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마치 조개껍질을 갈아넣어 만든 듯 고풍스럽기 그지 없는 저택을 걷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일하는 동안 저택 어디든 마음대로 돌아다녀도 좋아요. 필요한 것이 있으면 하녀장에게 부탁하고. (네 걸음따윈 상관쓰지 않고 걷다 멈추고는 말한다.) 단, 내 방과 2층 서쪽 끝에 막아둔 방, 그 방은 절대 들어가지마세요.
일렉의 목소리가 끊어짐과 동시에 우리는 2층으로 올라가는 층계참 위에 발을 딛습니다.
상사화:그런 말이 어딨어. (짧게 인상을 쓰다가 네 시야를 따라 아카시아 차를 바라본다.) 뭘 말하다가 말고... (제 대답을 듣기도 전에 일어서서 자리를 뜬 너를 바라보다 빠른 걸음으로 널 따라간다. 겨우 네 걸음걸이에 따라 걷다가 들어가지 말라는 말에 의아함을 품고 묻는다.) 그건 왜?
일렉티오 바시움:내가 이유를 말해줄 필요는 없잖아요, 선생님. (굳이 그래야하냐고 비꼬듯 말하고는 방문을 연다.)
상사화:(진짜 교육이 필요한건 저 태도가 아닐까 째려보곤 방문으로 들어선다)
일렉이 안내해준 방은 과거 당신이 사용하던 방입니다.
그 전에 쓰던 가구며 배치 되어 있는 구조 자체는 그대로지만,
그간 꽤 잘 관리해 둔 모양인지 먼지 하나 없이 깔끔합니다.
당신은 자신이 사용하던 방이 저택 내에서도 손에 꼽을만큼
그러고 보면 당시 일개 가정교사 치고 꽤 호화를 누렸던 것도 같습니다.
꼬박꼬박 올라오는 세 끼는 진수성찬이라 일컫는 데 부족함이 없었으니까요.
상사화:지능기준치: | 50/25/10 |
굴림: | 92 |
판정결과: | 실패 |
상사화:(꽤 오랜만에 들어선 방이었다. 바깥의 풍경과는 다르게 이곳은 예전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어서 꽤 신기하다는 눈으로 주위를 살펴봤다.)
일렉티오 바시움:내 방은 어디 있는 줄 알죠? 바로 옆에 있는 방이니까, 용건이 생기면 노크하세요.
당신에게 방을 안내한 일렉은 그 말을 남기고 퇴장합니다.
그 서슬퍼런 적막함을 가르고 머리를 울리는 것은 다름 아닌 일렉의 목소리입니다.
근원을 종잡지 못할 스스로의 감정 상태에 기묘함을 느낀 상사화,
상사화:SAN Roll기준치: | 23/11/4 |
굴림: | 83 |
판정결과: | 실패 |
방을 살펴보면 침대, 창문, 커피테이블, 책상이 존재함을 알 수 있습니다.
상사화:(이내 침묵만 남은 방안에 홀로 남겨지면 불현듯 머릿속에 울리는 목소리가 있었다. 저를 버렸던 것은 없었던 일 취급하고 보고싶었다면서 저를 대하는 태도라던지, 기분 나쁜 것은 당연했다. 한숨을 내뱉고 주위를 살펴보다가 창문으로 다가선다.)
멀리서부터 날아든 습하고 비릿한 미풍이 나부낍니다.
상사화:(아까부터 느끼던 묘한 기분은 바람때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창문을 닫는다.)
바로 맞은편에 우뚝 솟아있는 커다랗고 커다란 아카시아 나무가 보입니다.
꽃이 엉기며 핀 가운데 무성한 잎사귀의 향이 코를 찌릅니다.
상사화:(아까 본 나무가 아카시아였나? 마셨던 차를 기억하고는 창문을 닫는다.)
상사화:(잠깐 창문 밖으로 비친 풍경을 바라보다가 돌아서서 책상을 살펴본다)
책상은 이 방을 갖춘 가구의 대부분이 그러하듯 고급품입니다.
비싼 나무를 재료로 만들어진 만큼 마감 처리가 잘 되어 있습니다.
상사화:....진짜 좋아보이네. (그동안 이걸 쓸 사람도 없었으면 처분해버리지. 책상을 쓸어보다가 서랍을 열어본다)
상사화:관찰력기준치: | 55/27/11 |
굴림: | 71 |
판정결과: | 실패 |
아주 오래전 당신이 사용하던 만년필이며, 수업 자료,
바싹 낡은 일렉의 교과서가 깔끔하게 정돈 되어 있거나, 꽂혀 있습니다.
출판된지 꽤 오래된 책들도 여러 권 보입니다.
책상 한구석에 놓여 있는 리본 타이를 발견합니다.
10대 초의 어린 도련님들이 착용하고 다닐 법한 세련된 디자인입니다.
상사화:이게 아직까지 여기 있었네. (신기하다는 듯 책들을 바라보다가 그 속에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리본 타이를 발견하곤 손에 쥔다.)
상사화:(리본을 내려두곤 커피테이블로 다가간다. 혼자 지낼 방에 왜 굳이 이런 것을 두었나 싶고)
테이블 위에 아무 것도 적히지 않은 백지만 두 장 놓여 있습니다.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은, 말 그대로의 백지입니다.
상사화:이건 왜 있는거지... (백지를 내려두고 침대를 살펴본다)
한 사람이 눕기에 턱없이 크고 넓은 양질의 침대입니다.
일개 닷새짜리 사용인으로 고용된 자신이 이 위에서 잠을 청하기에는
상사화:...와. (부담스러울 정도로 호화스러운 가구들. 이것들이 저를 위한 것이라니.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때 그렇게 날 내보냈으면서, 왜? 이제서? 풀리지 않은 궁금증만 남았다. 겉옷은 의자에 벗어두고 방을 나선다.)
상사화:(방을 나서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제가 이 저택에서 기억하고 있는 장소는 어디가 있을까.)
상사화:(오늘 안에는 다 둘러볼수는 있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넒은 저택이었다. 벽면을 시선에 담으며 테라스로 걸어갔다.)
테라스에 들어서면 탁 트인 넓은 저택 부지의 전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조금 더 둘러보면 테라스 안쪽으로 작은 꽃나무나 화분이 놓여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이상하리만치 빛이 들어오지 않는 저택 탓이겠지요.
상사화:저택에 신경쓴 만큼 정원도 좀 가꾸지. (작게 중얼거리고 서재로 향한다.)
상사화:(어느틈에 어두워진 하늘을 살펴본다. 아무래도 서재는 지금 다 둘러보기 어려울 것 같아서 방으로 돌아간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당신은 푹신한 침대에서 잠이 듭니다.
간결하게 울리는 노크 소리와 함께 퍼뜩 눈을 뜹니다.
상사화:(소리에 자리에서 부스스 일어난다. 비몽사몽한 얼굴로 주위를 둘러본다) 아.... (맞다, 여기 내 집 아니지.)
(아직 익숙하지 않은 침대에서 엉거주춤 기어나와 문을 연다.)
닷새 뿐인 자리이지만 당신도 이 저택의 사용인 중 한 명이 되었으니까요.
하녀장은 방의 커튼을 활짝 열어 양 사이드로 가지런히 묶어 정돈한 뒤,
나가기 전, 하녀장은 일렉이 서재에 있음을 일러줍니다.
귀한 집 도련님이라고 늑장을 부릴 줄 알았는데,
상사화:아, 감사합...니다. (어제 못 가봤던 서재에 가려고 했는데, 네가 그곳에 있다는 소리를 들으면 절로 인상이 찡그려지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산발이 되어있을 머리카락을 대충 정리하고 협탁 위에 올려진 신문을 집어서 읽어본다.)
발행된지 몇 시간 되지 않은 따끈따끈한 최신 호입니다.
신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내용은 언제나 그래왔듯 별 볼 일 없는 스캔들이거나 찌라시입니다.
몇몇 흥미로워보이는 칼럼도 눈에 들어오기는 하지만,
이 중 과연 어떤 기사가 일렉의 입맛에 맞을지 모르겠습니다.
상사화:별 건 없나. (신문의 뒷장까지 스윽 훑어본다.)
상사화:자료조사기준치: | 55/27/11 |
굴림: | 6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몇 해 전 실종되었던 사람들의 시신이 도시 변두리에서 무더기로 발견되었다는 기사를 발견합니다.
부패의 진행 속도가 비교적 느린 시신의 표정은
마치 보아서는 안 될 것을 본 사람처럼 기괴하게 일그러져 있었다고 합니다.
이런 류의 이야기를 제법 좋아하는 일렉에게 전달해줘도 될 법한 내용 같습니다.
상사화:(그러고보니 꽤 괴팍한 취향을 가지고 있었지. 신문은 덮어두고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대충 묶고는 복도로 나선다.)
당신은 대강의 준비를 끝마치고 일렉이 있다던 서재로 발걸음합니다.
굳게 닫힌 서재의 문에 노크를 하면 안 쪽에서 들어와도 좋다는 허락이 떨어집니다.
상사화:(들어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결국 한숨을 쉬고는 방에 들어간다.)
당신은 신문에서 발견한 기사의 내용 중 하나를 일렉에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상사화:...몇 해 전 실종되었던 사람들의 시신을 발견했대. (수척해보이는 얼굴을 가만 들여다보다 크게 신경쓰지 않고는 덤덤하게 말을 전한다.)
