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화:(겨우 정신을 차려 주위를 둘러본다.) 아, (서서히 기억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 옅은 쓰라림에 제 팔을 들어서 바라본다. 아마도 모래에 긁힌 상처인 듯했다.) .... (이런 곳에 저택이 있는 것은 분명 이상한 일이었지만 길을 잃은 지금은 마땅한 선택지가 없었다. 천천히 저택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무언가... 들리는 것 같은데
들어볼까요?
상사화:(귀를 귀울린다.)
듣기 판정
상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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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72/36/14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날카로운 바람 소리……,
인 것 같습니다.
누군가, 아니, 무엇인가가 당신의 어깨를 두드립니다.
가느다란 여자의 목소리가 당신에게 말을 겁니다.
?: 왜 여기까지 나와 계세요? 주인님의 영혼이 돌아오려면 한참 멀었어요.
그것은 신비롭고, 기괴하고, 역겹습니다.
하얀 천으로 눈을 가린 그것은 전체적으로 인간의 형태이기는 하지만
인간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흰 천 밑으로 드러난 하악에는 부풀어 오른 살덩이가 있습니다.
사방팔방 뚫린 구멍은 끊임없이 움찔거립니다.
저게 혹시, 코인가요?
양산을 쥐고 있는 손은…
손이라고 보다는 여러 갈래로 갈라진 촉수로 보입니다.
길고 가느다란 촉수들이 끊임없이 하느작거립니다.
몸에 아무것도 걸치고 있지는 않지만 결코 색정적이지 않습니다.
하얗기만 한 피부는 대리석처럼 단단해 보입니다.
곳곳이 징그럽게 부풀어 오른 살갗이 끊임없이 맥동합니다.
길게 기른 흑발은 노래하듯 찰랑거립니다.
말처럼 다리는 역관절입니다.
그것이 몸을 움직일 때마다 허공에서 다그닥, 다그닥, 하는 소리가 납니다.
생전 처음으로 보는 생물의 끔찍한 모습에,
상사화 이성 판정
상사화:(낯선 손길에 몸을 작게 움츠린것도 잠깐, 영문을 알 수 없는 소리에 인상을 찡그린다) ....네? (몸을 돌려 시야에 들어온 모습은 인간이라고 하기에는 어려운 생물체였다.)
SAN Roll
기준치:
35/17/7
굴림:
66
판정결과:
실패
상사화 이성 - 4
목에 달려 있는 그것의 입이 달싹거립니다.
?: 어디 다치진 않으셨죠? 사막에 나와 계시지 말고, 어서 집으로 돌아가세요. 막 딴 석류를 준비해두었어요. 저택으로 가실거죠?
우주에 있던 둥지를 지구로 옮겼어. 지구에 막 나왔을 때는, 네가 처음 나를 불렀던 곳과는 조금 거리가 있었지. 나를 ‘악마’라고 부르는 버러지도 없어서 아쉬울 지경이야. 네가 살던 마을의 인간들은 하나 같이 나를 두려워해서 제법 즐거웠는데. 아무튼 내가 내려온 곳의 인간들은 이런 식으로 둥지를 짓고 있어. 네가 나를 불렀던, 그 조그마한 오두막집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크지. 열 명이 넘는 인간들이 한 집에 모여 사는 탓일까. 게다가 보금자리의 곳곳에 괴이한 이름을 붙여. 정방이라던가, 상방이라던가. 너도 여기에 대해서는 자세히 모를 것 같은데, 배우는 즐거움을 느끼는 것도 괜찮을 거야. 낯선 것을 보면 호기심이 생기고, 호기심을 풀이하면서 웃는 쪽. 그래야 이 저택을 돌아보면서 재미있어 할 테니까. 영혼이 있어야 당신이 이 저택을 돌아보고, 또 편지를 읽을 수 있겠지. 하루 빨리 이디스를 찾아서, 네 영혼을 되찾아올게.
