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화:(네가 없는 1년, 365일. 고통스럽기 때문에 그만큼 잊으려고 발버둥치던 일상들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 제 모습이 꽤 폐인 같아 보였나본데, 본인은 다른 이의 충고하나 듣고 싶지 않았다. 그들의 말을 들으면 그 짓도 그만둘까 싶어서 열대어와 수조를 주문했고, 배달원이 문 앞에 서있는 것을 알고서도 한참을 문앞에서 기다렸다 열었다. 집에 들어놓인 괴상한 생물체를 보고 움찔인 것도 잠깐이었다.)
SAN Roll
기준치:
45/22/9
굴림:
54
판정결과:
실패
상사화, 이성 - 2
배달 중에 착오가 있었던 것이 분명합니다.
환불을 요구하든,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을 요구하든,
어쨌든 이런 열대어를 보낸 회사에 문의를 해봐야겠습니다.
수조와 함께 배달되어 온 작은 상자를 보면,
겉에 회사 마크와 로고가 찍혀 있습니다.
상자를 열면 먹이통과 팜플렛,
여분의 정화조 필터가 들어 있습니다.
상사화:(딱히 음식을 주고 싶진 않았다. 오히려 눈 앞에서 사라졌으면 하는 마음이었지. 회사의 연락처가 있을까 싶어 팜플렛을 살펴본다.)
표지에 회사 마크와 로고,
그리고 고객 문의 센터로 연결되는 전화 번호가 있습니다.
내용을 보면 몇 가지 주의사항이 적혀 있네요.
먹이는 하루에 두 번.
아침 저녁으로 주세요.
물은 최소한 일주일에 한 번 갈고,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수조 청소를 해주세요.
열대어는 물 밖에서도 숨을 쉴 수 있습니다.
스킨쉽을 좋아하니 자주 만져주세요.
수조에 쓸 물은 수돗물을 받아 하루동안 둔 뒤 사용합니다.
열대어는 기본적으로 수중 생물이므로,
오랫동안 물밖에 나와있으면 건강에 좋지 못 합니다.
적어도 하루 이상 뭍에 두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정화조 필터는 한 달에 한 번씩 갈아주시면 됩니다.
...와 같은 기본적인 안내 사항이 적혀 있습니다.
상사화:(열대어가 스킨쉽을 좋아한다는 것은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하기야, 저도 그랬으니 생물이라고 별반 다를 것 없는걸까. 기괴한 물고기-라고 추측한 것을 가늘어진 시선으로 바라보다가 팜플릿에 적힌 전화번호로 전화를 건다.)
고객 문의 센터로 전화를 걸면 상담원이 성심성의껏 응대합니다.
환불을 요구할 경우 오늘 신청하시면 3일 후에 기사가 방문하게 되며,
그 때 상품의 상태도 함께 확인해드리겠다고 말합니다.
다만 그 때까지는 구매자에게 열대어의 상태가 양호하도록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으므로,
기사가 도착할 때까지 기본적인 수칙을 지켜 보살필 것을 당부합니다.
상사화:(제 식사도 챙길 기력이 없었는데 지금 제가 누굴 살필 상황이란 말인가. 반박하고 싶었지만 괜히 기운빼서 설명할 필요가 뭐 있나 싶어서 전화를 끊는다.)
연고도 발라 밴드를 감고 겸사겸사 주변 정리도 하고 나면… 문득 수조 안 열대어와 눈이 마주칩니다.
그런데 그 사이,
열대어의 모습이 변해있습니다.
상사화:...? (대충 상처를 치료하고 밴드를 붙여놓고나면 무언가가 달라진 것 같아 수조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본다.)
검은색 머리카락이 자라나 물살을 따라 하늘거리고,
툭 튀어나와 있던 입도 들어가 불그스름한 입술이 매끄럽게 돋아나 있습니다.
턱은 반듯한 모양새를 하고 있고,
눈의 번들거림도 없어져 붉은 눈동자가 또렷한 색을 띠고 있습니다.
피부에는 혈색이 돌고,
이리저리 헤엄칠 때마다 몸을 감싸고 있던 점액질이 옅어지면서 만지면 보드라운 감촉일 것 같습니다.
비늘로 뒤덮인 하반신만이 그대로입니다.
마치 동화 속에서 보던 인어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당신이 잘 아는 누군가와 닮은 것도 같네요.