일렉티오 바시움:(쇼파에 기대 앉고는 가만히 네가 읽어주는 기사를 듣는다. 한참 말없이 네 기사를 듣다 다 읽고 나면 손짓한다.) 그래, 수고했어요. 선생님. 이제 나가보세요.
상사화:(네 말이 끝나면 곧바로 밖을 나선다. 서재에 있는 것들이 궁금하긴했지만 지금 너와 함께하고 싶지는 않았다. 복도로 나서선 주위를 둘러보다가 서쪽 방 앞에서 잠깐 멈춘다. 손잡이에 손을 올려두었다가 아직 네 심기를 거슬려서 좋을 건 없다고 생각하고는 1층으로 내려간다.)
1층에는 창고, 식당, 식재료 창고, 응접실이 있습니다.
그 크기 탓에 때 아닌 쓸쓸함마저 느껴집니다.
전체적으로 차갑게 가라앉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습니다.
상사화:(사람도 없는데 이렇게까지 크게 존재할 이유가 있을까. 어제와 비슷한 감상을 가지곤 두리번거리다가 자연스레 테이블에 눈이 갔다.)
이 저택의 가구에 대해 설명하기 더 입아플 정도로 양질의 것이군요.
일반 가정집에서 보기 드물 법한 사이즈라는 점을 제외하고 더 특별한 점은 없습니다.
상사화:(일렉은 여기서 늘 혼자 식사를 했던 걸까, 잠깐 생각하고는 주방으로 들어선다.)
점심 준비가 한창인지 기웃대고 있자면 맛있는 냄새가 솔솔 풍겨옵니다.
안쪽을 들여다보니 하녀장이 바쁘게 움직이며 손길을 채근하고 있습니다.
상사화:(슬쩍 보니 방해하면 안될 것 같아서 다시 주방에서 나와 옆에 있던 식재료창고로 간다)
저택의 크기를 생각하면 이 정도 규모는 무리도 아니죠.
각 연도별로 구분해둔 값비싼 와인과 술부터 시작해,
최근에 구비한 모양인지 온통 신선한 것들 투성이인 식재료들도 보입니다.
상사화:(거품이라고 생각하곤 어떤 식재료가 있는지 살펴본다)
하녀장: (필요한 재료를 찾으러 식재료창고로 들어오다 널 발견하고 묻는다.) 상사화 선생님? 뭐, 찾으시는 거라도 있으세요?
상사화:아. 아뇨, 그냥 둘러보고 있었어요. (딱히 더 할말이 생각나지않아 창고를 벗어나려고 한다.)
하녀장: 그럼 점심식사가 준비되었으니 식당으로 가시겠어요?
상사화:아.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되었나? 옮기려던 발걸음을 멈추곤 묻는다.) 도..련님도 계시나요?
상사화:저, 배는 안고파서 나중에 먹겠습니다. (창고에서 나온다. 같이 식사해야할 의무는 없었다.)
하녀장: (네 앞길을 막아서곤 다소곳하게 말한다.) 주인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함께 가시지요.
상사화:(조금 째려 보고) 두분이 같이 드시면 될 것 같은데... (스윽 지나치나쳐서 로비로 나선다)
하녀장: 그럼 식사는 방으로 따로 올려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도련님, 아니 주인님께서 오늘 부탁할 일은 아카시아꽃을 가져오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가지째로요. (네게 짧게 인사하고는 사라진다.)
상사화:(사라진 모습을 바라보다가 어제 보지못했던 창고로 향한다.)
창고의 문을 열자 오래 해묵은듯 퀴퀴한 먼지 냄새와 곰팡이 썩은내가 물씬 풍깁니다.
한걸음 내딛기만 해도 바닥에 카펫처럼 쌓여 있던 먼지가 날립니다.
구석에는 언제 밴 것인 지도 모를 마른 장작더미가 얼기설기 쌓여 있습니다.
비교적 깔끔하게 정리되어있는 선반과 공구상자가 눈에 띕니다
검지 끝으로 문질러보면 선명하게 길이 납니다.
대부분 쓸모 없는 고물이나 잡동사니가 나름 구분되어 있기는 합니다.
상사화:(손가락을 대충 털어내고 잡동사니가 뭐가 있는지 둘러본다.)
상사화:관찰력기준치: | 55/27/11 |
굴림: | 3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잡동사니 중에서 나무로 만든 사다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상사화:(나중에 꽃을 가져올 때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참에 해버리자 싶어 사다리를 들고 현관을 나선다.)
당신은 사다리를 들고 끙긍거리며 현관으로 나섭니다.
상사화:(아마도...? 어제 본 아카시아나무를 찾아 두리번거린다.)
당신은 어렵지 않게 저택의 마당에 나무가 있음을 떠올립니다.
상사화:(나무에게 다가가 사다리를 기둥에 걸쳐두고 올라간다)
아니 그때보다 더 커진 아카시아 나무를 가지째로..
상사화:(다시 되돌아가야하나... 손으로 꺾으려고 힘을 줘본다)
근력기준치: | 60/30/12 |
굴림: | 72 |
판정결과: | 실패 |
(손목이 꺾인다)
상사화:(터덜터덜 쓰라린 손목과 함께 사다리에서 내려온다. 이걸 핑계로 꽃 안 가져가면 안되나, 중얼거리곤 가위 같은게 있을까 고민해본다.)
상사화:(한숨 푹푹 내쉬고 창고로 돌아간다. 그제야 아까 자세히 못 봤던 공구상자를 기억하고 꺼내본다.)
비교적 최근까지도 사용한듯 이곳에 존재하는 다른 물건들 위에 쌓인 것에 비해
이가 헐거워 무력을 사용하여 부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상사화:(아픈 손목으로 할 수 있으려나. 부수려고 해본다.)
상사화:근력기준치: | 60/30/12 |
굴림: | 100 |
판정결과: | 대실패 |
열려있는 문을 보고 저 멀리서 하녀장이 다가옵니다.
하녀장: 상사화 선생님..? 필요하신 게 있으셨나요? (공구상자와 부러진 것 같은 네 손목을 옮겨 본다.)
상사화:아카시아 꽃을 가져오려고 했는데 가지가 굵어서 가위같은 게 필요할 것 같아서요. 열어보려고 했는데 이렇게 됐네요. (손목을 꾸욱 쥐어낸다.) 붕대가 있나요?
하녀장: 아, 잠시만요. (근처에서 붕대를 찾아 네 손목을 고정시켜두고 묶어준다.) 필요한게 있으시면 다음에는 저부터 불러주세요. 그리고 식사는 챙기셨나요?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 공구상자를 열며 묻는다.)
상사화:고맙습니다. 식사는 아직이요. (그러고보니 배가 조금 고픈 것 같았다. 그래도 할 일은 먼저 끝내야할 것 같았다.) 도련님은 아직 식사 중인가요?
하녀장: 주인님은 식사를 모두 마치시고 방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그럼 이거라도 챙겨드세요. (공구상자 속 원예용 마체테를 꺼내 네게 건내며 쿠키를 쥐어준다.)
상사화:(쿠키를 소중하게 받고는 반짝이는 눈으로 하녀장을 올려다본다) 감사해요. (마체테도 받아들고 사다리와 함께 다시 현관을 나선다.)(끙긍...)
하녀장: (마체테까지 들고 급하게 나가는 네 뒤로 말한다.) 아, 주인님께서 설마 꽃만 꺾어올 생각은 하지말라고 쓸모를 좀 더 증명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럼 나중에 저녁식사 시간에 뵙겠습니다. (공손히 인사하고 사라진다.)
겨우 붙여놓은 팔로 두손 가득 낑낑거리며 다시 정원으로 갑니다.
상사화:?? (순간 어벙한 표정을 지어낸다. 괜히 가정교사로 왔나 후회를 하곤 정원으로 돌아가 다시 사다리를 두고 나무를 올라간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원예용 마체테로 아카시아 꽃을 가지째 꺾어봅니다.
상사화:(아작난 손으로 할수있을까. 마체테로 가지를 쳐낸다)
근력기준치: | 60/30/12 |
굴림: | 36, 65, 60 |
+2: | 보통 성공 |
+1: | 보통 성공 |
0: | 보통 성공 |
-1: | 실패 |
-2: | 실패 |
그래도 무사히 아카시아 꽃을 가지째로 꺾는 것에 성공합니다.
상사화:아, (진짜 울고싶네. 가지째로 꺾은 아카시아꽃을 가지고 사다리를 타고 조심히 내려와 집으로 돌아간다.)
상사화:지능기준치: | 50/25/10 |
굴림: | 59 |
판정결과: | 실패 |
(머리마저 아프다)
문득 가정교사로 고용됐으면 그에 맞는 일을 하라는 일렉의 말을 전했던 하녀장의 목소리가 생각납니다.
쿠사리를 듣고 싶지 않다면 꽃의 쓰임새나 효능 따위에 관한 지식이라도
몇 줄 일러주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상사화:(아픈 머리를 끙끙 싸매다 서재로 들어선다. 괜히 보수를 많이 준다고 한 게 아닌가 싶었다.)
저택의 서재로 들어가보면 일렉은 보이지 않습니다.
서재의 책장을 살피니 마침 식물학에 관련된 서적이 죽 나열되어 있습니다.
