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CoC] 상사화 & 일렉티오 바시움 - 서버비아

페어/일사

by 시크SYK 2021. 3. 14. 11:58

본문

  이름 플레이어
KP   유니아
KPC 상사화
시크
PC 일렉티오 바시움
똑디

 

시나리오 시나리오 링크 엔딩
서버비아   A

 

플레이날짜 플레이시간 트리거요소 (드래그로 확인)
2021년 2월 27일, 3월 13일 15시간  

 
-SUBURBIA-
 
당신이 눈을 뜨면 그 곳은, 아, 넓고도 넓은 마을입니다.
 
잠이 들었던 걸까요, 머리가 조금 띵하고 무겁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띵한 머리 부여잡아봄)
 
지평선 너머로는 노을이 붉게 하늘을 물들이고 있습니다. 아담하고도 비슷하게 생긴 집들이 같은 간격으로 이 들판을 메웁니다.
 
당신은 도로 위에 자신이 누워있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왜 여기 있었는가, 하고 생각해보면 전혀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기억나지 않는 건 그것 뿐인가요? ‘나’는 누구인가요?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스스로에 대해서도.
 
(SAN 0/1)
 
일렉티오 바시움:(낯선 마을을 시선에 담고 있다보면, 이 장소에 대한 것보다 자신에 대한 의문이 먼저 들었다. 그런 의문 속에서도 이곳에 있는 난 누구인가에 대한 답을 찾지 못했다.)
SAN Roll
기준치: 72/36/14
굴림: 3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러던 중 누군가가 노을을 등지고서 나를 부르는 것만 같습니다.
 
상사화:일어나, 티오. 여행의 시작이야.
 
일렉티오 바시움:(주변을 둘러보며 다른 사람이 있는지 확인한다.)
 
목소리의 주인 외에는 다른 이들의 기척도 느껴지지 않네요.
 
주변을 둘러보니 시골같은 풍경이 펼쳐져 있네요.
 
일렉티오 바시움:(다른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다시 널 본다.) 나한테 말했어?
 
상사화:여기 너 외에 더 있어? 일렉티오 바시움. (뻗어진 손을 잡으라는 듯 눈짓한다.)
 
하고 낯선 이라고 감지되는 누군가가, 자신에게 손을 뻗어옵니다.
 
아 그래, 내 이름은…
 
일렉티오 바시움:(손을 잡지는 않고 가만히 너를 살펴본다. 네가 말하고 나서야 제 이름이 일렉티오 바시움이라는 것을 짐작하고는.)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1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역광 탓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어쩐지 경계심이 들지는 않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제게 해를 끼칠 것 같지는 않아서 한참 너를 살핀 끝에 손을 잡지는 않고서 말한다.) 어디로 가면 되는데.
 
상사화:그건 그저 나를 따라오면 돼. (새어들어오는 빛 탓에 자세히 보이지는 않았지만 분명 옅은 웃음을 띄고 너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지만 목소리는 피곤한 기색을 숨기지는 못했다.) 나 팔 떨어질 것 같은데.
 
일렉티오 바시움:잡아준다고 말 안했는데. 먼저 앞장 서.
(자리에서는 일어났다.)
 
상사화:슬슬 날이 저물어서 어두워질테니... 서로 잃어버리지 않게 손을 잡고 가는게 나을 것 같은데. (네게서 시선을 돌려 주위를 잠깐 둘러본다. 여전히 너에게 뻗어진 손은 거두지 못했다.)
 
일렉티오 바시움:그래서? (겨우 그런 이유로 잡을 필요가 있냐는 듯 본다.)
 
상사화:진짜 애같아서는... (다시 너를 가늘어진 눈으로 바라보다가 손을 잡고 앞장서서 걷는다.)
 
일렉티오 바시움:(잡힌 손을 내려다보지만, 딱히 빼내지는 않는다.)
 
그는 당신의 손을 잡고 나아갑니다. 이제 앞으로 둘은 어디로 가는걸까요?
 
일렉티오 바시움:
건강
기준치: 45/22/9
굴림: 63
판정결과: 실패
 
다시 한 번 당신의 머리를 누군가가 치고 간 것처럼 아찔해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걸음을 옮기다 머리를 울리는 통증에 잠시 멈칫한다.)
 
상사화:너 내 이름은 안 궁금해? (앞서 걸어가다가 네가 대답도, 따라오지도 않는 것을 느끼고 뒤돌아본다.) 왜 그래?
 
일렉티오 바시움:딱히. 너, 나랑 무슨 관계라도 있어? (스스로가 누구인지조차 몰랐는데, 기억 속에 네가 담겨있을리가 없었다. 딱히 기억나지 않는 것을 보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고는 대수롭지 않게 말한다. 아릿한 정신이 겨우 나아지면 찡그렸던 인상을 풀어낸다.) 너랑 상관없으니까 신경 쓸 필요 없어.
 
상사화:…나쁜 놈… 너, 내 연인이었어. 멍청아. (서운한 표정을 숨기지 못한 체 어떻게 그걸 잊어버릴 수 있냐고 탓하는 듯 말을 내뱉었다. 네 손을 잡은 손에 힘이 실리고, 어느새 눈에 눈물이 고였다. 뺨을 타고 흐르기 전에 고개를 돌려냈다.) ...이러다가 여행의 시작도 못하겠네. (목소리에 걱정스러움을 잔뜩 묻히고) 어디에 들려서 뭐라도 먹자.
 
일렉티오 바시움:연인? 네가 누군데. (한번도 연애에 대해 제대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혼란스러운 상황 속 연인이라고 주장하는 널 보는 표정이 무심하다. 울고 있는 네 모습을 보고서도 기껏해야 청승맞다는 생각을 하며 한심하게 내려본다.) 마음대로 해.
 
상사화:상사화! (순간 짜증이 담긴 목소리로 네게 소리친다. 그러다 한심하게 내려보는 네 얼굴이 보이면 아주 잠깐 한대칠까, 생각을 해낸다. 한숨을 짙게 쉬고 주변을 둘러보다가 집을 찾으면 그쪽으로 널 끌고 같다.) 따라와.
 
주변을 둘러보면 그가 한 집으로 들어갑니다. 시골집과 같이 안락한 분위기입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짜증스럽게 말한 네 이름을 한 귀로 듣고 흘린다. 딱히 기억해 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네가 끌고 가는 대로 집으로 들어선다.) 여기 네 집이야?
 
상사화:아니야. (그러고선 형광등을 키려고 벽에 달린 버튼을 여러개 눌러보지만 밝아지지 않는 방에 한숨을 내쉰다.) 여기서 조금 기다리고 있어. 창고 뒤져보고 올테니까.... (그렇게 말하고 네 손을 더 꼭 잡아낸다.) 도망가지 않을 거지.
 
일렉티오 바시움:(자연스럽게 들어오는 모습에 당연히 네 집인 줄 알았는데 아니라는 말에 천천히 집을 둘러본다. 그리고는 잡힌 손을 떨쳐내고는 말한다.) 딱히 그럴 이유가 없잖아.
 
좁지만 기본적인 생활은 가능할 것만 같은, 낡았으나 아늑한 내부입니다. 방과 방의 구분이 따로 되어 있지 않은 구조입니다. 천장에는 형광등이 달려있으나 켜보려고 하면 켜지지 않습니다.
 
상사화:(너의 대답에도 불구하고, 겨우 잡고 있던 네 손이 떨어지자마자 아까부터 억누르고 있던 불안감이 급작스럽게 커지기만 했다. 입술을 잘근 깨물어 너를 올려다본다. 마지막까지 네 모습을 두 눈에 온전히 담고 나서야 자리를 떠날 수 있었다.)
 
상사화가 자리를 뜰 동안 집안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 스토브 / 테이블 / 침대 / 화장실 / 창고 ]
 
일렉티오 바시움:(미련이 남은 듯한 너와 달리 아무렇지 않게 네게 등을 돌리고서 집 안을 구경한다. 가장 먼저 눈에 보이는 테이블부터 살펴본다.)
 
테이블을 살펴보는 순간 두통과 함께 현기증이 찾아옵니다.
 
눈앞이 흐릿해지고 제대로 무언가를 가늠할 수 조차 없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다시 찾아온 두통과 흐려진 시야에 정신을 잃지 않기 위해 테이블을 꽉 붙잡는다.)
 
테이블을 붙잡은 손 끝에 무언가가 닿는데 느껴집니다.
 
((닿는게))
 
일렉티오 바시움:(손 끝에 닿인 것을 확인해본다.)
 
차갑고 매끄한 유리병과 동그란 무언가가 희미하게 보입니다.
 
무엇인지 확인할 겨를이 없습니다. 이 현기증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삼켜야만 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차가운 유리병은 내버려두고 동그란 무언가를 겨우 초점맞춰 보려해본다.)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61
판정결과: 보통 성공
 
붉은색의 동그란 무언가가 보이긴 하지만 아직까진 어떤 형태인지 정확하게 보이기가 어려운 모양입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정확히 무엇인지 확인하기 어려웠지만, 당장 무언가를 삼켜야할 것 같은 압박감에 붉은색의 잡히는 것을 삼켜낸다.)
 
손에 잡히는 대로 확인할 겨를도 없이 그대로 한입 베어 뭅니다. 시큼하기도 하고, 달콤하기도 하고. 잘 익은 과일입니다.
 
새어나오는 과즙이 목의 갈증과 허기짐을 달래줍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먹고나서야 과일임을 알고 그것으로 겨우 갈증과 허기짐을 달래본다.)
 
과일을 마저 다 먹으니 이제 좀 정신이 드는 느낌이 납니다.
 
다음은 어딜 살펴볼까요?
 
일렉티오 바시움:(이제 겨우 정신이 들면 한결 가벼워진 기분으로 스토브를 살펴본다.)
 
당신의 키보다 반정도 되는 큰 스토브는 작동은 하지 않는 상태로 있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스토브를 열어본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 녹이 슬었는지 잘 열리지 않네요.
 
일렉티오 바시움:(안 열리면 포기하고 침대로 간다.)
 
침대보가 가지런히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뭔가 더 있을까요?
 
일렉티오 바시움:(침대를 괜히 발로 파본다.)
(*차본다)
근력
기준치: 75/37/15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침대가 꽤나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습니다. 발끝이 살짝 아리네요.
 
일렉티오 바시움:(발만 괜히 아프다.....)
(화장실로 간다.)
 
변기 하나와 세면대가 있습니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는지 상당히 깨끗한 모습입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물을 틀어본다. 불은 안 들어오던 것 같던데)
 
수도가 잠긴 건 지 아무것도 반응하지 않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수도도 끊긴 것을 확인하면 창고 쪽으로 간다.)
 
그가 박스 이곳저곳을 뒤적거리며 무언가를 찾고 있습니다.
 
상사화:아 깜짝이야. 방에 있으라고 했잖아. (네 인기척을 느끼고 조금 몸을 움츠린다) 여긴 내가 살펴볼테니 다른 곳을 보고 있어.
 
일렉티오 바시움:딱히 볼 것도 없던데.
 
상사화:그럼 여기 나 손 잡고 있어줘.
 
일렉티오 바시움:싫은데.
 
상사화:(울상짓기)(울면예쁜얼굴보내기)
 
일렉티오 바시움:(무시하고 창고를 살펴본다.)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3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복잡한 창고를 살펴보다가 거울 하나를 발견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가까이 다가가 거울을 살펴본다.)
 
살펴보면 거울이 뿌옇게 김이 끼인 것처럼 잘 보이지 않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주변에 거울을 닦을 것이 있는지 본다.)
 