상사화:(가만히 서서 서간을 읽는다. 편지라기 보다는 동화나 신화를 옮겨적은 것 같은 내용이었다. 쓴 사람도, 받는 사람도 궁금해지는. 원래자리에 서간을 넣어두고 동이방으로 걸어간다.)
문은 부드럽게 밀립니다.
그러나 그 안의 풍경까지 부드럽지는 않습니다.
눈도, 코도, 귀도 없이 거대한 입이 쩍 벌어진 채 우렁찬 비명을 내지릅니다.
쩍 벌린 입 안으로 썩은 이빨과 곪은 혀가 내비칩니다.
진득하게 고이는 침덩어리가 아래로 뚝뚝 고입니다.
듣기 판정
상사화:
듣기
기준치:
72/36/14
굴림:
4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상사화, 체력 -1
고막이 터진 듯 소리가 멀어집니다.
바닥에는 납작하게 눌려 내장도, 뼈도
평평해진 무엇인가가 꿈틀거리고,
인간의 살점을 덕지덕지 억지로 이어 붙여서 만든 것이
이리저리 튀어다닙니다.
당신이 무엇보다 견디기 힘든 건 목소리입니다.
아까부터 귓가에 속살거리는 저주의 말들이요.
잔뜩 쉬어버린 목소리는 악마를 증오하고 있으며,
그 악마와 계약한 자신을 저주하고,
나아가 세상의 멸망을 맹목적으로 빌고 있습니다.
들어보면
"어떻게게감히나를속여씨발새끼내장을갈가리찢은다음에살점하나하나를먹어삼킬거야”
라는 저주의 말들이 들립니다.
그리고 그 목소리들에 섞인 자신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지엄한 언약의 계율에 따라, 당신은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어야 해. 그 대가로 당신은 원하는 모든 것이든 취할 수 있으니 곧 검게 썩어 녹아내릴 육신이나 부스러져 산산조각난 영혼이라도 기껍다면 가져가.”
이성 판정
상사화:(부드럽게 열린 문 너머로 무엇이 있는지 확인하기도 전에 귓구멍을 내려치는 비명소리에 반사적으로 두 손으로 귀를 막았다. 그것도 역부족인지 압력 때문에 결국 고막이 터진다. 하지만 계속해서 울리는 목소리가 있었다. 그건 누구의 목소리였지?)
SAN Roll
기준치:
31/15/6
굴림:
59
판정결과:
실패
상사화 이성 - 9
시야가 뒤집힙니다.
아까 본 풍경은 온 데 간 데 없고
평범하기 짝이 없는 방이 보입니다.
열린 창으로는 사막의 태양볕이 스며 들어오고,
병풍에 그려진 화조도는 평화롭습니다.
상사화:(제가 기억하지 못하는—아니, 이제는 기억하고 있는 것이 맞을까—단어들을, 제가 뱉었던 말들을 들으면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는다. 고막이 터져 피가 흐르는 귀도, 지끈거리는 머리보다도 더 큰 문제가 있었다.) 아, (심장이 두근거려서 참을 수가 없었다. 제 손을 가슴 위로 얹고 진정시키려고 했지만 이대로 있다간 뼈를 뚫고 나올 것만 같았다. 겨우 숨을 몰아쉬고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거실로 돌아가 서이방 쪽으로 간다.)
서이방의 문에 손을 대면,
누군가 뒤에서 당신의 뒷덜미를 잡아 챕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뭐야?
상사화:(고개를 돌려 너를 바라보면 자연스레 얼굴에 환한 미소가 지어졌다. 오랫동안 그리워한 대상을 만난 것만 같은. 어렵지 않게 한걸음 다가가 네 목덜미에 팔을 두르고 제 입술을 네 것에 묻는다. 왠지 그렇게 하면 이렇게나 두근거려 터질 것만 같은 심장이 조금은 가라앉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 같다.)
