금 우스워진다. 사랑하라고 말한 적도 없었는데 멋대로 그런 감정을 품어놓고 그 감정이 사라졌으니 자신도 사라진다니. 아주 멋대로였다. 그래서 네 손을 붙잡았다. 얼은 잔디와 무너지는 호수의 얼음을 밟아 네게 향했다. 뻗어져 있던 손을 붙잡아 제 쪽으로 끌어당긴다. 자신을 사랑하듯, 사랑하지 않듯 그건 중요한 게 아니었다. 무엇이든 네가 상사화라는 것. 네가 느끼는 감정보다 제가 생각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 그래서, 그게 죽을 이유가 돼? (사랑이란 무수한 감정 중 하나 일뿐이고, 네가 제게 느끼는 감정도 사랑 하나가 아닐텐데. 도대체 사랑이 얼마나 대단하기에. 이해할 수 없는 것 투성이었다.)
물에 빠져들면 역시나 냉기가 온 몸을 에워쌉니다.
서서히 가라앉는 사화가 보이고, 당신은 겨우 그의 팔을 붙들었습니다.
그러고 나니 한 가지 의문이 듭니다.
이 호수가 이렇게까지 깊었던가?
발 아래의 끝없는 어둠에 아차 싶은 순간, 그대로 눈 앞이 어두워집니다.
-
....
툭, 툭.
어딘가에서 희미한 물소리가 들립니다.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올리자 눈 앞에서 사화가 당신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그 눈이 여전히 인형처럼 무감해보입니다.
일렉티오 바시움:(호수 아래 끝도 없는 어둠에 잠식당했다 정신을 차리면 희미한 물소리부터 들려온다. 겨우 눈꺼풀을 들어올리면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네 모습에 살풋 인상을 징그린다. 여전히 아무런 감정이 담겨있지 않은 네 시선은 몇 번을 보아도 익숙하지 않는 것이었다. 익숙해지지도 않을 것 같지만.) ...뭐 해.
상사화:(내가 멋대로 품은 감정이니, 내가 안고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생각이었다. 감정과 그와 연관된 모든 것도 다 없애버린 이는 상사화라고 부를 수는 있을까? 공허한 눈으로 너를 빤히 내려다본다. 아주 낯선 사람을 보는 듯한 표정으로.) ...미안한데, 넌 누구야? (네가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을 붙잡았던 것도 헛수고라고 말하듯.)
몸을 일으켜 둘러보면…
주위는 반투명한 세상입니다.
아니, 전부 얼음입니다.
얼음으로 쌓아올려진 견고한 벽, 얼핏 보면 크리스탈이라고 착각할 듯한 얼음 샹들리에, 섬세하게 세공된 얼음 가구들까지...
이 무채색의 공간에서 유일하게 색이 덧입혀진 건 바닥에 깔린 검붉은 노르딕 카펫 정도입니다.
여긴 어디지?
이성 확인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아무것도 담겨 있지 않는 눈으로 관찰이라도 하고 있던 걸까. 누구냐고 묻는 네 말에 작게 웃음을 터트린다.) 글쎄... 누구라고 생각해? (분명 호수에 빠진 걸텐데. 마주한 것은 얼음으로 이루어진 또 다른 세계였다. 정교하게 얼음으로 이루어진 것들은 이질적인만큼이나 자연스럽게 자리하고 있었다.)
SAN Roll
기준치:
61/30/12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성 변동 없습니다.
상사화:(영문을 모른 듯한 표정으로 네 웃음을 바라본다. 왜 웃지? 이게 웃기나? 그렇게 묻는 듯했다.) 몰라. 모르겠어. (여기에, 본인이 누군지도 알 수 없었다. 얼어붙은 이 곳처럼, 온도 하나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 무언가를 잃어버린 듯한 느낌이었다.)
출입문 같은 것은 보이지 않고, 갈 수 있는 길은 오로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뿐입니다.