주변이 너무 널브러져 있어서 찾기는 힘들 것 같네요.
 
상사화:(박스를 마저 뒤적거리다가 너를 부른다.) 이리와봐, 좋은 걸 찾았어.
 
일렉티오 바시움:(거울을 일단 내버려두고 네 쪽으로 다가간다.)
 
상사화:(그래도 조금은 가벼워진 얼굴로 네 앞에 배낭 하나를 툭 놓는다. 그리고 빵 두개와 생수 한 병, 그리고 휴대용 라디오를 꺼내 네 손에 쥐어준다.) 생수 먼저 조금 마시고 빵도 먹어. 라디오는 혹시 모르니까 챙기고 있고. (꼼꼼)
 
일렉티오 바시움:아까 과일 먹었는데. (네가 바리바리 싸주는 것들을 손에 쥐고 챙긴다.) 저기에도 뭐 있던데. 따라 와봐. (그렇게 말하고 먼저 거울 족으로 간다.)
 
상사화:네 덩치에 그걸로 배가 차겠어? (네 뒤를 졸래졸래 따라가고) 뭔데?
 
일렉티오 바시움:(네 말은 가볍게 무시하고 거울 앞에 선다.) 이거 닦을 만한 거 찾아봐.
 
상사화:(어이가 없는 투로 올려다본다.) 갑자기 왜?? 그리고 부탁하는 태도가 마음에 안 들어.
 
일렉티오 바시움:애인 부탁도 못 들어줘? (애인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도 않았으면서 뻔뻔스럽게 말한다.)
 
상사화:.............. .... (입만 뻐끔거리다가 울상을 짓고는 박스를 뒤적거린다.) 없어...
 
일렉티오 바시움:못 찾겠으면 그냥 와. (짧게 한숨을 내쉬고 널 부른다.)
 
상사화:그래, 시간도 없는데 나가자... (여러가지로 속상한 얼굴)
(강아지마냥붙어있음)
 
일렉티오 바시움:(널 제 앞에 세우고는 손을 잡고 네 손으로 거울을 닦아내본다.)
 
상사화:????
 
방금 전 박스를 뒤지고 온 탓인지 먼지가 묻어 더욱 뿌예보일 뿐입니다.
 
상사화:(손등이 이리저리 쓸린다)(어이털린 얼굴)
 
일렉티오 바시움:(오히려 더 뿌옇게 변하는 거울에 네 손을 놓고서 불만스럽게 본다.) 하나도 안 깨끗해지네.
 
상사화:무슨 사람 손을 걸레처럼.......
 
일렉티오 바시움:(무시)
 
상사화:(못참고욕함)
나쁜.... 나쁜 놈... 진짜...... (좀울고싶다)(하 내가 이럴려고 사귀었나 자괴감이 들고 어쩌구)
빵이나 먹어
(네 손에서 빵 낚아채서 봉지 뜯고 네 입에 넣어준다)
 
일렉티오 바시움:(인상을 찡그리며 빵을 먹기는 한다.)
 
그렇게 사화의 정성(? 으로 빵을 먹으면 몸이 더 기운을 차리는 느낌을 받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불만스럽게 먹긴 했으나 먹으니 몸이 훨씬 가벼워진 기분이다.)
 
상사화:다 먹었으면 나가자. 다른 방에서 볼 건 뭐 없었어?
 
일렉티오 바시움:딱히. 아무것도 없던데.
 
그래도 뭔가 있지 않을까요? 조금 생각해볼까요?
 
일렉티오 바시움: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침대를 발로 찼을 때 근처에서 뭔가 두꺼운 쇳소리를 문득 들었던 것 같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문득 생각나는게 있어 침대로 가본다.)
 
상사화:뭐야, 아무것도 없다며 (일단 따라간다)
 
침대는 그 상태 그대로 있습니다. 아까 발로 차서 이불보가 느슨하게 삐뚤어졌네요.
 
일렉티오 바시움:(사화의 말은 무시하고는 이불보를 당긴다.)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상사화:저기 여기 사람있어요...
저기? (네 머리카락 잠아당긴다)
 
이불보를 당겨 들춰봐도 침대 안엔 아무것도 없네요.
 
일렉티오 바시움:(머리카락을 잡아당기면 손을 쳐낸다.) 뭐 해.
 
상사화:관심 좀 달라고
 
일렉티오 바시움:네가 애야?
 
상사화:애같이 구는 건 너잖아. (짜증)
안해.
 
일렉티오 바시움:침대 근처에 뭔가 있을 것 같은데, 너도 좀 찾아봐.
 
상사화:(욕하면서 위아래로 살펴본다)
 
일렉티오 바시움:보여?
행운
기준치: 45/22/9
굴림: 1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상사화:(침대 아래 기어가서 무엇을 하나 가지고 온다.) 자, 선물이야.
(몽키 스패너 들고와서 네 머리 한번 깡 친다)
 
일렉티오 바시움:
회피
기준치: 41/20/8
굴림: 97
판정결과: 대실패
뭔..(맞고 쓰러짐)
 
....
 
상사화:????????
 
((이번 시나리오 컨셉 시트콤 아닙니다))
 
상사화:야!!! 아니 (생수까서 입에 부어넣음) 정신차려봐
(눈물 빵터짐) 죽일려던 건 아니었는데 일어나 (ㅠㅠㅠ)
 
...
 
시간이 지나 당신은 눈을 뜹니다.
 
일렉티오 바시움:(겨우 정신을 차린다.)
(뒷통수 문질)
 
상사화:흐어엉(눈물 범벅으로 올려다본다)
 
일렉티오 바시움:(기억을 되짚어보고 널 보면 빡친 표정으로 본다.)
 
상사화:(눈물달고 따라째려봄) 그러게 행동 좀 잘 하라고.....
 
아까 맞아서 쓰러졌던 상황 외에는 이제 몸이 멀쩡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꼭 내 잘못인 것처럼 말하네. 챙길 거 다 챙겼으면 나가자.
 
상사화:(입술꾹닫고 이것저것 정리해서 나간다. 그런데도 눈물이 쏟아지는 것은 멈출 수가 없었다.)
 
일렉티오 바시움:(네가 챙기는 모습을 보다 울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본다.) 왜 울어?
 
상사화:.......몰라.... (하나로는 설명할 수가 없었다. 애써 눈물을 닦아네고 네 손을 잡아 밖으로 나온다.) 너랑 있으면 늘 슬퍼. (그제서야 어두룩한 하늘이 보였다.) 이럴 때가 아닌데... 어서 도시로 가야해.
 
일렉티오 바시움:그런데 나랑 사귄다고? (연애라는 건 같이 있으면 좋으니 사귀는 게 아니었던가. 제가 알고 있던 기준과는 다른 것 같아 다시 널 본다. 네게 잡힌 손을 빼내지 않고 따라 걸음을 옮겼다.)
 
상사화:그러게, 내가 대체 왜 너같은 놈이랑 사귀고 있을까. (한층 침울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늘 저를 괴롭히는 생각들이었다. 그러니 그 생각들을 최대한 밀어내고 뻑뻑한 눈을 질끈 감는다. 대충 도시까지 도착할 때까지의 거리와 시간을 머릿속으로 계산했다.) 우리끼리 가기에는 힘들 것 같은데… (머리가 지끈거렸다. 도와줄 사람이 없나 주위를 둘러본다. 바처럼 보이는 다른 집을 보고 그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래도 저기에는 사람들이 모여있겠지.
 
일렉티오 바시움:너 나 좋아하잖아. (생각해보면 답은 어렵지 않았다. 네가 누구인지, 너랑 어떤 관계였는지 아는 것은 하나도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가 좋아한다는 것 하나만은 선명히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뻔뻔한 얼굴로 툭 내뱉고는 네 말에 따라 걸음을 옮겨본다.)
 
그렇게 둘은 바를 향해 발걸음을 옮깁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경쾌한 풍등 소리가 들립니다.
 
사람이라고는 없던 곳이라 생각했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 놀라울 정도로 북적거립니다.
 
상사화:내가 널 아주 많이 좋아했지, 아마… 근데 너는 모르겠어. 1년은 넘게 만나왔는데, 아직도 난 너를 잘 모르겠어. (힘없이 말했다. 지금의 너에게서 제대로 된 대답을 바랄 수도 없었으니. 길을 안내하고 있는 건 저였는데 오히려 길을 잃은 기분이 들었다. 바에 들어가 주위를 둘러봤다.)
 
일렉티오 바시움:(풍등 소리와 함께 들어서면 소란스러운 실내에 인상을 짧게 찡그리며 구석쪽으로 몸을 옮긴다.)
 
그와 당신이 들어오는 소리에 사람들은 일제히 이쪽을 쳐다봅니다. ….쳐다본 것이 맞나요? 눈은 마주쳤나요? 알 수 있을 리가 없습니다. 그들은 모두, 얼굴이 보이지 않습니다.
 
(SAN 0/1d3)
 
일렉티오 바시움:
SAN Roll
기준치: 72/36/14
굴림: 6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얼굴이 보이지 않는 이들을 보고서는 네게 낮게 속삭인다.) 여기 좀 이상한 것 같은데
 
상사화:...뭐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둘러보고 바텐더를 발견하면 그쪽으로 발걸음을 떼었다.) 잠깐 있어봐.
 
일렉티오 바시움:(주변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구석에 가만히 있는다.)
 
그는 급히 바텐더에게 다가가 무언가를 질문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 와중에,
 
???: ....를…..해버렸어.
 
하고, 옆테이블의 대화소리가 들려옵니다.
 
잠시 앉아 그를 기다려볼까요, 아니면 따라갈까요?
 
일렉티오 바시움:(잠시 앉아서 기다린다.)
 
어수선한 바(BAR)지만 옆 테이블의 대화를 이어서 엿 들을 수 있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
듣기
기준치: 59/29/11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듣기
기준치: 59/29/11
굴림: 1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듣기
기준치: 59/29/11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행인1: 아, 자네는 그럼 이제 못 보겠구만.
 
행인2: ......은 모두 같은 선택을 했지.
 
행인1: 그래. 점점….... 이 술을 다 마시면……...
 
행인2: .........은…....무리겠지.
 
일렉티오 바시움:(옆자리 대화가 간간히 들려왔지만 무슨 말인지는 이해할 수 없었다.)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1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당신은 주변을 둘러보다 아까 얘기가 들려왔던 옆 테이블의 일행을 살펴보니 한 사람의 얼굴만이 확실하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활짝 웃는 그 모습은, 세상 그 무엇보다도 아름다웠다 자부할 수 있었습니다.
 
엿 듣기 후 그가 무엇을 하고 있는 지 살펴보면 입구 쪽에서 당황한 눈치로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주변을 둘러보다보면 옆 테이블에 앉아있던 사람 중 한 명이 시선에 꽂히듯 들어찬다. 지금껏 보아온 사람 중 그 누구보다 아름다운 모습에 저도 모르게 시선을 주게 된다. 그렇게 한참 시선이 팔려있다 사화를 살펴보면 두리번 거리는 모습에 뭘 하고 있는지 앉아서 본다.)
 
상사화:(한참을 두리번 거리다 너와 눈이 마주치면 빠른 발걸음으로 다가간다. 조금 다급한 손길로 네 손을 아까보다 더 세게 잡는다.) 너- (무언가를 말하려다 다시 입을 다문다.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슬프게만 들렸다.) ..여기서 도시까지 단순히 걸어가는 건 무리래. (잠시 한숨을 길게 내쉬고) 그런데 이 근처에서 며칠 전 큰 소리를 들었다고 하네. 사고가 난 것 같은데, 아직도 가끔 손님들이 자동차 경적 소리가 들릴 때가 있대. 어쨌든 근처에 차 같은 게 있는 것 같으니 가보자.
 
