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티오 바시움:(몸이 이렇게 무거운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 잔소리하는 네게 쓸데없는 걱정은 집어치워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바싹 마른 입술은 쌕쌕거리는 가쁜 숨소리만 겨우 내뱉을 뿐이었다.)
건강
기준치:
70/35/14
굴림:
6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체력을 1 회복합니다.
분명 쓰러지기 전에 검은색 형체의...무언가를 본 것 같기도 합니다.
산속 저택이니 짐승의 습격이라도 있었던 걸까요?
사화는 계속해서 당신을 잠재우려고 합니다.
누구를 보고 배운 건지,
이 고집에 이제는 당신이 지칠 것 같네요.
...그러고 보니 지금의 시점은 언제일지 모르겠습니다.
분명 당신이 저택의 사람들을 되살리려고 했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던 것 같은데,
당신은 여전히 어린아이의 모습입니다.
그냥 꿈이었을까요?
꿈이라면 ‘무엇이’ 꿈일지도 의문입니다.
지금 여기에 누워있는 게 꿈일지, 계획에 실패한 게 꿈일지,
...어쩌면 모든 게 꿈이었을 수도 있잖아요.
아직 기회가 남아있다면 다시 잠을 자지 않고 버텨봐야 할지도 모릅니다.
사화를 포함해, 사라진 사용인들을 위해서요.
이미 모든걸 알고 있을 것 같은 사화에게 묻는다면 이 의문이 해소될지도 모릅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조금이라도 정신을 차려보려 애썼다. 아직 완전히 계획이 無로 돌아가지 않았다면, 이렇게 정신을 놓고 있을 순 없었다. 당장 죽을 것 같아도 이미 죽어 돌아오지 못한 이들보다는 제 목숨이 무겁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도 네가 사라지지 않은 것을 보니 아주 실패하지 않았거나 꿈이거나 그 정도 일 것 같아 겨우 고개를 돌려 너를 바라보았다.) ...올해가 몇년이야?
상사화:(가쁜 숨소리, 바짝 마른 입술. 걱정어린눈으로 널 바라본다. 딱히 큰 상관은 없을테지만.... 그래도 기억 어느 중간에서 떠올린 숫자를 너에게 말한다.) ...1866년이요. 갑자기 년도는 왜 물어보세요? (잠꼬대라도 하는 건가, 묻는 눈치다.)
일렉티오 바시움:(1866년. 어려진 것 같은 손은 착각이 아니었나보다. 네게만 어리게 보이던 그 시간과 달리 지금은 제 눈에도 분명 작게 보였으니 아주 조금 마음이 놓였다. 그것과 별개로 여전히 몸은 누군가 짓누르기라도 하는 것처럼 무겁고 아팠다. 기억을 더듬어봐도 생각나는 것은 딱히 없었다.) 그럼, 내가 왜 아픈지도 알아? 뭘 본 것도 같은데....
상사화:..산사태로 저택의 일부가 무너졌어요. 무너진 곳을 통해 길을 잃은 늑대가 몇 마리 습격해 왔고요. 그 때 다치셨습니다. 잠깐 주무시면 괜찮아지실 거예요.
일렉티오 바시움:...늑대가? (인상을 찡그리며 다시 기억을 떠올려 보아도 생각나는 건 없었다. 저택이 무너질정도면 제법 큰 일이 일어난걸텐데, 과거에는 분명 이런 일은 없었었다. 돌아왔기에 생긴 일인지, 그도 아니면 그저 이것 또한 제가 만들어낸 꿈의 일부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그래도 시선 닿는 곳에 네가 있고, 지금이 1866년이라면 눈을 감을 수 있었다. 잠들지 않으려 노력했던 날들은 오로지 저만 기억하면 되었다. 다시는 그럴 필요가 없을테니까.) 조금만 잘게. (옆에 있어. 건조한 목을 쥐어짜 말을 덧붙였다. 다시 눈을 떴을 때 네가 없다면 불안할 것 같았다.)
당신은 몸에 힘이 완전히 풀리며 졸음이 쏟아지는 것을 느낍니다.
이어 사화는 당신의 어깨를 조심스럽게 토닥입니다.
상사화:쉬어도 괜찮아요. 잘 자요.
-
그 뒤로 얼마간의 시간이 지났을까요, 몸이 서서히 가벼워집니다.
건강 판정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
건강
기준치:
70/35/14
굴림:
6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체력1회복합니다.
그래도 완전히 낫지는 않았는지 짧게 이명이 울립니다.
세상이 다시 한번 핑글 도네요.
방을 둘러보면 평소와 다를 것 없는 당신의 방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10년 전 모습의’ 방이지만요.
저택의 상태는 나름 양호해 보입니다.