일렉티오 바시움:(거침없이 입을 맞추는 네 행동에 인상을 찡그리며 밀어낸다.) 누구냐고 물었어.
상사화:(울림이 이제는 저릿함을 넘어서 고통으로 다가왔다. 가슴을 부여잡고 인상을 쓴체 겨우 대답했다.) 상사화. 당신은 누구야? 누군데 이렇게... (분명 처음 보는 사람일텐데 이렇게 미치도록 제 품에 안고 싶게 만느는 걸까.)
일렉티오 바시움:(상사화라는 말을 들으면 네 몰골을 느리게 훑어본다.) 이 저택의 주인. 이름이 궁금한 거면 일렉티오 바시움이고, 여기는 어떻게 오게 된 거야. (네 모습을 살펴보는 시선이 처음보다는 누그러진 채였다.)
상사화:(아까 괴물이 말한 이름과 같았다. 어째서인지 네 시선을 계속 마주하고 있을수가 없어서 고개를 왼쪽으로 돌렸다.) 길을 잃었어. 당신의 종이 이곳으로 데려왔는데... 내가 이 집 주인의 애인이래. (그렇게 말하는 저에게도 확신이 있지는 않았고 오히려 해답을 구하는 듯한 말투였다.)
일렉티오 바시움:(그들이 그렇게 말했다는 말에 다시 한 번 무언가를 가늠해보듯 널 훑어보고는 혼자 납득한다.) 그래?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면..
……
긴장한 채 이야기를 나누느라 미처 눈치채지 못 했는데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까맣게 좁아든 시야로 당신을 바라보고 있는 그의 얼굴이 보입니다.
그는…
어떤 표정으로 당신을 보고 있나요?
당신은 쓰러져 있습니다.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싫을 정도로 몸이 편치 않습니다.
아니지, 당신은 그냥…
손가락조차 움직이기 힘든 거예요.
너무나도 지쳐서.
너무나도 외로워서.
너무나도 슬퍼서.
당신은 익숙한 누군가의 이름을 부릅니다.
그 이름을 부르자,
단단하게 얼어 붙었던 심장이 조금은 녹아들고,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당신이 이 세상에 남아 있을 유일한 이유.
그러나 그 사람은 이곳에 없습니다.
당신은 눈을 느리게 삼박입니다.
흐리멍덩한 시야가 또렷해지며
당신 주변에 있는 존재의 얼굴이 보입니다.
그 사람하고는 똑같게 생겼지만,
결코 같을 리 없는…….
그래요.
그 사람은 죽었습니다.
당신을 더 이상 찾아오지 않죠.
그래서 당신은 허무해진 채 이렇게 말했습니다.
모든 것을 포기한 심정으로요.
“나를 내 남편이 그랬던 것처럼 사랑해주겠어?”
.……
그런 꿈을 꾸었습니다.
악마가 무엇이라 속삭이는 것과 동시에,
당신은 꿈에서 내쫓깁니다.
정신력 판정
상사화:
정신
기준치:
50/25/10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본능적으로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방금 본 건 전생이었어요.
당신은 전생의 기억에 잠식됩니다.
일렉을 사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은 여전히 ‘그’를 사랑하고,
일렉에게 그 사랑을 조금은 나누어줄 수 있다고…….
이건 현재의 당신이 할 법한 생각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그 생각을 멈출 수 없습니다.
정신을 차리자 낯선 방입니다.
동상방에서는 침실과 응접실을 살필 수 있습니다.
상사화:(언제 다시 기억이 끊긴 걸까, 다시한번 어둠 속에 침재한다. 그 외로움 속에서 더욱 애타게 찾는 사람이 있었다. 꿈에서 깨어나면 절로 눈물이 흘러나왔다. 그걸 깨닫지도 못하고 멍하니 자리에서 일어나 주위를 살펴본다. 보고싶은 얼굴이 있었지만 이 자리에는 없었다. 일어나서 침실을 살펴본다.)