상사화:자료조사기준치: | 55/27/11 |
굴림: | 1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아카시아 나무에 관한 두가지 진실'`이라는 책을 발견합니다.
상사화:(책을 꺼내서 아까 일렉이 앉았던 소파로 돌아간다. 쿠키를 입에 물고 책을 펼쳐 읽는다)
아카시아 나무는 꽃, 잎, 열매, 나무 할 것 없이 하나도 버릴 것이 없다.
꽃과 잎은 바짝 말려 차를 내리거나 식재료로 곁들여 섭취할 수 있고,
뿌리와 열매는 약효로써 사용처가 무궁무진하다.
목재는 특유의 무늬가 아름답고 고풍스러워 고급 목재로 쓰이기도 한다.
아카시아 나무는 뿌리를 아주 깊이 내리는 식물이다.
그 뿌리가 어찌나 깊은지 주위의 식물을 죄다 고사시킬 정도라고 한다.
생명력이 끈질기며, 주변의 식물에게 필요한 영양소까지 모조리 흡수해 버리는 탓에
상사화:(쿠키 뇸뇸)(그제야 손목의 통증이 조금 가라앉는 것을 느낀다. 책을 마지막장까지 훌쩍 읽고 자리에서 일어나 원래자리에 꽂아둔다.)
상사화:(아카시아 꽃을 챙겨서 일렉의 방문 앞에 선다. 문 넘어로 가지런히 노크소리가 울린다.)
상사화:(벌써?) 아까 식사를 방으로 가져와 주신다고 한 것 같은데...
하녀장: 그건 점심이었습니다. 주인님께서 저녁은 꼭 함께하자고 하셨습니다. 주실 것도 있으신 걸로 압니다. (네 손에 들려있는 아카시아꽃을 넌지시 보며 말한다.)
상사화:...네, 그러죠. (어차피 한번은 마주해야했으니 못마땅한 얼굴로 하녀장을 따라 식당으로 간다.)
당신이 식당에 들어서면 테이블은 가득 차있으나 좌석은 텅 비어 있습니다.
자리에 앉기 직전, 뒤늦게 등장한 일렉이 당신 자리의 의자를 소리 없이 빼줍니다.
가까이서 본 일렉은 더욱 피로하고, 예민해 보입니다.
테이블 위에 놓인 음식의 종류가 어찌나 많은지 점심에도 이렇게 많았을까요?
전부 먹지도 못할 음식을 뭘 이렇게 많이 내오는 걸까요.
일렉티오 바시움:내가 말한 꽃은 꺾어 왔어요? 나무가 제법 커서 구해오기 힘들었을 텐데. (제 자리에 앉아서 가볍게 널 보며 말한다.)
상사화:(빼어내진 의자를 잠시 바라보다가 앉는다. 쓸데없는 호의. 마음에 안 드는 것 투성이었다.) 고생 좀 했어. (네게 붕대로 감싼 손목을 보여주며 아카시아 꽃을 식탁위에 올려둔다.) 이건 왜 가져오라고 한 거야?
일렉티오 바시움:수고했네요. (네가 건내 준 꽃가지를 지긋이 살피다 곁에 있는 하녀장에게 넘겨준다. 그리고는 설마 이게 전부냐는 듯 눈치를 준다. 붕대로 감싸진 네 손목을 보고는 잠시 당황했지만, 잘 감싸진 붕대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상사화:(제 상처를 보고 네 얼굴에 살짝 스쳐간 당혹감을 보곤 짧게 웃음을 짓는다.) 아까 서재에서 아카시아 나무에 관한 책을 봤어. 꽃과 잎은 식용으로 쓰이고 뿌리와 열매는 약효로 효능이 있다고 하네. 목재는 무늬가 고풍스러워 목재로 쓰이기도 하고... (아까 읽은 내용을 나열하다가 문득 생각이 나 묻는다.) 그러고보니 아카시아 나무가 주변의 식물을 다 죽여버린다고 하던데 알고 있었어? (테이블 위에 있는 음식들을 바라보다가 제 접시로 몇가지 옮겨담는다.)
일렉티오 바시움:(의중을 알 수 없는 시선으로 네 이야기를 듣다 샐러드를 집어와 자신의 접시 앞에 둔다. 그러나 딱히 먹을 생각은 없는 듯 음식을 담는 네 모습을 보다 입을 연다.) 그거 알아요, 선생님? 아카시아 나무는 베어낼 수록 점점 더 성질이 사나워져서, 결국 가시덤불이 되고 만다는 거요. 잎도 꽃도 구하지 못하는 건 당연하거니와 목재로 쓸 수도 없게 되고, 결국 일대의 숲까지 망치게 되죠. 그 쓰임새 많던 나무가 쓸모없는 훼방꾼 처지로 전락해버리는 거예요. 그렇게 가시가 모나 이리저리 돋친 아카시아 나무를 없애는 방법은, 그저 내버려두는 거예요. 크는 건 빠른데 스스로 지탱하는 능력이 시원찮아서 한 50년 쯤 지나면 비바람에 뿌리째 뽑혀 쓰러지거든요. 추하게. 나는 저택 마당에 있는 그 빌어먹을 나무가 하루 빨리 뿌리채 뽑혀 버렸으면 좋겠어요.
상사화:그건 몰랐네. (제 앞에 놓인 고기 한 조각을 작게 썰어 입에 구겨넣는다. 음식을 삼키며 네 말을 가만히 듣고있으면 의아함이 생겼다.) 이곳에서 유일하게 살아있는 식물인 것 같던데. 그래서 그렇게 싫어하는 나무의 꽃은 왜 굳이 꺾어와달라고 했어?
일렉티오 바시움:글쎄요...(네 손에 꺾일 수 있는지 그걸 시험해보고 싶었다. 단지 그정도의 이유였으니 말하는 것이 더 입이 아플 정도였다. 샐러드를 의미없이 뒤적거리다 화제를 돌린다.) 오랜만에 방문한 저택은 마음에 드시나봐요. 하루종일 바쁘셨던 것 같은데. (하녀장에게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네 행적을 들었다고 담담히 말한다.)
손에 쥔 식기의 날카롭게 벼려진 냉기를 체감해요.
그래요, 지금 당신이 일렉에게 느끼는 것은 근원을 알 수 없는 증오입니다.
이 저택에서 쓰다 만 물건처럼 버려져 쫓겨나던 과거의 일을 떠올립니다.
우리가 이렇게 단란히 앉아 함께 식사를 할 사이였나요?
상사화:어디든 내 마음대로 돌아다녀도 된다고 한 건 너였잖아. 일개 가정교사에게 관심이 많네. (한번 버림받았던, 제가 몇 번 잡았었기 때문에 더 무력하게만 느껴졌던 기억은 쉽게 잊혀질리가 없었다. 기대는 실망만 불러올 것을 알기에 네가 배푸는 호의라던지 배려는 불편하기만 했다. 배가 딱히 채워지진 않았지만 먹었던 게 도로 올라올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결국에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난 먼저 들어가볼게.
일렉티오 바시움:(네가 자리에서 일어나면 마찬가지로 거의 먹지 않은 식사를 정리하고는 가볍게 인사한다.) 편히 쉬세요, 선생님.
상사화:듣기기준치: | 60/30/12 |
굴림: | 80 |
판정결과: | 실패 |
식당을 벗어나면, 어디선가 작달만하게 목 안쪽을 긁는 듯한 소리를 듣습니다.
상사화:...? (소리의 근원지가 어딘지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어쩌면 착각이라도 넘길 수 있을만큼 작은 소리였지요.
상사화:(조용한 저택안에 홀로 서있으면 미심쩍은 기분이 들어 식당에 다시 돌아간다.)
식당으로 돌아서면, 식당을 나서는 일렉과 마주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 놔두고 간 거라도 있나요, 선생님?
상사화:무슨 소리가 들려서. 너 어디아파? (그제서야 짧게 묻는다.)
일렉티오 바시움:딱히 아픈 곳은 없는데. 신경이라도 쓰이세요? (마치 네가 정말 신경이라도 쓰냐고 묻는 듯 가볍게 조소하고는 말한다.) 신경쓰지 않으셔도 되니까 좋은 밤 보내세요. (그리고는 널 지나쳐 방으로 올라간다.)
상사화:신경써줘도 불만이네. (사라진 네 뒷모습을 가만 바라보다가 작게 중얼거리곤 저도 제 방으로 돌아갔다.)
상사화:(지침 몸을 이끌고 욕실에서 적당히 씻고 돌아와 침대에서 잠을 청한다.)
간밤새 폭풍우가 몰아치는 탓에 간헐적으로 잠을 설쳤습니다.
당신은 이른 시각, 어두운 아침을 맞이합니다.
저택에 고용된 사용인의 하루는 빠르게 시작되기 마련입니다.
대강의 채비를 하던 당신은 반쯤 열려있는 창문을 발견합니다.
간밤새 들이닥친 빗줄기 탓에 바닥이 흥건합니다.
상사화:(다친 팔 때문인지 축축한 날씨때문인지 편하진 않았던 잠을 자고 꽤 이른 아침을 맞이한다.) 아, 이런. (서둘러 창문으로 다가선다. 문득 어제 네가 말했던 아카시아 나무가 떠올라 자연스레 정원에서 나무가 있었던 자리를 찾아냈다.)