계단 앞에는 얼음 테이블이 놓여 있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네가 누군지도 모르는 표정이네. (흘러가는 상황이 제법 우스웠다.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너라.. 주변을 둘러보아도 문은 보이지 않아 계단 앞 얼음으로 만들어진 테이블부터 살펴본다.)
테이블 위에는 푸른색 오르골이 있습니다.
푸른 유약을 쓴 도자기 위에 여왕 얼음모형이 얹혀진 모습입니다.
뒷면에는 평범하게 태엽이 있습니다.
관찰 판정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푸른색 오르골을 자세히 살펴본다.)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6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오르골 하단에 다각형으로 파인 모양이 있습니다.
뭔가 빠져나간 자국 같은데…
상사화:(딱히 궁금하지 않았다. 불확실함에 대한 두려움도, 답답함도 느끼지 않았으니. 그저 네가 주위를 둘러보는 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
일렉티오 바시움:(노랫소리를 듣다보면 얼음모형이 말하는 것을 바라본다. 그 모습이 분명 기이해야할텐데 이상하게 큰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이곳이 밖과 단절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일까. 저주라고 말하며 그것을 풀기 위해 재료를 구해오라는 말까지 담담히 듣는다. 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너를 본다.) 들었어? 너 저주에 걸렸다는데.
상사화:(소리가 나는 오르골을 가만 바라보다가 네 목소리에 시선을 돌려 눈을 마주한다.) 들었는데... 내가 저주에 걸렸다고?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다. 누군가가 저를 저주할만큼 앙금을 품을 짓을 했던가, 기억나질 않았다. 네가 데려가지 않으면 그저 이곳에 인형처럼 가만히 앉아있겠지.)
일렉티오 바시움:(이쯤되면 네게 사라진 것은 그저 감정만은 아닌 것 같았다. 백치라도 된 건지 멍해있는 네 모습을 보다 손목을 잡아 끌어 2층으로 향한다. 올라가면 정원이 나오겠지 싶었다.)
계단을 타고 올라온 2층은 완벽한 실내 정원의 모습입니다.
지붕은 커다란 얼음 돔 형태이며, 일자로 긴 내부에는 두 사람 정도가 걸을 만한 폭을 제외하고 전부 눈으로 덮여 있습니다.
눈 위에는 오르골이 말했던 얼음꽃들이 한가득, 시야를 덮을 정도로 한가득 피어 있습니다.
아름답네요.
상사화:(손목에 가해지는 압력에 잠깐 인상을 쓴다. 아파서라기보단 불편해보였다. 널 따라 정원에 도착하면 주위를 잔잔히 눈에 담는다.)
일렉티오 바시움:(정원에 도착하면 쥐고 있던 네 손목을 놓고 잠시 돔 위에 쌓인 눈, 그 위에 피어있는 얼음꽃들을 올려다본다. 제법 볼만한 광경이었다.) 저기 꽃 보이지? 세 송이만 꺾어와봐.
상사화:(딱히 반박할 이유도 없어서 잠시 널 올려다보다가 얼음꽃을 한송이 꺾었다.)
듣기 판정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어디선가 소근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을....세요.
사화가 두 번째 꽃을 꺾으면, 또 한번 소근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듣기 판정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62
판정결과:
실패
???:...을 가져갈 거예요.
세 번째 꽃을 꺾으면, 꽃은 마지막으로 소근거립니다.
듣기 판정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3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를테면사랑이라던가.
어디선가 아이들의 웃음이 흩어집니다
상사화:(얼음꽃 세송이를 손에 쥐고는 너에게 건낸다.)
가느다란 줄기와 꽃대 위에 얇은 꽃잎들이 오밀조밀 돋아 있습니다.
얼음꽃들은 손이 닿아도 녹지 않고 그저 부드럽게 흔들릴 뿐입니다.
적당히 차가우며, 향은 없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얼음으로 이루어진 꽃이라 닿는 손길에 으스러질거라고 생각했는데. 손가락 아래로 부드럽게 흔들리는 꽃은 생각보다 차갑지도 않았다. 네가 건내준 꽃들을 쥐고 다시 아래로 내려간다.)
아래로 내려오면 이전에 봤던 것과 같은 풍경일 뿐입니다.