전신 거울에 당신은 침대에 누워 있는 당신의 모습이 비칩니다.
창문은 굳게 닫혔고,
벽에는 여인의 초상화가 걸려 있습니다.
옷장도 보이네요.
미닫이문 너머로 가구의 그림자가 비칩니다.
상사화:(부스스 자리에서 일어나 응접실 쪽으로 걸어간다. 자연스레 벽에 걸려있는 여인의 초상화에 눈길이 갔다.)
어디서 본 것만 같은 여인의 초상화입니다.
동양의 화가가 그린 듯 합니다.
여인은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볼이 발갛게 달아오른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상사화:(아름답네. 짧게 생각하고는 미닫이문을 연다.)
응접실에는 붉은 나무로 만든 책꽂이, 책상, 병풍 등이 있습니다.
상사화:(붉은 색이 시선에 확 꽂힌다. 자연스레 걸어가 책꽂이를 살펴본다. 눈에 띄는 책이 있으면 꺼내보기도 하고.)
책과 필기구 따위가 보관되어 있습니다.
오래 된 유럽의 언어로 쓰였습니다.
어쩌다 이런 고서적이 이곳에까지 흘러들었을까요?
이곳은 유럽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사막 한가운데인데요.
모국어 판정
상사화:
언어(모국어)
기준치:
75/37/15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긁적)
익숙한 언어이긴 하지만..
어려운 내용때문일까요..
알아보긴 어렵습니다.
상사화:(별 생각없이 책을 본위치에 둔다. 대신 책상을 살펴본다.)
책상 위에는 사과 한 바구니가 놓여 있습니다.
상사화:(이곳에는 과일이 참 많네. 귀족집이라 그런가. 짧게 생각하고 병풍을 바라본다)
동양화가 그려진 병풍입니다.
이런 식의 실내 장식품은 생전 처음이라 신기하군요.
상사화:멋지네. (조용히 중얼거린다. 손을 뻗어 병풍 뒤에 무언가가 있을까 싶어 움직여 본다.)
병풍 뒤에는 손을 뻗어도 닿는 것이 없습니다.
대신 그림을 자세히 살피면 내용을 알 수 있습니다.
내용은… 창세기를 표현했습니다.
어느 날, 뱀이 눈을 뜹니다.
그것은 호기심에 동산의 가운데에 있는
사과나무 주변을 배회합니다.
뱀은 마침내 그곳에 살고 있는 여자와 남자를 유혹합니다.
꾀임에 넘어가 여자와 남자는 사과를 먹고
뱀은 신으로부터 평생 땅을 기라는 저주를 받습니다.
이 모든 것은 뱀의 시점으로 묘사되었습니다.
신을 기만하는 악마의 시점으로.
병풍의 마지막 장에는 동양의 언어로 문구가 쓰였습니다
외국어(중국어) 판정
상사화:
외국어 Roll
기준치:
14/7/2
굴림:
28
판정결과:
실패
읽으려고 애써보지만.
역시 어렵네요.
상사화:(모르겠군....)(그렇지만 병풍의 내용은 대략 짐작할 수 있었다. 응접실을 마지막으로 한번 둘러봅고 동상방에서 나온다.)
문은 아무리 힘을 주어도 열리지 않습니다.
상사화:...? 뭐야, 왜 이래.
(문에 힘을 줘본다)
근력
기준치:
60/30/12
굴림:
4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무리 애를 써도
문은 열리지 않습니다.
상사화:뭐야. (진짜 납치라도 한 것처럼. 인상을 찌푸리고 침실로 돌아간다.)
(그제서야 아까 보지 못했던 가구들이 눈에 띄었다. 옷장에 다가서서 문을 열어본다.)
옷장에는 남루한 옷이 여러 벌 걸렸습니다.
여인의 것이군요.
그 옆에는 좋은 천으로 만든,
질이 좋고 화려한 옷이 있습니다.
이것도 여성복입니다.