상사화:관찰력기준치: | 55/27/11 |
굴림: | 4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바로 맞은 편에 우뚝 서있는 아카시아 나무가 눈에 들어옵니다.
나무는 거센 비바람에 뽑혀나갈 듯 불안정하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빼곡히 맺혀 있던 꽃과 잎사귀가 시들어 형편 없이 날아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상사화:지능기준치: | 50/25/10 |
굴림: | 67 |
판정결과: | 실패 |
상사화:(이대로 가다간 정말로 나무가 뿌리채 뽑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찝찝한 기분으로 창문을 닫았다.)
오늘도 하녀장이 당신의 아침을 알리러 왔나 봅니다.
문 건너편에 서있는 사람은 하녀장이 아닌 일렉입니다.
문을 열면 어쩐지 묘하게 흐트러진 차림새의 일렉이 초췌한 낯을 하고 서있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오늘 신문의 내용이 궁금해서 좀 일찍 찾아왔어요.
상사화:아직 하녀장님이 오지 않으셔서 신문을 못 받았어. (수척해보이는 네 모습을 바라보면 기분만 상했다. 너 때문에 힘든 건 나였는데 왜 그런 모습을 하고 나타난 건지.)
하는 수 없이 책이라도 몇 줄 읽어주고 내보내는 편이 좋겠습니다.
이야깃거리가 필요하다면 책 정도로도 괜찮겠죠.
마침 책상에 몇 권의 책이 꽂혀 있던 것을 떠올립니다.
상사화:자료조사기준치: | 55/27/11 |
굴림: | 90 |
판정결과: | 실패 |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5대 희극중 하나인 를 발견합니다.
상사화:이제 책 읽어줄 나이는 좀 지난 것 같은데. (책상에 있는 책들을 가만 둘러보다가 유명한 작가의 책을 한 권 꺼내들었다.)
< William Shakespeare, As You Like It >
And all the men and women merely players
They have their exits and their entrances,
And one man in his time plays many parts,
That ends this strange eventful history,
Is second childishness and mere oblivion,
Sans teeth, sans eyes, sans taste, sans everything.
비바람 소음의 포화 속에 가만히 있던 일렉이 나직히 말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7년 전엔 선생님이 곧잘 내게 동화책을 읽어줬는데. 기억 나요?
정확히는 기억이 모호하다고 보는 편이 맞겠죠.
7년 전의 일을 잘도 기억하고 있는구나 싶습니다.
상사화:(이빨, 눈, 식감, 그 아무것도 없이. 책의 마지막을 읽어주고 너를 바라본다.) 7년 전이면 그럴 나이기도 하겠지. 책은 마음에 들어?
일렉티오 바시움:..나쁘지 않네요. (기억이라도 떠올려보듯 네가 읽어준 책을 가만히 바라보다 말한다.)
상사화:(책을 조용히 덮어서 책상 그 자리에 둔다.) 그래서, 오늘 부탁할 일은 뭐야?
일렉티오 바시움:그건 나중에 같이 점심을 먹으면 알려줄게요. 그럼 나중에 뵙도록 하고,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선생님. (네가 책을 읽어준 것만으로도 충분한듯 가볍게 인사하고는 방을 빠져나간다.)
자신의 방으로 갔는지 곧 문이 닫히는 소리가 지척에서 들려옵니다.
상사화:(정말 제멋대로라니까. 네가 사라진 곳을 바라보다가 복도로 나선다. 아까의 날씨가 마음에 걸려 테라스로 다가선다.)
테라스에 들어서면 탁 트인 넓은 저택 부지의 전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지금은 비바람에 풀과 나무들이 흩날리고 있지만요.
날씨가 좋았더라면 제법 보기 좋은 광경이었을겁니다.
상사화:(나중에 정원을 살펴봐야겠다. 생각하고 고개를 돌리면 서쪽 방이 눈에 들어왔다. 네가 들어가지 말라고 했던 것은 잠시 까먹고 손잡이를 돌린다.)
일렉이 절대 들어가지 말라고 엄포를 놓았던 방입니다.
입구에 얼기설기 못박힌 나무판자로 여러겹 덧대어져 있는 모양이 어쩐지 기분 나쁩니다.
상사화:(아, 못박힌 나무판자를 보고 나서야 일렉이 했었던 말을 기억하고 물러선다. 뭘 대단한 거라도 숨겨났나 싶었지만 흥미를 거두고 서재로 들어간다. 책이나 읽으며 잠깐 시간을 보낼 생각이었다.)
온갖 낡고 빛바랜 서적이 빈틈 없이 꼼꼼히 꽂혀 있습니다.
상사화:(읽을 만한 것이 없을까 스윽 훑어본다)
상사화:관찰력기준치: | 55/27/11 |
굴림: | 2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개중 구석에서 눈에 띄는 책을 몇 권 발견합니다.
이 집 주인께 스트레스를 받을 만한 일이라도 있었던 모양입니다.
상사화:(이러면 책을 읽기가 불편할 것 같아 물건들을 한 곳으로 모아 둔다. 넣어둘 서랍같은 건 없을까 책상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본다.)
상사화:자료조사기준치: | 55/27/11 |
굴림: | 96 |
판정결과: | 실패 |
낡고 삭은 종이의 무덤 사이에서 노끈으로 묶인 이질적인 서적 한 권을 발견합니다.
위대한 숲 속의 검은 염소이시여, 부디 풍요와 번영을 누리게 하소서.
위대한 숲 속의 검은 염소이시여, 부디 부귀와 명예를 누리게 하소서.
상사화:(드문드문 번져있는 내용을 계속 바라보다가 포기하고 서적을 내려놓는다. 아까 책장에서 발견한 책들을 꺼내 읽는다.)
자세히 살피면 당신의 지식으로 이해할 수 없어 보이는 서적이 대다수를 차지합니다.
정결한 제물을 바치는 법, 흑마술서, 고서적,
어디에 쓰는지 알 수 없는 술식을 적은 빛바랜 주문서까지….
상사화:(7년 간 이상한 거에 관심이 생겼다, 싶었다. 주문서를 가만 들여다본다.)
크툴루 신화기준치: | 31/15/6 |
굴림: | 2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알 수 없는 주문서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서재로 하녀장이 들어옵니다.
상사화:네. (서적을 정리해두고 자리에서 일어선다. 이번에는 네가 말한 게 있으니 얌전히 식당으로 따라간다.)
무방비했던 차림새는 어느 틈에 정돈했는지 금세 단정한 모습으로 돌아와 있습니다.
두 사람은 각자의 자리에 앉아 식사를 하게 됩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각종 진귀한 식재료로 만들어진 요리가
휘황찬란하기 짝이 없는 구성이지만 어쩐지 입맛은 동하지 않는군요.
상사화:(앞에 차려진 음식을 식기로 조금 뒤적이기만 하다가 너를 바라본다.) 서재에 특이한 책들이 많더라. 네 거야?
상사화:정신기준치: | 50/25/10 |
굴림: | 4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일렉티오 바시움:(어제와 마찬가지로 간단한 샐러드부터 제 접시에 덜어놓는다.) 서재.. 제 책보다는 부모님 것이 많을텐데. 어떤 책을 보셨어요?
강렬한 허기에 눈 앞에 있는 만찬들을 그저 지나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상사화:흑마법술에 제물을 바치는, 그런 것들. 신앙심이 좋으신 분들이셨나봐. (네 손길을 시선에 담다가 빵, 샐러드, 고기를 적당히 접시에 담아 입에 넣었다.)
일렉티오 바시움:(네 말에 스테이크를 썰다 손이 멈칫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라는 듯 샐러드를 콕 찍어 삼키곤 말한다.) ...그런 것이 서재에 있었나요. 별로 좋은 것은 아닐 것 같은데.. 무시하세요. 그리고 오늘도 들어주셨으면 하는게 있어요, 선생님. 어제와 마찬가지로 꽃을 구해주셨으면해요. 이번에는 헬리크라썸으로요.
상사화:책상위에 있어서 네가 읽던 건 줄 알았어. (입에 있는 것들을 마저 삼켜낸다.) 헬리클라썸은 처음 듣는데. 정원에 있는 거야? (꽃들을 모으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지만 네가 순순히 알려줄 것 같지 않아 굳이 묻지는 않았다.)
일렉티오 바시움:그것까지 내가 알려줘야할까요? 내가 선생님께 얼마를 주고 있는지 잘 생각해보세요. (스스로 알아내라는듯 말하고는 느리게 음식을 떠 앞접시에 올려놓는다. 음식은 제법 놓여있지만 손은 거의 대지 않았다.)
불친절한 어린 시절 제자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불현듯 목이 쩍쩍 갈라지는 듯한 갈증이 당신을 덮칩니다.
손끝에서 심장이 뛰는 것만 같은 불쾌한 착각 속에,
상사화:(아, 맞아. 너는 날 물건취급했지. 얼마를 주고 사고, 그 쓰임새가 끝나면 버릴. 불친절한 답변 때문이었을까, 다른 것이었을까. 네 눈을 계속 바라보다보면 포크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챙그랑, 소리가 나도록 접시 위에 식기를 던지듯 내려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난 다 먹었으니 가볼게.
일렉티오 바시움:꽃은 저녁식사때 받을게요. 다녀오세요, 선생님.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은 채 나서는 널 그저 본다.)