일렉티오 바시움:(다가와 세게 손을 잡는 것에 얼굴을 찡그리고 손을 빼낸다.) 그럼, 나가서 살펴봐야겠네. (마침 여기 더 있고 싶은 생각은 없었던터라 짐을 챙겨 나온다.)
 
상사화:잠시만, 같이 가. (빼어넨 손을 다급하게 다시 잡는다.) ...길 잃을지도 모르잖아.
 
일렉티오 바시움:(잡힌 손을 내려다보고 앞서 걷는다.) 잘 찾아봐. 곧 어두워질 것 같은데.
 
그렇게 둘은 풍등소리와 함께 바를 나옵니다.
 
바에서 나와 당신과 사화는 바텐더가 알려준 곳으로 걸어가기로 합니다.
 
시간이 그렇게나 지났는데도 여전히 노을이 지고 있습니다. 길게, 아주 길게 말입니다. 멈춰버린 것만 같은 절경입니다.
 
상사화:(생각과는 달리 해가 참 느리게 지고 있었다. 잠깐 그 풍경을 넋놓고 바라보고 있다가 흘러가듯 물었다.) 너는 내가 안 궁금해?
 
일렉티오 바시움:(바에 들어서기 전에도 비슷한 노을을 본 것 같은데, 나오고 나서도 해는 아주 느리게 넘어가고 있었다.) 널 궁금해 했으면 좋겠어?
 
상사화:당연하지... 넌- (순간 숨을 멈추고 널 올려다봤다. 신경이 다른 곳으로 팔린 건지 발걸음이 서서히 느려졌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랬잖아.
 
일렉티오 바시움:너에 대해서 설명할 수는 있어? (네 이름이 상사화라는 것, 연인이었다는 것. 그 외에 너에 대해 아는 것은 없었다. 사실 네 존재 자체가 신기하기는 했다. 평생 누군가와 사귈 거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연인이라고 말하는 네 모습을 보면, 어떤 생각으로 너랑 사귀었을까 하는 그런 생각을. 그래서 어쩌면 더 너에 대해 의문을 가지려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너에 대해 알게 되는 만큼 지금의 제 자신을 놓아줘야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할 수 있으면 말해 봐.
 
상사화:(생각해보니 제가 너에게 본인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었던가? 기억이 잘 나질 않았다. 애초에 네가 궁금해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으니까. 어쩌면 저도 그냥, 제멋대로, 제가 내킬때 너와 대화를 나눈 것이 다가 아니었나. 헛웃음이 뱉어졌다. 아쉬움, 그리고 후회가 밀려들었다. 그러니 말을 꺼내는 것이 영 어색하게만 느껴졌다.) 이름은 상사화, 나이는 23세고… 네가 이제 29세겠지. 네가 요리 하는 모습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말해줘서 최근에 요리학원을 다니고 있어. 손잡는 거 좋아하고, 스킨십도 좋아해. 사실 지금도 네가 많이 해줬으면 좋겠네. (더 할 말이 있을까, 곰곰히 생각해보고) 너에 대해서는 궁금하지 않아?
 
일렉티오 바시움:(네 정보들이 하나씩 쌓인다. 유난히 손잡는 것에 집착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에 잡은 손을 잠시 내려다본다.) 글쎄... 너는 나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어? 연인이라면 제법 많이 알고 있을 것 같은데.
 
상사화:…폭력적이고, 이기적이고… 근데 또 섹스하는데 있어서는 선수인 거 알아? (짧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거 하나는 봐 줄만 했거든. 직업은 프리랜서고... 근데 너는 네 이야기를 잘 안 해줬어. 카페가면 아아를 많이 마셨던 것 같기도 하고... 와인을 좋아해서 그거에 어울리는 요리를 해주면 나름 좋아해줬어. (지극히 단면적인 내용들을 쏟아냈다. 이때까지 제가 바라고 그리웠던 건 과연 '일렉티오 바시움'이었을까, 아니면 그와 사랑에 빠진 '상사화'였을까. 문득 의문이 들었다.)
 
일렉티오 바시움:(네가 말하는 내용에는 관심과 투정이 섞여 담겨 있었다. 그러나 단편적이고 한정적인 정보들이 너와의 관계를 짐작해주기도 했다. 분명 너와 다른 이들과 같은 보통의 연인관계일거라고는 처음부터 짐작하지 않았다. 제 성격 상 그것이 가능할 리가 없었을테니까. 그리고 그것에 어울리는 너 또한 정상적이지는 않았을거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애초 '정상적인' 사랑 같은 건 존재하지 않으며 정의내릴 수 없는 것이겠지만. 그리고 네가 말해준 내용들을 들으면 오히려 의문점이 생겼다.) 그렇게 들으면 전혀 좋은 애인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잘도 사귀었네.
 
상사화:와, 객관적으로 그게 느껴져? (빤히 올려다본다. 네가 좋았던 점을 나열해보아라, 라고 말한다면 분명 아무런 대답도 못 했을 터였다. 네가 연인으로써 해주었던 것이 없었으니. 그저 그것을 감내하고도 계속 너와 함께 있고 싶었던 만큼 너를 사랑했다거나, 그래도 괜찮았다 싶을 정도로 외로웠거나. 너를 향한 그 감정이 어느 정도였냐면- 당장이라도 이 자리에 주저앉아 네 품에 숨을 파묻고 싶은데, 지금으로써는 앞으로 발걸음을 다시 뻗는 것 밖에 할 수가 없었다.) 말 안한 거 있는데 그래서 지금 우리 헤어졌어.
 
일렉티오 바시움:...그래? (과거형으로 말하는 것에 짐작을 하기는 했다. 애초에 이런 위태로운 관계가 오래 지속될거라고 생각해본적도 없었고. 너랑 사귀고 있다는 것보다는 헤어졌다는 상황이 좀 더 이해하기 쉽기는 했다.) 그럼 나랑 같이 다닐 이유도 없지 않아?
 
그렇게 얘기하면서 얼마 쯤 걷다보니 멀지 않은 곳에서 자동차 엔진 소리가 들려옵니다.
 
가까이 다가가면 3명 정도 되어 보이는 소년..처럼 보이는 이들이 자동차 주변에 모여있습니다. 바에서 만난 이들처럼 모두 얼굴이 뿌옇게 보입니다.
 
가까이 다가가면 소년들은 사화를 보고는 호들갑을 떱니다.
 
소년1: 와, 얼굴이다! 나 얼굴 있는 사람은 처음 봤어!
 
일렉티오 바시움:(팔짱끼고 지켜봄)
 
상사화:그건- (네게 대답을 하려다가 자동차 엔진 소리에 순간 눈을 돌린다.) 아- (아이들의 반응을 보고 당혹감을 숨기지 못했고 네 얼굴만 살폈다.)
 
일렉티오 바시움:왜. (제 눈치를 살피는 네 모습에 묻는다.)
 
얼굴이 흐릿한 소년들은 당신을 아량곳하지 않고 사화를 그저 신기하게 보기만 합니다.
 
상사화:아냐. (시큰둥한 네 모습을 보면 다시 아이들에게 고개를 돌렸다.) 도시로 걸어가려고 하는데 도와줄 수 있을까?
 
소년1: 도시로 가는 중이었구나~ 우리도 거기 가려다가 차가 고장나서 가지를 못하고 있었어.
 
소년2: 그럼 형아들이 이 차 좀 고쳐줘! 그럼 차를 빌려줄게!
 
상사화:정말? (잠시나마 표정이 밝아졌다. 네 손을 잡고 끌고가서 차를 살핀다)
 
일렉티오 바시움:(어디가 고장나
(어디가 고장났는지 차를 살펴본다.)
 
흔해 빠진 소형차입니다. 조금 손 보면 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6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차의 모양세가.... 무언가 낯이 익습니다. 왜 일까요?
 
일렉티오 바시움:(차가 묘하게 낯익어 빤히 본다.)
 
상사화:고칠 수 있겠어?
 
일렉티오 바시움:너는?
 
상사화:나이를 29살이나 먹었으면서 그런것도 못하고 (한심한 표정) 몽키 스패너가 네 인성을 고치진 못했지만 차는 고칠 수 있진 않을까?
 
일렉티오 바시움:(몽키스패너 이야기가 나오면 인상을 쓰며 널 본다.) 챙겨왔어?
 
상사화:(주머니에서 꺼내서 네 손에 쥐어준다)
 
일렉티오 바시움:(네가 쥐어준 몽키스패너로 차를 고쳐본다.)
기계수리
기준치: 10/5/2
굴림: 97
판정결과: 대실패
 
차를 고치던 중 몽키스패너가 부러집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부러진 몽키스패너를 잡고 다시 해본다.)
기계수리
기준치: 10/5/2
굴림: 49
판정결과: 실패
 
상사화:...야.......... (동공지진남)
 
일렉티오 바시움:이거 고쳐지는 거 맞아? (몽키스패너를 단단히 잡고 해본다.)
 
상사화:너랑 못가면..... (눈물..)
 
일렉티오 바시움:
행운
기준치: 45/22/9
굴림: 53
판정결과: 실패
 
상사화:자 잠시만... (부러진 몽키스패너로 어쩌구저쩌구 하려고 해본다)
 
일렉티오 바시움:
행운
기준치: 45/22/9
굴림: 1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사화가 어느정도 손을 보니 달달 거리는 엔진소리를 내며 차에 시동이 걸립니다.
 
소년들은 박수를 치며 기뻐합니다.
 
소년1: 약속대로 차 빌려줄게! 우리 대신 잘 다녀와!
 
소년2: 형도 꼭 얼굴을 찾길 빌게!
 
상사화:(시동이 걸리자 그제야 자리에 주저앉고 울음을 터뜨린다) 아 쓸모없는 놈아
 
일렉티오 바시움:그만 울고 차나 타. 시간 없잖아.
 
상사화:멍청이.... (자동차 운전석에 기어들어간다.) 너도 타.
 
일렉티오 바시움:(자연스럽게 조수석에 탄다.)
 
상사화:고마워, (소년들에게 인사를 하고 엑셀을 조심스럽게 밟는다.)
 
일렉티오 바시움:(안전벨트한다.)
 
상사화:너만 해...? 나는
 
일렉티오 바시움:네가 하면 되잖아.
 
상사화:쳇 (안전벨트 하고 자동차를 운전한다.)
 
소년들을 뒤에 등지고 당신과 사화는 도시를 향해 달립니다.
 
여전히 멈추어버린 것 같은 노을지는 풍경. 고개를 돌려 사화를 바라보면 노을을 풍경으로 사화의 얼굴에 그늘이 져 있습니다.
 
당신은 누구인가요.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나요.
 
당신은 눈 앞에 섬광이 이는 것처럼 갑자기 흐려 집니다. 머리가 아파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38
판정결과: 보통 성공
(두통에 머리를 짚어낸다.)
 
무언가가 환각처럼 일순 보입니다.
 
당신이 차를 운전하며 도로를 달리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스스로 운전하며 달립니다.
 
무미건조한 표정을 지으며 옆을 바라보고…
 
거기서 다시 정신을 차립니다.
 
상사화:왜 그래? (곁눈으로 너를 바라본다.) 무슨 일 있으면 말해.
 