상사화:(이 곳에 사는 다른 사람의 것인건가? 잠시 바라보다가 문을 닫는다. 계속 갇혀있는 것이 답답해서 창문을 열어본다.)
창문을 연다면,
눈을 가린 괴물이 얼굴을 들이밉니다.
목에 달린 입이 죽 찢어집니다.
미소를 짓는 걸까요?
괴물이 말을 겁니다.
괴물: 모래폭풍이 심해요. 인간의 영혼은 바깥에 돌아다니지 않는 게 좋겠어요
상사화:으악 (깜짝 놀라서 반사적으로 창문을 다시 닫는다) 뭐야?
이 집까지 인도해주던 친구였잖아요.
문이 닫히면 다시 방이 보입니다.
상사화:(다시 생각해보니 전에 봤던 놈이였던 것같다. 그래도 그렇게 갑자기 얼굴을 들이밀면 무섭다고. 한숨을 내쉰다. 방 안을 둘러보면 거울이 눈에 띄었다.)
…
거울을 자세히 보니…
당신 대신 낯선 사람이 보입니다.
머리가 산발이 된,
피투성이의 여인이.
피부가 벗겨져 붉은 근육과 속삭이 드러났으며
그 위로 채찍과 칼 자국이 얼기설기 남은 끔찍한 몰골이요.
거울에 자신의 모습이 비치지 않는 것에
당신은 공포심을 느낍니다.
이성 판정
상사화:? (거울의 제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놀라움, 그리고 인간이라고 하기엔 시체의 가까운 몰골을 한 여인의 모습을 보고 뒤로 한발자국 물러난다.)
SAN Roll
기준치:
22/11/4
굴림:
54
판정결과:
실패
상사화 이성 - 1
정신을 차리고 자세히 보면,
거울 속 여인이 아까 보았던 그림 속 여인과 같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당신과 꽤 닮았다는 사실도요.
같은 사람을 그렸다고 해도 무리가 없습니다.
…설마 당신은 전생에 저런 모습이었을까요?
상사화:(이질감이 들었다. 본인의 것을 보는 듯한. 계속 바라보고 있자면 지금의 제 몸 마져도 마찬가지로 찢겨져 나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저도 모르게 뒷걸음쳐서 침대에 풀썩 앉는다.)
그제서야 침대 머리맡에 놓인 짐을 발견합니다.
모래폭풍을 만난 바람에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는데!
누군가 찾아주었나 봅니다.
일렉일까요?
상사화:어?! (이게 왜 여기있지? 그제야 발견한 제 짐을 보고 풀어본다. 사라진 건 없나?)
모든 짐을 다 찾지는 못 했지만
당신에게 중요한 물건과 시시한 종이 몇 장 정도는 남아 있습니다.
상사화:그래도 다행이네... (짧게 한숨을 내뱉는다)
바깥에서 말발굽 소리가 들립니다.
이윽고 아무리 힘을 주어도 열리지 않던 문이 스르륵 열리고
일렉이 들어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침대에 앉아있는 네 모습을 보고 말한다.) 얌전히 있었네.
상사화:(너를 발견하면 왜인지 반가움이 먼저 일어나서. 자리에서 일어나 너를 제 품에 안는다.) 어디갔다 왔어?
일렉티오 바시움:잠시 일이 있어서. (끌어안는 너를 딱히 밀어내지 않고서 가볍게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어차피 저택의 모든 문은 내 영혼에 반응해서 열리니까 도망가려고 하지 말고.
상사화:(어쩐지 기분이 좋아졌다. 미소를 숨기지 못하고 너를 올려다본다.) 왜 닫아 둔 거야? 내가 도망갈 것 같아서?
일렉티오 바시움:밖에는 모래폭풍이 불고 있어서 위험해. 폭풍이 가라앉을 때까지만이라도 바깥으로 나가지 말고. 안 보이는 곳에 있으면 불안하니까. (시선을 마주하며 네가 묻는 질문에 순순히 모두 답해준다.) 다시 널 잃고 싶은 생각은 없어, 상사화.