상사화:(식당을 나서서 꽤 빠른 걸음걸이로 현관을 나섰다. 날씨는 신경쓰지 않았다.)
바람의 힘을 이기지 못해 넘어지고 말 겁니다.
그 속내를 알 수 없으니 답답함만 커져 갑니다.
상사화:교육기준치: | 70/35/14 |
굴림: | 3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당신은 '헬리크라썸'이 생화일때와 말렸을 때를 구분치 않고 같은 모습을
그 성질이 기이해 '종이꽃'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죠.
상사화:지능기준치: | 50/25/10 |
굴림: | 99 |
판정결과: | 실패 |
상사화:(세찬 바람을 뚫고 꽃을 찾아 두리번거린다. 이곳에서 찾지 못하면, 어쩌면. 직접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고.)
하지만 꽃을 만들만한 종이를 어디서 구해야 할까요?
성격 나쁜 이 집 주인에게 어떤 핀잔을 듣게 될 지 모릅니다.
상사화:지능기준치: | 50/25/10 |
굴림: | 76 |
판정결과: | 실패 |
…순간 방에 굴러다니는 책 몇 권이 떠오르지만,
안그래도 얄밉던 차였는데 잘 되었다 싶습니다.
책이 그렇게 많으니 한 권쯤 훼손된다 하더라도 눈치채기 힘들지 않겠어요?
상사화:(기발한 생각이 떠올랐다. 씨익 웃음을 짓고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 집으로 돌아간다.)
상사화:(방으로 돌아가 수건으로 젖은 머리를 대충 닦고는 서재로 들어가서 적당한 책들을 찾아본다.)
상사화:은밀행동기준치: | 55/27/11 |
굴림: | 4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살금살금)
일렉 모르게 서재에 들어가는 것을 성공합니다.
상사화:(악랄한 미소를 지으며 희생양이 될 책을 몇 권 골라 가져온다.)
상사화:(종이를 망설임없이 찢어서 꽃을 접기 시작한다.)(꼼지락꼼지락)
상사화:은밀행동기준치: | 55/27/11 |
굴림: | 1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상사화:민첩기준치: | 70/35/14 |
굴림: | 91 |
판정결과: | 실패 |
생화도 아닌데 이런 엉망인 꽃을 헬리크라썸이랍시고
일렉에게 건네주면 어떤 소리를 들을 지 감도 잡히지 않습니다.
상사화:(저주 받은 꽃을 치워두고 새 종이를 꺼낸다.)(꼼지락꼼지락)
상사화:은밀행동기준치: | 55/27/11 |
굴림: | 100 |
판정결과: | 대실패 |
일렉티오 바시움:(뚜벅뚜벅 걸어들어와 찢겨진 책과 찢겨져 뭉쳐진 정체불명의 종이를 발견하고는 짧게 한숨을 쉰다.) 상사화 선생님, 마음대로 돌아다녀도 괜찮다고 했지. 책을 찢어도 된다고 말한 적은 없는 것 같은데... 선생님께서 그려서도 되나요? (네가 숨었을 책상쪽으로 다가가 책상 위를 똑똑 두드린다.) 나오셔서 말이라도 해보세요.
상사화:........... (해줄 말이 없어 책상에서 나가지 않고 네게서 등을 돌려 책상벽을 바라보기만 한다)
일렉티오 바시움:종이를 찾는거면 창고 밑바닥 선반에 보시면 있으니까요. 창고로 가보세요.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널부러진 책들을 주워 제자리에 가지런히 꽂아두고는 서재를 나선다.)
이제 서재에 있는 책은 사용하지 못할 것 같아요.
책으로 꽃을 만든걸 알면 아주 크게 화를 낼 것 같습니다.
상사화:(네 발소리를 듣고 나면 그제서야 슬금슬금 밖으로 기어나온다. 짧게 투덜거리고 네가 있는지 밖을 살피다가 조심히 1층으로 내려와 창고로 간다.)
창고로 들어가 선반 밑바닥을 살피면 버려진 종이를 여러 장 습득합니다.
눅눅하게 낡거나 군데군데 찢어진 종이가 몇 장 묶여 있지만
비교적 상태가 멀쩡해 보이는 것이 여럿 보이니 모자라지는 않겠습니다.
이제 방으로 돌아가서 종이꽃을 마저 접어볼까요?
상사화:(종이들을 챙겨 방으로 돌아와 책상앞에 앉는다.) ..정말 별 짓을 다하네. (무난한 종이를 손에 쥐고 꽃모양을 만들어내간다.)
상사화:손놀림기준치: | 10/5/2 |
굴림: | 91 |
판정결과: | 실패 |
상사화:나 진짜 어제 꽃 꺾다가 손끝도 다치고 손목도 이런데 제자라는 놈이 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 (투덜투덜)(종이 새로 꺼내서 꽃모양을 만든다.)
손놀림기준치: | 10/5/2 |
굴림: | 70 |
판정결과: | 실패 |
(패대기)
(주섬주섬 새로 종이를 꺼낸다.)
상사화:미를 모르는... (어쩌구저쩌구 중얼거리며 다시 종이를 접는다.)
손놀림기준치: | 10/5/2 |
굴림: | 53 |
판정결과: | 실패 |
저주 받은 손이야 이건. (씩씩거리며 종이꽃을 발로 밟는다.)
발로 밟으니 종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처참해졌네요.
상사화:(할 수 있다, 상사화. 이즈음되면 일렉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기로 종이를 접는 기분.)
손놀림기준치: | 10/5/2 |
굴림: | 84 |
판정결과: | 실패 |
(입에 넣고 씹어버린다. 새로운 종이 꺼내서 반복.)
손놀림기준치: | 10/5/2 |
굴림: | 79 |
판정결과: | 실패 |
상사화:(쌓여가는 종이더미를 보며 다시 시도한다)
손놀림기준치: | 10/5/2 |
굴림: | 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상사화:(피땀눈물로 만들어낸 일곱번째 꽃....)
생각보다 만족스럽게 종이꽃을 만드는 것에 성공합니다.
상사화:지능기준치: | 50/25/10 |
굴림: | 3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어제 저녁경 일렉이 눈치를 주던 것을 떠올립니다.
마찬가지로 빈정거림을 듣고 싶지 않다면 꽃의 쓰임새나 꽃말 따위에 관한 지식이라도 몇 줄 일러주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상사화:(감동의 눈물 마음속으로 흘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서재로 가 책장을 살펴본다.)
서재의 책장을 살피니 마침 식물학에 관련된 서적이 죽 나열되어 있습니다.
상사화:자료조사기준치: | 55/27/11 |
굴림: | 65 |
판정결과: | 실패 |
(아, 아까 너무 꽃을 많이 접어서 피곤한듯)
<헬리크라썸의 꽃말>에 연관된 대목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상사화:나를 항상 잊지 말고 기억해주세요. (다시 한번 입에 새겨넣으며 책을 덮었다.)
상사화:네. (이번에도 별말없이 하녀장을 따라 종이꽃을 챙겨들고 식당으로 들어갔다.)
당신이 자리에 앉든 말든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테이블 위에는 내리 그래왔듯 먹음직스러운 음식들이 차려져 있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오늘도 내가 말한 꽃은 구해 왔어요? 날씨 탓에 나가기 힘들었을 텐데.
이번에도, 다 알고 있었으면서도 부러 묻는 투입니다.
상사화:(아까 서재에서 있었던 일들은 없던 셈 치고 몇 번의 시도 끝에 완성한 종이꽃을 책상 위에 올려두었다.) 나를 항상 있지 말고 기억해주세요. 헬리크라썸의 꽃말이래. (그리고, 평소와도 같이 음식을 접시에 옮겨담았다.)
일렉티오 바시움:(종이꽃을 건내줘도, 네가 꽃말에 대해 알려줘도 시종일관 무표정으로 별 관심없다는 듯 보인다.) 그래요? (짧게 말하고는 식기를 들지도 않고서 네가 먹는 모습을 잠깐 지켜본다.) 많이 먹어요, 선생님.
상사화:(종이로 만든 것이라 티가 나지 않을까, 네 표정을 살피다가 별 말 없는 것에 제 접시로 시선을 돌렸다. 고기를 한입 베어먹는 순간 네 시선이 닿는 것이 느껴지고 왜인지 순식간에 기분이 가라앉았다.) 네가 부탁한 걸 해주러 온 것 뿐이라 같이 식사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대충 입안에 있는 것들을 삼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네가 자리에서 일어나면 일렉이 따라 일어섭니다.
의자의 등받이를 짚고 몸을 지탱해 일으키던 일렉이 순간 몸을 휘청입니다.
네가 무어라고 반응하기도 전에 일렉은 손바닥을 감춰내고
빠른 걸음으로 식당을 빠져나와 자취를 감춥니다.
그 얼굴을 볼 때마다 가슴이 얹힌 듯 무거워지는 걸까요.
스스로에게 하는 질문에 돌아올 답은 존재치 않습니다.
너무나도 넓은 식당에 당신만이 홀로 남았습니다.