상사화:.............? ('이것'과 눈이 마주치고, 일순간 심장이 멎는 듯 했다. 아, 분명 제가 아는 눈동자였다. 꿈에 나오면 흩어질까봐 무서워 함부로 부르지도 못하던. 떨리는 손으로 수조 안에 손을 담군다.)
:desc 수조에 다가가면 투명하게 반짝이는 눈동자가 당신을 따라옵니다.
수조에 손을 넣어보면,
그 손에 다가와 아까의 네 상처를 핥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한다고 한들.
애초에 인어가 있다는 말을 믿어줄 사람이 있기는 할까요?
어느새 밖이 어둡습니다.
슬슬 잘 시간이네요.
놀란 마음을 가라앉히고 이만 잠자리에 들어야할 것 같습니다.
상사화:(흘끔 바라보다가 물고기?를 수조 밖으로 꺼내본다. 기시감, 혹은 그리움 비슷한 감정에서 비롯된 행동이었다. 오랫동안 물밖에 나와있으면 안 좋다는 말이 있었으니, 잠깐동안은 밖으로 꺼내도 괜찮을거라 생각했다.)
손에 올리면 팔딱입니다. 제법 기쁜 듯 보이네요.
상사화:(움직이는 물고기를 잠시 바라보다가 눈물을 몇 방울 떨군다. 오랜시간 네 부재와 함께 죽어버린 제 공간 속에 하나의 생명체가 들어섰다. 제가 살피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픽 죽어버릴 것 같은. 그 모습에서도 너를 그리고있었나보다. 물고기를 다시 수조에 조심히 넣어두고 수조 옆에 누워서 수조 속을 한참 바라보다가 쉽게 오지 않은 잠을 청한다.)
그렇게 잠에 들면,
쨍그랑!
유리가 깨지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립니다.
이 소리는 분명 거실에서 나는 소리인데요.
상사화:? (유리소리에 놀라서 일어남)
옆을 보면 난장판입니다.
수조는 깨져 유리조각이 널려 있고,
바닥은 물로 흥건합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
빛무리가 수면에 스며든 바다처럼 눈부시게 반짝이는 비늘이 이어지고,
그 아래로 지느러미를 드리운…
일렉이 있습니다.
물에 젖은 머리카락에서 떨어진 물방울이 뺨을 따라 흐르고,
느리게 깜박이는 눈꺼플에 속눈썹에 아슬하게 매달려 있던 물방울이 톡 떨어집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그는 분명 죽었는데.
하지만 눈앞에 있는 것은 분명 일렉티오 바시움입니다.
그것도… 하반신은 물고기인,
인어의 모습을 한 채로.
이성 확인
상사화:(....?)(제가 헛것을 보고 있나 눈을 비빈다.)
SAN Roll
기준치:
43/21/8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상사화, 이성 - 4
어찌 되었든… 엉망이 된 거실을 치워야겠죠.
어쩌면 충격에 멍하니 서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몇 분이 지나면,
일렉의 물고기 지느러미가 사라지고… 인간의 다리가 드러납니다.
보드라운 살결에,
발가락 다섯 개가 꼼지락거립니다.
다리를 자세히 살펴보겠다고 하면,
그래요,
틀림 없는 인간의 두 다리입니다.
상사화:???
<의료> 혹은 <과학: 생물학> 판정 가능
상사화:
의료
기준치:
1/0/0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그저 완벽한 사람다리라는 것밖에 알아내지 못 합니다.
상사화:....? (아직 잠에서 깨지 않은가 싶어 제 뺨을 꼬집어본다)
뺨이 아픕니다.
상사화:(아파....)(볼퉁퉁)(무어라 할 말을 찾지 못해 한참을 멍하니 제 앞에 선 너를 바라보기만 한다. 아, 다시 만나면 쏟아낼 말이 분명 많을 거라 생각했는데 어째서 한순간 벙어리가 된듯이 입을 벌렸다 다물기만을 반복했다. 침묵을 깬건 멍청하게만 들리는 제 한마디였다.) ...티오?
일렉티오 바시움:(네가 묻는 말에는 답을 주지 않았다. 그저 두 다리로 성큼 다가와 너의 숨을 갈취할 뿐이었다. 마치 아주 오랫동안 염원한 일인 것처럼 행동은 조급했다. 입을 맞추고 제 숨을 넘긴다. 눈깜빡하는 사이 네 입맞춤을 뺏어간 이라 보기에는 어려울 정도로 뻔뻔스러운 행동이었다.)