상사화:그럼 나랑 같이 있어. (너를 제 쪽으로 끌어당겨서 침대에 눕게 한다.) 날 잃은 적이 있어? (가만히 바라본다. 전생과 무언가가 연결되어 있다고는 생각이 들었지만 확신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일렉티오 바시움:(네가 당기는대로 끌려 푹신한 침대 위에 눕는다.) 전생의 내 연인이 너로 다시 태어난 것 같아. 널 가졌다고 생각한 순간 잃었으니까. (널 내려보는 시선은 분명 소중한 것을 바라보는 것 같았다.)
상사화:(네가 말하면 아까의 기억들이 제 전생의 기억이라는 것이라고 단정 지을 수 있었다. 아, 그러니까. 지금 소중한 것을 바라보는 것과 같은 네 시선은 제가 아니라 제 거울에 비친 그 사람에게 향한 것인가 싶었다. 계속 눈을 마주치기가 힘들어 시선을 옆으로 피해낸다.) 집에 신화에 관련된 것들이 많더라.
일렉티오 바시움:(시선을 피하는 네 모습에도 느긋히 네 머리카락을 넘겨주며 물었다.) 궁금한 게 있어?
상사화:(제 살갗에 닿는 손길이 두렵거나 하지는 않았다. 분명 초면일텐데. 오히려 느긋하게 제 머리칼을 넘겨주는 손을 꼭 잡는다. 질문을 다 하고 나면 네가 사라질 것 같아 다른 이야기 할 거리가 없나 생각을 하다가 묻는다.) 여기 있는 과일들은 먹어도 되는 거야?
일렉티오 바시움:(네게 손이 잡히면 잠시 바라보고는 네게 손을 내어준다. 과일이라는 말에 잠시 생각해보고는 옅은 웃음을 그린다.) 네게 위험한 것은 이 안에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으니까. 먹고 싶으면 먹어.
상사화:(네 웃음에 걱정하던 것들이 눈녹듯이 사라지는 듯했다. 그래, 전생의 기억이 무슨 상관이 있을까싶었다. 지금의 내가 널 보고 있으면 이렇게 기분이 좋아지는데. 너를 제게 끌어서 품 안에 끌어안는다. 처음 느껴보는 낯선 사람의 온기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내일도 떠날거야?
일렉티오 바시움:(네게 끌어안겨지면, 살아있는 것이 분명한 생명있는 것의 심박이 전해진다. 그 온전함이 꽤 만족감을 전해줘 마주 너를 끌어안는다.) 글쎄... 일단 남은 일이 있어서.
상사화:내가 같이 있으면 안 되는 거고? (제 위로 올려진 체중의 무게감이 느껴지면 오히려 편안함을 느껴서 가만히 안고 있었다.)
일렉티오 바시움:네가 위험해질까봐. 안전한 이곳에 있어. 오래 걸리진 않을거니까. 오늘 일이 많아 피곤할텐데 편하게 쉬고. (가볍게 네 뺨을 보듬어주고는 몸을 일으킨다.)
상사화:(네가 말하는 밖은 얼마나 위험한 거길래. 그래도 걱정이 꽤나 담긴 말투여서 잠자코 있는다. 네가 일어나는 것을 보면 저도 일어나서 팔을 붙잡는다.) 같이 있으면 안돼? 내일 또 갈거면...
일렉티오 바시움:(팔이 붙잡히면 시선이 마주한다. 네 말에 잠시 고민하다 말했다.) 그래, 그럼 같이 자자. (다시 침대에, 네 옆에 눕는다.)
상사화:(네가 제 옆에 누우면 그제야 만족한듯 환하게 웃곤 너를 끌어안고 잠을 청한다. 배개잎 위로 떨어지는 숨이 꽤나 안정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