상사화:야, 너- (피를 발견하곤 너에게 다가가지만 그전에 너는 내 시야에서 벗어난다. 왜, 그렇게 날 내쳤으면 마음 편히 너를 부러워하고 미워할 수 있게 하지. 아니면 다시 이렇게 연락을 하지 말던가. 왜 그런 모습으로 계속 신경이 쓰이게 하는 건데. 당장이라도 네 방으로 따라가 따지고 싶은 심정이 순간의 분노에 희미해졌다. 쉽게 단정 지을 수 없는 감정들이 다시 한번 한차례 휩쓸고 지나가면 다가온 건 정적 밖에 없었다. 침묵은 기분이 나쁠 정도로 오싹하게 다가와서 도망치듯 식당에서 벗어나 제 방으로 돌아갔다.)
도대체 왜 절 가정교사로 고용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습기를 가득 머금어 늘어진 이불이 무겁습니다.
오늘도 당신에게 주어진 일들을 쳐내기 위해서는요.
상사화:(겨우 무거운 몸을 일으켜 주위를 둘러본다. 오늘자 신문이 있을까?)
이 도시는 묘할 정도로 바쁘고 부산스럽게 돌아가지만
당신은 단조로운 아침을 맞이하기 위해 옷을 갈아입고,
나가기 전, 문득 창문 너머로 시선이 튑니다.
바깥의 시간대만큼은 아침인데도 꼭 밤하늘을 떼어온 양 탁하고 어둡기 그지 없습니다.
상사화:관찰력기준치: | 55/27/11 |
굴림: | 8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아직 잠에서 덜 깬 것만 같은 하늘을 가늘어진 시선으로 자세히 바라본다.)
지나온 밤 거센 비바람을 견뎌내던 잎사귀며 꽃잎은 형편없이 떨어져 나가 있으며,
자세히 보니 뿌리가 반쯤 뽑혀 기우뚱 굽어 있는 것이 보입니다.
이대로라면 정말 통째로 뽑혀 쓰러질지도 모르겠어요.
상사화:(이리저리 부러진 아카시아 나무를 바라보고 있자면 어째서인지 어제 피를 토하던 네 모습이 생각나 급하게 옷을 챙겨입고 아래층으로 내려간다.)
일렉의 방에서 막 나오는 하녀장과 마주칩니다.
하녀장: 주인님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점심은 함께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오늘은 주인님께서 넥타이를 구해달라고 하셨습니다. 귀하신 분께 선물용으로 보낼 넥타이니 고심해서 골라주시길 바랍니다. 또, 나가시는 김에 A거리의 세 번째 블록의 장신구 가게에서 맡겨두었던 물건을 함께 찾아오셨으면 한답니다. 주인님의 이름을 대면 알아서 잘 전해줄겁니다.
일렉의 요구를 전달한 하녀장은 1층으로 내려갑니다.
하긴, 이 큰 저택을 거진 혼자 관리하고 있으니까요.
상사화:(하녀장의 말을 듣고선 한참을 문을 두드릴까 말까 고민하며 네 방문 앞에서 서성였다. 복잡한 머릿속으로 불안함이 비집고 들어섰다. 왜 이렇게 불안한지 몰랐다. 결국에는 이 저택이, 그리고 이 곳의 주인인 네가 문제일테다. 그러니 잠깐 밖을 나가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옷을 차려입고 현관을 나섰다.)
멍하니 서있자니 일렉의 방으로 시선이 기웁니다.
손에 묻어난 피는 그 어떤 것보다도 검고, 붉고, 진득하고, 뜨거워 보였습니다.
인간의 몸에서 '그런 색'이 토해질 수 있다니, 괴리감이 들 만큼요.
낯에 핏기가 돌지 않아 창백하고 예민해보이기는 했지만
길게 꼬리를 무는 잡념을 떨치기 위해서라도 외출을 해야겠어요.
상사화:(현관을 나서면 가는 길에 아카시아 나무를 확인한다.)
처참하게 흔들려 뿌리가 드러난 아카시아 나무입니다.
상사화:(뿌리가 드러난 나무에 다가가 더 자세히 살펴본다.)
(가만히 바라보다가 제가 당장 할 수 있는 것이 생각나지 않아 일어나서 사거리로 나선다.)
저택을 벗어나 잘 닦인 길을 걸어 내려가면 금세 번화가에 도착합니다.
늘 복작이던 도시의 거리에는 온통 안개가 끼어있고,
누군가 물웅덩이가 고인 바닥을 밟자 찰박이는 소리만이 귓전을 때립니다.
마침 일렉이 부탁한 넥타이도 장신구 가게에서 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상사화:(도시에 들어서면 별 고민 없이 장신구 가게로 들어섰다.)
행운기준치: | 55/27/11 |
굴림: | 4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생각보다 가까이 위치하고 있는 가게였던 모양입니다.
장신구 가게에 들어서면 맑은 종소리와 함께 푸근한 인상을 한 가게의 주인이 다가옵니다.
가게 주인: 어서오세요, 찾으시는 게 있나요?
상사화:네, 선물용으로 넥타이 하나랑... '일렉티오 바시움' 이란 이름 앞으로 맡겨진 물건이 있나요?
가게 주인: 아! 잘 찾아오셨습니다. 넥타이는 저희 가게가 제일이죠!
주인은 가게의 한켠에 마련되어있는 진열대 부근으로 당신을 안내합니다.
각종 브로치부터 귀걸이, 타이, 크라바트, 목걸이, 손수건 할 것 없이
옆에서 지켜보던 주인은 모두 특별히 수제 제작된 악세서리라는 설명을 합니다.
어차피 내 돈도 아니니까, 마음에 드는 걸로 하나 골라볼까요?
상사화:(장신구들을 바라본다. 그저 넥타이를 빨리 사고 돌아가고 싶은 마음만 있었기에 반짝이는 것들을 지나쳐 넥타이가 있는 진열대로 다가선다.)
상사화:(그 중에서 가장 화려한 것으로 고른다. 이때까지 저택에서 본 것들을 기억하면 높으신 분들의 취향은 그런 것들이라 생각했다.)
가장 화려한 것으로 골라 계산을 끝마치면 주인은 익숙하게 포장한 뒤 물건을 당신에게 건넵니다.
그리고는 카운터 아래 마련되어있는 유리관의 뚜껑을 연 뒤,
고급스러운 벨벳지로 한 번 휘감은 손바닥 반만 한 상자를 실크 리본이 장식하고 있습니다.
가게 주인: 일렉티오 바시오님 이름으로 달려있던 것입니다. (조심스럽게 상자를 건낸다.)
주인은 "아주 비싼 것이니 조심히 들고가시라"는 말을 덧붙입니다.
상사화:고맙습니다. (물건들을 받아들면 일렉이 준 돈으로 계산하고 가게를 나선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상자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본다)
상사화:관찰력기준치: | 55/27/11 |
굴림: | 5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상사화:(상자에서 눈을 돌리고 집으로 돌아간다.)
급하게 뛰어가던 소년과 크게 몸을 부딪혀 나자빠집니다.
상사화:건강기준치: | 70/35/14 |
굴림: | 6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뒹굴)
소년은 사과도 하지 않고 빠르게 장소를 벗어납니다.
물웅덩이에 흠뻑 젖은 옷과 머리칼에 절로 기분이 나빠집니다.
행운기준치: | 55/27/11 |
굴림: | 1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서둘러 상자와 물건들을 확인한다)
방금까지만 해도 가지고 있던 물건이 사라졌다는 겁니다.
이런, 아무래도 소매치기를 당한 것 같습니다.
다행히 일렉이 부탁했다던 '물건'은 그대로지만,
이미 희뿌연 거리의 그 어느 곳에서도 소년의 흔적 따위 보이지 않습니다.
상사화:?????? 야!!!! (제 품에서 뭐가 사라진지 깨닫고 소년이 사라진 곳으로 소리친다)
상사화:하..... 안돼.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집을 늦게 들어가더라도 넥타이를 새로 사가야하지 않을까, 주변에 가게가 없나 두리번거린다.)
상사화:젠장. (결국 무거운 발걸음으로 저택으로 돌아간다.)
온 세상이 이른 어둠에 물들 적에 저택에 도착합니다.
온 몸이 물에 젖고 짓이겨져 매우 더러워진 채입니다.
옷에는 미운 주름이 져있고, 소매는 구겨져 있으며,
무언가를 찾는 듯 저택을 활보하던 일렉은 당신을 발견한 순간 걸음을 멈춰 세웁니다.
무어라고 말을 걸기도 전에 너른 보폭으로 당신에게 다가서
일렉티오 바시움:어디를 다녀 왔어? 또 날 버리고 떠나려고? 내 허락없이 누가 나가도 좋다고 했어요.
당신은 일렉의 눈가에 고인 억센 광기를 읽습니다.
이성은 비바람에 뿌리채 뽑혀 나간 것만 같습니다.
상사화:뭐야, 왜그래? (왜 버렸냐고 따지고 싶은건 본인인데. 네 주먹을 양손으로 막으며 소리친다.)
일렉티오 바시움:(네 말이 들리지도 않은지 몇 번을 더 어디에 다녀온거냐고 따져묻다 정신을 차린듯 행동이 멈춘다. 조금 복잡한 표정을 지어보이고는 인상을 찡그리고 네 손을 떨쳐내고 빠르게 2층 계단으로 올라간다. 자신의 방으로 들어선듯 쾅하고 문 닫히는 소리가 크게 들린다.)
상사화:(어안이 벙벙했다. 제멋대로이긴해도 저렇게 막나가는 성격은 아니였는데. 참고 참던 화가 결국에는 터져 빠른 걸음으로 너를 따라가 네 방문을 세게 두드렸다.) 말도 없이 그렇게 가는게 어딨어?