상사화:(간만에 느낀 네 살결은 그동안 그리워했던 것 만큼낯설게만 느껴졌다.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감점속에 자리 잡은 것은 혹여 제가 너를 이대로 끌어안았다간 네가 사라질까하는 두려움도 있었다. 네 손길을 뿌리치고 울상을 지은체 떨리는 목소리로 내뱉는다.) 뭔데? 뭐야?
일렉티오 바시움:(뿌리치면 순순히 물러선다. 아직 두 다리로 서는 것이 익숙치 않아 살짝 휘청이고는 네 목소리를 그저 따라할 뿐이다. 마치 첫 옹알이를 하는 아기와 같이.) ...무..뭐...뭐..야..?
상사화:(휘청이는 모습에 다급하게 네 손목을 잡는다.) 장난치지마, 일렉티오 바시움. 재미없어. (울먹이는 목소리로 간절하게 말한다.) 뭐라고 말 좀 해봐.
일렉티오 바시움:(손목을 부잡고 간절한 목소리로 애원하는 네 모습에도 그저 눈을 깜빡이고 아무 말 하지 않는다.)
일렉은 갑자기 왜 이렇게 된 걸까요.
머리가 아파옵니다.
볼도 아직 아픈 것도 같네요.
일단은 다시 자고,
다시 깨어나서 이야기를 해봐야할 것 같습니다.
상사화:(대답하지 않는 널 올려다보다가 결국은 참지 못하고 눈물을 터뜨린다. 다시 놓치지 않겠다는 듯 양손으로 네 손을 붙잡으며 눈물을 제대로 닦지도 못하고 한참을 소리를 참아가며 울었다. 늘 네 앞에서 그랬던 것처럼. 네가 눈물을 닦아주길 바랐다.)
일렉티오 바시움:(뚝뚝 눈물만 흘리는 네 모습을 가만히 보다 비어있는 손으로 네 눈물을 닦아준다. 떨어지는 눈물을 보는 모습은 모든 것을 처음 보는, 그런 얼굴과도 같았다. 어쩌면 네가 단 한 번도 보지 못했을 그런 얼굴이었다.)
상사화:(흐려진 시야 사이로 보이는 네 표정은 분명 처음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지금 이 순간 저는 저만의 해답을 찾았고 너와 함께하는 이 찰나가 가장 중요할 뿐이었다. 널 품에 끌어안고 1년동안 제 속에서만 썩히던, 네게 전해주지 못했을 슬픔을 쏟아냈다.) 더 안 물을테니까 이제 더 어디 가지마, 티오. 날 버리지 마, 약속 했잖아...
그렇게 일렉의 품에서 얼마나 울었던가요.
시야가 점점 흐려집니다.
마지막까지 그의 손을 꽉 잡고서.
다시 잠에 빠집니다.
어쩐지 가슴께가 짓눌리고,
숨이 막히는 듯한 갑갑함에 눈을 뜹니다.
부스스… 눈을 뜨면,
당신을 오롯이 바라보는 붉은 눈동자와 눈이 마주칩니다.
혀로 당신의 입술을 샅샅이 핥고,
입술 틈 사이를 제 입술로 문지르는 인어와.
인어라고 하지만,
하반신은 분명히 인간의 다리를 갖고 있습니다.
상사화:(언제 잠들었지? 잠들기 전 마지막 기억을 떠올리다가 갑작스레 맞닿은 입술에 눈을 살짝 키운다. 그제서야 희미하게 어제의 기억을 떠올린다. 그래, 돌아왔었지. 네가 돌아왔지만 조금 이상한 아침이었다. 네가 살아생전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에 잠시 경직하지만 상관하지 않았다. 꿈이라면 이대로도 좋을거라 생각했고. 네가 원하는 만큼 숨을 내어주고 받아드린다.)
일렉티오 바시움:(아랫입술을 가볍게 깨물고 틈 사이로 미끄러지듯 들어온 혀가 너와 얽힌다. 느리고 더운 호흡이 그 사이로 옮겨지고 눈을 깜빡이는 것까지 아주 느리게만 느껴지는 순간. 천천히 입술을 떼어내고 가만히 너와 시선을 마주한다.)
상사화:(얽혀진 호흡을 떼어내고 너를 가만 바라본다. 붉은 눈동자를 바라보다보면 다시 한번 두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분명 너는 내 앞에 있었는데 그립다는 기분이 들었다.) ...말 안 할거야?