테이블 위에는 여전히 오르골이 있네요.
일렉티오 바시움:(테이블 위에 오르골을 챙기고 다시 정원으로 가서 사화도 챙겨서 두리번거린다. 방이 어디에 있지..)
상사화:... (되돌아오는 모습에 빤히 바라보다가 네게 오르골을 건내달라는 듯 손을 뻗는다.)
일렉티오 바시움:(네가 뻗은 손에 오르골을 얹어준다.)
사화는 묵묵히 오르골의 태엽을 감아 봅니다.
그러자 아까와 같은 멜로디와 함께, 여왕 모형은 한 바퀴씩 돌 때마다 목소리를 냅니다.
얼음모형:정원길을 따라 걷다 보면 문이 나올거야.
문이 열리면 이번엔 네가 잘 아는 곳으로 데려다 주마.
너희 둘의‘추억이 깃든 물건’을 가지고 오렴.
라고 말한 오르골은 다시 멈췄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일단 더 가야겠네. (오르골의 여왕모형이 말한 것을 다 듣고 나면 먼저 걸음을 옮겼다 멍하니 서있는 네 모습을 보고 손목을 붙잡아 걸음을 옮긴다. 정원길을 따라 일정한 속도로 걸어가 문이 나오길 기다린다.)
얼음꽃을 꺾은 후 두 사람이 정원길을 따라 걷다 보면 섬세하게 조형된 얼음 문이 나옵니다.
문에는 당길 만한 손잡이도 없고, 그렇다고 밀릴 것 같은 덩치도 아닙니다.
두 사람이 문 앞에 서면, 거의 동시에 커다란 문이 열리며 한기를 품은 안개가 눈 앞을 가득 메웁니다.
-
완전히 문 안으로 들어온 후에야 안개가 서서히 걷히기 시작합니다.
그러고 보니… 이 곳은 집입니다.
다시 돌아온 걸까요?
우리가 들어왔던 문은 어느새 사라지고 없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떠나기 전과 완벽히 같은 모습입니다.
가장 먼저 들어선 거실에서 [현관문]과 [텔레비전], [창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분명 정원을 따라 걸었고, 얼음으로 이루어진 문을 지났을 뿐인데 안개 뒤에는 집이었다. 호수 아래로 잠겨 집으로 돌아온 구조라니. 깊게 생각해봤자 머리만 아플게 분명해 들어선 거실에서 현관문부터 살펴본다.)
여기로 나갈 수 있을까?
하지만 현관은 얼음 문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꽁꽁 얼어 있습니다.
이래서야, 손잡이를 돌릴 수도 없겠군요.
일렉티오 바시움:(꽁꽁어린 문을 보면 열 수 없는 게 너무 뻔해 포기하고는 창문쪽으로 다가가 살펴본다.)
언젠가부터 사화가 창문 쪽을 멍하니 들여다보고 있었습니다.
옆으로 다가가면,
창문 너머로 온통 얼어붙은 거리와 텅 빈 도로가 보입니다.
상사화:(창문 너머로 꽁꽁 얼어버려 정교한 얼음같이 금방이라도 깨질 듯한 모습을 눈에 담는다.)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 ...내가 저런 거야?
감정은 묻어나지 않지만 적어도 혼란스러워하는 것 같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그렇다고 하던데. (마치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라는듯 시큰둥하게 말한다. 혼란스러워 보이는 모습을 잠시 보고는 텔레비전을 살펴본다.)
텔레비전을 켜면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이 지역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얼어붙고 있으며 특정 시간대 외출한 주민들은 이상 증세를 보인다는 내용입니다.
예를 들어 감정 자체가 사라진 듯한…
그들을 격리했으나 마땅한 해결책은 찾지 못했다는 모양이군요.
전부 사화가 벌인 일이라니,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상사화:(해답을 원한 건 아니었지만 혼란 속 그나마 정상적인 건 너라고 생각했는지 너를 따라 시선을 옮겼다. 생각하는 듯 가만 멈춰있다가, 작게 중얼거린다.) 추워....