어이없음에 일렉의 방문을 두드리고 있으면 하녀장이 나타납니다.
하녀장: 외출은 잘하고 오셨나요, 선생님? 챙겨오신 물건은 제게 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주인님께서는 몸이 안 좋으시니, 선생님께서도 휴식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부드럽게 널 회유하며 말한다.)
상사화:전혀 몸이 안 좋아보이는 모습은 아니던데요. (굳게 닫힌 문을 노려본다.) 넥타이는 소매치기 당했어요. (오늘따라 왜 이렇게 되는 일이 없지. 속으로 욕을 내뱉는다.)
하녀장: 그럼 이 물건이라도 제가 주인님께 잘 전달해드리겠습니다. 밤이 늦었으니 선생님께서도 편히 쉬시길 바랍니다. (주인과 같이 제 할말만 하고 물건과 함께 사라진다.)
상사화:(이 집에 오면 다들 저렇게 되는 건가. 기분이 나쁜 것은 숨기지 못했다. 하지만 더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한숨만 푹푹 내쉬다가 방으로 들어가서 쉽게 오지 않을 잠을 청했다.)
지천을 울리는 천둥번개 소리와 함께 잠에서 깨어납니다.
창을 두드리는 빗줄기는 맹렬하다 못해 사납기까지 합니다.
이대로는 하늘이 무너질 지도 모른다는 착각도 잠시,
물이라도 한 잔 마시고 들어오는 편이 좋겠어요.
상사화:(귓가를 때리는 큰소리에 놀라서 몸을 급하게 일으키면 빛 하나 들어오지않는 어둠과 마주한다. 식은땀을 닦으면 갈증이 느껴져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나선다.)
죽 나열되어있는 창문 너머로 드러나는 하늘이 묘연하고도 광활하기만 합니다.
온 세상을 침식시킬 듯 빽빽하고 두터운 구름으로 휩싸여 있습니다.
상사화:듣기기준치: | 60/30/12 |
굴림: | 81 |
판정결과: | 실패 |
상사화:(곧 꺼지는 불씨 같은 목소리를 들으면 불안감을 감출 수가 없어서 1층으로 가려던 발걸음을 멈추고 결국 네 방에 다시 한번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단순히 악몽을 꾸는 사람치고 너무나도 아프게 신음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방에 절대 들어오지 말 것을 강조했던 목소리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곧 숨이 끊어질 것처럼 앓는 신음성을 듣고서도 모른 척 넘어갈 만큼…
잠깐 살피고 나오는 것 정도는 괜찮을 것 같습니다.
침대 위에서 눈을 감은 채 신음하고 있는 그를 발견합니다.
숨이 넘어갈 것처럼 간헐적으로 앓는 소리를 내며…
핏기가 완전히 가신 채 식은땀에 흠뻑 젖은 얼굴은
상사화:(침대 곁으로 가서 너를 조금 더 자세히 살핀다.) 티오. 왜 이런 모습으로 있는 거야. (조용히, 말을 내뱉는다. 이것이 분노인지, 연민인지 알수가 없었다.)
이대로 두고 가자니 너무나도 신경이 쓰입니다.
더 시간을 지체했다가는 마치 큰일이라도 날 것 같아요.
상사화:지능기준치: | 50/25/10 |
굴림: | 92 |
판정결과: | 실패 |
방을 잘 뒤져보면 상비약을 찾을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상사화:하... (네가 밉다고 해서 이런걸 바라지는 않았는데. 어두운 방에 약이라도 있을까 싶어 뒤적거린다.)
과거, 저마다 호화로운 가구로 채워져 있던 일렉의 방은 이제 너무나도 황량하고 서늘합니다.
집주인의 침실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단촐합니다.
그저 최소한의 필요한 가구만이 공간을 넉넉히 채우고 있을 뿐입니다.
방에는 침대, 책상, 책장, 창문, 일렉이 있습니다.
상사화:(약이 있을 만한 곳을 찾아 책장을 먼저 살핀다.)
온갖 낡고 빛바랜 서적이 빈틈 없이 꼼꼼히 꽂혀 있습니다.
상사화:(책보단 약이 우선이었다. 책상을 둘러본다.)
이곳저곳 애정이 담긴 손길이 가득 묻어 있는 책상입니다.
상사화:관찰력기준치: | 55/27/11 |
굴림: | 4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순차적으로 정리 되어 있는 책의 틈바구니에서,
유달리 엉망으로 뒤섞인 종이뭉치 무더기를 발견합니다.
상사화:(뒤죽박죽 섞인 종이들을 보자 일기장인 것을 깨닫는다. 이걸 보면 네가 했던 행동들을 이해할 수 있을까 싶어 약을 찾던 손길을 멈추고 일기장을 펼쳐봤다.)
그중 비교적 오래 되어 보이는 일기장 한 권을 발견합니다.
펼쳐보면 7년 전, 당신이 처음 이 저택에 가정교사로 부임했을 시기와 맞물립니다.
상사화:SAN Roll기준치: | 22/11/4 |
굴림: | 69 |
판정결과: | 실패 |
허무맹랑한 아이의 망상에서부터 비롯된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어린 필체에 서린 절박함이 너무나 뼈저리게 느껴집니다.
상사화:(7년만에 다시 마주한 어렸던 네 모습을 다시 보다보면 얼굴이 점점 굳어갔다. 살해 당했다니. 네가 저를 걱정이라고 해주었던걸까. 왜 다시 저를 이곳으로 부른걸까. 알 수 없는 의문들만 생겼다. 다른 기록은 없나 급한 손길로 종이더미를 살펴봤다.)
상사화:(무거운 숨을 내뱉고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책장에는 일기장 비슷한 것이 없을까 싶어서 책들을 살펴봤다.)
상사화:관찰력기준치: | 55/27/11 |
굴림: | 4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어쩐지 눈에 익는 책을 몇 권인가 발견합니다.
다른 서적보다 크기가 작고 얇은 책들이 주루룩 정리되어 있습니다.
꺼내서 살피면 각기 제목이 다른 동화책이나 동요집입니다.
상사화:지능기준치: | 50/25/10 |
굴림: | 69 |
판정결과: | 실패 |
전혀 짚이는 것이 없는데도 아이들이나 읽을 법한 동화책에 자꾸만 시선이 가는 이유는요.
상사화:(책을 꺼내들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침대로 다가간다. 아직 찾아야했던 약은 보이지 않았다.)
한 사람이 쓰기에는 더없이 넓고 커다란 침대입니다.
그 위로, 식은땀에 흠뻑 젖은 일렉이 낮은 신음을 흘리고 있습니다.
상사화:관찰력기준치: | 55/27/11 |
굴림: | 5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사방에 요동치는 번개와 함께 침대 시트 이곳저곳에 묻어난 검붉은 것을 봅니다.
색을 뚜렷이 알아볼 수 없을 만큼 검게 바란 자욱부터,
비교적 최근에 생긴 듯한 새빨간 자욱까지 거칠게 얼룩져 있습니다.
상사화:(번개에 몸을 움츠리고나면 고개를 돌려 창문을 바라봤다. 무언가에 홀린 듯이 그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창문, 그 너머로 온 세상을 집어삼킬 듯 비가 내립니다.
상사화:(장마 속에서 아카시나 나무를 찾았다.)
상사화:(왜 꼭 저 나무가 너의 상태를 알리는 것 같을까. 당장이라도 내려가 나무를 다시 일으켜세우고 싶은 마음을 뒤로하고 침대에 누운 너를 더 살펴보았다.)
일렉의 입가며, 목덜미며, 옷깃이며, 가슴팍이 새빨간 선혈에 젖어 있습니다.
입술 안쪽에 고여 있던 핏물이 턱을 타고 흘러내립니다.
상사화:(붉은 자국들을 보면 심장 언저리에 무언가 무겁게 내려앉은 기분이 들었다. 차가운 네 뺨에 손을 얹고 너를 다급하게 불렀다.) 티오, 야, 일어나봐. 왜 이래. 왜 그래.
상사화:관찰력기준치: | 55/27/11 |
굴림: | 100 |
판정결과: | 대실패 |
상사화:(열쇠를 쥐어낸다. 문득, 네가 가지 말라고 했던 서쪽 방이 떠올랐다. 여기서는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거 같지 않아서 네 방을 벗어나 방으로 가 열쇠를 사용했다.)
방 안에서 일렉의 열을 잠재울 약을 찾지 못했으나,
그에겐 그 어떤 약도 통하지 않을지 모르리라는 확신 아닌 확신.
일렉이 절대 들어가지 말라고 했던 방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당신의 손에는 쓰임새 모를 열쇠가 걸려 있고요.
서쪽 방문 앞으로 이동하면 전날과 다름없이 낡고 눅은 나무판자로 덧대어져 못박혀 있습니다.
<근력>판정을 사용하거나, 창고에서 얻은 망치 따위의 도구를 사용하여 판자를 제거한 뒤 열쇠로 문을 열 수 있습니다.
상사화:(급하게 나무 판자를 손으로 집어 떼어내려고 한다)
근력기준치: | 60/30/12 |
굴림: | 1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상사화:(판자를 떼어내면 열쇠를 사용해 문을 열어 들어선다)
정체 모를 것들의 박살난 잔해로 난장판이 되어 있음을 눈치챕니다.