사화는 이곳에 없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어제보다는 나아진 것 같았지만, 스쳐가는 이명이나 남아있는 현기증에 평소보다는 몸이 무겁게 느껴졌다. 옆에 있으라고 했는데, 그 사이 사라진 네 자리를 잠시 보다 오랜만에 마주하는 10년전의 방을 천천히 훑어본다.)
평소와 다를 것 없는 당신의 방입니다.
저택이...이상하게도 조용하네요.
어쩌면 익숙하고 당연한 정적일지도 모르겠지만,
미심쩍잖아요.
일렉티오 바시움:(저택이 조용한 것은 아주 익숙했지만, 익숙해지고 싶은 것은 아니었다. 낮아든 눈높이에 손잡이를 돌려 문을 열고는 복도를 두리번거린다. 근처에 돌아다니는 시종이나 메이드라도 만나야 지금이 10년 전이라는 사실을 체감할 것 같았다.)
건강 판정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
건강
기준치:
70/35/14
굴림:
3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조금이라도 낫는 것 같으면 다시 아프고,
다시 낫는 것 같다가 또 아프고...
몸이 말도 아니네요.
정말 이 저택에 늑대의 습격이 있었을까요.
사화를 불러야 할 것 같은데,
어디서 무얼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방을 나서면 익숙하고 화려한 복도가 펼쳐집니다.
고요하네요.
사용인들은 아무도 보이지 않습니다.
혹 모두가 사라진 시점이라면 왜 사화만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은 것이며,
자신은 왜 아직 어린아이의 모습인지 의문스럽네요.
2층을 둘러본다면 [테라스]와 [귀빈실]이 눈에 띄겠지요.
일렉티오 바시움:(여전히 몸 상태는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늑대의 습격이라고 하기에는 미심쩍은 부분이 많았지만, 네가 그렇게 둘러댄 것을 보면 더 캐물어도 알려주지 않을 것 같았다. 박제된 것 같은 저택의 모습. 그리운 광경을 눈에 담으며 테라스로 향한다.)
테라스에 가까이 다가선다면 당신은 입구가 수십개의 나무판자와 나무못으로 빈틈없이 막혀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막혀있는 입구에 나무판자를 괜히 톡톡 건들여본다. 나갈 방법이 없는걸까.)
듣기 판정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56
판정결과:
실패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나갈 방법은 없는 것 같습니다.
여길 대체 누가,
왜 막아뒀을까요.
일렉티오 바시움:(원래 이렇게 막혀있지 않았을텐데. 저택을 훼손시킨 사람이 누구인지 지금의 저로는 알 방법이 없었다. 관심을 끊어내고 귀빈실로 간다.)
귀빈실의 입구도 마찬가지로 나무판자와 못 등으로 막혀있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왜 이 곳도 막아뒀을까. 이 곳도 들어갈 방법이 없는걸까.)
듣기 판정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37
판정결과:
보통 성공
판자 넘어, 바람소리가 들려옵니다.
지능 판정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3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가만 생각해보니, 이것이 자연스러운 바람소리가 아닌 것 같습니다.
이건 짐승의 숨소리네요.
짐승이 가만히 먹이를 기다리는 것처럼,
숨통에서 고요하게 바람만 내뿜는 소리와도 같습니다.
이성 확인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바람소리인가 싶었던 것은 짐승의 숨소리였다. 늑대의 습격을 받았다고 하던데, 정말 늑대라도 이 방 안에 가둬놓은 것일까. 그렇다면 왜 저택에는 다른 이들을 만날 수 없는 것인지. 머리만 복잡해졌다.)
SAN Roll
기준치:
61/30/12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이성 -1
당신을 습격했다는 늑대일까요?
정말 이 안에 있는 게 늑대라고 한다면 누가 어떻게 늑대를 가둬놓은 건지도 의문스럽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의문은 잠시 뒤로하고 2층에는 아무도 없는 것 같아 3층으로 올라가본다.)
3층으로 향하는 계단에 다가서자,
마치 인위적으로 쏟아낸 것처럼 흐트러져 있는 책 수십 권을 발견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계단에 쏟아져있는 책들을 내려본다. 시선을 끄는 책이 있을까)
살펴보면 모든 책은 ‘꿈’ 또는 ‘죽음’에 관해 다루고 있네요.
제목 역시「꿈의 해석」,「‘꿈’이란」,「악몽」,「죽음을 의미하는 꿈」,「죽음에 이르는 말」등으로 직관적입니다.
관찰, 혹은 자료조사 판정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온통 꿈과 죽음에 관한 제목으로 쓰여진 책들을 살펴보기 시작한다.)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1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그 사이에서 다른 내용의 책 한 권을 발견합니다
살펴보면 ‘늑대’에 관한 책이네요.