일렉티오 바시움:(다시 울먹거리는 네 눈을 그저 가만히 바라본다. 그러다 네가 말을 꺼내면 어제와 같이 따라말할 뿐이었다.) ..마..말..
당신이 무어라 말을 하면,
따라서 흉내를 내기는 하지만 불안정합니다.
문득 말을 가르치면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고민하고 있으면 일렉이 손가락으로 당신을 가리킵니다.
심리학 판정
상사화:........ (역시, 멀쩡히 너를 돌려받을 수는 없나보다. 애초에 네가 이렇게 돌아온 것 조차가 비정상적인데 더한 것을 바라도 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어쩌다가 내가 너를 가르쳐야하는 입장이 됐는지. 실소라도 내뱉고 싶은 상황에 인상만 찡그리다가 저를 가리킨 네 손끝을 가만 바라본다.) ...왜?
심리학
기준치:
10/5/2
굴림:
44
판정결과:
실패
일렉이 당신의 이름을 알고 싶어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읽어낼 수 있습니다.
상사화:(네 얼굴을 빤히 바라보고 있다보면 불현듯 생각 하나가 떠올라 묻는다.) 사화... 상사화. 잊은 거야? (서운한 얼굴을 숨기진 못했다.)
일렉티오 바시움:(네 입모양을 빤히 보다 따라 말한다.) 사화.. 상사화. 상사화.
이름을 알려주면,
꼭 외우려는 듯이 이름을 반복해서 중얼거립니다.
아마도 그가 ‘처음으로 완벽하게 이해한 말’은 당신의 이름일지도 모르겠네요.
당신이 가르쳐준 당신의 이름이요.
그리고 그에게도 이름을 알려줘야 하지 않을까요?
상사화:....진짜 다 잊었나보네. (제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는 너를 정말 제가 알던 너라고 할 수 있을까. 결국은 너를 떠나보내고 너와 함께 한 추억들과 기억들은 저 혼자 안고 가야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다는 것 아닌가. 결국에는 다시 장댓비가 내렸다. 내가 사라진 이후로 저에게서 먹구름이 사라진 적이 없었다.) ...일렉티오 바시움. (네가 그랬던 것처럼 너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눈을 마주한다. 흐느낌 사이에서도 널 부르는 이름은 떨리지 않았다.)
일렉티오 바시움:(일렉티오 바시움. 네가 알려준 이름도 몇 번을 되내이다 정확히 발음해낸다. 네가 알려주었기에 잊지 않을 이름이었다.)
그러고보니 배가 고픕니다.
무언가 먹긴 먹어야겠죠.
당신도,
그도요.
무엇을 만들어 먹나요?
집에서 직접 요리해서 먹을 수도 있고,
준비해둔 레토르트를 간단히 데워 먹을 수도 있겠네요.
상사화:(꽤나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일부러 무시했던 허기짐이 느껴졌다. 그동안 제대로 챙겨주지 않았던 제 건강이 저에게 보복이라도 하는지 속이 쓰렸다. 침대에서 일어나서 네게 묻는다.) 배 안고파?
일렉티오 바시움:(네 말을 듣고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딱히 배는 고프지 않았던 것 같았다.)
상사화:(자리에서 일어나다가 잠시 네 몰꼴을 살펴본다. 계속 보기엔 민망할 것 같아서 대충 가릴 용도로 옷장에서 샤워가디건을 꺼내 네게 입혀준다. 네 손을 잡고 말한다.) 나 밥 먹을 건데 같이 있어줘.
일렉의 손을 잡고 사화는 늦은 아침을 챙깁니다.
그렇게 평화로운 하루를 보내며 잠시 집안일을 하는 사이.
...
일렉이 보이지 않습니다.
설마 밖에 나가기라도 한 걸까요?
집에 다시 돌아오는 방법을 알 리가 없는데요.
불안이 엄습합니다.
상사화:...?! (한눈판사이 네가 없어진 것을 깨닫고 창백한 얼굴을 지어낸다.) 티오, 어딨어? (다급한 발걸음으로 욕실을 살핀다.)
욕실로 가면 다행히… 일렉이 있습니다.
욕조에 물을 가득 받아두고,
밖으로는 물고기 꼬리를 늘어놓은 채 기분이 좋은지 물장구를 칩니다.