일렉티오 바시움:(찡그린 시야 사이로 얼핏 무언가가 보인다. 운전석에 앉아 운전을 하고, 옆을 보면.. 기억이 끊기면 뒤늦게 눈을 깜빡인다. 분명 무언가 떠올랐던 것 같은데 이내 지워낸다.) 별 일 없어. 운전이나 신경써.
 
상사화:(걱정했는데 나름 매끄럽게 운전이 되는 모습에 가볍게 숨을 내쉰다. 운전대를 양손으로 조금 더 꼬옥 붙잡는다. 이어지는 침묵 속에 한참을 우물쭈물되다가 겨우 한마디 내뱉었다.) ....좋아해.
 
일렉티오 바시움:(차창 너머로 지나가는 풍경들을 가만히 시선에 담아낸다. 느리게 지는 노을에 시선 닿는 모든 것이 붉었다. 그렇게 정적 속에 비슷한 거리가 지나가다 네 목소리 또한 스쳤다.) ...헤어진 관계에서 들을 소리는 아닌 것 같은데.
 
상사화:그런가. 네가 같이 다니는 이유를 물어봤잖아. 그거 대답해준거야. (오늘은 유독 하늘이 붉어서, 너와 함께하는 이 시간이 소중해서, 좋아한다는 말에 네 대답이 궁금해서. 그런 것 뿐이라고. 그렇게 자기암시를 걸었다.)
 
광활하게 이어지는 직선의 도로 끝에, 아지랑이 속에서 일렁이는 큰 건물들이 모인 곳이 보입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재밌네. (가벼운 비웃음이 새어나온다.) 그럼 왜 헤어졌는지 말해봐. (이렇게 지금도 좋아해서 포기를 못하겠으면 헤어지지 않았어야하는건 아닌지. 문득 기억이 온전하지 못한 것이 아쉬워졌다. 이 상황 자체가 그만큼 모순적이고 우스웠다.)
 
상사화:(보답받지 못한 마음은 실망을, 위로받지 못한 슬픔은 원망을 일으켰다. 애정을 강제로 빼앗겼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렇지만 사람을 미워하기에는 그만큼 많은 기력을 소모하기에, 그리고 그 원망 조차 갈 곳을 잃고 제 속에서만 썩어가고 있기에, 결국에는 쓰레기 더미 속 틈을 비집어 마음 한 조각이 겨우 고개를 내밀었었다. 다시 한 번 웃음거리로 만들어질 뿐이었지만.) 너는 내가 너에게 이 말 한마디 할 때까지 얼마나 긴 시간이, 노력이 필요했는지 알 수는 있을까. (모를테지. 안다면 적어도 나에게 한줌의 상냥함을 허락하지 않았겠냐고.) ....힘들어서 그랬어. (그러니 그 마음을 조각배로 접어서 망각의 바다에 띄었었다. 길을 잃어버리도록. 그 넓은 바다가 메마를 때까지 흐르고 흘러 너에게 닿을 수 있도록.) 뻔한 연인의 사정이겠지.
…할 말 없으면 아까 준 라디오나 켜봐.
 
일렉티오 바시움:그래도 연애까지 한 걸 보면, 분명-. (이유가 있었을텐데. 하는 말은 삼켜낸다. 이제와 그 이유가 네게 중요할까 싶었다. 스스로가 누구인지조차 확신하지 못한 지금의 상황 속에 너라는 존재는 오히려 혼란스러움을 가중시킬 뿐이라 최대한 무시하려 애썼다. 네가 말해준 정보들은 모두 이해하기 어려웠고, 납득되지 않기도 했다. 그럼에도 널 내버려두지 않고, 네 손을 뿌리치지 않고 따라갔던 것은 적어도 제게 해를 끼치지 않을거라는 묘한 믿음 속에서 일어난 행동들이었다. 사랑도, 사람도 믿지 못하는 제가 유일하게 네게 곁을 내어줬다면 기억하지 못할 이유가 분명히 존재했을테니까. 그것과 별개로 네 감정의 깊이나 상태를 짐작하거나 배려하기는 어려웠다. 배려라는 단어를 이해는 하고 있을까 싶을 정도로 태어나 누군가를 배려해 본 적이 없었을테니 그 대상이 네가 되기 어려운 것도 당연했다. 그래서 오히려 네게 더 단호하게 말이 튀어나왔을지도 모른다.) 애매하게 굴지말고. 정확하게 말해, 상사화. 말하지 않는 내용을 알아차리는 재주는 없으니까. 그냥 네 마음을 알아주기만 했으면 하는 건지, 아니면 다른 걸 바라고 있는 건지. (지금의 네 태도로는 그저 옛 연인관계라고 보기에도 어려웠다.)
 
상사화:다른 걸 바라면 들어주기는 하려고? 이전에 내가 원하는 것을 말했더니 네가 비웃지는 않았어? 네가 나한테 한 짓만 늘어놓는다면 아주 한나절은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목을 조르고, 상해를 입히고. 배려만 안 했을까? 무엇을 먼저 이야기 해야할까, 기억들을 나열하다보니 눈물이 쏟아졌다. 너와 함께 있자면 늘 슬플 수 밖에 없었다. 너는 나의 조각배를 발견하면 그 위로 바윗돌을 던져서 바다 속으로 밀어 넣을테니까. 언제까지 계속 올라올 수 있을지 궁금해서, 그게 신경이 쓰여서. 그러니 나는 숨구멍을 찾아 소금기를 가득 담은 눈물을 한줌 한줌 흘러 보낼 뿐이었다.)
제 멋대로 기억을 잃기나 하고... 참 편하겠어, 넌. 나도 다 잊을 수 있다면 좋을 거야. (기억과 감정은 서로에게 종속된다. 너와 그만한 기억들과 추억들을 쌓아올렸으니 그만큼의 감정이 누적되는 것도 당연했다. 네 앞에서 그것들을 무너뜨리고 싶었다. 그 폐허에 불을 지르고, 그 위에 누워 태워져 한줌의 재가 되고 싶었다.)
 
일렉티오 바시움:내가 들어줄 수 있었으면, 들어줬겠지. (물론 확신할 수는 없었다. 지독히 흥미와 기분을 좇아 사고하는 삶에 네 요구가 얼마나 수용되었을지는 스스로도 짐작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뻔뻔스럽게 말하는 것에는 표정변화조차 없었다.) 그걸 알면서도 견디고 있던건 너였잖아. (기억도 나지 않는 제 과거를 지금에서 책임져야하는 것은 생각보다 불쾌한 일이었다. 기억나지도 않는 일들에 대한 죄를 따져묻고, 그 책임을 요구받는 것은 정말로 유쾌하지 않았다. 그래서 네 울음도, 과거도, 기억도 무시하기 위해 라디오를 켰다. 오늘도 상황에 직면하기보다는 회피를 택했다.)
 
당신이 라디오를 키면 잠시 지지직거립니다.
 
주파수를 몇 번 조정 하자, 아름다운 미성으로 뉴스가 나옵니다. 통신이 잘 통하지 않는 지 가끔 지직거립니다.
 
《최근 ---기 위하여 얼굴이 있는 자들을 노리는 ---들이 늘어났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
듣기
기준치: 59/29/11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을 -----으로 착각한다면 진정한 자신은 영원히 소멸됨을 상기하여야 합니다.》
 
중간의 내용은 잘 들리지 않습니다.
 
《기억 사냥꾼들은 주로 도심지의 사람들을 노린다고 하니, 얼굴이 있는 자들은 조심해주시길 바랍니다.》
 
뉴스가 끝났는 지 이윽고 노래 하나가 흘러나옵니다.
 
뉴스가 나오는 동안 아무 말이 없던 사화가 중얼거리듯이 말합니다.
 
상사화:분명 공통점이 없어서 그럴 거야. 이건...이건 괜찮아. (너보다는 본인에게 말하는 듯했다.)
 
일렉티오 바시움:(라디오에 나온 내용들에 괜히 네 쪽을 살펴본다. 분명 자동차를 빌려준 소년들이 얼굴에 대해서 이야기했었는데.)
 
큰 건물들이 더욱 가까워 옵니다. 이제 도착한 모양입니다.
 
도착한 곳은 교외 지역과는 달리 하늘로 높게 뻗은 건물들, 어수선하고도 바빠 보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차창 너머로 교외와 다른 밖을 둘러본다.)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68
판정결과: 실패
 
너무 복작거리는데다가 빨리 움직여서 사람들의 얼굴이 재대로 보이지 않네요.
 
일렉티오 바시움:(시선을 돌려 네 쪽을 본다.) 다 왔어?
 
상사화:그래, (그리고 어디선가 모자를 꺼내 너에게 씌워준다) 여기서 얼굴이...보이지 않는 사람은 드무니까... 눈에 띄면 곤란해. (차를 주차하고 나선다.) 나가자.
 
일렉티오 바시움:왜 난 보이지 않는건데. (널 따라가며 묻는다. 분명 교외지역에서는 얼굴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가득하고, 너를 보며 반가워했던 소년들이 기억에 선명했다.)
 
상사화:글쎄, 여기서 그 이유를 찾을 수도 있겠지. 다만 스스로 찾아야겠지만... (잠깐 너를 뒤돌아보고 네 손을 잡았다.) 하지만 찾지 않아도 괜찮아, 도시를 지나쳐 이 여행이 끝나면 기억날 거야.
 
둘은 그 얘기를 끝으로 차에서 내립니다.
 
이제 어디를 가볼까요?
 
[ 중앙광장 / 뒷골목 / 상실보호센터 / 도서관 ]
 
일렉티오 바시움:(사람이 많은 중앙광장을 피해 조용할 것 같은 도서관 쪽으로 가본다.) 이쪽으로 가자.
 
상사화:웬일로 먼저 가자고 하네. (기억을 잃었던 예전과 똑같이 행동한다 싶었다. 널 따라 도서관으로 향한다.)
 
도서관을 도착했지만 아직 열람시간이 되지 않았네요. 문은 굳게 닫혀있습니다.
 
상사화:네 미래같네... (중얼)
 
일렉티오 바시움:(닫혀있는 문 노려봄)
 
상사화:그런다고 열리지 않아... (중앙광장 쪽으로 널 끌고간다. 어차피 다른 곳을 가려면 지나쳐야할테니.)
 
일렉티오 바시움:(짜증스럽게 문을 보고 따라간다.)
 
사화를 따라 중앙광장으로 향합니다.
 
광장의 중앙에는 [분수]가 있습니다. 주변에는 여러 [상가]가 앙증맞게 있고, 상가 사이에는 다양한 [포스터]가 붙어있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주변 상가를 둘러본다.)
 
상가 근처에서 맛있는 냄새가 나는 음식들을 팔고 있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어떤 음식들을 파는지 살펴본다.)
 
상사화:뭐 봐? (음식을 보는 것에 포스터로 널 이끈다.) 배고프면 아까 빵 먹어.
 
일렉티오 바시움:딱히 그건 아닌데. (따라 포스터 쪽으로 가서 본다.)
 
광고부터 찌라시, 경고문 등이 적힌 포스터가 다양하게 붙어있습니다.
 
경고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적혀있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무언가... 기억이 날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상사화:다 봤어?
 
일렉티오 바시움:(얼핏 무언가 떠오를 것 같다 사라진다. 경고문을 다시 한 번 읽고는 시선을 돌린다.) 응.
 
상사화:그럼 다른 곳으로 가보자. (네 손을 잡고 광장을 빠져나오면서 분수 쪽을 바라본다.)
 