창문이란 창문에는 모두 카펫같은 커튼이 너르게 둘러 쳐져 있지만,
그마저도 이곳저곳 거칠게 뜯겨 있어 음산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틈새로 보이는 것은 빛을 온전히 차단한 나무판자입니다.
못으로 얼기설기 벽에 박아둔 모습이 섬찟합니다.
그 난리통의 한가운데 붉디 붉은 카펫이 깔려있는 것을 봅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기이한 문양이 새겨져 있습니다.
검붉고 끈적한 흔적에 얼룩덜룩 점철되어 있는 모습은 역겹고 불쾌하기 그지 없습니다.
상사화:관찰력기준치: | 55/27/11 |
굴림: | 78 |
판정결과: | 실패 |
카펫 위를 천천히 딛고 선 당신의 발치에 무언가 채입니다.
…어두운 탓에 제대로 확인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상사화:젠장. (일단은 뒤로 하고 잔해를 살펴본다)
부서져 있거나, 거칠게 뜯겨 있거나, 내지는 박살난 가구의 잔해가 가득합니다.
옷감을 자세히 살피면 이 저택의 사용인들이 일을 할 때 주로 입는 지정복입니다.
저마다 피나, 썩은 살덩이와 한데 엉겨 응고되어 있습니다.
상사화:(아까 네가 말한 일기장의 내용이 이런 것이었을까, 헛구역질을 내뱉는다. 옷감을 제쳐두고 제단을 살펴본다.)
돌로 만들어졌는지, 나무로 만들어 졌는지, 짐승의 뼈로 만들어 졌는지-
그 어떤 가늠조차 할 수 없는 기이한 형질의 제단이 놓여 있습니다.
제단을 살피면 마찬가지로 말라 붙은 핏자국과 응고된 피웅덩이를 발견합니다.
상사화:이게.... (결국에는 이 방에서도 무엇을 해야할지 알수가 없었다.) 하녀장님! (목소리를 높여 하녀장을 찾았다.)
뒤늦게야 기저에서부터 밀고 올라오는 저택의 음산함에 짓눌림을 느낍니다.
일렉의 일기장에 적혀 있던 일련의 단어들이 머리속에 나열되지 못하고 줄줄이 떨어집니다.
우리집에있으면죽는단말이에요아버지와어머니한테살해당할거예요괴물에게잡아먹혀죽어버릴거예요이집에왔던수많은다른사용인들처럼요그러니제발이집에서나가이곳에발도붙이지마제발─
이 방에서 당장 빠져나가야만 할 것 같다는 무의식적인 본능이 살가죽을 타고 오릅니다.
그 순간, 당신은 뒤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을 듣습니다.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한듯 알 수 없는 혼잣말을 미친 사람처럼 중얼거리던 일렉은
기도를 틀어막은 억센 손길에 핏기가 가십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차라리 죽어. 당신들 때문이야.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일렉은 계속해서 의미가 이어지지 않는 말을 두서없이 반복합니다.
상사화:티오, 윽, (끊어진 호흡사이로 겨우 네 이름을 내뱉고 네 손을 뿌리치려고 한다.) 정,... 신차려...!
근력기준치: | 60/30/12 |
굴림: | 3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아, 간신히 일렉을 밀어내는 순간 숨통이 트입니다.
맺혀 있던 굵은 눈물 한방울이 뺨을 타고 미끄러져 떨어집니다.
상사화:듣기기준치: | 60/30/12 |
굴림: | 2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일렉티오 바시움:나도 썩은 물처럼 이곳에 고여 혼자 말라 죽어가는 걸 원하지 않았어….
온몸이 자근자근 밟히는 것만 같은 불규칙한 무게감.
전신이 나른하게 늘어지는 것만 같은 비정상적인 해방감.
등허리 아래가 푹신한 것을 보면 분명 침대인 것 같은데,
그 앞에 엎드린 채 잠들어있는 일렉의 얼굴이 보입니다.
상사화:(무슨 상황인지 제대로 파악하기도 전에 순식간에 일어난 일들, 겨우 다시 눈을 뜨고 일어나면 네 어깨를 쥐고 다급히 흔들어 깨운다) 티오. 일어나, 티오.
여전히 앳된 티를 벗겨내지 못한 당신의 옛 제자,
그 얼굴을 볼 때마다 부아가 치밀었던 걸까요.
그 얼굴을 볼 때마다 가슴이 얹힌 듯 무거워졌던 걸까요.
생각해보면 이 저택에 들어선 순간부터 쭉 그랬습니다.
마치, 자의가 아닌 타인의 악의로 하여금 스스로의 감정이 송두리째 놀아나는 것만 같이.
상사화:SAN Roll기준치: | 20/10/4 |
굴림: | 38 |
판정결과: | 실패 |
상사화:일어나봐. 좀. (결국에는 울상을 지어내고 너를 더 세게 흔들어깨운다.)
흔들어 깨우면 잠들어 있던 일렉이 눈을 뜹니다.
셔츠는 구겨져 있고, 머리칼은 엉망으로 부서져 있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아주 오래 전, 꼭 오늘처럼 폭풍우가 몰아치던 새벽에 부모라고 말하기도 싫은 그들이 어떤 괴물에게 사용인들을 바치는 의식을 하는 걸 봤어. (조금 잠긴 목소리로 최대한 담담히 이야기를 했다.) 어린 내가 할 수 있던 건 별로 없었어. 기껏해야 사용인을 내쫓는 정도였지. 선생님한테도 그래서 그랬어. 내가 성인이 되고 나서는 내 손으로 그들을 죽일 수 있었지. 그랬더니 나에게 저주를 걸더라고. (네 얼굴을 마주하며 말한다.) 살 날이 아마 며칠 남지 않았을거야. 너를 부른 것도 그런 이유야, 상사화. 죽기 전에 보고 싶었거든. 이유는 글쎄.. 생각이 나서 정도면 충분할까?
말을 끝마친 일렉은 품속에서 작은 '상자'를 꺼냅니다.
당신이 도시의 장신구 가게에서 가지고 왔던 그 물건입니다.
상사화:(네 말을 듣고나면 한참을 말없이 너를 바라봤다. 너를 향한 미움이라는 게 그렇게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 그냥, 그냥 네가 나를 버린 것이 아니었다고. 그 말이면 충분했는데, 이제 갑자기 이렇게 사라진다라니. 무엇을, 어떻게 대답해야할지 알 수가 없어서 온 몸이 굳은 체로 바라보고만 있다가 너에게서 상자를 받았다.) 이건 뭔데...?
단아한 금의 곡선으로 수놓인 가운데 선혈같은 붉은 루비가 장식되어 있는,
일렉은 당신의 가슴팍 언저리에 카네이션 브롯지를 달아주며 속삭입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이제 시간이 되었으니 너는 저택을 떠나야하고.. 내게 남은 시간은 별로 없으니까, 마지막으로 부탁 하나만 할게. 거짓이어도 좋으니까 사랑한다는 말 한 마디만 해줘. (그거면 충분할 것 같아. 줄곧 생각해왔다. 네가 그 말을 한다면 어떤 반응을 보여야할까. 너는 말할 수 있을까. 그러니 지금도 그 생각이 나는 것 뿐이라고 생각했다.)
상사화:(네가 달아준 카네이션 브로치의 무게가 너무 무거웠다. 차마 떨쳐내지 못하고 네 손을 꾹 잡아낸다.) 싫어, 죽지마. 가지마. 저택은 안 떠날게... 남아서 사랑한다는 말은 계속 해줄게. 사랑해.
사랑해. 그러니까 죽지마. 선생보다 일찍 죽는 제자가 어딨어. (지금 이 말을 건네는 제 자신이, 그리고 사랑을 묻는 네 마음이 거짓인지 진심인지의 여부는 중요하지 않았다. 나는 지금 네가 필요했고 너를 붙잡아야했다.)
쳐다보아서는 안 될 담벼락 너머의 세계가 있고,
정결하지 않은 발로 넘어서는 안 될 선이 있는 법입니다.
거미줄처럼 이어져 갈라지고 터진 틈은 깊이 신음하며 무너진지 오래입니다.
그러니 돌아온 길의 반대편을 향해 다시 걷기 시작한다고 해도,
거센 빗줄기 너머로 흐릿한 새벽을 가르고 여명의 동이 터오르는 것을 봅니다.
내내 침잠되어있던 의식이 무저갱 아래로 침몰하는 것을 느낍니다.
아, 이 저택에 너무도 오래 머물러 있었어요.
내버려두었다간 곧 죽을 것 같은 일렉이 안타까워서?
아니면, 거짓일지언정 일렉이 원하는 바를 이루어주었기 때문에?
지독하리만치 습하고 어두우며 늪보다 질퍽한 새벽.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되,
END1. 상처받은 죄인을 아량으로 구원하라.
상사화:자료조사기준치: | 55/27/11 |
굴림: | 74 |
판정결과: | 실패 |
듣기기준치: | 60/30/12 |
굴림: | 75 |
판정결과: | 실패 |
손놀림기준치: | 10/5/2 |
굴림: | 64 |
판정결과: | 실패 |
상사화:관찰력기준치: | 55/27/11 |
굴림: | 63 |
판정결과: | 실패 |
은밀행동기준치: | 55/27/11 |
굴림: | 3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