눈에 띄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늑대는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는 편이며, 건강한 인간을 공격했다는 보고가 확인된 일은 드물거나 아예 없습니다.」
계단 위의 책들은 3층의 서재로 쭉 이어져 있습니다.
마치 누군가 책으로 당신을 유도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올라가 볼까요?
일렉티오 바시움:(늑대는 사람을 공격하지 않는다. 그럼 제가 늑대의 습격을 당했다는 건 사람이 아니라서이거나 거짓이거나. 둘 중 하나는 답이겠지 싶었다. 계단을 따라 놓여진 책은 서재로 향해있었고, 빤히 보이는 의도에 서재로 걸음을 옮긴다.)
책을 따라 3층으로 올라갑니다.
서재의 입구 역시 나무판자로 지저분하게 막혀있지만,
가운데의 판자 하나만은 거친 모양새로 뜯겨있습니다.
서재의 안쪽에서 억지로 뜯어낸 것 같네요.
틈 사이로 싸늘한 바람이 밀려오는 것만 같습니다.
그리고 뜯긴 판자의 틈 사이에서,
당신은 누군가의 흉흉하고 시뻘건 ‘눈’과 마주합니다.
늑대라기엔 눈 주변에 박힌 털은 하나도 없습니다.
오히려 사람의 맨 피부가 녹아내린 것 같습니다.
그래요, 저 붉은 건 늑대의 눈이 아닙니다.
늑대가 당신을 해칠 리는 없으니까요.
이성 확인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나무판자의 틈 사이로 마주한 눈은 늑대의 것이 아니었다. 자세히 늑대를 관찰할 기회는 없었지만, 그건 자연히 알 수 있는 것이었다. 저 빨간 눈은 늑대의 것이라기에는 오히려 사람의 것과 가까웠다.)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67
판정결과:
실패
이성 --1
이젠 듣지 않으려고 해도 들려옵니다.
괴물이 당신을 보며 내뱉는 숨소리가요.
숨소리뿐만이 아닙니다.
언어가 되지 못한 무언가가 성대를 긁으며 괴물의 입 밖으로 터져 나옵니다.
판자 하나만 뜯겨있는 상태이기에 당장의 위험은 없을 테지만,
당신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도망갈 것인지,
저 눈을 계속해서 응시할 것인지요.
일렉티오 바시움:(도망칠 생각이었다면 서재까지 올라오지도 않았을테다. 알아들을 수 없는 말. 위협적인 숨소리에도 붉은 눈을 마주한다. 이것이 제가 되돌린 시간을 방해하고 있는 것일테니까.)
계속 눈을 쳐다보면 현기증이 몰려옵니다.
지능 판정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79
판정결과:
실패
당신은 확신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저 괴물만은 아직 당신을 해칠 악의가 없다는 것을요.
괴물은 당신을 보며 연신 입을 뻥끗 거립니다.
자세히 듣는다면 무언가를 전달하려고 하는 것 같지만,
끝내 언어가 되지는 못합니다.
그래도 그가 무엇을 전달하려고 하는지, 입 모양은 읽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관찰 판정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이상하게 적어도 아직까지는 저를 해치지 않을 것 같았다. 눈을 보면 현기증이 찾아와 시선을 내리면 계속해서 움직이는 입이 보였다. 무언가 말하고 싶은 것처럼 보여 그 입을 한참 바라보았다.)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70
판정결과:
보통 성공
괴물이 전달하고자 하는 다음과 같은 말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깊은 잠으로.... 깨어.... 수 있습...다.
그것을 끝으로, 서재 안에서는 괴물의 괴성이 들려옵니다.
마치 무언가를 위해 겨우 잡고 있던 이성의 끈을 제 사명을 다한 뒤에야 끝끝내 놓쳐버린 것 같습니다.
그 곧았던 눈에는 악의가 들어찹니다.
더 이상 그와 대화를 나누거나, 그의 상태를 살펴보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것’의 존재에 대해 당신은 물어야 합니다.
사화에게요.
일렉티오 바시움:(시간이 되돌려진 저택은 알 수 없는 일들로 가득했다. 이건 제가 시간을 되돌린 부작용인지 아님 질나쁜 꿈인지 그도 아니면 그 이상하던 이의 장난인지 알 수 없었다. 너라면 알고 있을 것 같아 계단을 내려오며 너를 찾아본다.)
다시 계단을 내려오면,
계단의 밑에서 사화와 눈이 마주칩니다.
그런데...
사화는 당신을 빤히 쳐다보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계단을 내려오면 너와 시선이 마주한다. 아무말도 하지 않는 너에 마찬가지로 한참 가만히 보다 말을 꺼낸다.) ...나한테 할 말 없어?