욕실로 온 사화를 보면 들어오라며,
당신을 향해 손짓합니다.
지능 판정
상사화:........... (욕조에 담겨있는 널 보곤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는다. 물고기꼬리라니.)
상사화:.......... (눈물 사이로 보이는 네 매혹적인? 얼굴에 금새 울음을 그치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어디가고 싶어? (훌쩍)
일렉티오 바시움:너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자.
상사화:(창문 바라본다. 날씨가 적당한게 데이트 하기에는 좋을 것 같았다.) 일단 옷 입자. (당장 생각나는 것은 없었지만 밖에 나오면 무엇이라도 생각날테지. 예전에 했던 것처럼 함께 영화를 볼 수도 있을 거고, 놀이동산이나 카페를 갈 수도 있을 거다.)
일렉티오 바시움:옷 어디에 있는데.
사화는 옷장 깊숙한 곳에 숨겨둔 죽은 일렉의 옷을 찾아냅니다.
이걸 주면 되지 않을까요?
상사화:(옷장에서 네 옷이 남아있을까 찾아보다 버리지도 태우지도 못하고 남겨둔 네 옷 한 벌을 발견한다. 그때는 널 잊지도, 버리지도 못한 제 자신을 원망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옷을 꺼내 너에게 건네고 제 옷을 챙겨입는다.) 준비됐으면 나가자.
일렉티오 바시움:(네가 옷을 챙겨입는 것을 보고 나면 천천히 옷을 갖춰입는다.)
상사화:(여유부리는 건 똑같네...)
둘은 오랜만에 밖으로 나섭니다.
날씨는 눈부시게 좋고.
이대로 함께라면 어디를 가도 좋을 것 같네요.
밖으로 나온 사화는 일렉과 함께 그동안 못했던 일을 합니다.
새로운 옷을 사고,
식당에서 맛있는 식사도 했습니다.
그러다 한적한 공원을 걷다 입을 맞추기도 했습니다.
몇몇 커플들의 시선이 닿기도 했지만,
언제 그런 것에 신경을 썼던가요?
그렇게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해가 점점 저물어 갑니다.
하루동안 잘 지내던 일렉이,
갑자기 무척 불안해하기 시작합니다.
상사화:(저물어가는 하늘을 보고 네 손을 꼭 잡은체 집으로 향한다) 오늘 어땠어?
일렉티오 바시움:(네 손을 놓고는 급하게 두리번거린다.) ...물. 물은 어디에 있어?
공원의 분수대를 보면 들어가려고도 합니다.
심리학 판정
상사화:... (어.? ) 야, 잠만.
심리학
기준치:
10/5/2
굴림:
59
판정결과:
실패
불안해보이는데,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일단은 집으로 데려가야하지 않을까요?
상사화:왜, 왜...? 당장 필요한거면 밖에서 사갈까? (걱정가득한 눈으로 빤)
그정도로는 부족할 것 같습니다.
대인기능 판정
상사화:
매혹
기준치:
15/7/3
굴림:
97
판정결과:
대실패
(분수대에 ...담구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 고민한다)
설득
기준치:
10/5/2
굴림:
55
판정결과:
실패
사화의 매력과 설득으로는 일렉을 집에 데려가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래도 어떻게 잘 노력해서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지능 판정
상사화:(낑...낑..................)
지능
기준치:
50/25/10
굴림:
3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몸을 물에 적시지 않으면 얼마나 위험하길래 이렇게 당황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겨우 집에 돌아와 욕조에 몸을 담글 수 있게 해주면,
일렉이 함께 목욕하자고 당신에게 말합니다.
어쩐지 거부하기 어렵네요.
상사화:(서둘러 집에 도착하면 너를 욕실로 이끈다.)
? 아니 상관은 없는데........ 왜?
일렉티오 바시움:들어와. (네 팔을 가볍게 잡고 끌어당긴다.)
상사화:(첨벙....)(나... 옷 벗었나?)
함께 욕조에 들어갑니다.
둘이 들어가니 욕조가 가득 차는 것 같습니다.
적당히 따끈한 물의 온도에 몸이 풀어지고 하루의 피로가 씻겨 내려갑니다.
상사화:다 젖었잖아... (몸에 달라붙은 옷길을 대충 정리한다)
느긋하게 몸을 담그고 있으면…
일렉이 당신의 목에 팔을 둘러 끌어안고는 물 아래로 머리끝까지 잠수합니다.