지능 판정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부엌에서 따뜻한 음료라도 가져오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지역이 얼어붙긴 했어도 전기는 끊기지 않은 것 같으니까요.
일렉티오 바시움:(춥다고 중얼거리는 네 말에 소파에 있던 담요를 던져준다.) 따뜻한 물이라도 마시고 싶으면 부엌에 가서 찾아보고.
상사화:(자연스럽게 받아든 담요를 미묘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그러고는 텔레비전 옆, 테이블에 다가서서 무언가를 손에 쥐어본다.)
가까이 다가가니 그건… 영화티켓 입니다.
아, 예전에 사화와 일렉이 함께 보았던 영화네요.
사화가 모아둔 건가요?
용케 아직까지 가지고 있었군요.
사화가 아깝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재료로 가져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네가 영화티켓을 쥐면 그게 재료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는 다시 오르골의 태엽을 감아본다.)
오르골 태엽을 돌리자 맑은 노랫소리와 함께 여왕 모형이 돌아갑니다.
얼음모형:그게 너희들의 추억이 깃든 물건이구나.…
이제 하나만 더 구해오면 된단다.
아주 쉬워.
다음 방의 테이블 위에서토파즈를 가져오렴.
여왕 모형과 노랫소리가 함께 멈추고, 동시에 철컥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 방향을 쳐다보면 아까까지만 해도 언 채로 굳게 닫혀있던 현관문이 반쯤 열린 상태입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문 열렸네. (재료들과 널 확인하고 손목을 붙잡은 채 집을 나선다.)
-
문 바깥으로 나와 본 세상은 온통 하얗습니다.
그림 속 풍경처럼 천천히 눈이 쏟아지고,
길을 지나는 사람들은 두텁게 껴입은 채 어딘지 들뜬 표정으로 걸어갑니다.
어디선가 달콤한 노랫소리도 들리는 것 같습니다.
아까 전의 풍경은 다 어디로 간 거지?
꼭 오늘이 아닌 것 같습니다.
며칠 전, 예를 들면 첫 눈이 오던 그 날…
....
정신을 가다듬고 다시 정면을 보면,
집 근처 대로변에 나와 눈을 맞고 있는 사화가 보입니다.
언제 저기까지 걸어갔는지.
하나 둘 떨어지는 눈송이들,
그리고 조용히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는 너.
그 눈동자에 전처럼 생기가 돌고 있습니다.
ㅡ꿈 같은 모습이었다고,
그렇게 말해 줄 수도 있었겠지요.
데이트라도 가자고, 오늘 저녁은 뭐가 좋겠냐고…
잠깐 멈춰있던 당신은 눈 사이로 무언가 살랑거리며 내려오는 것을 목격합니다.
관찰 판정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온통 흰색으로 뒤덮인 세상. 그 속에 사람들은 표정이 입혀져 있었다. 서늘한 공기 사이로 들뜸이 묻어나고 눈을 바라보고 있는 네 모습은 아까와 달랐다. 아무것도 담겨있지 않는 살아있는 감정. 그것을 보다 눈 사이에 무언가가 시선을 잡아끈다.)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8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자세히 보면 빛을 받아 반짝이는, 아주 미세하고 작은 얼음 결정입니다.
작은 물체는 순식간에 사화의 눈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갑갑한 듯 손등으로 눈을 비빈 그가 이윽고 고개를 내려 자신을 돌아보고,
그 눈동자는 싸늘하게 굳어 있습니다.
다시 감정이 사라진 사람처럼.
일렉티오 바시움:(얼음 결정은 단순히 물만 얼리는 것이 아닌 것 같았다. 이를테면, 사람의 감정이라던지. 한순간에 사라지는 네 표정을 잠시 보다 아무렇지 않게 손목을 붙잡아 걷기 시작한다. 아직 갈 곳이 있었다.)
사화의 손목을 잡으면 어딘가 이질감이 듭니다.
언제 사람이 오갔냐는 듯 조용해지는 거리와 더이상 내리지 않는 눈.