사화를 따라간 분수 옆에는 가판대 하나가 보입니다. 분수 안으로 동전을 던져 넣으면 포춘쿠키를 주는 것 같습니다.
 
상사화:와 저기 포츈쿠키 주나봐. 해볼래? (주머니 뒤적뒤적)(동전 하나를 꺼낸다.)
 
일렉티오 바시움:(제 주머니를 뒤져 동전이 있는지 살펴본다.)
 
주머니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당신의 품에는 빵과 라디오 뿐...
 
일렉티오 바시움:(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주머니에 빵과 라디오만 내려본다.) ...없네.
 
상사화:내꺼 받으라니까. (네 손에 동전 쥐어준다.)
 
일렉티오 바시움:(동전을 쥐어주면 어이없다는 듯 보다 성의없게 분수 안으로 던진다.)
 
성의없음에도 동전에 무게가 있는지 퐁당 하고 분수 안으로 들어갑니다.
 
일렉티오 바시움:
행운
기준치: 45/22/9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동전을 던지니 분수 옆에 있던 누군가가 당신에게 포춘쿠키를 건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포춘쿠키를 받아 깨본다.)
 
상사화:(나도...)(주머니 뒤적뒤적)
 
아쉽게도 사화에게는 동전이 하나 밖에 없었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때로는 잊고 사는 것이 더 나은 결과일지도' 라는 문장을 가만히 내려본다. 지금 기억이 없는 현재가 더 낫다는 말인건지. 남은 쿠키는 비둘기들에게 뿌려준다.)
 
상사화:아. (시무룩)
그걸 왜 비둘기들한테 (시무룩)
 
일렉티오 바시움:왜. 미리 말 안 했잖아.
 
상사화:(시무룩.....)
 
일렉티오 바시움:(시무룩한 네 모습을 무시하고 표지판을 따라 상실보호센터로 간다.)
 
상사화:(서운한표정한가득짓고졸졸따라간다.)
 
새하얀 벽, 새 하얀 가구의 이질적이면서도 어딘가 병원과 비슷한 공간입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데스크]와 대기실, ‘직원 외 출입금지’라는 문구가 적힌 문이 있습니다. 문 안 쪽은 들어갈 수 없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주변을 둘러보고는 데스크부터 살펴본다.) 꼭 병원같네.
 
데스크에 다가가면 밝은 목소리로 직원이 인사합니다.
 
직원: 어서오세요, 상실보호센터입니다!
 
매혹적이고도 아름다운 미성의 여인입니다.
 
데스크 위에는 안내책자, 태블릿이 있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눈이 마주치면 직원과 가볍게 인사하고는 안내책자를 살펴본다.)
 
『어서오세요, 상실보호센터에! 잃어버리신 기억이 있으신가요?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겠나요? 그럴 때에는 망설임 없이 상실보호센터에 방문해주세요! 당신이 기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드립니다!』
 
라고 여러가지 사진과 함께 적혀있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사진들을 살펴본다.)
 
기억을 찾아서 기쁜 듯 미소를 짓는 사람들, 치료를 받는 사람들 등등 여러가지 사진이 있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안내책자를 내려놓고 태블릿을 살펴본다.) 신기하네.
 
상사화:(너를 따라 태블릿을 보고)
 
센터에서 판매하는 상품들에 대한 설명이 적혀있습니다.
 
기억을 좀더 쉽게 떠올릴 수 있게 하는 기억촉진제, 잊고 싶은 기억을 지워주는 망각환, 형체도 남기지 않는다는 소멸과. 터무니 없는 가격들입니다.
 
상사화:(다 나쁘지 않은 상품들이었다. 꽤 주의깊게 보다가 가격을 보고 입을 딱 벌린다.) 왜 이렇게 비싸요?
 
일렉티오 바시움:(신기한 상품들 아래 그보다 신기한 가격들을 보면 얌전히 태블릿을 내려놓는다.)
 
직원: 기억을 되 찾는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닌거 고객님께서도 아시잖아요~ 그 대신에 돈만있다면 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거죠~ 저희도 대중화 되기 위해서 많은 개발을 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상사화:...아...... 너 돈 없지?
 
직원: 아, 고객님께서 유난히.. 특별한 기운이 보이시는 것 같은데....
 
직원은 당신의 얼굴을 보더니 무언가를 내밉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이 정도는 없는데. (직원을 보고는) 기억을 좀 더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기억촉진제라는 말은 빠르지 않게 하는 법도 있는 것 같은데.
(받은 것을 확인한다.)
 
직원: 손님과 같으신 분들께는 특별 서비스로 샘플을 드린답니다. 기억촉진제의 샘플을 사용해보시겠어요?
 
이후 직원이 건넨 것은 안약 처럼 생긴 기억촉진제입니다. 사용법은 안약과 같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그 비싼 촉진제의 샘플을 무료로 나눠주는 것에 수상한 시선을 보낸다.) 부작용이나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니겠죠?
 
상사화:비싼 건데 써봐. (좀 부러운 눈길)
 
직원: 저희는 부작용 있는걸 함부로 낼 수 없어요~
 
일렉티오 바시움:(의심스러운 시선을 지우지 못하고 사용법에 따라 눈에 넣는다.)
 
투명한 액이 한 방울 뚝, 당신의 눈에 들어가자
 
기억하나가 당신의 눈앞에 펼쳐집니다.
 
“상사화, 나를 죽이고 싶었으면 어설프게 굴지 말고 제대로 해야지.”
 
어이가 없는 듯하기도, 조금은 짜증이 난 것 같기도 한 목소리.
 
그 목소리의 주인을 찾아 앞을 바라보면,
 
목덜미에서 적지않은 양의 피가 흘러내리고 있는 당신이 서있습니다.
 
그가 당신을 밀어내고, 숨통을 조여냅니다.
 
여린 목이 눌리고 폐가 타들어가는 고통에 얼굴이 일그러져갑니다.
 
겨우 열린 입을 통해 가늘고 약한 목소리가 흘러나옵니다.
 
그의 손을 뿌리쳐야 합니다.
 
당신의 거친 움직임에 뒤에 있던 거울이 산산조각이 나는 순간,
 
거울조각에 비친 당신의 눈과 마주칩니다.
 
상사화:뭐가 떠오르는 게 있어?
 
일렉티오 바시움:(기억촉진제가 스며들면 잊혀졌던 기억이 펼쳐진다. 목덜미에서부터 시작되어 거울 조각으로 스며든 피, 바닥에 떨어진 핏자국들. 잊고 있었다는 것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선명한 기억들 사이, 뻗어진 손에 숨이 막혀든다. 얼굴을 금세 붉어지고 숨은 차올라 한계에 몰아붙여지는 순간 거울 너머로 눈이 마주친다. 네 질문도 듣지 못한 채 참았던 숨을 뱉어냈다.)
 
상사화:왜 그래? (갑작스럽게 숨을 내뱉는 모습에 걱정 가득한 눈으로 바라본다.)
 
일렉티오 바시움:(겨우 숨을 골라내고 말한다.) ...아무것도.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시야가 조금 뿌옇게 보일 뿐, 괜찮은 것 같습니다.
 
상사화:진짜? 무슨 기억이 났는데?
 
일렉티오 바시움:(가만히 널 보다 툭 내뱉는다.) 네가 날 죽이려고 했던 기억.
 
상사화:...? 언제?
 
일렉티오 바시움:몰라. (흐릿한 시야에 괜히 눈을 깜빡이고 직원에게 묻는다.) 이거 기억 더 찾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상사화:농담으로 하는 말이야? (아닌 것 같은데. 눈을 가늘게 뜨고 따라 직원을 바라본다.)
 
직원은 그저 당신들을 표정변화 없이 바라볼 뿐이었다.
 
직원: 효과가 있으셨나보네요~
나중에 기억을 더 되찾고 싶으시다면 저희 센터 이용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상사화:돈이라도 모아서 돌아와야하나... 너 진짜 괜찮은 거 맞지?
 
일렉티오 바시움:효과가 있긴 있던데. 불쾌할만큼. (책자에 있는 기억을 되찾아 기쁜 얼굴을 하는 사람들의 사진을 짜증스럽게 내려보고는 몸을 돌린다.) 괜찮으니까 나가자.
 
상사화:(아쉬운 듯 뒤를 돌아보다가 내 손을 잡고 따라 나갔다.) 이제 남은 곳이...
 
직원의 인사를 뒤로하고 두 사람은 센터를 나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먼저 네 손을 잡아 뒷골목으로 걸음을 옮긴다. 어쩐지 피곤한 기분이라 뭐든 빨리 끝내고 싶었다.)
 
상사화:(따라 따라간다. 제대로 대답을 해주지 않으니 답답함에 인상을 찡그릴 뿐이었고.)
 
일렉티오 바시움:
듣기
기준치: 59/29/11
굴림: 2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뒷골목으로 들어서기 전 어두운 골목 안에서 아드득, 하고 무언가 씹히는 듯한 소리가 들립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소리가 들려오는 쪽을 본다.)
 
소리가 들려오는 쪽을 보니 서너명 남짓한 무리가 바닥에 주저앉아 무언가를 먹고 있습니다.
 
무리 중 그 누구의 얼굴도 보이지 않습니다. 희미하고도 뿌옇게 일렁이는 얼굴에는 피가 튀겨지고, 바닥에는 남자라고 추정되는 자가 쓰러져있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쓰러진 남자의 얼굴은 짐승이 뜯은 것 마냥 너덜해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습니다.
 
(SAN 1/1d4)
 
일렉티오 바시움:(피가 튀기는 상황을 본다.)
SAN Roll
기준치: 72/36/14
굴림: 1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상사화:(뒤늦게 골목의 처참한 상태를 보고 인상을 쓴다.) 저게… 무슨,
 
침착해지지만 피 냄새는 어쩐지 불쾌하게 느껴집니다.
 
두 사람의 인기척에 발견한 수상한 이들은 두 사람을 공격하기 시작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피를 묻히고서 이쪽으로 달려드는 것들을 보면 인상을 찡그리며 피해본다.)
회피
기준치: 41/20/8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당신은 재빨리 몸을 피하지만 사화는 당신을 다치지 않게 하려는지 앞을 막아서다 다칩니다.
 
사화 체력 -2
 
소란스런 이쪽의 소리 때문인지 골목밖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크게 들립니다. 뛰어오는 발자국 소리가 커지자 놀란 이들은 도망갑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다친 널 본다.) 괜찮아?
 
상사화:(다친 부위를 한 손으로 감싸고 너를 올려다본다.)
 
사화가 다친 것을 보면 일순 현기증이 찾아옵니다.
 
한가지 기억이 떠오릅니다.
 
“떨어지지마.”
 
다시 한번 눈물을 닮은 목소리가 귓가에 울립니다.
 
본래 그런 것인지, 당신 옆에서의 그는 늘 울음에 잠겨 있어서인지 확실하지 않습니다.
 
따뜻한 온기가, 부드러운 감촉이 입술 위로 와닿습니다.
 
“내가 널 좋아해. 내가 좋아한다고 했으니까, 너에게는, 우리에게는 행복할만한 가치가 있는 거야.”
 
비록 뺨에 닿은 손이 얼음장처럼 차가웠지만, 벽난로가 두 사람을 따뜻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곧이어 장작이 타는 아늑한 소리에 당신의 목소리가 섞여 듭니다.
 
“너랑 있으면 난 제법 즐겁던데.”
 
당신의 기쁨을 바라게 되는 밤입니다. 누구나 행복해질 권리가 넘치는 날.
 