공기방울이 뽀그륵,
얕은 수면 위로 떠오르고,
당황하는 것도 잠시,
일렉이 입을 맞추며 공기를 불어넣어줍니다.
순간 호흡이 밀려들어오고,
어쩐지 두 사람으로 가득 차던 욕조가 끝없이 넓어지는 감각을 느낍니다.
이곳은… 바다입니다.
마치 바다에 얕게 잠수한 것처럼,
아래로는 저 멀리 어둠이 가라앉은 심해가 보이고,
바로 머리 위 수면으로는 찬란한 햇볕이 부서져 빛무리가 일렁입니다.
일렉이 이끄는 대로 넓은 바다를 마음껏 누빕니다.
한 마리 돌고래가 된 것처럼.
푸른 바다는 끝없이 펼쳐져 있고,
시원한 바람을 따라 파도가 높게 굽이칩니다.
상사화:....??? (눈 꿈뻑꿈뻑) 뭐야, 여기 어디야? (일단 네 손을 붙잡았지만 불안해서 네게 몸을 바싹 붙인다)
정신력 판정
상사화:
정신
기준치:
50/25/10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어느 순간 퍼뜩 정신이 듭니다.
욕조에 받아둔 물이 마개 틈 사이로 빠져나가 머리가 물 밖으로 빠져나간 탓입니다.
상사화, 이성 - 2
잠에서 깨어나면…
욕조에 물을 가득 받아놓고 그 안에 드러누워 있는 상태입니다.
잠수 판정
상사화:
수영
기준치:
20/10/4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무사히 숨을 참아내고,
정신을 차려 욕조에서 벗어납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이 물에 젖었습니다.
분명 욕조 안에서 잠을 청한 기억은 없는데 말이지요.
몽유병이라도 있는 걸까요?
상사화:.....헉. (겨우 숨을 참아내고 욕조에서 몸을 일으킨다. 젖어서인지 다른 이유에서인지 온 몸이 무겁게만 느껴졌다. 생각치도 못한 곳에서 깬 본인의 상태를 확인하고 알 수 없는 당혹감을 느낀다. 제 얼굴을 대충 닦아내고 욕조를 벗어난다.)
정신력 판정
상사화:
정신
기준치:
50/25/10
굴림:
3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판정
상사화:
SAN Roll
기준치:
32/16/6
굴림:
64
판정결과:
실패
상사화 이성 -1
이상함을 느끼며 서둘러 욕조에서 몸을 일으킵니다.
물속에서 숨을 쉬다니…
기이한 감각입니다.
상사화 이성 - 2
상사화:(물에 젖은 옷에서 물을 대충 짜내고 수건을 두르곤 침실로 들어선다. 살에 닿는 공기가 차갑게만 느껴졌다.)
일렉티오 바시움:(침실로 네가 들어서면 널 보며 말한다.) 바다에 가고 싶어.
상사화:(침실에 있는 너와 눈이 마주치면 인사를 하려다가 내던져진 네 말에 멈추고 너를 빤히 바라본다.) ...갑자기?
일렉티오 바시움:바다에 가고 싶어.
이유를 물어도 그저 사화와 함께 가고 싶다는 말만을 반복합니다.
그게 당연한 일이라는 듯이.
그리고 사화 역시 홀린듯이 일렉이 하자는 대로 따르게 됩니다.
비가 오든,
바쁜 일이 있든,
그런 건 아무 상관 없이.
가야만 한다고 스스로에게 되뇌이게 됩니다.
상사화:... (옷을 갈아입으려고 했던 것도 까먹고 너를 바라보고 있으면 어느틈에 바닥이 제 몸에서 떨어진 물에 젖어들어 흥건해진다. 네 말에 홀린 듯이 너의 손을 이끌고 이유모를 불안감을 한가득 안고 집을 나섰다.)
외출하려고 채비를 마치면 거실 벽에 걸린 달력이 눈에 들어옵니다.
달력에 무어라 메모가 써 있습니다.
날짜는 오늘인데…
어째서인지 글자가 잘 읽히지 않습니다.
정신력 판정
상사화:
정신
기준치:
50/25/10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관찰력 판정
상사화: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79
판정결과:
실패
모국어 판정
상사화:
언어(모국어)
기준치:
75/37/15
굴림:
70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달력의 오늘 날짜에 일렉의 이름이 써져 있는 것을 읽어낼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오늘은… 일렉의 기일입니다.