사화는 감정 없는 눈동자로 당신의 손을 잡고, 고개를 가까이 해 속삭입니다.
듣기 판정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조용한 거리와 눈이 내리지 않는 하늘. 무언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상사화:...티오, ......은 깨트리면 안 돼.
그렇게 말한 사화의 입가로 빠르게 선혈 한 줄기가 흘러내립니다.
얼핏, 그가 웃은 것 같습니다.
손에 무언가 쥐어지는 감각에 내려다보면 그것은 열쇠입니다.
....
상사화:…괜찮아?
어디선가 들리는 사화의 목소리.
순식간에 눈 앞이 까무룩 흐려집니다.
문득 어지러운 정신을 붙잡고 정면을 쳐다보면 여태 보았던 바깥풍경은 흔적도 없습니다.
당신은 방 안 테이블을 붙든 채 쓰러질 듯 간신히 서 있고,
사화는 그런 자신을 흔들며 부르고 있었습니다.
...모두 환각인가?
이성 확인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속삭이는 네 목소리. 흘러내린 피. 손에 쥐어진 열쇠. 그 모든 것들이 아득해진다. 흐려진 정신을 겨우 추스리면 테이블이 보였다. 이 모든 게 그저 꿈, 또는 환각과도 같았다.)
SAN Roll
기준치:
61/30/12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이성 변동 없습니다.
상사화:방에 들어와서 보석을 집어들더니, 갑자기 쓰러질 것처럼 비틀거렸어. (겨우 정신을 차린 모습을 빤히 보다가 네 손에 들린 보석에 눈짓한다.)
일렉티오 바시움:(화려한 문이 천천히 열리는 것을 보고 어느 정도 공간이 마련되면 네 손목을 잡아끌고 안으로 들어선다.)
방에 들어오자 문은 이미 닫혀 있습니다.
웅장하고 화려한 데 비해 최소한의 가구만 놓인 방은 마치 거대한 얼음 조형 같습니다.
여왕:어서오렴. 나는 이 얼음성의 주인, 눈의 여왕이란다.
그때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주변을 둘러보면 당신은 벽에 붙은 전신거울 속의 여자가 말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이성 확인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방을 둘러보다 들리는 목소리를 따라 시선을 돌려보면 전신거울 속 여왕이라 스스로 칭하는 이가 보였다.)
SAN Roll
기준치:
61/30/12
굴림:
3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변동 없습니다.
온통 순백인 여자는 화려한 차림새이며, 눈을 감은 채 품위 있는 무표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내 방. 이라고 했으니 분명 얼음모형과 같은 이일텐데. 하얀 여자를 가만히 보다 손에 들린 재료들을 눈짓한다.) 말한 것들을 챙겨왔는데.
여왕:그래... 이제 너희가 저주를 풀 기회를 줄게. 우선 차라도 마시며 머리를 식히고 있으렴.
두 사람은 테이블, 얼음 장식장, 그리고 소파를 둘러볼 수 있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가장 먼저 시선이 닿는 테이블부터 살펴본다.)
얼음으로 만들어진 테이블과 의자는 맑은 크림색 천으로 덮인 모습입니다.
테이블 위에는 도자기로 된 찻잔과 찻주전자가 놓여 있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테이블 위에 찻잔을 흘긋 보고는 관심이 없는 듯 얼음 장식장을 살펴본다.)
얼음 장식장은 따로 문 없이 개방된 형태로, 똑같은 오르골이 가득 차 있습니다.
두 사람이 지금까지 가지고 온 오르골과 같은 것입니다.
모든 오르골에는 “영원한 눈의 여왕”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되, 딱 하나만 다른 문구입니다.
“영원도 독에는 녹아버리고”
일렉티오 바시움:(유일하게 문장이 다른 오르골의 태엽을 돌려본다.)
평범한 오르골 입니다.
일렉티오 바시움:(평범한 것을 알고는 실망해 소파쪽으로 가서 소파를 살펴본다. 온통 평범한 것 밖에 없나.)
등을 돌리는 순간, 무언가가 깨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방금 전 일렉이 돌려보았던 오르골이네요.