그렇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분위기에 취했다고 해도 좋습니다.
 
내일도, 모레도…
 
당신이 웃을 수 있기를.
 
그 미소의 이유에 내가 조금이라도 존재하기를.
 
현기증이 온 당신을 사화가 걱정스레 쳐다보면 눈이 마주칩니다.
 
상사화:정말... 자꾸 왜 그래. 병원부터 가야할 것 같아, 너.
 
일렉티오 바시움:(네가 올려다 보는 시선과 마주하면 다시 또 다른 기억의 조각이 떠오른다. 겨우살이를 아래에 두고, 입을 맞췄던 날. 벽난로에서부터 시작된 온기가 온 가득 퍼져들었던 크리스마스의 추억이 펼쳐졌다. 지금과 달리 행복해보이는, 편안해보이는 분위기가 멀게 느껴졌다. 현기증에 잠시 벽을 짚고 있다 정신을 차리면 눈을 깜빡인다.) ...괜찮아. 몸에 문제 있는 건 아니니까. 내 몸은 내가 더 잘 알아.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현기증 때문에 시야가 흐릿합니다. 기분탓일지도 모르겠군요.
 
일렉티오 바시움:(뿌연 눈을 괜히 문지른다.)
 
상사화:정말이지? (그래도 걱정된다는 표정을 지우지는 않았다. 비틀거리는 네게 잡으라는 듯 손을 뻗고) 이제 이동하자.
 
일렉티오 바시움:(여전히 그 취해있던 분위기가 선명하게 느껴졌기 때문일까 이번에는 거절하지 않고 네 손을 잡았다.)
 
상사화:(아무렇지도 않게 네 손을 잡아 도서관으로 이끌었다. 이제야 제 본부를 다 하는 기분이 들었다.)
 
일렉티오 바시움:(현기증의 휴유증을 겨우 떨쳐내며 걸음을 옮겨 도서관으로 향한다.)
 
두 사람은 도서관으로 향합니다.
 
도서관에 도착해 안으로 들어가면 수많은 서가에 여러가지 책이 꽂혀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상사화:책들이 많네…. (도서관에 들어서면 신경이 온전히 그 쪽으로 쏠린 듯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난 잠깐 다른 것들 보고 있을게. (네게서 손을 빼어내고 자리를 벗어났다.)
 
사화가 다른 서가쪽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서가1], [서가2], [서가3], [문헌자료실]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지금은 들어갈 수 있는 시간인가보네. (도서관으로 들어서며 중얼거리고는 사라지는 널 뒤로하고 서가 1 쪽으로 향한다.)
 
문학작품이 모여있는 서가인 것 같습니다. 책들이 뭐가 있는지 살펴볼까요?
 
일렉티오 바시움:(어떤 책들이 꽂혀있는지 살펴본다.)
자료조사
기준치: 62/31/12
굴림: 38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우연히 빼낸 시집 한 권 사이에서 쪽지를 찾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쪽지를 펼쳐 본다.)
 
광장의 포춘쿠키에서 나온 내용인 것 같네요.
 
: ‘때로는 잊고 사는 것이 더 나은 결과일지도.’
 
일렉티오 바시움:(포춘쿠키에서 보았던 것과 같은 내용인 것을 확인하면 흥미를 잃고 다시 접어 대충 아무것이나 끼워둔다.)
(그리고 끌리는 다른 책이 없으면 서가 2로 넘어간다.)
 
오컬트 관련 자료가 모여있는 서가입니다. 이번에는 어떤 책이 당신의 눈길을 사로 잡을까요?
 
일렉티오 바시움:(마음에 드는 책이 있는지 살펴본다.)
자료조사
기준치: 62/31/12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다시 꼼꼼히 살펴본다.)
자료조사
기준치: 62/31/12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당신이 꼼꼼히 살펴보다가 미스테리 책 한 권을 발견해 꺼냅니다.
 
책 제목은 『망자의 여로』입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죽었기에 기억이 없다는 말을 가만히 곱씹다보면 지금의 제 상황과 비슷하다 싶어 입매를 비튼다. 그저 상황이 제법 재밌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잠시 한다.)
(책을 덮어두고 서고 3으로 향한다.)
 
세번째 서고로 향하던 도중 갑자기 갑자기 쿵하고 큰 소리가 서가 건너편에서 들립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소리가 들려온 건너편 쪽을 본다.)(보이나..?)
 
건너편을 살펴보는 순간 머리에 두통이 찾아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다시 찾아온 두통에 이마를 짚으며 인상을 찡그린다.)
 
...주마등처럼 무언가가 스쳐지나갑니다.
 
당신은 스스로 차를 운전하며 직선의 도로를 달립니다.
 
당신은 기억속의 자신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이윽고 쾅, 하고 큰소리와 함께 당신이 탄 차가 트럭에 부딪혀,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찌그러집니다.
 
정신을 잃고 핸들 사이에 머리를 박고 경적이 계속해서 울립니다. 피를 흘리며 의식을 잃기 전, 기억속의 당신에게 손을 뻗습니다.
 
뻗는 손은 당신의 것이 아닙니다. 고개를 돌려 바라본 백미러에는 다른 이의 얼굴이 보입니다.
 
누구인가요? 아니, 당신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줄곧 곁에 함께 있었던. 그 사람은…
 
당신은, 자신과 소중한 사람의 죽음의 순간을 떠올립니다.
 
(SAN 1/1d4)
 
일렉티오 바시움:(스쳐가는 기억이 낯설지 않았다. 잡힐 듯 사라졌던 기억이 이번에는 분명하게 펼쳐졌다. 생생하게 떠오르는 교통사고의 현장들과 피가 묻어 있던 손, 함께 있던 이의 얼굴까지. 잊혀져 있던 기억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SAN Roll
기준치: 71/35/14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제 당신은 무엇을 해야할까요? 조금은 상황이 어느정도 정리가 된 느낌입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조각난 기억들이 끼워맞춰지면 마지막으로 봤던 네 얼굴이 잔상처럼 오래 남아 네가 사라졌던 방향으로 널 찾으러 가본다.)
 
방금 전 소리나는 곳으로 가보니 역시 난잡하게 떨어진 책들 사이로, 머리를 부여잡고 당혹스런 표정으로 다가온 당신을 바라보는 사화가 있습니다.
 
상사화:...기억이 나지 않아.
 
일렉티오 바시움:(네게 가까이 다가간다.) 뭐 해.
 
당신의 말에 대답하지 못하고 여전히 혼란스러워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대답이 없자 어깨를 붙잡고 시선을 맞춘다.) 뭐하냐고.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여전히 시야가 뿌옇습니다. 아까 기억촉진제의 탓일까요? 아니면..
 
일렉티오 바시움:(흐린 시야에 네 얼굴을 제대로 확인하기가 어려웠다.)
 
상사화:몰라. 모르겠어. (네가 어깨를 붙잡는 순간 겁을 먹고 몸을 움츠렸다.)
 
일렉티오 바시움: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78
판정결과: 실패
네가 모르면 곤란한데. (겁을 먹은 듯한 네 행동에 짜증이 더해지는 것 같았다. 한숨을 낮게 내뱉고는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해본다.)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짜증이 나서 그런지 더 생각하기가 어려운 것 같네요.
 
상사화:(한숨이 바닥에 떨어지면 경직된 상태로 널 올려다본다. 답답하기는 본인도 마찬가지었음으로.) 그러는 너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데? 여기 있으면 안되잖아.
 
일렉티오 바시움:그럼 내가 어디에 있어야하는데. (분명 도서관에는 같이 들어왔고, 찾을 게 있다며 먼저 다른 곳으로 향했던 것은 너였으면서 이상한 소리를 하는 널 빤히 본다.)
 
상사화:...이곳이 아닌 바깥. 왜인지는 모르겠어. 네가 누구인지 알 수도 없는데… (삶의 모든 것들은 기억으로 기록된다. 그러니 제 기억을 받쳐서 이루기로 한 염원은 곧 남아있는 데 얄팍한 삶의 전부가 되어버렸다.) 너를 바깥으로 내보내야하는 것 만이 내 전부인 느낌이야.
 
일렉티오 바시움:(기억이 곧 생명력과 같다면, 채워진 제 기억은 어디에서 온 것이며 사라진 너의 기억은 어디로 흐른 것일까. 기억과 얼굴은 또 무슨 관련이 있는건지. 풀리지 않은 의문은 가득했지만 당장 중요한 것은 그것들이 아니었다. 네 손목을 붙잡고 끌어당긴다.) 일단 일어나봐. (어디로 가야하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일단 널 일으켜세우려했다.)
 
상사화:(네가 일으켜 세우면 힘없이 일어난다. 어수선한 주위를 잠깐 둘러보면 이 곳이 도서관임을 쉽게 알아챌 수 있었다.) 이곳에서 해야할 일이 있었던 거지. 그래, 그럼 좀 더 살펴봐. 아직 둘러보지 못한 곳이 있지?
 
일렉티오 바시움:(제대로 기억하지도 못하면서 이곳에서 할 일이 있었다는 것은 기억하는지 둘러볼 것을 권하는 네 말에 답한다.) 그럼 여기 있어봐. 둘러보고 올테니까. (그렇게 말하고는 몸을 돌려 서가 3쪽으로 향한다.)
 
당신은 서가 3쪽으로 갑니다.
 
역사와 관련된 책들이 많습니다. 여기서 찾아볼 것들이 있을까요?
 
일렉티오 바시움:(책등에 적힌 제목들을 보며 책을 살펴본다.)
자료조사
기준치: 62/31/12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당신은 살펴보던 중 수필 한 권을 찾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찾은 책을 펼쳐 읽어본다.)
 
읽어보면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분명 다른 이의 일기장과 같은 수필인데 지금 제 상황과 비슷한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글자에 머무는 시간이 평소보다 조금 길어졌었다.)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4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점점 사화의 얼굴이 희미해지는 것은 기분 탓이 아닌, 자신이 기억을 떠올리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이 일기대로라면 기억을 잃고 혼란스러워하는 네 모습과 희미해지는 너의 얼굴이 착각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책을 넘겨 다른 내용이 더 없는지 살펴본다.)
 
그 이후의 내용은 쓰여져 있지 않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다른 내용이 없으면 책을 다시 꽂아두고 문헌자료실로 향한다.)
 
당신은 문헌자료실을 향하던 도중 눈에 띄는 무언가를 발견하게 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 (시선을 사로잡는 것을 자세히 본다.)
 
화려한 테두리를 자랑하는 거울이 벽에 붙어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거기에 시선이 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여태껏 희미했던 자신의 얼굴이 선명해졌다는 것.
 
당신이 알고 있는 기억. 그것을 점차 찾아가고 있기 때문일까요.
 
....어쩌면 그 반대인 사화는....
 
당신은 다시 이동하나요?
 
일렉티오 바시움:(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는 거울보다 먼저 보인 것은 제 얼굴이었다. 하나씩 떠오르는 기억만큼 선명해진 얼굴을 보고 있으면 그만큼 흐려진 네 모습이 잠시 떠오른다. 죽었다는 것에 대한 실감도 아직 나지 않는 편이었다. 그래서 다시 쥐어지게 된 기억, 삶에 반응을 내보이는 것보다 이제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떠올리는 것이 먼저였다. 걸음을 다시 옮겨 문헌정보실로 향한다.)
 
당신은 문헌정보실로 향합니다.
 
쾌쾌한 고문서들이 가득합니다.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책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번엔 여기서 무엇을 찾을 수 있는지 살펴볼까요?
 