연인을 떠나보낸지 1년이 된 날입니다.
문득 핸드폰이 울립니다.
지인에게서 온 전화입니다.
전화를 받아보면 사화와 일렉의 지인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 오늘 일렉의 기일이잖아."
"너 올 거지?
어차피 만날 거 같이 식사라도 할까 해서."
라는 말이 이어집니다.
일렉의 납골당에 가 볼까요?
그는 이미 이 세상에 없는 사람인데요.
그의 무덤에 찾아가봤자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도,
손을 맞잡아 온기를 느낄 수도 없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준비는 다 했어? 어서 가자, 바다에. (준비를 마치고 네게 다가와 말한다.)
상사화:.... (지금 내 곁에 내가 명명한 일렉이 있다고, 그는 죽었지만 살아돌아왔다고. 그렇게해서 네 죽음을 잊었는데 추모하러 가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지인에게서 걸려온 전화에 별 다른 대답하지 않고 끊는다. 다가온 너의 손을 붙잡는다.) ...가자, 바다. (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순간이었고, 지금 이 순간에 함께하는 너였다.)
기차를 타고,
자동차를 몰아…
둘은 바다로 향합니다.
신발 아래 모래사장이 밟힙니다.
일렉과 나란히 서면,
바다가 수평선 너머로 끝없이 펼쳐져 있습니다.
파도가 밀려와 부서지고 하얀 포말이 발치까지 다가와 사그러집니다.
해가 서서히 내려가 맞닿은 수평선과 하늘이 붉은색으로 물듭니다.
해가 바다에 빠지는 것처럼.
숨을 크게 들이마시면 짠내음과 물비린내가 콧속으로 스며듭니다.
왠지 그리운 느낌이 드는 것만 같습니다.
쏴아….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바다가 당신에게 말을 거는 것 같습니다.
어서 와.
잘 돌아왔어.
일렉티오 바시움:어서 가자.
상사화:(제 앞에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 너머를 바라본다. 바다가 태양을 삼키면 붉어진 하늘과 같이 핏물의 색깔을 띄었다. 그건 부모의 품처럼 한없이 넓어서 바라보고 있자면 그리운 감정이 들었다. 그것이 말했다. 잘 돌아왔다고. 애초에, 우리가 있을 곳은 이곳이 아니었다는 것처럼. 파도는 제 몸을 부수면서도 같은 곳으로 돌아오기를 반복했다. 몰아치고, 밀어낸다. 그 모습은 인간과도 참 닮았다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네 죽음마저 부정하면서 이곳에 섰다. 네가 여기에 있으니까. 제가 너라고 정정한 ‘네’가 여기 있으니까. 그것 외에는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너와 함께 이곳에 침몰하더라도 상관없었다. 그러니까 그저 네 손을 다시는 놓치지 않을 생각으로 꼬옥 쥐고 있었을 뿐이다.) ……. (사랑한다는 말을 내뱉지도, 듣지도 못한체. 네가 이끄는 곳을 따라가기로 했다.)
일렉은 사화의 손을 잡아 당기며 바닷속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어느새 파도도 잠잠해지고.
물살이 당신을 떠밀듯 바다 안쪽으로 흐릅니다.
바짓단이 무섭게 젖어가고 무릎,
허벅지까지 차오릅니다.
물 온도는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습니다.
딱 당신의 체온에 알맞은 느낌입니다.
이대로 바다 속으로 들어가도 되는 걸까요?
당신을 바닷속으로 부르는 저 사람이 당신이 사랑하는 일렉이 아니라는 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마치 어느날 바다에 놀러왔던 그 때처럼.
일렉이 당신을 바라봅니다.
이대로 그를 따라 바다로 들어갈 건가요?
상사화:(어차피 지금의 너는 저를 제대로 기억하는 것도 아니었다. 너는 분명 죽었고, 다시 살아돌아온 너는 함께 바다로 향하길 원했다. 어떤 마음으로 1년 내내 오늘과 작별인사를 나누며 너와의 이별을 잊으려고 되지도 않는 노력을 쏟아 부었더라. 그러니, 너와 함께했던 시간들은 제 품에 묻어두고 이대로 너'가라앉는 것도 나쁘지 않다 싶었다. 너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입술을 맞춘다. 무엇에 입을 맞추는 건지, 무엇을 사랑하는 건지 몰랐다. 바닷물에 젖은 살결이 짜게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