상사화:(네가 말을 건네자 그제야 미간을 조금 찌푸렸다가 조용히 제 손목을 한 번 쳐다본다.) 아, (빠르게 옷깃으로 가려내리곤) ...도련님. 간단히 식사를 준비했어요.
...방금 이상했죠.
어딘가 부자연스러웠습니다.
왜 순간적으로 그런 표정을 지었을까요.
일렉티오 바시움:(익숙한 표정은 아니었다. 옷깃으로 가려낸 손목을 흘긋 내려보고는 다시 말을 꺼냈다.) 그것말고. 정말 나한테 할 말 없어
(* 할 말 없어 -> 할 말 없어?)
상사화:(네 시선이 손목으로 갔다는 것을 보았지만 태연하게 말한다.) 식당으로 가요. 음식 식겠어요.
일렉티오 바시움:(너는 식사가 준비되었다는 말만 했다. 분명 제가 뭘 묻고 있는지 알고 있을텐데.) 늑대가 습격했다며. 저 위에도 있던데. (이렇게 말을 꺼내도 넌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을까.)
상사화:(네가 윗층에 대한 말을 꺼내면 눈을 두어번 깜빡인다. 너에게 다가가 몸을 살피며 손바닥으로 네 이마를 짚어본다.)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것 같은데, 차라리 방으로 돌아갈까요?
일렉티오 바시움:(이마를 짚어낸 손을 쳐낸다. 무슨 말을 꺼내도 너는 대답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럼 너 말고 다른 시종으로 불러줘.
상사화:(손이 옆으로 쳐지자 한쪽 무릎을 꿇고 너와 시선맞춘다.) 분들은 잠시 런던으로 외출하셨어요. 지금 저택은 저희 둘 밖에 없어요.
일렉티오 바시움:산사태로 저택이 무너졌는데 너만 두고 모두 외출했다고? (맞춰준 눈높이에 네 녹안을 곧게 마주한다.) 나한테 거짓말하지마, 상사화.
상사화:...무너진 저택의 보수를 위해서 가셨어요. 정말로. (네가 말을 들을 것 같지 않으면 너를 안아들고 1층으로 내려간다. 어린아이의 몸은 그렇게 무겁지 않았으니 어렵지는 않았다.)
일렉티오 바시움:(무너진 저택의 보수를 위해 너만 남겨둔 채 모두 갔다고. 아무리 제물로 사용하기 위해 입양한, 허울뿐인 도련님이라도 이렇게 취급하지 않을 것이다. 곳곳에 늑대.. 아니 적어도 인간은 아닌 것을 가둬두고 이렇게 가진 않았겠지. 이제는 널 믿을 수 없었다. 그래서 널 벗어나려했으나 약하고 어려진 몸은 네 손길을 피해내기 어려웠다.)
사화는 일렉을 안아들고 식당으로 향합니다.
식당을 길게 가로지르는 커다란 식탁 위에는 당신이 좋아하는 수프와 빵이 먹음직스럽게 놓여 있습니다.
아마 음식은 사화가 준비해 둔 것 같습니다.
내려오는 길에도 사용인들은 아무도 만나지 못했으니까요.
정말 아무도 못 만났다기엔 어딘가 석연치 않은 점이 있었지만,
무언가 결론을 내고 확신하기엔 정보가 부족합니다.
상사화:(식당에 도착하자 너를 조심히 의자에 내려놓는다.) 드세요. 아플 땐 잘 먹어야지 빨리 회복돼요.
일렉티오 바시움:(의자에 앉게되면 수프와 빵을 내려본다. 분명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지만,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안 먹어. (그 한마디만 하고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 네가 말한 것들이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내려오는 길에는 아무도 만나지 못했다. 정말 모두 런던으로 외출한걸까?)
상사화:진짜..... (옅게 한숨을 쉰다. 누가 더 고집불통인지 대결이라도 하고 싶은 건지.) 좀 드세요. 그러다 쓰러져요. 아니면 먹여드릴까요? (그럴 나이는 조금 지나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지만 네 앞에 앉았다.)
그 순간,
콰앙-
하고, 어디선가 굉음이 들려옵니다.
만약 모든 곳의 상태를 확인한 당신라면 이것이 무엇인지 직감이 가는 상태일지도 모르겠지만,
소리만으로 소재를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지능 판정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커다란 굉음이었다. 이렇게 큰 소리는 어디서부터 시작되는걸까.)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11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목재가 강한 힘을 받아 부서진 소리인 것 같습니다.
저택의 어딘가가 또다시 무너진 걸까요?
목재라면....