다른 오르골들은 다음 문구로 바뀌어 있습니다.
"배신자!"
일렉티오 바시움:(걸음을 옮기려는 순간, 깨지는 소리에 뒤돌아본다. 방금까지 보았던 오르골이 깨지고 문구가 바뀐 것들을 가만히 살펴본다.) 재밌네. (혹시 또 바뀐 것이나 다른 것이 있을지 살펴본다.)
바뀐 것은 없습니다.
다만, 오르골들의 바닥을 살펴보면 제각기 사파이어, 다이아몬드, 오팔 등등이 박혀 있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다른 보석들이 박혀있는 오르골들을 살펴보고 나면 특별한 것은 없어 소파로 향한다.)
얼음으로 된 소파 위에 동물 털이 넓게 깔려 있어, 쉬어가기 딱 좋아 보입니다.
바닥에는 무언가 깨진 흔적인지 얼음조각이 흩어져 있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흩어진 얼음 조각들을 살펴본다.)
흩어진 조각들을 좇던 당신은 소파 바닥에 무참히 깨진 오르골이 숨겨져있음을 발견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깨진 채 감춰져 있던 오르골을 가만히 살펴본다. 왜 이곳에 감춰져 있었을까.)
오르골에 새겨진 문구는 난도질되어 있습니다.
관찰 판정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4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나를 위해 ...의 심장을 녹여줘, 겔다” 라고 쓰여 있습니다.
방 안을 전부 살피고 나면, 여왕이 말합니다.
여왕:테이블에 앉으렴. 들을 준비가 된 것 같구나.
테이블 위에는 쪽지 하나가 놓여 있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쪽지를 살펴보고 나면 자리에 앉는다.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쪽지에 자연히 시선이 닿는다.)
상사화:(너를 따라 테이블 반대편, 너를 마주보고 앉는다.)
여왕:바깥세상은 얼어붙고 사람들은 감정을 잃었으니, 누군가는 벌을 받아야 마땅하겠지.
그 쪽지는 너희가 만들어야 할독약이다.
아가야, 독약을네 연인이 마시면얼어붙었던 모든 것이 녹아내릴 거란다. 그 아이의 심장만 빼고 말이다.
반대로네가 마시면, 네 연인은 원래대로 돌아오겠지. ...연인만 돌아온 채로, 네가 살던 곳은 차디찬 얼음 속에 잠길 거야.
어떤 선택을 하겠니?
누가 벌을 받을지 결정하면, 만들어진 것을 차에 섞어 마시려무나.
일렉티오 바시움:(누구의 책임, 누구의 잘못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네가 사랑했던 것이 죄라면 차는 제가 마셔야하는 것인가? 마지막까지 우스웠다. 정교하게 만들어진 얼음 속 세상은 이성으로 생각하기에는 기이한 것들이 많았다. 여유로운 손짓으로 찻주전자에 얼음꽃 세 송이, 영화티켓, 토파즈를 차례대로 넣고는 제 찻잔에 섞인 것들을 따라냈다. 아무것도 담기지 않은 너도 상사화라고 말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네가 감정이 있는 편이 좋았다. 그것이 분노이든, 사랑이든 불꽃과도 같이 움직이는 여러 빛을 내보이는 네 감정들을 보고 있으면 적어도 지루하진 않았다. 세상이 영원히 얼게 될 것이라던지, 다른 사람들의 감정이 사라진 것. 그런 것들은 전혀 상관없었다. 죄책감? 그런 감정이 제게 존재할까. 모든게 자신을 중심으로 생각하던 사내가 겨우 틈을 내어준 것이 너였다. 그러니 제 목숨에 지장도 없는 이 독약 한 잔 정도 마시는 것 정도야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어차피 네가 있는 곳이라면 그 어디든 장소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으니 이 독약 역시 그에게는 의미가 없는 것이었다. 찻잔을 손에 쥐고 느긋히 잔을 기울인다.)
찻주전자에 재료를 넣으면 고온에서 끓는 듯 달그락거리던 주전자가 멈춥니다.