일렉티오 바시움:(다양하게 있는 책들을 살펴본다.)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눈 깜빡이고 다시 봄)
자료조사
기준치: 62/31/12
굴림: 2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당신은 문서다발 사이에서 연구문서 하나를 발견합니다. 아까 전 수필과는 다른 필체입니다.
 
둘러볼 곳은 다 둘러봤을 타이밍에 갑자기 당신이 가지고 있던 라디오가 지직거립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문서를 읽다 지직거리는 라디오에 귀를 기울인다.)
 
라디오를 꺼내 살펴보면 전파를 맞추지 않아도 익숙하고도 사랑하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상사화입니다.
 
상사화:<<안녕, 나의 일렉티오 바시움.>>
<<도시 밖까지 너를 배웅해주는 게 나의 목표였는데... 아쉽게도 그러지 못하게 될 것 같아.>>
<<점점 모든 기억이 사라져 가. 사실은 네가 나에게 어떤 사람이였는지도 모르겠어. 분명 나는 내 기억을 뱃 값으로 치루고 너를 대신 살리고자 했는데.>>
<<그래도 다행이야, 네가 기억을 떠올렸으니.>>
<<이제 넌 나를 봐도 나인지 모를거야. 점점 얼굴이 사라져만 가.>>
<<...나는 누구지? 너는 누구길래 나는 너를 이렇게 보고싶어 하는 거지?>>
 
상사화:<<모르겠어. 하지만 네 얼굴이 너무 보고싶어, 마지막으로.>>
<<네가 어떻게 생겼었는 지 기억이 나지 않아.>>
<<그러니 네가 나를 찾아와 줘, 여행자야.>>
<<숨바꼭질을 하자.>>
 
..와 같은 말을 끝으로 라디오는 끊겨버립니다.
 
이제 선택은 당신의 몫입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라디오에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익숙했다. 예상했던 대로 너는 네 기억을 댓가로 나를 살리고자 했고. 네가 전해준, 떠오른 기억에 의하면 이미 우리는 끝난 관계일텐데. 네가 가진 마음의 크기를 짐작하는 것조차 어려웠다. 그래서 네게 제대로 묻고 싶었다. 이렇게까지 해서 네가 얻는 것은 무엇인지,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는지. 얼굴을 보고 싶다는 네 부탁보다 먼저 든 생각을 해결하기 위해 이 시덥지 않은 숨바꼭질에 참여하기로 한다.)
 
당신은 사화가 제안한 숨바꼭질에 참여하기로 합니다.
 
그렇다면 사화는 어디에 있는걸까요?
 
당신은 어디로 이동하나요?
 
일렉티오 바시움:(마지막으로 헤어졌던 자리부터 가본다.)
 
사화가 어지럽혀진 흔적 외에는 모습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네가 어지럽힌 흔적을 정리하며 어디로 갔을지 생각해본다.)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6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무래도 우리가 여태까지 갔던 곳을 다시 한 번 더 가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지금까지 둘러본 곳을 다시 돌아보면 네가 있지 않을까 싶어 도서관을 빠져나와 중앙광장으로 향한다.)
 
사화를 찾기 위해 도서관 밖으로 나가면, 아까 전 까지만 해도 평범한 사람들과 같았던 이들이. 그들의 얼굴이 사라져있습니다.
 
마치 교외에서 만난 이들처럼요. 얼굴 없는 이들 사이에서 당신은, 도시 안을 돌아다니며 사화를 찾습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얼굴이 보이지 않는 사람 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너를 찾아보려한다.)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중앙시장을 한참 둘러보다 문득 상실보호센터에 문이 열려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일렉티오 바시움:(시장을 돌아다니기도 한참이었다. 그러다 상실보호센터에 열려있는 문을 발견하고 그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당신은 상실보호센터에 들어섭니다.
 
안개처럼 뿌옇게 흐려져 얼굴이 보이지 않는 이들 사이, 당신은 누군가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누군가의 손을 잡았습니다. 없어도 느낄 수 있습니다. 몰라도 알 수 있습니다.
 
상사화.
 
손을 잡힌 사화는 얼굴이 이미 모두 사라져있습니다. 보이지 않습니다. 당연하게도 모든 기억이 사라진 상태겠죠.
 
제 모든 것을 기억하는 것은 당신뿐입니다.
 
상사화:(칠흑 빛이 나는 머리카락, 홍옥을 박아놓은 듯한 눈동자. 너라는 그리움을 쫓아 결국 마주하지만 어째서인지 만족스럽지가 않았다. 오히려 공허함이 마음 속 한 가운데에 자리잡을 뿐.) …날 찾으러 온 거 맞지.
 
일렉티오 바시움:(이목구비조차 분간하기 어려워 얼굴이 보이지 않는 이들 사이에서도 널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본능적으로 잡은 손, 그 손의 주인이 너라는 것을 알아차리는데 네 모습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리고 문득 깨닫고 만다. 지금의 네게는 그 답을 듣기 어렵다는 사실을.) 왜 찾으러 왔는지는 알아?
 
상사화:내가 널 불렀잖아. (기억을 너에게 전해 준 이후 일어난 일들이니 기억못할 리가 없었다. 너에게 충분한 대답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렉티오 바시움:그건 제대로 기억하네. 그래서 이제 만족해? 상사화, 네가 원하는 대로 되었잖아. (이게 진정으로 네가 원하던 결과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기억을 전달받는 과정에서 제 의사가 반영된 적은 없었다.)
 
상사화:만족? (기억을 잃은 저에게 '상사화'에 대한 것을 묻는 것은 쓸모가 없을텐데. 이런 상황이 예전의 제가 원했던 걸까.) ...난 모르겠어. 지금의 기분을 묻는 거라면, 글쎄... 딱히 만족스럽지는 않은데. 만족스러워 해야해?
 
일렉티오 바시움:만족스러워해야지. 네가 이뤄낸 결과잖아. (이미 그 전의 기억이 사라진 네게 추궁하는 것은 의미없는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렇게 말했다. 이렇게 돌아간다면 다시 죽을 때까지는 널 잊을 수 없을텐데. 그것 하나만큼은 적어도 네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게 될 것이었다.)
 
상사화:내가 이룬 결과... 딱히 기분이 마냥 좋지는 않네. 원래 그런 걸까. (혼잣말하듯 중얼거렸다. 기쁜 건 둘째치고, 상실감. 외로움. 그런 감정들이 더 크게 느껴졌다. 기억이 사라진 자리에는 그런 것들이 남았었다.) 그건 궁금하네. 너는 내 기억을 뱃 값으로 치루고 너를 대신 살려낼 만큼의 가치가 있어?
 
일렉티오 바시움:(묻고 싶었던 내용을 되려 질문하는 네 모습에 짜증스럽게 답했다.) 그건 오히려 내 쪽에서 묻고 싶은 말인데, 상사화. 너, 나 없이 살 수 있어?
 
상사화:(살 수 있냐는 말에 웃음을 터뜨린다.) 무슨 소리야, 난 죽었는데. (얼굴이 보이지 않으니 굳건히 말을 이어가는 목소리에서 남아있는 웃음기, 그리고 미묘하게 들어나는 우울함에서 제 표정을 유추해 낼 수 있을 터였다.) 난 이대로 소멸할거야.
 
일렉티오 바시움:(널 잊었던 순간이 존재했다는 것이 이제는 어색할 정도로 기억들이 선명했다. 보이지 않는 표정에 네 감정을 알아차리는 유일한 수단은 목소리가 전부였다. 미묘한 떨림과 높낮이 사이에서 네 감정들을 알아내고는 말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네 마음대로네. 그렇게 하니까 좋아? 다 떠넘기고 사라지면 좋겠네. (날선 말이 비아냥으로 튀어나왔다.)
 
상사화:(비아냥거리는 말투에 마찬가지로 짜증을 담아 대답했다.) 지금 나한테 그런 말을 해서 뭐해. 그냥 고맙다 하고 살면 되잖아. 네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모르지만 죽는 것 보다는 사는게 낫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그러잖아.
 
일렉티오 바시움:그렇게 하면 너한테 고마워할거라고 생각한 것도 재밌네. (정말로 네게는 조금도 고마운 마음이 없었다.) 내가 너한테 살려달라고 부탁한 적 있어? 네 멋대로 판단하고 결정한 거잖아, 상사화. 그리고 날 위해서 그런 것도 아닌 네 만족으로 했으면서 감사인사까지 받을 생각이었다니 뻔뻔하네.
 
상사화:(그리움은 함께 있고 싶다는 욕망에서 비롯되었다. 그래서, 함께 지내온 시간들을 추억하며 그 찰나의 순간들을 재현하려고 했다. 하지만 기억이 온전치 않은 상태에서 기억을 떠올리려고 하는 것은 이미 흘러 보낸 강물을 주워담으려는 노력과도 같았다. 그러니 대신 너를 이곳으로 불러냈다. 그렇지만, 그래서?) 내가 어떻게 알아! 왜 자꾸 기억도 없는 사람한테 화풀이를 해. (순간 언성을 높이다 다시 잦아들었다.) 어린애처럼. (그리고 고개를 문쪽으로 향했다.) 살아나가는 것은 어렵지 않아. 뱃 값은 이미 지불했으니 도시 밖의 물가를 찾아 배를 타고 이곳을 떠나면 돼. (네가 다시 살아나갈 수 있도록 배웅하고 나면 이 기분이 조금이라도 나아지지 않을까, 그런 얄팍한 믿음을 가지고서 말했다.)
 
일렉티오 바시움:기억이 없어져도 넌 상사화잖아. 너 말고 누구한테 따져. (당연한 사실을 물으며 짜증을 내는 네게 인상을 찡그리며 답한다.) 내가 살겠다고 답한 적 있어? 그 배 나는 안 탈거니까 네가 타든 마음대로 해.
 
상사화:따지고 싶으면 신이라던가 운명 같은 것에 해봐. 나한테 해봤자 소용없으니까. (목소리에 명백한 허무함이 담겨있었다.) 그러니까 왜? 살기 싫어? 내가 그렇게까지 해줬는데.
 
일렉티오 바시움:이런 식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해본 적 없어. 말했잖아. 이렇게 해달라고 너한테 부탁한 적 없다고.
 
상사화:이런 식? 아, 남의 희생을 치루어서까지 살아남는 거? 착해서 그런 건 아닌 것같고... 남에게 빌붙기는 싫나봐. (약간의 비아냥을 담아 말했다.) 네가 부탁한게 아니라면.... 내가 기억까지 잃으면서 너를 살리고 싶었던 거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겠지. 내 기억을 가져갔으니 네가 알지 않겠어? 그 이유.
 
일렉티오 바시움:네 멋대로 결정하고 통보하는 식으로 살게 되었는데 그게 좋겠어? (네가 살리고 싶어했던 그 이유를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아마 기억을 갖고 있는 네게 물어봤다면 좀 더 정확한 답을 들을 수 있었겠지만, 답을 유추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다만, 겨우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로 자신의 목숨까지 댓가로 희생해 다른 사람을 살린다는 네 사고가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네게 묻고 싶었다. 겨우 그런 이유로 네가 살 수 있는 기회를 희생했냐고.) 글쎄. 알고 있다고 모두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거든.
 
상사화:이런 곳까지 와서 자존심 지키고 싶어? 아니면 너 우울증같은 거라도 있어? 단순히 마음에 안 들어서 삶보다 죽음을 택하겠다고? 와, 너는 어떻게 그 나이때까지 산 거야? 너도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거 아니잖아. 누군가가 멋대로 결정하고 통보해서 산 걸텐데.
 