상사화:(소리를 듣는 순간 얼굴이 굳어진다. 자리에서 일어나 서둘러 식당을 벗어난다.) 잠시 확인해보고 오겠습니다. 위험하니 여기 가만히 계세요.
사화는 식당을 나서, 어디론가 급히 뛰어갑니다.
역시 사화는 저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거예요.
일렉티오 바시움:(목재가 부서지는 소리라면, 그 안에 갇혀있던 것이 서재와 같이 나무판자를 뚫기라도 한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굳은 네 얼굴과 빠르게 식당을 나서는 행동은 분명 이 저택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고 있는 자의 모습이었다. 너는 가만히 있으라고 했지만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이것도 결국 저로 인해 일어나는 일일지도 모르니까. 자리에서 일어나 서둘러 식당을 벗어난 네 걸음을 쫓았다.)
건강 판정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
건강
기준치:
70/35/14
굴림:
6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어린아이의 다친 몸으로 성인인 사화를 따라 잡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적어도 2층으로 올라간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사화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중앙 로비에서 주변을 둘러본다면 [현관], [응접실], [사용인들의 방]이 눈에 띕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바로 널 쫓진 못했지만 그래도 계단으로 올라간 건 아닌 것 같았다. 현관쪽으로 다가가 두리번거린다.)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면 분명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거나 흔적이 남아있을 텐데,
당신은 소리는커녕 아무런 흔적을 느끼지 못 했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현관문을 연 것 같지는 않아 곧장 응접실 쪽으로 향한다.)
응접실의 문은 꽤나 멀쩡해 보입니다.
그러니까, 적어도 수십 개의 나무못과 판자로 막혀있지는 않습니다.
쉽게 들어갈 수는 있지만,
유감스럽게도 안에서 사화는 보이지 않습니다.
이곳에 들어오진 않은 것 같네요.
일렉티오 바시움:(멀쩡한 응급실의 문을 보고는 이번에는 사용인들의 방으로 간다.)
여기 어딘가에 사화의 방이 있을 겁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방이 다닥다닥 붙어 비슷비슷하게 생긴데다,
빛 한 점 들지 않는 구석진 곳 에 있어서 그런지 사용인들 중 ‘누구의’ 방인지는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네 방을 찾는 것은 어려웠다. 그러다 발견한 긁히고 패인 자국을 내려본다.)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눈 비비고 다시 본다.)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7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 자국은 짐승 또는 사람의 손톱자국인 것 같습니다.
마치 무언가가, 저택의 어딘가로 끌려간 것 같은 자국이네요.
이성 확인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
SAN Roll
기준치:
59/29/11
굴림:
1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성 -차감 없습니다.
이런 자국이 왜 생기게 됐을까요.
이것 역시 괴물의 흔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이 자국을 계속해서 관찰하거나 자국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면, 어떤가요.
당신은 어두운 복도 끝에서 ‘그것’과 다시 조우합니다.
빛이 들지 않아 형태는 정확히 볼 수 없지만,
당신은 그것 과 눈이 마주쳤습니다.
저것은 서재에서 봤던 그 괴물과는 다릅니다.
그렇게 당신은 직감합니다.
육안으로도 그것의 원한과 악의가 읽힐 만 큼 일그러진 저 괴물은 당신을 해치려고 들 것임을요.
이성 확인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흔적의 끝에서 마주한 것은 분명 서재에 있던 것과 달랐다. 선명하게 느껴지는 악의, 원한. 저것은 제 목숨을 원했다.)
SAN Roll
기준치:
59/29/11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성 차감 없습니다.
조금만 몸을 움직인다면 괴물은 당신에게로 달려들 것이고,
당신은 아픈 어린아이의 몸으로 어디까지 대항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아니, 저것에 대항 할 수는 있을까요?
녹아내린 것 같은 살점과 괴이한 소리,
인간의 형상이지만 더이상 인간이 아닌 괴물은 어둠 속에서 서서히 움직이며,
......
탕!
총성이 울립니다.
당신의 뒤에서부터 들려온 총성은 다급한 구둣발 소리로 바뀝니다.
그리고,
누군가의 서늘한 팔이 당신의 팔목을 세게 붙잡습니다.
상사화:....방에 계시지 그러셨어요.
...돌아보면 사화입니다.
손에는 리볼버가 들려있고,
강한 화약 냄새가 주변으로부터 코를 타고 올라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도망칠 수도, 그렇다고 그것을 제압할 수도 없었다. 어둠 속 죽음의 그림자에 잠겨들기만을 남겨둔 순간 네가 나타났다. 거칠게 팔목이 잡혔고 반대 손에 네가 쥔 리볼버는 총성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알려주었다.) 이제 알려줄거야?