내부를 확인해보면 찻주전자의 크기에 비해 매우 적은 양의 갈색 액체가 담겨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냄새를 맡는다면, 달콤한 향이 나지만 본능적인 거부감이 듭니다.
그리고, 당신은 독이 든 차를 마시기로 결정합니다.
....
심장께가 점차 뜨거워지고, 울컥하는 감각과 함께 두어번 기침을 쏟아냅니다.
내려다본 손바닥에는 핏자국이 묻어납니다.
사화가 독약을 마셨다면 자신과 같은 일을 겪었을까요.
거칠어지는 호흡을 느끼며 고개를 들어올리자, 보이는 것은.
상사화:티오.....
...사화가 금방이라도 울 것처럼 쳐다보고 있습니다.
그 눈동자에 물기가 차오름과 함께, 서서히 예전과 같은 생기가 돌아오고.
손을 뻗어 당신을 끌어안는 사화의 몸은 이전보다 따뜻합니다.
뺨을 타고 흐르는 그의 눈물에 언뜻 얼음 결정이 섞여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이제 안심할 수 있어요, 일렉.
안심하고, 잠들도록 합시다.
눈을 뜰 즈음에는 그가 안전해져 있을 테니까요.
...문득 어두워지는 의식 너머로 그의 목소리가 들린 것 같았습니다.
.....
다시 눈을 떴을 때 당신은 얼음 테이블을 앞에 두고 앉아 있습니다.
사화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어디선가 여왕의 음성이 들려옵니다.
여왕:아가, 긴 밤이 끝날 때까지 나와 함께 있자꾸나.
이건… 꿈인 걸까요? 상관 없습니다.
언젠가 이 잠에서 깨어나는 날, 사화는 자신을 보며 웃어 줄 테니까요.
...그때까지 눈 앞의 차라도 한 잔 마시도록 할까요.
...
Good End.
상사화 생환, 일렉티오 바시움 생환?
인근 병원에 실려간 사화는 의식을 회복하고, 함께 구조된 일렉은 몇개월 후든, 몇년 후든 언젠가 깨어날 겁니다. 얼어버린 도시 안에서요.
END 2.
카이, 당신이 웃을 수 있도록
후기:
이미지는 스포일 것 같아서 따로 올려요. 애들 조금 어리게 보이는 것도 둘이 눈의 여왕 동화 속 켈다와 카이를 닮아있으니까 그렇게 된 것 아닐까요?! (막집어넣기)
네.....
그... 둘이 얼음성 도착하기 전에 일렉이 사화랑 함께하지 않으면 실종엔딩이라고 하는데 스크립트에 없어서 제가 적어야할 뻔 했어요 ..
호수에서.... 일렉 망설이면 제가 그냥 강제로 물이 일렉을 집어삼켰다 라고 진행시켜도 되는데... 일렉의 의지를 존중하기 때문에(?) 그렇지 않았습니다. 우리 일렉하고 싶은거 다 해... 사실 붙잡을까 궁금하기도 했고.. 감정이란 참 재밌는 것 같아요.... 기억을 왜곡시키도 하고.... 평소엔 하지 않던 일들도 하게 만들고.... 그래서 전 지문 치는게 어려웠네요........ 안 어려운 적이 있었을까 싶다만....
(여왕을 얼음모양처럼 만들고 싶었는데 다 그리고 나니 석화상처럼 생겼네요... 음.... 입술도 삐뚤어졌어.... 마음도 삐뚤어졌어 나쁜 놈...)
젠장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히든 엔딩 가는 힌트 더 드릴걸 흑흑흑 아아아아!!!!
사화 깨서 펑펑 울고 있겠다 어쩜 좋냐.......... 어떡하냐...... 지금보다 더 차가운 일렉 못 견딜 것 같은데 걔.......... 완전 처음부터 시작하는 거면 모르겠는데 사화 감정 갈때까지 커진 상황에..... 일렉이 감정없는 사화를 어떻게 대할지 궁금해서 했는데 뭔가 좋은데 슬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