일렉티오 바시움:(이제는 네가 희생한 사실이 이해하기 어려운건지 아니면 결정권 없이 쥐어지게 된 삶이 싫은건지 구분하기 힘들었다.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이대로 소멸하겠다고 말하는 네 말도 싫었다. 우습게도 선택하지 못하고서 끌려온 이 여정이 불만스러우면서도 그 어떤 것도 선택하지 않으려 했다. 모든 것에 모순이 달라붙어 결국 무엇을 원하는지 스스로 구분하기도 어려웠다. 기억을 잃은 너와 계속 이것에 대해 말해봤자 의미없는 대화의 반복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마땅히 화를 풀 곳이 없어 계속했지만, 또 다시 튀어나오려는 불만의 말을 삼키고 잠시 고민해본다. 그렇게 고민하다보면 이 불만의 시작점을 어렴풋이 알아차릴 수 있었다.) 결국 넌 내가 배를 타고 살아나갔으면 좋겠다는 거잖아. 네가 소멸하지 않겠다고 하면, 그렇게 할게. (네 소멸이 예정되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말했다.)
 
상사화:....그래, 소멸하지 않을게. (널 밖으로 내보내야한다는 사념이 결국에는 입에 거짓을 담게 했다. 그리고 한참 말을 더 잇지 못하고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결국에는 혼자 남을 것이 뻔했다. 이렇게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 체, 답답하게. 어쩌면 그게 더 나을지도 몰랐다. 네가 기억하면 된 거라고 몇 번이고 머릿속에 되 새기며 자기위안을 하고 나서야 너를 쳐다볼 수 있었다.) 가자, 배 타는 곳으로 데려다 줄게. (그리고 너에게 손을 뻗었다.)
 
일렉티오 바시움:(얼굴이 없다고 너를 못 알아보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다른 이들 사이에 섞여 다시 숨바꼭질을 하는 일을 하고 싶지 않아 네 손을 잡고 따라 걷는다. 그리고 다시 네 손을 잡으면 문득 지금 너는 얼마나 기억하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그런데 너 내가 누군지는 기억해?
 
상사화:(잡힌 손을 조금 더 힘주어 잡고 도시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네 질문에 잠깐 발걸음을 멈추고 너를 올려다봤다.) 몰라. 가기 전에 알려줄래?
 
두 사람은 그렇게 배타는 곳을 향해 걸어갑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낮과 달리 너에게 소개하는 것은 꽤 어색한 일이었다.) 이름은 일렉티오 바시움. 나이는 29살이고, 넌 23이네. 네 연인이었어. 헤어졌지만. 직업은 프리랜서고. 폭력적이고 이기적이었다던데.
 
상사화:연인이었구나.... 그랬을 것 같았어. (마치 남의 일인 듯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갑작스럽게 너에게 애정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저에 대해 물으려 하다가 입을 다물었다. 궁금할 필요가 없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시 앞을 향해 걸어가며 질문을 내던졌다.) 삶으로 돌아가면 뭐부터 할거야?
 
일렉티오 바시움:.왜, 너도 궁금해? (이렇게 너와 손을 잡고 걷는 것도, 네게 설명하는 시간도 문득 처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인이라는 관계 속에서도 하지 못하던 것을 우습게도 관계가 깨지고 나서, 그것도 네 기억이 잃고 나서야 이루어지고 있었다.) 딱히 생각해 놓은 건 없는데.
 
상사화:궁금한데.... (어차피 소멸할 입장에 무슨 상관이 있을까 싶었지만 호기심이 들어 물었다.) 네가 보는 나는 어땠는데? (그리고 이어지는 대답에 피식 웃음을 내뱉었다.) 폭력적이고 이기적인거에 재미없는 것도 추가해야겠다, 너.
 
일렉티오 바시움:멍청하고 하고 싶은 것도 욕심도 많았어. (널 생각해보면 항상 제게 무언가를 해달라고 요구하던 네 모습이 먼저 떠올랐다. 물론 대부분은 들어준 적이 없었지만.) 매일 음식을 사오길래 요리 배워볼 생각은 없냐고 물은건데 멍청하게 요리학원이나 등록하고.
 
상사화:(네 말에 고개를 돌려 잠깐 올려다본다. 표정이 보였다면 분명 흘겨보고 있었을테지.) 왜 헤어졌는지도 알겠네. 내가 너 찼지?
 
일렉티오 바시움:틀린 말은 아닌데. 너 좋다는 놈이랑 약혼까지 해놓고 내가 더 좋다고 너 다시 찾아왔어.
 
상사화:........?? 뻥 아니야?
 
일렉티오 바시움:내가 거짓말 할 이유가 뭐가 있어.
 
상사화:자존심 쎄 보여서... 괜히 나까지 쓰레기로 만들고 싶은 건 아닌지? (그리고 주위를 둘러봤다. 이제즘 물가가 보여야할텐데.)
 
일렉티오 바시움:너는 다른 사람이랑 비슷할거라고 생각해?
 
상사화:몰라, 나쁜 사람은 아닐 거라 생각했지. (꿈뻑)
 
일렉티오 바시움:글쎄. 나한테 묻지도 않고 멋대로 네 기억을 넘겨준 것만 해도 이기적이지 않아?
 
그렇게 두 사람이 얘기를 하며 걷다보니 물가에 다다랐습니다. 도시에서 한참 밖에 있는 나루터. 거기에는 작은 배 한척이 덩그러니 떠있었습니다.
 
상사화:(네 질문에는 부정하지 않았다. 마침내 모습을 보인 배에 잡은 네 손에 힘이 조금 더 들어갔다. 딱히 삶에 대한 애착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고 그나마 애정을 주었던 너는 제 기억에 남아있지 않았으니 미련을 느끼지는 않았다. 그저 이 곳이 너무나도 외로웠다. 그건 기억따위 있던 없던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는 감정이었다.) 이제 작별이네.
 
일렉티오 바시움:(네가 꽉 쥔 손을 흘긋 내려보고 말한다.) 계속 가라더니 정말 가는 건 싫었나봐?
 
상사화:..... (한참 입을 열었다가 닫기를 반복했다. 너를 보내야하는데.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마음이 불편하기만 한지.) 가지 말라고 하면 안 가려고? (물가에 놓인 나룻배 옆에 서서 너를 올려다본다.)
그러면 안돼. 내 모든걸 포기해서 널 살린 거잖아… 어서 가. (안아달라고 묻지도, 바라지도 못했다. 네 온도를 그리워하며 소멸까지 기다릴 수 있을지 몰랐으니까.) 나보다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하게 지내. 네 성격을 보니 만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일렉티오 바시움:(나룻배 위에 덩그러니 떠 있는 배를 보고 다시 너를 돌아본다. 간절하게 기억을 넘겨준 너와 달리 처음부터 다시 살고자 하는 마음이 크지 않았다. 네가 좀 더 붙잡았다면 평소와 달리 네 부탁을 들어줬을지도 몰랐다.) 너처럼 버틸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가볍게 말하고는 한쪽 발을 살짝 배 위에 올려본다.)
 
상사화:(어쩐지 네 얼굴을 제대로 바라볼 수가 없었다. 네 뒤를 비추는 붉은 노을 때문일 지도 몰랐다. 고개를 숙인 체 입 안에서 무언가를 중얼거렸다.)
 
사화가 고개를 숙이는 순간 흐린 얼굴이 노이즈가 일어난 마냥 미약하게 흔들립니다.
 
일렉티오 바시움:(네 손을 놓으려다 웅얼거림에 돌아본다.) 뭐라고 했어?
듣기
기준치: 59/29/11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돌아보는 순간 들릴 듯 말 듯 했지만 정확하게 무슨 말을 했는지 듣지 못했습니다.
 
상사화:(이 곳에서 저와 비슷한 사람을 찾아 말동무 삼으면 될 거다. 너와 나는 아무런 인연도 없는 사람이니까. 과거는 과거일 뿐이고 심지어 헤어진 마당에 붙잡아야 할 이유가, 굳이 우리가 함께 할 필요가 없었다.) 잘 가라고. (결국 붙잡은 네 손을 놓았다.)
 
일렉티오 바시움:(손을 놓고 배 위에 완전히 올라탄다. 시선끝에 계속 네가 밟히긴 했지만 기우라고 생각하며 등을 돌린다.)
 
끝내 상사화 당신이 바라던대로 이루어졌습니다.
 
...귀가할 시간입니다. 당신은 도시 밖의 물가에서 나룻배 위로 오릅니다.
 
뒤돌아서면 누구인지 인식할 수 없는 누군가가 당신을 바라보며 배웅해주고 있습니다. 점점 지평선 너머로 점처럼 작아지더니 이내 사라집니다.
 
서서히 안개속으로 배가 들어가는가 하면 이내 시야가 뿌옇게 흐려집니다. 섬광과도 같은 것으로 인해 눈 앞이 아찔해지더니, 눈을 뜨면 이곳은 병실 침대입니다.
 
깨어난 당신은 상사화가 죽었음을 깨닫습니다.
 
영원한 작별입니다.
 
아니, 당신은 줄곧 상사화를 기억할 것입니다. 그러니 괜찮습니다.
 
그래야만 합니다.
 
이 기억은 상사화의 것이니까.
 
ENDING A.내가 혼자임에도
 
보상: KPC 영구 로스트.탐사자 플레이 날 마다 KPC를 잃은 사실에 일시적 광기(
심신성맹증:심신증으로 인해 눈이 보이지 않음)

 

 

 


 

 

 

더보기

후기....

시날 내내.... 많이 울었어요... 사화가 외롭다고 느낄 때마다 감정이입이 많이 되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새벽에 가니.... 너무 피곤해서..... 사화가 기억만 온전했으면 일렉이 데리고 이거해 저거해 했을 것 같기도 한데 그러지 못하니 답답하기도 했고... 근데 이것도 결국에는 캐조종하는 거니까 썩 기분이 좋지는 않네요. 사화가 이기적이라는 말은 틀린 게 아니에요 그래서 일렉이 이렇궁 저렇궁 짜증낼 때마다 오너는 아무런 타격없었음.... 이기적이라서 제 감정만 중요하고 제가 표현해야하는 것만 중요하고 일렉이 어떤 감정을 느끼던 제 감정을 알아줘라가 먼저죠.... 일렉이를 사랑하는 것도 '일렉'이를 사랑한다가 아니라 일렉이를 '사랑'한다가 맞는 표현이라고 생각해요. 미안하다..... 시나리오 자체가 난이도가 굉장히 높다고 생각해요... 애초에 기억이라는 게 굉장히 모호한 단어라... 기억상실증에 대한 연구라도 좀 하고 올 걸 그랬어요. 많이 부족한 오너랑 놀아주셔서 감사하고... 우리 애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 일렉이는 사화가 붙잡지 않으면 떠날거라는 게 확실하게 느껴졌고.... 그거에 대해서는 좀 착찹하네요.... 버리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면서 근데 사화가 먼저 잊은 거니까 약속을 먼저 깬건 사화일까? 새님이랑 얘네는 이 엔딩 볼까 저엔딩 볼까 엔딩이 총 5개 있는데 진짜 다아아 생각해봤다가 막판에 어 얘네 A엔딩 보는거 아냐?? 이러면서 띠용했고.... 그래도 역극 오래 해서 좋아요... 난 일렉이랑 노는게 참 좋아..... 새님도 너무나도 감사하고.... 저널 만드신거 보면 매번 감탄해요....

관련글 더보기