상사화:... (아무 대답 없이 네 팔목을 잡고는 어디론가 향하기 시작했다.)
일렉티오 바시움:(팔목을 잡고 향하는 걸음에 어리고 힘없는 몸은 자연히 따라 움직였다. 이 상황이 유쾌하진 않아 얼굴은 찡그린채였다.)
시선이 문득 사화의 소매 안쪽에 닿습니다.
사화는 아까 자신의 소매 안을 확인하는 것 같았는데,
실제로 그의 손목에는 무언가가 쓰여 있네요.
저기에는 무엇을 써둔 걸까요.
일렉티오 바시움:(달랑이는 소매 안쪽에 얼핏 무언가 쓰여진 것이 보였다. 걸음이 옮겨지면서도 시선은 연신 네 손목에 향해있었다.)
관찰 판정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
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그저 까맣게만 보입니다.
소매 안쪽으로도 여러 단어가 더 쓰여 있는 것 같은데,
옷으로 가려져 직접 확인해보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이 들어가게 된 곳은 반대편 복도 끝에 있는 한 사용인의 방입니다.
이쪽 복도 역시 어두워 누구의 방인지는 알 수 없지만,
방 안은 조금 지저분하다는 감상입니다.
물건을 정리하지 않는 것 같은 지저분함보다는 어딘가 의도성이 느껴지는 지저분함인데,
당신이 방 안을 관찰하기도 전,
사화는 허리를 숙이며 이렇게 말합니다.
상사화:...숨바꼭질이에요. 100까지만 세고 나오시면 됩니다.
뜬금없이 숨바꼭질이라뇨.
나와 당신의 나이가 몇인데.
사화는 차분하게 ‘숨바꼭질’의 룰에 대해 설명합니다.
당신은 술래이며, 이 방 안에서 나오지 않고 천천히 100까지를 세면
사화를 찾기 위해 방 밖으로 나올 수 있다고 하네요.
사화를 찾으면 받을 수 있는 선물로는 당신이 어렸을 때 좋아했던 과자 따위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저택의 이곳저곳을 폐쇄해 놓고 괴물들을 가둔 게 사화일지도 모르겠네요.
참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여긴 당신 당신의 저택인데,
일개 사용인인 사화가 저택의 여기저기를 폐쇄해놓은 채 당신의 움직임을 방해하다니요.
왜 당신에게 자세히 이야기를 해주지 않는 걸까요.
당신이 못 미더워서?
아니면 다른 이유로?
일렉티오 바시움:(빤히 널 바라본다.) 내가 100을 다 세기 전에 나오면 어떻게 할 건데.
상사화:(시간이 가면 갈수록 흐리멍텅해지는 머릿속 사이로 지쳐간다는 것이 느껴졌다. 제가 왜 이렇게까지 하고 있는 건지-) ...이 앞에 괴물이 있어요. 당신을 노리고 있구요. 섣불리 움직이면 위험하니까 잠깐 기다려주세요. 제발. (너를 내려다보는 표정에 어느 순간 미묘한 슬픔이 차올랐다.) 꼭, 100까지 세주세요. 천천히. (네 어깨를 붙잡고 단단히 말한다. 그대로 뒤돌아서 방을 나선다.)
사화는 이내 밖으로 나가며,
문을 빠르게 닫습니다.
이제 당신은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사화가 문을 닫으면 당신은 자연스럽게 문에 붙어있는 메모를 발견하게 됩니다.
메모는 성인의 키나 시야에 맞게 붙여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당신의 키가 닿는 곳보다는 높은 곳에 있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네가 왜 어설픈 장난을 제안했는지 그렇게 설명해주지 않아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왜 시간을 되돌리고 싶었는데. 왜 그 시간들을,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밤을 버티고 있었는데. 네 희생은 제 희생을 헛된 것으로 만들려했다. 그래서 싫었다. 제가 바랐던 것은 이런 것이 아니었으니까. 닫힌 문을 다시 열려고 하다 문에 붙어있는 메모에 시선이 간다. 제 키보다는 높은 곳에 붙어있는 것에 까치발을 들고 손을 뻗어 메모를 살펴본다.)
크기 판정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
크기
기준치:
70/35/14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민첩 판정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
민첩
기준치:
65/32/13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점프를 해서 겨우 메모를 떼어냅니다.
메모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나가기 전 거울과 서랍 확인.
거울과 서랍을 확인하라니, 무슨 말을 누구에게 하는 걸까요.
그냥 방의 주인이 확인하려고 쓴 메모일 가능성이 높겠지만,
사화가 당신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말일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제 3의 다른 이유 일지도 모르고요.
일렉티오 바시움:(거울과 서랍. 방 안을 둘러보고 거울을 찾아본다.)
당신이 방을 둘러본다면 방의 분위기나 구조가 이제야 눈에 들어옵니다.
저택의 화려한 외관 과는 달리 허름하기 짝이 없는 방이기에 사용인의 방답다는 생각은 들 지만... 누구의 방일까요?
사화의 방이라기엔… 꽤 지저분한 것 같습니다.
아.
아까의 지저분하다는 감상은 이거에요,
가구가 미묘하게 삐뚤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원래라면 침대나 옷장이나 거울이나,
수평한 각도로 놓여야 할 텐데.
이 방은 묘하게 가구들이 뒤틀려 있습니다.
지능 판정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6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눈으로 쫓으면 이 뒤틀린 각도가 어쩌면 의도적일지도 모른단 의문이 듭니다.
침대에서 일어나면 자연스럽게 거울과,
거울에 비친 문이 한 번에 보일 것 같은 각도네요.
우연일까요?
거울의 유리 위에는 검은색 잉크가 꽤나 많이 묻어있습니다.
그러나 유리 위라 잉크가 번졌을 뿐,
조금만 가까이서 봐도 글씨를 썼다는 건 알 수 있네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일정표는 첫 번째 서랍.
- 이름은 두 번째 서랍.
- 전부 기억나지 않거나 거울 속 외관에 이상이 생겼을 경우 세 번째 서랍.
일렉티오 바시움:(거울에 쓰인 글씨들을 읽는다. 외관에 이상. 거울. 일어나서 거울로 무언가를 확인해야했던 걸까. 첫번째 서랍부터 열어본다.)
위에서부터 세 개의 서랍이 있습니다.
첫 번째 서랍을 열어본다면
그냥 사용인으로서 해야 할 일들이 일정표처럼 간단히 적혀있네요.
오전 5시 기상, 6시 청소, ....
별다른 건 없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일정들만 쓰여있을 뿐 특별한 건 없었다. 첫번째 서랍을 닫고 두번째 서랍을 열어본다.)
두 번째 서랍에는 쪽지 한 장이 들어있습니다.
살펴보면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지능 판정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이름과 직업, 그리고 저에 대한 설명 이런 것들이 왜 필요했을까.)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알 수 없는 것들 뿐입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쪽지를 다시 넣어두고는 이번에는 세번째 서랍을 열어본다.)
마지막 서랍을 열어본다면 처음 보는 알약과, 실탄 몇 발만이 나옵니다.
이것의 용도는 알 수 없습니다.
......아직까지는요.
일렉티오 바시움:(알 수 없는 알약과 실탄을 가만히 내려다본다. 이것의 용도를 알고 싶지 않았다.) ...100초 지난 것 같은데. (네가 말한 시간이 지난 것 같아 고개를 돌려 문을 쳐다보았다.)
피웅덩이를 밟아 생긴 사화의 발자국이 그대로 남아있으니 이걸 따라가 보면 될 것도 같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문을 열고 다시 복도로 나가면 저택은 고요하기만하다. 고요한 저택에 뿌려진 핏방울은 이정표가 되어 네 위치를 알려주고 그것을 따라나선다.)
붉게 남은 발자국을 따라 조금 더 걸어 중앙 홀로 나가면,
홀의 가운데에는 아까의 괴물이 바닥에 쓰려져 있습니다.
바닥에는 검은 피가 쏟아져 나오고,
그것에게는 더 이상 생명의 흔적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완전히 불씨가 꺼져버린 괴물 옆에는 사화가 서 있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네게 무슨 말부터 꺼내야할지 몰라 한참을 가만히 보고만 있다 겨우 말을 꺼냈다.) ...들켰네.
사화는 그저 고개만 돌려 당신을 쳐다봅니다.
여전히 공허하지만 슬픈 눈이네요.
사화는 다시금 손목을 확인해보더니,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상사화:내가 당신을 뭐라고 부르면 좋을까요. 이제 이름은 커녕 얼굴조차 흐려지는데.
사화는 당신에게 이름을 묻습니다.
분명 자신의 상태를 숨기려고 했겠지만,
이제는 그걸 ‘왜’ 숨기려고 했었는지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낯설었던 네 표정의 이유를 이제는 알 수 있었다. 그건 이지(理智)를 상실하지 않으려 애쓰던 네 노력이었을테다. 이름을 묻는 널 올려다본다.) 도련님. 그렇게 불러. (제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네가 지금 기억할 수 있는 것은 얼마나 될까.)
상사화:그래요, 도련님. (가만 너를 내려다보다 웃는다.) 이제는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이대로 가다간 정말 다 잊어버릴 것 같은데. 저까지 괴물로 변하면.. 당신은 어떡하면 좋을까.
일렉티오 바시움:들켰으니까 이젠 네가 숨어야지. (짜맞춰진 퍼즐이 가리키는 내용이 무엇인지 알면서도 눈을 감았다. 알고 싶지 않았다. 겨우 되돌린 시간이 다시 이렇게 되었다는 것을 믿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이 모든게 꿈이었으면 했다. 차라리 다시 눈을 뜰 때면 제발 잠을 자라고 애원하는 네가 있었으면 했다. 그러다 몇번을 깜빡여도 피가 튄 바닥과 벽지가 변하지 않았다.)
상사화:아. (맞아, 술래잡기를 하던 중이었지. 순수하게 그말을 정말 믿고 있었구나. 지금 내가 도망갈 곳이라곤 없을텐데.) 그러면 제가 100까지 세면 될까요? (이미 한번 죽음을 맞이하고 네 소원으로 되살아나, 그 모든 것을 수포로 돌아가게 했던것도 본인. 제 업보였으니, 이렇게 함께 악몽에 갇힌 것은 그에 따른 순리일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네게 진실을 전달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일렉티오 바시움:나는 여기 있을거니까. 네가 숨고 싶은 곳에 숨어. (네가 숨거나 도망갈 곳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말했다.) 그 전에, 마지막으로 물을게. 나한테 할 말 없어? (네 손목을 보다 시선을 마주한다. 모든 것이 밝혀진 지금도 넌 내게 진실을 숨길까. 아님 전해야할 진실조차 잊어 말하지 못할까.)
상사화:(빤히 바라보다 흐릿해지는 기억 속 단어를 조합해겨우 대답한다.) 모르겠어요. 나는 괴물로 변해가고 있고.... 그 전에 차라리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게 좋을 것 같았어요. 아니, 차라리 내가 조금이라도 멀쩡할 때 당신을 편하게 만들어드리는 게 나을까요. 며칠간 고민을 했습니다. (지금이라면 제 방에 돌아가서 메모를 확인하고 마지막 서랍을 꺼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전 당신이 원하는대로 할게요. 여기 계세요. 100까지 세면 됩니다.
마지막 결정을 하기 전, 사화는 당신에게 다시 한번 이름을 가르쳐달라 묻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네 선택이 무엇이든 결국 저는 또 다시 이 저택에 홀로 남게될 것 같았다. 도무지 정이 가지 않는 거대하고 삭막한 저택은 죄없는 사람을 먹어치웠다. 그리고 그 모든 게 제 탓인 것 같았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려 애썼지만 10년이라는 시간은 멀쩡하던 사람도 미치게 하기 충분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마주한 과거. 이걸 돌아왔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것 같았다. 아니, 오히려 잊혀진 시간들보다 더 나쁜 결과가 있을 수 있다 보여주는 것 같았다. 결국 어떤 선택을 하든 결과는 바뀌지 않을거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다시 한 번 이름을 알려달라는 네 말에 시선을 마주한다.) 일렉티오 바시움. 너는 가끔 티오라고 불렀어. (이제는 그 누구도 불러주지 않을 이름을 또박또박 네게 알려준다. 이름은 불리기 위한 것이니, 다시 네가 사라진다면 어차피 앞으로는 제 이름을 불러줄 이는 존재하지 않을테다.)
상사화:...티오 도련님. (네 목소리를 듣고는 가만히 웃는다.) 대신 내 이름을 잊어서. ...그래도 마지막엔 당신에 대한 것을 기억할 수 있어서 다행이네요. (이유도 잊은 체, 이렇게까지 너를 지키려하는 것은 분명 네가 제게 무척 소중한 사람이기 때문이라 어렴풋이 짐작했다. 그 오랜 시간 네가 고뇌하고 있을 동안 함께하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듯 씁쓸한 표정을 지어낸다.) 눈을 꼭 감고 있는 거예요. 100까지 세고 나면, 저를 찾으러 오세요. 그리 멀리 있진 않을테니까, 찾는 건 어렵진 않을 거예요.
사화의 마지막입니다.
메스꺼운 느낌이 순식간에 차올랐다가,
시야가 아득해집니다.
눈앞이 흐려졌다가,
하얗게 점멸합니다.
꿈이었으면 좋겠어요.
이 괴로운 일은 없던 걸로 해요.
눈을 뜨면 하나도 괴롭지 않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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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 2
잘 자, 우리에게 아침이 있었으면 좋겠어.
상사화 생환, 일렉티오 바시움 생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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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근교의 깊은 숲속.
몇 년째 내놓아도 쭉 안 팔리는 대저택이 있습니다.
저택에 살던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모조리 실종된 저주받은 저택이란 소문이 런던 내에도 쫙 돌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